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전기차의 안전성 문제와 충전시설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진압이 어려워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배터리 용량을 키우지 말고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로 인해 안전 대책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배터리 제조 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 배터리 자체가 화재 위험이 높다"며 “리튬은 화재를 진압하는 방법이 따로 없기 때문에 제조업체에서 처음부터 안전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화재에서 문제가 된 배터리 업체도 업력이 오래된 업체가 아닌 신생 업체라는 소리가 있다"며 “지구온난화, 친환경 문제로 인해 전기를 이용한 대상물이 늘어나는 만큼 안전성에 무게를 두고 제조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충전이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과충전을 하는 것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충전을 멈추는 것이 예방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자동차 박사는 “현재 전기차의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 고전압 배터리 용량을 증대하고 있으나, 자동차의 공간과 중량 제약으로 배터리 셀 집적도를 높여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는 배터리 화재 발생시 셀(단위 전지) 간 전이를 쉽게 하고, 화재 규모를 크게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전압 배터리 용량을 키우는 것은 환경에도 해롭다"며 “제품 차원에서는 자동차에 장착되는 고전압 배터리 용량을 제한하고, 발화를 억제하고 발화 시 셀 간 전이를 억제할 수 있게 배터리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가 아니어도 스프링 쿨러 등의 작동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기차에 특화해서 보면, 발화 시 다른 차로 전파를 늦추기 위해 전기차 주차, 충전 칸에 방화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전용 진화장비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보완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판매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일부 충전소 운영자들은 추가 설치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충전소 운영자는 “화재 위험 때문에 추가 설치를 망설이고 있다"며 “안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기존 시설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기차 화재 우려는 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 사업장 내 전기차 이용자는 지상 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SK하이닉스도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전기차를 지상 주차장에 주차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12일 환경부 차관 주관으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 정부는 이 회의를 토대로 전기차 화재 예방과 대응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