▲엔비디아 로고(사진=AFP/연합)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에 이어 최소 내년까지 강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으면서 AI 투자 둔화 우려를 다시 한번 불식시켰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96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21억7000만달러를 40억달러 이상 웃돈 수치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13개 분기 연속 분기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 급증한 89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850억8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22달러로, 월가 예상치 2.1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총이익률은 75%, 영업이익률은 66.5%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3분기 전망도 시장의 눈높이를 넘어섰다. 회사는 3분기 매출을 1080억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인 1052억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시장의 첫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1.59% 하락한 209.66달러에 거래를 마친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206달러선까지 밀리며 한때 1% 넘게 하락했다.
워낙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지난 15개 분기 연속 월가의 매출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급반전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8회계연도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 증가율인 약 45%를 무려 25%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크레스 CFO는 공급만 충분하다면 성장률이 이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놀랍게도 현재와 같은 회사 규모에서도 수요가 오히려 가속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제시한 전망을 보면 내년 우리의 성장 규모가 두 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은 AI 거품을 우려해온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겼다. 콘퍼런스콜이 진행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종가 대비 4% 넘게 급등했다.
▲올해 엔비디아 주가(사진=구글 파이낸스)
다만 엔비디아는 급등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는 매출총이익률이 3분기 약 74%를 기록한 뒤 내년 1월까지 이어지는 4분기에는 71~72% 수준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2028회계연도에는 매출총이익률이 72~73%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크레스 CFO는 전망했다.
그럼에도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에 전달한 더 큰 메시지는 고객 수요가 전혀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마인드셋 웰스 매니지먼트의 세스 히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실적을 '놀랍다'는 말 이외의 다른 표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수년간 엔비디아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 산업에 거품이 형성됐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올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지출 규모는 7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약 4000억달러에서 불과 1년 만에 크게 늘어난 규모다.
특히 엔비디아가 AI 산업의 수많은 기업과 투자 및 금융지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른바 '순환 거래'가 AI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산업 기반을 오히려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크레스 CFO는 수요 부족이 아니라 오히려 공급 부족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많은 공급을 간절히 원한다"며 “결국 문제는 공급이 더 많다면 우리가 얼마나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과 전망이 기업들의 AI 투자 붐이 정점을 찍고 동력을 잃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킨 셈이다.
티그리스 파이낸셜의 이반 파인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실적은 AI 투자 테마와 기술주 전반에 대한 나의 낙관적인 전망을 더욱 뒷받침한다"며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은 정점에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 아직 초기에서 중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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