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업계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법률·재무 전문가의 사외이사 영입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게임업계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주요 키워드는 사법·실적 리스크 관리로 요약된다. 확률형 아이템 등에 대한 규제 대응과 실적 반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며 관련 분야 전문가의 사외이사 영입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NHN 등 주요 게임사들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들이 이번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내용 중 이사회 구성 변화 양상을 살펴보면, 법률·금융·회계 전문가 영입 비중이 높은 점이 눈길을 끈다.
먼저 엔씨는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에 서울행정법원 판사 출신인 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법무총괄(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재선임과 이은화 RGA코리아 총괄(전 씨티뱅크 코리아 애널리스트)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넷마블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인 이찬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서울지방국세청 출신 강이 LNK 세무회계 대표 신규 선임도 함께 추진된다. 도기욱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경우, 사내이사 후보 명단에 오른 상태다.
카카오게임즈는 검찰 최초 여성 고등검찰청장 출신인 노정연 전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사외이사 후보에 올렸다.
이와 함께 △로빈스승훈 전 WWP그룹 한국 대표 △정선열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오명전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임승연 국민대 재무금융회계학부 교수 △최영근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등을 재선임한다. 재무·회계 법률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이들이다.
지난해 사임한 김기홍·정명진 기타비상무이사의 공백은 장재문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딜지원팀장으로 채운 모습이다. 장 팀장은 카카오에서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투자 및 전략 전문가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목표가 글로벌 영향력 확장임을 고려하면, 신작 발굴 및 투자 방향성 제시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본사와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분석된다.
NHN은 최창기 이정회계법인 회계사를, 넥슨게임즈는 이남주 법무법인 세종 선임 공인회계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웹젠도 인천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이효인 경북대 법전원 부교수를 사외이사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정부 규제와 같은 돌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식재산권(IP) 분쟁 및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심화하는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월 최대 3배까지 배상액을 정할 수 있는 소송특례를 도입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김종일 법무법인 화우 게임센터장은 “소송특례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확률형 아이템 관련 기획운용 절차와 의사결정 체계를 미리 정리해 총체적 컴플라이언스 관점에서 준수여부를 정기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계 전문가 재선임이 두드러지는 건 재무 관리와 전략 수립을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통상 이들을 영입하는 이유로는 기업의 재무 안정성 확보와 내부통제시스템 강화가 꼽힌다. 엔씨의 경우 지난해 사상 첫 연간적자를 기록했고,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넷마블의 경우 2년 동안의 적자 터널을 극복한 후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는데, 올해는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 최근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도 이같은 이유로 보는 시각이 많다. 넷마블네오의 상장 준비(IPO)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계 전문가 영입의 경우 재무건전성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대부분 게임사의 올해 신작 라인업이 대작 위주로 꾸려진 만큼 실적 반등을 올해 핵심 목표로 삼은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