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건설기술 탐방 -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관련 건물과 기술을 소개합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단열 성능을 극대화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하고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친환경 건축물을 뜻합니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해당 기준을 5개 단계로 마련해 등급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대기전력은 전자제품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콘센트만 꽂았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를 뜻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 전력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흡혈귀'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를 차단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게 건물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함은 물론이다.
8일 한국AI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19년 70조9698억원에서 2023년 100조4455억원으로 40% 이상 커졌다. 최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전으로 앞으로는 더욱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들이 똑똑해지면 대기전력 역시 늘어나는 구조다. 이런 가운데 공동 건물에서 발생되는 대기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규제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녹색건축물 지원 조성법'에서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 따라 대기전력차단 콘센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규정이 있었으나 지난 2022년 7월 삭제됐다. 사용 불편과 잦은 고장 등이 원인이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이 모바일 전력관리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스마트 분전반' 시스템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이는 대기전력을 차단하고 전기 및 가스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에너지 절감과 안전한 가정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건설연은 한 가정에서 연간 평균 2700kWh의 전력을 소비한다고 분석했다. '똑똑한 가전' 보급이 늘어난 탓에 이 중 11% 가량(306kWh)은 대기전력으로 허공에 사라진다.
스마트 분전반은 내부에 모바일 기기로 제어가 가능한 전력 관리모듈을 탑재한 게 특징이다. 사용자가 휴대폰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취침·외출 등 전력 공급이 불필요한 시간대 전력 차단을 자동으로 설정해 대기전력 소모를 막을 수도 있다.
건설연은 자체 시험 결과 이 기술을 통해 대기전력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가구당 연간 약 2만8000원의 전력요금 절약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치 비용은 기존 분전반과 콘센트형 대기전력 차단장치 설치 대비 25만원 증가하는 수준이다.
스마트 분전반 모듈 내부에는 온도, 스파크, 연기 및 가스 감지 센서도 들어 있다. 이를 통해 내부 화재를 감지하는 즉시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원격으로 가스밸브를 차단해 2차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전반 시장은 그간 안전에 초점을 둬 발전해왔지만 스마트 기기와 전기차 등 보급이 늘며 친환경 기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