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대강 취·양수장 개선 ‘속도전’…극한 가뭄과 녹조 대응 위해

정부, 4대강 취·양수장 개선 ‘속도전’…극한 가뭄과 녹조 대응 위해

이명박 정권에서 진행한 4대강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4대강 취·양수장 개선 사업을 추진해온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사업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그동안 4대강의 취·양수장 가운데 70곳의 취수구 위치가 잘못돼 정작 가뭄이 심할 때는 취수가 어렵고, 녹조가 심해도 보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흘려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시급히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 문제는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지적돼 왔으나, 4대강 사업 완공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후부는 6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금한승 제1차관 주재로 '취·양수장..

[기후 리포트] 뒤바뀐 지구 순환…한반도 날씨 극단적으로 만든다

최근 한반도에서는 여름철이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국지적 집중호우 등이, 겨울철에는 한파와 이상 고온이 자주 나타나는 등 날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한반도에서만 나타나는 지역적인 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전 지구 대기 순환 체계가 재편되고, 그 영향이 '원격상관'을 통해 한반도까지 전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격상관(遠隔相關, teleconnection)은 멀리 떨어진 지역의 날씨·기후 변화가 대기나 해류의 흐름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함께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 한쪽에서 생긴 기후 변화가 보이지 않는 공기 길을 따라 지구 반대편 날씨까지 바꿔 놓는 것이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와는 다른 개념이다. 나비효과는 '혼돈(chaos)이론'에서 나온 개념으로, 아주 작은 초기 변화가 시간이 지나며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큰 결과로 증폭될 수 있음을 뜻한다. 원격상관으로 날씨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최근에 발표된 두 가지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북반구 따뜻할수록 여름 몬순 강화돼 중국과학원 지질·지구물리연구소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시아–호주 여름 몬순 체계가 남반구-북반구 간 온도 차이에 의해 장기적으로 조절돼 왔음을 1만3500년에 이르는 홀로세의 기후 자료를 통해 밝혀냈다. 연구팀은 호주 북동부 몬순 전면 지역에 위치한 브롬필드 늪에서 채취한 호수 퇴적물의 입자 크기와 유기물 함량을 활용해 호주 여름 몬순 기록을 복원했다. 그 결과, 홀로세 초기부터 약 7800년 전까지는 여름 몬순이 약해지다가 다시 점진적으로 강화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아시아와 호주 몬순 시스템이 남북반구 간의 온도 구배에 의해 지배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고위도 기후 변화가 남북반구의 에너지 불균형을 일으켜 열대수렴대(ITCZ)의 위치를 이동시키고 몬순에 영향을 미친다는 통합적인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북반구가 상대적으로 따뜻해질수록 대기의 에너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열대수렴대가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그 결과 동아시아 여름 몬순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에 더 많은 수증기와 강수를 공급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북반구와 남반구의 온도 차이가 줄어들면 몬순 순환 자체가 약화된다. 열대수렴대는 적도 부근에서 북반구와 남반구의 무역풍이 만나 공기가 상승하면서 구름과 강수가 집중되는 강수대를 말한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이 단순히 여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북반구의 장기적 온난화가 동아시아 겨울 몬순의 세기를 약화시키는 경향도 함께 보인다고 설명한다. 즉, 기후변화는 한반도의 여름을 더 습하고 불안정하게 만들면서도, 겨울철에는 한파의 빈도와 성격 자체를 바꾸는 이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한반도 겨울 불규칙하고 극단적으로 바뀌어 이는 한반도의 겨울이 전반적으로 따뜻해지면서도, 한파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불규칙하고 극단적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기후변화는 한반도의 겨울을 단순히 온화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한 계절로 재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베리아 고기압과 북극의 한랭 공기 저장고가 약해지고, 그 결과 한반도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던 차고 건조한 북서풍 계열의 겨울 몬순 바람이 전반적으로 약해진다. 과거처럼 한겨울 내내 강한 추위가 길게 이어지는 전형적인 '계절형 한파'의 빈도는 줄어드는 대신 한파가 '짧고 강하게' 나타나는 비정형적 양상이 늘어난다. 평상시에는 비교적 온화한 겨울 날씨가 유지되다가도 대기 순환이 일시적으로 크게 흔들릴 경우 고위도의 강한 한기가 한반도로 급격히 쏟아져 내려올 수 있다. 이와 함께 한파와 함께 나타나는 동반 현상도 달라지고 있다. 겨울 몬순이 약화되면 기본적으로 공기가 덜 건조해지지만, 강한 한기가 돌발적으로 유입될 경우에는 폭설·강풍·급격한 체감온도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한파' 형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한파의 횟수는 줄어들 수 있으나, 한 번 발생할 때 사회·경제적 충격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유라시아 제트기류, '흔들림'에서 '동조화'로 이와 동시에, 대기 상층을 흐르는 제트기류의 성격 자체도 달라지고 있다. 중국 저장대학교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최근 20여 년 사이 유라시아 제트기류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유라시아 대륙 전반에서 제트기류의 세기가 동시에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상류–하류 동서 일관성(UDZC)'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데, UDZC에서 상류는 제트기류의 서쪽(유럽·대서양), 하류는 동쪽(동아시아·한반도)을 의미한다. 동서 일관성은 이 두 지역의 제트기류가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거에는 상류의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치우치면 하류의 제트기류는 남쪽으로 치우치는 등 상류와 하류가 남북으로 엇갈려 움직였지만, 최근에는 제트기류의 세기와 대기 순환이 유라시아 전역에서 동시에 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제트기류가 단순한 경계선이 아니라, 대륙 전체의 날씨를 한꺼번에 묶는 '동기화 장치'로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연구팀은 2022년 동아시아와 유럽, 북미 일부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이 새로운 제트기류 패턴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실크로드 원격상관, 대서양에서 한반도까지 두 번째 논문이 특히 주목하는 개념은 '전 지구적 실크로드 원격상관(Circumglobal Silk Road, CGSR)'이다. 이는 북대서양에서 시작된 대기 이상이 '로스비 파동(Rossby wave)'이라는 형태로 제트기류를 따라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고, 다시 북미까지 전달되는 거대한 파동 구조를 말한다. 로스비 파동은 지구 자전과 위도에 따른 코리올리 효과 때문에 중위도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크게 굽이치며 형성된다. 매우 느리게 움직이는 저주파 구조로, 고기압과 저기압의 위치를 오래 고정시켜 폭염·가뭄·한파 같은 극한 날씨를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파수(wavenumber)가 6인, 즉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산-골 쌍이 6번 나타나는 로스비 파동이 제트기류와 공진해 정체하기 쉬운 조건이 자주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결과 유럽·동아시아·북미가 하나의 파동 체계로 연결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극한 기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이 파동은 이동 경로상에 있는 지역마다 고기압과 저기압의 배치를 바꿔 놓는다. 동아시아에 이 파동이 도달하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시에 강화되며 상층과 하층에서 하강 기류가 겹치는 '열돔' 조건이 형성된다. 이로 인해 구름이 억제되고, 비는 줄어들며, 지표면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극단적인 폭염과 가뭄이 지속된다. 중요한 점은 이 현상이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파동 구조가 북미 서부에도 고기압을 형성해, 동아시아와 북미의 폭염이 동시에 발생하는 '연결된 재난'으로 나타나게 된다. ◇한반도 날씨, '국지적 상황'으로 설명되지 않아 두 연구가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오늘날 한반도의 날씨는 더 이상 한반도 주변만 살펴봐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남북반구 간의 온도 불균형, 유라시아 대륙 상공의 제트기류 구조 변화, 그리고 대서양에서 시작되는 원격상관이 서로 맞물리면서, 한반도는 전 지구 기후 시스템의 변화에 훨씬 더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기후변화는 평균 기온을 조금씩 올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대기 순환의 '연결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 결과 한반도의 폭염, 가뭄, 집중호우, 한파는 앞으로도 더 잦고, 더 예측하기 어려운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제 지역 기상 현상을 넘어 전 지구적 대기 연결 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기후 인식과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두 논문은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이원희의 기후兵法] 소관 상임위 넘은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완화 법…계통·시장 3박자 갖춰야

지방자치단체의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조례를 제한하는 법이 국회 담당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처음으로 넘었다.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조례 완화로 입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계통과 시장까지 뒷받침돼야 재생에너지 보급이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자체의 재생에너지 설치구역을 제한하는 이격거리 조례를 완화하는 내용의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다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11건을 병합·심사해 위원장 대안으로 발의됐다. 법 개정안은 이격거리 조례를 정부가 기준을 마련하고 규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구체적인 이격거리 조례 기준은 시행령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일 영덕 풍력발전기 타워 전도 사고가 발생하면서 풍력발전기에 대해서는 이격거리 조례를 완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소위원회에서도 풍력발전기에 대한 안전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은 이날 소위원회에 출석해 “이격거리 관련 법이 통과가 되면 관련 시행령에서 기준을 정할 때 풍력이나 태양광의 안전기준을 고려해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문제는 지난 2018년을 전후해 전국 지자체에서 관련 조례가 급증하며 본격화됐다. 주민 민원을 이유로 주거지·도로 인근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제한하는 조례가 확산되면서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를 설치할 입지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2024년 12월 발간한 '태양광 발전 이격거리 규제 현황과 쟁점'에 따르면 전국 129개 지자체가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태양광 설치가 어려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하면 약 95%의 지자체가 이격거리 규제를 시행 중이다. 이격거리 규제는 주거지역이나 도로 인근 일정 범위 내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제한하는 조례로, 예컨대 주택으로부터 100m 이내에는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정부와 국회에서 여러 차례 법·제도 개선 논의가 있었지만 실제 법률 개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난 2023년 1월 당시 에너지 업무를 담당하던 산업통상자원부는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100m까지만 이격거리를 둘 수 있도록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인센티브는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격거리 조례 완화 개정안은 앞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와 국회 본회의 통과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상임위 문턱을 넘긴 것은 진전이지만 지역 반발 가능성이 변수다. 이격거리 조례는 주민 생활환경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법률로 일괄 제한할 경우 지역사회 반발이 커질 수 있어서다. 또한, 이격거리 조례 완화로 입지를 확보했다고 해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자동으로 이뤄진다고 할 수는 없다. 이에 정부도 이격거리 조례 완화와 함께 계통과 시장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 중이다. 기후부 에너지전환정책실은 올해 주요 업무 계획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변하는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도매시장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준중앙자원 제도를 도입하고 추후 실시간·예비력 시장으로 단계적인 도매시장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소매시장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를 도입해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 요금을 인하하고, 저녁·밤 시간대 요금은 인상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유도한다. 부족한 전력망 확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유연접속 확대, 계획입지 활성화, 기존 전력망 효율화 등 혁신 방안을 마련해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접속이 지연되는 지역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보급하고 농공단지·캠퍼스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 전력망인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에도 나선다. 기존 전력망에서는 허수·지연 사업자보다는 실제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자가 우선 접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신성이엔지, 작년 매출액 5703억·영업이익 19억원 집계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이 5703억원,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4 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5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5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2억 5000만원) 대비 약 1400% 증가했다.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전방 산업 투자 둔화로 경영 환경 개선이 지연됐으나 4분기 들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과 비용 효율화 성과가 집중 반영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2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수주 구조 개선과 프로젝트 관리 효율화가 실질적인 이익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은 지난해 가동률 저조로 인한 제품 매출 감소로 부진했으나 국내 제조사 우선 지원 정책과 글로벌 시장 환경 개선으로 올해부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회사는 태양광 발전 및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성이엔지는 그외 반도체·이차전지·데이터센터 중심의 고부가 클린환경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유례없는 산업 사이클이 전개되는 만큼, 고난도 공정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기술 고도화와 함께 사업 운영 시스템을 정교하게 체계화하고 선별적 수주 전략 및 원가·품질 관리 강화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 지정학] 美 2026 방위전략이 던진 메시지…“반도체는 전력·에너지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미국이 반도체를 국가안보 핵심 자산으로 규정하고 공급망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제기되는 새만금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이 오히려 기업들의 미국행을 재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입지를 '정책적 이전'으로 압박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국내 이전보다 에너지·전력·보조금이 동시에 보장되는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 판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2026년 방위전략을 통해 반도체를 군사·AI·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며, 생산 거점을 자국 내로 집중시키는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은 물론, 대규모 전력 인프라와 가스 공급, 전력망 복원력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이 미국 전략의 핵심이다. 반도체 공급망을 국가안보 핵심 사안으로 격상하면서, 에너지와 전력 인프라를 반도체 산업 전략의 전제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반도체를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군사·AI·에너지 안보까지 아우르는 전략 자산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새만금으로의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을 사실상 '정책 목표'로 제시할 경우, 기업들로서는 국내 이전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 입지는 단순한 부지 문제가 아니라 전력 안정성, 에너지 가격, 공급망 신뢰도, 정책 예측 가능성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이전이 강요되는 순간, 기업은 국내의 또 다른 불확실한 선택지와 미국이라는 비교적 확실한 선택지를 동시에 보게 된다"며 “에너지·전력 조건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지방 이전 압박은 결과적으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해외 이전을 가속화하는 역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국내에서 제기되는 '새만금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을 두고 정책적 정합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론은 수도권 전력·용수·송전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달성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미국 전략이 강조하는 반도체 입지의 핵심 조건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별도의 문제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의가 에너지·전력 조건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정치적 해법으로 소비될 위험을 경계한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무정전 전력과 초고품질 전력 안정성을 요구하며, 대규모 가스·연료 백업과 송전망 이중화가 필수적이다. 미국 방위전략이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은 곧 국가안보의 취약성"이라고 규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새만금이 반도체 클러스터의 대안지로 기능하려면 단순한 부지 제공을 넘어 ▲수십 기가와트(GW) 단위의 안정적 전력 공급 계획 ▲기저전원과 백업 전원의 명확한 조합 ▲초고압 송전망 구축 일정과 비용 ▲가스·연료 인프라 확충 ▲전력요금의 중장기 예측 가능성까지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지 않다면 이전론은 “입지는 바꾸되 리스크는 그대로 옮기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전략이 강조하는 점은 '속도와 신뢰성'이다. 미국은 반도체와 에너지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하며, 공급망 충격 시에도 생산이 멈추지 않는 체계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국내 이전론은 아직까지 “어디로 옮길 것인가"에 집중돼 있을 뿐, “어떻게 동일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에너지·전력 안정성을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정책 전문가들은 “미국은 반도체를 안보 자산으로 보고 에너지·전력망을 함께 설계하고 있는데, 한국은 반도체 입지를 지역 균형의 도구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두 접근법의 간극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이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전 이후에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미국의 2026년 방위전략이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땅'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점이다. 에너지와 전력, 공급망 안보에 대한 설계 없이 추진되는 이전론은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 모두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새만금 이전론 역시 이러한 글로벌 전략 환경 속에서 냉정한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압박 강화 흐름을 짚으며 “지금은 국내 반도체 정책에서 어느 때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미국은 반도체를 국가안보 자산으로 규정하고, 사실상 '관세 100%를 감수하든지, 아니면 미국 내에서 생산하라'는 양자택일을 기업들에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충분한 에너지·전력 조건 검증 없이 특정 지역 이전을 압박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국내 이전보다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쪽이 오히려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특히 “반도체 입지는 산업정책이 아니라 에너지·안보·공급망 전략의 문제"라며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안보 자산으로 끌어안는 상황에서, 준비되지 않은 국내 이전 압박은 '지방 분산'이 아니라 '해외 유출'을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 이전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되며, 기업이 국내에 남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조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정부, 4대강 취·양수장 개선 ‘속도전’…극한 가뭄과 녹조 대응 위해

이명박 정권에서 진행한 4대강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4대강 취·양수장 개선 사업을 추진해온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사업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그동안 4대강의 취·양수장 가운데 70곳의 취수구 위치가 잘못돼 정작 가뭄이 심할 때는 취수가 어렵고, 녹조가 심해도 보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흘려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시급히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 문제는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지적돼 왔으나, 4대강 사업 완공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후부는 6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금한승 제1차관 주재로 '취·양수장 개선사업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사업 진행 현황과 신속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취·양수장 개선사업은 가뭄과 녹조 등 기후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취수가 가능하도록 취수구 수위를 강바닥에 가깝게 낮추고, 노후 펌프를 교체하는 등 시설 성능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 기후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취·양수장 70곳을 대상으로 개선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이 가운데 4곳은 공사를 완료했고 66곳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유역별로 보면 대상 시설 70곳 중 낙동강 유역이 52곳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영산강 10곳, 한강 7곳, 금강 1곳 등이다. 전체 사업 예산은 4100억원이 넘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부는 녹조 발생 우려가 큰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시설 개선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해당 사업에 47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기후부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도와 추진 체계도 손질한다. 우선, 기존에 한국수자원공사를 거쳐 지방정부로 교부되던 사업비 지급 방식을 개선해 기후부가 직접 교부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고 사업 집행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지방정부 소유의 취·양수장 개선사업은 수자원공사 등 전문기관에 위·수탁 방식으로 추진해 설계·시공과 사업 관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방정부의 사업 추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유역·지방환경청장 주관으로 '취·양수장 개선 상시점검반'을 운영해 시설별 공정 관리와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기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부처 간 시설 개선 현황과 향후 계획을 정기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금한승 기후부 제1차관은 “취·양수장 개선은 가뭄과 녹조에 대비하고 4대강 유역의 안정적인 취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현장 수용성을 높이고 추진 체계를 정비해 사업이 속도감 있게 이행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한강·낙동강·영산강 유역환경청과 대구지방환경청, 수자원공사 등 물관리 분야 관계 기관이 참석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남부발전, ‘ELECS KOREA 2026’서 발전6사 대표해 중소기업 판로 개척

한국남부발전(사장 김준동)이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에너지 전시회인 'ELECS KOREA 2026'에서 발전공기업 6사(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를 대표해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과 기술 홍보를 위한 '상생의 장'을 마련했다.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전기산업진흥회와 남부발전 등 발전 6사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총 217개 기업이 562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에너지 분야의 신기술과 혁신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지난 4일 열린 개막식에는 김준동 남부발전 사장을 비롯해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 구자균 전기산업진흥회 회장,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등 전기·에너지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남부발전 등 발전 6사는 이번 전시회 기간 중 중소기업 지원에 역점을 두고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발전사 공동 구매상담회 ▲협력 중소기업관 운영 ▲발전사 컨퍼런스 ▲발전사 홍보관 도슨트 투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홍보 부스에서는 국내외 참관객을 대상으로 도슨트 투어를 진행해 발전공기업의 현황과 중소기업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알렸으며, 현장 이벤트 등을 병행해 참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준동 남부발전 사장은 중소기업 홍보 부스를 방문해 기업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격려하며, “어려운 경영 환경을 이겨내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들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국내외 판로 개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발생지 처리 원칙” 칼 빼든 충남…수도권 쓰레기 계약 잇따라 파기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도가 수도권 생활폐기물 유입을 막기 위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천안의 한 민간 소각시설에서 폐기물관리법 위반 정황이 확인됐다. 충남도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천안·당진 지역 소각업체 4곳을 대상으로 시군과 합동 점검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도권 생활폐기물을 들여온 천안 1개 업체에 대해 사법·행정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신고 대상이 아닌 폐기물을 별도 신고 없이 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폐기물 처리 과정의 전산 관리 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에 처리 실적이 실제와 다르게 입력된 정황도 확인됐다. 충남도는 올바로시스템 허위 입력이 소각시설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주요 위반 유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도는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한 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형사고발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쓰레기 반출 지역과 반입량은 현재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점검에서 위반 사항이 확인되지 않은 천안·당진 소각업체들은 서울 강동구와 영등포구에서 생활쓰레기를 들여온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점검 이후 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다른 천안 업체는 경기도 안산에서 가연성 폐기물만 제한적으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운영 방식을 바꿨다. 충남도는 앞서 지난달 6일 공주·서산 지역 재활용업체가 위탁 처리하던 서울 금천구 생활폐기물(종량제봉투)에서 음식물쓰레기 혼합 사실을 확인해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해당 업체들은 이후 수도권 쓰레기 위탁 처리 계약을 파기하고 반입을 중단했다. 도는 지난 19일에도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생활폐기물과 대형폐기물을 들여온 천안 재활용업체, 서울 도봉구와 폐합성수지류 위탁 처리 계약을 체결한 아산 재활용업체에서 위반 사항을 확인해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업체 역시 반입은 중단된 상태다. 도 관계자는 “집중 점검 결과 수도권 쓰레기 처리 계약이 잇따라 파기되는 등 차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점검을 계속 이어가고, 위반이 확인되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과 함께 형사고발까지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불법·편법 반입을 원천 차단하고, 대전·세종·충북과 함께 광역 공조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시민사회단체 뿔 났다…신규 원전 추진에 ‘탈핵 시국’ 선언

154개 시민사회단체가 정부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며 건설 계획 중단은 물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기후위기비상행동, 정치하는엄마들, 참여연대 등 154개 시민사회단체와 개인 84명은 5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 정부 핵발전 정책 기조는 한국 사회 안전과 민주주의, 기후정의, 동북아시아 평화의 미래를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다"며 '탈핵 비상시국'을 선언했다. 이들은 “정부는 탈탄소, 기후위기 대응, 전력수요 증가, 인공지능(AI)·반도체·데이터센터 산업 육성이라는 언어를 앞세워 핵발전 필요성을 맹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면서 “사고 발생 시 회복할 수 없다는 점, 방사성폐기물 문제, 지역 주민 삶에 미치는 장기적 피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물린 송배전망 충돌 문제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정부가 원전 건설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하기 전 진행한 '공론화' 과정에 대해 이들은 “이미 결론이 정해진 상태에서 진행된 토론회와, 짜 맞춰진 여론조사는 여론을 관리하고 반대 의견을 배제하는 도구로 기능해 요식행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핵발전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닌 위험 그 자체"라며 ▲ 신규 원전 건설 계획 중단 ▲ 재생에너지 확대와 적극적인 수요 관리·지역 분산형 전원 체계를 중심으로 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해임 ▲ 이재명 대통령과 주민·시민사회 간 대화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삼성SDI·LG엔솔·SK온 1조원 ESS 수주전 본격화… ‘안전성 경쟁’ 격돌

1조원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는 가격 경쟁력보다 화재 안전성이 핵심 평가 요소로 떠오르면서 업체별 기술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달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제안서 및 사업계획서 접수를 마감하고 2월부터 본격적인 서류 평가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총 540MW 규모로 육지 500MW, 제주 40MW가 포함된다. 배터리 용량 기준 약 3.24GWh 수준이며 전체 사업비는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준공 목표 시점은 2027년 12월이다. 특히 이번 입찰은 평가 기준 변화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격 평가 비중은 기존 60%에서 50%로 낮아졌고, 비가격 평가 비중은 40%에서 50%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화재 안전성 배점은 6점에서 11점으로 대폭 상향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차 입찰에서는 산업 기여도와 가격 경쟁력이 주요 변수였다면, 이번 2차 입찰은 사실상 화재 안전성이 당락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약 76%를 확보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국내 생산 기반과 산업 기여도, 안정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이번 입찰에서도 안전성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각형 배터리를 핵심 제품으로 내세웠다. 해당 배터리는 내구성과 열 안정성이 높아 ESS 운영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셀 이상 발생 시 열이 인접 셀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No TP(열전파 차단)' 기술을 적용해 화재 확산 위험을 최소화했다. 또한 배터리와 안전장치를 일체형으로 통합한 ESS 솔루션 '삼성 배터리 박스(SBB)'도 경쟁력 요소로 꼽힌다. 이 제품은 최근 화재 안전성과 비용 절감 기술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중심으로 안전성 경쟁에 나섰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열 안정성이 높고 화재 발생 시 산소 방출이 거의 없어 폭발 위험이 낮은 장점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셀부터 모듈, 시스템까지 전 단계에 걸쳐 LFP 기반 안전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제품 최초로 UL 9540A 인증과 대형 화재 모의 시험을 통과하며 시스템 단위 안전성을 검증받았다는 점도 강점이다. 또 무보정 SOC 알고리즘을 적용해 LFP 배터리의 운용 효율성을 개선했다. 여기에 통합형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안정성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생산 기반 확대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과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 중이며, 충북 오창 공장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이번 입찰을 계기로 ESS 시장 진입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핵심 전략은 충남 서산 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술 경쟁력으로는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배터리 진단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 기술은 미세 전류 변화를 분석해 배터리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어 안전성 평가 대응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서산 공장에 구축된 대규모 안전성 평가센터 역시 경쟁력 요소로 꼽힌다. SK온은 최근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첫 성과를 냈다. 플랫아이언이 추진 중인 6.2GWh 규모 프로젝트 우선협상권도 확보해 향후 대형 수주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ESS 시장이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ESS 입찰 규모는 전기차 배터리 대형 프로젝트 대비 절대 금액은 크지 않지만, 국내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는 상징성이 크다"며 “입찰 결과가 향후 글로벌 ESS 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성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ESS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이 국내 배터리 3사의 ESS 시장 주도권 경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박충권 의원 “국민70% 신규 원전 동의, K-원전 규제 혁신 이뤄져야”

박충권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주최하는 '국민 70%↑ 신규 원전 동의' K-원전, 규제에 달렸다 정책세미나가 오는 11일 오전 9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개최된다. 박충권 의원은 “에너지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기술과 현실의 문제"라며 “신규 원전 건설을 국민 70%가 찬성한 만큼, 안전은 확실히 지키되, 기술 발전과 현장 여건을 반영하는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원전 규제 개혁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넘어 초거대 AI 시대로 진입하면서, 막대한 전력수요와 함께 공급망 불안정, 기술 패권 경쟁, 탄소중립이라는 복합적인 전환기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공급을 책임질 원전 규제도 이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복합적 위기와 변화 속에서 국가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열쇠는 바로 안정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확보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규 원전 건설 추진 여부를 놓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70%가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대형 원전 2기와 SMR(소형모듈원자로) 1기 건설이 사실상 확정됐다. K-원전 분야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대형 원전 중심의 경직된 규제 체제에 묶여 있고, 정권에 따라 규제의 강도와 방향이 급변하여 원전 산업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이번 세미나는 K-원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술 중심의 유연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세미나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전 원자력학회장)가 「대형원전 규제방향」이라는 주제로,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가 「SMR 및 4세대 원전 규제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며, 최성민 한국원자력학회장이 좌장을 맡는다. 패널 토론에는 임시우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정책국장, 이우상 한국수력원자력 규제협력처장,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박상덕 전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장, 고범규 (사)사실과과학네트워크 이사, 설영실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 회장이 참여하며, 사회는 류재수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부장이 맡았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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