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빅테크 협약, 말뿐인 MOU”…12차 전기본 ‘AI 데이터센터 20GW’ 거품 논란

“해외 빅테크 협약, 말뿐인 MOU”…12차 전기본 ‘AI 데이터센터 20GW’ 거품 논란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확대를 반영해 중장기 전력수요 전망치를 대폭 상향한 것을 두고, 국내에 추진 중인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계획의 상당수가 실제 수요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영리 기후·에너지 정책 싱크탱크 사단법인 넥스트는 2일 이슈브리프 '냉정과 열정 사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불확실성에 대하여'를 발간하고, 현재 발표된 국내 AI 데이터센터 계획 규모와 실제 확인 가능한 수요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가프로젝트를 포함해 국내에서 추진되는 AI 데이터센터 용량은..

‘한전채 5배 확대’ 내년 말 종료…재무 대란 막으려면 법 연장·요금 인상 시급

한국전력공사 채권(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5배로 확대했던 법령의 일몰 시한이 내년 말로 다가오면서 한전의 재무 건전성 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정부가 내년 한전에 5000억원을 추가 출자할 예정이지만, 연간 이자 비용만 2조원을 웃돌고 있어 출자만으로는 건전성을 회복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전기요금 현실화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채 발행 한도를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5배로 확대한 한국전력공사법 제16조 제3항이 내년 말 일몰된다. 경영 위기 해소 등을 위해 긴급한 경우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한도를 6배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한 제16조 제2항의 단서 조항 역시 내년 말 효력이 다한다. 당초 한전채 발행 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 합산액의 2배로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반면 국내 전기요금은 동결되면서 현금 유출이 심화했다.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채권 발행 한도를 5~6배로 늘리는 한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을 바탕으로 한전채는 2022년 37조 2000억원, 2023년 14조 4000억원, 2024년 15조 1000억원, 2025년 17조 8000억원, 2026년 상반기 8조 원이 발행되어 누적 발행액은 총 71조 5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한전법상 한도(121조 3000억원) 기준 남아있는 추가 발행 여력은 49조 8000억원이다. 문제는 일몰 시한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한전의 재무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말 한전의 총부채는 118조 원에 달하며, 상반기에만 이자 비용으로 1조 2000억원을 지출했다. 상반기 영업이익(2조 1228억원)의 절반가량을 이자로 내보낸 셈이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2913억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한전의 재무 위기와 한전채 일몰 이슈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27일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 조치가 일몰될 경우 전력 시장 전반에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한전이 한도 일몰로 전력구매대금을 적기에 지급하지 못할 경우 전력 생태계는 물론 금융·자금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신용도가 높은 한전채가 다량 발행되면 자금이 한전채로 쏠려 일반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방해하는 '구축(驅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시했다. 구축 효과란 정부나 공공기관이 자금 조달을 위해 민간 금융시장에서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대출을 늘림에 따라 민간 기업이 쓸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해지거나 금리가 올라 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을 말한다. 감독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 한전에 5000억원을 추가 출자할 계획으로, 한전은 이를 통해 일정부분 자금 숨통을 트이고 채권 발행 한도도 2조 5000억원가량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채권 발행 증가에 따른 이자 부담도 함께 커지는 만큼,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현재 한전은 반도체·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필요한 송배전망 확충을 맡고 있다. 11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및 1차 배전망 계획에 따른 투자 추정액만 100조원 규모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2040년 최대 전력 수요(165.0GW) 대응과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236GW) 달성을 위해서도 송배전망 투자는 필수적이다. 결국 에너지 업계는 전기요금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전의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은 올해 3분기까지 12개 분기 연속, 산업용 요금은 6개 분기 연속 동결됐다. 반면 한국가스공사의 발전용 가스요금은 올해 1월 GJ당 1만 6323원에서 9월 2만 4806원으로 52.0% 급등했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산업용 전기료를 지역별로 최대 18원 인하하는 '지역 요금제 설계안'을 공개하면서 요금 인상 동력은 더욱 약화된 상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 출자만으로는 한전의 대규모 현금 부족을 메우기 어렵다"며 “적정 원가를 반영한 전기요금 현실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재무 구조 악화의 고리를 끊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해외 빅테크 협약, 말뿐인 MOU”…12차 전기본 ‘AI 데이터센터 20GW’ 거품 논란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확대를 반영해 중장기 전력수요 전망치를 대폭 상향한 것을 두고, 국내에 추진 중인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계획의 상당수가 실제 수요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영리 기후·에너지 정책 싱크탱크 사단법인 넥스트는 2일 이슈브리프 '냉정과 열정 사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불확실성에 대하여'를 발간하고, 현재 발표된 국내 AI 데이터센터 계획 규모와 실제 확인 가능한 수요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가프로젝트를 포함해 국내에서 추진되는 AI 데이터센터 용량은 2030년 약 14.8기가와트(GW), 2035년 약 20GW에 달한다. 그러나 핵심 고객 계약이 체결됐거나 실수요처가 확인된 프로젝트는 2030년 2.3GW, 2035년 2.5GW로 전체 계획의 10%대 수준에 머물렀다. 넥스트는 국내 AI 연산 수요가 단기간에 GW급 상업 수요로 급증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37.1%로 세계 평균(17.8%)의 두 배를 웃돈다. 그러나 대화형 AI 서비스는 네트워크 지연시간에 덜 민감해 해외 거점으로도 원활히 대응할 수 있다. 기업 수요 역시 제조업의 AI 전환(AX)이나 피지컬 AI의 경우 현장 및 온디바이스 연산 비중이 높다. 자체 모델을 개발하는 주요 빅테크들도 사내 구축형이나 그룹사 전용 데이터센터를 선호해 상업용 서비스형 GPU(GPUaaS)로의 수요 전환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해외 대규모 클라우드 기업을 유치해 '아시아 AI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구상 역시 입지 경쟁력 측면에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2026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비교 리포트'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서울은 상위 시장군 중 10위, 부산은 하위 시장군 중 7위에 그쳤다. 존스랑라살(JLL)의 올해 리포트에서도 서울은 인도 뭄바이, 호주 시드니 대비 평균 계통 연계 대기 기간과 건설비 측면에서 열위를 보였다. 현재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약도 구속력 없는 업무협약(MOU)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는 한국이 미국과 전략적 협력을 맺고 아랍에미리트(UAE) 수준의 대규모 해외 연산 수요를 끌어오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실제 수요는 2030년 7.3GW, 2035년 12.5GW에 그쳐 발표된 20GW 계획에는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정부가 전력수요 전망치를 대폭 끌어올린 상황과 맞물려 파장이 예상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총괄위원회가 지난달 20일 공개한 전력수요 재전망 잠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용인·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권역별 GW급 AI 데이터센터 조성 계획 등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반영해 2040년 최대전력 목표수요를 기존 상향안(138.2GW) 대비 26.8GW 높인 165.0GW로 제시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의 최대전력 추가수요는 당초 4.0GW에서 11.9GW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총 2단계로 추진되는 데이터센터 메가프로젝트의 구체화 수준을 고려해, 이번 안에는 1단계 목표만 우선 반영했음에도 대규모 전력 증설이 예정된 셈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가 검증되지 않은 계획 용량에 맞춰 전력망과 발전설비 등 공공 인프라를 무리하게 선제 구축할 경우 막대한 투자금이 매몰 비용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수강 넥스트 선임연구원은 “임차 계약이나 자금 조달이 확정되지 않은 용량이 계통 접속, 부지, 발전설비를 선점한 뒤 사업이 좌초되면 선행 투자된 인프라 비용은 회수하기 어렵다"며 전남 해남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어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의 실수요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수요의 구체성에 따라 공공 지원 범위와 단계별 집행 조건을 설정하고, 사업 중단 시 비용 부담 및 시설 활용 원칙에 대한 명확한 정책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VPP·ESS 업계 “전력시장 개편 더는 못 미뤄”…정부에 도입 촉구

가상발전소(VPP)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운영하는 에너지 IT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전력시장 제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제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실시간·예비력 시장의 육지 확대가 지연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일 기후솔루션과 해줌, 인코어드테크놀로지스, 에이치에너지, 브이피피랩 등 4개 에너지 IT 기업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전력시장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공동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기가와트(GW) 보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력시장 개편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이 남는 시간에는 저장하고 수요가 증가할 때 공급하거나, 여러 분산자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묶어 수급을 조절하는 유연성 자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이를 VPP라고 한다. 문제는 현행 전력시장에서 이들이 전력망 안정에 기여한 만큼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력시장 운영 역시 하루 전 발전계획을 세우는 하루전시장 중심이다. 당일 태양광·풍력 발전량이나 전력수요가 예상과 달라져도 이를 실시간 가격에 반영해 시장 참여자가 대응하도록 하는 구조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4년 6월 제주에서 재생에너지 입찰제와 함께 실시간시장·예비력시장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해 입찰하도록 하고 실시간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육지 확대 시점은 내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로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대해 “아직 시행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시장 개편이 늦어지면서 VPP·ESS 기업들의 사업 확대에도 제약이 생기고 있다. 관련 기술과 설비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전력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춰지지 않으면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유연성 자원의 전력시장 참여 범위를 넓히는 추세다. 호주는 배터리와 VPP가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고, 미국도 분산에너지 자원을 전력시장에 참여시키기 위한 제도 개편을 추진해왔다. 사업자들은 국내에서도 △실시간시장 확대 △보조서비스 보상체계 개편 △ESS·VPP의 시장 참여 자격 마련 △전력시장 개편 로드맵 제시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별도의 대규모 재정 투입보다 시장 규칙을 바꿔 민간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선규 기후솔루션 전력시장계통팀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는 발전소를 더 짓는 것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며 “정부는 대규모 경직성 발전기를 중심으로 설계된 전력시장 규칙을 재생에너지에 맞게 다시 설계해 유연성 자원이 기여한 만큼 보상받는 시장을 조속히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내일날씨] 충북·남부 최대 50㎜ 소나기…남부·제주 무더위 지속

오는 3일 충청권 내륙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겠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올라 무덥겠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3일)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 제주도에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5~10㎜,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 5~30㎜, 울릉도·독도 10~40㎜, 제주도 5~20㎜다. 오후에는 충북 남부와 남부지방에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소나기에 의한 예상 강수량은 대구·경북 내륙 5~50㎜, 충북 남부, 전남 동부, 전북 동부, 경남 내륙 5~40㎜다. 비나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최고 체감온도가 33℃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고,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9~24℃, 낮최고기온은 25~32℃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미-이란 재격돌’에 두바이유 99.9달러로 급등…유럽 가스 재고부족 겹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가스 가격은 유럽의 겨울용 재고 보충과 맞물리면서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1일 종가 기준 국제유가는 전일보다 배럴당 4달러 이상 크게 올랐다. 유럽 브렌트유는 전일보다 4.16달러 오른 94.65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는 전일보다 4.46달러 오른 90.22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 두바이유는 전일보다 4.92달러 오른 99.91달러를 기록해 100달러를 코앞에 뒀다. 현재의 유가 수준은 미국과 이란의 1차 종전 합의가 본격화됐던 지난 5월 25일 이후 약 100일만이다. 합의는 28일 이뤄졌다. 국내 기름값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싱가포르 도매가격도 크게 올랐다. 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휘발유 도매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05달러 오른 119.03달러, 경유 도매가격은 전일보다 5.09달러 오른 163.56달러를 기록했다. 리터당 원화로 환산하면 휘발유는 1028.4원, 경유는 1413.13원이다. 현재 국내 유류세는 리터당 휘발유 634.5원, 경유 396.21원이다. 싱가포르 도매가격에 유류세를 더하면 휘발유 1662.9원, 경유 1809.34원이다. 8월 22일부터 한 달간 적용되는 9차 석유최고가격제(정유사 판매가격 상한)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인 점을 감안하면, 정유사는 휘발유에선 약간의 마진을 얻을 수 있지만 경유에선 밑지고 판매하는 꼴이 된다. 국제 가스가격도 크게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1일 동북아(JKM) LNG 현물가격은 MMBtu당 23.615달러를 기록했고, 유럽(TTF) 가스가격도 MWh당 72.220유로(83.7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중동 전쟁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쟁 전보다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북반구 폭염이 한풀 꺾이는 9월은 가스 수요 비수기인데도 가격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카타르 공급 제한이 지속되고 있고, 유럽이 겨울철을 대비해 재고 보충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유럽연합의 가스 재고율은 65.4%로, 2024년 같은 기간의 92.4%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 북반구 기온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높지만, 예보와 달리 혹한이 찾아오고, 중동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한이 지속된다면 2022년 수준의 가스 대란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원전과 석탄발전의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고, 태양광을 빠르게 보급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미군이 현지시간으로 1일 이란 정부 소속의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방공 기지, 레이더 시스템, 기뢰 부설 시설, 통신 시설 등도 공격 목표로 삼았다. 이는 이란의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는 게 미국의 설명이다. 앞서 이란군이 요르단에 탄도미사일 약 25발을 발사했으며, 요르단 영공에 도달한 것은 절반 정도이고, 이 가운데 10발은 요격됐으며, 나머지 3발은 요르단에 떨어졌으나 피해가 전혀 없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특별기고] AI 데이터센터와 지속가능한 건설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제언

지난 7월 8일, 국토교통부 주관 및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주최로 'AI시대 데이터센터 건설산업 활성화 포럼'이 발대식을 갖고 본격 출범하였다. 이 자리에서는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뒷받침하고, 전 세계적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급증에 발맞춰 국내 건설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하며 글로벌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산·학·연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있었다. 전력과 물 부족, 전자파, 소음, 전기요금 인상 등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각자의 의견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등 포럼 현장의 열의는 매우 뜨거웠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약 11.10%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보이고 있으며, 2025년 2,697억 9천만 달러, 2026년 약 3,006억 4천만 달러로 성장하여 2034년까지 약 6,991억 3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의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된다는 것은 그만큼 냉각용 물과 전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짐을 의미한다. 특히,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확대는 '수자원 고갈'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직면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량은 현재 5,600억 리터에서 1조 2,000억 리터로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40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 AI 연산량 증가에 따른 초고발열을 잡기 위해 공랭식 냉각을 택하면 전력 사용량(PUE)이 급증하고, 수랭식이나 증발식을 택하면 물 사용량(WUE)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열역학적 제로섬(Zero-Sum)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더욱이 전력 및 물 공급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초저지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도심지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하는 사업주의 희망과 고전압, 전자파, 냉각탑 소음·열기 및 물 부족 등을 우려하는 인근 주민들의 거부감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데이터센터와 같이 전력·정책·IT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사회 인프라(SOC)를 적시에 확보하고 AI 기술 경쟁력을 갖추어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적 난제들의 해결과 함께 사회적 갈등 상황에 대한 합리적이고 지속발전이 가능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자원·전력 한계와 입지 갈등을 한 번에 돌파할 수 있는 핵심 열쇠로 '도심 공공부지 연계형 입체화 데이터센터 건설 마스터플랜'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지역사회와 수익을 함께 나누는 '친환경 공공 상생 인프라'로 재정의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첫째, 버려지고 있는 유출지하수를 데이터센터의 수냉식 쿨링 자원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연간 약 1억 4,000만 톤(팔당댐 저수용량의 60% 규모)의 유출지하수가 발생하지만, 89%가 미활용된 채 방류되거나 하수도로 버려진다. 특히 서울 지하철 역사에서만 매일 약 10만 톤이 유출되어 지자체가 막대한 배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연중 12~16℃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유출지하수를 데이터센터 수냉식 칠러(Chiller)와 직접 연계하여 활용한다면, 귀중한 상수도를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냉각 전력 소모를 대폭 낮춰 전력 사용량을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둘째, 지하철 역사의 지하 유휴 공간이나 도심지 내 위치한 공공부지의 적극적 활용이다. 지하철 역사의 지하 유휴 공간이나 공공부지 지하공간을 개발하여 OSC(탈현장건설) 기반 모듈러 AI 엣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면, 두꺼운 콘크리트 벽체가 자연스러운 소음 및 전자파 차폐막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을 활용한 완벽한 물리적 차폐와 함께 도심 초저지연 AI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여기에 실시간 3색 LED 전자파 전광판을 외벽에 설치하여 안전 수치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폐열 리사이클링 및 공공 복합 개발을 통한 지역 상생이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포집해 지역난방이나 주민 편의시설(온수 수영장 등)에 열원으로 공급한다면 난방비 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지상부는 공영 도서관, 체육시설 등 주민 복합 공간으로 조성한다면, 데이터센터는 지역 주민이 환영하는 시설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마스터플랜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현행 방송통신시설에서 데이터센터를 분리해 '신산업 건축물'로 재분류하고, 주거지 입지는 엄격히 제한하되 공공부지 복합개발 시 인허가 원스톱 처리 및 주차장 등 특화 건축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그리고 지하철 역사 및 철도 국유지에 데이터센터 및 냉각 인프라가 점용·입점할 수 있도록 '국유재산법' 및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상의 점용 특례를 신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간 활용에 있어 제약이 많은 지하 공간에서 즉시 조립이 가능한 OSC 기반 MEP(기계·전기·배관 설비) 모듈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유출지하수를 재이용하는 사업자에게 하수도 사용료 감면 및 제로에너지건축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입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도시 재창조의 기회이다. 지하철 유출지하수의 선순환적 활용과 도심 입체화 모델은 사업주(도심 초저지연 AI 서비스 제공과 전력 및 물 소비량 개선), 주민(생활 환경권 보호 및 편의시설 확충), 지자체(하수도 비용 절감 및 신규 세수 확보) 모두가 승리하는 'Win-Win-Win'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제언과'AI시대 데이터센터 건설산업 활성화 포럼'출범을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가 지혜를 모아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EE칼럼] 원자력 르네상스, 사람을 준비해야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최근 세계 곳곳에서 “원자력 르네상스"가 회자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전력원으로서의 가치,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경각심에 더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가파른 전력수요 증가가 원자력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끌어올렸다.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거나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으며,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차세대 원자로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이러한 원자력 르네상스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과 자본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원전을 설계하고 건설하며, 운영하고 규제할 사람이 필요하다. 주요 원전 운영국들은 이미 이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조사에 따르면 원자력발전 관련 제조업체의 63%가 인력 채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결정한 「7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자력의 최대 활용을 기조로 정한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 관련 전공자가 감소하면서 인력의 고령화와 기술 전승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하다. 국내 원자력 산업 인력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원자력 전공 입학생은 2024년 709명에서 지난해 654명으로 감소하는 등 대학의 인력 공급 기반은 오히려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과 신규 원전, 혁신형 SMR 개발, 원전 해체와 사용후핵연료 관리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체코 두코바니 사업을 시작으로 해외 원전 수출이 확대된다면 필요한 인력의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문제는 숫자 너머에도 있다. 원자력은 사람을 뽑는다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원전의 설계와 제작, 건설, 시운전, 운영, 정비에서부터 규제와 핵안보, 안전조치, 방사선 방호, 핵연료와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오랜 교육과 경험을 쌓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특히 원전 건설이 오랫동안 중단됐던 국가에서는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다음 세대로 어떻게 이전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된다. 따라서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인력 문제 역시 한 국가의 문제로만 접근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 원자력 공급망을 공유하고 높은 수준의 안전·비확산 기준을 함께 유지하는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 사이에서 인력 수급에 관한 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어느 국가에서 어떤 분야의 인력이 언제 얼마나 필요한지, 어느 분야에서 부족이 예상되는지를 미리 파악한다면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의 교육 프로그램을 보다 장기적으로 설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특정 프로젝트에서 전문인력이 일시적으로 부족할 경우 국가 간 교육과 파견, 공동훈련 등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력은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원전을 직접 설계하고 건설하며 장기간 운영해 온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여기에 해외 원전 건설 경험까지 가지고 있으며 원자력 안전규제와 비확산 분야에서도 상당한 경험을 축적해 왔다. 앞으로 원전 수출 경쟁에서도 이러한 경험과 인적 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처음으로 원전을 도입하는 신규 진입국의 경우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하다. 원전 건설을 결정하는 것만으로 원전 운영이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할 기술자뿐 아니라 독립적으로 이를 감독할 규제기관과 전문인력, 비상대응 체계, 핵안보와 비확산 역량, 그리고 다음 세대의 인력을 길러낼 대학과 교육기관까지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와 인력은 원자로처럼 완제품으로 수입할 수도, 단기간에 만들어 낼 수도 없다. 따라서 운영자 교육, 규제 역량 강화, 대학과 연구기관의 인력 양성, 정비와 안전문화 교육까지 포함하는 장기적인 인적 역량 구축 프로그램이 한국 원전 수출 패키지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이는 수입국의 원자력 안전을 높이는 동시에 공급국과 수입국 사이에 수십 년간 지속되는 신뢰와 협력 관계를 만드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원자력 르네상스가 현실이 될수록 가장 희소한 자원은 연료보다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원자로는 수출할 수 있지만 경험은 하루아침에 수출할 수 없다. 지금부터 국내 인력의 양성과 기술 전승을 준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과 인력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신규 진입국의 인적 역량 구축까지 원전 수출 전략에 포함해야 하는 이유다. 다가오는 원전 르네상스에서 한국이 원자로뿐 아니라 상대국의 원자력 인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bienns@ekn.kr

공기청정기 켜니 뇌도 맑아졌다…40대 이상 인지기능 12% 향상

미세먼지가 심한 날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면 호흡기와 심혈관계뿐 아니라 인지기능 보호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40세 이상 성인은 가정에서 고효율 미립자 공기(HEPA. 헤파) 필터를 장착한 공기 청정기를 한 달간 사용한 뒤 실행기능과 정신적 유연성을 평가한 인지검사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미국 코네티컷대학교 헬스센터 공중보건학과와 노화센터, 터프츠대학교 공중보건·지역사회 의학과 등의 연구팀은 HEPA 공기청정기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고속도로 인근 주민 119명 대상 실험 연구팀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의 고속도로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무작위 교차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고속도로에서 200m 이내에 거주하는 30세 이상 성인으로, 최종적으로 119명에 대해 인지기능 검사까지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거실과 침실에서 한 달간 실제 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 청정기를 사용한 뒤 한 달의 중단 기간을 거치고, 다시 한 달 동안 가짜 필터를 넣어 사용했다. 일부 참가자는 순서를 반대로 진행했다. 같은 사람이 HEPA와 가짜 필터 환경을 모두 경험하도록 해 개인별 차이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줄였다. 실내 공기질을 측정한 19개 가구에서는 HEPA 필터 사용 시 초미세먼지(PM2.5, 지름이 2.5㎛ 이하인 미세먼지) 농도가 ㎥당 평균 5.2㎍(마이크로그램, 1㎍은 100만분의 1g)에서 2.5㎍로 52% 감소했다. 극초미세입자(UFP, 지름이 0.1㎛ 이하인 입자)도 ㎤당 6925개에서 4706개로 32% 줄었다. 이는 외부 미세먼지가 심한 상황에서도 실내 입자상 오염물질에 대한 노출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40세 이상에서 실행기능 개선 연구진은 공기질 개선이 인지기능과 연결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트레일 메이킹 검사(Trail Making Test)'를 실시했다. 숫자와 문자를 정해진 순서대로 연결하게 해 뇌의 실행기능, 정신적 유연성, 주의력 등을 평가하는 인지기능 검사다. A파트는 시각적 기억과 운동속도 등을, B파트는 실행기능과 정신적 유연성을 평가한다. 전체 참가자를 분석했을 때는 HEPA 사용군과 가짜 필터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연령별 분석에서는 40세 이상에서 차이가 확인됐다. 40세 이상 참가자 50명은 HEPA 필터를 사용한 뒤 B파트를 평균 54.0초에 완료했다. 가짜 필터 사용 후의 61.4초보다 약 12% 빠른 기록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p=0.02). 반면 40세 미만에서는 유의한 개선이 없었고, A파트에서도 연령대와 관계없이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HEPA를 통해 미세먼지 노출을 줄였을 때 40세 이상 성인의 실행기능과 정신적 유연성을 평가하는 검사에서 단기간의 개선이 관찰됐다는 의미다. 다만, '공기청정기를 켜면 뇌가 젊어진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미세먼지 줄이면 뇌 기능에도 영향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서 미세먼지 노출이 뇌의 백질(白質)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백질은 뇌의 여러 영역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섬유 다발로, 신경 신호가 뇌 안에서 빠르게 전달되도록 하는 조직이다. 특히 전두엽과 측두엽의 백질 변화는 정신적 유연성과 실행기능에 관여하는 뇌 기능과 관련돼 있다. 이번 연구에서 HEPA 사용 후 개선된 영역 역시 실행기능과 정신적 유연성을 평가하는 B파트였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가 HEPA와 가짜 필터를 모두 경험하는 교차시험 방식으로 진행돼 개인별 차이를 줄였고, 실내 체류시간과 스트레스 수준, 검사 당시 외부 기온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도 보정했다. 다만 인지검사를 반복하면서 점점 익숙해지는 '학습 효과'가 있을 수 있고, 연구 대상이 건강한 성인에 한정됐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기존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장기간의 미세먼지 노출과 인지기능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HEPA 필터 헤파(HEPA, High-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는 공기 중 미세한 입자상 오염물질을 높은 효율로 걸러내는 고효율 미립자 공기필터다. 미세먼지(PM2.5)뿐 아니라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극초미세입자(UFP) 등 다양한 입자를 포집해 실내 공기 중 입자 농도를 낮출 수 있다. HEPA 필터는 기본적으로 입자상 물질을 제거하는 장치이므로 이산화질소나 휘발성유기화합물 같은 기체상 오염물질까지 제거하지는 못한다. 헤파는 특정 회사의 상표명이 아니라 필터의 성능·등급을 나타내는 일반적인 용어로, H13 또는 H14 등 세부 등급에 따라 입자 제거 효율에서 차이가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VPP랩, 제주 최초 PPA 공급 맡는다…PPA 확대 본격화

VPP랩이 제주 지역 최초로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방식의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맡았다. VPP랩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에너지공사가 추진하는 '풍력발전-수소 생산시설 직접PPA'의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로 참여해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본격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3메가와트(MW) 규모의 행원 연안풍력발전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인근 행원 그린수소 생산시설에 직접 공급해 수소 생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제주도와 제주에너지공사도 함께 참여해 제주에서 추진되는 최초의 직접PPA 사례라고 VPP랩은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 성격을 띤다. VPP랩은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RE100) 이행을 지원하며 재생에너지 조달·공급 사업을 수행해 왔다. 카카오 제주 본사의 RE100 이행을 최근 3년 연속 지원했다. 또한 제주 지역 발전소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다수의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는 등 현재까지 누적 13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조달·공급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차병학 브이피피랩 대표는 “재생에너지 전환의 다음 과제는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을 넘어, 생산된 전력을 필요한 곳에 가장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VPP기술을 바탕으로, 수요처의 특성과 전력 사용 환경에 맞는 다양한 PPA 모델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보다 유연한 전력거래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SK·GS·포스코 “민간 SMR 활성화, PPA 허용이 열쇠”

무탄소 전원으로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발을 들인 민간 기업들이 공공 주도로 대형 원전 사업을 성장시킨 기존 모델과 사업 특성과 시장 여건이 다른 만큼 법과 제도적인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제언을 냈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와 GS에너지는 1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에서 '민간 주도 SMR 사업모델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내에서는 GS에너지와 SK이노베이션이 민간 SMR 사업 채비를 갖추고 있다. GS에너지는 2021년 미국 뉴스케일에 투자해 국내 독점사업권을 확보한 뒤 사업 개발과 정책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부터 2대 주주로 올라 있는 미국 테라파워와 국내외 협력을 이어왔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사전 인허가 절차에 내년 초 신청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처럼 민간 기업이 SMR 사업에 나서려는 시도가 늘고 있지만, 아직 법과 제도 차원의 문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정욱 GS에너지 SMR사업팀 부장은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으로 전력 수요지 인근에도 SMR 건설하고 특화지역 지정을 통해 PPA를 맺을 수 있게 해 최소한의 숨통을 텄다"면서도 “그러나 전력판매 일반사업자는 40메가와트(MW)만 허용되고, 특구 지정 유형으로 수요와 신사업 육성뿐만 아니라 공급자 유인 측면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달부터 시행되는 SMR 특별법에 민간 직접구매계약(PPA)도 포함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난 5월 통과된 원안법 개정안으로 법제화된 사전설계검토의 경우 미국 NRC 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부장은 “민간 발전사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면 민간 기업이 SMR에 더 관심을 갖고 사업할 수 있을 것"이라며 “SMR의 LCOE와 발전단가 같은 지표를 시간을 두고 정합성 있게 산출하는 노력으로 PF 조달과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MR 제작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이 국내 발전기업들의 발전사업 시행 역량을 주목해 상호 시너지 효과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짚었다. 유향근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사업단 팀장은 “대규모의 무탄소 전원 공급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에 따라 SMR 사업을 검토했다"며 “이미 역량이 우수한 사업자가 많은 경수로 분야는 한수원과 협력하고, 4세대 비경수형 부분은 기술이 앞서는 미국 기업과 협력하는 식으로 생각을 좁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라파워가 스팀과 소듐을 분리해 폭발을 막는 기술을 이미 개발해 안전성을 개선하고 에너지 저장과 지산지소 측면에서 장점이 있었던 데다, 빌 게이츠 창업자가 있어 든든한 대주주로 파이낸싱이 뒷받침되면 협력이 잘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팀장은 “테라파워는 원래 2010년경 중국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갔다가 미중 관계가 나빠지면서 헤어졌는데, 당시 테라파워가 주목한 점은 중국 기업들의 디플로이(사업 시행) 역량"이라며 “이후 SK가 (디플로이 역량을 제공할) 역할을 맡아 K-나트륨 형태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MR 전력 수요자 입장에서도 전력 다소비 업종인 철강 분야에서는 전기로 도입과 수소환원제철 전환 등으로 향후 더 많은 전력 소비가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연산 250만톤 규모의 고로 1기를 연 200만~2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 전환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연 20만톤의 수소를 만들고 용융로를 가동하기 위해 1.7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육진성 포스코홀딩스 전략에너지사업실 부장은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공정 전환에 대한 기술적 의심을 하지 않지만, 청정수소와 무탄소 전력을 공급하는지에 실제 하이렉스(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공정) 도입 단계로 진입할 시기와 규모가 종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청정수소를 만들고 (대량의) 무탄소 전원을 공급해야 하는 철강기업 입장에선 SMR이 최적화된 발전원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이렉스는 섭씨 950도의 열을 공급받아야 해 많은 열원이 필요한데, 노형에 따라 철강 공정용 열을 생산하는 SMR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오래 전부터 대형 공장을 운영해온 기업이 SMR로 생산한 전력을 쓸 수 있도록 제도 유연성을 넓혀달라는 주문도 제시됐다. 육 부장은 “SMR 전력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공장을 짓는 경우가 아니라 기존의 대규모 장치산업이 위치한 상황에서는 SMR에 적합한 부지가 제철소 인근에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행 분산에너지 특별법으로는 기존 공장 인근을 분산에너지특구로 지정하기 어려우므로 특구 지정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MR 시장 경쟁 체제 확립과 지원 정책의 명확한 목표 수립 등 민간 기업들의 SMR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쓴소리도 잇달아 나왔다. 장문희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SMR은 대용량 원자로와 달리 초기 투자비가 적고 분산형 에너지 시장 진입이 유리해 민간기업이 투자부터 공급, 건설,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SMR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시장경제에 기반한 자유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희창 원자력산업정책연구원 정책연구본부장은 “민간이 짊어질 리스크를 줄이자는 제안이 정부에서 잘 논의되지 않는다"며 “SMR시장을 만들고 사업성을 확보해주면 결국 전기본 체제를 채택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존하는 전력시장 체계와 공존 가능한 부분(세그먼트)을 찾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SMR이 LNG 발전을 대체한다는 관점에서 LNG발전과 SMR의 발전소 건설비용과 발전 단가 등 전체 비용이 비교할 만한 수준이 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언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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