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12일 개장 직후 코스피가 8000선 턱밑까지 치솟았다가 돌연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오후 2시 58분 기준 전장 대비 2.40% 내린 7634.72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68% 오른 7953.41로 출발한 뒤 장 초반 7999.67까지 치솟으며 사상 첫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특히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날도 나란히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자 시장에서는 '8천피(코스피 8000)' 돌파가 유력하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장중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자 지수도 급격히 밀리기 시작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코스피는 한때 5.12% 급락한 7421.71까지 떨어졌다. 이날 장중 고점과 비교하면 58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으로 발생한 수익을 활용해 '국민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거론하자 코스피가 크게 흔들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국민배당금 정책의 범위를 두고 혼란이 커졌다"며 “실제 배당금 규모나 구체적인 시행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고 짚었다.
이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인공지능(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이 끌어낸 결과가 아니다"라며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응당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적었다.
이어 “이 과실은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은 기반 위에서 나온 것"이라며 “과실의 일부는 구조적으로 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김 실장이 기업 초과이익에 대한 새로운 횡재세를 도입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AI 붐으로 발생한 초과 세수를 활용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하자 코스피 낙폭은 다소 축소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이번 논란은 AI 시대에 빈부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세계 각국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사례"라며 “특히 한국에서는 글로벌 AI 인프라 붐의 수혜를 입은 산업계가 이익을 사회와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는 요구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배 급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익성이 높은 기술기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영업이익이 23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 연구소의 크리스티 탄 선임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김 실장의 국민배당금제) 제안은 초과 세수를 활용하자는 것이지만 납세자 입장에서는 결국 자신들이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롬바르드오디에의 이호민 전략가는 “이번 급락은 예상치도 못한 김 실장의 배당금 발언이 직접적인 촉매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김 실장이 횡재세 도입이 아니라는 점을 부인하면서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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