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국민연금 당면과제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정치 기반 구축이다](http://www.ekn.kr/mnt/thum/202504/news-p.v1.20240221.166ac4b44a724afab2f5283cb23ded27_T1.jpg)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2025년 3월20일 18년 만의 국민연금 모수 개혁안에 합의했다. 연금 개혁 관련 국민연금 중 모수개혁 합의문의 요지는 연금 보험료율은 기존 9%에서 13%(…26년부터 매년 0.5%씩 8년간)로, 소득대체율은 기존 40%에서 43%(…26년부터)로 인상하는 것이다. 이 합의안에 대해서 여야가 서로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한 것처럼 생색을 낸다. 겉으로 보면 국민의 미래세대를 위해서 여야가 심혈을 기울이는 것 같지만 30·40대 여야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이번 모수 조정안을 요약하면 당장의 보험금 혜택을 인상하고 후세대의 보험료율을 올리겠다는 것"이라며 “강화된 혜택은 기성세대부터 누리면서 부담은 다시 미래세대의 몫이 됐다"고 비판한다. 결론적으로 국민연금 개혁의 본질 문제를 외면한 채 추계의 통계적 오차범위에 있는 오십보백보의 개혁안을 갖고 별것이나 하는 듯이 시간을 끌어왔다는 주장이다. 개혁의 본질은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의 수익률 제고다. 국민연금공단은 2022년 수익률 –8.22%로 79.6조 원의 적자를 실현했다. 2023년에는 수익률 13.59%, 수익금 126.7조 원에 이어 2024년 기금 적립금 1,213조 원, 수익금 160조 원, 수익률 15%를 기록했다. 1988년 창립 이래 2024년까지 연간 평균 수익률이 6.82%다. 여기서 개혁의 본질을 발견한다. 대체 소득대체율 43%냐 44%냐라고 1% 가지고 싸울 것이 아니라 연간 평균 투자 수익률 1%를 어떻게 올릴 것인가를 본질적으로 논의할 때다. 2024년의 수익금 160조 원은 그해 지급액 40조 원의 4년분이다. 평균 투자 수익률이 1% 올라갈 때 기금 소진 시점은 5년 정도 연장된다. 개혁의 기본 방향은 첫째 기금운용에 대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지배구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자산규모 기준 해외 5대 연기금(일본 GPIF, 캐나다 CPPIB, 미국 CalPERS, 네덜란드 ABP 등을 대상으로 지배구조와 의결권 행사 방식을 조사한 결과, 기금운용위원회가 정부 소속인 경우는 국민연금이 유일하다. 둘째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의사결정기구인 위원회의 전문성 문제다. 해외의 경우 기업·학계 출신 전문가들이 맡는다. 반면 한국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보건복지부에 소속돼 있고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다. 역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보면 임기를 다 채운 수장은 30% 내외다. 1988년 창립 이래 36년 동안 18명의 이사장이 취임하여 평균 재임 기간 2년이다. 이는 정권 교체 시마다 임기를 조기 마감한 결과다. 출신별로 보면 관료·정치인·군 출신이 대부분이다. 셋째가 기금운용 베테랑인 실장급 운용역들의 공백에 대한 우려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기금운영본부의 서울 이전이 필수적이다. 대체투자 전문가 등 관련 인재를 위한 적절한 인센티브제의 도입이 시급하다. 넷째가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포함한 투자 기법의 과학화다. 작년에 작고한 미 버클리대 수학박사인 사이먼의 르네상스테크놀로지는 이공학박사 등 퀀트들로 창립했다. 당사의 메달리언 펀드는 1988~2018년의 30년간 평균 수익률 39%를 달성했다. 국민연금은 일본 공적연금펀드, 노르웨이 국부펀드에 이어 기금 규모가 1,200조 원에 이르는 세계 3대 연기금이다. 이 기금이 고갈될 경우, 근로자는 월 소득의 1/4을 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의 실패는 다음 세대에 대한 악몽이다. 본질적인 국민연금의 개혁을 위한 첫 단추는 국민연금이 미래 한국에 미치는 중요성에 대한 국민 합의다. 최우선, 최소한의 과제는 “정치적 당리당략을 초월하여 국민연금 이사장만은 탁월한 전문가를 임명하고 임기를 보장하겠다"라는 여야 합의 선언이다. 윤덕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