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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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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에 자금 몰린다며”…AI 공포에 국제금값 추락하는 이유 [머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0.24 12:13

안전자산 선호에 美 국채·日 엔화 오르는데
금값 4000달러 붕괴…주간 4% 급락

현금 확보 수요·국제유가 급등에 인플레 우려 지속
“장기 수요는 여전” 반론도


PRECIOUS-GOLD/DEMAND

▲골드바(사진=로이터/연합)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면서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은 오히려 추락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날 장중 온스당 3989.4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7월 20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최대 1.2% 하락하며 온스당 3975달러 수준까지 밀렸다.




지난 22일 약 2% 급락한 국제 금값이 전날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온스당 4000달러마저 무너진 것이다. 이후 금 선물 가격은 반등에 나서며 온스당 4013.27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앞선 하락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값은 이번 한 주 동안 약 4% 급락하며 지난 6월 초 이후 최대 주간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 다른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2일 하루에만 19.3bp(1bp=0.01%포인트) 급락하며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5% 아래로 떨어졌다. 국채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미국 국채시장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의미다. 전날에는 4.994% 수준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5%선을 밑돌았다.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은 전날 달러당 156.84엔을 기록하며 이번 한 주 동안 0.74% 하락했다(엔화 강세).


미국 국채와 엔화에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된 반면 금은 오히려 투자자들의 매도 대상이 된 것이다.


이처럼 안전자산 간 흐름이 엇갈리는 배경에는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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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국제금값 추이(사진=N페이 증권)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지탱해 온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 실제로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이번 한 주 동안 0.79% 하락하며 지난주(-5.49%)에 이어 2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7% 하락하며 3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증시 급락으로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금까지 처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X ETF의 저스틴 린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값 하락에 대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도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현상은 금융시장이 급격히 하락할 때 흔히 발생한다"며 “금은 마진콜이나 자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매우 유용한 유동성 공급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값이 중요한 구간인 온스당 3900달러선을 시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채금리가 급락했음에도 금값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통상 국채금리 하락은 금값 상승에 호재로 여겨진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금값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긴축 기조를 예상보다 오래 유지해야 할 수 있다.


실제로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하자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6.72달러에 이번 주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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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의 크리스토퍼 웡 애널리스트는 “특히 최근 국채금리가 하락했음에도 금값이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의 매도세는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 축소 움직임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국채금리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압도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TD증권의 라이언 맥케이 선임 원자재 전략가는 금값이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회피에 따른 매도세에 휩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값은 국제유가와 금리,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둘러싼 우려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며 “상품거래자문업자(CTA)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더해지면서 자금 흐름도 금값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한 가운데 AI 관련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미국 국채로 이동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값 하락에도 장기투자자들의 금 매수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은 최근 14주 연속 증가했다. 국제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금 ETF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며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삭소 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총괄은 “재정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 디베이스먼트(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투자자들은 ETF를 통해 금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며 “반면 단기적인 거시경제 변수에 초점을 맞추는 트레이더들은 금리 전망과 환율 움직임, 기술적 신호에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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