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다시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과 이란 전면전 가능성에 대비, 비상경제본부회의를 다시 대통령이 주재하고, 개최 횟수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제유가도 90달러에 육박하면서 정부는 오는 24일 8차 석유 최고가격을 다시 올릴 가능성도 내비쳤다. 21일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22일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24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등을 잇달아 연다. 미국의 이란 공습이 열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 3명이 사망했다. 미국이 재차 보복 수위를 높이면서 종전 협상도 무력화된 상황에서 비상경제 대응 일정을 보다 촘촘히 잡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면전도 우려되는 상황이라 비상국정 운영 태세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총리가 주재하는 비상경제본부회의를 다시 대통령이 할 수도 있고, 민생물가 TF를 통해 국제유가와 물가 관리, 공급망 대응책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3월부터 비상경제 대응체계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직접 챙겼다. 이어 총리와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며 비상경제점검회의는 한 주에 3회 열렸다. 이후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하면서 7월부터 대통령이 주재했던 비상경제점검회의는 총리가, 총리 주재는 부총리가 맡으면서 2회로 단축됐다. 중동 정세가 안정화되면서 정부도 대응 수위를 낮췄다. 하지만, 미-이란 간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정부는 비상경제점검회의를 다시 대통령 주재로 바꾸고, 3회로 늘리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정부가 원유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석유 최고가격제도 지속한다. 정부는 오는 24일 8차 최고가격제를 통해 유가 변동에 따른 휘발유 등 가격 상한선을 다시 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150원 낮췄던 가격 상한선을 다시 올려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래 계획에 따라 지금쯤 (최고가격을) 더 내리거나 폐지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13일 처음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한 이후 4개월 이상 유지하고 있다. 종전 협상 후 국제유가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자 정부는 6월 27일 7차 석유 최고가격을 통해 리터(ℓ)당 150원을 인하하기로 했다. 휘발유는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이후, 열흘 간 이어진 무력 충돌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수송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 미군 병사 사망 소식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정부는 향후 국제유가 안정되면 최고가격제 종료도 검토하기로 했지만 무력 충돌 속 유가의 상승세 전환에 당초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 상한선을 풀었다가 그동안 억제했던 가격 인상분이 한꺼번에 반영되면 물가가 급등할 수 있어서다. 원유 자원안보 위기 경보가 다시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종전 협상에 따라 6월 30일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3단계)에서 '주의'(2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천연가스 '주의' 경보는 해제했다. 이어 7월 1일부터 공공부문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도 모두 종료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다시 장기화될 조짐에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 원유 수급 등 변동 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차량 2부제 재개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7∼8월 원유는 전년 대비 110% 이상 확보했고, 9월까지 원유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현재로서는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나 위기경보 상향 여부 등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원유 수급이나 유가 등에 변동이 생기면 상황을 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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