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한국의 대외수지가 다시 강한 흑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월 경상수지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같은 달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7개월간 누적 흑자는 이미 23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기준으로는 6월 497억3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7월만 놓고 보면 가장 많은 흑자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중심에는 수출이 자리했다. 7월 상품 수출은 1004억5000만달러로 집계돼 사상 두 번째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역대 최대 기록은 6월의 1123억7000만달러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76.3% 급증했고, 컴퓨터 주변기기·SSD는 344.5% 늘었다. 석유제품과 화공품 수출도 각각 35.7%, 19.1% 증가했다.
수출 증가세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다. 중국으로 향한 수출이 96.2% 늘어난 것을 비롯해 동남아 74.7%, 미국 69.1%, 유로지역 55.6%, 중남미 25.7% 등 주요 시장에서 고르게 확대됐다. 중동 수출도 전월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7월에는 24.7% 증가했다.
▲자료=한국은행.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65.3% 증가했다. 정보기술(IT) 제품뿐 아니라 비IT 품목까지 증가세에 가세하면서 수출 전반의 확대로 이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입 역시 증가했지만 수출에 비해서는 속도가 느렸다. 7월 수입액은 600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1.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는 404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월 478억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수입 증가를 이끈 것은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생산에 필요한 품목이었다. 자본재 수입은 반도체 제조장비와 반도체, 수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36.7% 늘었다. 원자재 역시 원유와 비철금속, 가스, 광물 등의 수입이 확대되면서 29.1% 증가했다.
소비재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다. 7월 소비재 수입은 1년 전보다 3.0% 줄어 1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승용차와 내구소비재 수입이 각각 25.4%, 6.6%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해외여행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비스수지는 19억7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달과 6월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여행수지는 7월 3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한 달 전에는 4억4000만달러 흑자였다. 7월 출국자는 241만9000명으로 전월 200만5000명에서 크게 늘어난 반면 입국자는 209만3000명으로 199만3000명 대비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해외여행 성수기에 제헌절 공휴일 지정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행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3개월 만이다.
상품과 서비스에서 발생한 적자를 일부 상쇄한 것은 본원소득수지였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6월 32억7000만달러에서 7월 43억5000만달러로 확대됐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실적 개선으로 배당소득이 증가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25억6000만달러에서 38억3000만달러로 커진 영향이다.
경상수지의 누적 흑자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1~7월 누적 경상수지는 2330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8억2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네 배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앞서 지난달 27일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2500억달러에서 4500억달러로 크게 높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간 흑자 규모 역시 큰 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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