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전달 1조원 이상 감소했지만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정기예금에는 한 달 동안 24조원 이상이 몰렸다.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93조원 이상 늘었다.
2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83조60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조7717억원 늘어난 규모다.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며 이 기간 16조3901억원 늘었다. 이후 9월에는 1조2852억원 감소하며 증가세가 꺾이는 듯했으나, 지난달 다시 3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확대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 신용대출이 모두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은 623조988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7005억원 늘었다. 지난 9월에는 125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달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주담대 중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잔액은 150조1397억원으로 전월보다 3876억원 늘었다. 다만 전월 증가 폭(4551억원)보다는 확대 폭이 축소됐다.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이 지속되며 일반 주담대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8990억원으로 6687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 1815억원, 9월 1조3415억원 줄며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지난달 증가세로 바뀌었다. 앞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용대출을 상환하는 모습이 나타났으나 지난달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서려는 대출 수요가 다시 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18조7265억원으로 5715억원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해 9월부터 14개월 연속 줄었다.
은행으로의 자금 이동은 지속되고 있다. 정기예금 잔액은 1030조4880억원으로 한 달 새 24조4009억원이나 증가했다. 정기예금은 지난 5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이 기간 93조3046억원이 늘었다.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중반 수준까지 높아지며 금리 매력이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1년 만기 단리 기준 5대 은행 예금 중 가장 높은 연 3.65%의 금리를 제공한다.
정기적금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정기적금 잔액은 47조1392억원으로 8642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 이후 3개월 연속 늘었다.
이와 달리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63조3524억원으로 12조1725억원 감소했다. 고금리 상품으로 이동하는 자금이 늘어나며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단기자금 예치 성격이 강한 MMDA 잔액은 133조224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3041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은행들은 총량 한도까지는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8·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집단대출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연말이 될수록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을 조이기 때문에 점차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는 있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총량 한도까지는 여유가 있다고 보고 있어 급격한 대출 조이기는 아직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연말에 상여금 등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절이나 연말을 앞두고 상여금을 받으면 대출 상환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며 “상환분이 늘어나면 그만큼 신규 대출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연초부터 강하게 가계대출 관리를 강하게 해온 만큼 예년에 비해 연말 대출 절벽 현상이 두드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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