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유치하려 전기료 낮추는데 동해안 발전사 먼저 고사할 판

기업 유치하려 전기료 낮추는데 동해안 발전사 먼저 고사할 판

지역간 전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가 송전혼잡으로 한국전력의 구입비가 줄어드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기존 발전사에 비용 부담을 전가해 정책 신뢰와 전력공급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기획에서는 송전망 확충 책임과 비용 부담의 불균형, 발전사의 경영·투자 위축이 전력수급에 미칠 영향을 짚고 신중한 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보완책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비수도권 전기요금을 낮추려는 정부의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지역..

[2026 국감] 가스·석유공사 “통합 발표 사전에 못들어…협의 기다리는 중”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두 기관의 통합안에 대해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언급했다.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19일 대구 동구에 위치한 가스공사 본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정부는 지난달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의 일환으로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를 에너지자원공사(가칭)으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고 국가 차원에서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전략을 통합적으로 수립하기 위해 석유공사의 석유비축 및 제한된 석유 탐사개발 기능을 통합 공사로 이관하겠다는 내용이다. 통합안 발표 전 정부 사전 협의나 조정 검토 의논을 주고받았는지 박 의원이 묻자 홍 사장은 “(발표 전에) 듣지 못했고 발표 이후인 9월 9일 산업부의 관계기관 실무자 회의가 있었다"고 답했고, 손 사장은 “당일 아침 양기욱 산업통상부 자원안보실장과 통화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21년 문재인 정부 때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간 통합을 하려다 못한 이유는, 공사 재무 개선과 기능 정상화를 먼저 하기로 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지금 사전 개선 협의 업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는데 타당한가"라고 지적했다. 석유공사는 2020년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500%를 넘어선 뒤 올해 2분기 345%로 낮아졌다. 홍 사장은 “제 입장에서는 공사 통합을 어떤 식으로 할지, 어떤 생각(의도)으로 정부가 발표했는지는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고, 손 사장도 홍 사장과 비슷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석유공사와 가스공사가 따로 있어도 공동구매와 협상, 투자를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부채가 많은 두 공사를 통합해 어떤 효과가 날지에 대해 구체적 용역 결과나 데이터 없는데 일방적으로 정부 통보를 따른다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고, 홍 사장은 “무책임하지 않게 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가스공사·석유공사 통합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내달라는 김성원 산자중기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 홍 사장은 “두 기관을 통합하기 전까지 앞으로 국민 경제에 끼칠 영향과 비전을 분명히 해야 하고, 그 시너지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 그런 시너지와 비전에 대해 나온 설명이 아직 없다"며 “정부가 통합안을 발표하며 나름 (타당성을) 검토했을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지금 협의 테이블이 마련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정부는 아마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 발표한 것 같다"며 “통합에 따른 (구체적인) 영향을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통합 로드맵이 나오면 어떤 역할을 할지 충분히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김 위원장이 재차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손 사장은 “산업통상부의 산하기관으로서 정부정책을 따르는 것은 공적역할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서 마땅하지만, 통합된다면 소속 직원들의 권익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답했다. 홍 사장은 “공사 통합에 대한 협의 과정과 내용 듣고, 주주 이익에 대해서도 충분히 보장한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석유와 가스는 '어머니'(출발)이 같지만 세상에 나오는 과정(메커니즘)은 다른 것이 현실"이라며 “두 공사를 합쳤을 때 시너지를 어떻게 낼지 의문이나, 정부의 깊은 뜻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 3월 시작된 중동전쟁 이후 석유공사가 원유를 수급하는 방법이 실질적인 효과를 못 봤다는 지적도 나왔다. 석유공사가 24조원 정도를 투자해 현재 생산 가능한 유전 10곳에서 중동전쟁 이후 국내로 들여온 원유의 양이 213만배럴이라고 손 사장이 말하자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석유공사가 해외유전에서 생산 가능한 전체 양이 연간 4500만에서 최대 6000만~7000만배럴이 되지만, 그 중 국내에 들어온 양이 4%밖에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손 사장은 “정유사의 구매 의사가 확실해야 해외에서 생산한 원유을 국내로 들어올 수 있다"며 “이 중 유종이 달라 정유사에서 도저히 받지 못한다고 한 물량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국내서 쓰지 못하는 자원을 개발한 것이 원인"이라며 “석유개발 사업 자체가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사가 석유공사의 비축유를 일정 기간 빌린 뒤 구매 원유로 되돌려주는 '비축유 스와프' 제도 측면에서는 정유사가 시장에서 원유를 구입했다는 걸 입증해야 해 비용이 올라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 의원은 “호르무즈 봉쇄 때문에 유가가 폭등해 정유사들이 비싼 가격에 원유를 살 수밖에 없는데, 원유를 사야지만 비축유를 공급한다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전 수준으로 가격을 할인해서 정유사에 판매했고, 미국은 대여 기간으로 2년을 부여해 가격 안정 뒤 더 많은 양을 반납할 수 있게 해 원유 수급 안정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유가격 최고가격제가 운영 중인데, 정유사들이 비싼 가격에 원유를 사오면 국내에서 정부가 그 차익을 다 나중에 갚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 국감] 김동철 한전 사장 “전력망 투자 위해 전기요금 인상 논의 필요”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급증하는 전력망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전의 부채가 210조원을 넘어서면서 향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등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면 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김 사장은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기요금 인상 검토 여부를 묻자 “아직 정부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도 “필요한 전력망 투자가 계속해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은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너무 예민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대한민국의 전기요금 체계는 투명하고 적어도 원가를 보전하는 정도의 전기요금 수준은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역시 전기요금 인상 논의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서도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사장은 “최소한 전력망 건설에 필요한 재원은 국민의 부담을 통해 마련하는 게 맞다는 게 제 소신"이라며 “그래서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상 관련 한전의 재무 부담이 주 변수다. 한전 연결부채는 올해 6월 말 기준 210조원을 넘어섰고 한전채 잔액은 이달 초 기준 73조7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내년 말 한전채 발행 한도가 현행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에서 2배로 축소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자구 노력이나 일반 차입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사채 발행 비율을 2배로 유지하려면 대략 20조원 이상은 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는 전력수요 전망만 늘린다고 되는 사업이 아니다"며 “전력망 건설과 한전의 재무건전성, 전문인력이 한 묶음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전력망의 적기 준공을 위해 국회도 필요한 예산과 제도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전MCS발전노조 “자회사 전환 후 임금 줄어”…처우 개선 촉구

한전의 자회사 전환 방침을 수용한 도서발전 노동자들이 오히려 임금 감소와 근로조건 악화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동조합은 한전이 자회사 전환 당시 약속한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이행하고 직접고용 노동자와의 처우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전MCS발전노동조합은 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와 같이 주장했다. 도서발전사업은 전국 65개 도서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한전은 외부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다 지난 2024년 8월 자회사인 한전MCS로 운영 주체를 변경했다. 당시 약 430명의 노동자가 자회사 전환을 수용하고 한전을 상대로 고용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확약서를 제출했다. 반면 소송을 이어간 약 180명은 올해 1월 항소심에서 불법파견을 인정받아 한전 직접고용으로 전환됐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온 노동자 간 임금과 근로조건 격차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2024년 한전과 근로자 대표가 자회사 전환 대상자의 임금 등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전환 전 임금을 총액 기준 연간 4% 수준 인상하기로 합의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전환 전후 급여자료를 비교한 결과 일부 노동자의 연간 실수령액은 600만~1010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과 한전MCS 간 위탁운영계약상 용역대가에 반영된 인건비의 98% 이상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지급률은 약 85% 수준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도서발전 현장의 인력 부족과 노후설비 문제도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체 정원 약 650명 가운데 정규직 결원은 약 100명에 달한다. 이에 타 사업소 지원과 연장·휴일근로가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한전에 △직접고용 노동자와 MCS발전 전환 노동자 간 처우 격차 해소 △2024년 자회사 전환 합의 이행 △임금총액 4% 인상 및 미지급 수당 지급 △위탁용역 인건비 집행·정산 내역 공개 △정규인력 충원과 노후설비·근로환경 개선 △공공주도 재생에너지 전환 및 기존 발전노동자 고용안정·직무전환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고덕산단 폐수서 PFAS 17종 검출…배출량·처리방식 공개해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있는 경기도 평택시 고덕산업단지 폐수처리장 방류수에서 자연환경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 과불화화합물(PFAS) 17종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과 경기환경운동연합, 평택환경행동, 서평택환경위원회는 19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고덕산단 폐수처리장 방류수를 분석해 검출된 PFAS의 정량값을 단순히 더한 결과 리터(L)당 약 9010나노그램(ng)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PFAS는 방수·방오 코팅부터 조리기구 제작, 반도체 공정 등 쓰임새가 넓지만, 탄소와 불소의 결합이 강해 자연 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다. 인체에 쌓이는 성질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이라 불리기도 한다. 검출 물질 중 단쇄 과불화카복실산(PFCA)에 속하는 물질의 배출량은 정량값 단순 합계량의 약 88.4%를 차지했다. 물질별 함유량은 △과불화부탄산(PFBA) 리터당 4240나노그램(ng) △퍼플루오로펜탄산(PFPeA) 1830ng/L △퍼플루오로헥사노산(PFHxA) 1200ng/L △과불화헵탄산(PFHpA) 695ng/L 등이다. 단쇄 PFCA 4종 외에 △과불화옥탄산(PFOA) 339ng/L △과불화노난산(PFNA) 239ng/L △과불화데칸산(PFDA) 158ng/L 등 장쇄 과플루오로카르복실산(PFCA)도 함께 나왔다. 단체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산업폐수의 실제 특성을 알기 위해 일부 대표 PFAS만으로 한정된 조사 대상을 넓히고, 배출원 단계부터 PFAS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류구의 상·하류에 위치한 하천 수계를 반복 조사하고, 폐수처리시설 유입수와방류수를 비교해 PFAS 종류·유입 경로 수계 배출량을 파악하자는 것이다. 기업을 향해서는 PFAS 사용량과 배출량, 처리 방식 등을 파악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PFAS 배출을 저감할 대책도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 정부에도 산업폐수·수질 관리 기준을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반도체 산업단지도 PFAS 관련 문제를 미리 살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먹는물 수질 관리를 위해 PFAS 함량을 관리하는 기준을 PFOA 70ng/L, PFHxS 480ng/L 등으로 마련했다. 다만 모든 유형의 PFAS를 묶어서 배출량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첨단산업 핵심 공정의 필수 물질인 PFAS를 대체할 만한 물질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대체 물질 연구·개발과 물질 전환 및 배출 규제를 단계적으로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 국감] 김동철 한전 사장, 개인정보 유출 사과…“정보보안 전반 근본적 혁신”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직원 2만4000여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정보보안 체계를 전면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투자 관련 기업인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일부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는 등 파행을 빚기도 했다. 김 사장은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직원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보보안 업무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국가정보원이 한전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외부 웹페이지에 노출된 사실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오후 3시59분께 국정원 광주지부로부터 직원 개인정보가 민간 클라우드 웹페이지에 노출돼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사고 인지 직후 관련 내부 시스템을 차단하고 긴급대응팀을 가동했다. 협력사 현장 점검과 함께 클라우드 업체에 관련 자료와 웹페이지 삭제도 요청했다. 노출된 정보는 직원 2만4000여명의 이름과 소속, 전화번호 등으로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번호와 민감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고객정보 역시 유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현재 국정원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남경찰청 등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협력사를 통한 유출과 외부 해킹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은 “대외 사이버 위협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협력사 관리체계를 전면 개선하고 보안대책을 강화해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전력망 확충 의지도 밝혔다. 김 사장은 “차질 없는 재정건전화 계획 이행을 위해 고강도 자구노력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건전성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투자 관련 기업인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한때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기업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용수 확보와 데이터센터 과잉 투자 문제 등을 따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총수가 아니더라도 관련 사업을 책임지는 임원급 인사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 한전과 발전사 사장들이 출석한 만큼 전력 공급 등 관련 현안은 공기업을 상대로 질의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신정훈 민주당 의원이 야당의 기업 총수 증인 요구를 두고 “기업의 총수들을 불러서 팔 비틀기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발언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퇴장하면서 감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김정호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은 “여야 간사가 협의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오후 감사 시작 전까지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달라고 양당 간사에게 요청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내일날씨] 남부지방 중심 가을비…전남·경남 최대 40㎜

오는 20일 중부지방에 구름이 많은 가운데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최대 40㎜의 비가 내리겠다. 19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20일 새벽부터 전남권과 경남권, 제주도에 비가 시작되겠다. 오후부터는 전북과 경북권으로 비가 확대되고, 밤에는 충청권에도 곳에 따라 비가 내리겠다. 전라권과 경북권의 비는 늦은 밤 대부분 그치겠으나 경남권과 제주도는 모레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 5~40㎜, 전북 5~20㎜다. 부산·울산·경남에는 5~40㎜, 대구·경북에는 5~20㎜의 비가 예상된다. 제주도 역시 5~40㎜의 비가 내리겠다. 충청권은 밤부터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며 대전·세종·충남과 충북의 예상 강수량은 5~10㎜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7~17도, 낮 최고기온은 20~23도로 예상된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구름이 많겠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흐린 날씨가 이어지겠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제 기후대응 지연, 왜?…절실한 약소국-덜 절실한 강대국 구도 탓

기후변화 대응이 국제사회에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해서만은 아니다. 기후변화 대응으로 얻는 이익이 국가마다 다르고, 그 이익을 국제 협상에서 관철할 수 있는 경제적 힘도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한 논문 '기후변화 완화의 지정학적 자산 정량화'에서 169개국의 기후 관련 자산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각국이 기후 대응으로 얻거나 잃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비교해 국제 협력의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봤다. ◇ 기후 대응의 이익과 손실, 네 가지 자산으로 분석 연구진은 국가별 기후 관련 자산을 네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는 온실가스 감축으로 화석연료 생산과 수출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줄어드는 손실이다. 둘째는 기후변화 대응으로 폭염·홍수 등 기후재해 피해를 줄여 얻는 경제적 이익이다. 셋째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잠재력이고, 넷째는 산림과 토지의 탄소흡수 능력이다. 분석에는 온실가스 감축 강도가 다른 세 가지 미래 시나리오가 활용됐다. 이를 바탕으로 각국의 자산 특성을 비교하고, 비슷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을 다섯 집단으로 분류했다. △화석연료 수익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군에는 19개국이 포함됐고 △기후 피해를 줄이는 데서 큰 이익을 얻는 국가군은 51개국 △토지의 탄소흡수 잠재력이 큰 국가군은 17개국 △재생에너지의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이 큰 국가군은 13개국, △나머지 69개국은 네 가지 자산에서 상대적으로 중간 수준의 영향을 받는 국가군으로 분류됐다. ◇ 기후 대응의 이익이 큰 나라들, 경제력은 제한적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기후 피해 회피, 탄소흡수, 재생에너지 감축 잠재력이 큰 세 집단이다. 이들 81개국은 세계 인구의 35.0%를 차지하지만 세계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13.1%에 불과하다.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도 17.4% 수준이다. 이들 국가는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거나 자연의 탄소흡수 능력을 활용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서 상대적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국제 협상에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할 경제적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한국과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이 포함된 중간 영향 국가군은 세계 GDP의 81.0%, 인구의 59.0%, 온실가스 배출량의 72.2%를 차지했다. 세계 경제와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연구가 설정한 네 가지 자산의 관점에서는 기후 대응으로 얻거나 잃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중간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는 이들 국가가 기후변화의 피해를 적게 받거나 감축 의지가 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기후 대응에서 얻는 경제적 이익과 부담만으로는 각국의 정책 선택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 화석연료 의존국과 재생에너지 잠재국의 이해관계 화석연료 생산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추진될수록 수익 감소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이란·베네수엘라·캐나다·노르웨이 등을 감축 강화 시나리오에서 화석연료 수익 손실의 영향이 큰 국가 사례로 제시했다. 반대로 기후재해 피해를 줄이는 데서 얻는 이익은 저소득 국가에서 크게 나타났으며,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이 두드러졌다. 재생에너지 감축 잠재력은 소말리아에서 높게 평가됐다. 토지의 탄소흡수 잠재력은 가이아나·수리남·파푸아뉴기니와 중앙아프리카의 산림 국가들에서 두드러졌다. 중간영향 그룹에 속한 한국은 화석연료 수입국이자 제조업 중심의 선진 산업국으로서, 기후변화로 인한 즉각적인 영토 피해나 토지 탄소 흡수량의 비중이 개발도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그러나 중간영향 국가 그룹이 전 세계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한국을 포함한 이들 그룹의 적극적인 결단 없이는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국가별 이해관계는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되지 않는다. 어떤 국가는 화석연료 수익 감소를 우려하고, 다른 국가는 기후재해 피해를 줄이는 데서 큰 이익을 얻는다. 또 다른 국가는 재생에너지나 산림을 활용해 기후 대응의 경제적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기후협상, 감축 의무 넘어 경제적 이익과 연계해야 연구진은 이런 차이를 고려해 기후협상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의무만으로 설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연구에서 제안한 방향은 기술 연구개발(R&D), 유리한 무역협정, 기후 재정 이전 등을 감축 정책과 연계하는 포괄적 협상(다차원 패키지 딜)이다. 자산 특성이 서로 다른 국가들이 전략적 동맹을 형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예컨대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큰 국가에는 기술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기후 피해가 큰 국가에는 적응 재원과 피해 예방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 화석연료 의존국에는 산업 전환과 경제 다각화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감축 정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의 분류가 국가의 실제 기후정책을 결정하는 모든 요인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는 한계도 있다. 윤리적 책임, 거버넌스, 사회경제적 조건, 제도, 군사력, 역사적 배출 책임 등도 국제 협력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구는 기후 대응의 필요성을 깨닫는 것만으로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후 대응으로 얻는 이익과 부담이 어떻게 배분되며, 각국이 협력에 참여하도록 어떤 경제적 유인을 제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업 유치하려 전기료 낮추는데 동해안 발전사 먼저 고사할 판

지역간 전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가 송전혼잡으로 한국전력의 구입비가 줄어드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기존 발전사에 비용 부담을 전가해 정책 신뢰와 전력공급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기획에서는 송전망 확충 책임과 비용 부담의 불균형, 발전사의 경영·투자 위축이 전력수급에 미칠 영향을 짚고 신중한 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보완책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비수도권 전기요금을 낮추려는 정부의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지역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발전사들이 먼저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전망 부족으로 경영난이 누적된 동해안 석탄발전 3사의 올해 말 누적 적자가 1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전력 판매가격까지 낮아지면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19일 전력거래소 비용평가실무협의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강릉에코파워·북평화력 등 동해안 석탄발전 3사의 올해 말 누적 적자 전망치는 총 1조3058억원에 달한다. 발전사별로는 삼척블루파워가 6864억원으로 가장 많고 강릉에코파워 4374억원, 북평화력 1820억원이다. 이들 발전사 경영난의 원인은 낮은 발전소 가동률 탓이다. 동해안 석탄발전 3사의 설비용량은 총 5.4기가와트(GW)에 달하지만 가동률은 19~3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삼척블루파워는 설비용량 2.1GW에 가동률이 19%에 불과하며, 같은 2.1GW 규모인 강릉에코파워의 가동률도 31% 수준이다. 1.2GW 규모인 북평화력 역시 31%에 머물고 있다. 석탄화력은 대규모 설비를 높은 이용률로 운영해 고정비를 회수한다. 과거 석탄발전 이용률이 80%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들 발전사의 20~30%대 가동률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가동률이 낮은 핵심 원인은 송전망 부족이다.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으로 보낼 송전망이 부족해 발전설비를 갖추고도 발전량 자체가 제한되고 있다. 발전량이 줄어든 만큼 전력 판매수익도 감소하면서 금융비용과 유지보수비 등 고정비를 충분히 회수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1조원대 적자가 누적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수도권 전력도매가격까지 낮아질 경우 수익성 악화는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비수도권 전기요금을 낮춰 전력 소비가 많은 기업의 지방 이전과 신규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역별 전기요금 인하에 필요한 재원은 연간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이 1조3000억원을 부담하고 국가 재정 5000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비수도권 전력도매가격을 킬로와트시(kWh)당 약 10.6원 낮춰 나머지 1조원가량을 확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지역 소비자의 전기요금을 낮추기 위한 재원의 상당 부분을 비수도권 발전사의 전력 판매수익 감소를 통해 마련하는 구조다. 전력거래소 회의자료를 토대로 발전사별 가동률에 kWh당 10.6원의 전력도매가격 인하 폭을 적용하면 동해안 발전 3사의 추가 손실은 연간 1320억원으로 추산된다. 강릉에코파워가 600억원으로 가장 크고 삼척블루파워 370억원, 북평화력 350억원이다. 특히 북평화력의 경우 지난해 금융비용만 40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추산대로 연간 350억원의 수익 감소가 추가되면 금융비용에 맞먹는 부담을 새로 떠안게 되는 셈이다. 실제 손실 규모는 향후 지역별 가격제의 구체적인 설계와 발전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비수도권 전기요금을 수도권보다 낮게 책정하려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전력 소비가 많은 기업을 발전설비가 밀집한 지역으로 유도하는 데 있다. 기업이 전력 생산지역으로 이동하면 장거리 송전에 따른 계통 부담을 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이전과 신규 투자는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 반면 동해안 발전사들은 이미 송전제약으로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의 전력 수요가 충분히 늘어나기 전에 도매가격부터 낮아질 경우 발전사들은 낮은 가동률과 낮은 판매가격이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게 된다. 발전사의 경영난이 실제 설비 운영 차질로 이어질 경우 전력수급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동해안 발전 3사의 설비용량은 원전 5기 분량인 5.4GW에 달한다. 평소에는 송전제약 때문에 충분히 가동하지 못하더라도 냉난방 수요가 몰리는 동·하절기 전력피크 때 공급능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설비다. 결국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기업의 지방 이전이라는 정책 효과를 내기까지 기존 발전설비가 버틸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가격 신호를 통해 전력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과 동시에 송전제약으로 이미 비용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발전사에 대한 별도의 정산·보상 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정유산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국가기간산업

산업통상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또 동결했다. 6월 27일 이후 16주째 동결이다. 2주마다 싱가포르 국제제품가격(MOPS)을 반영하겠다던 3월의 약속은 사라지고 동결만 남았다. 이제 우리 기름값이 세계 최저 수준이다. 실제로 우리 경유값(리터당 1843원)은 유럽연합 평균(3200원)의 절반 수준이고, 치솟는 경유값 때문에 스스로 앞장섰던 대(對)러시아 제재까지 포기하는 미국(2200원)보다도 17%나 싸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최고가격제가 경제 안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극약 처방인 최고가격제의 부담이 고스란히 정유사에게 떠넘겨지는 구조는 심각한 불공정이다. 정부가 석유사업법에 명시된 재정 지원도 미적거리고 있다. 산업부가 15년 전에 분명하게 정리했던 '원가' 논쟁을 다시 들고나온 탓이다. 정부가 가격을 멋대로 정해도 정유사가 알아서 버텨낼 것이라는 인식은 매우 위험한 착각이다. 원유를 휘발유·경유·나프타로 분리하는 정유산업은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2%를 넘지 않는 대표적인 박리다매 업종이다. 정제 마진이 조금만 흔들려도 적자로 돌아선다. 이런 산업에 원가 이하의 가격을 강제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정유사의 입장은 절박하다. 64달러 수준이었던 두바이유가 107달러로 67%나 치솟았다. 그나마 수익을 낼 수 있는 휘발유·경유·나프타의 수출도 산업부의 눈치를 봐야 한다. 그동안 정유사가 포기한 수익이 8조 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어쨌든 온전하게 정유사의 부담으로 운영하는 최고가격제는 지속가능할 수 없는 정책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도 불구하고 휘발유·경유·나프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정유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절망적이다. 더욱이 국가기간산업을 보호·육성해야 하는 산업부가 오히려 정유산업 무너뜨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1980년대 '비료산업합리화조치'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요소 가격을 원가 이하로 묶은 탓에 비료 공장이 문을 닫았다. 한때 123만 톤에 달했던 국내 요소 산업은 완전히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산업부는 지금도 요소 확보에 골치를 앓고 있다. 어렵게 키워놓은 국가기간산업을 정부 스스로 무너뜨린 결과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정유사를 압박하고 있다. 2개 정유사가 2024년 7월부터의 유가 담합으로 무려 44조 원의 부당 수익을 챙겼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검찰이 발표한 담합 규모는 14조2000억 원이었다. 기준도 밝히지 않은 채 석 달 만에 금액만 세 배로 불려버리면 수사가 아니라 여론전이 된다. 시점도 공교롭다.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난 3월 초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SNS를 통해 정유사의 폭리와 담합을 '대국민 중대범죄'로 규정했다. 넉 달 뒤인 7월 검찰이 담합 의혹을 발표했고, 다시 석 달 뒤 공정위가 담합의 규모를 키웠다.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해 담합 규모가 단계적으로 불어나는 흐름은 오비이락(烏飛梨落)의 전형이다. 공정위의 정유사 담합 의혹 제기는 낯선 일이 아니다. 2011년에는 주유소 유치 과정에서의 담합 의혹으로 4개 정유사에 43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2015년 객관적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공정위의 패소를 판결했다. 결국 공정위는 정유사에 과징금 반환과 함께 국민의 세금으로 290억 원의 가산금과 소송비용까지 물어줘야 했다. 2007년에도 정유사에게 담합 의혹으로 52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법원 판결로 취소해야 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공정위 제소로 정유사에게는 '담합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한번 찍힌 사회적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4개 기업이 시장을 나눠 가진 과점 산업은 흔히 담합을 받는다. 그런데도 법원이 공정위의 담합 의혹을 번번이 거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유사는 정부와 사회의 엄격한 감시망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석유제품의 가격도 투명하게 공개되는 국제 시장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사회적 합의를 따르고 있다. 담합 의혹이 자주 제기되는 철강·건설·건설자재·식품 분야와 달리 담합의 유인도 적고, 담합을 숨길 여지도 좁다. 다만 '원유 가격'과 '석유제품(휘발유·경유) 가격'에 대한 혼란은 여전하다. 그러나 도축장의 쇠고기 가격과 소 시장의 소 가격은 반드시 연동되지 않는다. 물론 폭리와 담합은 엄벌해야 한다. 그렇다고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산업부와 공정위의 무차별적인 압박이나 의혹 제기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유공장의 정제 설비는 요소 공장보다 짓기도 어렵고, 되살리기는 훨씬 더 어렵다. 산업부와 공정위가 본연의 책무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bienns@ekn.kr

올 여름 발전량 LNG↓·석탄↑…단가 차이에 석탄감축 반대로 가나

극심한 더위가 이어진 올 여름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발전량이 줄고 석탄발전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NG 발전 단가가 킬로와트시(kWh)당 200원선을 3년 만에 넘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석탄 발전 축소와 이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와 거리가 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여름철(6~8월) LNG 복합화력 발전량은 3만6020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줄었다. 같은 기간 석탄화력 발전량은 5만9149GWh로, 원자력 발전량은 4만5685GWh로 각각 5.1%와 2.9% 늘었다. 전체 발전량이 16만1476GWh로 0.2% 감소에 그친 점에 비춰 보면 LNG 발전량이 비교적 많이 줄고 석탄화력과 원자력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최대 전력 수요가 95.3GW까지 올라갔던 8월에는 LNG 발전량이 18.2% 감소한 1만2284GWh을 기록했다. 빈자리는 원자력(13.3% 증가)과 석탄화력(3.9% 증가)이 채웠다. 이는 LNG 복합화력 발전 단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월과 8월 평균 LNG 전력구입 단가는 각각 킬로와트시(kWh)당 200.8원과 222.5원으로 2023년 7월(204.08원) 이후 3년만에 200원선을 넘어섰다. 한국가스공사의 일반발전 기준 천연가스 공급 가격은 올해 3월 기가줄(GJ)당 1만6048.20원이었지만 이후 조금씩 오르고 7월과 8월 각각 2만522.58원과 2만2726.90원까지 올라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 시장에서 위기가 고조되던 2022년 8월~2023년 3월에는 270원선을 넘었다. 통상 국제 LNG 가격이 한국 시장에 반영되는 시차가 3~4개월이므로 3월 시작된 중동전쟁의 여파가 올해 하반기 들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석탄발전(유연탄 기준)은 7월과 8월 가격이 각각 kWh당 151.7원, 165.1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원래 LNG보다 발전 단가가 낮은 데다 상승 속도도 가파르지 않았다. 봄철(3~5월)에는 석탄화력 발전량이 3만6308GWh로 25.8% 증가했다. LNG 복합화력 발전량은 2.2% 줄은 3만9193GWh였다. 이례적으로 많았던 원전 예방정비로 원자력 발전량이 17.3% 줄어든 4만1104GWh였는데, 이 빈 자리를 석탄화력이 채운 것이다. 올해 들어 신월성 1호기(1~4월)과 한울 2호기(5~7월)∙3호기(2~5월)∙5호기(2~6월)∙4호기(5~8월), 한빛 6호기(2~6월) 등 발전용량이 1GW 수준인 원전이 계획정비로 잠시 가동을 멈췄다. 지난해부터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월성 2~4호기 중 3호기만 지난 7월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LNG 발전이 줄고 석탄 발전이 늘어나는 현상은 올 겨울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들어 LNG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 LNG 가격 지표인 LNG JKM(일본·한국 지표) 선물 가격(종가 기준)은 지난달 14일부터 한달 넘게 MMBtu(100만BTU, 1BTU는 대기압에서 물 1파운드를 화씨 1도 가열하는데 필요한 열량)당 25달러선을 상회하고 있다. 한국 시간 16일 오전 6시 30분 기준으로는 29.340달러까지 올랐다. 국내에서도 가스공사가 책정한 10월 발전용 가스 공급 가격이 GJ당 2만5087.86원까지 올라 갈수록 부담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석탄 발전이 LNG 발전보다 효율이 낮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는 점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석탄 LNG의 발전 효율은 각각 약 40%와 60% 정도로 평가되는데, LNG 발전이 연료를 연소할 때 나오는 열로 추가 발전을 하기 때문이다. LNG 발전으로 나오는 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LNG 수입 가격과 발전단가가 올라 석탄 발전 비중을 높이면 탄소 감축 속도를 더 늦출 우려가 커진다. 이에 석탄발전 폐지 정책 기조와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빠르면 올해 말 확정될 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는 전체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27기를 2036년까지 LNG 발전소로 대체하고, 나머지는 수력발전이나 배터리 에너지지정장치(BESS),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등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0기 이내는 안보 전원으로 남겨두되 점진적으로 폐지해 나간다. 온실가스 감축도 문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 부문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발전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한 2억2043만톤을 기록했다. 전체 배출량은 6억8571만톤으로 전년 대비 0.9% 줄었고, 산림·토지 분야의 온실가스 흡수·저장량을 고려한 순배출량은 6억5470만톤으로 0.5% 증가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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