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한국전기안전공사 재생에너지정책부 부장이 지난 8일 전북 전주 전기안전공사 본사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리 플랫폼인 'E-On'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국 대부분의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플랫폼으로 ESS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펴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사업자에게 알려 조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전기안전공사는 이 같은 플랫폼 도입 이후 ESS 화재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자단은 지난 8일 전북 전주 전기안전공사 본사를 찾아 ESS 안전관리 현황을 살펴봤다.
전기안전공사는 AI 기반 디지털 안전관리 플랫폼 'E-On'을 통해 전국 ESS 2444개소, 전체 ESS의 95.8%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관리 대상 ESS 용량만 약 11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이는 원전 1기에서 11시간 동안 생산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ESS 한 곳당 1분마다 75개 운영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이상 징후를 확인한다.
김성호 전기안전공사 재생에너지정책부 부장은 “지난 2024년 1월부터 신규로 설치되는 ESS는 이 플랫폼에 연결해야 사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됐다"며 “플랫폼이 생긴 이후 ESS 화재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On은 배터리 충전율, 전압, 온·습도 등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면 전기안전공사와 해당 사업장에 동시에 알람을 보낸다. 이상 징후를 확인한 사업자는 배터리 교체나 공조시설 수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전북 완주군 전기안전공사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성 평가센터에' 설치된 ESS 설비의 모습. 사진= 이원희 기자
김 부장은 실제 한 ESS 사업장에서는 배터리 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치솟는 상황을 감지한 사례를 소개했다. 확인 결과 작업 이후 에어컨이 꺼져 있었고, 플랫폼이 이상 온도를 포착해 사업장에 알리면서 에어컨을 다시 가동해 정상 온도로 낮출 수 있었다. 배터리 충전율 설정을 80~90%로 되돌리지 않고 100%로 둔 사례도 있는데 이같은 사람의 실수 플랫폼을 통해 잡아낸다. 현재 건물 내에 설치되는 ESS 충전율은 80%로, 야외는 90%로 제한돼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전기안전공사는 지난 7월까지 총 84건의 사전 예방조치를 실시했다. 김 부장은 “플랫폼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ESS 화재가 더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디지털 정보를 통해 이상 정보를 잡아내고 관련 사업장에 알려 개선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플랫폼이 사업자의 ESS를 직접 정지시키지는 못한다. 민간 소유 설비인 만큼 공사가 임의로 가동을 중단할 권한은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인센티브를 통해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을 통한 안전관리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는 사업자는 온라인 검사 방식 등을 활용해 검사 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반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이 같은 검사 방식을 이용하지 못하고 현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해킹 등 사이버 보안 위험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 등의 정기 보안 감사를 받고 공공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김 부장은 “국정원에서 1년에 두 차례 정도 보안 점검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안전공사는 앞으로 축적된 ESS 운영 데이터를 활용해 안전관리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 전력연구원(EPRI), 노르웨이 에너지기술연구원(IFE) 등과 ESS 예방정비·안전관리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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