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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롯데웰푸드 사옥. 사진=롯데웰푸드
지난해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롯데웰푸드가 국내외 사업 재조정을 통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복 사업의 과감한 통폐합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성장세인 해외 사업에 투자 역량을 총동원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웰푸드는 신라명과와 충북 소재 제빵사업부 증평공장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2년 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 후 제빵·빙과 등 일부 생산시설이 겹쳐 운휴 상태였던 자산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다. 지난해 6월부터 가동을 멈춘 증평공장의 생산 물량은 현재 수원·부산 공장이 분배해 담당하고 있다.
제빵사업 부문을 일괄매각할 것이라는 시장 관측과 달리 부분매각으로 방향이 틀어진 분위기다. 다만, 제빵사업 성장이 장기간 정체된 상황에서 이후에 수원·부산 공장 등을 추가 매각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자체 브랜드 '기린(KIRIN)'을 통해 제빵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좀처럼 시장 지배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인 SPC삼립의 독주체제 아래 수년째 10% 안팎의 점유율에 머물러 내부에선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제빵사업 이외에 건과·육가공 부문의 생산시설 매각 여지도 남아있다.
올해 청주·김천에서 각각 운영하는 육가공 공장을 김천공장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물산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건·빙과 생산기지인 영등포공장도 매각 대상으로 점쳐지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기존대로 제빵사업은 지속하며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내 언급된 증평·청주 사업장 2곳이 매각 대상으로, 나머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같은 중복자산 정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과 함께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매각 자금 확보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롯데웰푸드는 기대한다. 더욱이 지난해 롯데웰푸드의 외형과 수익성 모두 줄어든 만큼 올해 분위기 반전이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롯데웰푸드 매출은 4조443억원, 영업이익 1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11.3% 줄었다. 내수 부진으로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3조2302억원을 기록한 반면, 해외사업 매출은 8657억원으로 7% 오르면서 그나마 위안을 안겨줬다.
해외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롯데웰푸드는 매각 자금을 글로벌 투자 실탄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첫 출장지로 낙점하고 직접 현장경영에 나설 만큼 사업 확대에 열정을 쏟고 있는 인도 시장이 글로벌 투자의 대표 타깃이다.
현재 롯데웰푸드는 법인 통합·설비 투자 등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투자 재원 확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를 목표로 기존 건과법인 '롯데 인디아'와 빙과법인 '하브모어'의 합병을 예고했다. 최근 가동을 본격화한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도 오는 2028년까지 9개 생산라인을 16개까지 확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