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약준비금 부담이 줄어들 경우 대형 보험사들이 배당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늘어나 주주환원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정부의 해약환급금준비금(해약준비금) 제도 완화 시행에 보험업계 이목이 모이고 있다. 제도 개선을 통해 보험사의 배당 가능 재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빠른 배당 재개가 기대되는 보험사를 위주로 시장의 관심도 모일 것으로 보인다.
◇ 해약준비금 부담 거세지는 업계…하반기 제도 완화에 기대감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 기본자본비율 규제 도입에 맞춰 대량 해지율 가정 완화 및 해약준비금 적립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언론 보도와 업계 전언 등에 따르면 보험사 청산 수준의 보수적인 대량해지 가정(80~100%)을 30% 전후로 낮추는 등의 개선안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약환급금은 보험계약의 대량 해지 시 언제든 계약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보험해약금을 쌓아두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IFRS17(새 보험회계) 도입에 따라 현재는 계약자 환급금인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지만, 과거 원가 기준으로 평가한 환급금보다 시가평가 부채가 작다면 그 차액 만큼을 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
▲정부가 내년 기본자본비율 규제 도입에 맞춰 대량 해지율 가정 완화 및 해약준비금 적립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사 전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 58조원 수준에 달한다. 2022년 말 23조7000억원 수준에서 2024년 말 38조7000억원, 지난해 말 53조1000억원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고금리와 신계약 경쟁, 보수적인 대량해지율 가정 등에 따른 영향이다.
업계는 해약준비금의 방대한 규모가 보험사의 배당을 막을 뿐 아니라 자본비율 등 건전성 문제도 야기한다며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실제로 한화생명을 비롯한 주요 보험사들이 수천억원의 이익을 거두고도 배당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 제도상 쌓아야 하는 해약준비금이 이익잉여금을 웃도는 수준으로 커지는 회사의 경우 자본비율에서 차감해야하는 상황까지 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업계와 시장에서는 내년 기본자본 비율 규제 도입을 앞둔 만큼 하반기 제도 개선 가시화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 규제 완화 시 배당 재개 예상…현대해상·한화생명 1차 수혜
▲현대해상.
규제 완화 시 국내 주요 대형 보험사들의 배당 가능 이익이 확보됨으로써 주주환원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회사별로 배당 재개 가능성과 시기는 상당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배당 재개 및 주주환원 정상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가장 먼저 현대해상이 꼽힌다. 현대해상의 경우 당국이 준비금 적립비율을 10%p만 완화해도 약 4500억~5500억원의 준비금이 감소하면서 배당 제한이 즉각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 변동 영향으로 2분기 말 기준 배당가능이익이 -6600억원을 기록해 일시적으로 배당이 묶여 있는 상태다.
특히 다른 미배당 보험사들과 달리 이익잉여금 내 해약준비금 적립 한도가 남아있어 내년 도입될 '기본자본비율' 규제에 따른 타격을 피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 충전 부담 없이 이익을 배당으로 돌릴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도수치료 관리급여 도입에 본업 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청신호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대해상이 예실차 개선 등에 따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배당 재개 가시성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해약준비금 적립 부담이 이어지나 제도 완화 시 배당 재개가 가능하다"며 “배당 재개 시점이 앞당겨질 경우 업종 내 최고 수준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화생명.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한화생명도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지난 12일 실적발표 등에 따르면 현재 해약준비금(7조1097억원)이 이익잉여금(7조 3131억원)의 97.2%까지 차지하고 있어 배당 여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다.
그러나 회사는 제도 완화 시 즉시 배당 가능 이익과 주주환원 재원이 생기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량해지율 기준이 완화된다면 충분한 배당 가능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비율이 58%로 당국의 마지노선(50%)에 근접해 있지만 공동재보험 활용과 내부모형 승인 등을 통해 자본비율을 60% 이상으로 방어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상태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인 KB손보해보험·신한라이프는 제도 완화 시 지주 배당 확대를 위해 빠르게 배당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제도 완화에도 당장 배당에 나서지 못할 회사도 있다. 한화손해보험과 동양생명은 현재 해약준비금 규모로 인해 곧바로 배당 여력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자본건전성과 경영개선 문제가 보다 시급한 현안으로, 배당 재개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란 관측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거론된 보장성 25%·저축성 35% 수준이라면 '배당이 불가능했던 기업이 배당을 재개한다'는 모멘텀이 시장에 뚜렷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50% 정도로만 완화될 경우라면 현대해상 등 일부만 살아날 수 있고, 회사별 배당 재개 차이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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