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한국수소연합이 개최한 '2026 한-중 수소 정책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현진 기자
중국의 수소 전략이 수소전기차(FCEV) 중심의 실증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의 '탈탄소 연·원료 대체'와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대규모 에너지 저장(ESS)' 양대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동화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산업 공정의 탄소 배출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한계를 수소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17일 한국수소연합이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개최한 '2026 한-중 수소 정책 포럼'에서는 중국 내 수소의 전략적 위상 변화와 실증 성과가 집중 조명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양푸위엔 칭화대 교수는 “중국은 재생에너지와 전동화를 빠르게 확대해 왔지만, 전기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료·연료 대체'와 '전력 계통 연계형 대규모 에너지 저장' 등 수소가 가장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양 교수는 첫 번째 시나리오와 관련해 “중국은 현재 매년 3700만 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거대한 시장"이라며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기존 화석연료 기반 수소를 3000만 톤 이상의 그린수소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거대한 초기 수요이자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산업 현장의 막대한 수요를 그린수소로 대체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전체 산업 체인의 원가를 낮추는 것이 중국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핵심 경로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는 전력 시스템과 연계된 '장기·대규모 에너지 저장'을 꼽았다. 양 교수는 “중국의 그린 전력 생산량은 이미 200GW(기가와트)를 넘어설 정도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출력 변동성과 계통 불안정 문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양수발전 등으로 단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으나, 수급 불일치와 계통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주기·계절 간 대규모 저장이 가능한 수소, 나아가 암모니아와 메탄올 형태로의 에너지 저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산업계는 이 같은 청사진을 바탕으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류젠궈 화북전력대 교수는 “중국은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실증을 넘어 본격적인 산업화 단계로 진입했다"며 “알칼라인 수전해 설비의 대형화·표준화와 고분자전해질막(PEM) 기술 발전, 부품 국산화로 제조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그린수소의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설비 증설과 더불어 정유·화학·제철 등 안정적인 대규모 산업 수요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17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한국수소연합이 개최한 '2026 한-중 수소 정책 포럼'에서 팡하이펑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CATARC) 수석전문가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현진 기자
모빌리티 분야 역시 단품 보급에서 벗어나 생태계 전반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팡하이펑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CATARC) 수석전문가는 “지난 6월까지 집계된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 누적 보급 대수는 12만 대를 넘어섰으며 한국, 중국, 미국이 3대 핵심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약 4만5000대로 가장 많고, 중국도 최근 누적 4만 대를 돌파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 흐름에 대해 팡 수석전문가는 “지난 2022년 연간 2만 대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은 후 2023년부터 2024년까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40% 이상 판매가 급감하며 2년 연속 침체를 겪었다"면서도 “지난해부터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활약에 힘입어 글로벌 판매량이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안착하기에는 높은 수소 공급 가격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팡 수석전문가는 “중국의 수소 공급단가는 kg당 35위안(약 7000원대) 수준으로 1만 원을 웃도는 한국이나 그보다 비싼 미국·유럽에 비해서는 낮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시범도시군 정책을 통해 장거리·고가동률 중·대형 상용차 위주로 강점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2030년 최종 소비단계 수소 가격을 kg당 25위안(약 4700원대) 이하로 낮추기 위해 충전 인프라와 공급망을 아우르는 전주기 육성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석진 한국수소연합 사무총장은 “글로벌 수소 산업은 기술적 실증을 넘어 청정수소를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산업·에너지의 실질 수요를 어떻게 충족할지 고민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중국이 수송 중심을 넘어 청정·저탄소 수소 생산과 산업 수요 연계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수전해·청정수소·수소차 등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동북아 수소 공동 밸류체인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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