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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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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잘못되고 있다”…삼전닉스 폭락, 월가 큰손들도 ‘변심’ [이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0.13 11:31

삼성전자·SK하이닉스 5거래일 연속 급락
AI 관련주 매도세 확산…코스피 6000선 붕괴

“AI 거품 붕괴 뇌관은 대체 투자처의 등장”
블랙록·핌코, 美 국채 투자 주목

유가 상승 속 코스피 급락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국제유가가 표시돼 있다.


글로벌 증시를 떠받쳐온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균열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한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자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11시 29분 기준 전장 대비 각각 7.58%, 8.94% 급락한 23만1500원, 146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8월 초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반도체 대형주들의 동반 약세에 코스피도 전장 대비 6.55% 내린 5966.34를 기록, 60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가 6000선을 밑돌은 적은 지난 7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일(현지시간) 2.67% 내린 1만2236.79를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AI 설비투자 전망과 차입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저울질하면서 AI에 대한 투자 열기가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업체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총괄은 “투자심리가 한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자들은 관망하고 있고 매도자들은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트레이드 전반에서 매도세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미즈호의 다니엘 오 리건 이사는 반도체, AI 인프라, 메모리, 데이터센터 관련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AI 투자자들은 카지노 도박꾼"…거품 경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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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피 지수(검은색)와 200일 이동평균선(노란색)의 추이. 코스피는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급락해 최근 핵심 지지선인 200일 이동평균선마저 밑돌았다(사진=블룸버그)

AI 산업 내부에서 투자 열풍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일부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가 자신이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를 설정했다가 결국 자신들이 카지노에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탄 CEO는 AI 산업의 장기적인 수익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오픈AI가 지난 9월 연환산 매출 500억달러를 달성한 것은 사업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장기적인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로서는 AI 모델 훈련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다"며 “이는 최첨단 생성형 AI 모델을 제공하는 사업에 상당한 매출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 외에는 아직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탄 CEO는 특히 AI 산업이 앞으로 직면할 최대 제약 요인으로 자금 부족을 꼽았다. 반도체 공급 부족보다 AI 기술 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투자한 호주 데이터센터 기업 퍼머스 그리드는 지난주 추진하던 55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미래 매출 전망에 크게 의존하는 AI 인프라 기업들의 기업가치에 대해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추격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중국 반도체 자립의 '첨병'으로 꼽히는 창신메모리(CXMT)가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메모리 구조 개발에서 진전을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CXMT는 올해 안에 새로운 고용량 메모리 제품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AI 트레이드 위협하는 美 국채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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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사진=UPI/연합)

이런 가운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미 국채금리가 AI 트레이드를 위협할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무라자산운용의 이시구로 히데유키 수석 전략가도 “일부 투자자들은 높은 국채금리가 AI 관련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과 설비투자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서비스업체 스톤엑스의 제임스 스탠리 시장 분석가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국채금리 상승이 AI 관련주에 두 가지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관련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체 투자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탠리는 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 확대를 발표하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을 두고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높은 국채 금리를 활용하려는 투자심리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AI 트레이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AI 거품을 붕괴시키는 것은 투자자금이 흘러갈 대체 투자처의 등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채금리가 3.5~4%대로 내려가는 상황이 그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높은 금리 수준에서 미 국채를 매수한 뒤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이자 수익뿐 아니라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 “주식보다 낫다?"…블랙록·핌코, 美 국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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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로고(사진=로이터/연합)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들이 미 국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산하 블랙록투자연구소(BII)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단기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로 상향하고 장기 국채도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높였다.


블랙록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미국 주식 비중 확대 의견을 철회하는 동시에 약 6년간 이어온 미 국채 비중 축소 기조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랙록은 지난 2020년 10월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0.9% 안팎이었을 당시 국채 비중 축소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장중 5.36%대로 치솟으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투자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릭 라이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 작성한 보고서는 “이제 국채금리가 우리가 오랫동안 예상해온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으며, 매력적인 이자 수익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현 수준에서 향후 12개월간 국채금리가 0.75%포인트 추가 상승하더라도 이자 수익으로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PIMCO) 역시 미 국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핌코의 루퍼트 해리슨 선임 포트폴리오 고문은 최근 한 행사에서 “이처럼 국채금리가 상승한 것은 우리에게 매우 매력적인 투자 가치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해리슨은 특히 향후 기술주가 대규모 매도세에 직면하거나 미국 경제가 둔화할 경우에도 채권시장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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