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남성서 두드러진 원자력 지지…“전력 현실 인식 차이”

젊은층·남성서 두드러진 원자력 지지…“전력 현실 인식 차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실시한 원자력 관련 여론조사에서 젊은층과 남성 응답자일수록 원자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원자력이 위험하다며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앞세워온 반대 진영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9.5%가 원자력에 대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이 47.9%, '약간 필요하다'는 응답이 41.5%로 집계됐다. 반면 '전혀 필요하지 않다'(2.8%)와 '별로 필요하지 않다'(4.3%)는 합계 7..

[기후 신호등] 당(唐)제국 무너뜨린 것, 반란이 아니라 ‘기후변화’였다

한 제국(帝國)이 무너질 때, 우리는 흔히 인간의 어리석은 선택을 떠올린다. 부패한 정치, 무능한 황제, 통제되지 않은 반란군이 역사의 주범처럼 등장한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당나라의 멸망을 전혀 다른 방향에서 다시 읽어냈다. 이 제국을 서서히 붕괴시킨 것은 사람보다 먼저 기후의 변화였다는 결론이다. 스위스 바젤대학교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중국과학원과 란저우대학교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중국 당나라가 서기 907년에 막을 내리는 데 기후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황허 루프, 제국의 심장이 흔들리다 기후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1200년 전 당나라 당시(서기 800~907년)의 기후 변화를 복원했다. 그 결과, 당시 중국에서도 황허가 말굽 모양으로 크게 굽이치는 황허(黃河) 루프 지역에 가장 치명적으로 작용한 것을 확인했다. 황허 루프(loop) 지역은 주로 내몽골 자치구 남서부와 닝샤(寧夏)·산시(陝西) 북부 일부를 포함한다. 황허의 물에 의존하는 관개 농업 덕분에 중국 북부 내륙에서 드물게 강 유역의 비옥한 평야가 형성돼 예로부터 '사막 속의 곡창'이라 불리기도 했다. 황허 루프 지역은 중국 역사에서 농경 문명과 유목 문화가 맞부딪히는 경계 공간이기도 했다. 흉노·선비·돌궐 등 북방 세력이 중국 농경 지역으로 진입하는 관문이었다. 따라서 이곳은 당나라가 북방 방어를 위해 군대와 곡물을 집중 배치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동시에 농업 생산과 군량 공급의 핵심 지역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후는 이 지역에 가혹했다. 장기간 가뭄이 이어지다 갑작스러운 집중호우가 발생했고, 황허는 잦은 범람으로 농경지와 군사 시설을 동시에 파괴했다. 연구진이 재구성한 수문 지표에 따르면, 8세기 후반부터 9세기 중반까지 이 지역은 '평균적인 해'보다 극단적인 해가 훨씬 많아진 시기였다. 기후 변화는 농업 구조의 변화와 맞물리며 위기를 증폭시켰다. 당나라는 오랫동안 가뭄에 강한 조를 재배해 왔지만, 점차 밀과 쌀 중심의 농업으로 이동했다. 당나라는 원래 가뭄에 강한 조 중심의 농업 체계를 유지해 왔으나, 제국이 확장되고 인구가 급증하면서 더 높은 수익과 수확량을 보장하는 밀과 쌀로 주곡을 점차 전환했다. 특히 도시 인구의 밀도를 지탱하고 제국의 팽창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모작 등 집약적 농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9세기 말에서 10세기 초, 기온이 낮아지고 건조해지는 기후 변화가 닥치자 이 선택은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밀과 쌀은 조에 비해 물 부족에 훨씬 취약했고, 기후 변화에 따른 수확량 감소와 기근을 견뎌내지 못했다. 결국, 기후에 적응하지 못한 농업 전략이 식량 체계 전체의 회복력을 떨어뜨리는 '잘못된 선택'이 된 것이다. ◇북방 전선의 식량 부족과 장거리 보급의 한계 연구진은 복원된 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시 농업 생산성을 추정했다. 그 결과,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던 시기에는 곡물 생산량이 급격히 줄었고, 특히 북방 군사 거점으로 보낼 수 있는 잉여 식량이 거의 사라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나라는 북방 국경을 방어하기 위해 수만 명의 병사를 수용하는 대규모 요새와 관리 센터를 구축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자연적으로 강수량이 적고 기후가 불안정해 자체적인 식량 생산만으로는 군대를 유지할 수 없었다. 북방 군사 기지(진무군, 천덕군 등)는 식량의 약 80%를 외부에 의존했다. 이에 따라 곡물은 제국의 중심지인 황허 동부와 남동부 유역에서 수집돼 태원이나 성주 같은 중간 허브를 거쳐 수백 ㎞ 떨어진 전방으로 운송됐다. 연구팀은 과거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시 보급로의 취약성을 모델링했다. 기후 변화는 단순한 식량 부족을 넘어, 식량을 실어 나를 네트워크 자체를 무력화시켰다. 건조한 시기가 지속되자 북방의 초원과 반건조 지역(무우스 사막 주변 등)은 물과 가축용 사료가 부족해졌다. 이는 운송용 말과 소, 그리고 사람의 생존을 위협해 육상 보급로를 사실상 고립시켰다. 역설적으로 가뭄 기간 중에도 발생하는 급격한 홍수는 하천 기반의 운송 시스템을 마비시켰다. 강물이 불어나면 강을 건너거나 배를 이용한 운송이 불가능해졌고, 주요 교차로와 보급 기지들이 침수되거나 파괴됐다. 연구팀은 53개의 환경 응답 구간(bin)을 설정하고, 각 기후 조건에서 보급망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최소 비용 경로(LCP)'와 '네트워크 분석' 기법으로 시뮬레이션했다. 분석 결과, 기후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보급 경로의 이동 시간과 에너지 소모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특정 보급로가 기후로 인해 단절될 경우, 대체 경로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제국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보급망의 일부가 끊어질 경우 전체 군사 체계가 무너질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식량 공급망이 무너진 북방 지역의 군대와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했다. 중앙 정부로부터 식량 보급이 끊기자, 현지의 지휘관(번진)들은 스스로 행정·재정·군사 권한을 장악하고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했다.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농민들과 급료를 받지 못한 병사들은 쉽게 반란의 주체가 됐다. 884년 황소의 난과 같은 거대한 사회적 혼란은 이러한 경제적·환경적 기반의 붕괴 위에서 폭발했으며, 결국 907년 당나라의 최종적인 멸망으로 이어졌다. 결론적으로, 당나라는 기후에 맞지 않는 작물을 선택함으로써 식량 체계를 스스로 취약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기후 변화라는 외부 압력이 가해졌을 때 제국의 생명선인 보급망이 버티지 못하고 끊어지며 몰락하게 된 것이다. ◇1200년 전의 기온과 강수량 어떻게 파악했나 연구팀은 1200년 전의 기후를 복원하기 위해 '고기후 프록시(proxy)'라 불리는 세 가지 핵심 자연 기록을 활용했다. 먼저 동굴 석순 기록을 분석해 과거 따뜻한 계절의 연간 기온 변화를 추정했고, 꽃가루 데이터를 통해 동아시아 여름 몬순의 강도와 연평균 강수량을 재구성했다. 석순은 빗물이 동굴로 스며들며 미네랄이 쌓여 만들어지는데, 그 안에는 당시 강수량과 기온 조건이 산소 동위원소 형태로 기록된다. 석순 자료는 9세기 이후 북중국 지역에서 여름 몬순이 약화되며 강수 변동성이 커졌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비가 오더라도 일정하지 않았고, 한 번에 쏟아지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또한, 황하 상류 지역의 나무 나이테 기록은 수 세기에 걸친 강물 유출량의 역동적인 변화를 파악하는 결정적인 단서로 활용됐다. 나무는 해마다 성장 흔적을 남기는데, 비가 충분하고 기온이 온화하면 나이테가 넓어지고, 가뭄이 들거나 추워지면 얇아진다. 수백 년치 나이테 자료를 분석한 결과, 9세기 들어 이 지역의 토양 수분이 급격히 줄어들었음이 드러났다. 이는 단순히 비가 적게 온 것이 아니라, 강수와 증발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뜻이었다. 여기에 1500회 이상의 홍수 사건이 기록된 역사 문헌 데이터를 더해 기상 재구성의 정확도를 높였다. 『구당서』와 『신당서』 같은 사서에 등장하는 가뭄·홍수·흉년 기록을 연대별로 정리해 과학 자료와 대조했다. 그 결과, 나이테와 석순이 가리키는 기후 악화 시기와 실제 사회적 재난 기록이 놀라울 정도로 겹쳐졌다. 자연과 인간의 기록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 현대의 공간 분석 기술(GIS)과 통계 소프트웨어(R)를 결합한 '다구성 요소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800~907년을 데이터 변동성에 따라 53개의 환경 응답 구간(bin)으로 정밀하게 나눴다. 특히 강수량뿐만 아니라 증발산으로 인한 수분 손실까지 고려하는 표준 강수 증발산 지수(SPEI)를 활용해 당시 특정 지역이 겪었을 가뭄의 정도를 시뮬레이션했다. 이를 통해 당나라의 주요 도시와 군사 기지가 가뭄과 홍수에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보여주는 '수문기후 취약성 지도'가 완성됐다.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식량 자급이 불가능해진 북방 군사 지역은 먼 거리의 식량 공급망에 의존하게 되었으나 잦은 홍수와 가뭄으로 인해 이 공급망마저 끊기면서 사회적 혼란과 왕조의 몰락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고기후 데이터와 최신 공간 모델링 기법의 결합이 역사적 대전환의 원인을 밝히는 데 얼마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같은 시대, 신라도 비슷한 시험대에 올랐다 서기 859~873년 당시 당나라는 전국적 자연재해와 기근에 시달렸다. 황하 범람과 가뭄이 반복되며 농민층의 생존 기반이 붕괴됐고, 이는 대규모 민란의 토양이 됐다. 특히, 874년 황소의 난이 발생했다. 소금 밀매상 출신 황소가 주도한 대규모 농민 반란이다. 반란군은 남중국에서 북상해 880년 당 수도인 장안이 함락됐다. 884년 황소의 난이 진압됐지만, 반란을 진압한 군벌의 세력이 확대됐다. 888~904년에는 절도사 군벌 간 내전이 격화됐고, 황제는 군벌을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군벌의 보호 아래 전전해야 했다. 904년 군벌 주전충이 황제를 살해하고 수도를 낙양으로 옮긴 데 이어 907년에는 주전충이 마지막 황제 애제를 폐위하고 후량(後梁)을 건국하면서 당은 멸망에 이르렀다. 이러한 흐름은 한반도 신라와도 겹친다. 9세기 신라는 잦은 흉년과 자연재해 속에서 지방 세력이 성장했고, 중앙의 통제력은 약화됐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가뭄과 홍수, 기근은 이 시기가 단순한 정치 혼란기가 아니라, 환경적 압력이 누적된 시기였음을 시사한다. 860년대 이후 자연재해와 세금 부담으로 인해 농민 봉기가 빈발했고, 지방 군사력을 장악한 호족 세력이 독자적인 지배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889년 원종·애노의 난 이후 각지에서 반란과 자치 움직임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900년에는 견훤이 후백제를, 901년에는 궁예가 후고구려(마진)을 세우면서 한반도는 후삼국 구도로 본격 진입하게 된다. 당이 멸망한 907년 무렵에는 통일신라가 사실상 국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935년 경순왕의 항복으로 통일신라는 공식적으로 멸망하게 된다. 이처럼 당나라와 통일신라는 서로 다른 제국이었지만, 같은 기후 체계 안에 놓여 있었다. 기후 변화는 국경을 가리지 않았던 셈이다. ◇재난 견딜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중요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고해상도 기후 데이터를 공간 모델링 기법과 통합, 중국의 수문기후 변화가 사회정치적 변혁에 어떻게 기여했는를 규명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복합 다성분 모델을 통해 기후변화와 환경적 반응, 사회정치적 발전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과 연관성을 살펴본 것이다. 이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환경적 문제들이 사회 불안정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사회의 실패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거대한 제국을 무너뜨린 것은 단 한 번의 재난이 아니라, 재난을 견디지 못하게 만든 구조적 선택의 누적이었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변화에 맞지 않는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이었다. 과학자들이 나무와 동굴, 기록을 통해 되살려낸 1000년 전의 기후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기후는 항상 변해왔지만, 그 변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역사를 갈랐다"고. 연구팀은 “당나라 말기라는 특정 시기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유사한 생태적 환경이 다른 사회정치적 시스템에 유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같은 시기 같은 기후 영향권에 있던 통일신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 당나라의 몰락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기후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을 향한 오래된 경고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계속 지연되는 공공기관장 인선…“지방선거 공천 불발 대비용” 의혹

에너지 공공기관장 인선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정치권·업계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인사 공백이 1년 이상 이어지는 기관까지 나오자, 여권 내 6월 지방선거 공천 결과를 염두에 둔 '시간 끌기' 아니냐는 관측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2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자회사로, 발전소 정비업무를 맡고 있는 한전KPS는 2024년 12월 주총을 통해 신임 사장 최종후보자가 선임됐으나, 마지막 절차인 대통령 임명이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아 1년 넘게 현 사장의 연임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최종후보자 철회를 위한 이사회가 개최됐으나 의결이 불발되기도 했다. 가스공사의 자회사로, LNG 설비의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한국가스기술공사도 1년 이상 사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현 최연혜 사장이 지난해 12월 초 임기가 만료돼 신임 사장 공모에 들어갔으나, 후보자들에 대한 노조의 강한 반대로 결국 재공모로 결정됐다. 이로 인해 최소 2달 이상은 최 사장의 연임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사장 공모에 들어간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도 인사검증이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선 재공모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선 이 같은 신임 기관장 인선이 장기화 되고 있는 양상에 의아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에너지 공기업 인선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하겠다"며 기관장 공백기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관장 인선 지연은 부처 단계가 아닌 최종 임명권이 있는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요 공공기관장 임명은 기관의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최종후보자를 선정하면 이후 관할부처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청와대가 인선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로는 지방선거 공천이 거론된다. 한전,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장 자리가 이미 정치인들의 독차지가 된 상황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정치인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두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과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미 “6월 지방선거 공천에서 탈락한 여당 인사들의 향후 거취를 고려해 인선을 미루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인선이 늦어질수록 '정무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커진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는 사실상 공공연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여권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요즘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출마 예정자들이 선거 캠프를 꾸리고 있는데 구인난 등으로 캠프 운영이 쉽지 않아, 보험 삼아 공공기관장에 지원해 놓은 경우도 많다고 한다"며 “당내 경선이 끝날 때쯤 각자의 진로가 정해져 공공기관장 인사도 진행될 전망"이라고 귀뜸했다. 문제는 인사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공공기관의 경영 안정성과 정책 집행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전환, 전력망 확충, 연료 수급 안정 등 굵직한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대행 체제'가 장기화되는 것은 책임 경영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에너지 공기업은 정책과 산업 현장을 동시에 책임지는 조직"이라며 “기관장을 사실상 '대기 상태'로 두는 인사 운영은 공기업을 정무적 완충지대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제는 인선 지연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면,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지 정부가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선 이후를 기다리는 인사'라는 의심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대구 낙동강에 강변여과수·복류수 취수 시설 도입…“5월부터 테스트 시작”

녹조 등으로 상수원인 낙동강의 수질 악화와 반복되는 수질 오염사고에 대한 우려로 수돗물 불신이 높은 대구지역에 지금보다 더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안이 정부 주도로 추진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3일 대구 지역 수돗물 원수를 취수하는 낙동강에 강변여과수 또는 복류수 취수 시설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강이나 하천에서 물을 직접 취수하는 대신에 강에서 떨어진 곳에 취수정을 설치하거나(강변여과수), 강 바닥 모래·자갈층 아래에 취수관(취수구)을 묻어서 물을 끌어오는 방식(복류수)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후부 주최로 열린 '낙동강 먹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 토론회'에서 김효정 기후부 물이용정책관은 “올해 관련 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5월부터는 소규모로 파일럿 테스트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2029년부터는 취수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시설을 단계적으로 늘려 2032년까지는 대구시 취수량에 해당하는 하루 60만㎥까지 취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발표에서 맹승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대한환경공학회장)은 “간접취수 방식인 복류수나 강변여과수는 독일·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에서 과거 강물 오염이 심했을 때 널리 사용된 취수 방법으로 이미 확립돼 있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간접 취수 방식은 강물이 모래·자갈층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의 여과·흡착·분해 작용이 진행되고, 이에 따라 양질의 원수를 확보하게 된다는 원리다. 강변여과수의 경우 보통 지하수 30%와 강물 70%를 취수하게 되는데, 취수정이 강에 가까울수록 강 수질의 영향을 받게 된다. 맹 교수는 “낙동강 하류 창녕에서는 강변여과수가 일부 도입됐는데, 대구는 모래·자갈 지층이 발달되지 않은 지질학적 한계로 강변여과수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 “차선책인 복류수 방식은 지금까지 본격적으로 검토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복류수 방식은 강바닥을 5m 깊이로 파헤쳐 취수관(구멍이 많이 뚫린 관)을 묻은 후, 그 위에 인공적으로 모래·자갈 여과층을 덮는 기술이다. 여과층을 통과하는 거리나 시간이 짧아 취수 때 오염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반면 강변여과수의 경우 여과층이 막힐 경우 취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고, 역세척을 통해 재생하기도 어렵다. 복수류는 역세척이 가능해 관리가 쉬운 편이다. 손광익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정책분과위원장(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은 “기후변화 시대에는 미래 물 이용에서 불확실성이 커져 취수원 다변화가 중요하다"면서 “강물이든 댐 물이든, 복류수든 강변여과수든 모두 낙동강 물을 취수하는 것이라 취수원 다변화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4대강 보를 존치한 상태에서 과거 페놀오염사고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오염물질이 하류로 흘러내려가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돼 복류수나 강변여과수 취수 시설이 도입되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본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대구시민들이 깨끗한 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3중 필터'를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낙동강 본류 수질을 한강 수질만큼 개선하기 위해 상류의 봉화 석포제련소와 녹조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하고, 강변여과수나 복류수 취수를 통해 원수 수질을 안동댐 만큼 개선하며,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한환경공학회와 대한상하수도학회, 한국물환경학회가 공동주관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21년 본류 수질개선과 대구 취수원 이전 등을 담은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을 마렸했으나, 지역 갈등으로 인해 추진이 어려워진 상태다. 대구 취수원을 상류인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해 하루 30만㎥(대구 취수량의 50% 수준)을 취수하는 방안은 공사비 5104억원, 운영비 연간 112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구미 지역의 반발에 부딪혔다. 대구 취수원을 상류 안동댐으로 옮겨 하루 46만㎥(대구 취수량의 72% 수준)를 취수하는 방안의 경우 공사비 1조5280억원과 연간 운영비 334억원이 필요한데, 낮은 경제성으로 인해 재정 당국과의 사업 협의가 불투명한 상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한정애, 에너지·방산 수출 뒷받침 ‘전략수출금융기금’ 입법 추진

에너지·방산 등 국가 전략 산업의 해외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수출금융기금' 조성이 본격 추진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병·외교통일위원회)은 23일 에너지·방산 등 전략 수출 산업 기업의 초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수혜 기업의 이익 일부를 수출산업 생태계 지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내용의 '전략수출금융지원에 관한 법률안' 등 4건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이재명 정부의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포함된 '전략수출금융기금' 신설 구상을 입법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대규모·장기·고위험 해외 수주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금융 공백을 국가가 정책적으로 메우고, 그 성과를 다시 산업 전반으로 환류시키는 구조가 핵심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방위비 지출이 확대되면서 에너지·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초대형 수출 프로젝트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정책금융기관의 대출·보증·보험 등 금융 지원 역량이 수주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대규모 수출 계약의 경우 수입국이 계약 조건으로 구매자 금융이나 절충교역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국 정부나 수출신용기관이 직접 금융 지원에 나서 자국 기업의 수주를 뒷받침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 수출 금융기관의 신용공여 한도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려할 때, 현행 제도만으로는 대규모 수출을 적시에 지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특히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융 지원 여력 부족이 수주 경쟁력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국가가 전략 수출 프로젝트에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동시에, 그로 인해 발생한 수혜 기업의 이익 일부를 다시 수출 금융과 산업 생태계 지원에 활용하도록 하는 구조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를 중소·중견기업까지 확산하고, 금융권까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정애 의원은 “우리 기업의 수출 수주를 보다 충분히 지원하기 위해 기금을 신설하고, 국가적 지원으로 발생한 이익 일부를 다시 수출 산업 생태계로 환류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다"며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돕고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에너지·방산 등 전략 수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적·입법적 뒷받침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천리 이태호 사장, 서울부동산포럼 9대 회장 취임

삼천리에서 부동산 전문가인 이태호 사장이 서울부동산포럼(SREF)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은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 루비홀에서 '제23차 정기총회 및 제9대 회장 취임식'을 열고 이태호 삼천리 미래사업 사장을 제9대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포럼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년간 포럼을 이끌어온 제8대 송종헌 회장(GRE자산운용 대표)의 이임식과 새롭게 선임된 제9대 이태호 회장의 취임식 순으로 진행됐다. 제9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태호 신임 회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경영학 석사, 수원대학교 건축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전문가다.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삼천리 미래사업 사장과 한화갤러리아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특히 이 회장은 대한축구협회 감사, LH공사 사업전략자문위원, 국민연금 대체투자심의위원, 주택도시기금 자산운영위원 등 공공과 민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자문 활동을 통해 부동산 금융과 개발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왔다. 이태호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 환경 속에서 서울부동산포럼이 부동산산업의 미래를 제시하고 회원 간 지식 공유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포럼의 위상을 높이고 부동산 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사)서울부동산포럼은 부동산 개발, 금융, 학계, 법률 등 부동산 산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정책 제안과 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국내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 단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젊은층·남성서 두드러진 원자력 지지…“전력 현실 인식 차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실시한 원자력 관련 여론조사에서 젊은층과 남성 응답자일수록 원자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원자력이 위험하다며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앞세워온 반대 진영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9.5%가 원자력에 대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이 47.9%, '약간 필요하다'는 응답이 41.5%로 집계됐다. 반면 '전혀 필요하지 않다'(2.8%)와 '별로 필요하지 않다'(4.3%)는 합계 7.1%에 그쳤다. 특히 남성 응답자의 원자력 지지도가 두드러졌다. 남성의 '필요하다' 응답 비율은 91.6%로, 여성(87.3%)보다 4.3%포인트 높았다. 남성 응답자 중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54.9%로 과반을 넘겼다. 반면 여성은 '약간 필요하다'(46.3%) 응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매우 필요하다'는 41.0%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젊은층의 원자력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18~29세 응답자의 96.1%가 원자력이 '필요하다'고 답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중 '약간 필요하다'가 53.0%, '매우 필요하다'가 43.1%였다.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0.7%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 원전 반대 측에서 강조해 온 “원자력은 위험하며, 미래세대에 부담을 넘기는 에너지"라는 논리가 실제 미래세대의 인식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히려 청년층일수록 원자력을 기후위기 대응과 전력 안정성 확보를 위한 현실적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원전 반대 논리는 주로 '미래세대 보호'를 명분으로 제시돼 왔지만, 정작 미래세대인 20대에서 원자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이는 전력 수급 불안이나 전기요금 상승이 오히려 미래세대의 삶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조사 결과가 에너지 정책 논의의 전제 자체를 재점검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본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젊은층의 높은 원자력 지지는 이념이나 감정이 아니라, 전력 현실과 산업 구조 변화를 고려한 합리적 판단에 가깝다"며 “미래세대를 내세운 추상적 위험론보다는, 어떤 에너지가 미래세대의 부담을 실제로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원자력학회 “원전 없는 에너지 전환은 허상…12차 전기본, 현실 직시해야”

대한원자력학회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대해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현실을 외면한 채 원전을 배제하거나 축소하는 에너지 전환은 정책이 아니라 위험"이라며 원전의 필수적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대한원자력학회는 최근 발표한 입장과 학술적 분석을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무탄소 기저전원은 원전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밝혔다. 원자력학회는 재생에너지 확대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변동성과 간헐성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명확히 지적했다. 학회는 “태양광·풍력은 전력 시스템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 기저전원과 계통 보완 수단이 없다면 대규모 정전 위험과 전기요금 급등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전의 '경직성' 논란에 대해서는 과장된 프레임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자력학회는 “출력 조정 운전과 계통 운영 고도화를 통해 원전은 재생에너지 확대 환경에서도 충분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원전을 유연하지 않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기술 발전과 실제 운영 경험을 무시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신규 원전 필요성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놨다. 학회는 “계속운전만으로는 중장기 전력 수요 증가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없다"며 “신규 원전 건설을 포함한 원전 비중 유지·확대 없이는 탄소중립은 물론 산업 경쟁력 유지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제성 논쟁에 대해서는 '시스템 비용'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발전 단가만을 비교하는 방식은 왜곡된 결론을 낳는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증가하는 백업 발전, 송전망 확충, 에너지저장장치(ESS) 비용까지 포함하면 원전의 경제성과 효율성은 더욱 분명해진다"고 설명했다. 원자력학회는 원전 축소의 대안이 결국 화석연료 확대나 전기요금 인상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학회는 “원전을 줄이면 전력 공백은 LNG 등 화석연료로 메워질 수밖에 없고, 이는 탄소 배출 증가와 요금 부담으로 국민과 산업계에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회 관계자는 “에너지 정책은 이념이나 여론이 아니라 물리와 시스템의 문제"라며 “전력 수요, 계통 안정성, 비용, 산업 경쟁력을 모두 고려한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시민사회 “신규 원전은 백년지대계…부실한 공론화로 성급한 결정 안 돼”

시민사회가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결정 추진에 대해 “백년지대계에 해당하는 중대 사안을 부실한 토론과 여론조사로 성급히 결론 내려서는 안 된다"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윤순진·임성진·박진희 공동대표는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신규 원전 결정은 사람·환경·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국가 정책"이라며 “충분한 공론화와 기술적 검증 없이 추진되는 신규 원전 확정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최한 '바람직한 에너지믹스(전원구성)' 제2차 토론회를 두고 “원전의 경직성 문제에 대한 이해와 실질적 대안 제시 없이, 원자력계 패널들의 원론적 주장만 반복된 부실한 토론회였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시한 출력감발 확대 및 향후 탄력운전 계획에 대해 “원전 경직성의 본질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한 채, 마치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국내 전력망에서 원전은 실시간 자동제어·원격제어가 불가능해 계통 안정성에 구조적 부담을 준다"며 “이는 향후 원전의 정상 가동이 어려워지고 좌초자산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핵규제위원회(US NRC)가 원전의 자동·원격제어를 금지하고 있고, 국내 APR1400 원전 역시 이러한 설계·안전 규제를 따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시민사회는 “원전 경직성과 전력망 안정 문제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사회적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후부가 3천 명 규모의 ARS 여론조사로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무책임한 정책 결정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토론회 영상의 낮은 조회 수를 언급하며 “국민 대다수가 토론회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정책 근거로 삼는 것은 공론화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해외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프랑스와 핀란드는 대형 원전 불시정지에 대비해 주변국과의 광역 송전 연계, 대규모 예비력 분담, 전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그럼에도 재생에너지 급증으로 장기적으로는 원전 출력감발과 좌초자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은 고립 전력계통 구조 속에서 가스발전에 의존해 원전 불시정지 위험을 관리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확대 국면에서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민사회는 정부에 △무책임한 여론조사 추가 실시 즉각 중단 △재생에너지 주도 전력망에서 원전 경직성의 구조적 문제 명확화 △고립 전력계통을 고려한 원전 좌초자산화 위험 분석 △미국 설계 원전의 탄력운전에 따른 안전성 심층 검증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력망 안정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은 막대한 공공예산 낭비와 사회적 갈등만 키울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과학적 검증과 책임 있는 공론화"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남부발전, 美 나일스 발전소서 ‘역대급 실적’

한국남부발전이 미국 전력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해외 발전사업의 수익 모델을 확고히 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미국 현지 사업장인 나일스 발전소가 2025년 매출 3억1000만 달러, 당기순이익 8600만 달러를 달성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최대 전력시장인 PJM 용량요금(Capacity Payment) 상승 효과와 안정적인 설비 운영이 맞물린 결과다. 남부발전은 나일스 발전소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실적을 통해 약 4200만 달러 규모의 배당금을 회수했다. 회사 측은 해당 배당금이 해외사업 투자비 회수는 물론, 전사 재무구조 개선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나일스 발전소는 미국 PJM 전력시장에 국내 발전사로는 최초로 진출한 가스복합발전소로, 2022년 6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매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변동성이 큰 미국 전력시장 환경 속에서도 용량요금 기반의 수익 구조를 확보하며 사업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남부발전은 최근 북미 지역에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설비 고장이나 패널티 없이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사전 점검과 현장 대응 체계를 통해 혹한기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익 극대화의 기반이 되는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박영철 남부발전 경영기획부사장은 현지 방문을 통해 “혹한 속에서도 안정적인 설비 운영을 이어가며 성과를 만들어낸 현지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안정 운영을 최우선으로 하되, 리파이낸싱을 포함한 투자비 회수 과정에서도 철저한 관리와 책임 있는 사업운영을 통해 해외사업 성과를 더욱 극대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남부발전은 나일스 발전소를 미국 내 해외사업의 핵심 수익원으로 삼는 한편, 2026년 상반기 상업운전을 앞둔 미국 2호 가스복합 트럼불 발전소와 함께 미국 전력시장 내 수익 기반을 양대 축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 발전사업의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발전 공기업이 변동성이 큰 해외 전력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한 사례"라며 “향후 미국 전력시장 내 추가 사업 확대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5일 일요일까지 강추위 지속…서쪽 지방에는 23~24일 눈 소식도

일요일인 오는 25일까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22일 “대한인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번 한파는 상층 블로킹과 서고동저형 기압계의 영향으로 찬 공기가 계속해서 유입되면서 이어지고 있다"면서 “다음주도 평년보다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강수 이후 기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시작한 이번 대한 한파로 서울의 경우 22일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3.2℃를 기록했다. 이처럼 강추위가 지속되는 이유는 한반도 서쪽에 고기압이, 동쪽에는 저기압이 위치하는 서고동저형 기압 배치가 형성됐고, 여기에 대기 상층에서 공기의 흐름을 막는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압계가 정체된 탓이다. 이로 인해 북쪽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통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이후에는 이러한 서고동저형 기압계가 일시적으로 완화되겠지만, 다음 주에도 여전히 북풍 계열의 기류가 우세하게 나타나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5일까지 강추위가 이어지겠고, 이후 기압계가 일시적으로 완화되겠지만, 다음 주에도 여전히 북풍 계열의 바람이 우세해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수도계량기 동파 예방과 한파 피해에 대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추위와 함께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는 눈 소식도 있다. 토요일인 24일까지 전라권과 충남권, 제주도를 중심으로 눈이 내리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23~24일 예상 적설량은 ▶충남·전북 서해안, 전남권 서부, 제주 산지 1~3㎝ ▶충청 내륙, 제주 해안 1㎝ 안팎 ▶인천·경기 남부, 강원 남부 내륙 등 1㎝ 미만이다. 특히 23일에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눈이 내리는 지역이 확대될 수 있고, 서울에도 늦은 오후부터 밤 사이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풍 계열의 바람이 우세해지면서 북쪽의 차가운 한기가 남하하는 흐름이 강해졌다"면서 “이러한 찬 기류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해수면 위를 지나며 해기차(대기와 해수면의 온도 차)에 의한 구름대를 형성하였고, 이로 인해 전라권과 충남권 등에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서쪽 지방과는 달리 동해안과 경상권 중심으로는 매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건조특보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산불 등 각종 화재도 우려된다. 한편, 다음 주 월요일인 26일과 화요일인 27일 사이에는 남쪽 저기압의 영향으로 비 또는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으나, 저기압의 위상과 강도에 따라 변동성이 커 향후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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