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경질’ 직후 美 찾은 김정관...‘대미 투자·관세’ 막판 협상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통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에 방문했다. 그간 양국과의 협상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아 온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경질됐으나,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관세 등 굵직한 이슈에서 공백이 생기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각) 김 장관은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실무적인 쟁점을 정리하는 것이 이번 출장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8월 말이나 9월 초 정도 프로젝트 발표를 생각하고 있다고 지난번에 말씀드렸다"며 “막판이 되면서 다양한 구체적 쟁점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들을 화상회의도 하고 실무 접촉도 했다"며 “전체적으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이 미국을 찾은 것은 약 3주 만으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접점을 찾기 위해 만날 전망이다. 러트닉 장관은 앞서 대미 투자 지연시 관세율 인상이 가능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백악관으로서도 '치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7월 비농업 취업자수가 2만3000명 줄어드는 등 고용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투자 유치를 통한 일자리 확보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미국이 한국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서도 “저희도 벌써 1년이 지나고 있기 때문에 속도를 내자는 취지에 공감하고,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질문에는 “예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지난해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10%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한국과 35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골자로 하는 무역합의를 이룬 영향이다. 이 중 1500억달러는 조선산업 협력에 배정됐고, 잔여 금액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달 무역법 제301조를 근거로 한국에 강제노동 관련 관세 12.5%를 부과했고, 과잉생산 조사 결과를 들어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15%를 넘어설 수 있다. 김 장관은 대미 투자 1호로 언급됐던 복합화력발전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당초 얘기했던대로 상황을 보고 있다"며 “기다려 보시죠"라고 대답했다. 여 본부장 경질에 대해서는 임면권자의 권한에 따라 이뤄진 일을 미국에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 장관은 공백 우려에 대해 “여 본부장이 비관세 분야와 자유무역협정(FTA) 쪽을 많이 챙겨왔지만, 다는 아니다"라며 “협상은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조직이 같이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성 통상차관보 등이 업무를 지속할 예정이라고도 설명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건 너무 빡세다” 지적에...정부, ISA 개편안 다시 손본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국회로 제출되기 전 수정을 거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간 납입한도 이월·계약기간 제한 등을 둘러싼 논란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제방식과 세율을 비롯한 부동산 세제의 기본 골격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입법 예고 과정에서 나온 의견 등을 바탕으로 쟁점별로 수정이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하고 있다. 의견 수렴은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며, 차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수정안을 논의한 뒤 다음달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연간 납입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납입기간을 최대 10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기존 ISA도 생산적 금융 ISA와 마찬가지로 이월을 막았고, 납입기간 제한은 5년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자영업자·프리랜서 등 수입이 일정하지 않는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할 뿐더러 장기투자 및 복리 효과를 저해한다는 반론에 부딪혔다. 정부가 납입한도 이월을 허용하고 계약기간을 무기한 연장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려는 까닭이다. 해당 조정은 기존·생산적 금융 ISA 모두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세제혜택 차이는 여전할 전망이다. 정부안에 규정된 일반 ISA의 납입한도는 1억원, 생산적 금융 ISA는 2억원이다. 생산적 금융 ISA의 비과세 혜택은 일반 ISA 보다 크다.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생산적 금융 ISA의 투자 대상으로 포함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 유망기업과 전략산업 등을 육성하려는 생산적 금융의 취지와 상충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세제는 큰 틀을 유지하고 국회에서 세부 쟁점을 논의하는 형태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150%인 종부세율 부담 상한이 200%로 높아질지는 미지수다. 여당(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을 필두로 세율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회 의결을 요구하지 않는 시행령을 통한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손주 돌봄, 학군지 전세 거주 등 입법예고 과정에서 나온 사례를 추가하는 식이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예외가 확대될 수 있다. 정부안에는 △취학 △전학 △질병 △직장 변경 △부모 봉양 △해외 체류를 비롯한 사유로 거주지를 옮기는 경우 3년까지 비거주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개발과 재건축 공사기간도 거주기간으로 인정된다. 일명 '주가 누르기' 방지책도 보완 목록에 포함됐다. 이는 기업의 상속·증여세와 관련된 것으로, 정부는 세법상 주식 평가기간을 연장하거나 상속세 부담이 상속재산을 넘지 않도록 하는 상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다양한 목소리를 최대한 폭넓게 경청하고 이를 토대로 제도 개편의 취지를 충실히 살릴 수 있도록 심사숙고해 합리적인 보완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슈&인사이트] 원화 강세는 진짜인가: SK하이닉스 착시와 재정의 그림자

8월 들어 외환시장의 공기가 바뀌었다. 7월 1일 장중 1560원 부근까지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한 달여 만에 1410원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7월 한 달 원화 절상률은 약 8.8%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연준과 달러스왑을 체결한 직후 환윤이 안정되기 시작했던 2009년 3월 이후 최대치 였다. 시장에서는 이미 “1300원대 진입" 전망까지 나온다. 불과 두 달 전 환율 1600원 대를 걱정하던 것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그러나 이 강세를 온전히 신뢰하기 어렵다. 아직까지 원화 강세는 상당 부분 한시적 요인이 만든 것이며, 환율을 1560원까지 밀어 올렸던 구조는 해체된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 있을 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8월 강세를 떠받친 힘의 성격을 뜯어보자. 가장 큰 공급원은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 대금, 약 265억 달러(40조원)의 환전이었다. 이는 반복되지 않는 일회성 유입에 불과하다. 여기에 수출업체들이 고점 인식에서 내놓은 네고 물량과 법인세 중간예납을 위한 계절적 환전 수요가 겹쳤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2.50%에서 2.75%)이 내외금리차를 좁혔으며, 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미·일 외환당국 개입이 달러를 강세를 누르는 구조였다. 이들은 일회성이거나, 계절적이거나, 경기순환적이다. 어느 것도 원화약세의 구조적 원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할 역설이 있다. 한국은 지금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 6월 경상수지는 497억 달러로 두 달 연속 역대 1위를 경신했고, 흑자는 38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수출은 처음으로 월 1000억 달러를 넘었다. 물론 반도체 호황에 원인이 있다. 우리가 아는 상식대로라면 세계 최상위권의 대외 흑자를 내는 나라의 통화는 당연히 강세를 지속해야 한다. 그런데 원화 환율은 지속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불과 몇 주 전 1560원을 넘봤다. 이 퍼즐은 자본수지에서 풀 수 있다. 반도체로 벌어들인 달러가 나라 안에 머물지 않고 있는 것이다. 6월만 해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316억 달러어치 줄여 역대 최대 순감소를 기록했고, 내국인은 해외 주식으로 돈을 계속 실어 날랐다. 경상수지가 환율의 양동이를 채우는 동안, 자본수지가 그보다 빠르게 물을 퍼내고 있다. 원화 약세는 애초에 무역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본 유출의 이야기라는 것이 이 퍼즐의 핵심이다. 환율이 강세와 약세를 줄타기하는 균형 위로 우리 정부의 재정이 한 발 딛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이번 정권들어 확고한 확장재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2026년 예산은 사상 처음 700조를 넘긴 728조 원으로 전년보다 약 8.1% 늘었고, 두 차례 추경과 국채 발행으로 국가채무는 GDP 대비 49%대로 올라섰다. 일부 추산은 채무비율이 비기축통화국이 경계하는 60%대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재정의 그림자가 희미해 보이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가 강력한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완충재는 반도체에 집중되어있으며, AI시장의 성장을 감안하더라도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경기순환적이다. 이 사이클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지속될 수 있을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반도체 사이클이 하락으로 접어들면 경상수지 완충재가 얇아진다. 바로 그 시점에 재정적자가 여전히 커지고 있고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계속된다면, 원화는 경상과 자본 양쪽에서 동시에 방어막을 잃는다. 이는 국제경제학에서 가장 경계하는 쌍둥이 적자 문제가 된다. 특히 우리와 같은 에너지 수입국에게는 바로 이 상품수지의 수입 쪽에도 급소가 있다. 호르무즈가 다시 조여 유가가 급등하면, 우리가 의존하는 흑자 규모도 얇아진다. 원화 강세는 한시적일 수 있다. 8월의 되돌림은 지나쳤던 약세를 교정한 것이고, 금리 인상과 달러 약세라는 원인도 작용했다. 그러나 가장 눈에 두드러진 원인은 일회성 ADR 환전과 계절적 세수였고 중장기적 구조의 전환이 아니었다. 환율를 1,560원까지 밀어 올렸던 구조는 아직 여전히 남아있다. 중장기적으로 1,400원이 지켜질지, 1,300원이 올지, 아니면 1,500원이 돌아올지는 단기적 달러 수급이 아니라 세 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반도체 사이클 지속 여부, 자본 유출, 그리고 재정 건전성이다. 환율 숫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경상수지와 재정수지를 함께 읽어야 한다. 1,410원은 승리의 세리머니가 아니라 일시정지일 수도 있으며, 바닥의 그림자는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다. bienns@ekn.kr

한미협상 이끈 여한구 통상본부장 전격 경질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전격 경질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0시를 기해 여 본부장을 직권면직했다. 여 본부장의 구체적인 면직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여 본부장은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 등 주요 통상 현안에서 실무 사령탑 역할을 맡아왔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산업부 통상정책국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공무원 신분을 일방적으로 박탈하는 정무직 인사의 직권면직은 정무직 인사에서 이례적 조치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미 협상과는 별개로 개인적 이슈가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쿠팡 이슈 등 민감한 통상 현안이 산적한 상황인 만큼 대미 통상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산업부는 박정성 통상차관보 주재의 비상 업무 체계를 가동해 당면한 현안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美 한국산 드론 15% 관세, 우대세율 적용?…정부 “세부 기준 협의”

미국 정부의 한국산 드론, 관련 부품에 최대 15% 관세 부과 조치에 정부가 우대세율 관련 세부 기준 등을 협의하고, 드론 업계에 미칠 영향도 점검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드론 및 핵심 부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포고령에는 한국 포함 일본과 유럽연합(EU), 리히텐슈타인, 스위스, 대만산 드론과 부품에는 최대 15% 관세를, 영국산 드론과 부품에는 최대 10% 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미국 정부는 드론의 우대세율 관련 “특례를 받으려면 해당 제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실질적으로 해당 국가와 미국에서 유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14일 “한국산 드론이 최대 15% 우대세율을 적용받기 위한 세부 인증 기준과 적용 범위 등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부처와 함께 국내 드론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히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드론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는 자국 내 드론 생산 역량을 확충하면서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사이버보안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포고령에 따라 오는 9월 3일부터 최대이륙중량 25㎏ 초과 드론, 열화상 카메라가 통합된 드론, 드론 도킹 스테이션, 일부 핵심 부품 수입에 대해 100% 관세가 부과된다. 열화상 장비를 탑재하지 않은 25㎏ 이하 드론에는 25% 관세가, 일부 부품은 내년 2월 9일부터 25% 관세가 각각 적용된다. 다만, 미 전쟁부 또는 연방통신위원회로부터 드론 관련 인증·승인을 획득한 기업의 제품은 내년 2월 9일까지 시행이 유예된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대만, EU 등 주요 동맹국 제품의 경우 핵심 부품과 기술이 자국산 또는 미국산임을 입증할 경우 총관세율이 15%를 넘지 않도록 상한을 설정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야간 거래 늘린다”…정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속도

정부가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후 야간 외환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원·달러 시장 선도은행을 선정할 때 심야시간 거래량에 더 높은 가중치를 줘 국내은행의 야간 거래를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계좌 없이 해외에서 원화를 보유 또는 이체할 수 있는 원화국제결제망 구축 작업도 내년 시행에 맞춰 속도를 내기로 했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열어 이 같이 밝혔다. MSCI 선진국 지수는 글로벌 펀드의 주요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 지수다. 한국 증시는 올해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을 높여 국내 자본시장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6일 외환시장 24시간 운영에 맞춰 전자 외환거래(e-FX) 가이드라인을 이달 마련한다. 상주 인력 없이도 안정적으로 외환거래가 가능하도록 해 금융기관의 인력과 비용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야간 외환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24시간 외환시장 운영 이후 거래량도 증가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은행 간 시장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73억9000만 달러에서 24시간 개장 이후 191억4000만 달러로 10.1% 늘었다. 증권결제 원화 유동성 부담 완화를 위해 결제촉진대금 제도도 개선한다. 현금으로만 납부 가능했던 예탁결제원 결제촉진대금은 다음 달부터 주식·채권으로도 납부할 수 있다. 오는 10월부터 결제 당일 장내시장에서 받을 예정인 증권도 담보로 인정한다. 앞으로 결제촉진대금을 내지 않고도 증권을 먼저 받을 수 있게 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사용을 늘리기 위한 원화국제결제망도 구축한다. 정부는 오는 9월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정식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 8대 분야 39개 과제 중 30건(77%)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한국예탁결제원 등 관계기관은 올해 중 3개 과제를 추가로 이행한다. 허 차관은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이후 거래 불발 등 사고 없이 원활하게 시장 인프라가 가동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도 주요국 통화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정부, KDI 동시에 최근 경제 리스크 “고물가·고용 부진”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동시에 고물가와 청년 등 고용 둔화를 최근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지속된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선데다 잇따른 폭염으로 먹거리 가격도 들썩이고 있어서다. 청년 취업자는 19만명 넘게 줄면서 4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일자리 주력 업종인 제조업, 건설업의 고용 부진도 심화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통해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취약계층의 어려운 고용여건 등 민생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조로 수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높은 물가 상승세와 고용 둔화가 자칫 경기 회복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조성중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제조업, 건설업에 이어 최근 농림어업도 취업자가 많이 줄고 있고, 청년 고용 여건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 회복 흐름이 민생으로 더 빨리, 더 넓게 확산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13일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중동전쟁 장기화와 역대급 폭염, 일부 지역의 가뭄이 겹치며 고용과 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앞서 KDI가 고물가와 고용 부진이 개선세인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과 일맥상통한다. KDI는 지난 8일 '경제동향 8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은 수준을 보이고 고용 여건도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표로 보면 7월 소비자물가는 2.8%로 6월(3.2%)보다 상승 폭이 다소 줄었지만 8월에 다시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정세가 격화되면서 유가가 다시 오르고, 올 여름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마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개방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배럴당 90달러까지 치솟았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24.7%에서 15.5%로 떨어지면서 7월 물가 상승률을 눌렀지만 유가의 오름세 전환으로 향후 물가가 다시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폭염과 가뭄에 따른 수급 차질로 농축수산물 가격마저 들썩이면서 8월부터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로 소득이 있어야 소비와 투자 여력이 생기는데 내수를 뒷받침하는 고용 상황도 녹록지 않다. 7월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8000명 늘었지만 청년층만 보면 취업자 수가 19만1000명 줄어 4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청년층 고용률은 44.2%로 1.6%포인트(p) 떨어진 반면 실업률은 6.8%로 1.3%p 상승하며 유독 청년들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또, 일자리 주력 업종인 제조업이 6만8000명 줄면서 25개월째. 건설업은 5만7000명 줄며 27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됐다. 조 과장은 “청년도 공개 채용에서 경력직 선호로 바뀌고, 제조업 자동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일자리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도 중동 불확실성으로 유가와 함께 자동차 등 내구재 가격에 폭염으로 먹거리 물가마저 오르는데 일자리 부족으로 소득이 줄면 개선세인 소비도 다시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 지속으로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상존해 향후 소비, 수출 개선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전쟁 장기화와 폭염·가뭄에 대비한 농축수산물 가격과 수급 안정 방안과 함께 일자리 회복 방안을 고심 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주요 품목 수급 관리, 물가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며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도 조속히 발표하고, 제조업·건설업 등 부진 업종 맞춤형 고용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구미 여성기업인 한자리에…“현장 애로 듣고 지역경제 해법 찾는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 구미분과 월례회 개최 김춘남 구미시의회 부의장 참석…경영 애로·기업 간 협력 방안 논의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지역 여성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영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여성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14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 구미분과위원회는 지난 13일 지역 회원 경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월례회를 열고 여성기업인 간 소통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춘남 구미시의회 부의장이 참석해 여성경제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지역 여성경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월례회에서는 여성기업인들이 실제 경영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 여성기업 간 네트워크 확대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회원들은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여성기업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기업 간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판로와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이 중소 여성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과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 부의장은 구미시의회 4선 의원으로 제10대 구미시의회 전반기 부의장을 맡고 있다. 여성의 권익 향상과 여성정책에 관심을 두고 여성들의 경제·사회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미분과위원회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여성경제인의 경영 역량을 높이고 지역사회와의 협력 기반을 넓혀 여성기업의 사회·경제적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남영남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장은 “월례회가 회원들이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여성경제인들이 지역경제의 중요한 주체로 더욱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회원 간 교류와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는 경북지역 여성기업인의 권익 향상과 경영 지원, 판로 확대,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2개 시·군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 여성기업인들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 경제의 저변을 넓히려면 여성기업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한 축으로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월례회가 현장의 애로를 정책과 기업 지원으로 연결하는 실질적인 협력 창구로 자리 잡을지가 관건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공장 증설 빨라진다…“산단 규제 풀고, 2.5조 투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공장을 추가로 지을 때 건축허가 변경없이 허가를 내 줘 준공이 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조5000억원 규모 투자가 조기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반도체 기업이 실증시설 운영 법인에 지원할 경우 증여세도 비과세된다. 구미·포항 국가산업단지 입주 대상에 이차전지 관련 자원재생(리사이클링) 업종도 추가하는 방식으로 규제가 완화된다. 정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현장중심 기업투자·혁신 1차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당장 기업 수요가 있는 현장대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규제를 풀고,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취지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산업단지 내 공장을 증설할 때 별도 신규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행 건축법 상 '1대지 1허가' 원칙에 따라 공장 건설 도중 계획에 없던 건축물을 추가하려면 기존 건축허가를 바꿔야해 증설이 지연됐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건축법 개정을 통해 증설 건축물은 기존 건축허가와 달리 별도 허가를 내 줄 계획이다.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면 2조5000억원 규모 투자도 조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반도체 기업 등이 실증 지원법인 '트리니티 공장(팹)'에 출연할 경우 증여세도 비과세한다. '트리니티 팹'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양산 전 단계에서 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실증시설이다. 정부는 세제 혜택을 통해 약 8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구미·포항 국가산단에는 이차전지 관련 재자원화(리사이클링) 업종도 입주가 가능해진다. 현재 산단에는 이차전지 연관 제조업만 입주할 수 있고, 폐기물 관련 업종인 리사이클링 기업은 입주가 제한됐다. 재자원화 산업은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 등을 추출하는 이차전지 공급망 관련 핵심 공정이다. 정부는 이차전지 업종의 입주 관련 규제를 푸는 내용으로 올 하반기 산업단지계획과 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한다. 이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바이오 제조시설은 청주시 소유 녹지를 산업용지로 변경한다. 산업용지 내 공장 증설을 통해 약 5300억원 규모 투자가 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는 음료제조업 전용 부지에 식료품 업체도 입주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산단 내 입주 가능 업종으로 분양률이 낮은 음료제조업에 식료품 업체를 추가, 35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신산업과 재생에너지 100%(RE100) 산업의 산업단지 입지 규제도 완화한다. 정부는 모든 업종의 입주가 가능한 '제한업종 계획구역' 지정 한도를 기존 30%에서 50%로 늘리고, 업종 특례지구 요건도 낮추기로 했다. 주환욱 재경부 정책조정관은 “이번 과제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도록 지속 관리하겠다"며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 녹색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2차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 기업 혁신과 투자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E칼럼] 이상기후 시대의 에너지 복지

올여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방콕을 웃도는 일이 일어났다. 대기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중·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뜨거운 공기가 두텁게 쌓여서 생긴 현상이다. 기상청은 지난 6월 기존 폭염주의보, 폭염경보 보다 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다. 올여름 이 폭염중대경보가 전국적으로 수차례 발령되었다. 폭염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되는 지역 중, 체감온도가 38도 이상 또는 기온이 39도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으로 인한 생명 위협 등 중대한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극단적 고온이 예측될 때 발표되는 최상위 경보다. 서유럽과 미국 서부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 현재의 폭염을 엘니뇨 때문이라는 기사를 내보낸다. 엘니뇨는 지구 온난화 이전부터 존재한 태평양 해양-대기 시스템의 자연적인 변동성 중 하나이다. 기상학자들은 기후변화와 엘니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다. 지구 자전과 적도 부근의 대기 순환으로 인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이 생긴다. 대항해시대에 범선들은 이 바람을 이용해서 무역을 했다. 이 바람을 무역풍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다. 무역풍은 저위도 지역에서 1년 내내 일정하게 부는데, 태평양의 바닷물을 서쪽으로 밀게 된다. 이 때문에 태평양 동부에서는 바닥의 해수가 위로 올라오면서 바닥에 깔려있던 풍부한 영양분도 같이 올라와 황금어장이 형성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무역풍이 약해질 때가 있다. 무역풍이 바닷물을 미는 힘이 약하다보니 온도가 낮은 바다 깊숙한 곳의 해수가 적게 올라와서 바다 표면의 수온이 오르게 된다. 그리고 바다 바닥에 깔려있던 영양분이 위쪽으로 적게 올라오니, 물고기들도 위로 올라오지 않아 어획량 감소로 이어진다. 페루와 에콰도르 연안에 몇 년에 한 번씩 크리스마스 시즌에 물고기가 많이 없는 것을 어부들이 발견했다. 이러한 온난기에 어부들은 조업을 쉬며 장비를 수리하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어민들은 이 시기를 아기 예수가 준 크리스마스 휴가라고 여겨 엘니뇨(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라 부르기 시작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적도 태평양의 수온이 몇 달 연속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을 때 엘니뇨 발생을 선언한다. 엘니뇨 현상은 일반적으로 2~7년 주기로 발생하며, 보통 9~12개월 동안 지속된다. 대개 3월에서 6월 사이에 발생하기 시작하여 11월에서 2월 사이에 최고조에 달하며, 발생 다음 해에 지구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NOAA는 지난 6월 열대 태평양에서 엘니뇨가 발생했다고 발표하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미국 남부와 멕시코 지역은 강우량이 높아지는 반면, 미국 북부 지역과 캐나다는 건조한 날씨를 보이기도 한다. 아시아, 호주, 중앙아프리카, 아프리카 남부엔 가뭄이 찾아오곤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엘니뇨로 인한 올겨울 기상 이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폭염, 엘니뇨와 같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미치지 않는다. 이상기후가 심해질수록 그 충격은 냉난방 여건이 취약한 계층에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전가된다. 이는 기후위기가 곧 복지의 문제로 직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에너지 바우처 제도는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2015년부터 저소득층의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2019년부터는 여름철 냉방비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지원규모는 1인 세대 295,200원부터 4인 이상 세대는 701,300원까지다. 올해부터는 에너지 비용이 월세 등에 포함되어 에너지 바우처로 직접 결제가 어려운 경우에는 에너지 비용을 현금으로 지원한다.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를 직접 방문하는 서비스도 확대한다. 한국에너지공단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을 통해 에너지 위기 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이상기후 시대에, 우리 이웃들의 사회 안전망을 튼튼하게 만드는 에너지 복지에 더 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bienns@e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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