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AI의 7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BAIC 'ARCFOX Alpha T5' 로보택시. 사진=포니AI
중국 자율주행 기업 포니AI가 양산형 로보택시 200대를 앞세워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국내 자율주행 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도 대규모 실증과 무인 운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이미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상용화한 업체가 양산형 차량을 들고 들어오면서 국내 자율주행 기술과 상용화 역량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니AI는 국내 자율주행 기업 퓨처링크와 전략적 협력을 맺고 7세대 로보택시 10대를 국내에 들여와 인증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인증이 완료되면 190대를 추가해 총 200대 규모 로보택시 운영체계를 구축한다. 서울 강남 시범운행지구에서 시작해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2028년 완전 무인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포니AI는 중국에서 이미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실제 승객을 태운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며 상용화 경험을 축적했다. 이번 국내 진출 역시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소규모 실증보다는 실제 서비스 운영에 무게가 실린다.
차량 설계 단계에서도 기존 국내 실증차와 차이가 있다. 퓨처링크는 그동안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강남에서 실증을 진행해왔다. 반면 포니AI 7세대 로보택시는 자율주행을 전제로 설계한 양산형 모델로, 배이징자동차그룹(BAIC) 계열 차량을 기반으로 조향·제동·전원 계통을 이중화했다. 포니AI는 2027년 중반까지 자율주행 키트와 차량 원가를 23만 위안(4800만원)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가격 경쟁력도 내세웠다.
글로벌 업체들의 한국 진출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 웨이모는 지난 7월 서울 서초구에 한국 법인을 세우고 국내 자율주행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 바이두는 국내 부품업체와 손잡고 K-City에 6세대 로보택시 'RT6'를 들여와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버도 국내 자율주행 시장에 진입한다. 우버는 지난달 24일 마감된 서울시 자율주행자동차 운송플랫폼 민간사업자 공모에 신청서를 냈다. 선정될 경우 서울에서 자율주행차 호출·예약·배차 등을 담당하는 플랫폼 운영에 나서게 된다.
한국이 글로벌 로보택시 업체들의 진출·검증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국내 자율주행 업계도 실도로 실증과 상용화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주행 데이터를 쌓는 데 그치지 않고 무인 셔틀과 화물운송 등 실제 서비스로 적용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는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 '로이'를 국내외에서 실증하고 있다.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 누적 자율주행 주행거리는 111만9969㎞, 운행 도시는 14곳이다.
도시 단위의 대규모 실증도 시작됐다. 전남광주에서는 지난 5월부터 국토교통부와 현대차·A2Z·라이드플럭스가 참여하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 생활권 500.97㎢를 실증구역으로 활용해 자율주행 전용차량 200대를 투입하고 2027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 구현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가 6월부터 연말까지 SDV 기반 차량을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A2Z와 라이드플럭스가 각각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실제 도로에서 검증하는 방식이다.
차량은 현대차 60대, A2Z 80대, 라이드플럭스 60대 가량으로 배분된다. 숫자만 놓고 보면 국내도 포니AI와 같은 200대 규모의 자율주행차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해당 사업의 200대는 정부와 완성차·자율주행 기업이 도시 전체를 실증 무대로 삼아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반면, 포니AI의 200대는 이미 중국에서 상용화 경험을 확보한 기업이 실제 서비스를 선보일 차량이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차량 공급을 넘어 자율주행 기술 자체의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1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연말까지 전남광주특별시에 자율주행 솔루션 '아트리아 AI'를 투입해 돌발 상황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후 적용 범위를 레벨4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모셔널을 통해 아이오닉5 로보택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모셔널은 앞선 3월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버와 아이오닉5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상용화를 위해 쌓아온 실증 경험과 해외 업체들의 상용화 경험 사이에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율주행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강점은 자율주행 기술 자체만이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차량과 시스템 개선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라면서 “양산을 통한 원가 절감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기술 격차뿐 아니라 상용화 속도에서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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