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등학교 입학 예정 인원은 20만명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저출생의 여파가 교육 현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으로 30만명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적인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불과 3년 전 40만명 선이 무너진 데 이어 20만명대 진입까지 앞두고 있어 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경제적 충격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 '초등 교실부터 현실로'...저출생 10년, 학령인구 감소 가속
8일 국가통계포털(KOSIS)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등을 종합하면 내년 초등학교 입학 예정 인원은 20만명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내년 입학 대상 아동이 태어난 2020년 출생아 수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30만명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0년 출생아는 27만2337명으로 전년 30만2676명보다 10.0% 감소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30만1442명으로 196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역대 최저 기록을 다시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와 입학 대상 연도의 출생아 수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사망이나 조기 입학, 해외 체류 아동 등의 변수가 존재하고 국내 거주 외국인 아동도 입학생 규모에 영향을 준다. 다만 최근 통계를 보면 두 수치 사이의 차이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실제 올해 입학생은 2019년 출생아보다 1234명 적었으며, 지난해 역시 2018년 출생아보다 2743명 적었다. 최근 20년간 입학생과 입학 대상 출생아의 차이는 평균 1만2438명으로, 입학생 규모가 출생아 수를 밑도는 흐름이 이어졌다. 내년에도 출생아 감소 추세가 입학생 수에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등교하는 초등생들.
초등학교 입학생 감소는 장기적인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입학생 통계가 처음 작성된 1964년에는 90만명대였으며, 1968년에는 105만563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1982년 80만명대, 1983년 70만명대, 1991년 60만명대로 차례로 내려왔다.
2007년까지만 해도 입학생은 61만769명에 달했지만 2008년 54만799명으로 처음 50만명대로 축소됐다. 2009년에는 46만9592명으로 40만명대에 진입했다. 이후 상당 기간 4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2023년부터 감소 폭이 다시 커지면서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2024년 입학생은 35만3828명으로 30만명대에 처음 진입했다. 올해에는 30만1442명까지 줄어 30만명 선을 간신히 유지했다. 내년 20만명대 진입이 현실화하면 1968년 최대치와 비교해 입학생 규모가 약 4분의 1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2010년대 후반 이후 심화한 저출생의 결과다. 2017년 출생아 수는 35만7771명으로 전년보다 11.9% 줄었으며,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30만명대로 내려왔다. 당시 태어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점부터 교육 현장의 인구 감소가 가시화한 것이다.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23년 출생아 23만28명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2030년까지 입학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출생아 수가 최근 반등한 점은 추가 감소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2024년 출생아는 23만8317명, 지난해에는 25만4341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도 8월까지 출생아가 19만3784명에 이르렀다.
◇ 비수도권 학교 축소부터 대학 구조조정까지
학령인구 감소는 지역별 교육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인구 유출과 저출생이 동시에 진행되는 비수도권에서는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가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학생 간 교류와 협력 학습의 기회가 줄어들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어려워지는 등 교육 여건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해질 경우 자녀 교육을 고려하는 학령기 가구의 수도권 이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학생 감소가 학교 통폐합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교육 인프라 약화와 인구 유출을 촉진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초등학생 감소는 향후 대학 입학 자원 축소로 이어진다. 대학 진학 연령대 인구가 줄어들면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신입생 모집난이 심화하고, 재정 악화에 따른 통폐합이나 폐교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시장과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도 가볍지 않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경제의 성장 동력도 약화할 수 있다. 고령인구 부양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생산을 담당할 인구까지 감소하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통계상 15~64세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31.3명에서 2070년 103.3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를 55년 만에 폐지하고, 개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을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학생 수 감소에 맞춘 교육재정 구조 개편과 함께 1인당 교육·훈련 투자 확대, 여성·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인공지능(AI) 활용 등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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