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5차 발사를 위한 발사대 기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7일 다섯 번째 우주 비행에 나선다. 이번 발사는 역대 가장 많은 위성 15기를 한꺼번에 궤도에 올리는 고난도 임무인 동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을 넘어 발사 운용의 전면에 나서는 무대다.
정부 주도로 개발된 누리호의 기술과 운용 경험을 민간기업에 넘기는 과정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발사 성공 여부뿐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독자적인 발사 서비스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을지도 시험대에 올랐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 5호기는 이날 낮 12시23분부터 오후 1시23분 사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발사 시각은 기상과 우주환경,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확정한다. 기상이나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예비기간은 8일부터 14일까지다.
◇ 한화 인력 42명 참여…항우연은 감독 역할로
재계에서 주목할 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 확대다.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구성품 제작과 조립을 총괄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발사통제센터 운용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이번 발사에 투입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은 42명으로 4차 발사 당시 32명보다 10명 늘었다. 발사통제센터의 발사체 관련 콘솔 22개 가운데 20개 업무에 한화 측 인력이 참여하며, 이 중 18개 콘솔은 한화 인력이 직접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대 운용과 발사체 이송·안전 업무에도 인력이 배치됐다.
4차 발사에서는 항우연 연구진이 콘솔을 직접 운용하고 한화 측이 기술과 절차를 익히는 단계였다. 5차 발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부분의 콘솔을 직접 다루고 항우연이 이를 감독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마지막인 6차 발사에서는 기술이전 대상 콘솔 대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운용할 전망이다. 제작 경험을 쌓는 수준에서 벗어나 발사 준비와 통제, 비행 운용을 아우르는 민간 발사체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됐다. 이후 누리호 반복 발사에 참여하며 항우연으로부터 설계·제작·조립·시험·발사 운용 기술을 넘겨받고 있다. 정부는 4∼6차 발사를 통해 민간기업의 역할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이후 민간 중심의 발사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 15기 '정밀 분리'…발사 성공 기준도 높아졌다
임무 난도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누리호에는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NEONSAT)' 2∼6호 5기와 기업·대학·연구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 10기 등 총 15기가 실렸다. 누리호 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다.
누리호는 발사 약 13분30초 후 목표 고도에 도달해 네온샛 5기를 35∼40초 간격으로 차례로 분리한다. 먼저 분리한 위성과 뒤이어 나오는 위성이 충돌하지 않도록 발사체 상단을 30도와 60도씩 회전시키며 자세를 조정해야 한다.
이후 큐브위성 10기를 두 기씩 10초 간격으로 사출한다. 위성 분리를 모두 마치면 3단 발사체가 위성들과 다시 가까워지지 않도록 회피 기동을 하고 남은 연료를 배출한다. 전체 비행시간은 약 19분45초다.
공식적인 발사 성공 여부는 주탑재 위성 5기를 목표 고도 570㎞ 기준 오차범위 15㎞ 이내에 투입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4차 발사 당시 목표 고도 600㎞에서 허용했던 오차범위 35㎞보다 정밀해졌다. 위성들이 35∼40초 간격으로 정상 분리되는지도 핵심 관문이다.
네온샛 5기는 궤도에 안착한 뒤 2∼3개월에 걸쳐 간격을 벌리며 같은 궤도면에 배치된다. 군집 운용이 본격화되면 특정 지역을 보다 자주 촬영해 국가안보와 재난·재해 감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여러 위성을 한 번에 궤도에 투입해 군집을 구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사업에도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발사체뿐 아니라 한화시스템의 위성 제작·통신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지구관측 역량을 연결해 발사체 제작부터 위성 제작, 위성 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누리호가 실제 상업 발사 시장에 진입하려면 발사 성공을 반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발사 비용과 발사 주기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재사용 발사체를 앞세운 스페이스X 등 글로벌 업체와의 비용 격차도 풀어야 할 과제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이번 발사는 역대 최다인 15기의 위성을 탑재하고 국내 최초로 군집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중요한 임무"라며 “누리호의 임무 수행 능력과 우주수송 역량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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