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작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중 하나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가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WMO는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44(±0.13)℃(도) 상승해 관측 이래 역대 2~3위 수준에 해당했다고 잠정 밝혔다. 이는 국제적으로 활용되는 8개 기온 데이터세트 중 2개가 역대 2위, 나머지 6개가 3위를 기록한 결과다. WMO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11년이 모두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1개의 해로 기록됐다. 최근 3년 평균(2023~2025년) 전 지구 평균기온도 산업화 이전 대비 1.48(±0.13)도 높다. 사실상 파리협정으로 정한 1.5도 한계선에 근접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23년 1.45도, 2024년 1.55도, 2025년 1.44도 상승해 최근 3년이 역대 1~3위를 차지했다. 바다의 온난화 현상도 멈추지 않고 있다. WMO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 수온은 기후시스템 내 장기간 열 축적을 반영해 기록상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수심 2000m 이내 전 지구 해양 열용량은 2024년 대비 약 23±8 제타줄(ZJ)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2024년 전 세계 총 전력 생산량의 약 20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역별로는 전 지구 해양의 약 33%가 1958~2025년 관측 기록 중 상위 3위 이내, 약 57%는 상위 5위 이내를 기록해 해양 온난화가 전 지구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전 지구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981~2010년 평균보다 0.49도 높아 역대 3위였으며, 2024년보다는 0.12±0.03도 낮았다.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지난해는 라니냐 현상이 지속됐지만 대기 중 온실가스 축적으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기록상 가장 따뜻한해 중 하나였다"며 “높은 지표 및 해양 온도는 폭염, 집중호우, 강력한 열대저기압과 같은 극한 기상 현상을 더욱 악화시켜 조기 경보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13.7도로 지난 2024년에 이어 관측 이래(1973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7.7도로 최근 10년(2016~2025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역대 최고치는 2024년의 18.6도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엘니뇨가 인류 수명을 두고두고 갉아먹는다

엘니뇨는 흔히 폭우와 가뭄, 폭염을 동반하는 일시적 기상이변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는 이 통념을 뒤집는다. 엘니뇨는 단발성 재난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인류의 기대수명을 조금씩, 그러나 지속적으로 갉아먹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과 홍콩 시립대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지난 60여 년간의 엘니뇨 사건과 환태평양 국가들의 사망 통계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엘니뇨가 사망률 개선 속도를 체계적으로 둔화시킨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는 현재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 수준을 반영한 시나리오(SSP2-4.5)를 적용했을 때, 2020~2099년 사이 엘니뇨로 인한 누적 기대수명 손실의 중앙값이 2.8년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금전 가치로 환산하면 약 35조 달러(5경1600조 원)에 이른다. 이는 해당 국가들이 21세기 동안 생산할 총 경제 규모의 약 1%에 해당하고, 코로나19 이전 미국 연간 의료비 지출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엘니뇨(El Niño)는 열대 태평양의 중앙 및 동쪽 해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세계적으로 홍수, 극심한 폭염, 대기 오염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난다. 엘니뇨는 전염병, 설사병,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을 유발해 사망률을 높인다. 특히 의료 기술 발달로 수명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거슬러 결과적으로 인류의 기대수명을 단축시키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엘니뇨의 충격 최대 10~16년 지속 연구의 핵심 발견은 엘니뇨의 영향이 발생 연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폭염과 대기오염 악화, 감염병 확산, 의료체계 부담 증가 등이 겹치면서 사망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문제는 이 충격이 이후 수년간 사망률 개선 추세 자체를 낮춰버린다는 데 있다. 예컨대, 의료기술 발전과 생활환경 개선으로 매년 기대수명이 0.2년씩 늘어날 수 있었던 사회에서 엘니뇨가 발생하면 그 이후에는 그 기대수명 증가 폭이 0.1년 또는 그 이하로 줄어든다. 이 '작은 차이'가 해마다 누적되면서 몇 년 뒤에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기대수명 격차로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하는 핵심 개념이 바로 '누적 기대수명 손실(cumulative life expectancy loss)'이다. 이는 특정 시점의 기대수명이 몇 개월 줄었는지를 말하는 지표가 아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엘니뇨가 없었다면 이어졌을 기대수명 증가 경로와 실제로 관측된 기대수명 경로 사이의 차이를 시간에 따라 모두 합산한 값이다. 이는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속도가 줄어든 경우에 비유할 수 있다. 한번 속도가 줄면 이후 다시 가속하더라도, 이미 늦어진 거리만큼은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다. 엘니뇨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사회 전체의 '수명 증가 속도'를 늦추고, 그 결과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손실을 남긴다. 마찬가지로 논문에서 제시한 '2100년까지 2.8년의 누적 기대수명 손실'이란 2100년에 갑자기 수명이 2.8년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2020년대부터 반복되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매년 조금씩 사라진 기대수명의 총합이 2.8년에 이른다는 의미다. ◇한국인도 기대 수명 손실 나타나 연구진은 신뢰할 수 있는 사망 통계를 가진 환태평양 10개 국가·지역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는 한국과 미국·일본·캐나다·호주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엘니뇨가 기대수명에 미친 순수 영향을 분리하기 위해 1982~83년이나 1997~98년처럼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했던 해의 엘니뇨 강도(E-index) 값을 0으로 설정하고, 해당 기상 이변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했다. 연구팀은 이런 방법에 따라 1960~2022년까지 10개국의 데이터를 적용해 엘니뇨 강도가 '사망률 개선 속도'를 얼마나 둔화시키는지를 나타내는 회귀 계수를 산출했다. 미국의 경우 1982~83년 엘니뇨로 인해 0.6년 이상, 1997~98년 엘니뇨로 인해서는 0.4년 정도의 기대수명 누적 손실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에서 한국도 엘니뇨의 영향을 받는 국가로 제시됐다. 국가별 분석 결과를 보면, 1982~83년과 1997~98년 두 차례 초강력 엘니뇨 모두에서 한국은 기대수명 누적 손실이 '음(-)'의 방향으로 나타났다. 다만, 추정치를 사용한 탓에 연구팀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한국은 엘니뇨의 직접 경로에 있지 않음에도, 여름 폭염의 강도 증가나 계절 강수 패턴 변화, 대기질 악화와 열 스트레스 증가 등의 간접 효과를 통해 장기적인 건강 부담을 축적해왔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사회이기 때문에, 사망률 개선 속도가 조금만 흔들려도 기대수명 전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연구진이 1982~83년 엘니뇨가 1997~98년보다 더 큰 기대수명 손실을 남겼다고 분석한 것도,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1980년대 사망률 개선 속도가 1990년대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빠르게 나아가던 경로일수록, 작은 충격에도 잃는 것이 커진다. ◇젊은 층은 '건강', 중장년층은 '경제' 타격 연령대별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엘니뇨로 인한 사망률 개선 둔화는 30세 미만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폭염과 대기오염, 감염병에 더 많이 노출되고, 대응 자원이 부족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반면, 경제적 손실의 대부분은 30~59세 중장년층에서 발생한다. 이 연령대는 사회 전체 생산의 중심이며, 통계적으로 '한 명의 사망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Value of Statistical Life)'가 가장 크다. 엘니뇨로 인한 건강 악화와 조기 사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구조적 손실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엘니뇨가 일시적인 기상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엘니뇨는 인류의 기대수명 증가 경로 자체를 잠식하는 장기적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조기경보 체계, 폭염 대응 의료 시스템, 취약계층 보호 정책을 기후 적응 전략과 결합하지 않는다면 엘니뇨는 인류의 수명을 단축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한국처럼 고령화가 빠르고, 폭염과 대기오염에 취약한 사회일수록 엘니뇨 대응은 기후 정책의 부차적 영역이 아니라 보건·복지·경제 정책의 핵심 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김성환 장관 “신규댐 과학적 근거 미흡, 디지털 트윈 활용해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신규 댐 건설 검토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더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물관리 IT 기술인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후부 환경 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검토 중인 7개 신규 댐의 과학적 근거가 미흡하다고 보고 근거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2024년 7월 기후부 전신인 환경부는 총 14개의 신규 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 중 7개 댐 건설을 중단하기로 했고, 나머지 댐은 검토 후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기후부에서 검토 중인 댐은 △경기 연천 아미천댐 △충남 지천댐 △경북 김천 감천댐 △경남 의령 가례천댐 △경남 거제 고현천댐 △울산 울주 회야강댐 △전남 강진 병영천댐이다. 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기후대응댐이라고 해서 14개 댐을 지으라고 했고 그 중에 10개 댐을 직접가봤다"며 “필요 없는 댐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했다는 이유로 수자원공사에서 모든 댐이 다 필요한 것처럼 보고하는 게 맞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가 실제 주변 지역 홍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대충해서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반대하는 사람의 주장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해당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과학적 조사로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어 좀 더 명확히 해야 한텐데 지금까지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는 과학적이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예컨대 지천댐이 필요한지 아닌지 기본적으로 디지털 트윈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것 아닌가"하고 물었다. 디지털 트윈이란 물 관리 시설을 3차원 가상공간에 복제하고 실제 데이터를 반영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함으로써 홍수 예측, 재해 대응, 효율적인 운영 등 물관리 의사결정을 돕는 시스템을 말한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김 장관 질의에 “과학적인 것을 더 면밀하게 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며 “디지털 트윈 등을 통해 주민들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디지털트윈은 홍수 피해를 막는 치수에 집중해있고 가정이나 공장에 용수를 공급하는 이수에는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즉 홍수와 같은 재난 외 상황에서 각 세부 지역마다 유량이 시시각각 어떻게 변하는지의 데이터는 부족해 이를 시뮬레이션으로 표현하기는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영기 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물이 제일 적을 때와 많을 때의 비율차이가 400배가 넘는 나라"라며 “디지털트윈은 모델링이기 때문에 인풋데이터가 얼마나 오랜 기간 들어가고 그것이 어떻게 해석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원이 만들어진 지 8년정도 됐는데 현재 데이터를 쌓고 있는 단계"라며 “유량 자료의 전체적인 평균은 있지만 지역마다 유량이 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업무보고] 수공, 재생에너지 2030년까지 10GW로 확대…양수발전도 개발

한국수자원공사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현재 1.5기가와트(GW)에서 10GW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수발전도 기존 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1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환경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을 밝혔다. 현재 국내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유한 수자원공사가 수력발전 외에도 태양광과 조력발전을 확대해 재생에너지 1위 공기업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사장은 “현재1.5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2030년까지 10기가와트 규모로 신속히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주변 주민의 수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주민 이익 공유형 사업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태양광은 전력 개통이 확보된 지역과 임하댐처럼 대수력발전과 교차 송전이 가능한 지역은 즉시 추진하고 설치면적 확대와 신기술 적용 등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육상태양광은 도로 및 취·정수장 등 유휴부지별로 기준을 마련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임하댐에서 수상태양광 발전이 많은 낮에는 대수력발전을 멈추고 태양광이 멈추는 밤에는 대수력발전을 가동해 전력망 사용을 최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 총 보급목표는 6.5GW로 잡았다. 0.2GW 규모로 추진 중인 새만금 조력발전에 대해서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기본구상 용역을 오는 3월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수열에너지에 대해서는 “대형건물과 데이터센터 등과 연계해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알렸다. 수자원공사는 기존 댐을 활용해 양수발전을 2030년까지 0.1GW 보급한다. 현재 국내 양수발전은 총 4.7GW로 한수원이 전부 운영하고 있으나 수자원공사도 댐 운영 공기업으로서 양수발전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사장은 “양수발전은 중부발전과 공동으로 추진 중에 있다"며 “기존 영주댐과 임하댐 등 후보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조속히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양수발전은 잉여 전력을 활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린 뒤, 상부댐의 물을 다시 하부댐으로 흘려보내며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 등으로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밤에 전력을 생산해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역할을 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15일 전국 곳곳 눈·비…기온 평년보다 높아

오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눈과 비가 내리겠다. 기온은 이번주 동안에는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다. 14일 기상청 예보브리핑에 따르면 15일 새벽부터 중부와 경북,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비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내륙·산지에 5~10㎜, 그 밖의 전국은 5㎜ 안팎으로 예보됐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 1~5㎝, 강원 내륙과 경북 북동 산지에는 1㎝ 안팎이다. 지표 부근 기온이 낮아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출근길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주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겠다. 15일 전국의 최저기온은 -3℃(도)에서 10도, 최고기온은 5도에서 17도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15일부터 18일까지 각각 8도, 5도, 6도, 7도로 낮 동안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겠다. 다만 기온은 다음주부터 급격히 하락할 전망이다. 오는 20일 서울 지역의 최저기온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며 강추위가 다음주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미국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갑작스러운 한파 탓으로 수년간의 감소세를 보이던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의 독립 정책 연구기관인 로듐 그룹(Rhodium Group)은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2025년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 잠정 추정치' 보고서를 통해 2025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4년 대비 약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년 이상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급속도로 확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산업과 암호화폐의 에너지 사용 증가 등 전력 부문 관련 배출량 증가(2025년 약 3.8% 상승)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예년보다 추운 겨울철로 인해 건물 난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4년 대비 배출량이 6.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듐 보고서는 “과거 및 예측된 부문별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볼 때, 전력 사용량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상업용 건물이며, 데이터센터, 암호화폐 채굴 시설 및 기타 대용량 전력 사용자들로 인해 전력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2025년에 운송 부문이 다른 어떤 부문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많았지만, 배출량 증가폭은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도로에 하이브리드 및 전기 자동차가 더 많이 운행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와 AI 데이터 센터 확대 추진은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거의 확실히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력에너지 믹스에서 석탄 발전의 비중이 4년 만에 다시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로듐 분석가들은 당시 미국의 정책 환경 하에서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38~56%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제 그 예측치를 2035년까지 26~35% 줄이는 것으로 하향 조정했다. 로듐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장기 전망이 급격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2020년 여름 美 플로리다를 덮친 기름오염 덩어리 미스터리 풀렸다

지난 2020년 여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해변에서 이상한 물건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유리병과 플라스틱 병, 고무 덩어리 등이었다. 표면에는 검고 끈적한 기름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지역 환경단체는 이를 '타르-쓰레기(tar-trash)'라 부르며 사진을 공개했다. 쓰레기에 기름 덩어리(타르볼)이 엉켜있다는 의미다. 타르볼(tar ball)은 바다에 유출된 석유가 파도·햇빛을 맞고 증발·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덩어리 형태로 굳은 잔해를 말한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플로리다 인근에서는 어떤 대형 기름 유출 사고도 보고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기름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그리고 왜 하필 플라스틱과 함께였을까. 학계에서도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나섰다. 노스이스턴 대학 및 우즈홀 해양연구소(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를 포함한 20여 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뭉쳤다. 이들은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단서 1: 현지에 없는 기름 처음에는 멕시코만의 오래된 해저 자연 유출 가능성이 의심됐다. 멕시코만에서는 해저 단층을 따라 수천~수만 년 동안 원유가 소량씩 지속적으로 유출된다. 2010년 발생했던 딥워터 호라이즌(Deepwater Horizon) 시추선 폭발 사고 같은 규모가 큰 인위적 사고도 있었다. 당시 490만 배럴의 원유가 유출됐다. 하지만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기름의 상태가 이상했다. 풍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성분은 놀랄 만큼 잘 보존돼 있었다. 무엇보다 기름이 플라스틱 표면에 얇게 코팅된 채 붙어 있다는 점이 기존의 기름 오염 사례와 달랐다. 연구팀은 이 기름이 가까운 곳에서 새어 나온 것이 아니라, 먼 거리에서 이동해 온 흔적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단서 2: 기름의 '지문'을 읽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정밀 화학 분석이었다. 연구팀은 플로리다 해변에서 수거한 타르-쓰레기의 기름 찌꺼기를 대상으로 이차원 가스크로마토그래피(GC×GC)와 초고해상도 질량분석(FT-ICR MS)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원유 속 극미량의 생물지표 물질—호판, 스테란, 황 화합물—의 조성을 비교해 기름의 출처를 사실상 '지문(fingerprint)'처럼 특정할 수 있다. 호판(hopanes)과 스테란(steranes)은 원유 속에 남아 있는 고대 미생물의 흔적이다. 풍화에도 안정적인 물질이어서 이들 물질의 양과 비율로부터 원유의 기원과 형성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분석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기름의 화학적 조성이 2019년 브라질 북동부 해안을 따라 3000㎞ 이상을 오염시켰던 '브라질 미스터리 기름 유출 사고'의 잔여 기름과 거의 일치했다. 두 지점 사이의 거리는 약 8500㎞. 적도를 넘어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거리였다. 한편, 2019년 8월부터 12월까지 브라질 북동부 해안을 초토화한 기름 유출 사고는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였으나 그 정확한 발원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당시 브라질 당국은 원유 운반선이나 1944년 침몰한 독일 보급선 'SS 리오 그란데' 호에서 기름이 유출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단서 3: 어떻게 그런 항해가 가능했을까 일반적으로 바다에 유출된 기름은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에 증발·분산·침전되는 풍화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수백 ㎞ 이상 이동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이번 기름은 약 240일 동안, 하루 평균 30~40㎞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 비밀은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플라스틱은 물을 밀어내는 '소수성(hydrophobic)' 표면을 갖고 있어 기름이 쉽게 달라붙는다. 한 번 달라붙은 기름은 햇빛과 파도, 미생물에 의한 분해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된다. 다시 말해, 플라스틱은 기름에게 부유식 보호막이자 운송 수단 역할을 한 셈이다. 플라스틱과 기름이 결합한 타르-쓰레기는 해류라는 거대한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남적도 해류에서 시작해 북브라질 해류, 가이아나 해류와 카리브 해류를 거쳐 멕시코만의 루프 해류, 그리고 플로리다 해협까지 이어지는 경로다. 연구진은 여기에 기후변화로 강도가 커진 허리케인과 폭풍이 간헐적인 가속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강한 바람과 파도는 부유 쓰레기를 한 번에 수백 ㎞씩 이동시키며, 예상 경로를 벗어나게 만들기도 한다. ◇끝나지 않은 항해 이 사건을 통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더 이상 수동적인 오염원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름과 중금속, 유기오염물질을 함께 실어 나르는 이동형 복합 오염체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타르-쓰레기를 ▶플라스티타(Plastitar, 플라스틱(Plastic)과 타르(Tar)의 합성어) ▶페트로플라스틱(Petroplastic, 석유(Petroleum)와 플라스틱의 합성어) ▶플라스토-타르볼(Plasto-tarball, 플라스틱과 타르볼(Tarball)의 합성어) 등으로 부르지만 본질은 같다. 하나의 오염이 다른 오염을 증폭시키는 구조다. 눈에 보이는 기름띠가 사라진 뒤에도, 오염은 조용히 이동한다. 플로리다에 도착한 것은 오염의 일부에 불과하다. 더 작은 플라스틱 조각, 더 많은 타르-쓰레기는 지금도 대서양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것은 해저로 가라앉고, 어떤 것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생물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8500㎞를 건너온 이 기름의 항해는 플라스틱 오염, 해류 시스템, 기후변화가 결합될 때 무엇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더욱이 분명한 사실은 그 오염의 항해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중부지방 눈·비 예보…도로 살얼음 주의

오는 13일 새벽까지 중부지방에 눈과 비가 내리겠다. 내린 눈과 비가 도로에 얼어붙을 있어 출근길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13일 예상 적설량은 강원 내륙·산지 3∼8㎝, 경기 남동부와 충북 북부 1∼5㎝, 충남 서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 1∼3㎝, 전북 동부와 경북 북부 내륙 1㎝ 안팎, 경기 남서부와 충북 중·남부는 1㎝ 미만이다.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산지 5㎜ 안팎, 충청권과 울릉도·독도, 서해5도 5㎜ 미만, 전북과 경북 북부 내륙·산지는 1㎜ 안팎으로 예보됐다. 아침 최저기온은 –8∼4도, 낮 최고기온은 –6∼8도로 예상된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도로 결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AI 데이터센터의 대반전: 전력망의 ‘애물단지’에서 ‘충격 완화 장치’로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전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막대한 전기를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시설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한국이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 처리 장치(Graphics Processing Unit, GPU) 26만 장을 들여와 AI 개발에 활용할 경우 엄청난 전력 소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GPU 26만장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경우 약 600메가와트(㎿)의 전력이 소모되고, 이는 신형 대형원전 APR1400급 1기 발전용량(1400㎿)의 절반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이와 정반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AI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잡아먹는 '괴물'이 아니라, 오히려 전력망을 안정시키는 핵심 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의 대반전인 셈이다. ◇“전력 부담 주는 존재"라는 고정관념의 타파 이번 연구는 미국 에메랄드 AI 연구팀이 주도했고 오라클과 엔비디아, 전력연구소(EPRI) 등에서도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지난달 게재됐다. 다만 이 연구는 일반 데이터센터가 아닌 AI를 학습시키는 AI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연구 결과다. 지금까지 데이터센터는 '항상 일정한 전력을 끊임없이 소비해야 하는 시설'로 인식돼 왔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도 소비를 줄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력망 운영자 입장에서는 관리가 까다로운 존재였다. 그러나 연구팀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력 오케스트레이션(power orchestration)'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센터가 전력망 상황에 맞춰 스스로 전력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 핵심은 하드웨어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AI 작업의 특성을 활용해 전력 소비를 유연하게 만드는 방식이l다. ◇전력소비 조절하는 세 가지 '제어 손잡이' 연구팀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을 조절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수단을 제시했다. 첫째, GPU의 클럭(clock) 속도 조절(dynamic voltage and frequency scaling, DVFS)이다. GPU의 연산 속도를 미세하게 낮추면 성능 저하는 최소화하면서도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GPU는 원래 화면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산 장치인데, 구조적으로 동시에 매우 많은 계산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데 특화돼 있어, 지금은 AI 연산의 핵심 장비가 됐다. 클럭은 GPU가 1초에 몇 번 계산을 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기준 속도다. DVFS는 GPU의 전압과 클럭 속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해 전력 소비를 관리하는 기술이다. 핵심 포인트는 조금 속도를 느리게 하는 대신 훨씬 적은 전력으로 계속 작동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GPU가 항상 100% 최고 속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메모리 접근, 데이터 대기 시간 등으로 이미 병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클럭을 5~10% 낮춰도 계산 완료 시간은 거의 차이가 없거나 체감 성능 저하는 매우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의 실험에서도 클럭 속도를 조절해 전력은 크게 줄였지만 AI 서비스 품질(QoS)은 유지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는 “GPU는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그 자체가 전력망을 돕는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GPU는 전력 소비의 원인이면서 동시에 전력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손잡이가 된 것이다. ◇급하지 않은 작업을 일시 중지할 수도 두번 째 방법은 작업 일시 중지다. 즉각적인 응답이 필요 없는 AI 학습 작업은 전력 수요가 급한 순간 잠시 멈출 수 있다. AI 모델 학습은 본질적으로 다음과 같은 반복 구조를 가진다. '데이터 일부를 읽음 →계산 수행 → 모델 변수 업데이트 → 다음 데이터로 이동'의 과정이 수백만~수십억 번 반복된다. 중요한 점은 이 반복 과정은 연속적일 필요가 없고 중간 상태만 정확히 저장하면 언제든 다시 이어서 계산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시스템은 일시 중지 가능한 작업 선별해 안전한 지점에서 저장하고, GPU에서 해당 작업 해제하고 GPU 연산을 중단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GPU의 전력 사용 급감한다. 이후 전력 피크가 해소되면 저장된 체크포인트에서 그대로 이어서 학습을 계속하게 된다. 작업을 중단하는 이유는 작업을 '느리게 하는 것(DVFS)'보다 아예 멈추는 것이 가장 빠르고 가장 확실한 가장 큰 전력 감축 수단이기 때문이다. 세번 째 방법은 자원 재할당이다. 특정 작업에 투입되는 GPU의 개수를 조정해 전력 사용량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AI 학습은 보통 병렬 처리로 이루어진다. 여러 개의 GPU가 데이터를 나눠 계산한다는 의미다. 이 때 GPU 숫자와 성능이 늘 비례하지는 않는다. 동기화 지연이나 메모리 병목현상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GPU를 절반으로 줄여도 성능은 절반으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원의 재할당은 우선 작업별 GPU 최소 요구량 파악하고, GPU를 덜 써도 가능한 작업을 식별한 다음, GPU 개수를 줄인다. 이렇게 확보한 GPU는 다른 작업에 할당하거나 작업을 쉬게 한다. 전력 소모가 많은 GPU를 하나 줄이는 것 자체가 하나의 발전기를 끄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 ◇실제 데이터센터에서 효과 입증 이런 세 가지 방법을 조합하면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의 요구에 따라 빠르고 정밀하게 반응할 수 있다. 연구팀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오라클의 실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256개의 엔비디아 GPU로 구성된 클러스터를 대상으로 실증한 결과,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피크 시간대에 AI 서비스 품질(QoS)을 유지하면서도 약 3시간 동안 전력 사용량을 최대 25%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성과가 대규모 배터리(ESS) 설치나 설비 교체 없이 순수하게 소프트웨어 제어만으로 달성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데이터센터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AI 작업을 전력 유연성에 따라 플렉스(Flex, 전력 유연성 단계) 0에서부터 플렉스 3까지 네 단계로 분류했다. 실시간 응답이 필수적인 챗봇이나 검색 서비스는 '플랙스 0'으로 묶어 성능 저하를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수일 이상 걸리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 작업은 '플렉스 3'으로 분류해, 전력 상황에 따라 속도를 늦추거나 잠시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시뮬레이터가 각 작업의 전력과 성능 간 관계를 예측하는데, 오차율은 4.52%에 불과했다. 덕분에 '서비스 수준 협약(SLA)'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최적의 전력 감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 어디서나 적용 가능한 '가상 발전소' 이 기술은 특정 국가나 특별한 설비에 의존하지 않는다. 표준 하드웨어와 기존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가 급증하고 전력망 제약이 심한 유럽 국가 등에서도 즉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망 운영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발전소나 송전망을 건설하지 않고도 수요를 관리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한 대가로 요금 할인이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논의는 이제 “얼마나 전기를 더 쓰느냐"에서 “어떻게 전기를 똑똑하게 쓰느냐"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연구는 AI 시대의 전력 위기를 해결할 실마리가, 역설적으로 AI 데이터센터 그 자체에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일반 데이터센터에서도 전력 유연성 개념을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일반 데이터센터는 웹 서비스, 금융 거래, 데이터베이스 운영 등 실시간성과 연속성이 필수적인 업무가 대부분이어서 작업을 일시 중지하거나 지연시키는 방식의 전력 조정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야간 정산, 백업, 로그 분석과 같은 배치성 작업이나 내부 분석 업무에 한해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작업을 늦추거나 자원을 줄이는 방식이 가능하지만 그 효과는 AI 학습 작업에 비해 크지 않다. 또한 CPU 중심의 일반 서버는 GPU 중심의 AI 서버에 비해 단위 자원당 전력 밀도가 낮아 자원 재할당이나 클럭 속도 조절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전력 규모도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일반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자산이라기보다는 일부 상황에서만 참여할 수 있는 보조적 수요반응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히트펌프·청정메탄올, 녹색채권 발행 대상 추가

히트펌프와 청정메탄올 등 차세대 저탄소 기술이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지원 대상에 새로 포함된다. 정부는 녹색채권과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지원을 확대해 중소·중견기업의 탈탄소 투자를 위한 민간 자금 조달을 본격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6년 '한국형 녹색채권 및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번 지원사업은 지난해 12월 말 개정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반영해 차세대 저탄소 기술을 폭넓게 지원하고 자금 지원 범위도 넓혀 기업의 탈탄소 투자 수요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개정으로 새롭게 녹색경제활동에 포함된 히트펌프, 청정메탄올, 탄소중립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녹색채권 발행 지원 대상에 추가했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핵심 기술에 대한 민간 자금 조달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형 녹색채권 자금 지원 범위도 확대된다. 올해부터 중소·중견기업은 시설자금뿐 아니라 녹색경제활동과 관련된 운전자금에 대해서도 녹색채권 이차보전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건설·조선업 등 업종 특성을 고려한 시설자금 인정 기준을 새로 마련해 녹색채권 발행 접근성도 높였다. 이차보전은 대출 이자 비용의 일부를 정부나 공공기관이 보전해주는 제도다. 채권시장 진입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기업 지원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1년간만 이자비용을 지원했으나, 앞으로는 최대 3년까지 지원 기간을 확대해 기업의 금융 부담을 완화한다. 지원 수준은 1차년 중소기업 3%p, 중견기업 2%p이며, 2·3차년은 1차년도 지원액의 50% 내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적용한 녹색채권 또는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시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기업당 최대 3억 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거래소와의 협조를 통해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기업에 대한 상장수수료 및 연부과금 면제 기간도 올해 12월 31일까지 1년 연장한다.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은 오는 12일부터,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지원사업'은 오는 21일부터 환경책임투자종합플랫폼(gmi.go.kr)을 통해 참여 신청을 받는다. 모집 공고와 자격 요건, 지원 내용 등 자세한 사항은 기후에너지환경부 누리집(mcee.go.kr)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누리집(keiti.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영태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은 “탈탄소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녹색금융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형 녹색채권과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민간 주도의 녹색투자를 확대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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