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확대의 숨은 변수… 핵심 광물을 확보하라

재생에너지 확대의 숨은 변수… 핵심 광물을 확보하라

재생에너지 확대 경쟁은 발전설비를 얼마나 빠르게 늘리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터빈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도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비용을 좌우한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발표된 연구는 유럽연합(EU)의 태양광·육상풍력·해상풍력 확대 계획을 분석해 에너지 전환이 막대한 광물 수요를 동반한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제시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조기 달성을 추진하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도 광물 공급망을 에너지 정..

[2026 국감] 김동철 한전 사장 “미 웨스팅하우스 기술료 20억달러는 상한선”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한국과 미국 간 원자력 발전 프레임워크에서 미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하기로 한 1기당 기술 사용료 20억달러에 대해 “20억달러는 상한 가이드라인으로, 전부 내기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할 기술 사용료를 1기당 20억달러(한화 약 2조6900억원)으로 프레임워크를 통해 조성한 것으로 안다"며 던진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는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의 일환으로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고, 이 중 2기를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으로 짓는다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월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타협협정(SA)에 따라 불가능했던 미국 시장 APR1400 진출을 이번에 허용하는 대신 한전·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에 지불할 기술 사용료를 새로 정했다. 기존 SA는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시절 한수원을 비롯한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를 수주한 것을 계기로 한전·한수원이 기술 사용료를 3억5000만달러 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은 “두코바니 원전 수주와 관련해 SA를 이유로 '매국 계약'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지만, 이번에 새로 합의한 20억달러도 엄청난 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20억불은 상한 가이드라인이고, 이 범위 내에서 앞으로 웨스팅하우스와 구체적인 협상을 해나가겠다"면서도 “(2025년 당시) SA 협상을 할 때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인수 추진에 대해서는 “웨스팅하우스와 관계가 좋아지고 미국 시장 진출이 용이해진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웨스팅하우스 기업 실사를 통해 최대한 합리적으로 인수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 국감] 김동철 한전 사장 “한전채 한도 축소 대비해 전기요금 인상 필요”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 대비 한전채 발행 배수 한도가 내년 말 5배에서 2배로 줄어드는 점을 들어 “한전의 자구노력도 필요하지만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력망 재원 마련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한전 부채비율 감축을 위한 재정 투입 필요성에 관한 정 의원의 언급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2024년 70%가량 인상된 뒤 8분기 연속 동결됐고, 가정용 전기요금은 2023년 이후 14분기 연속 유지됐다. 반면 한전의 총부채는 200조원을 넘어섰고 하루 이자 비용으로 100억원가량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요금 동결과 재무 부담 속에서 한전법에 따른 한전채 발행한도는 내년 말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에서 기존 규정인 2배로 환원된다. 원래 2배였지만 지난 2022년 대규모 적자에 따른 재정부담으로 한전법을 개정해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5배로 확대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뒷받침할 전력망을 구축하는 문제에 관해 김 사장은 “여러 가지 재무 여건이 어렵기는 하지만 전력망 투자를 최고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남 반도체 산단을 위해 전력망을 이중화자는 정 의원의 질의에는 “현재 한전이 관리하는 전략망은 단일망이 거의 없고, 쌍방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 전력망이 고장나더라도 다른 전력망으로 일시적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산자중기위 위원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전기료 20조원과 5조원 선납을 제안한 것과 관련한 한전 입장을 묻자 김 사장은 “한전의 재무 문제를 기업들의 전기료 선납만으로 해결하는 건 잘못이지만, 전기료는 국민에 부담을 크게 주기 때문에 전기료 조정(을 통한 재무 문제 개선)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내년 말까지 한전채 발행 한도가 줄어드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여유 자금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러우戰 수준’ LNG·유가…유럽 비축↓·중동 확전에 겨울 가격불안↑

3월 시작된 중동전쟁의 여파가 올 가을에도 이어지면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수준을 넘보고 있다. 여름철 국제 가격이 잠시 수그러드는 듯 했지만, 중동산 공급 차질로 물량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우려되자 호주나 미주 등 다른 곳에서 생산된 LNG·원유 가격까지 뛰는 것으로 해석된다. LNG는 비축량이 지난해 수준을 하회하는 유럽과 또 다른 주요 수요처인 동북아시아가 겨울을 맞이하고, 원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올 겨울 가격 급등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오후 12시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2.96달러로 이달 내내 100달러대를 유지했다. 지난달 9일 약 4개월만에 100달러선을 다시 넘긴 뒤 100달러 전후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동북아시아 LNG 가격 지표인 LNG JKM(일본·한국 지표) 선물 가격은 지난 10일 오전 7시 기준 MMBtu(100만BTU, 1BTU는 대기압에서 물 1파운드를 화씨 1도 가열하는데 필요한 열량)당 25.9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14일부터 한달 가까이 종가 기준 25달러선을 상회한 것이다.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올해 초 중동 전쟁 초반 상황과 유사하다. LNG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고 전쟁을 치르던 2021년 8월~2022년 12월에 잠깐을 제외하고 25달러보다 높았고, 한때 5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중동위기가 시작됐던 올해 3월에도 20달러를 넘지 않았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100달러선을 상회했던 기간은 2022년 2~8월, 올해 3~5월이었다. 문제는 이번 겨울이 지날 때까지 이 같은 가격 불안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급 자체는 큰 문제가 없지만, 카타르 LNG 생산설비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설비 복구가 늦어지고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 중동 지역 핵심 항로가 언제 막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카타르산 LNG 수급 차질 여파는 4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7월부터 글로벌 및 국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LNG의 주요 수요처 중 하나인 유럽 지역은 지난해보다 겨울 대비 비축량이 적어 위기 상황에 더 취약해졌다. 유럽지역 가스 사업자들의 모임인 가스인프라유럽(GIE)은 지난 1일 기준 유럽의 가스 비축량이 전체 저장용량의 72%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11% 적은 740억 ㎥로 집계했다. GIE는 큰 변수가 없다면 유럽이 겨울철 가스 수요에 대응할 유연성을 충분히 갖췄지만, 가스 비축량이 역대 최저 수준이고 LNG 가용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 여유분이 빠듯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중심의 연맹체와 친(親)이란 세력으로 분류되는 후티 반군 간 격화하는 전쟁과 이에 따른 수니파-시아파 갈등 재점화 가능성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달 들어 사우디 주요 공항과 정유시설을 잇따라 공격하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미군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됐던 중동 전쟁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유럽 상황에서 올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더 낮아지면 주요 수입처인 유럽과 동북아 국가들 사이에서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스팟 계약 물량의 가격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여름부터 수량 감소로 파나마 운하의 통항 여유가 빡빡해지면서 동북아 국가들 입장에서는 미주에서 나는 LNG를 들여올 때 파나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해야 하는 점도부담 요인이다. 장기 계약 물량이라도 사업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에 원유 가격 변동폭이 5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LNG 시장 구조 때문에 가격 불안이 더 증폭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겨울에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평균 기온이 1도만 내려가도 수요 증가로 LNG 가격이 급등할 수 있지만, 겨울철 날씨는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쟁으로 손상을 입은 중동 지역 LNG와 원유 생산 시설의 복구가 안되고 있다는 변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며 “글로벌 LNG 시장 가격 변동은 7월부터, 국제 유가 변동은 8월 말부터 국내 LNG 수급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해 국내 발전 원가에도 영향이 시작됐다"며 “일반 소비자용 전기료 조정과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폐지 등으로 국내 LNG·원유 수요를 조절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 국감] 한전, 삼성·SK에 ‘전기료 25조 선납’ 제안 배경…“사채비율 낮추려”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25조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한 이유로 사채 발행 규모를 줄여야 하는 재무적 부담이 있었던 배경을 밝혔다. 한전은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망 구축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2027년 말까지 사채발행배수를 2배 이하로 낮추기 위해 선납 방안을 제시했지만 기업들의 거절로 무산됐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재군 한전 전력계통부사장은 전기요금 선납 제안 배경에 대해 “현재 사채발행한도가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5배까지인데 2027년 말까지 2배 이하로 줄여야 한다"며 “20조원 이상을 선납받으면 그 범위를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치 전기요금에 해당하는 약 25조원을 미리 납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호남 반도체 산단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재원을 확보하면서 한전의 재무 부담도 완화하려는 취지였지만 기업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전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연료비 급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채발행한도를 기존 자본금·적립금 합계의 2배에서 5배로 한시적으로 확대했다. 다만 특례가 끝나는 2027년 말까지 다시 2배 이하로 낮춰야 한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날 “한전 입장에서는 사채 발행 배수를 2배 이내로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선납 방안이 마련된 과정도 국감에서 도마에 올랐다. 김 사장은 해당 방안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의 정책 제안과 법안 발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전이 구체적인 선납 계획을 설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호남 반도체 산단 전력망 구축 비용을 둘러싼 분담 방식도 공개됐다. 1단계 전력 공급 설비 구축에는 총 1조4000억원이 필요하며, 한전 부담은 20% 미만이고 나머지는 실사용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부담하는 구조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용 라인이기 때문에 수요자가 비용을 부담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특별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산업기반시설 조성·운영 비용을 지원할 경우 기업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김 사장은 “반도체특별법 지원이 없을 때는 한전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전력 사용 비중에 따라 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대통령은 묵힌 농지 전용해 태양광 주문…햇빛소득마을선 “농사 병행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묵힌 농지를 전용해 태양광 발전에 적극 활용하자고 주문했지만, 정작 정부의 햇빛소득마을 사업에서는 특별법 통과에 따라 농지에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농사를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으로 추진하도록 공고했다. 대통령의 농지 태양광 발언 이후 농지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실제 사업에서는 농지 보전에 무게를 둔 기준을 적용하는 모습이다. 12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햇빛소득마을 추진단은 지난달 17일부터 진행한 3차 선정 과정에서 농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영농형 태양광 방식으로 추진하도록 안내했다. 기존에는 영농형 태양광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지만 3차 선정부터 이 같은 내용이 추가됐다. 일부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농지를 활용해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참여하려면 사실상 영농형 태양광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다만 추진단 관계자는 “농지를 전용한 일반 태양광까지 제한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농지 상태를 유지하면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영농형 태양광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쳐 농지를 전용하면 일반 부지와 마찬가지로 일반 태양광으로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진단은 오는 12월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내용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이 직접 태양광 발전사업을 운영하고 그 수익을 마을 사업으로 사용하는 현 정부의 주요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이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농촌 소득 증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중소규모 태양광 보급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 700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에 3000개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작물 재배를 지속하면서 농지 상부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일반 태양광보다 구조물을 높게 설치하고 패널 사이 간격도 확보해야 해 동일한 발전용량을 설치하는 데 상대적으로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다만 영농형 태양광은 아직 관련 법 시행을 앞둔 초기 단계다. 지난 6월 제정된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오는 12월 17일부터 시행된다. 현재 시행령 등 하위법령 마련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실증사업 위주로 운영돼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사업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는 100킬로와트(kW) 규모 영농형 태양광 발전에 따른 농가의 연간 예상 순수익을 624만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추정치인 999만원보다 375만원(37%) 줄어든 수준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농지 태양광 확대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농지를 전용해 태양광 사업을 하면 수익이 꽤 높은 것 같더라"며 일반 농사보다 높은 소득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특히 농업진흥지역의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에도 “그게 아닌 나머지 묵어가는 농지들은 태양광 시설에서 전기를 팔면 농사짓는 것보다 몇 배 낫다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 영농을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태양광과 별개로 방치된 소규모 농지를 발전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주문한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 직후 농지 훼손 우려가 정치권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농민 몰아내서 결국 태양광이냐'는 피켓을 내걸며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와 대통령의 태양광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농지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한 조사를 태양광과 연결하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영농형 태양광은 아직 일반 태양광에 비해 사업성과 보급 여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농지를 활용한 사업을 영농형으로 제한한다면 농민 반발은 피해도 태양광 보급 확대에는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탄소중립, 시민이 직접 만든다…수원시 ‘생활 속 녹색전환’ 실험

제2회 탄소중립 한마당 고색역서 개최…주민실천단이 직접 기획 폐현수막 우산·자원순환 장터·가족 체험으로 환경 실천 생활화 행정 주도 넘어 시민 참여형 탄소중립 모델 확산 추진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탄소중립은 거대한 산업시설이나 정부 정책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버려진 현수막을 우산으로 다시 만들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이웃과 나누며, 가족이 함께 에너지 절약 방법을 배우는 일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출발점이 된다. 경기 수원시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실천을 도시의 탄소중립 정책과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수원특례시는 지난 11일 고색역 상부공간 일원에서 '탄소는 줄이고, 참여는 더하고'를 주제로 제2회 탄소중립 한마당을 개최했다. 시민들이 환경문제를 어렵게 받아들이기보다 놀이와 체험을 통해 친환경 생활 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마련한 행사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탄소중립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와 아이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지금부터 실천해야 할 약속"이라며 “탄소중립 정책에 시민 한 분 한 분의 실천이 더해질 때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실천단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했다는 점이다. 행정기관이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이 환경 실천의 주체로 참여하도록 했다. 탄소중립을 정책 구호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게 하려는 취지다. 행사장에는 '실천해영·구경해영·다시써영·놀아영' 등 친근한 이름을 붙인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가족이 함께 환경문제를 풀어보는 골든벨을 비롯해 탄소중립 체험·홍보부스, 자원순환 플리마켓, 버스킹과 초청공연 등이 이어졌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생활 방식을 다양한 활동으로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특히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우산을 활용한 공동 퍼포먼스가 눈길을 끌었다. 이재준 수원시장과 청소년 대표 등 참석자들은 우산을 펼쳐 '탄·소·중·립·수·원'이라는 메시지를 완성했다. 행사 홍보 등에 사용한 뒤 버려지기 쉬운 현수막을 새로운 생활용품으로 활용함으로써 자원순환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전달했다. 탄소중립 그린도시 팝업 공간인 '웰니스 스테이션'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시민들은 자원 재사용과 친환경 소비의 의미를 배우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봤다. 수원시는 이날 탄소중립 실천에 기여한 주민실천단과 지역 주민 등 5명에게 표창을 수여하며 시민 주도 활동의 성과를 격려했다. 이번 행사는 탄소중립 정책의 성패가 시민들의 참여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방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제도를 마련하더라도 시민들의 소비와 이동, 에너지 사용 방식이 달라지지 않으면 정책 효과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축제의 성과를 참여 열기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행사장에서 경험한 친환경 생활 방식이 실제 가정과 직장, 지역사회에서 얼마나 지속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민실천단의 활동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생활권별 자원순환과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수원시는 앞으로 시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탄소중립 프로그램을 확대해 생활 속 실천 문화를 확산하고, 시민과 함께 '탄소중립 그린도시 수원'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탄소중립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책이 방향을 제시한다면 변화를 현실로 만드는 것은 시민들의 반복적인 실천이다. 고색역에서 펼쳐진 작은 녹색 실험이 일상으로 이어질 때 수원의 탄소중립도 구호를 넘어 도시의 새로운 생활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바다를 오염시킨 쓰레기가 예술로…경기도, 해양환경의 가치 다시 묻는다

11월 13일까지 경기해양안전체험관서 '바다·숨·빛' 특별전 해양오염 실태부터 폐자원 예술작품까지…관람·체험 결합한 환경교육 바다유리·폐자원 활용 프로그램 운영…일상 속 환경보호 실천 유도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바다에 버려진 유리 조각이 장신구로 다시 태어나고, 쓸모를 잃은 해양쓰레기는 예술작품으로 변신한다. 한때 바다를 오염시키던 폐기물이 이제는 바다를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소재가 된 것이다. 해양쓰레기를 단순히 치워야 할 대상으로 보는 데서 벗어나 자원순환과 환경보호의 가치를 함께 생각하게 하는 전시가 경기도에서 열린다. 경기도는 12일부터 11월 13일까지 경기해양안전체험관 1층에서 '2026 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 전시회-바다, 숨, 빛'을 개최한다. 경기도 해양수산과가 주최하고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해양오염의 현실을 알리는 동시에 버려진 자원이 새로운 쓰임을 얻는 과정을 통해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는 '바다', '숨', '빛'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따라 이어진다. 관람객이 먼저 해양쓰레기의 피해를 확인하고, 폐자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본 뒤 환경보호 실천을 다짐하도록 구성했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전시에서 벗어나 관람객의 참여와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시도다. '바다' 공간에서는 해양쓰레기로 인한 생태계 피해를 담은 사진 15점 안팎을 선보인다. 바닷속과 해안에 버려진 쓰레기가 해양생물과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평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해양오염 문제를 구체적인 장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공간이다. 이어지는 '숨' 공간에서는 버려진 자원이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지역 예술작가팀 '낮 12시'의 업사이클링 작품 '만선_바다에서 건져 올린 무거움'을 비롯해 '찾아가는 해양환경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의 창작물과 업사이클링 제품을 전시한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은 환경교육이 지식 습득에 머물지 않고 창작활동과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빛' 공간은 관람객이 직접 완성하는 참여형 전시장이다. 골판지 소재인 허니콤보드로 제작한 산호초 모형에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다짐을 적은 메모지를 붙이는 방식이다. 해양오염의 현실을 확인하는 데서 출발한 관람이 생활 속 실천을 약속하는 과정으로 마무리되는 셈이다. 체험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폐자원을 활용해 제작한 픽셀 자석으로 해양생물을 표현하는 '픽셀 아트 체험'은 전시 기간 상시 운영된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는 바다에 버려진 유리 조각을 활용해 자신만의 열쇠고리를 만드는 '바다유리 키링 만들기'도 진행된다. 관람객이 폐자원을 직접 다뤄보면서 쓰레기로 여겼던 물건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체감하도록 했다. 이번 전시는 해양쓰레기 문제를 환경교육과 문화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환경보호를 어렵고 추상적인 과제가 아니라 직접 보고 만들며 배울 수 있는 생활 속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폐자원을 활용한 예술작품이 해양오염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고, 육상에서 버려진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전시장에서 얻은 경험이 일상적인 분리배출과 일회용품 사용 감축, 해양환경 보전활동으로 이어질 때 환경교육의 실질적인 효과도 커질 수 있다. 임동수 경기도 해양수산과장은 “무심코 버려지는 해양쓰레기가 예술작품과 교육적 결과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도민들에게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마련했다"며 “많은 도민이 일상 속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실천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다를 살리는 일은 거창한 구호보다 작은 생활습관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버려진 쓰레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이번 전시가 단순한 관람을 넘어 해양환경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고, 도민들의 지속적인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AI로 폐기물 찍으면 배출법 ‘척척’…은평구서 분리배출 앱 실증

스마트폰으로 버릴 물건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폐기물 종류를 식별하고 배출 방법까지 알려주는 서비스가 서울 은평구에서 시작된다. 대형폐기물은 별도의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에서 수거 신청과 수수료 결제까지 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13일부터 서울 은평구 주민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 '내 손안의 AI 폐기물 처리 도우미, 가져가' 실증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앱은 과기정통부 '공공 AX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AI 기반 폐기물 처리 지원 앱이다. 지역마다 다른 폐기물 배출 규정과 절차를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앱 사용 방법은 버리려는 물건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AI가 해당 품목을 자동으로 인식·분류한다. 이후 이용자의 위치정보(GPS)를 토대로 거주 지역의 배출 요일과 수수료, 분리배출 방법 등을 안내한다. 가구나 가전제품 등 대형폐기물 처리도 앱에서 가능하다. 배출 품목을 확인한 뒤 수거 신청부터 수수료 결제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은평구 실증에서 AI의 폐기물 식별 정확도와 서비스 편의성, 안정성 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용자 의견과 운영 데이터를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지방정부의 수요와 유지관리 여건 등을 고려해 적용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고응 기후부 자원순환국장은 “복잡한 폐기물 배출 절차로 인한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반의 자원순환 행정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은평구 시범 운영을 통해 지방정부 현장 여건에 최적화된 안정적인 모범사례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은평구 주민은 13일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가져가'를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재생에너지 확대의 숨은 변수… 핵심 광물을 확보하라

재생에너지 확대 경쟁은 발전설비를 얼마나 빠르게 늘리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터빈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도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비용을 좌우한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발표된 연구는 유럽연합(EU)의 태양광·육상풍력·해상풍력 확대 계획을 분석해 에너지 전환이 막대한 광물 수요를 동반한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제시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조기 달성을 추진하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도 광물 공급망을 에너지 정책의 핵심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EU 재생에너지 확대에 구리 582만 톤 필요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대니얼 M. 캐먼 교수 연구진이 수행한 이 연구는 EU 27개 회원국의 2050년까지 태양광과 육상·해상풍력 설비 확대에 필요한 광물 수요를 추산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계획대로 달성하는 시나리오에서 누적 수요는 구리 582만6100 톤, 아연 431만8900 톤, 실리콘 297만6700 톤, 희토류 원소 7만4200 톤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세계 연간 생산량의 각각 약 25.3%, 36%, 64.7%, 19%에 해당한다. 이 비율만으로 향후 공급 부족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재생에너지 확대가 광물 생산과 가공 역량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상풍력 위주 경로도 희토류 수요 크게 안 줄어 연구진은 세 가지 설비 확대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EU의 태양광·육상풍력·해상풍력 확대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전체 목표 달성 시나리오 △ 세 발전원의 설비 확대가 모두 계획보다 늦어지거나 목표에 미달하는 전반적 확대 지연 시나리오 △ 해상풍력은 높은 수준으로 확대하지만, 태양광과 육상풍력은 목표에 미달하는 해상풍력 우선 시나리오 등이다. 분석 결과, 해상풍력 중심의 경로에서는 희토류 수요가 2050년까지 6만9200 톤으로 추산됐다. 전체 목표 달성 시나리오의 7만4200 톤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해상풍력 터빈에 쓰이는 직접구동식 발전기의 영구자석에 희토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발전설비의 총량뿐 아니라 기술 구성에 따라서도 광물 수요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희토류 정련과 영구자석 제조 역량의 9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원료를 확보하더라도 가공과 부품 제조가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다면 공급망 위험은 여전히 남는다. ◇한국도 설비 목표와 광물 전략 함께 세워야 이 연구는 EU를 대상으로 했으므로 제시된 수요량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목표와 기술 구성, 수입 구조를 반영한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정책적 함의는 분명하다. 발전용량뿐 아니라 핵심 광물의 종류와 물량, 공급국·가공국의 집중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과 연계해 광물 수요를 전망하고, 해외 광산 투자와 장기 구매계약, 정련·가공 분야의 국제 협력, 핵심 부품 비축과 재활용 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도 공급처 다변화와 재활용 원료 활용, 광물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 개발을 통해 가격 변동과 공급 차질에 대비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전기차와 배터리, 전력망·송전 설비, 에너지저장장치에 필요한 광물을 포함하지 않았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 시스템 전체의 광물 수요는 논문 추정치보다 클 수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발전설비 설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광물 조달부터 가공·제조, 사용 후 자원 회수까지 공급망 전반을 설계해야 한다. 한국의 에너지 전환 전략도 보급 목표와 이를 뒷받침할 핵심 광물 확보 전략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RPS 제도 개편에 부쳐

지난 6일 국정감사장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내년부터 10GW 이상"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에 3.4GW, 2025년에 3.8GW 늘어난 태양광 발전 설비는 올해 상반기에 2.3GW가 증가했다. 연말까지는 약 5GW를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김 장관의 답변대로 이루어지려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두 배 이상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설치되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지원 제도인 공급의무화제도(RPS)의 개편을 위한 대국민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밝힌 정부 개선안의 첫 번째 내용은 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은 별도의 입찰 시장을 개설하여 정부가 제시한 상한가 이내에서 한전이 사들인다는 것이다. 둘째는 현재 해마다 정해진 양의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의무를 지고 있는 대형 발전사들에게 '보급' 의무를 지게하여 대규모 설치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입찰 시장을 개설한 것은 어떠한가? 용량 1MW 이상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는 이미 어느 정도 다른 발전원과 경쟁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 입찰을 해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그러나 500kW 이하의 소규모 태양광은 입찰로 인한 수익 보장의 효과는 미미한 반면 생산 비용만 늘어날 뿐이다. 지금도 장기고정가격 입찰과 인증서 관리 등이 어려워 업체에 매월 수수료를 내고 대행하는 개인사업자들이 많다. 입찰 시장에서 정부가 상한가를 정한다는 것은 해마다 생산비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500kW 이하 소규모 태양광에 대해서는 기준가를 정해 한전에서 구매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소규모 사업자뿐만 아니라 전력시장과 한전을 비롯해 전력당국의 업무와 비용도 개선안보다 줄어든다. 태양에너지는 공짜로 주어지지만 매우 공평하고 적은 양이다.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의 복사에너지는 분당 약 1cal/㎠, 와트로 환산하면 1㎡당 700W 정도이다. 한전이 소유한 땅이라고 해서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받는 게 아니다. 하여 태양광 발전 산업은 많은 소생산자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마치 벼농사와 같다. 전국에 산재한 무논에서 벼농사를 지어야 하니 더러 대농도 있지만 중소농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태양광 보급에서도 나타난다. 신규 태양광 설비에서 1MW 이상의 대규모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3.1%, 2024년 26.7%, 2025년 19.4%, 올 상반기는 18%에 불과하다. 그나마 벼농사는 호남평야나 서산 간척지 같이 대규모 농지가 있지만 태양광 발전을 위한 대규모 부지를 마련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소형 태양광 발전 사업자의 참여를 용이하게 하고 생산비를 줄여주는 일이 태양광 발전 보급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소규모 태양광 만으로는 산업용 전력과 기술 발전에 따라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가 없으니 대규모 태양광 발전 부지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대규모 태양광 발전의 보급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부지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보급 의무를 지는 대형 발전사들은 어디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것인가? 새만금 간척지와 휴전선 접경지역 등이 거론되지만 그 양은 한계가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기획 입지를 개발하지 않는 한 개별 발전사가 대규모 부지를 개발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부지만 있다면 대형 발전사가 아니라도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할 민간의 여력은 충분하다. 과연 이런 제도 정비로 “내년부터 재생에너지 10GW 이상" 설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소규모 태양광까지 입찰을 유지하거나 태양광 발전 보급의 방점을 대규모 발전에 둔 것은 태양광 발전 산업이 가진 성격을 살리기 보다는 대형화한 설비와 관리 체계로 운영되는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 체제의 관성을 추수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산업의 특성을 도외시한 정책은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고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불러온다. 유사한 산업의 경험을 가진 나라로서 현명한 정책 수립과 시행을 기대한다. bienn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