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금융위원회 등 44개 기관과 정원 기준 9929명이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동한다.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이 확정되며 금융 공공기관 내부에서도 지방 이전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데 금융감독원과 국책은행 등도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13일 금융위 등 수도권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 계획을 담은 '제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금융위 등 44개 기관과 정원 기준 9929명이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동한다. 금융위 등 19개 기관은 내년 하반기 세종 이전을 추진한다. 2008년 출범 이후 금융위가 서울을 떠나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1차 이전 대상에 금융위가 포함되지 않았고,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수도 서울'을 언급하면서 금융권은 서울에 남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결국 잔류 가능성은 사라졌다. 정부는 세종을 실질적인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 이전 결정에 따라 금융 공공기관들의 지방 이전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농협중앙회 등이 이전 대상으로 언급된다. 금감원과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여부는 국토교통부가 검토 중이며, 이르면 다음 달 관련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하균 행안부 청사관리본부장은 브리핑에서 금감원은 특수법인 형태로,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세종으로 이전하면 금융회사와 업무 협의나 긴급 현안 대응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특히 최근 발생한 인공지능(AI) 해킹 사고처럼 금융권의 신속한 공동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물리적 거리로 비효율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위에 이어 금감원까지 세종으로 향할 경우 두 기관 간 소통은 원활해질 수 있지만, 금융회사들이 밀집한 서울과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금융정책과 감독 업무를 책임지는 두 기관의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세종청사 일대 전경.
국책은행들도 지역별로 분산되면 금융기관 간 협업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현재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부산이 이전 지역으로 언급되며 기업은행은 대구, 농협중앙회는 전남 나주 등 여러 지역에서 유치 요구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모여 실무 회의나 중대한 회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화상회의로만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실제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피로도가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며 “국책은행이 지방으로 간다고 지역의 균형 발전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 이전을 강행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하균 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세종시 건설 후 분산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자료를 명확하게 찾지 못했고, 수도권 집중 완화에 미친 커다란 효과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인력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진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추진을 강행하자 2022년부터 2년 간 184명이 이르는 퇴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 이전 얘기가 나오면 거주지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내부 핵심 인력이 퇴사를 하거나 입사를 지원하는 지원자들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금융위의 세종 이전과 관련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금융산업 특수성과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은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문"이라며 “금융산업은 정책당국, 감독기관, 정책금융기관과 금융회사의 긴밀한 소통과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지속된다"고 했다.
이어 “금융정책 기관을 현장과 분리하면서 어떻게 서울을 글로벌 금융중심지이자 경제수도로 만들겠다는 것인가"라며 “금융위 세종 이전을 강행하고 금융기관 지방이전까지 밀어붙인다면 금융노조는 10만 금융노동자의 힘으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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