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사진=로이터/연합)
원자력발전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일본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전력 수요와 에너지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는 가운데 원전 재가동 시점마저 잇따라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블룸버그통신 산하 에너지 조사기관인 블룸버그NEF(BNEF)는 오는 2040년까지 일본에서 총 9.6기가와트(GW) 규모의 원자로 9기가 재가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11기보다 줄어든 수치다.
BNEF는 이에 따라 일본의 원전 발전설비가 2040년 정부 목표인 35GW에 최소 11.7GW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전망이 악화된 것은 최근 원전 재가동을 둘러싼 각종 문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주부전력이 운영하는 시즈오카현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에서는 3·4호기 재가동 심사 과정에서 내진 설계와 관련한 지진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주부전력은 하마오카 원전 3·4호기 재가동을 위해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제출했던 심사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
홋카이도전력의 원전 재가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 도마리 원전에서 방조제 건설 도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데다 사업자가 제시한 안전 대책도 규제당국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다.
이에 BNEF는 도마리 원전 3호기의 재가동 예상 시점을 기존 전망보다 1년 늦춘 2028년으로 미뤘다.
일본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된 원자로들의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값비싼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수명이 다하는 원자로를 대체하기 위해 2040년까지 최대 5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하고, 이후 2050년대까지 9기를 추가해 총 14기를 새로 짓는 방안을 내놨다. 일본은 현재 약 9%인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2040년 약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엄격한 규제와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현재 일본에서 가동 가능한 원자로 33기 가운데 실제 운전 중인 원자로는 15기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재가동마저 지연될 경우 일본은 가격 변동성이 큰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시장에 더욱 노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우드맥킨지의 로버트 리우 통합에너지연구 부문 이사는 “일본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현재 수준에서 203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전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기저전원 확보를 위해 석탄 발전을 늘리거나 LNG 수입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전국 전력 현물가격은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란 전쟁으로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크게 제한되면서 글로벌 LNG 공급의 약 5분의 1이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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