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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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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역사 신동아건설 ‘법정관리’···건설사 줄도산 우려 커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7 17:57

시평 58위 신동아건설 기업회생 절차 신청···워크아웃 졸업 5년만

지방-중소건설사 ‘공황 상태’···작년 부도 30곳

중견·대형사도 부동산PF 위기·고환율·미분양 적체 ‘긴장’

“현금 흐름 악화, 줄도산 위험성 높아져”

한 아파트 공사 현장.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새해 벽두부터 건설업계에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문을 닫는 중소 건설사가 늘어난 가운데 중견 기업들까지 미분양 여파에 휘청이고 있다. 국내외 경제 관련 불확실성 역시 계속 커져가고 있어 자칫 중견 건설사들이 '줄도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전날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유동성 악화로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원 규모 어음을 막지 못한 탓이다. 지난 2010년 워크아웃을 신청해 2019년 11월 벗어났지만 다시 법정관리로 가게 됐다.


신동아건설은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로 알려진 시공능력평가 58위 중견건설사다. 1980년대에는 여의도 63빌딩과 LG 광화문 빌딩 등을 짓기도 했다.


경영 악화의 주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다. 수요 위축 여파로 경남 진주 역세권 타운하우스, 의정부역 주상복합 등 신동아건설이 책임 준공을 맡은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난달 인천에서 분양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역시 1·2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0.51대1에 그쳤다.


신동아건설 측은 “최근 경기가 악화한 데다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 한꺼번에 몰렸다"며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고 청산보다 지속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해 법정관리를 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가 아직 많은 가운데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소·지방 건설사 중에는 이미 문을 닫은 곳이 상당수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는 2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3곳)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연간으로 따져도 2019년(49곳) 이후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 업체가 전체 부도 업체의 85%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전라북도에 근거지를 둔 제일건설이 부도 처리되기도 했다. 1988년 건설된 이 회사는 2022년 기준 2156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견업체였다. 전북 지역 내 시평 4위권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왔지만 미분양 파도를 견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중견·대형사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부동산파이낸싱프로젝트(PF) 우발채무 위험' 경각심이 높아진데다 앞으로 시장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 등 정치 불안에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을 앞두고 중국과 무역갈등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주요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오르며 공사비 추가 인상에 대한 걱정도 큰 형국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를 주제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외 경제와 건설·부동산 시장, 사업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건설업황이 크게 호전되기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기준 429% 수준이었다. 시장에서는 일상적인 환경에서 건설사 부채비율이 200% 아래로 내려와야 적정한 수준이라고 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이보다 높은 곳은 GS건설(238%), 롯데건설(217%), 코오롱글로벌(559%), 금호건설(640%) 등이다.


수요 회복도 요원해 보인다. 작년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5146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644가구로 전월보다 337가구(1.8%) 늘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건설사들 현금 흐름이 많이 악화돼 부도 위험성들이 많이 높아지고 있다"며 “탄핵 정국 등 마무리되지 않으면 정부 정책 추진 능력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 시장에서 서울·수도권 등 일부 지역만 주목받고 나머지는 미분양 문제가 발생하는데 (지난 몇 년간) 금리가 갑자기 오르다보니 유동성 관련 리스크가 커졌다"며 “올해 분양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금리는 얼마나 빠르게 내려갈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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