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신호등] “하늘에서 떨어지는 얼음 폭탄” 도시를 정조준하다

[기후 신호등] “하늘에서 떨어지는 얼음 폭탄” 도시를 정조준하다

지난해 5월 3일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와 독일 일부 지역에 지름 3~4㎝에 이르는 대형 우박이 쏟아졌다. 이 우박은 탁구공(40㎜)과 비슷한 크기였다. 이 우박으로 인해 자동차 차체가 파손되거나 찌그러졌고,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지붕도 손상을 입었다. 도시 교통도 차질을 빚었고, 샤를 드골 공항 등에서는 항공기 운항도 지연됐다. 농촌에서는 포도밭 등 농작물 피해도 컸다. 프랑스 기후·환경과학연구소(LSCE)에 따르면 이 우박으로 인해 3억 유로(약 5000억 원)가 넘는 보험 손실액이 발생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얼음 덩어리 우박...

일반수소 시장 폐지 면해…정부, 올해 입찰물량 930GWh 확정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던 일반수소 발전 입찰시장이 유지된다. 정부가 일반수소와 청정수소 발전 입찰물량을 모두 확정하면서 수소발전 시장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일 '수소발전 입찰시장 연도별 구매량 산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올해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 물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입찰물량은 청정수소발전 500기가와트시(GWh), 일반수소발전 930GWh 규모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수소 또는 수소화합물을 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구매·공급하는 제도다. 사용 연료에 따라 일반수소와 청정수소 시장으로 나뉜다. 청정수소 시장은 수소 1㎏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4㎏CO2e 이하인 연료만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일반수소 입찰시장이 아예 열리지 않을 가능성까지 제기해왔다. 정부가 화석연료 기반 수소 사용을 줄이고 청정수소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면서 일반수소 시장이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기후부 출범 이후 수소시장에 변화가 감지 됐기 때문다. 지난해 청정수소 입찰시장은 3000GWh 규모로 추진됐지만, 석탄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 발전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입찰 절차가 전격 취소됐다. 정부가 2040년 석탄발전 폐지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석탄 기반 발전을 장기간 지원하는 것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일반수소 시장은 지난해 1300GWh 규모로 운영됐고 입찰자 선정도 기후부 출범 이전에 완료돼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물량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시장 존속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번 고시 개정안에 일반수소 물량 930GWh가 포함되면서 시장 폐지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 다만 지난해 1300GWh와 비교하면 약 28% 감소한 규모다. 청정수소 역시 지난해 입찰 추진 규모였던 3000GWh보다 크게 축소된 500GWh로 설정됐다. 정부는 향후 청정수소 중심으로 시장 구조를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석탄-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청정수소 입찰시장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청정수소 시장은 수전해 등 국내 청정수소 생산 생태계 조성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평가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일반수소 시장 역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높이기 위해 환경성 평가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후부는 행정예고와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고시를 최종 확정한 뒤 올해 하반기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도시가스협회 ‘2026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 성료

한국도시가스협회(회장 송재호)는 6일 강원 강릉시 경포 호수광장 일원에서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 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경포 호수광장을 출발해 경포호, 강릉올림픽파크, 청정 숲길, 강문해변 해안길, 시루봉 둘레길을 거쳐 다시 경포호로 돌아오는 24km 코스를 비롯해 총 3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청정 자연을 품은 강릉의 호수와 바다, 숲길을 잇는 매력적인 코스 구성 덕분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1200여 명의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도로와 산길을 차례로 달리는 트레일러닝 특유의 박진감도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남자부 1위 장재경 씨(50·경기 수원시)는 “원래 산 종주를 다니다 우연히 산에서 뛰는 분을 본 뒤 트레일러닝을 시작했고, 기록을 위해 마라톤까지 하게 됐다"며 “아내와 여행을 겸해 지방 대회로 '런트립'을 다니는데, 오늘 해수욕장을 보며 달릴 때 기분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참가비 전액을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기부하며 나눔의 가치를 더했다. 현장에는 강원소방본부 임직원과 가족 300여 명도 함께 동참해 대회의 공익적 의미를 한층 빛냈다. 한국도시가스협회 김선기 부회장은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은 국민과 함께 달리며 건강한 여가문화를 확산하고, 그 결실을 우리 사회 곳곳에 나누는 사회공헌 행사"라며 “앞으로도 도시가스 업계의 나눔 가치를 지역사회와 함께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시가스협회는 회원사들과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년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하는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을 통해 참가비를 기부하고 있으며, 34개 도시가스사가 추천한 전국 사회복지시설에 가스기기 및 내관설치공사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또한 동해안 산불 피해지역 지원 등 국가적 재해 발생지역의 취약계층과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도 진행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왜 또 논의하냐”…기후시민회의에 쏟아진 국민 제안

국민들이 기후위기 대응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정부에 직접 제안하고 나섰다. 재생에너지 입지 규제, 지역별 전기요금제, 환경교육 의무화는 물론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까지 생활 밀착형 아이디어가 기후시민회의를 통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는 기후시민회의 의제 제안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국민 의견을 시민참여단 숙의 과정을 거쳐 향후 정부 정책 권고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기후대응위는 국민 누구나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기후·에너지·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여러 제안이 등록되고 있으며, 이용자들은 다른 시민이 제안한 의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공개된 의제 중에는 재생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의견이 눈에 띈다. 한 시민은 “재생에너지법 공포 후 이격거리안 세부안을 또 논의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수년에 걸쳐 논의된 사안을 법 공포 이후 다시 검토하는 것은 업계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용인 반도체 산단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며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기후시민회의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교육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은 어린이집 단계부터 탄소중립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교직원 교육과 학부모 대상 환경교육 확대,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도입 등을 제안했다. 기후위기 대응 인식을 어릴 때부터 형성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환경호르몬 문제를 기후·환경 정책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 시민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을 대상으로 환경호르몬 노출 검사를 무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신부와 영유아 부모, 청소년 등을 우선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 국민들이 자신의 환경호르몬 수치를 직접 확인하도록 하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자발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활 속 탄소 감축을 위한 아이디어도 다수 제시됐다.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통합 교통카드를 도입하고, 이용 횟수가 많을수록 할인 혜택을 제공하자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친환경 배달문화 정착, 일회용품 없는 공공행사 의무화, 홍보 인쇄물 규제 등 정책 제안이 등록됐다. 기후시민회의 의제 제안 홈페이지는 상시 운영되며, 오는 30일까지 의제를 등록한 참여자 가운데 100명을 추첨해 경품도 제공한다.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민간위원장은 “기후위기 대응은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생활 속 경험과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IT 전문가’ 한성숙 총리 카드…정책 무게추 ‘AI 3대 강국’ 이동 관측

6.3 지방선거에서 첨단산업 육성을 내건 여당 후보들이 당선되고, IT 전문가인 한성숙 중기부 장관이 총리로 지명되면서 AI 3대 강국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정계 및 산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에서 승리했다. 대부분의 당선인들은 첨단산업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표적으로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전력·용수·인재 등 산업 인프라 지원을 약속했다. 반도체와 AI 산업이 향후 국가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미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전력 수급 문제가 국가적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신규 반도체 공장 전력 공급을 위해 LNG 열병합발전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전력 인프라 확보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선거 과정에서 경제 성장과 탄소중립 사이의 균형을 의식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특히 산업계에서는 대통령이 언급한 이른바 '좌뇌와 우뇌의 충돌' 발언을 두고,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현실적인 균형점을 찾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선거 이후 개각 과정에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국무총리로 발탁되면서 정부 정책의 무게중심이 AI와 디지털 산업 육성 쪽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선거가 마무리되면 개각을 통해 정책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그동안 정치적 부담으로 미뤄졌던 산업 경쟁력 중심 정책이 일부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AI 산업 육성과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LNG와 원전 등 현실적인 전력 공급 수단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대표 출신인 한 총리 후보자는 취임 이후 AI, 플랫폼, 디지털 전환을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향후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반도체 산업 지원, 전력 인프라 확충 등과 관련해 보다 실용적인 접근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국무총리는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정부 측 공동 위원장직을 맡게 된다. 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및 2030·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심의, 수립, 관리를 맡고 있다. 산업계에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얼만큼 지우느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한 후보자가 기업가 출신인 만큼 산업계에 다소 유리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환경 및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중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검토와 탈화석연료 정책, 배출권거래제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확대 역시 핵심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 방향을 놓고 산업계와 에너지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AI 데이터센터 지원 정책 등이 향후 정부의 정책 기조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논의 중인 12차 전기본에서 신규 가스발전이 중단되고, 오로지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만 수립될 경우 AI 데이터센터산업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과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산업 성장 기조를 더욱 강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이라는 큰 방향은 유지되겠지만, AI와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속도와 방법론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향후 전기본과 전력시장 개편 과정에서 정부의 진짜 우선 순위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이 반드시 양자택일의 관계라는 시각에는 선을 긋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에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LNG를 일정 기간 유연전원으로 활용하는 현실적 에너지믹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선거와 개각을 통해 AI 3대 강국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선택하느냐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남동발전, 차기 사장 공모…16일까지 지원서 접수

한국남동발전이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공개모집 절차에 들어갔다. 남동발전은 최근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를 내고 오는 16일 오후 6시까지 지원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이며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다. 지원 자격은 최고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전력산업 분야 전문지식과 경험, 조직관리 및 경영 능력 등을 갖춘 인사다. 청렴성과 도덕성, 경영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개혁 의지와 추진력도 주요 평가 항목에 포함됐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며, 이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와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이번 공모는 강기윤 전 사장이 지난 6월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기 위한 것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최근 김회천 전 남동발전 사장이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강 전 사장까지 물러나면서 차기 사장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발전업계 안팎에서는 발전사 내부 출신과 산업부 출신, 정치권 인사 등의 출마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태양광 연 10GW 늘리는데…국산 인버터 생산은 겨우 ‘10분의 1’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 100기가와트(GW) 달성을 목표로 연평균 10GW 규모의 태양광 보급 확대에 나섰지만, 국산 태양광 인버터 생산능력은 최대 연 1GW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물량은 중국 등 수입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태양광 기자재 국산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인버터 분야는 구체적인 생산 목표나 국산화 비율 목표가 없어 공급망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태양광 인버터 제조 역량은 최대 연 1GW 수준으로 파악된다. OCI파워가 사실상 유일한 대용량 인버터 생산기업으로 꼽히며, 다쓰테크 등 일부 업체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인버터는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생산된 직류(DC)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 가능한 교류(AC) 전력으로 변환하는 장치다. 태양광 발전설비가 전력망과 연계되기 위해 필수적인 설비로 전체 태양광 설치비용의 약 10%를 차지한다. 문제는 정부 목표와 국내 제조 역량 간 격차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달 19일 발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현재 약 40GW에서 2030년 100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매년 약 10GW 규모의 태양광 보급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 인버터 최대 생산능력은 연간 신규 설치 수요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 공공기관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사업 등에서 국산 기자재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내 제조 기반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중국 등 수입산 사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기후부는 지난달 8일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 OCI파워, 다쓰테크 등과 함께 '태양광 인버터산업 발전협의체'를 출범했다. 정부는 햇빛소득마을과 학교·주차장 태양광 사업 등에서 국산 인버터 사용을 확대하고, 노후 인버터 교체 시 국산 제품 사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보안 인증제도 개선과 스마트·AI 기반 차세대 인버터 개발, 한전과 민간기업의 공동 연구개발(R&D), 전용 펀드 조성 및 합작법인(JV) 설립 등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는 태양광 모듈과 풍력 터빈 분야에 대해서는 생산능력 확대와 국산화 비율 목표를 제시했다. 태양광 모듈은 국내 생산능력을 2025년 연 6GW에서 2030년 10GW 이상으로 확대하고, 국산 제품 사용 비율도 55%에서 8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풍력 터빈 역시 생산능력을 연 0.8GW에서 3GW 이상으로 확대하고 국산화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목표가 설정돼 있다. 반면 태양광 인버터는 생산능력이나 국산 사용 비율에 대한 정량 목표가 마련되지 않았다. 인버터 업계는 증설 계획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 성장성에 대한 회의감과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불안정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 또한 국내 인버터 업체들이 소수이다 보니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 인버터 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조 기반을 육성하기 위해 모듈이나 풍력처럼 인버터 분야에도 정량적인 국산화 목표와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값싼 상품은 부국으로, 오염은 빈국으로”…국제 무역이 낳은 ‘건강 불평등’[환경포커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류·가전제품·철강제품 등은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세계화 시대의 소비자는 국경을 초월해 상품을 구매하지만, 그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과 건강 피해는 결코 공평하게 나뉘지 않는다. 올들어 발표된 두 편의 국제 연구는 국제 무역이 단순히 부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과 조기 사망의 부담까지 국가 간에 재분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부유한 국가가 누리는 깨끗한 공기와 값싼 상품 뒤에는 저소득 국가 주민들의 건강 악화와 조기 사망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무역이 초래한 '보이지 않는 사망'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배너-섐페인 캠퍼스의 시위안 왕 연구원과 크리스토퍼 테섬 교수 연구팀은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국제 무역이 전 세계 대기오염 사망을 어떻게 재분배하는지 분석했다. 연구진은 약 200개국의 무역·배출·건강 자료를 통합 분석해 초미세먼지(PM2.5)로 인한 전 세계 조기 사망의 약 14~18%가 국가 간 소득 격차를 가로지르는 무역과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미국·유럽·한국·일본과 같은 고소득 국가가 소비하는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오염을 감수하고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피해 역시 생산국 주민들이 떠안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를 '사망 수출(export of mortalities)'이라고 표현했다. 소비는 부유한 국가에서 이루어지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과 조기 사망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과거 '오염 수출'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 구조 때문이다. 고소득 국가는 금융·정보기술·연구개발·서비스업 등 상대적으로 오염이 적은 산업에 집중하는 반면,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과 원자재 생산은 저소득 국가에 의존한다. 값싼 노동력과 느슨한 환경 규제를 찾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대기오염도 함께 이동한다. 결과적으로 소비국은 깨끗한 공기를 유지하면서도 값싼 상품을 얻고, 생산국은 경제성장의 대가로 오염과 건강 피해를 감수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약 80%의 국가에서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대기오염 사망의 상당 부분이 국경 밖에서 일어난다. 다시 말해 오늘날의 국제 무역은 상품뿐 아니라 건강 위험까지 함께 거래하는 구조, 돈으로 떠넘기는 구조가 된 셈이다. ◇석탄 공급망이 만든 또 다른 건강 불평등 이 같은 문제는 석탄 무역을 분석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중국 난징대학교의 웬신 자오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크리스 닐슨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난달 미국화학회 학술지 '환경 과학 기술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에 '석탄 관련 CO₂ 배출 및 환경 보건 부담의 글로벌 무역 경로 추적'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1992년부터 2020년까지 국제 석탄 무역과 상품 무역을 추적해 석탄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과 건강 피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국제 석탄 무역(ICT)은 연평균 약 7만4700명의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었고, 석탄을 사용해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의 국제 무역(IGST)은 연평균 약 16만6600명의 조기 사망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는 석탄을 수출하는 국가와 이를 이용해 생산한 상품을 소비하는 국가 사이의 책임 분리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대표적인 석탄 수출국이고, 미국과 서유럽은 석탄을 이용해 생산된 제품을 대량 소비하는 지역이다. 반면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과 건강 피해를 직접 감내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연구에서 한국 역시 자유롭지 않다. 석탄 무역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독일 등과 함께 국제 석탄 무역에 의해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과 건강 부담이 큰 국가로 분류됐다. 특히 한국은 석탄 수입과 소비 규모가 큰 국가이고,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대량 소비하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사용하는 원자재와 중간재 상당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석탄 기반 전력에 의존해 생산된다. 따라서 한국이 소비하는 상품의 환경 비용 일부는 생산국 주민들의 건강 피해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동남아시아는 특히 취약하다. 연구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은 국제 석탄 무역과 관련된 건강 부담이 가장 크게 집중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 인구가 많고 환경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불평등이 계속될까. 문제의 핵심은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통계적 생명가치(VSL·Value of Statistical Life)'에 있다. 현재 많은 경제 분석은 국가 소득 수준에 따라 사람의 생명 가치를 다르게 평가한다. 소득이 높은 나라 국민의 생명은 더 높은 가치로 계산되고, 저소득 국가 국민의 생명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오염 산업을 저소득 국가로 이전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 환경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비용 계산상 손실이 작게 잡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런 방식이 결과적으로 오염 산업의 해외 이전을 부추기고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새로운 대안, '오염에 대한 공정무역' 이번 연구들은 국제 무역이 단순히 상품과 자본의 이동이 아니라 건강과 생명의 이동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늘날 부유한 국가의 깨끗한 하늘과 값싼 소비재 뒤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폐와 심장이 놓여 있을 수 있다. 20세기 세계화의 핵심 질문은 '누가 더 많은 이익을 얻는가'였다면 21세기에는 '누가 그 대가를 치르는가'라는 질문이 추가됐다. 연구진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오염에 대한 공정무역(Fair Trade in Pollution)'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다. 핵심은 생산국 주민의 생명 가치를 소비국 주민과 동등하게 평가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이 저소득 국가에 공장을 건설할 경우, 오염 피해 비용을 현지 주민의 낮은 소득 수준이 아니라 미국인의 생명 가치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방식이 투자자와 기업이 오염 산업을 저소득 국가로 이전하려는 유인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탄 무역 연구는 또 다른 해결책도 제시했다. 연구진은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오염방지 기술과 제조 기술이 미국과 서유럽 수준으로 향상될 경우 무역과 연계된 건강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고소득 국가들의 기술 이전과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제 탄소세, 공급망 환경정보 공개, 친환경 무역협정, 기업의 공급망 책임 강화 같은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결국 지속가능한 무역이란 단순히 관세를 낮추고 거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무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과 건강 비용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 무역의 진정한 성공은 GDP(국내총생산) 증가가 아니라, 누구의 건강도 희생시키지 않는 번영을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원자력 재부흥의 시대, 신뢰라는 자산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로 농축우라늄의 처리 문제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6월 '12일 전쟁'과 올해 이어진 전쟁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을 반복적으로 공격하였다. 그러나 시설 파괴보다 더 어려운 과제는 이란이 보유한 60% 수준의 농축우라늄 약 440kg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제3국 이전을 둘러싼 양측 간 이견이 팽팽한 가운데, 최근 카자흐스탄이 대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면서 카자흐스탄 비핵화의 역사가 재조명되었다. 카자흐스탄은 모범적인 비핵화 사례로 꼽힌다. 소련 붕괴 후 당시 카자흐스탄에는 핵탄두 1,410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00여 기 등 세계 4위 규모의 핵전력이 남아있었지만, 독립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는 자발적으로 비핵화를 선택하였다. 카자흐스탄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한 것은 물론, 중앙아시아 비핵지대(CANWFZ)의 중심국이 되었다. 또한 평화적 목적의 연료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IAEA의 저농축우라늄(LEU) 은행을 자국 내 유치한 바 있다. 결국 카자흐스탄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었다. 원자력 기술은 본질적으로 이중용도(dual-use)의 특성을 가진다. 연료 생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 기술은 핵무기 제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국제사회가 지난 수십 년 동안 NPT 체제와 IAEA를 중심으로 비확산 레짐을 발전시켜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자력 기술을 평화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핵무기와 핵물질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원자력 재부흥이 본격화하면서 연료 확보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달 26일, 차세대 원자력 기업인 오클로(Oklo)를 포함한 5개 기업을 미 연방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무기용 플루토늄을 소형모듈원전(SMR)용 연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의 협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이를 둘러싸고 냉전 시기의 유산을 미래 전력 생산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긍정적인 해석과 핵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은 결국 핵물질 확산 우려를 낳는다는 부정적인 해석이 충돌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군사적 자산을 미래 에너지를 위한 자산으로 안전하게 전환할 수만 있다면 이는 결국 핵물질의 양적 축소와 에너지 안보에 모두 고무적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최근 국내에서도 상업적 목적의 농축과 핵연료주기 자율성 확대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UAE와 체코 수출에 이어 추가 수출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에서 핵연료 공급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SMR과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 시장 확대에 대한 전망까지 더해져 핵연료주기의 자율성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핵연료주기의 미래는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NPT 체제상 핵보유국이 아닌 일본이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유지하고, 카자흐스탄에 IAEA가 저농축우라늄 은행을 유치한 것은 오랜 기간 축적된 비확산 체제에 대한 기여와 국제적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역시 핵연료주기 전반에 대한 역량 확대를 논의할 수 있다. 오히려 세계적인 원전 공급국으로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다만 그 원동력은 자체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같은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 원자력 산업이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기술력, 제조 및 건설 능력뿐 아니라, 70년대의 유산을 극복하고 책임 있는 비확산 국가라는 신뢰를 어렵사리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NPT 체제를 준수하면서 원전을 수출하고 국제 규범에 기여해 온 경험은 오늘날 한국 원전 산업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원자력 산업을 둘러싼 경쟁은 기술이나 제조 및 건설 능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특히 신규로 원자력 발전을 도입하려는 국가 입장에서는 누구와 협력할 것인가가 국가의 백년지계를 결정하는 전략적 판단이 되는 만큼 상대국의 신뢰도 역시 중점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만큼이나 신뢰도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계적인 원자력 재부흥이 도래한 지금이니만큼, 우리가 구축해 온 신뢰라는 자산을 앞으로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bienns@ekn.kr

‘대왕고래’ 재시동…석유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석유공룡 BP 최종 선정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의 공동 개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글로벌 메이저 BP에 대한 공동 개발 참여를 산업부가 최종 승인을 했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안보 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국내 유가스전 개발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BP 측에 공동 개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통보하고 현재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석유공사는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자이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10월 공동 개발 파트너사를 찾기 위해 입찰을 실시했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영국 기반의 글로벌 석유메이저인 BP를 임시 선정했다. 하지만 법상 광권을 갖고 있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권자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최근까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당시 김 장관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으로 태평양을 넘나들며 협상에 임하고 있었고, 때마침 국감이 열려 국회에도 출석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우선협상대상자로 BP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언론에 먼저 나가자 김 장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크게 격노하며 승인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 소식은 당시 국감장에서 의원이 먼저 언급을 하면서 알려지게 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김 장관은 승인을 내주지 않으면서, 올해 4월 합의 유효기간 180일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 석유공사는 산업부와 협의 아래 유효기간을 9월까지 연장했다. 그리고 지난달에 BP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BP는 공식적으로 석유공사로부터 동해심해 가스전의 탐사 및 시추 자료를 얻어 정밀 분석을 하고, 이를 토대로 정식 계약을 맺게 된다. 경북 포항 앞바다에 위치한 동해심해 가스전에는 7개의 유망구조가 있으며, 탐사이론적으로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통상 20~30%의 성공률로 보더라도 국내 소비량의 3~4년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석유공사는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 대왕고래 구조에서 1차 탐사시추를 했지만 경제성 있는 매장량을 발견하지 못했다. 석유공사와 전문가들은 가스가 다른 구조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나머지 6개 구조 모두 시추를 할만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한번의 시추에 1200억원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보다 신중한 기술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BP는 글로벌 최고 역량을 가진 석유 메이저사다. 유럽 북해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석유, 가스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천연가스 밸류체인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BP는 심해 가스전 개발 경험이 많아 이번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에서 석유공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국내 가스전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국가 에너지 안보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승신 C2S 컨설팅 대표는 “동해 심해전 가스개발사업 승인은 호르무즈 사태로 탄화수소 중요성을 깨닫게된 세계적 흐름에 걸맞는 에너지 실용주의라 할 수 있다"며 “이란 전쟁은 공급처 다변화만으로 에너지 공급이 어려우며 국내 석유와 가스전 개발과 탐사로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것이 에너지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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