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탄소배출권(KAU25) 상승세 지속…8개월 만에 59% 올라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배출권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5일 배출권 시장에 따르면 국내 탄소배출권(KAU25) 종가는 톤당 1만36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본지 분석 시작 시점인 지난해 8월 25일 종가 8600원과 비교하면 59.3% 상승한 수준이다. 가격은 지난해 9월 중순 1만950원까지 상승한 이후 10월부터 12월까지 1만~1만500원 수준에서 횡보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승세가 다시 강화되며 1월 중순 이후 가파른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21일에는 종가가 1만3750원까지 올라 분석 기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분석 기준 사분위 범위(IQR) 상한선인 1만2900원을 넘어선 수준으로 단기 과열 구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배출권 시장에서는 최근 가격 상승 배경으로 기업들의 배출권 확보 수요 증가가 꼽힌다. 배출권 거래제에서는 기업들이 매년 배출량을 정산해 일정량의 배출권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배출권 공급 정책과 시장 수급 기대가 맞물리면서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출권 시장은 정부의 배출권 유상 할당 정책과 시장 안정화 조치 등 정책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이에 따라 향후 배출권 가격 흐름은 정책 변화와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번 분석은 지난해 8월 25일부터 이달 5일까지 총 132일간의 일별 종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데이터 품질 점수(Q)는 0.93으로 결측이 없고 일자 일관성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일상화된 ‘동시다발’ 극한 기상, 세계 경제 구조적 리스크로 등장

지난 2022년 여름 유럽 전역과 중국 양쯔강 유역, 북미 중부에서 사상적인 폭염이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 유럽에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부족 문제가 불거졌고, 중국에서는 강수량 감소로 수력발전량이 급감해 제조업 생산 차질이 이어졌다. 미국 중부 역시 고온과 가뭄의 영향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물류 차질이 겹쳤다. 2023~2024년에는 가뭄이 세계 곳곳에 피해를 입혔다. 이 시기 파나마 운하는 수위가 크게 낮아졌고, 미국 미시시피강도 수량이 크게 줄었다. 유럽 주요 내륙 수로에서도 가뭄이 동시에 나타났다. 개별적으로 보면 각 지역의 폭염과 가뭄 문제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같은 시기에 발생하면서 글로벌 해운과 곡물, 에너지 물류가 한꺼번에 흔들렸다. 동시다발 극한 기상 사례다. 기후 변화가 만들어내는 폭염·홍수 등의 재난은 더 이상 특정 지역, 특정 국가의 피해로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동시에 발생해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을 근본부터 흔드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른바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이라는 새로운 단계의 위험이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의 대기·기후과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러한 동시다발적 기상이변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기후 위기는 이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라고 강조한다. ◇재난이 겹칠수록 경제 충격은 증폭된다 연구팀이 주목한 핵심 개념은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spatially compounding climate extremes)'이다. 이는 폭염·폭우·가뭄·수자원부족과 같은 극단적 기상 현상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같은 해, 혹은 같은 시기에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을 뜻한다. 과거에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의 경제적 충격이 비교적 국지적으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경제는 무역과 금융, 에너지·식량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 결과 여러 생산·물류 거점이 동시에 타격을 받을 경우 충격은 단순히 “몇 곳이 더 피해를 입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를 계통적 위험(systemic risk)이라고 설명한다. 즉, 개별 피해의 합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적 충격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에서 동시에 가뭄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발생한 농업 생산 감소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식량 수입국의 물가 불안, 사회적 갈등, 정치적 불안정으로 확산된다. 단일 기상이변이 아니라 동시다발적 재난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기후 재난과 GDP 손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기상 재해로 인한 전 세계 평균 국내총생산(GDP) 손실은 연간 약 0.14% 수준이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미 발생한 피해만을 기준으로 한 값이다. 미래 전망은 전혀 다르다.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3°C 상승할 경우 전 세계 경제가 입을 누적 손실이 글로벌 GDP의 약 10%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위도·저소득 국가에서는 손실 규모가 최대 17%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현실적인 온실가스 배출 경로로 평가되는 시나리오(SSP2-4.5)를 기준으로, 21세기 중반(2041~2060년)에 추가로 위험에 노출되는 경제 규모는 ▶폭염: 약 93조 달러(전 세계 GDP의 약 37%) ▶토양 수분 가뭄: 약 20조 달러(GDP의 약 5%) ▶폭우·홍수: 약 16조 달러(GDP의 약 4.5%) ▶수자원 부족: 약 17조 달러(GDP의 약 3.7%) 등이다. 이 수치는 '실제 손실액'이 아니라, 기상이변에 노출되는 경제 활동의 규모를 의미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노출 규모가 커질수록 실제 피해가 발생할 확률과 피해 강도 역시 크게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기상이변에 영향을 받는 경제 활동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실제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한 번 피해가 발생했을 때 입는 손실의 크기 또한 훨씬 커진다는 뜻이다. ◇기온 상승 폭 크면 경제적 위험 더욱 가팔라져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기온 상승이 2°C를 넘어설 경우 경제적 위험은 '선형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 즉, 1°C에서 2°C로 갈 때보다 2°C에서 3°C로 갈 때 위험 증가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 극단적 기상 현상의 동시 발생 확률이 비선형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폭염·가뭄·폭우가 각각 더 자주 발생할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그 결과 공급망·금융·보험 시스템이 동시에 압박을 받게 되고, 복구 비용과 경제적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의 가장 위험한 특징은 공급망을 통해 충격이 확산된다는 점이다. 한 지역에서 폭우로 공장이 멈추고, 다른 대륙에서는 가뭄으로 항만과 내륙 수로가 마비되는 일이 동시에 발생하면, 기업들은 대체 공급처를 찾지 못한 채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를 “동시 충격에 따른 연쇄 붕괴 효과"로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 간 격차도 극명해진다. 저소득 국가는 단일 기상 재해만으로도 GDP의 5~30%에 달하는 손실을 입는 사례가 빈번한 반면, 고소득 국가는 대부분 0.1% 미만의 손실에 그친다. 기후 위험 지역에 경제 성장이 집중되고, 그 지역들이 동시에 재난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를 더욱 키운다. ◇폭염은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치명적인가 연구 결과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소득 계층 간 피해 격차다. 폭염의 경우 저소득층의 1인당 GDP는 매년 평균 8% 감소하는 반면, 고소득층은 3.5% 감소에 그쳤다. 피해 강도가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더 덥기 때문'이 아니다. 저소득 지역일수록 냉방 인프라가 부족하고, 노동 강도가 높은 산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크며, 기후 충격 이후 회복을 위한 재정·제도적 여력이 제한적이다. 결국 기후 위기는 기존의 경제적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산업별로도 차이가 나는데, 기상이변에 가장 취약한 산업은 ▶가뭄·폭염·폭우에 직접 노출되는 농업·식품 산업 ▶발전용수·냉각수 부족이나 송전망 피해를 볼 수 있는 에너지 산업 ▶글로벌 부품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는 제조업 ▶항만·내륙 수로나 철도 마비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물류·운송업 등이다. 특히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이 편입된 산업일수록 한 지역의 피해가 곧바로 세계 전체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5°C 목표는 '환경 구호'가 아니다 연구팀은 파리협정이 제시한 1.5°C 목표를 단순한 환경적 이상이 아니라 경제적 안전선으로 규정한다. 기온 상승을 이 범위 안에 묶을 경우 위험에 노출되는 글로벌 GDP 규모는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2°C를 넘어서면 경제적 노출과 복구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기후 위기는 이미 세계 경제의 구조를 시험하고 있다"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국제적 리스크 관리 실패는 곧 경제 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으로 되돌아온다"고 경고한다. 공간적으로 연결된 세계 경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기후 대응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글로벌 재난 리스크 풀링(global catastrophe risk pooling)'을 제안했다. 여러 국가가 공동 기금을 조성하고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자동으로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는 구조다. 이는 보험 원리를 국가 단위로 확장한 개념으로, 특정 국가가 재난을 겪을 때 다른 국가들이 위험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다만 연구진은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이 심화할수록 전통적인 '지역 분산' 전략만으로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대륙이 동시에 재난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기금 조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기후 상관관계를 고려한 정교한 지역 묶음과 국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폭염·홍수·가뭄을 동시에 겪을 확률이 낮은 국가들끼리 묶는 방식, 즉 지리 기준이 아니라 '기후 통계' 기준으로 국가 블록을 재설계하고, 이에 맞춰 재난 금융과 공급망, 보험 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하자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이번 주말 쌀쌀…내일 오후까지 전국 눈·비

이날 늦은 오후부터 서쪽 지역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해 밤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비가 그친 이후 주말까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5일 기상청 예보 브리핑에 따르면 남쪽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북상하면서 비구름이 유입되겠다.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5~2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남부와 제주도는 주로 비가 내리겠고, 중부 내륙과 산지는 비와 눈이 섞여 내리겠다. 예상 적설량은 서울·인천·경기 남서부 1㎝ 미만, 경기 북부와 남동부 1~5㎝, 강원 산지 5~10㎝, 강원 내륙 3~8㎝, 충북 북부 1~5㎝다. 특히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려 도로교통 안전에 유의해야겠다. 주말인 7~8일에는 대체로 맑겠지만 찬 공기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쌀쌀한 날씨가 나타날 전망이다. 7~8일 서울의 예상 최저기온은 -3℃(도), 최고기온은 6~7도로 예보됐다. 당분간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나타나겠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현장] 처리용량 넉넉한 수도권 민간소각장…“소각열은 전기와 난방 전환”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생활폐기물 소각 물량을 전체의 30%까지 늘렸습니다. 그동안 산업폐기물 물량이 많지 않았기에 생활폐기물이 더 들어와도 처리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지난 3일 방문한 수도권에 위치한 한 A업체의 민간소각장 창고는 대략 체육관 크기만 했다. 창고 안에는 사람 5~6명 높이까지 쓰레기가 쌓여있고 악취를 풍겼다. 그러나 창고 규모를 감안하면 꽉 차 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트럭과 포크레인이 창고에 쌓인 쓰레기를 처리시설로 옮기고 있었다. 처리시설에서는 대형 집게형 크레인이 쓰레기를 가득 집어 소각로로 투입하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창고에는 총 300~400톤의 폐기물이 있으며 이는 이 소각장의 하루 처리용량 100여톤의 3~4일분 정도"라며 “법적으로는 총 2700톤까지 저장할 수 있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지역에 생활폐기물 매립이 금지된지 3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A업체는 오히려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본래 A업체는 산업폐기물을 주로 처리하던 업체로 생활폐기물은 거의 처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도권 직매립 금지에 따라 트럭 두 대 분량인 하루 약 30톤의 생활폐기물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는 해당 소각장의 처리용량의 약 30% 수준이다. 이들은 처리능력 미달보다 민간소각장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의 질타를 받을 가능성을 더 우려했다. 현재 서울 지역의 공공소각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 외 경기·인천 지역 민간소각장으로 생활폐기물이 더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지역 주민들은 타지역 쓰레기를 받아들이지 말라며 민간소각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소속인 A업체는 현재 민간소각장에 여유 처리용량이 많다는 상황을 알리기 위해 현장을 공개했지만 업체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했다. 공제조합은 공공소각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소각장이 직매립 금지에 따라 발생할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생활폐기물을 거의 받지 않았는데 수도권 직매립 금지 정책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생활폐기물도 일부 받는 공공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석 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전무이사는 “민간소각업체가 처리용량이 꽉 차 있다면 생활폐기물을 받으면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지장이 생기겠지만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 가동률이 떨어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제조합은 수도권 민간소각시설의 여유 용량이 하루 3351톤으로 직매립 금지로 소각해야 하는 하루 3213톤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알려왔다. 수도권 직매립 금지에 따라 쓰레기 처리 방식은 크게 공공소각장, 민간소각장, 재활용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공공소각장은 27개 공공소각장 신·증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착공된 곳은 성남시와 인천 옹진군 두 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서울시가 지난 3일 마포소각장 건설을 주민 반대와 행정소송 패소로 포기하면서 마포소각장 신설 계획도 백지화됐다. 또한, 민간소각업계는 공공소각장과 비교해도 처리 비용 차이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소각 과정에서 나온 열은 전기와 난방용 열로 전환해 도시와 산업시설에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활용 가운데 열적 재활용은 생활폐기물에서 플라스틱 등을 선별해 고형연료(SRF)로 만들어 시멘트 소성로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공제조합은 시멘트 소성로를 통한 열적 재활용이 친환경적이지 않으며 그중에서도 종량제 봉투를 열어 폐기물을 선별하는 과정 자체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민간소각시설은 종량제봉투를 재선별 과정을 거치지 않고 태우고 있다. 특히 시멘트 공장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270ppm까지 허용되지만 소각시설은 최대 40ppm만 허용돼 규제 기준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해 왔다. 실제로 A업체도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약 20ppm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관제센터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해당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한국환경공단에 전송되고 있었다. 이에 공제조합과 A업체는 앞으로 직매립 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인 만큼 공공소각장, 민간소각장, 열적 재활용 가운데 어떤 처리방식이 대안이 될지 국민이 직접 판단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항공 탄소중립의 함정… 정부 계획엔 CORSIA가 없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선언한 '2050 국제항공 탄소중립(LTAG)'은 항공 산업의 거대한 구조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항공 분야의 탄소 배출 비중은 전 세계 2% 내외에 불과하지만, 고도 10km 상공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수백 년간 잔존하며 강력한 온실 효과를 유발한다. 2050년 항공 수요가 현재보다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항공의 실현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 정부는 지난해 말 '제1차 국제항공 탄소배출량 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2024년 '지속가능항공유(SAF) 확산 전략'과 2025년 'SAF 혼합 의무화제도 로드맵'에 기초하여 SAF 도입에 따른 항공사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조금과 인센티브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정책적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계획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제 기준과는 다소 동떨어진 '수치의 함정'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정부 계획의 핵심은 2030년까지 국제항공 탄소 배출량을 전망치(BAU, 감축 노력이 없을 시 예상 배출량) 대비 10%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AF 확대(4%), 친환경 항공기 도입(5%), 운항 효율화(1%)를 제시했다. 문제는 이것이 ICAO가 2023년 채택한 '2030년까지 SAF 등 청정 에너지 사용을 통해 탄소 배출을 최소 5% 감축하겠다'는 글로벌 비전의 하한선에도 미달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ICAO의 강제규범인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의무 수준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CORSIA는 기준치(2019년 배출량의 85%)를 초과한 배출량을 탄소시장에서 배출권 구매로 상쇄하는 제도다. ICAO는 이 제도를 통해 2035년까지 국제항공 탄소배출량을 일정 수준으로 동결·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AF가 장기적인 직접 감축 수단이라면 CORSIA는 단·중기적으로 항공사의 탄소 증가분을 억제하는 현실적인 장치다. 즉, 두 제도는 대체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필수 수단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8개 항공사가 CORSIA 자발적 1단계(2024~2026)에 참여하고 있다. ICAO는 2024년 우리나라 8개 항공사의 CORSIA 적용 배출량을 약 1,732만 톤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ICAO가 발표한 2024년 부문별 성장 요인(SGF, 전체 배출량 중 기준 초과분 비율, 약 0.15948)을 적용하면, 우리 항공사들은 당해 배출량 중 약 276만 톤을 탄소시장에서 구매해 상쇄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2030년에 달성하겠다고 내건 연간 10% 감축 목표량(287만 톤)과 맞먹는 수치다. ICAO가 제시한 탄소배출권 가격(톤당 10~40달러)을 적용하면 우리 항공업계는 2024년분 상쇄를 위해서만 약 400억~1,600억 원의 현금을 지불해야 한다. CORSIA가 모든 회원국에 강제 적용되는 2027년부터는 배출권 가격 상승이 불 보듯 뻔해, 항공사의 국제 경쟁력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의 경우, 정부 배출 전망치인 2,874만 톤을 기준으로 우리 항공 산업은 대략 기준치(약 2,014만 톤)를 초과한 약 860만 톤을 상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10% 직접 감축 목표(287만 톤)는 항공사가 짊어져야 할 전체 의무량의 단 1/3에 불과하다. 나머지 2/3의 숙제는 온전히 항공사가 시장에서 현금을 지불해 해결해야 할 몫으로 남겨진 셈이다. 유럽연합(EU)은 지침(Directive 2023/958)을 통해 2026년 무상 배출권 할당 전면 폐지를 앞두고 단계적 삭감 계획을 가동하여 항공사의 적응을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2,000만 개의 예비 배출권을 SAF 사용 항공사에 배정해 가격 차액을 최대 95~100%까지 보전해 주는 정교한 '당근'을 병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세밀한 정책적 안전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문제의 본질은 정부의 관리 체계가 직접 감축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제항공 탄소배출량 관리에 관한 법률」에 '상쇄'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실행 계획에서는 직접 감축 10%를 제외한 나머지 상쇄 의무 영역에 대한 국가적 관리 계획이 빠져있다. 반대로 해당 법률은 CORSIA 이행 절차에만 치중되어 있어, 핵심 수단인 SAF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명문 규정 또한 박약하다. 이는 ICAO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SAF와 함께 CORSIA를 이행의 필수적인 한 축(Basket of Measures)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이제는 탄소 비용의 일부를 이용자가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탄소 부담금(Surcharge)' 도입 등 현실적인 대안을 공론화해야 할 것으로 본다. 루프트한자 등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이미 배출권 구매 비용을 티켓 가격에 투명하게 반영하고 있다. '수혜자 부담 원칙'에 따라 환경 비용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항공사가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2050년 탄소중립은 SAF라는 한 바퀴만으로는 완주할 수 없다. 직접 감축과 시장 기반 상쇄(CORSIA)라는 두 바퀴가 균형 있게 맞물려야 한다. 정부는 SAF 지원과 CORSIA 상쇄 제도를 통합한 일원화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ICAO 탄소시장 동향을 상시 공유해 항공사가 유리한 시기에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 지원도 시급하다. 항공사·이용자·국가가 책임을 합리적으로 나누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우리 항공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환경포커스] 사라진 새들의 노래…1962년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현실로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새들이 모이를 쪼아 먹던 뒷마당은 버림받은 듯 쓸쓸했다.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레이철 카슨 ≪침묵의 봄≫, 에코리브르) 1962년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카슨은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이라는 ≪침묵의 봄≫을 통해 살충제 남용이 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고, 결국 새들의 노랫소리를 사라지게 만드는지를 경고했다. 그로부터 60여 년이 흐른 지금 인류는 다시 한 번 새들이 침묵하는 봄을 마주하고 있다. 다만 이번 '침묵의 봄'은 단일 원인이 아닌, 기후 변화와 농업 구조의 변화, 대형 산불, 그리고 생태계 내부의 사회적 학습 붕괴가 겹쳐 만들어진 복합 위기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아마존 원시림에서 확인된 기후 변화의 조용한 충격 인간의 영향이 거의 없다고 여겨졌던 열대 우림조차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25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 보도에서 과학전문기자 워런 콘월은 아마존 깊숙한 지역에서조차 새들의 노랫소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미시간 공대 야생동물 생태학자 자레드 울프와 브라질 아마조나스 연방대(UFAM)의 조류학자 스테파노 아빌라가 아마존 중부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는대, 흔히 들리던 특정 숲새의 노래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에콰도르 야수니 생물권 보전지역에서 2001년에서 2014년 사이 그물에 포획된 조류 수가 40% 급감했고, 시각 및 청각 조사 결과에서는 조류 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특히 곤충을 먹는 조류는 2001년부터 2024년 사이 포획량이 83%나 줄었다. 연구팀은 살충제가 아닌 기후 변화가 원시림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쳐 곤충 개체수를 감소시키고, 그 결과 곤충을 주 먹이로 삼는 새들이 먼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구조적 '조류 감소' 북미 대륙에서는 이 같은 침묵이 장기적 추세로 확인되고 있다. 체코 생명과학대학교의 생태학자 프랑수아 르루아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공간생태학자 마르타 A. 자르지나가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지난달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1987년부터 2021년까지 북미 지역 조류 261종의 개체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122종(47%)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63종은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가속화' 현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살충제와 비료 사용 증가, 대규모 단작 재배, 경작지 확대 등 이른바 '농업의 집약화'가 조류 감소를 구조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 스트레스가 더해지면서 새들의 생존과 번식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산불과 미세먼지가 빼앗은 새소리 기후 변화가 초래한 대형 산불 역시 새들을 즉각적으로 침묵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미국 코넬대학교 소속 생태학자 트리포사 I. 시마모라와 행동생태학자 티모시 J. 보이콧 연구팀은 지난달 '생물학적 보전(Biological Conservation)'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2023년 캐나다 대형 산불로 연기가 미국 동북부까지 확산됐을 당시 초원에 서식하는 조류의 노래 활동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8개 핵심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아질수록 새들의 발성 빈도는 급격히 줄었다. PM2.5 평균 농도가 76μg/m³에 이르렀을 때 5개 종에서 유의미한 발성 활동 감소가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반응이 아니라 짝짓기와 영역 방어라는 핵심 행동을 방해하는 '행동적 침묵'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멸종 위기 조류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붕괴 더 심각한 문제는 개체수 감소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새들의 '노래 문화' 자체를 붕괴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호주 국립대의 진화생물학자 다니엘 애플비 연구팀은 지난달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멸종위기 조류를 사례로 삼아 이러한 현상을 '문화적 멸종'으로 규정했다. 리전트 꿀빨기새(regent honeyeater)의 어린 수컷들은 다양한 연령대가 섞인 큰 무리에 합류해 노래를 습득하게 된다. 하지만 야생 개체수가 극도로 줄어들면서 어린 수컷 새들이 성체로부터 고유한 노래를 학습할 기회를 잃고, 다른 종의 노래를 흉내 내거나 단순화된 소리를 내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짝짓기 성공률을 떨어뜨려 다시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형성하며, 보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개체 보호'에서 '행동과 문화의 복원'으로 확장해야 함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개체수 감소로 고유의 노랫소리를 잃어버린 리전트 꿀빨기새를 대상으로 3년간의 적응형 노래 교육을 진행한 결과, 야생 노래를 익힌 유조(어린 새)의 비율이 42%까지 증가했다. ◇국내에선 참새·제비는 회복, 다른 조류는 감소 국내에서도 조류 감소는 일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의 '2024년 야생동물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당 29.3마리였던 박새는 2024년 21.5마리로 줄었다. 직박구리도 같은 기간 서식밀도가 21.3마리/㎢에서 17.5마리/㎢로 줄었다. 까마귀는 2016년 4.8마리에서 2024년 4.5마리로, 까치는 2016년 17.5마리에서 2024년 15.8마리로, 어치는 같은 기간 9.7마리에서 6.4마리로 줄었다. 꿩과 멧비둘기, 꾀꼬리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제비는 2011년 19.8마리에서 2024년 26.2마리로 증가했고, 참새는 2011년 110.1마리에서 2024년 157.4마리로 늘어났다. 농약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포획이 금지된 덕분에 제비와 참새의 서식 환경이 개선된 덕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고시한 멸종위기 조류의 경우 2016년에는 전국에서 27종이 국내에서 관찰됐으나, 2020년에는 26종, 2024년에는 23종만이 관찰됐다. ◇두 번째 '침묵의 봄'이 던지는 경고 오늘날 다시 거론되는 '침묵의 봄'은 60여 년 전 레이철 카슨이 경고했던 살충제 문제를 넘어선다. 기후 변화, 토지 이용의 급격한 전환, 대기오염, 그리고 생태계 내부의 사회적 학습 붕괴가 중첩되면서 새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점점 노래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새들의 침묵은 단순한 자연의 변화가 아니라, 인간 사회가 지구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1960년대 '침묵의 봄'이 환경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듯 오늘날의 두 번째 '침묵의 봄'은 기후와 생태 위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경고음으로 다시 울리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왜 우리는 ‘되는 기술’을 스스로 금지했나: 수소 내연기관의 실종

자율주행과 전기화가 수송부문의 대세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하나의 선택지가 암묵적으로 지워진 현실 자체는 글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한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는 환경친화적 자동차를 전기자동차, 태양광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소전기자동차로 한정하고 있다. 이 정의 속에는 휘발유나 경유 대신, 수소를 직접 연소시키는 수소 내연기관 차량이 애초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기차 일변도의 전환 경로 속에서 수소는 연료전지라는 극히 제한된 형태로만 허용되었고, 그 결과 수소가 지닌 또 다른 기술적·산업적 가능성은 충분한 논의조차 거치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로는 Tesla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라고 본다. 그는 수년간 공개 석상과 인터뷰를 통해 수소차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발언을 반복해 왔다. 전기를 생산해 수소로 전환한 뒤 다시 이를 전기로 바꾸는 연료전지 방식은 변환 손실이 크고, 승용차 기준에서 전기차 대비 효율이 낮다는 것이다. 문제는 머스크의 비판이 연료전지를 넘어 수소 전체, 특히 수소 내연기관까지 동일하게 포괄해버렸다는 점이다. 그의 “에너지 변환 단계가 많다", “시스템이 복잡하다"는 비판은 전기→수소→전기로 다시 변환하는 연료전지에는 상당 부분 타당하지만, 수소를 직접 태워서 기계적 동력을 얻는 수소 내연기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다른 핵심 비판인 “시스템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연료전지 시스템의 복잡성과 달리 수소 내연기관은 기존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한다. 그럼에도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수소를 하나의 비효율적 선택지로 단순화한 이유는, 의도적인 전략이었다. 수소 내연기관을 인정하는 순간 전기차 중심의 정책·투자 집중도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머스크의 단순화된 비판은 글로벌 담론과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수소 내연기관이라는 대안을 완전히 논외로 밀어냈다. 한국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법상에서도 이를 명시적으로 배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과 EU의 무공해 수송수단 (ZEV: Zero Emission Vehicle) 기준도 이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CO₂ 배출이 없음에도 고온 연소로 인해 미세먼지 NOx가 완전히 0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엔진을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제로배출 차량 배제 사유가 된다. 경유차에서 요소수 넣어 미세먼지 원인인 NOx 저감하듯 똑같이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2024년 보고서도 현행 규제가 수소 내연기관을 넷제로 기여 기술로 인정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분류 체계 개편을 제안했다. 수소 내연기관 인정이 신속한 탈탄소화 옵션 제공, 공기질 개선, 경제 기여, 일자리 보호 등의 부가 효과가 있음을 강조한다. 실제로 수소 내연기관의 핵심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있으며, 한국에서도 2020년 이전부터 실증 사례가 존재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도 2022년 칼럼에서 수소엔진이 기존 내연기관 생태계를 활용하면서 탄소 감축을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임을 지적한 바 있다. 자동차 제조업 강국으로서 비용과 생산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내연기관 중심으로 형성된 산업 생태계와 인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또한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짚어야 할 점은, 한국이 산업 구조적으로 수소 생산 자립 국가라는 점이다. 정유·석유화학·철강 공정 전반에서 이미 대량의 개질수소와 부생수소가 발생하고 있으나, 현재 이 수소의 상당 부분은 공정 내부 연료로 소모되거나 저부가가치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수소 생산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유럽이나 미국과 한국을 구분 짓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이처럼 부가적으로 생산한 수소를 활용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경우, 그레이·블루 수소 자체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논란과는 별개로 총 배출은 무조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미 업계에서는 CCS (Carbon Capture & Storage)등으로 자체 배출을 제거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고 말이다. 반면 전기차를 위한 전력 생산은 여전히 수입 연료에 의존하고, 배터리 핵심 원자재도 대부분 해외 조달에 의존하며, 전기차 확산은 전력망 부담을 키운다. 온실가스 배출을 개별 차량에서 발전소로 몰아준것에 불과하니,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크지 않음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수소 내연기관이라는 선택지를 본격적으로 검토하지 못한 채 전기차 중심 전환 경로에 편입된 것이 너무 아쉬울 뿐이다. 결국 2015~2020년 사이 형성된 '수송부문 기후 대응=전기차, 산업 전환=배터리' 이라는 글로벌 컨센서스가 결정적이었다. 이로 인해 수소 내연기관이나 혼합 전략을 제시할 정책적 공간은 사라졌다. 보조금, 규제 인정, 국제 협력, 수출 인증 모두 연료전지 중심으로 설계되었고, 기업 입장에서는 수소 내연기관을 추진하는 것이 시장도 없고 리스크만 큰 계륵(鷄肋)으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수송에 대한 국내 시장 방어 혹은 자원 안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감안하면, 지금 이 문제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수소 생산 및 수소차량 기술 보유 국가에서, 단지 정책 분류와 국제 분위기에 밀려 잠재력을 낭비하기에는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이 글은 전기차와 한국의 배터리 산업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한국이 가진 산업 구조와 자원 현실을 기준으로 할 때, 수소 내연기관이라는 선택지가 처음부터 배제되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는 점, 그리고 이제라도 다시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문제 제기일 뿐이다.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최소한 선택지를 스스로 줄이는 전략은 굳이 할 필요 없지 않을까. bienns@ekn.kr

[기후 리포트] 대기 중 CO2 증가, 혈액 성분 바꿔 신장결석 초래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의 급격한 상승이 인류의 혈액 화학 성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고,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약 50년 이내에 인체의 생리적 조절 능력이 한계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개별 질병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건강 기반을 흔들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온실가스 증가가 기후 시스템과 생태계, 그리고 미래세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당장 현세대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호주 커틴대학교의 알렉산더 N. 라콤 교수와 호주 국립대학교의 필 N. 비어워스 박사가 공동으로 수행했고, 최근 국제학술지 '대기질, 대기, 건강(Air Quality, Atmosphere & Health)'에 게재됐다. ◇이산화탄소가 늘자, 혈액 속 중탄산염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1999년부터 2020년까지 약 20년간 수집된 미국 국가 건강 및 영양 조사(NHANES) 자료를 활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인간의 혈액 성분 변화와 어떤 연관성을 보이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 환경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혈액 화학 조성의 장기적 변화를 동반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실제 분석 결과, 미국 성인의 평균 혈중 중탄산염(HCO₃⁻) 농도는 1999~2000년 약 23.8 mEq/L에서 2019~2020년 약 25.3 mEq/L로 약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Eq/L는 혈액 1 L당 이온이 몇 밀리 당량(mili-equivalent) 들어있느냐를 나타내는 단위다. 혈액 속 이온이 '얼마나 강하게 생리 작용을 하는지'를 나타낸다. 산–염기 균형과 전해질 조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지표다. 연구진은 중탄산염 농도 상승을 인체가 점점 더 산성화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완충 물질을 동원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인체가 흡입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증가하고, 이는 혈액 내 이산화탄소 부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인체는 혈액의 산성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신장을 중심으로 한 보상 기전을 작동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이 혈중 중탄산염이다. ◇뼈에서 빠져나오는 칼슘과 인, '조용한 대가' 문제는 이러한 보상 과정이 공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 흡수로 인해 혈액의 산성도가 높아질수록 인체는 이를 중화하기 위해 뼈에 저장된 칼슘과 인산염을 혈액으로 끌어오게 된다. 연구 결과, 같은 기간 동안 혈중 칼슘 농도는 약 2%, 인 농도는 약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영양 섭취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기 환경 변화가 장기간 누적될 경우 인체 내부에서 뼈 대사와 무기질 균형 자체가 구조적으로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의 영향은 혈액과 장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존 연구들을 종합하면 1000ppm 미만의 비교적 낮은 농도에서도 집중력 저하, 의사 결정 능력 감소, 학습 효율 저하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이는 실내 환경에서도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인간은 진화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을 위험 신호로 감지하도록 설계돼 있어 농도가 높아질수록 불안 반응과 공황 반응이 촉진될 수 있다. 연구진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구조적으로 상승하는 사회에서는 인구 전체의 불안 수준이 만성적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2070년대, 인체 보상 능력의 임계점에 도달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의 증가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70년대 중반에는 평균 혈중 중탄산염 농도가 정상 상한선으로 여겨지는 30 mEq/L에 근접하거나 이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 수준에 이르면 사람의 몸은 더 이상 산-염기 불균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고 만성적인 대사성 산증과 유사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이 경우 수소 이온을 대신해 칼슘 이온이 과도하게 동원되는데, 이 칼슘이 탄산염 형태로 신장이나 혈관 벽에 달라붙어 신장 결석이나 혈관 석회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 조직 석회화가 관찰된 동물 실험 결과들을 함께 제시하면서 인간에게도 장기적 노출 시 유사한 부담이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장 결석은 지난 수십 년간 증가 추세를 보여왔고, 특히 기존 위험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구집단에서도 증가가 관찰되고 있다. 현재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가 신장 결석 증가의 직접 원인임을 입증한 단일 연구는 없지만, 생물학적 개연성과 역학적 추세는 일관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누적될 경우 신장 결석이 특정 생활습관병이 아니라 환경 노출과 연관된 보편적 건강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 위기는 이미 우리 혈액 속에서 진행 중" 이번 연구는 기후 위기가 미래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현재 세대의 혈액과 신체 내부에서 진행 중인 변화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인류가 수백만 년의 진화 과정에서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혈액 화학 성분이 변화하고 있고,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체 항상성(일정한 상태를 지속하려는 성질) 자체에 대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러한 변화는 눈에 띄는 증상 없이 진행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되돌리기 어려운 건강 부담으로 축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탄소 등 기후 대응, 선택 아닌 무역경쟁력 핵심요소”

기후 규제가 환경 영역을 넘어 '통상 장벽'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11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행사 주제는 '글로벌 탄소 무역 장벽과 한국 기업의 대응전략'이다. 올해는 전세계 탄소 무역 시장에 새로운 질서가 생겨난 원년이다. 그동안 각국이 '환경 보호'에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탄소를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에서도 기후 관련 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한국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통상 관련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동시에 실질적으로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실장은 '2026년 글로벌 탄소 무역 장벽과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장 실장은 “올해는 기후 규제가 환경 영역을 넘어 통상 장벽으로 공식화한 해다. 외부적으로 드러난 변화보다 실제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것에 있다"며 “탄소는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무역 질서로 자리 잡았고 기후 대응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무역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정책과 국내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미국에서 온실가스배출 규제가 근거가 사실상 없어지면서 기업들은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는 규제를 유지하고 EU도 마찬가지라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가 좌장 역할을 맡았다.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 연구소장, 유준혁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경영자문부문 파트너, 이선경 켐토피아 상무,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 센터장 등이 의견을 나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를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2015년 탄소배출권거래제가 실시된 이후부터 현 시점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기후환경·경제정책 변화 양상을 살폈다. [관련기사 8,9면] 여헌우 기자 yes@ekn.kr

“탄소 데이터 확보, 수출 기업 생존 가르는 핵심 경쟁력 될 것”

기후 규제가 단순한 환경 보호의 영역을 넘어 국제 무역을 직접 통제하는 공식적인 통상 장벽으로 전환되고 있다. 글로벌 수출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제품의 전 생애주기 탄소 데이터를 측정, 검증, 보고하는 데이터 역량을 기업의 핵심 생존 조건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실장은 지난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1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에서 '2026년 글로벌 탄소 무역 장벽과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장 실장은 “탄소 데이터 확보 여부가 수출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전환기를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과금 체제에 돌입한다. 올해 산정된 배출량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수입 제품에 내재된 탄소량만큼 실제 인증서를 구매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장 실장은 “올해 이전까지는 늦게 보고하면 불이익에 그쳤지만, 이제는 지불하지 않으면 아예 시장 진입 자체가 불가한 구조가 됐다"며 미준수 시 통관이 제한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이터 산정의 정확성은 기업의 재무적 손실과 직결된다. EU는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산정하지 못한 기업에게 일괄적으로 가장 불리한 '기본값(Default value)'을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정확한 측정 데이터를 제출하지 못하면 기본값에 가산된 값으로 산출돼 실제 배출량보다 과도한 비용을 자동으로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장 실장은 “이제는 기술 격차도 중요하지만, 보고 역량 자체가 기업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통상 규제의 범위도 원재료를 넘어 하류 완제품으로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현재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분야에 적용되는 CBAM은 2028년부터 철강을 사용한 기계, 자동차 부품, 산업재 등 하류 완제품 단계까지 확대가 논의되고 있다. 장 실장은 “제품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면 한국처럼 중간재 수출에 치중하는 국가는 구조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요구는 통관을 넘어 제품 자체의 투명성 공개 의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4년 7월 발효된 에코디자인 규정(ESPR)은 '디지털 제품 여권'을 의무화했다. 원자재 정보, 탄소 발자국, 수리 가능성, 재활용률 등 제품의 전 생애주기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장 실장은 “단순한 환경 규제가 아니라 공급망의 투명성 의무를 지운 제도"라며 “이제는 제품이 단순한 물건의 수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데이터 패키지가 같이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ESPR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제품을 기준으로 먼저 적용에 들어갔고 점차 모든 제품으로 확대가 예고돼있다. 장 실장은 “환경을 논의하고 있지만 결국엔 데이터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2월 발효돼 오는 8월 본격 시행되는 포장재 폐기물 규제(PPWR) 역시 재활용 함량 의무율 도입과 함께 QR 기반의 추적 시스템을 명시했다. 장 실장은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을 포장하는 포장재까지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탄소 무역 장벽은 일시적이거나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장 실장은 “미국 역시 아직 법안이 계류중인 상황이지만, 민주당의 청정경쟁법안(CCA)이나 공화당의 해외 오염 물질 부담금법안(FPFA)을 통해 EU와 유사하게 수입품에 탄소세를 고정적으로 물리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탄소 기준은 느슨하지만 세액공제나 조달기준, 투자유치 조건 등을 통해 사실상의 무역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영국도 오는 2027년 CBAM를 도입한다. 영국은 EU와 유사한 Scope 1· 2 배출량 산정 방식을 적용한다. 일본은 성장형 GX 추진전략을 시행한다. GX ETS를 본격 가동하는 한편 제품 단위 탄소 정보 요구를 확대하고 있다. 공급망 탄소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비관세 장벽을 세우고 있다. 장 실장은 “탄소 기준은 특정 지역의 규제가 아니라 글로벌 무역의 새로운 공통 언어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가 특정 국가를 선별해 적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모든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고 제출해야 하는 방향성은 흔들림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는 철강과 시멘트의 공정 개선, 알루미늄의 전력 믹스 전환, 석유화학의 원료 전환 등 산업 구조 전반의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장 실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는 단순히 수출 감소에 대비하라는 차원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이러한 구조적 쇄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한국형 녹색 전환(K-GX)' 추진 방향도 함께 짚었다. 정부는 작년 11월 K-GX 추진 계획을 확정하고 기후부 내에 K-GX 추진 지원단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 전환 금융, 산업 측정 등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지원 정책을 수립 중이다. 장 실장은 “단지 규제를 이행하고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이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성장형 한국형 녹색 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거버넌스와 민관 협력 체제, 부처별 협력 구조 등에 대한 전반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 실장은 기업은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의 정확한 측정과 제3자 검증을 통한 신뢰성 확보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탄소 비용을 줄이는 관점을 넘어, 시장 접근권을 확보하고 이를 '저탄소 프리미엄'과 브랜드 가치로 전환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장 실장은 정부와 기업의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지금까지 기후 변화 관련 논의가 주로 규제와 대응이라는 단어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시장, 성장, 금융의 관점에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전략은 물론 정부 정책 역시 철저히 시장과 성장의 관점에서 금융의 뒷받침을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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