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를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미국에 대한 적대적 행위로 판단할 경우 유럽에 대규모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EU의 캐나다 준회원국 제안에 대해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조금이라도 적대적인 행위라고 판단한다면 유럽에 매우 심각한 관세를 부과하거나 많은 품목에 대해 유럽과의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이 나쁜 의도를 갖고 그렇게 한다면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좋은 의도라면 괜찮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제안 자체에 대해서도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캐나다는 끔찍한 무역 상대국이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열린 연례 정책연설에서 캐나다를 EU의 첫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연설에 참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향해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며 양측 관계를 가능한 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외국 정상이 EU 집행위원장의 연례 정책연설에 초청된 것은 카니 총리가 처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오랜 동맹국이자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서 이미 격화하고 있는 무역전쟁에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
지난달 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 정부도 이에 맞서 비슷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겼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각서를 통해 연방정부 조달 계약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제한하도록 지시하며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백악관은 캐나다 정부가 '바이 캐나디안' 정책을 통해 미국 기업들의 캐나다 정부 조달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캐나다 정부는 미국에 편중된 무역 구조에서 벗어나 EU를 비롯한 다른 지역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강대국 간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중견국 연대'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캐나다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남북 방향의 교역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과 아시아 등 동서 방향으로 무역을 다변화하려는 장기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EU 준회원국 구상 역시 이 같은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다만 캐나다가 EU의 '준회원국'이 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위와 권한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최종 합의까지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새롭게 거론한 대유럽 관세나 무역 제한 조치를 실제로 시행할 경우 어떤 법적 권한을 근거로 삼을지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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