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yes@ekn.kr
애플·HP·레노버 ‘기부 제로’…외국계 전자기업 사회공헌 기대이하

한국 시장에서 소비재를 주로 판매하는 외국계 전자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많게는 수천억원대 이익을 내면서 기부금은 거의 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부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보편화된 시점에 사회 환원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이 국내 고용 창출이나 설비투자 측면에도 거의 기여하지 않는데다 본사 등에 배당에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부각된다. 30일 외국계 전자기업 12개사의 최근 회계연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0.55%로 집계됐다. 삼성전자(6.6%)와 비교해 12분의 1 수준이다. 대상 기업은 △애플코리아(이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 0%) △다이슨코리아(0.8%) △캐논코리아(1.3%) △HP코리아(0%) △소니코리아(1.3%) △한국레노버(0%) △한국후지필름비즈니스이노베이션(0.02%) △한국화웨이(0.3%) △한국엡손(0.3%) △파나소닉코리아(1.3%) △밀레코리아(0.6%) △니콘이미징코리아(0.7%) 등이다. 특히 애플코리아, HP코리아, 한국레노버 등 3개사는 기부금 지급액을 표시하지 않아 '0원'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같은 기간 각각 3013억1300만원, 71억8027만원, 59억7543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국후지필름의 경우 92억4575만원을 벌어 기부금으로 250만원을 냈다. 다이슨코리아(기부금 2억45만원)와 캐논코리아(기부금 3억600만원)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은 수십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려 수천만원 수준을 기부했다. 전기 대비 기부금 액수를 늘린 기업은 다이슨코리아(1억8760만원→2억45만원), 소니코리아(2000만원→3098만원), 파나소닉코리아(1930만원→3204만원), 한국화웨이(0원→2000만원), 니콘코리아(439만원→1254만원) 5개다. 본사 등에 하는 배당에는 다들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2개사의 배당금 지급액은 총 4267억930만원으로 기부금 합계(6억1879만원)의 690배에 달한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액(배당성향)이 100%를 넘어서는 곳은 애플코리아, 소니코리아, 한국엡손, 파나소닉코리아, 한국후지필름 등이다. 대상 기업 중 애플코리아, 다이슨코리아, HP코리아, 한국레노버, 한국화웨이 5개사는 유한회사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전자업체들이 국내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생활가전, 복합기, 카메라 등 '소비자 친화형' 제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B2C 제품을 팔아 전국민과 접점이 높은 브랜드가 대부분인 만큼 일정 수준 사회공헌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와 다이슨코리아의 경우 매출액을 각각 7조8376억원, 7943억원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글로벌 공룡' 애플코리아는 세금 회피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 회사는 최근 회계연도(2023년 10월1일~작년 9월30일) 감사보고서에서 매출액이 7조8376억원인데 매출원가가 7조2268억원에 달한다고 적었다. 전기에도 매출 7조5240억원 중 원가가 6조680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율을 뻥튀기하는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낮춰 세금을 줄이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인앱결제' 관련 수익을 제대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애플코리아 측은 “애플이 사업을 운영하는 각 국가에서의 소득은 과세 대상"이라며 “배당 전 이익에 세금을 납부하고 배당금 지급 시에도 한국 세법에 따라 추가 세금을 낸다"고 공식 입장을 낸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완료···“수익성 고려해 운영”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을 완료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고객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워낙 중요한 시장이자 거점이라는 점을 감안해 '맞춤형 운영전략'을 곧 수립한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관련 2차 클로징 대금 납입 및 영업양수가 최종 완료됨에 따라 거래가 종료됐다고 28일 공시했다. 회사는 1단계(66억1000만달러), 2단계(22억4000만달러)로 나눠 인수 금액을 납입했다. 총금액은 88억4400만달러(약 12조9670억원)다.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 딜이다. 거래가 마무리됨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인텔로부터 법적 소유권을 모두 넘겨받는다. 여기에는 낸드 설계자산(IP),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인력 등이 포함된다. 앞서 인수 1단계 절차 종결 시점이었던 2021년 말 인텔 중국 다롄 생산공장과 SSD 사업부문을 이전받았다. 같은 해 12월 SSD 사업부문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출범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곳을 중심으로 SSD 사업 확장 및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날 열린 회사 제77기 주주총회장 질의응답 시간에도 중국 및 인텔 사업부 운영 전략에 질문이 무게감 있게 다뤄졌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당시 “올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무역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 회사에 있어 중국팹은 주요 생산시설인 동시에 거점이다. 글로벌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며 “각국 정부·기업 등 고객대응력을 최우선으로 하고 수익성을 고려해 (중국 사업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인텔 낸드사업부 관련해서도 “조만간 딜 클로징이 되는 만큼 구체적인 운영 전략도 완성할 예정"이라며 “지금 상태에서는 이른 감이 있지만 추가적으로 (운영 계획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D램에 치중된 사업을 낸드 분야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차원이다. 기업용 SSD 시장에서 인텔은 1위 삼성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관련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계약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해 '실패한 M&A'라는 걱정이 시장에서 나오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 기조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다만 최근 AI 반도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지면서 재평가받고 있다.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투자 등이 확대되면서 기업용 SSD가 '제2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 상태다. 2019년 기준 5조원 안팎이던 이 회사 낸드 부문 매출은 작년에는 19조1000억원 수준까지 뛰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에 한애라 사외이사 선임···첫 여성 의장

SK하이닉스는 27일 정기주주총회 종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한애라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회사 설립 이래 첫 여성 이사회 의장 배출이다. 한 의장은 법관, 변호사를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조정인,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2년부터 한국인공지능법학회 부회장도 맡아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다양한 법, 제도와 정책적 대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에는 2020년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감사위원을 겸임하며 회사의 지배구조와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의장은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 속에서 회사가 기술기업으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올해 들어 총 4명의 여성을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한 의장 외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SK), 서지희 이화여대 경영학부 특임교수(SK바이오팜), 채은미 전 페텍스코리아 사장(SKC) 등이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디스플레이 체질개선 속도 붙는다···정부지원·자산매각·원자재 ‘호재’

LG디스플레이가 정부지원, 비핵심자산 성공 매각,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호재에 웃고 있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영업손실액이 5조원 넘게 쌓였지만 체질개선에 속도가 붙으며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사업재편 계획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LG디스플레이를 대상 기업으로 승인했다. 기업활력법에 기반한 사업 재편 제도는 사업 혁신과 구조 변경에 나서는 기업을 지정해 금융·세제 등 혜택을 주고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는 게 골자다. 이번에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24개사 중 대기업은 LG디스플레이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로 인해 향후 인공지능(AI) 생산 시스템 구축, 중소형 OLED 경쟁력 강화 등에 각종 혜택을 받게 됐다. 구체적인 지원 방법은 비공개지만 수천억원 수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비핵심자산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9월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중국 TCL 자회사 CSOT에 매각하기로 했다. 계약 금액은 108억위안(약 2조1800억원)이지만 이달 31일 처분예정일자를 앞두고 대금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매각 대금이 다소 증가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금액은 다음달 초 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 하반기 기준 디스플레이 분야 주요 원재료인 편광판 가격은 전년 말 대비 5% 가량 싸졌다. 같은 시기 폐인쇄회로기판(PCB), 백라이트 거래가도 각각 4%씩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 원재료 매입가에서 PCB와 편광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26.6% 정도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 포화 및 중국 업체들의 공세 등 탓에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연결 기준 영업적자액이 2022년 2조850억원, 2023년 2조5102억원, 지난해 5606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307%까지 오른 상태다. 발행한 회사채 중 상당수 계약내용에 '부채비율 400% 이하 유지' 항목이 있다는 점에서 신용리스크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2023년 1조3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대응했다. 앞으로 OLED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업체 측 생각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주총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대형 제품 판매 확대와 동시에 원가 혁신을 통해 흑자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기술과 신사업 분야에서 일정 수준 성과도 내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장이 커질 것을 감안, 지난달부터 업계 최초로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40인치 필러투필러' 양산을 시작했다. 게이밍 시장 공략을 위한 5K2K 화질 45인치 게이밍 OLED 패널도 만든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상도의 OLED 모니터 패널이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각종 호재뿐 아니라 지난해 2000여명 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영향 등이 반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작년 4분기 기준 8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상황이다.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가 늘어나며 OLED 제품 비중이 역대 최대치인 60%를 기록한 덕분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수적인 투자 집행,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 중국 광정우 LCD 공장 매각 등을 통해 운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 OLED TV 부문을 중심으로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내년 HBM 물량, 상반기면 계약 완료”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올해 상반기 중 고객사들과 내년 생산 예정인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계약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기술 리더십이 확고한만큼 경쟁사들의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곽 사장은 27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HBM 물량 공급계약은 이미 100% 확정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곽 사장은 “지난해 AI 경쟁력을 입증하며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 르네상스 서막을 연 셈"이라며 “앞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리더십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한 주주가 “AI 반도체 분야 경쟁사 추격이 거센데 대응 방안이 있냐"고 질문하자 곽 사장은 “HBM은 기존 메모리반도체와 다른 시장이라 볼 수 있다. 고객 주문을 어느 정도 확보한 후에 케파를 늘리고 생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우리 회사 기술 리더십이 확고한 만큼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해 우월한 지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수익성 위주로 사업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곽 사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도전적 시장 환경이 예상되고 세계경제는 저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AI 분야는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데이터센터 등 성장으로 HBM 수요는 폭발적 증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HBM 시장은 2023년 대비 약 2배, eSSD 수요의 경우 3.5배 커질 것으로 본다"며 “최고 품질과 성능 갖춘 AI 메모리 제품 적시에 출시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딥시크 출연으로 저사양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 요인이라고 짚었다. 곽 사장은 “딥시크 같은 모델 등장으로 신규 스타트업 기업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양질의 AI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라며 “AI 칩 수요가 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양산 중인 HBM3와 HBM4는 생산구조가 굉장히 유연하다. HBM3 8단 및 12단이랑 HBM4 제품이 같은 D램 플랫폼에서 만들어져 수요에 맞춰 (생산을) 잘 조절할 수 있다. 큰 어려움 없이 고객들 니즈를 맞춰줄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텔 중국 공장 운영 계획 등을 묻는 질문에 곽 사장은 “SK하이닉스 중국팹은 주요 생산시설인 동시에 중요한 거점"이라며 “미국 기업 및 정부 고객 대응력을 최우선으로 하고 수익성을 고려해 생산 설비를 지속 운영하려 한다"고 답변했다. ESG 경영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주주가 회사의 탄소배출량 감소 계획 등을 물었고 조성봉 SK하이닉스 ESG 담당이 마이크를 잡았다. 조 담당은 “2030년 회사의 탄소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중기 계획"이라며 “용인클러스터 건설 등으로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RE100의 경우 2050년 100%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2030년까지 33%를 채울 것"이라며 “국내에서 관련 제도 개선이 많이 이뤄져 그동안은 녹색프리미엄 위주로 접근했으나 앞으로는 직접전력거래(PPA)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주주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회사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 이하라는 점을 걱정했다. 곽 사장은 이에 대해 “회사 업종 특성상 이익 편차가 크다"며 “기술 리더십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늘리고 앞서 공지한 주주환원정책도 약속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주총 안건은 원안대로 모두 가결됐다. 곽노정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고 한명진 SK스퀘어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임원 보수 한도는 전년도 200억원에서 올해 150억원으로 줄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광학솔루션 강자’ LG이노텍 “신사업에 올인” 배경은

카메라모듈 등 광학솔루션 분야 글로벌 1위 기업 LG이노텍이 신사업 확장에 '올인'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매출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계속 나빠지고 있어 활로를 찾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 및 순이익률이 경쟁사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배당·연구개발 투자 등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반도체 등 기판소재와 모터·센서 같은 전장부품 경쟁력을 강화해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열린 제4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사업에 대한 확장 의지를 주주들과 공유했다. 문혁수 대표는 “반도체·모빌리티·로봇 부품사업 등에 집중해 또 다른 일등사업을 만들 것"이라며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며 고객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주총을 통해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도체용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2030년까지 연매출 규모 3조원 이상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올해 말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고객사 대상 프로모션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이 전날 경상북도 및 구미시와 60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도 '신사업'과 연결된다. 회사는 내년 12월까지 점진적으로 자금을 넣어 신규 설비를 확충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2022년 구미 사업장 내 1조4000억원 투입 결정의 후속조치다. LG이노텍은 고부가가치 카메라 모듈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신사업인 '플립칩 볼 그리드 어레이'(FC-BGA)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구미에 FC-BGA 생산 거점 '드림 팩토리'도 구축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빅테크 고객에 공급하는 PC용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LG이노텍이 신사업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기존 사업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조2718억원에 달했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023년 8308억원, 작년 706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9798억원에서 449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반면 매출액은 19조5894억원, 20조6053억원, 21조2008억원으로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카메라모듈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미지센서 평균 매입가격은 전년 대비 6.3% 상승했다. 앞서 2023년에도 평균가가 21.7% 뛰었다고 공시했다. 카메라모듈 판매 가격 역시 2년간 10% 가량씩 올렸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폭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판소재 사업 주요 원재료 동박적층판(CCL)·폴리프로필렌(PP)이나 전장부품 분야에서 쓰는 배터리관리집적회로(IC) 매입가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 광학솔루션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84%에 이른다. 반도체 등 기판소재(6.9%)와 모터·센서를 포함한 전장부품(9.1%) 쪽을 압도하는 수치다. 회사가 신사업 확장에 '올인'하고 있는 이유다. 수익성 감소는 LG이노텍 및 그룹사 성장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22년 6.49%였던 이 회사 영업이익률은 2023년 4.03%, 지난해 3.33%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도 5%에서 2.12%로 급감했다. 자연스럽게 배당금 지급 총액 역시 반토막났다. 배당성향은 10~1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LG이노텍 최대주주는 LG전자(40.79%)다. 더 큰 문제는 매출이 느는데 연구개발비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이노텍이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2022년 7529억8300만원에서 작년 7446억9500만원으로 줄었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8%에서 3.5%로 낮아졌다.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경쟁사 상황은 다소 다르다. 삼성전기 사업부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43%, 반도체패키지 기판 20%, 광학솔루션 37% 등이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영업이익률은 12.55%, 7.43%, 7.14%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배당성향은 16.2%에서 20%로 올랐다. 연구개발비 역시 5771억4000만원에서 6673억1000만원 늘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6.1%에서 6.5%로 높아져 LG이노텍의 2배에 육박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업 체감 경기 꽁꽁 얼었다···BSI 전망치 역대 최장기 기준선 하회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역대 최장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3년1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지 못해 체감 경기가 얼어붙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다음달 전망치가 88을 나타냈다고 26일 밝혔다. BSI가 기준선(100)을 넘으면 전월 대비 경기를 긍정적으로, 낮으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올해 1월(84.6) 급락 후 2개월 연속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 3월 90.8로 반등하는 듯 했으나 한달만에 다시 80대로 주저앉았다. 다음달 경기전망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92.0)과 비제조업(84.2) 동반 부진이 예상됐다. 제조업 BSI는 작년 4월(98.4)부터 1년1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비제조업 BSI는 올해 1월(84.9)부터 4개월 연속 90선 아래에 머물렀다. 비제조업 BSI가 4개월 연속 90선 미만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거리두기를 시행했던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계절적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전기·가스·수도(68.4)와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업(76.2)을 중심으로 부정적 심리가 우세했다. 내수 경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도·소매업(90.4)도 전월(100.0) 대비 9.6 포인트(p) 급락했다. 다음달 조사 부문별 BSI는 전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수, 수출, 투자의 '트리플 악화'는 지난달에 이어 10개월 연속 동반 부진했다. 이달 BSI 실적치는 91.9로 조사됐다. 실적치는 2022년 2월(91.5)부터 3년 2개월 연속 부진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최근 세계 각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기업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관세 및 보호무역 확대 등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요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결합 규제 등을 완화하고 투자와 사업재편 등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상법개정 논의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조주완 사장 “美 빌트인 공략 강화해 ‘LG, 가전 1위’ 지위 굳힐 것”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미국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해 '가전 1위' 지위를 굳히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조 사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제23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회사가 미국에서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빌트인 시장엔 아직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사장은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밸런스 유지가 필요하다"며 “기존사업 성과 극대화는 미래 성장을 위한 현금창출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빌트인 시장 등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구독 서비스도 더욱 업그레이드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신사업은 '선택과 집중'에 중점을 둬 추진하겠다는 게 조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경쟁사에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있는 분야인지 우선 판단해 신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며 “보유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필요하다면 파트너십 체결 등을 고려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인 B2B 분야는 외형을 더욱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조 사장은 “B2B 사업 핵심은 공조시스템(HVAC)과 자동차부품 사업"이라며 “작년 기준 각각 10조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2030년 20조원 규모까지 키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HVAC 분야는 지난 4년간 연평균 12% 가량 성장했는데 기후, 건축방식, 주거행태, 규제 등을 감안한 '현지 완결형 체계 구축'이 그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R&D)부터 판매까지 현지에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0조원 규모 누적 수주를 확보해둔 자동차부품사업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여 인포테인먼트 분야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2B쪽 차세대 먹거리로는 스마트팩토리를 꼽았다. 조 사장은 “그동안 그룹 내부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지만 작년 사업조직을 새로 구축하고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도 수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며 “전자를 넘어 과학산업, 제약, 반도체 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의 제조역량을 기반으로 한 사업인 만큼 빠른 시일 내 조단위 사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이날 주총 개회 이후 30여분간 마이크를 잡고 회사 경영성과와 향후 계획을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종료 행사 이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고인이 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한 부회장은)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라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발 '관세전쟁' 관련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공장에서 다양한 가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은 구축해놓은 상태"라며 “다른 국가보다는 멕시코 관련 불확실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상황을 살피는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LG전자는 이날 주총을 '열린주총' 콘셉트로 진행했다. 이에 따라 주주가 아니더라도 주총장에 입장해 경영진들이 회사 비전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장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외국인 주주를 위해 영어 동시통역 서비스도 제공됐다. 주총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은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로 인해 조주완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고 권봉석 부회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사외이사로는 류충렬 KAIST 경영대학 교수가 재선임되고 강성춘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새로 합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전기차에 SDV까지···전자업계 ‘전장 시장 공략’ 가속페달

전자업계가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전기차에 이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이 차세대 먹거리로 급부상한 결과다.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도모하는가 하면 디스플레이, 플랫폼 등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전자 계열사들은 전장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재용 리더십'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샤오미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주요 고객사다. 재계는 두 사람이 만난 곳이 샤오미 자동차 공장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한 뒤에는 양사 계열사간 동맹 소식이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난 이후 삼성SDI와 현대차가 배터리 관련 기술 교류와 선행과제 수행 등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2023년 10월에는 첫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가 현대차의 차량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아이오닉 5 등 주력 차종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납품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SDV 시대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SDV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동력계, 공조 등을 제어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차를 똑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움직이는 스마트폰'으로도 불린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이후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시설투자 자금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2조원 규모 자금을 끌어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투자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전장 경쟁력 확대를 중점 추진 중인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 설루션 분야 기술력을 조금씩 인정받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경제 전문지 '패스트 컴퍼니'가 발표한 자동차 부문 '2025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 선정됐다. 패스트 컴퍼니는 특히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VS사업본부의 SDV 분야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LG전자 전장 사업 연간 매출액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9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일찍부터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쌓으며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SDV에 최적화된 '48인치 필러투필러 LTPS LCD'와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등은 관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2626억달러(약 385조원) 규모였던 전세계 전장 시장 규모는 2030년 4682억달러(약 687조원)로 78%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글로벌 ‘관세전쟁’ 와중 美·EU 그린정책 제각각···韓 기업 고민 깊어진다

전세계 무역 시장에서 '관세전쟁'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그린정책' 불확실성도 높아져 우리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 시대 부활을 외치며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쌓고 있고 유럽연합(EU)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등을 활용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국들이 자국 산업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ESG 정책을 '성장 중심'으로 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미국·EU의 그린성장 전략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화석연료 중심의 '반(反) 그린정책'을 강화하는 반면 EU는 일부 규제 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그린정책' 추진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생산 확대를 공식화했다. 또 그린뉴딜 폐기, 배출가스 기준 완화 및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는 등 친환경 산업에 대한 지원을 철회했다. 청정경쟁법(CCA)을 활용해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고탄소 배출 수입품목에 '탄소세' 부과도 검토 중이다. EU 분위기는 다르다. 화석연료로 회귀한 미국과 달리 기존에 추구하던 그린딜 성장 기조는 유지하되 규제 기준을 완화해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EU 집행위는 지난 2월 발표된 옴니버스 패키지를 통해 그간 기업의 부담으로 지적되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CSDDD), '지속가능성 보고'(CSRD),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정책 적용 시기를 연기하거나 의무를 대폭 완화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EU의 그린 전략이 상반된 방향성을 보이고 있지만 모두 에너지 안보 확보와 전략산업 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정책 방향성에 따라 발생할 새로운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양 지역 모두가 주목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액화천연가스(LNG) 운반 선박, 터미널·저장시설 등 인프라 투자 확대에서 기회를 찾는 식이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각국이 앞다퉈 자국 산업 보호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만큼 우리도 성장형 탄소중립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며 “특히 우리 기업 경쟁력이 높은 SMR,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제 규약 및 기준 제정 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주최로 지난달 열린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에서는 미국·EU 그린정책에 우리 정부·기업이 대응하는 방안이 심도 깊게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통상 환경 변화에 맞는 유연한 사고를 지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 대응방안을 제시하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파로 기업들이 ESG 경영 관련 정책을 후퇴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럼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 ESG 경영을 위한 내부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공시 데이터·정보 수집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우리 기업들은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정책 파편화가 심화된다는 점에 주목해 변화를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진단했다. 세미나에서는 각종 ESG 정책을 '성장 중심'으로 접근하도록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나왔다. 무협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가 제시한 시사점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장현숙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 실장은 “미국은 대대적으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고 EU는 규제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금융지원이나 기업 성장을 돕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탈탄소 경제성장을 목적으로 법안까지 바꾸며 태도를 전환했다"며 “한국 역시 더 늦기 전에 ESG 기후관련 정책을 성장 중심 전략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윤희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반 그린정책을 추진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가 4년이지 100년이 아니라고 자주 말한다"며 “재생에너지는 끝났다 이런 관점보다는 오히려 전력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해 원자력이나 SMR,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시장에 다차원적으로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0일 개최한 '2025 ESG 경영 콘퍼런스'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공유됐다. 당시 행사에서는 미국·EU 등에서 ESG 규제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새로운 경영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규제 폭과 속도는 달라질 수 있지만 국제사회와 시민의 ESG 요구는 변함없다"며 “우리 기업들도 ESG를 리스크 관점에서 바라보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