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개발해 군 당국에 납품한 지뢰 탐지기 'PRS-20K'. 사진=방위사업청
지난달 비무장 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현장에 비금속 지뢰까지 찾는다는 신형 '지뢰 탐지기-Ⅱ(PRS-20K)'가 투입됐는지가 열흘째 미확인 상태다. 장비 도입을 맡은 방위사업청과 납품 업체 한화시스템은 비금속 지뢰 탐지율 등 구체적인 성능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전 10시 50분 서부전선 DMZ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 m 지점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당시 우리 군은 유엔군 사령부 현장 조사에 앞서 길을 내는 수색로 개척 작전을 전개 중이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8일 합동 현장 조사 1차 발표에서 폭발물을 '북한군의 수지반보병 지뢰'로 추정했다.
합참 발표에 따르면 작전에 투입된 병력은 가장 선두에서 지뢰 탐지기로 탐지와 예초를 번갈아 하며 약 200m 전진했다. 폭발 이후 현장에 있던 병력은 지뢰 탐지 방식을 바꿨다.
합참은 “2회 폭발로 이 지역이 안전 지역이라고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에 투입된 병력이 기존 방식이 아닌, 보다 더 정밀한 지뢰 탐지 방식으로 탈출로를 확보했다"고 했다.
현장 병력이 선택한 '더 정밀한 지뢰 탐지 방식'은 공병 요원이 무릎을 꿇고 손 곡괭이로 땅을 찌르고 긁어내며 20m를 나아가는 방식이었다. 지뢰 탐지기로 훑고 지나간 길을 군 스스로 '안전 지역'이라고 판단하지 못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물체도 발견됐다. 합참은 이 물체가 1차 폭발 지점에서 1m, “지뢰 탐지했던 수색로 끝 지점의 5~10cm 아래쪽에 매설돼 있는 네모난 사각형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군은 당시 쓴 지뢰 탐지기가 어떤 장비였는지 아직 공표하지 않았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지난달 22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탐지기 기종을 묻는 질문에 “당시 상황과 지뢰 탐지기 관련된 내용은 조사를 통해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황주봉 합참 작전1처장은 “PRS-20K 같은 경우는 비금속까지 탐지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현장에서 탐지했던 범위가 어느 정도 됐는지는 현장 조사를 하면서 확인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본지는 사고 당시 사용한 장비와 폭발 지점의 탐지 완료 여부를 합참에 서면 질의했으나 아직 답신을 받지 못했다.
앞서 비금속 지뢰는 11년 전에도 DMZ에서 우리 장병을 다치게 한 바 있다. 2015년 8월 4일 경기 파주 DMZ에서 수색작전에 나선 하사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 지뢰에 크게 다쳤다. 한 명은 두 다리를, 다른 한 명은 오른쪽 발목을 잃었다. 당시 군이 쓰던 지뢰 탐지기 PRS-17K는 금속 탐지(MD) 단일 방식이어서 목함 지뢰 등 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없었다.
신형 지뢰 탐지기 개발은 그해 9월 한화시스템이 주도했다. 방위사업청은 홍수가 났을 때 떠내려오는 목함 지뢰 등 비금속 유실 지뢰와 노후한 기존 장비인 PRS-17K를 개발 배경으로 들었다. 2020년 12월 개발된 PRS-20K의 핵심 기술은 땅속으로 전파를 쏘는 지표 투과 레이더(GPR)다. 기존 금속 탐지 방식에 GPR 방식을 더해 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있게 했고, 탐지 깊이도 10cm 이하였더 기존의 약 3배로 늘렸다. 2022년 11월 납품 당시 한화시스템은 “1600여 대를 순차 전력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비금속 지뢰를 얼마나 잘 찾는지는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방사청이 2021년 공개한 자료에는 PRS-20K의 성능에 대해 '금속·비금속 모두 기존 장비의 지뢰 탐지율 이상'이라고만 적혀 있다. 비교 대상인 PRS-17K는 비금속 지뢰를 아예 탐지하지 못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군이 작전 요구 성능을 정하고 시험 평가도 직접한다"며 PRS-20K의 품질에 문제가 없어 납품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요구 성능과 탐지율은 작전상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당국은 탐지율이 지형이나 온도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사고 이후 PRS-20K에 대한 추가 검증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뢰 탐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본지는 PRS-20K 납품 업체인 한화시스템에 탐지 성능 관련 근거와 지난달 사고 이후 군의 장비 점검 요청 여부 등을 물었다.
이에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전력화돼 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라며 “보안상 세부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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