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폭염’ 속 유럽을 구한 태양광…일몰 후 발전량 제로는 숙제

‘40℃ 폭염’ 속 유럽을 구한 태양광…일몰 후 발전량 제로는 숙제

2026년 여름 유럽은 북아프리카에서 북상한 뜨거운 공기가 대규모 고기압에 갇히는 이른바 '오메가(Ω) 열돔'이 형성되면서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남부와 중부 곳곳에서 40℃를 넘는 폭염이 장기간 이어졌다. 폭염과 더불어 극심한 가뭄도 이어졌다. 극한 기후 속에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 폭염은 냉방 수요를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가뭄과 강물 수온 상승을 초래해 원자력과 화력발전의 냉각 시스템을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태양광은 한낮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기록적인 발전량을 내면서 전력망을 지탱하는 핵..

[K-에너지방패] 독일의 1/4 수준 전기요금…국민은 폭염 버텼지만, 한전은 ‘누더기’

올 여름 북반구에 섭씨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이 발생하면서 유럽에서는 무려 2만44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너무 비싼 전기요금 탓에 에어컨을 충분히 가동할 수 없었던 영향이 컸다. 반면 한국에도 사상 최악의 폭염이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저렴한 요금 덕분에 충분한 냉방을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력시장 도소매 사업자인 한전이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발전단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물가안정을 위해 요금을 동결한 덕분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한전의 재무상태는 심각한 상태이다. 특히 한전은 국가 핵심 인프라인 전력망 보급의 책임을 지고 있는 공공기관이란 점에서 전력망 확충사업까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에너지 가격을 반영한 요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주택용 요금 kWh당 188원, 독일 660원의 1/4 수준 20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중동 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국내 전기요금을 3분기까지 동결 조치했다. 이로 인해 주택용과 일반용 요금은 12개 분기 연속으로 동결됐으며, 산업용 요금도 6개 분기 연속 동결됐다. 한전이 정부의 물가안정 우선 정책에 부응하고자 요금을 동결했지만, 사실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발전 연료로 사용되는 한국가스공사의 발전용 가스요금은 올해 3월 대비 8월에 GJ당 1만6048원에서 2만2726원으로 무려 40%나 올랐다. 이로 인해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구매단가(SMP)도 같은 기간 kWh당 110원대에서 150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는 한전의 손익분기점인 146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SMP가 150원대로 높아지면 한전은 적자를 보면서 전력을 팔게 되는 것이다. 다만 한전은 국내 발전 비중의 66%를 차지하는 발전 공기업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전력구매비가 너무 증가하지 않도록 조정을 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시장 단가는 크게 오른 상황이다. 국민들은 한전이 요금을 동결한 탓에 섭씨 40도가 넘는 올 여름 폭염에도 충분히 냉방을 가동해 버틸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유럽에도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닥쳤지만, 비싼 전기요금 탓에 냉방을 충분히 가동하지 못해 무려 2만4400여 명의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국은 이달 초까지 온열질환 누적 사망자는 28명이다.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주요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유럽연합의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kWh당 410원에 달하며, 에너지 가격이 가장 비싼 독일은 무려 660원까지 치솟아 민생 경제를 강타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kWh당 188원으로 독일 요금의 1/4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 전기요금은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인 미국보다도 싸며, 옆나라 일본보다도 싼 편이다. 한국보다 저렴한 나라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 몇 나라에 불과하다. ◇한전 연간 이자비용 2.5조원, 사채 발행으로 투자비 조달 문제는 한전이 지속적으로 요금을 낮게 유지하면서 심각한 재무 부실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2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한전의 총부채는 118조원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을 때 국내 반영분을 최대한 흡수하고 요금 인상을 자제하면서 쌓인 금액이다. 천문학적인 부채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만 이자비용으로 1조2000억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조1228억원인데, 거의 절반가량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것이다. 한전은 국내 유일한 송배전망 운영사업자로서, 앞으로 반도체 및 AI데이터센터 공급을 위한 전력망 확충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기존 송배전망 확충 계획에만 100조원의 투자비가 책정됐으며,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한 추가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해선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전은 필요한 자금을 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8조원을 발행해 누적 발행액은 71조5000억원이다. 한전법에 의한 한전의 사채 발행한도는 121조3000억원이다. 앞으로 발행 가능한 금액은 49조8000억원이다. 이마저도 2027년이면 발행한도가 다시 자본금+적립금의 현 5배에서 2배로 줄어든다. 한도는 국회가 다시 법을 개정해 늘리면 된다. 문제는 부채가 계속 증가하면서 이자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채권금리 인상에 기준금리까지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내년 이자비용은 3조원가량으로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내년에는 한전의 실질적 수익원이었던 발전 자회사들이 통합돼 한전으로부터 독립할 가능성도 있다. ◇“요금 현실화, 한전 적자 해소 도움주고 소비절감에도 효과" 전문가들은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요금 현실화는 한전 재무구조의 정상화에도 효과적이지만, 전력 소비 절감 및 효율화 향상도 이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최봉석·이유수 연구위원의 '전력요금 변화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 연구(2013년)에 따르면 산업용 전력요금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설비투자 하락을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실질 GDP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으며, 효율화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택용 전력요금과 일반용 전력요금이 5%만큼 계속 인상될 경우에도 물가, 투자, 실질 GDP 등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전기요금 현실화는 한전의 적자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만, 시장성 변동을 통해 소비 절감 및 효율화를 유도한다"며 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석탄발전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국회 통과…노동계 “실질적 고용안정 담보해야”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에 따른 노동자 고용불안과 지역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노동계는 법안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향후 시행령과 정부 지원계획에 실질적인 고용안정과 직무전환 대책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국회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의 2040년 석탄발전 폐지 계획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가 순차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발전소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와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의 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가 이어져 왔다. 특히 발전소뿐 아니라 협력업체 노동자와 지역 상권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발전소 폐쇄와 함께 고용·산업 전환을 지원할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이번 특별법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계획의 수립·승인 절차를 마련하고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전직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발전소 폐지로 영향을 받는 지역에는 대체산업을 육성하는 등 지역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한 지원 근거도 담았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은 특별법의 본회의 통과를 환영하면서 후속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 제정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실제 발전소 폐지 과정에서 노동자의 고용을 유지하고 새로운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산업노조연맹은 “이제는 법의 내용을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시켜야 한다"며 “향후 시행령과 정부 지원계획에는 고용안정과 직무전환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연맹은 향후 하위법령과 후속 정책 논의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법에 담긴 취지가 현장의 실질적인 고용안정과 새로운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위법령 마련과 후속 정책 논의 과정에서도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망 건설에 민간 참여 길 열려…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사업에 민간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전력공사가 사실상 전담해온 국가 전력망 건설에 민간을 한시적으로 참여시켜 급증하는 전력망 건설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20일 국회에서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공동접속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전기사업법'과 '전원개발촉진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개정의 핵심은 민간사업자의 전력망 개발사업 참여다. 현행법상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은 송전사업자인 한전이 담당하고 있지만,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와 첨단산업 전력수요 증가 등에 따라 송전망 건설 물량이 빠르게 늘면서 한전의 인력과 재원만으로 적기에 전력망을 확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은 전력망확충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경우 한전 이외의 민간사업자도 국가기간 전력망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민간이 송전망을 계속 소유·운영하는 형태는 아니다.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해당 전력설비를 즉시 한전에 양도하도록 했다. 민간사업자 참여 근거에는 일몰도 설정했다. 개정 조항의 유효기간을 2029년 12월까지로 제한해 제도 운영 상황을 지켜본 뒤 지속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전력망에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됐다. 현재는 해상풍력 등 여러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각각 전력계통에 접속하면서 접속설비가 중복 건설되고 비용이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송전선로가 개별적으로 건설되면서 국토 난개발 우려도 제기돼 왔다. 이에 전기사업법과 전원개발촉진법 개정을 통해 다수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하나의 접속설비를 이용해 전력계통에 연결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공동접속설비 건설사업 및 사업자'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햇빛소득마을, 전력망 우선 접속법 국회 본회의 통과

햇빛소득마을 등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전력망에 우선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정부가 올해 햇빛소득마을 조성 목표를 기존 500곳 이상에서 700곳 이상으로 높이며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현장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전력망 접속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기존 사업자들이 전력망 접속에서 밀릴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국회에서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전력망 우선 접속 근거 등을 담은 '전기사업법'과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개편 등을 골자로 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협동조합 등을 구성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공동수익으로 나누는 사업이다. 정부는 당초 2030년까지 전국 2500곳에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사업 확대 방침에 따라 올해 목표부터 500곳 이상에서 700곳 이상으로 상향했다. 문제는 전력망이다. 현행 전기사업법은 송·배전사업자가 전기사업자에게 전기설비를 차별 없이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주민참여형 사업도 별도의 계통 접속 우선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몰린 지역에서는 계통 여유가 부족해 사업을 추진하고도 전력망에 연결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해왔다. 개정안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기간 전력망 주변지역 등에서 추진되는 1메가와트(MW) 이하 소규모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다른 발전사업보다 우선해 전력설비에 접속할 수 있도록 예외를 마련했다. 햇빛소득마을 확대에 필요한 계통 접속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셈이다. 다만 우선 접속 제도가 시행되면 기존 발전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전력망 접속 용량이 부족한 지역에서 먼저 사업을 추진하거나 접속을 기다려온 기존 사업자보다 주민참여형 사업이 우선 접속할 경우 기존 사업자의 접속 일정이 뒤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우선 접속 대상과 적용 지역, 기존 대기 사업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제도 시행 과정의 쟁점으로 꼽힌다. 이날 함께 통과된 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은 2012년 도입된 RPS를 정부 경쟁입찰 방식의 '계약시장 제도'로 전환하는 내용도 담았다. 내년부터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에는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하지 않고 발전원별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낙찰된 설비는 한국전력과 장기 고정가격으로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다. 발전공기업 등에는 일정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직접 설치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기존 사업자 보호를 위한 경과조치와 소규모 설비 별도 시장도 운영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현장] “화려한 서울 전광판 뒤 농촌엔 송전탑”…54개 시·군 주민들 500㎞ 행진시위

서울 도심 한복판, 예고 없는 빗줄기 속 수백 개의 우산이 물결쳤다. 피켓엔 '해남', '영암', '부여', '청주', '용인' 등 이들이 지나온 지역 이름과 함께 “송전탑 결사반대", “용인 반도체 산단 재검토"라는 글씨가 선명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반대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부터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일대까지 '해남에서 서울까지, 대통령은 응답하라! 서울 집중행동'을 열었다. 지난달 말 전남 해남의 신해남변전소 부지에서 출발해 22일간 전국 54개 시·군 송전선로 예정지를 거쳐 올라온 대행진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이들이 서울에 집결한 이유는 단 하나, 수도권 초대형 산업단지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위해 비수도권 농촌 주민들의 삶터를 희생시키는 불평등한 구조를 고발하기 위해서다. “서울은 전광판으로 화려한데, 왜 농촌은 눈만 뜨면 송전탑으로 고통받아야 합니까?" 참가자들은 이번 행진이 단순한 지역이기주의(NIMBY)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수도권 산단을 위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비수도권에 장거리 초고압 송전망을 집중시키는 '에너지 불평등' 구조를 드러내기 위한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전남의 태양광과 전북의 재생에너지, 이미 전력 자립률 200%를 넘긴 충남의 전력은 수도권의 화려함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비수도권 국민은 2등 국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주민들은 삶터와 생업,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실질적인 주민 참여와 동의 절차 없이 송전망 조기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갈등의 본질이 '특정 대기업의 이익'과 '지역 공공의 희생'이 맞바뀌는 구조에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기자회견에서도 참가자들은 “용인 산단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과 일자리는 대기업과 수도권에 집중된다"며 “그에 반해 재산권 침해와 환경 훼손, 마을 공동체 파괴 등의 부담은 비수도권 농촌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대기업 인프라 구축에는 세금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피해 주민들의 요구는 '노선 조정과 보상'의 문제로 축소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행진 이후 이어진 집회에서도 공동선언문을 통해 국가 에너지 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의 싸움은 영호남의 갈등이나 단순한 지역 간 유치 경쟁이 아니라, 지역의 희생을 딛고 수도권 전력 수요만 채우려는 국가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첨단산업과 국가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합의 없는 초고압 송전선로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재훈 전국행동 집행위원장은 “용인 산단과 장거리 송전망 건설은 지방자치단체나 한국전력 차원의 실무 협의로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 사안"이라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수도권 중심의 장거리 전력 수송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사퇴와 함께 대통령과의 직접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통령의 답변 없이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이들의 배수진은, 'K-반도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 '지역의 삶'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반도체·AI 등 메가프로젝트 반영…12차 전기본, 2040년 최대수요 165GW로 상향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2040년 최대전력 수요를 165.0기가와트(GW)로 재전망했다. 지난 4월 공개한 최대 전망치 138.2GW보다 26.8GW(19.4%) 늘어난 규모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정부의 대규모 메가프로젝트 투자계획에 따른 추가 수요를 반영한 탓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전력수요 재전망 공개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잠정안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4월 정부는 공개토론회를 통해 2040년 최대전력 목표수요를 보통 수준인 기준안 131.8GW, 최대 전망치인 상향안 138.2GW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재전망에서는 기준안이 158.4GW, 상향안이 165.0GW​로 각각 26.6GW, 26.8GW 높아졌다. 전력수요 전망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지난 6월 발표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가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용인 클러스터 조기 준공과 호남권 클러스터 신규 조성 등이, 데이터센터에서는 권역별 GW급 AI 데이터센터 조성계획 등이 새롭게 반영됐다. 여기에 수출 호조와 내수 개선에 따른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반도체가 최대수요 전망을 끌어올렸다. 정부는 메가프로젝트를 반영해 기업 투자계획을 재조사하고 투자 권역과 규모, 정책의지의 구체성 등을 고려해 이를 전량 반영했다. 이에 따라 2040년 첨단산업의 최대전력 추가수요는 기준안 24.6GW, 상향안 24.3GW​로 전망됐다. 당초 전망했던 4.0GW와 3.7GW에서 각각 20GW 이상 늘어난 규모다. AI 데이터센터의 최대전력 추가수요도 당초 4.0GW에서 11.9GW로 약 3배 확대됐다. 다만 데이터센터 메가프로젝트는 1·2단계로 추진되는 만큼 이번 전기본에는 구체화 수준을 고려해 1단계 목표만 우선 반영했다. 이에 따라 상향안 기준 2040년 최대전력 기준수요는 186.4GW로 전망됐다. 경제성장률 등을 반영한 모형수요 132.5GW에 첨단산업 24.3GW, 데이터센터 11.9GW, 전기화 17.7GW를 더한 규모다. 여기서 수요관리 19.9GW와 부하이전 1.5GW가 제외돼 최종 최대전력 목표수요는 165.0GW로 예측됐다. 기준안의 경우 기준수요 179.2GW에서 수요관리와 부하이전을 제외한 목표수요가 158.4GW로 산출됐다. 전력소비량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40년 목표 전력소비량은 기준안 847.3T테라와트시(TWh), 상향안 885.1TWh​로 제시됐다. 상향안 기준 모형수요 654.4TWh에 첨단산업 168.5TWh, 데이터센터 84.9TWh, 전기화 118.8TWh를 더한 뒤 수요관리 141.5TWh를 제외한 수치다. 토론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향후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미래 산업의 성장 동력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희집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첨단 제조업과 AI 산업에 얼마나 투자할지가 국가 에너지 전략에 큰 영향을 준다"며 “AI 산업 투자를 실제로 이행하지 않게 되면 전력 설비 과잉에 빠지고, 반대로 전력 공급이 없어서 다른 국가와 달리 첨단 제조업과 AI를 성장시키지 못한다면 큰 패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상민 한국공학대학교 융합기술에너지대학원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부터 용수, 탄소 예산, 토지 같은 희소자원을 많이 쓰므로 어떻게 배분할지가 중요하다"며 “기존에 반영한 10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1단계 투자가 실제로 이어질지 검증한 뒤 불확실한 부분을 2단계로 이전시키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히트펌프 논란①] 주택 구조 무시한 가정용 히트펌프 보급정책, 점검 시급하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어디서든 쓸 수 있잖아요. 이거는 전력 사용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반드시 (보급을) 해야 하는 일인데, (보급에) 속도를 내야할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히트펌프에 관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설명을 듣고 이같이 말하며 히트펌프 보급 속도전에 힘을 실었다. 김 장관은 당시 회의에서 “올해 가정용 히트펌프를 제주도·남해안 지역에서 보급을 시작했고, 내년부터는 신축 아파트에도 가스배관 없이 히트펌프 도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지난해 2035년까지 전국에 히트펌프를 총 350만대 보급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기후부는 보급 목표를 달성하면 2029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62만톤을 감축하고 2035년까지는 456만톤을 추가로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난방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예고한 히트펌프 보급 총력전은 많은 난관을 마주하고 있다. 특히 가정용 히트펌프의 경우 국내 주택 형태 및 구조를 무시한 채 오로지 보급 확대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오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부는 지난해 12월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이후 올해 내내 공동주택이나 상업용 건물 등 다중이용건물 또는 대형 건물에도 히트펌프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가시화된 성과는 지난 4월 공공·상업시설에 대한 비전기 난방시설 의무 설치 규정을 폐지한 것이다. 히트펌프는 가열된 물·공기·땅에서 열을 흡수해 난방하거나 주변 기온보다 낮은 물·공기·땅을 냉매처럼 이용해 열을 빼내는 식으로 냉난방을 하는 장치다. 압축기와 팽창 밸브 등을 돌리는 데 필요한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만들면 탄소 배출 없이 냉난방이 가능하다. 기후부는 히트펌프 업계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 정책 발표 전후로 의견을 수렴했고, 올해 5월 추가로 의견을 취합했다. 아울러 지난 7월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주관한 '열혁신포럼' 행사에서도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받았다. 문제는 가정용 히트펌프의 경우 국내 주택의 80%를 차지하는 공동주택에 적용하기에는 규제가 너무 많고 주택구조와도 맞지 않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주택법과 건축법의 하위 규정에서는 공동주택의 경우 가스공급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중앙집중난방이 아닌 개별난방의 경우에는 사실상 가스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를 적용받지 않는 건물은 △장기공공임대주택 △세대별 전용면적 50㎡ 이하 △세대 내 가스사용시설 미설치 지역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주택 약 2018만 호 가운데 아파트는 65.8%(1329만 호), 연립·다세대는 14.3%(285만 호)로 공동주택 비중이 80.1%이며, 단독주택 비중은 19.9%(383만 호)에 불과하다. 공동주택에 히트펌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주택법과 건축법 및 하위 규정을 모두 바꿔야 한다. 설비와 하중 문제도 있다. 가정용 히트펌프의 무게는 본체만 90~150kg이고, 축열기와 태양광 발전설비 등 기타 필수 장치까지 고려하면 더 나간다. 특히 축열기는 에너지 저장 규모와 단열 자재 두께 때문에 무게가 100kg를 거뜬히 넘고, 물까지 채우면 무게는 더 나가며, 높이도 2m에 가깝다. 현재 설계 기준으로는 공동주택 설계 하중이 약 203.94kg/㎡이고, 보일러실에는 폭 0.5m 이상의 환기구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어 이를 지키기가 매우 어렵다. 기후부는 올해 말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연구용역을 통해 공동주택에 대한 전기설비와 장비, 설계하중 등을 히트펌프에 개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야 해 기후부만의 의지로 개정이 어렵다. 국토부 입장에서는 히트펌프 보급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건축물 안전성과 공사 과정 같은 내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히트펌프 적용 확대에 대한 방향성에는 기후부와 국토부 모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하나 하나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실제 보급이 녹록지 않음을 에둘러 설명했다. 현재 법적 제한 없이 히트펌프를 설치할 수 있는 주택은 단독주택이다. 이에 올해 히트펌프 설치 보조금 사업도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제주와 경남, 전남 지역의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히트펌프 총 설치비 1400만원 가운데 보조금으로 70%를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전국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조시스템 업계에서는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선 기존 건축물 난방 관련 규제를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가스 대신 전기로 난방을 해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히트펌프를 확대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은 맞다"면서도 “한국 주택의 다수를 차지하는 아파트와 연립주택에서 히트펌프를 설치하기 어렵다면 특히 수도권 보급에 힘이 실리기 어려워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X인터·오스테드, 당진 해상풍력 지원 항만 협력 MOU

LX인터내셔널과 오스테드가 해상풍력발전 인프라 개발을 뒷받침하는 거점 항만을 구축하고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손을 잡는다. 20일 오스테드에 따르면, 양사는 전날 충남 당진 항만 부지의 해상풍력 설치지원항만 개발 및 활용을 위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LX인터내셔널이 당진에서 개발을 추진하는 해상풍력 설치지원항만을 오스테드의 인천해상풍력 사업 건설에 필요한 기자재의 집적·보관·조립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나아가 인천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항만 수요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항만 개발·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LX인터내셔널과 당진시는 당진 송악읍 한진리에 위치한 항만을 해상풍력 설치 지원용으로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19만4000㎡ 규모의 부지에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선박 계류시설과 해상풍력 기자재 처리 구역 등을 갖출 예정이다. 오스테드는 인천 해안에서 약 70km 떨어진 해역에서 총 1.47기가와트(GW) 규모의 인천해상풍력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환경영향평가 본안 제출을 완료하고 인허가아 풍력단지 기본설계, 해상풍력 입찰 참여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오스테드의 최종 투자 결정(FID) 단계까지 완료되면 2030년대 초 완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태승 오스테드 한국 대표는 “LX인터내셔널과 같이 지역 산업 기반과 항만 개발 역량을 갖춘 국내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오스테드는 해상풍력단지 개발뿐만 아니라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의 안정적인 구축과 관련 인프라 확충에도 함께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내일날씨] 중부 비·남부 소나기…체감 33도 무더위

오는 21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지겠고, 전국 곳곳에 비나 소나기가 내리겠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21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서해5도 20~60㎜, 서울·인천·경기, 충남 북부 5~40㎜, 강원 내륙·산지, 충북 북부 5~30㎜다.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는 소나기 소식이 있다. 아침부터 낮 사이 제주도에, 오후부터 저녁 사이에는 충청권 남부 내륙과 전라권, 경상권 내륙에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소나기에 의한 예상 강수량은 대전·세종·충남 남동 내륙, 충북 중·남부, 광주·전남, 전북, 대구·경북 내륙, 경남 내륙 5~50㎜, 제주도 5~40㎜다. 최고 체감온도는 33도 안팎으로 올라 무덥겠으니 온열질환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아침 최저기온은 21~25도, 낮 최고기온은 27~32도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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