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취임 후 처음 참석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날선 질의를 받았다. 의원들은 강 회장의 황제 연봉과, 앞서 회장 선거를 도운 인물들을 주요 요직에 발탁하며 보은성 인사를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의원들은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NH농협은행과 상호금융에 대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등에 대해 열린 국정감사에는 강호동 회장을 비롯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강 회장은 올해 3월 취임해 피감기관장으로 처음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것이다. 먼저 의원들은 강 회장의 높은 연봉을 문제 삼았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중앙회장 연봉은 3억9000만원, 농민신문사 회장 겸직하면 1억9100만원, 여기에 성과급 120%를 받으면 2억2920만원까지 받는다. 농협중앙회장을 하면 최대 8억1020만원을 받는다"며 “임기를 마치면 퇴임 공로금도 받는다. 역대 회장들의 퇴임 공로금은 최고 5억원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05년 7월 농협법이 개정돼 농협 회장이 비상임 명예직이 됐고, 그 취지에 따라 농협 회장에 대한 퇴직금 제도가 폐지됐는데 이사회 의결로 퇴임 공로금을 주면서 사실상 퇴직금을 지급하고 있는 기형적인 문제가 있다"며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이어야 하는데, 농협 회장은 귀족 회장으로 불리며 겸직과 이중 급여, 퇴직 공로금까지 전관예우의 끝판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장직을 걸고 퇴직 공로금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말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도 “농협중앙회장은 엄청난 권한이 있는데, 결국 비상근이지 않냐. 비상근직은 책임이 없다"며 “중소기업중앙회장, 건설협회장 등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일을 한다. 퇴직금은 생각하지도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협도 농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보수로, 회장이 명예를 갖고 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농협 회장의 보수체계나 권한 등을 줄이도록 논의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에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장으로 농민신문사 회장과 함께 겸직을 하며 그 역할론에 의해 연봉을 그렇게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는 월급값을 꼭 하겠다는 각오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좌고우면하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연봉에 대한 부분에 심려를 끼치지 않게끔 역할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강 회장이 취임 후 선거 캠프 인사를 요직에 앉히는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중앙회 전문이사, 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 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경제지주 대표 등을 언급하며 “언론보도를 보면 강호동 캠프 재취업 창구란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회장은 “꼭 캠프 출신만은 아니고, 선거 기간에 마음을 나누는 분들이 맞다"며 “선거 때 음으로 양으로 도와줬다"며 일부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월 NH투자증권 대표 후보 추천 과정에서 강 회장 캠프 출신인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했고,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의견 차이를 보인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농협중앙회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고 강 회장은 대답했다. 올해 농협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내부통제에 허점에 드러난 것에 관련한 질타도 쏟아졌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금융사고에 질의가 쏟아지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석준 회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저희도 굉장히 걱정하고 있고 재발되지 않도록 시스템 개선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직원들의 윤리의식이 중요한데, 저희가 금융권 최초로 NH금융윤리자격증을 도입하려고 한다"며 “내년 이후로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되기 때문에 대표이사뿐 아니라 이사들한테도 모든 내부통제가 사업 추진과 동일한 중요성을 가진다. 대폭 강화된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상호금융에서도 금융사고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양호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부터 발생한 금융사고 자료를 보면 대책의 실효성이 없는 건지 (금융사고 예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단위조합의 경우에는 금융당국 등이 제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농협중앙회에서 제재하는 방식이다. 책임이 대표이사한테 전적으로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여영현 상호금융 대표이사는 “교육이나 전산시스템을 통해 열심히 예방을 하려고 하는데, 점포가 제일 많은 금융이라 금융사고가 자주 일어난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며 “최대한 노력해서 막아보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