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위성’ 천리안 5호, 국산 수신기 탑재로 경쟁력 높인다

‘기상 위성’ 천리안 5호, 국산 수신기 탑재로 경쟁력 높인다

2031년 발사 예정인 3번째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에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된 위성 핵심 부품이 실려 우주 검증 이력(Space-Heritage)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우주 시장 진출의 최대 진입 장벽으로 꼽히던 실제 비행 이력을 공인받으며, 국산 우주 부품의 해외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기상청과 우주항공청은 우리나라의 세 번째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에 국내 기술로 제작한 '정지궤도 위성용 위성항법 수신기'를 장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천리안 5호는 2031년 발사를 목표로 추진 중..

[내일날씨] 전국 비·소나기에 영남 최대 80㎜…체감 35℃ 무더위

오는 28일 전국 곳곳에 비나 소나기가 내리겠고,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 안팎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28일) 전남권과 경남권, 제주도에서 시작된 비가 오전에 충청권과 전북, 경북권으로 확대돼 밤까지 이어지겠다. 강원 동해안·산지에도 늦은 새벽부터 저녁 사이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30~80㎜, 대전·세종·충남, 충북, 광주·전남, 전북 10~60㎜, 강원 동해안·산지 5~20㎜, 제주도 5~40㎜, 울릉도·독도 10~40㎜다. 낮 동안에는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예보됐다. 오전부터 저녁 사이 수도권과 강원 내륙에는 5~50㎜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는 33℃ 안팎, 일부 경기 남부와 충남권, 남부지방은 35℃ 안팎까지 올라 매우 무덥겠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1~26℃, 낮 최고기온은 25~31℃로 예보됐다. 남해상과 제주도 해상에는 물결이 매우 높게 일겠으니 안전 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AI·반도체 붐’에 갇힌 기후목표…국감 이슈로 부상

올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주요 국감 이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탄소배출 급증과 첨단산업의 용수난 대응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정부가 답해야 할 올해의 질문' 연구보고서를 27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기후환노위의 주요 쟁점으로 AI·반도체 육성 정책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간의 상충 문제, 첨단 공업용수 공급체계의 한계를 집중 조명했다. 보고서는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메가 프로젝트로 인해 물과 전력 사용량이 폭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조차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의 무리한 인프라 확대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경로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데이터센터 용량을 2029년 8.4기가와트(GW)에서 2035년 18.4GW까지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낙관적인 배출계수를 적용하더라도 2035년까지 8500만 톤에 달하는 추가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3~61%를 줄이겠다는 상향된 감축 목표 달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정부의 불확실한 해외 투자 수요 추정에 맞춰 데이터센터 규모를 늘릴 것이 아니라,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국가 감축경로가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엄격히 조절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메가 프로젝트에 따른 배출량을 2035 NDC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 보고서에는 첨단산업의 필수 자원인 공업용수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은 고도처리수와 초순수 등 대규모 용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지만, 현행 공급체계는 여전히 댐·하천수 등 기존 수자원을 공공이 확보해 배분하는 구조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수자원 확보와 관로 설치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산업계가 공공의 배정만 기다리는 구조로는 급격한 수요 증가를 제때 맞출 수 없다고 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수처리수, 산업폐수 처리수, 공정회수수 등 재이용수 활용을 확대해야 하지만, 제도적 기반은 크게 미흡한 상태다. 보고서는 하·폐수 재이용 확대를 가로막는 원인으로 '불명확한 권한과 책임 구조'를 꼽았다. 고도처리시설과 전용 관로 등 대규모 민간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수원별 이용권, 원수 공급량 및 요금 체계, 공급중단 책임, 시설 소유권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기업의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보고서는 '정부는 지역·산업별 물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공공 공급 방식만으로 적기 공급이 가능하다고 보는지'를 따져 물으며 '산업용 재이용수 이용권 신설 등 민간 투자를 유인할 제도적 기반을 검토하고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기업의 전력간접배출(Scope 2) 증가 및 2028년 자산 10조 원 이상 상장사 대상 ESG(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에 따른 산업계 부담을 지적했다. 또한 메가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졸속 처리될 우려와 용인 반도체 산단 초고압 송전망 구축에 따른 환경영향 모니터링 체계 점검 필요성도 주요 국감 과제로 꼽았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E칼럼] 공영주차장 태양광 발전

요즘 각 시군에서는 공영주차장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는 주차구획면적이 1,000㎡를 넘는 공영주차장의 경우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한 재생에너지법이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올 11월28일까지 태양광설치사업계획서를 한국에너지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어떤 지자체는 'ㅇㅇ형 햇빛연금' 모델로 홍보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에 임하는 곳도 있다. 지난해 이 법이 시행된 후 전주시정연구원은 추진 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난 7월 '전주시 공영주차장 내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방안 연구'라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사업 방식을 공공 직접형과 민간투자 임대형, 주민참여 협동조합형, 공공 민간 협력형(SPC 등)으로 나누어 검토한 뒤 지역 내 대상 주자창 별로 유용한 사업 방식을 분석하여 다른 지자체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먼저 공공 직접형은 수익의 공공성이 확보되는 장점이 있지만 예산과 인력에서 어려움이 있다. 태양광 발전 보급의 초기 단계라면 공공이 앞장서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효과를 취할 수도 있지만 보급이 확대되는 단계에 들어선 지금 민간의 참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간투자 임대형은 민간 발전사업자가 임차한 주차장에 자기 자본으로 설비를 설치하고 소유하는 방식이다. 공공은 임대료를 수취하지만 수익은 민간사업자에게 귀속되어 공익적 활용은 사업자의 선의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주민참여 협동조합형은 주민이 출자하여 에너지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이 조합이 공영주차장 부지를 임차하여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소유·운영하는 방식이다. 발전수익은 조합원에게 배당금으로 돌아가고, 수익의 일부는 지역공동체로 환원되어 에너지 빈곤층 지원 등 공익적 활동에 사용된다. 공공 민간 협력형은 지자체나 산하 공기업과 민간사업자가 공동으로 출자하여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이 SPC가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자본 조달이 용이하여 시설관리공단 등 지방 공기업이 있는 지자체에서 선호하기도 하나 SPC 설립·운영의 복잡성과 비용에 비해 사업 규모가 작아 효과는 떨어지는 편이다. 주민과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네 가지 방식 중 주민참여 협동조합형이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이다. 따라서 주민주도형을 기본으로 하고 개별 주차장 여건에 따라 공공 민간 협력형으로 추진하되 이 경우에도 주민참여와 수익의 지역환원을 제고하기 위해 에너지 협동조합을 참여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 전국의 주민참여 에너지 협동조합 중 91개에 대한 조사를 보면 2025년 말 현재 9만 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여 404억원의 출자금을 모으고 49MW에 이르는 411개소의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공공부지를 임대하여 세워진 이 발전소들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주민들로 구성된 조합원의 공동체 자산이다. 지난해에는 각 조합별로 6% 이상의 배당을 실시하여 시민펀드(조합원차입) 이자 지급까지 하면 30억원 이상의 주민소득을 가져왔다. 더불어 조합 운영이나 발전소 관리를 위한 인력 고용을 통해 지역내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조합별로 공익적 사용을 위해 조성한 잉여금으로 저소득 가정의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LED등 교체나 지역 장학기금에 기부하는 등 주민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의 33개 주민참여 에너지협동조합이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한 금액은 3억9천만원을 넘어섰다. 이렇듯 공영주차장을 주민참여 협동조합형으로 추진하는 것은 주민소득 향상과 공동체 자산 형성, 지역 내 일자리 창출, 공익 활동 자금 마련이라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적은 예산으로 이만한 효과를 내는 정책 사업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이미 재생에너지법에서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주민참여 협동조합에 부지를 임대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게다가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한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유재산법」,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그 밖의 관계 법률에도 불구하고 사회연대경제기업이 사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국유ㆍ공유재산을 직접 사용하는 경우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대부 또는 사용하게 할 수 있다."고 근거를 마련하였다. 공영주차장 태양광 발전 설치는 주민참여 협동조합형을 기본으로 하되 개별 주차장의 조건에 따라 공공 민간 협력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에너지 협동조합은 더 많은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조합원 1인1표에 의한 민주적 운영을 활성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bienns@ekn.kr

서울 투수블록 60%, 3년만에 막혀…교체보다는 세척이 답

지난 2022년 8월 서울 동작구에는 시간당 약 14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이날 내린 비로 서울 곳곳의 도로와 지하철역, 주택이 물에 잠겼다.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40대 발달장애인 여성과 가족 두 명이 침수로 목숨을 잃었다. 기후변화로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도심 홍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서울의 불투수면적 비율, 즉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는 구역의 비율은 1960년 7.8%에서 2020년 50.1%로 급증했다.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공간이 줄어들면서 도시 침수 위험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에 대응해 2015년 '물순환 회복 및 저영향개발 기본 조례'를 제정했고, 투수 블록 등 빗물 침투 시설을 확대해왔다. 도시 침수도 막고, 지하수를 함양해 하천이 마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장기 추적조사 결과, 설치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투수 기능이 빠르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수블록의 공극(구멍)이 먼지와 토사 등으로 막히기 때문이다. ◇38개월 만에 61.5%가 최하 등급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김리호 박사 연구팀은 서울 투수 포장의 장기 성능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워터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로지(Water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서울 시내 보도 13곳을 대상으로 2018년 5월부터 2021년 6월까지 38개월간 정해진 시험방법(KS F 2394)에 따라 투수 성능을 측정했다. 설치 초기에는 대부분의 지점에서 1~2등급의 높은 투수 성능을 보였지만, 38개월 후에는 13곳 가운데 8곳(61.5%)이 최하 등급인 5등급으로 떨어졌다. 5등급은 투수계수가 초당 0.05㎜ 미만으로, 서울시 보도 건설 매뉴얼의 최소 권장 기준인 3등급(0.10㎜/초 이상)에도 미치지 못한다. 즉, 빗물을 땅속으로 침투시키기 위해 설치한 투수블록 상당수가 3년여 만에 사실상 제 기능을 잃은 셈이다. 핵심 원인은 '공극 막힘'이었다. 투수블록은 내부의 미세한 공극을 통해 빗물을 지하로 흘려보낸다. 그러나 도시에서는 먼지와 토사, 각종 퇴적물이 공극을 막는 '막힘(clogging)' 현상이 발생한다. 서울연구원이 설치 1년 미만의 투수블록 30곳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상당수가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노후화뿐 아니라 자재 품질, 시공 과정, 주변 토사 유입, 초기 관리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답은 '교체'보다 주기적인 세척 문제는 현행 제도가 설치 이후의 성능 관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이다. 투수 성능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장 측정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생태면적률 역시 준공 이후 실제 기능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도 최근 지자체 개발사업 감사에서 생태면적률 이행 및 사후관리 부실에 주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태면적률은 개발로 훼손된 자연의 물순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일정 면적을 자연녹지나 투수성 포장 등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투수블록은 이러한 생태면적률을 충족하는 대표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다. 투수블록의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공극이 완전히 막히기 전에 퇴적물을 제거해야 한다. 연구팀은 고압 살수(pressure washing)​를 통해 막힌 공극을 청소하면 투수 성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특히 투수 성능이 2등급 수준인 0.50㎜/초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정기적인 고압 살수를 실시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능 기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최소 권장 기준을 기존 3등급(0.10㎜/초 이상)에서 2등급(0.50㎜/초 이상)​으로 높이고, 1.50㎜/초 이상을 '0등급'으로 신설해 고성능 제품 개발을 유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설치했나'보다 '작동하나'가 중요 투수블록을 많이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도시 홍수를 막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설치 이후에도 실제 투수 기능이 유지되는가다. 물론 투수블록만으로 극한호우를 막을 수는 없다. 빗물정원, 침투도랑, 저류시설, 녹지 등 다양한 저영향개발 시설과 함께 도시 전체의 물순환을 회복해야 한다. 연구팀은 “앞으로는 투수블록의 설치 위치와 시기, 제품 성능, 정기 측정 결과, 세척·보수 이력 등을 관리하고, 일정 기준 이하로 성능이 떨어지면 의무적으로 세척·보수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자의 눈]거창한 에너지 목표, 사소한 걸림돌에 발목 잡힌다

“올여름 제가 사는 아파트도 정전을 겪었어요. 더워서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니 집이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데, 지금 히트펌프를 달면 정전이 더 자주 생기지 않겠어요?" 준공 30년이 넘은 아파트에 산다는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두고 이같이 일갈했다. 아무리 법을 고치고 보조금을 지급해 사용을 장려한다 한들, 구축 아파트의 낡은 배전 체계가 과연 수많은 히트펌프를 수용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구축 건물의 비중이 높은 현실을 고려할 때, 배전 설비 노후화가 히트펌프 보급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경고는 곱씹어볼 만하다. 히트펌프는 천연가스 보일러를 대체하지만, 결국 전기를 끌어와야 작동한다. 건물용 히트펌프 1대의 소비전력은 대개 15kW 수준이다. 개별 건물 단위에서 전기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거창한 보급 목표는 현실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사소한 걸림돌이 거대한 정책 목표와 충돌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전기화 국가', '탄소중립', '3대 메가 프로젝트' 같은 화려한 구호 속에 '언제까지 얼마나 확대하겠다'는 식의 약속이 난무하고 있다.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200GW를 보급하겠다거나,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40GW 규모의 전력용량을 신속히 확충하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전력 공급이 시급해지자 신규 대형 원전 건설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언급까지 나온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속도전이 필요하지만, 그간의 전력 정책을 돌이켜보면 실행을 막아서는 난관이 적지 않았다. 원전 1기를 짓는 데 이론상 15년 안팎이 걸린다지만, 실제로는 여러 이유가 얽혀 20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재생에너지 역시 올해 상반기 신규 확충 설비가 약 2GW에 그쳐 정부의 원대한 목표치와는 거리가 멀다. 기자재 공급부터 부지 선정, 행정 인허가까지 제반 여건이 박자를 맞춰야 하나 변수는 늘 존재하는 법이다. 전력 확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반도체 산단을 비롯한 국가 산업 정책 전반이 흔들린다.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순간 공장은 멈춰 서기 때문이다. 낡은 아파트의 배전 설비처럼 사소해 보이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냉정히 계산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무리한 목표는 과감히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담대한 구호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정말 실행 가능한가'를 신중히 검토할 때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기후 위기의 경고…‘지구 온난화’가 네팔 대홍수 불렀다

중국 국경과 맞닿은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덮친 대홍수의 근본적 원인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빙하 붕괴로 밝혀졌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거대한 생태계 균열이 초대형 재난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당초 이번 재난의 원인으로는 규모 4.4의 지진이 지망됐으나,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6일(현지시간) 장주기 지진파와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이를 정정했다. 실제 원인은 지진이 아닌 규모 5.2 수준의 빙하 붕괴와 토석류가 발생시킨 충격파였으며, 거대한 빙하 덩어리가 무너지며 발생한 진동이 지진으로 오인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이번 참사의 시발점이라고 입증하고 있다. 카트만두 소재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와 중국 자연자원부는 온난화 여파로 불안정해진 히말라야 빙하에서 대규모 눈사태가 발생했고, 무너져 내린 토석류가 강 상류를 막아 '천연 댐'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갇혀 있던 물이 한계에 다다르며 한꺼번에 터져 나와 하류 마을을 폭발적으로 덮치는 '연쇄 재앙'이 일어난 것이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는 한 추가 피해 우려도 상존한다. 장창궁 ICIMOD 책임자는 “상류 지역에 여전히 막힌 구간이 남아 있어 2차 홍수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접경지 조기경보 체계를 강화했고, 인도 역시 우타르프라데시주 등에 홍수 경보를 발령하며 대응에 나섰다. 한편, 이번 홍수로 네팔과 중국에서 최소 16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사고 현장 인근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9명이 연락 두절 상태이며, 정부는 현지에 합동 신속대응팀을 급파하기로 했다. 남동발전은 조영혁 사장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24시간 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사고 직후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현지법인 인력을 현장에 급파했으며 본사와 현지법인, 외교부, 주네팔 한국대사관, 네팔 군부대 등 관계기관과 긴급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정연인 대표이사를 포함한 현장대응팀을 오는 27일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2026 전력산업기술기준 주간 개최…전력산업·기술 표준 논의

대한전기산업연합회(KEA)는 26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그랜드호텔에서 전력산업 표준에 대한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2026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주간' 기념식을 개최했다. 2026 KEPIC 주간은 지난 25일을 시작으로 오는 28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KEPIC은 전력설비의 품질 확보를 위해 설계와 제작, 시공, 운전, 유지정비, 시험·검사, 해체 등에 필요한 기술·제도적 기준을 국내 산업 현장에 맞게 규정한 민간단체표준이다. 기념식 행사에서 노용호 전기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와 AI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산업 전반에서 전력의 중요성과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요구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전력 수요의 증가에 그치지 않고 발전설비와 전력망의 확충, 그리고 신기술의 도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력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뒷받침할 기술기준의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해진다"며 “앞으로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가 신기술 적용이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KEPIC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을 대상으로 상을 수여했다. △김호균 한국수력원자력 부장과 최우성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7명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국가기술표준원장 표창은 강태욱 두산에너빌리티 수석 등 3명이 수상했다. 전날인 25일에는 '사용후핵연료 인수기술기준(안) 공청회'가 개최됐다. 사용후핵연료 인수기술기준(안)을 산업계에 최초로 공개하고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아울러 사용후핵연료 인수를 위한 기술 요건의 작성 근거와 주요 내용, 향후 KEPIC 제정 계획 등이 공유됐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두산에너빌·남동발전, 네팔 수력발전 홍수에 비상대책본부 가동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이 네팔 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홍수와 관련해 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하고 연락이 두절된 직원 9명의 수색·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남동발전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조영혁 사장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24시간 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사고 직후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현지법인 인력을 현장에 급파했으며 본사와 현지법인, 외교부, 주네팔 한국대사관, 네팔 군부대 등 관계기관과 긴급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정연인 대표이사를 포함한 현장대응팀을 오는 27일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을 맡고 있는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현재 직원 9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연락이 두절된 직원 가운데 6명은 두산에너빌리티, 3명은 남동발전 소속으로 파악됐다. 당초 연락두절자는 8명으로 알려졌으나, 주네팔 한국대사관의 추가 확인 결과 1명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돼 총 9명으로 늘었다. 네팔 군부대의 구조 헬기도 현장에 투입돼 연락두절 직원들을 찾기 위한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남동발전은 오는 27일 본사 직원들을 추가로 현지에 파견해 구조 캠프를 조성하고 구조 및 지원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이날 오전 9시께(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2시15분께) 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상류에서 갑작스러운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남동발전은 빙하호에서 발생한 홍수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네팔 홍수로 남동발전·두산 직원 등 한국인 8명 연락두절…10명 고립

네팔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면서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던 한국인 8명이 연락두절되고, 다른 한국인 10명은 현지에서 고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있는 네팔 중북부 지역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19명이 숨지고 외국인 291명과 네팔인 93명을 포함한 여행객 384명이 실종됐다고 네팔 경찰과 관광청이 밝혔다. 네팔 정부는 육군과 경찰 등으로 구조팀을 구성해 피해 지역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외교부도 이날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8명과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다른 한국인 직원 10명은 현지에서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며, 네팔 정부는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를 투입했다. 주네팔 한국대사관은 사건을 인지한 직후 네팔 정부에 한국인 8명의 연락두절 사실을 통보하고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색·구조를 요청했다. 동시에 영사를 현장에 파견했다. 정부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교부·소방청·경찰청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사고 소식을 접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정연인 대표이사를 포함한 현장대응팀도 27일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해외 사업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하는 한편, 매뉴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홍수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 북쪽의 라수와 지역을 비롯한 네팔-중국 국경 일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와 급격한 물살로 마을과 도로, 교량, 전력시설 등이 피해를 입었으며 구조 헬기가 투입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수위가 높아 착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홍수인한 피해 규모와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네팔 당국은 하천 주변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전력시설 피해도 발생했다. 네팔 에너지부에 따르면 약 430MW의 전력 공급 능력이 영향을 받았는데, 이는 네팔 전체 수력발전 설비용량 3.2GW의 12%를 넘는 규모다. 이번 피해가 발생한 보테 코시강은 티베트에서 발원해 네팔의 트리슐리강으로 흘러든다. 지난해에도 이 일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24명이 실종됐으며,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가 유실돼 교통과 무역이 수개월간 차질을 빚었다. 당시 홍수는 티베트에서 빙하호가 붕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소속 기후 전문가들은 이날 돌발 홍수가 빙하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재 네팔과 중국 당국은 양국 국경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팔 정부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하천 주변 저지대 주민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력이 전략자산…원전 PPA·LNG 열병합 신규 발전 길 열어야”

앞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추가로 약 40기가와트(GW)의 신규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재생에너지 확대에 치중하는 대신 전력 직접구매계약(PPA) 범위와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 도입 확대가 필요핟는 제언이 나왔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26일 강원도 정선에서 한국전기산업연합회(KEA)가 주최한 '2026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주간'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교수는 “전기국가로 향하는 상황에서 전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기가 됐다"며 “과거에는 유틸리티였던 전기 인프라가 이제는 전략자산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업계와는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원전 PPA 허용, LNG 열병합 발전소 건설 허용을 요청하고 있다.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기업들도 정부에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다. 유 교수는 “현재 정부 입장은 원전 PPA를 불허하고 LNG 발전은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선에서 허용하는 정도"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말한 만큼 결국 시간이 지나면 LNG에 대한 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는 원전 재가동과 온사이트 가스발전소 발전 확대, 석탄발전 추가 건설 기조가 두드러지는 등 에너지원 구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100%(RE100) 대신 무탄소 100%(CF100)를 요구 중이고, 중국에서는 신규로 승인된 석탄발전소가 291GW에 달한다. 일본은 연간 550만톤 규모의 LNG 장기도입 계약을 맺은 데다 2040년까지 화석연료 발전으로 전력 40%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독일은 그간 줄여왔던 천연가스 발전을 다시 늘리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GW, 2040년까지 220GW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NG 발전의 경우 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 계획에 따라 발전 수요를 2038년 1284만톤으로 거의 반토막으로 줄이는 반면 충남 당진 등지에 신규 LNG 터미널 10기를 세우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 설비가 매년 6GW 늘어나야 하지만 올해 1~6월 실제 증가 는 2GW뿐이라는 점을 보면 결국 보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발전설비가 모자라질 것"이라며 “정부 부처의 에너지 정책 기능이 분리되면서 부처 간 손발이 맞지 않아 민간 LNG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각각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새울 3, 4호기 원전의 부지가 결정된 시기는 2000년으로, 최근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데 신규 원전만으로는 어렵다"며 “LNG 열병합 발전처럼 전환 중간 과정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유 교수는 지난해만해도 6만건이 발생한 전력계통 과전압 문제를 해결하고, 신규 송전망 건설을 지중화 방식으로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송상우 재료연구원 원자력연구단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심 부품을 3D 프린팅으로 생산했을 때 경쟁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D 프린팅으로 제품을 일체형으로 뽑아내는 '적층 기술'은 SMR의 경제성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혁신 소재와 기술을 찾아 도입할 뿐만 아니라 적층 기술까지 적용하면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송 단장은 “일반 제조 공정과 비교해 SMR 제작기간을 80% 단축하고 비용을 60%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원자로 부품 가운데 압력유지 재료에는 3D 프린팅을 적용한 사례가 없고, 비안전 부분에는 일부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내부 과제로 원자로 부품 생산에 3D 프린팅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송 단장은 “아직까지는 여러 규제와 기술기준 때문에 원자로 제작에 3D 프린팅 기술을 많이 안 쓴다"며 “해외에서는 원자로 부품 3D 프린팅 기술 개발이 활발해 향후 2~3년 안에는 실제 압력유지 재료에까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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