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롯데칠성음료
음료 페트(PET)병에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정부의 법 개정 예고에 생수·음료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플라스틱 감축 취지에 공감하며 일찌감치 친환경 용기 확대에 나선 모습이지만, 향후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품질 하락·수급 불안 등 시행착오들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생수·비알코올 음료업체 페트병 제품의 10% 이상을 재생원료로 생산하도록 의무화하는 자원재활용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당초 원료 생산업체 대상으로 3%의 재생원료 사용의무를 부여했으나, 최종제품 생산자의 저조한 수요 등 실효성이 낮아 적용범위·이용목표율을 확대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환경부 추정대로라면 현재 페트병 먹는샘물·음료류 제조사는 10여 곳으로, 법령 시행시 연간 2만톤의 재생 원료가 사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변화에 발맞춰 이미 일부 생수·음료업체들은 주요 제품에 재생원료를 접목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 부산물인 rPET이 사용된 '아이시스8.0 ECO'를 선보였으며, 현재 '칠성사이다 300펫 무라벨' 등에도 재생원료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일찌감치 장기 목표로 플라스틱 감축 로드맵도 수립했다. 오는 2030년까지 석유에서 추출된 원료로 만든 신재 플라스틱 사용량을 2023년 대비 20% 줄이는 것이 골자다. 또한, 2030년까지 재생원료 사용 비중도 30%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도 현재 코카콜라·코카콜라 제로의 1.2ℓ, 1.25ℓ 제품에 재생 플라스틱 10%을 함유한 페트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41g 용량의 플라스틱 무게는 36g까지 줄였는데, 이는 제품 한 병을 만든 뒤 버려지는 플라스틱 양이 기존 대비 21% 감소한 것과 같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재생 페트를 첫 도입한 2023년 한 해에만 코카콜라음료는 재생 페트 사용량 224톤, 용기 경량화 315톤을 달성하며 총 534톤의 페트(v-PET)를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주삼다수를 제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도 수년 전부터 용기 경량화와 함께 재생원료 활용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최근에는 제주삼다수 전 제품의 용기 무게를 12% 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기세에 힘입어 내년부터 개정안 기준에 맞춰 전체 생산 물량의 10%를 재생 원료로 생산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재생 페트 공급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음에 따라 업계 전반에 수급 부족이 현실화되고, 색상변화·품질저하 등 안전성 문제를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또한, 재생 페트 가격이 기존 페트 원료 대비 1.5배 가량 높아 가격 인상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치라 판단한다"며 “다만, 여러 우려사항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업계의 가격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캠페인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