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민단체, 생활폐기물 직매립 재개에 즉각 철회 반발

인천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이 수도권매립지 직매립이 예외 허용되자 반발하며 나섰다. 단체들은 직매립 예외적 허용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24일 수도권매립지 연장 반대 범시민사회단체협의회, 글로벌 에코넷, 인천서구 환경단체협의회 등은 직매립 예외 허용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강하게 반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사업장폐기물 반입 단가 인하와 수도권매립지 부지에 광역소각장을 건설하겠다는 시도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지난달 13일 이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사업장폐기물 반입과 광역소각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었는데 돌연 직매립까지 허용되자 시민 반발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4자 협의체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지난 22일 공공 소각시설 정비를 이유로 생활폐기물 16만3000톤의 직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수도권 지역에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 지 3개월여 만이다. 16만3000톤은 2023~2025년 연평균 직매립량(52만4000톤)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양이다. 김선홍 수도권매립지 연장 반대 범시민사회단체협의회 회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직매립 금지 조치를 불과 3개월 만에 소각시설 정비라는 핑계로 허무는 건 행정의 일관성을 스스로 파괴하는 행위"라며 “16만톤의 예외 허용은 결국 매립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포커스] “굴뚝에서 요소 생산”…CO₂ 없애고 비료도 만들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천연가스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요소(urea) 생산 체계 역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천연가스 기반 화학 산업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는 핵심 리스크로 지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천연가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공장 배출가스와 폐수로부터 직접 요소를 생산하는 전기화학 기술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바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와 스윈번 공과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지난 1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발표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구리(Cu)와 코발트(Co)를 원자 수준에서 결합한 이원 금속 촉매를 이용해 이산화탄소(CO₂)와 아질산염(NO₂⁻)으로부터 요소를 합성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기존 요소 생산의 근간이던 천연가스 의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천연가스 기반 요소 생산의 구조적 한계…에너지·탄소 부담 동시에 현재 상업적 요소 생산은 크게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하버-보슈(Haber-Bosch)' 공정, 이어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요소를 만드는 '보슈-마이저(Bosch-Meiser)' 공정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매우 에너지 집약적이라는 점이다. 고온(150~200℃), 고압(100~200bar) 조건이 필요하고, 요소 1톤 생산 시 약 0.9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즉, 요소 자체는 환경 문제 해결(비료, 요소수)에 사용되지만, 생산 과정은 오히려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이 되는 역설적 구조다. 여기에 천연가스 의존성까지 더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지정학적 위기는 곧바로 요소 공급 위기로 연결된다. 실제 한국이 과거 경유차 오염방지를 위해 사용하는 요소수 공급 중단으로 고통을 겪기도 했다. 석탄에서 요소를 생산하는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막혔기 때문이다. ◇공정 자체를 바꾸다…“굴뚝 가스 + 폐수 = 요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이번 연구의 핵심은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천연가스를 거치지 않고, 이미 배출되고 있는 이산화탄소와 아질산염을 전기화학적으로 결합해 요소를 직접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은 상온·상압 조건에서 진행되며, 전기에너지만 공급되면 반응이 일어난다. 즉,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탄소 중립' 요소 생산이 가능해진다. 특히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CO₂와 산업 폐수 혹은 공장 굴뚝 속 NO₂⁻를 그대로 원료로 활용할 수 있어 오염 물질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자원을 생산하는 '업사이클링 공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방식으로 생산된 요소는 화학적으로 기존 요소와 완전히 동일한 CO(NH₂)₂이다. 따라서 경유차 선택적 촉매 환원(SCR) 시스템에 사용되는 요소수를 그대로 대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공장 배출가스로 만든 요소가 다시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 사용되는 '순환 구조'도 가능하다. ◇촉매의 핵심: 구리와 코발트의 '탄뎀 중계 메커니즘' 이 기술의 성패는 촉매에 달려 있다. 연구진은 공동-스퍼터링(co-sputtering) 공법으로 구리와 코발트를 1:1 비율로 혼합한 Cu-Co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의 작동 원리는 명확하다. 우선 구리(Cu)는 CO₂를 흡착해 CO, COOH와 같은 탄소 중간체 생성한다. 코발트(Co)는 NO₂⁻를 환원해 NH₂와 같은 질소 중간체를 생성한다. 이 두 중간체가 접경면(perimeter)에서 만나 C–N 결합 형성하고 이것이 요소 생성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탄뎀 중계(tandem relay)' 메커니즘이다. 두 금속이 각각 역할을 나눠 수행하고, 계면(접경면)에서 결합 반응이 일어나는 구조다. 분석 결과, NH₂와 COOH가 결합해 NH₂CO를 형성하는 단계가 전체 반응의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단계로 밝혀졌다. ◇아직은 '가능성' 단계…값싼 전력 확보가 과제 하지만 공장 수준에서 대량 생산까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생산 속도 자체는 기존 연구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전력 효율은 아직 상업화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는 투입된 전력의 상당 부분이 수소 발생 등 부반응에 소모된다는 의미다. 다만 이 기술은 고온·고압 설비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설비 투자와 운영 비용을 낮출 잠재력이 있다. 특히 분산형 생산이 가능해 물류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핵심 변수는 전력 비용이다. 효율이 11%로 전력 소비에 비해 생산량이 많지 않다. 다만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경우 탄소 중립 달성이 가능하다. 결국 이 기술의 경제성은 “얼마나 싸고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태양광 발전이나 원전 등에서 남아도는 전력을 활용할 경우 가능성은 충분하다. ◇“에너지 안보 + 탄소 감축"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기술 한국은 요소 생산 원료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기술의 전략적 가치는 매우 크다. 한국은 무엇보다 산업 구조 측면에서 유리하다. 제철소, 석유화학 단지 등 CO₂와 NOx 배출이 많은 산업 기반이 이미 존재한다. 둘째, 환경 정책과 정합성이 높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K-ETS) 하에서 CO₂를 원료로 사용하는 공정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미세먼지 오염 원인인 NOx 역시도 총량규제 대상이자 배출권 거래 대상이다. 셋째, 에너지 전환과 결합 가능하다.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연계하면 '그린 요소'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 제약도 있다. 실제 배기가스를 사용할 경우 불순물에 의해 촉매 수명이 단축될 우려도 있다. 재생에너지나 원전 전력을 사용하더라도 결국은 효율 개선 없이는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 이번 기술은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아직 “실험실에서 입증된" 수준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복되는 현실에서, 식량 위기를 피하려면 이 기술을 검토해 볼 가치는 충분한 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배출권거래제 4기, 마켓풀(Market Pull) 정책에 달렸다

최근 수년간 톤당 1만 원 수준에서 횡보하던 탄소배출권 가격이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일시적인 가격 상승은 있었으나, 최근의 움직임은 이전과 다른 내·외부적 요인에 기인한다. 우선 배출권거래제 4기(2026~2030년)가 시작되었고, 무엇보다 중동 분쟁 등을 계기로 에너지 안보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중동 분쟁은 일차적으로 에너지 수입선의 다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한시적인 대응일 뿐이며, 근본적으로는 에너지 수입 수요 자체를 줄이는 '일렉트로테크(Electrotech)' 육성이 필요하다. 일렉트로테크는 전력의 공급·연결·수요 전반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기술을 총칭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풍력·태양광·원자력 등 국산 무탄소 전원을 확대하고, 연결 측면에서는 초고압직류송전(HVDC)·분산전원·에너지저장장치(ESS)로 계통의 유연성을 높이며, 수요 측면에서는 전기차와 히트펌프 도입 등 '수요의 전기화'를 통해 에너지 소비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다. 결국 일렉트로테크는 외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무탄소 에너지 공급을 늘려 가격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일렉트로테크 전환을 이끄는 핵심 정책 수단이 바로 배출권거래제다. 배출권거래제 4기 기본계획상 발전 부문 유상할당 비율은 2030년 5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이렇게 강화된 배출권거래제 부담 하에서 기업은 누가 등을 떠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저탄소 고효율의 에너지 신기술에 투자하고 설비 도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고로(용광로) 철강 산업 역시 배출권거래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로 공정에서는 석탄을 코크스로 변환하고, 이를 이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환원)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산업 부문은 4기를 맞아 과거 배출량 기준(GF)에서 시설 효율 기준(BM)으로 할당 방식이 전환되었는데, 이러한 BM 방식 도입으로 철강 업계는 무상할당 업종임에도 10% 이상의 유상할당에 준하는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철강 산업의 탄소 감축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쇳물을 정련할 때 고철(스크랩) 투입 비중을 높이는 방법, 둘째, 코크스 대신 가스로 환원한 직접환원철(DRI)을 전기로에서 녹이는 방법, 셋째, 그린수소를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들이 원료 구입비는 물론 공정 내 전기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 수익성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방식을 도입하지 않으면 배출권 구매 비용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철강사의 영업이익률에는 원재료비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위에서 언급한 저탄소 원료인 DRI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쇳물 원가 대비 DRI 가격은 110~150%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의 DRI 수입량을 보면 2022년 54.5만 톤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2025년에는 1천 톤 수준으로 99.8% 급감했다. 같은 기간 P사의 영업이익률 또한 2021년 16.7%에서 2025년 5% 내외로 하락했다. 배출권 가격이 낮은 상황에서 수익 상황이 악화하면 기업은 비싼 저탄소 원료부터 비중을 줄인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이다. 이러한 원가 격차를 극복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출권거래제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배출권 가격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에 지우는 외부효과(비용)를 제대로 반영해야만 하고, 나아가 감축 노력을 하는 기업은 실질적인 혜택을 보게 해야 한다. 특히 철강과 같은 고배출 산업이 불황을 맞아 신규 투자 여력이 떨어진 지금 같은 시기엔 기업이 배출권 가격과 저탄소 원료 가격 사이에서 저울질하게 두지 말고 저탄소 제품 생산과 판매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투자를 머뭇거리는 기업에게 적정한 인센티브를 제시해 저탄소 제품 시장을 육성(Market Pull)하고, 그 동력으로 저탄소 기술이 축적(Technology Push)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올해 6월 'K-스틸법'이 시행되고, 상반기 중 녹색전환(GX) 지원을 위한 '전환금융'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기업의 과감한 저탄소 투자를 유도한다면, 배출권 부담을 경감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일렉트로테크의 경쟁력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kn@ekn.kr

이란 “호르무즈 해협은 영해, 통행세 내라”…미국 “항행은 자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공방이 3주를 넘긴 가운데 전쟁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문제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지만 이같은 최후통첩이 이란을 더욱 자극해 향후 전쟁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은 여전히 세계 경제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화하고 있다. 당장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이란 발전소를 겨냥한 미국의 위협이 실행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제해사기구(IMO) 이란 대표인 알리 무사비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적과 연계된 선박을 제외하고 모든 선박에 개방돼 있다"면서 “이란 정부와의 보안·안전 조율을 거치면 통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러한 행보가 '사실상의 봉쇄(De facto closure)' 상황을 이어가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또 통행료(통행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과의 전쟁이 마무리돼도 통행료를 계속 부과한다면 자칫 국제 유가를 세 자릿수(달러화 기준)로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란의 전 부통령 모하마드 모크베르는 최근 “전쟁이 끝난 뒤 이란이 강력한 지위를 갖는 '새로운 체제'를 호르무즈 해협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혀 통행세 징수 등이 공식화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사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은 과거부터 논쟁을 벌여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국제 해협이 아닌 자국 영해로 간주해 이 '무해 통항' 체제를 적용하려 하는 반면, 미국은 더 넓은 자유가 보장되는 '통과 통항' 체제를 주장하며 대립해왔다. 이 논쟁은 유엔 해양법협약(UNCLOS) 등과도 연결된다. 지난 2020년 아산정책연구원 이기범 연구위원이 이 문제를 짚었고, 최근 독립연구자인 미리 샤하브(Myra Shahab)도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이란의 '통행료' 주장, 법적 근거는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UNCLOS에 대한 독자적 해석이다. 이란은 비당사국에게는 '통과 통항권(transit passage)'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조약법 원칙을 근거로 삼아 통행료 징수와 같은 실력 행사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란은 협약의 모든 권리와 의무가 하나로 묶인 '패키지 딜(package deal)'임을 강조한다. 즉, 협약의 혜택인 '통과 통항권(국제 해협을 방해받지 않고 통과할 권리)'은 협약을 비준한 국가들 사이에서만 유효하고, 특히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비당사국인 미국 등은 이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작 이란은 1982년 UNCLOS 협약에 서명은 했으나 비준은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면서 이란은 국제법상 '지속적 반대자(persistent objector)' 지위를 가졌음을 내세운다. 특정 국제 관습법이 형성될 때부터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국가는 해당 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오래 전부터 '통과 통항권'에 반대했다는 주장이다. 이란은 1993년에 제정한 국내법(해양 영역법)에 바탕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자국의 영해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안국의 안전을 해치지 않을 때만 허용되는 '무해 통항(innocent passage)' 체제를 적용하겠다고 주장한다. 무해 통행 체제는 외국 선박이 연안국의 평화, 질서, 및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영해를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란은 군함과 잠수함, 원자력 추진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때 사전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잠수함의 경우는 수면 위로 부상한 상태로 국기를 게양하고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전체를 단독 영해로 주장하기보다는, 해협의 상당 부분(특히 항로가 포함된 구역)이 자국과 오만의 영해 내에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적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법상 연안국은 해안선으로부터 최대 12해리(약 22㎞)까지 영해를 설정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약 33㎞(21마일)에 불과해, 해협 전체와 그 안의 주요 항로가 물리적으로 이란과 오만의 영해 내에 완전히 포함된다. 이란은 해협 전체가 이란만의 것이라고 주장하기보다는 해협 내의 항로가 자국 영해를 지나므로 관습법상 '무해 통항'의 원칙에 따라 이란이 통제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항행의 자유' vs '연안국 주권'... 팽팽한 대립 미국은 이란의 주장을 '과도한 해양 주장'으로 규정하고 '항행의 자유 작전(FONOPs)'을 통해 맞서고 있다. 미국은 통과 통항권이 이미 보편적인 관습 국제법으로 굳어졌으므로 UNCLOS 비당사국이라도 이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UNCLOS의 통과 통항에 관한 규정은 협약 제정 이전부터 존재했거나 제정 이후 관습 국제법으로 굳어졌다고 미국은 주장한다. 즉,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전 세계적인 국가 관행과 법적 확신(opinio juris)에 의해 확립된 보편적인 법규이므로 모든 국가에 적용된다는 논리다. 미국은 협약의 모든 내용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특정 조항(예: 심해저 자원 개발 관련 규정)만을 이유로 비준을 하지 않았을 뿐, 항행의 자유와 관련된 조항들은 이미 확립된 국제법적 원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의 또 다른 연안국인 오만은 1989년 UNCLOS를 비준했지만, 이란과 마찬가지로 영해 내 군함 통항 시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안보 주권을 강조하고 있다. 유조선 등이 오만 쪽 영해를 이용하려 해도 해협 자체가 너무 좁아 이란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물리적인 차단보다는 이란의 미사일 위협, 기뢰 매설 가능성, 드론 공격 등으로 인한 '사실상의 봉쇄(De facto closed)' 상태에 가깝다. 이란은 고속정이나 잠수함 등을 이용해 해협 전체에 걸쳐 공격을 가할 능력이 있으므로, 단순히 오만 쪽 영해로 치우쳐 항해한다고 해서 공격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영국 퇴역 해군 사령관 톰 샤프는 “해협 통제는 언제나 이란의 '트럼프에 맞설 카드'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란 원유의 최대 구매자인 중국이 큰 피해를 보게 되므로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970년대 쇼크의 3배"…암울한 전망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물리적 차단은 아니더라도 공포와 비용 상승으로 인해 통과 선박이 전쟁 전보다 95% 급감한 상태다. 에너지 연구소 'MST 마키'의 수석 애널리스트 사울 카보닉은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 1970년대 아랍 석유 금수 조치보다 3배나 더 심각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고, 유가는 세 자릿수(100달러 이상)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해운업계에는 이미 실질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중동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슈퍼탱커 운임이 일주일 만에 두 배로 뛰어 40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보험료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최근 “한 유조선 운영 업체가 안전 통과를 조건으로 이란 측에 200만 달러(약 30억 원)의 통행료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항행의 자유가 '공짜'였던 시대가 저물고, 각국이 직접 군함을 보내거나 통행료를 내야 하는 해양 질서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는 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인천 직매립 금지 3개월 만에 한시적 허용…불가피했나 논란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 16만3000톤이 소각되지 않고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매립된다. 공공소각장 정비라는 예상 가능한 상황에도 수도권 생활폐기물을 민간소각장에서 처리하기보다는 예외 규정을 적용해 직매립 금지 시행 3개월 만에 다시 인천으로 반입하는 모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운영위원회에서 공공소각장 정비 기간 동안 수도권 생활폐기물 16만3000톤을 직매립하는 내용을 의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직매립은 오는 23일부터 다시 실시된다. 공공소각장 정비는 각 시설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소각장당 약 1개월이 소요된다고 전해진다. 기후부는 지난 1월 1일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생활폐기물을 소각한 뒤 발생한 잔재물만 수도권매립지에 매립할 수 있었다. 다만 폐기물 처리시설 가동 중단 등의 경우에는 기후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통해 직매립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민간소각시설이라는 대안이 있는 상황에서 단지 민간소각시설 의존도를 높이지 않겠다는 이유로 직매립을 허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민간소각업계는 여전히 처리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직매립 예외적 적용에 대해 이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인천 지역에서도 쓰레기 대란이 임박한 상황이 아닌 만큼 이번 조치의 필요성을 두고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당초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인천시에 강한 요구로 2016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공공소각장 확충 지연 등의 이유로 지자체 협의를 거쳐 올해로 10년 미뤄졌다. 그럼에도 시행 3개월 만에 공공소각장 정비라는 예상 가능한 상황에서 다시 예외를 허용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에 허용된 직매립 물량 16만3000톤은 2023~2025년 연평균 직매립량(52만4000톤)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다만 민간소각장은 서울 공공소각장과 달리 경기·충청 지역에 위치해 있어 의존도를 높일 경우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각 처리 역시 인천 직매립처럼 생활폐기물은 발생지에서 처리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수도권 3개 시·도는 직매립량을 최근 3년 평균 공공소각시설 정비 기간 동안 매립량(18만1000톤) 대비 10% 이상 감축해야 한다. 시·도별 허용 물량은 서울 8만2335톤, 인천 3만5566톤, 경기 4만5415톤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 신호등] 인류세의 경고: ‘물 위기’ 넘어 ‘물 파산’의 시대 맞았다

22일은 점차 고갈되어 가는 수자원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UN이 제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2026년 인류가 마주한 현실은 단순히 물을 아껴 쓰자는 캠페인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 유엔대학교 물·환경 및 보건 연구소(UNU-INWEH) 소속 카베 마다니 소장은 지난 1월 발표한 '글로벌 물 파산: 위기 이후 시대의 수문학적 한계를 넘어서는 삶'이란 보고서에서 현재의 상황을 '물 위기(water crisis)'가 아닌 '물 파산(water bankruptcy)'로 정의했다. 이는 인류가 매년 자연이 보충해주는 수자원 '수입'보다 훨씬 많은 양을 소비함으로써, 지하수와 빙하라는 지구의 '비상 저금'까지 모두 탕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후 신호등]에서는 기후변화와 물 문제의 필연적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전 세계 주요 분쟁 지역의 실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국제적 해결책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기후변화와 물의 상관관계: 가속화되는 수문 순환의 붕괴 기후변화는 수자원 부족의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근본적인 동력이다. 핵심 원인이라는 얘기다. 기온 상승은 증발산을 촉진해 토양의 습기를 앗아가고, 강수 패턴을 불규칙하게 만들어 가뭄과 홍수의 극단적인 순환을 가속화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이 지난해 8월 발표한 '글로벌 가뭄 전망: 더 건조해진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추세, 영향 및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2022년 유럽 본토의 가뭄 발생 가능성은 이전보다 20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1900년에서 2020년 사이 가뭄에 노출된 전 세계 지표면 면적은 두 배로 증가했고, 인류세의 수문 시스템은 과거의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irreversible)' 상태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세(人類世, Anthropcene)는 인구 증가와 산업 발달로 인류가 지구 생태계 자체를 크게 변화시킨 탓에 20세기 후반에 새로운 지질시대를 열었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용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발표한 '2023년 전 세계 수자원 보고서(State of Global Water Resources 2023)'에서 지구 기온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빙권(氷圈, Cryosphere)의 손실이한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2023년에만 전 세계 빙하 가운데 6000억톤 이상이 사라졌다. 이는 지난 50년 사이 연간 손실 규모로는 가장 큰 것이다. 빙하와 눈은 하천 유량을 채우는 중요한 공급원인데, 이들이 갑작스럽게 녹아내리면 단기적으로는 홍수를 유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억 명이 식수원이 영구적으로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수자원 부족 및 수질 오염의 글로벌 핫스팟 실태 물 문제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지만, 그 피해 정도는 지경학적 위치(geoeconomic location)와 사회적 취약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지난해 7월 유엔 사막화방지협약(UNCCD)에서 낸 '2023~2025년 전 세계 가뭄 취약지역 보고서'는 “아프리카는 기후변화에 기여한 정도는 가장 작지만, 수자원 문제로 인한 고통은 가장 심하게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 에이몬 맥거크와 시카고대학교 네이선 넌 교수가 지난해 8월 '경제 연구 리뷰(Review of Economic Studies)' 저널에 발표한 '기후변화와 아프리카의 갈등' 논문에 따르면, 가뭄으로 목초지가 부족해진 유목민은 새로운 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정착 농민과의 자원 갈등이 벌어지고 끝내는 폭력적인 충돌을 야기한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2300만 명이 가뭄으로 인한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렸다. UNCCD 보고서는 스페인을 포함한 지중해 지역의 강수량이 2050년까지 최대 20%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OECD 보고서는 2022년 독일 라인강의 수위가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물류 운송 능력이 25~35%로 급감한 사례를 들면서, 물 문제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의 심장부를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유량 감소는 오염 물질의 농도를 높이고 수질을 악화시키는데, 2018년 가뭄 당시 라인강의 의약품 잔류물 농도는 3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은 무분별한 지하수 취수로 인해 지반 침하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 연구팀이 지난해 10월 '네이처 지속가능성 (Nature Sustainabilit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인도의 주요 대도시는 과도한 지하수 사용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매년 상당한 속도로 가라앉고 있고, 이로 인해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홍수 위험이 크게 늘고 있다. 인도의 콜카타 시는 전체 면적의 92.56%가 지반 침하를 겪고 있고, 델리 시는 연간 15.19㎜에 달하는 침하율을 기록했다. 멕시코시티는 기반 시설의 노후화로 공급되는 물의 40%가 누수로 사라지는 있다. UNCCD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시스템 용량이 39%까지 떨어져 도시의 물이 완전히 고갈되는 '데이 제로(Day Zero)' 직전까지 몰렸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은 남미의 아마존 분지 역시 강 수위가 기록적으로 낮아졌고, 이로 인해 분홍돌고래 등 수많은 수중 동물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숨겨진 물 소비: 산업 생산과 가상수 무역의 불평등 물 문제는 단순히 우리가 마시는 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소비된다. 중국 둥베이(東北)대학교와 유엔대학교 연구팀이 지난해 11월 '네이처 지속가능성'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철강·시멘트·종이·플라스틱 등 주요 재료 생산을 위한 전 세계 '블루 워터' 사용량(물 발자국)은 1995년 251억 ㎥에서 2021년 507억 ㎥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블루워터(blue water)는 강·호수·지하수처럼 눈에 보이고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물을 말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상수(virtual water)' 무역을 통한 수자원의 착취와 불평등이다. 베이징대학교와 유엔대학교 연구진이 지난해 8월 발표한 '글로벌 농업 무역에서의 물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물 집약적인 농산물을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함으로써 자국의 물 부족을 다른 나라에 전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저소득 국가의 취약 계층은 자국의 농산물을 수출하는 동안 정작 본인은 마실 물조차 구하기 힘든 '물 부정의(injustice)'를 겪고 있다. 국제 무역을 통해 가상수가 이동하는 양을 1995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공산품 생산과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해결을 위한 기술적·전략적 대안 지속가능한 물 관리를 위해서는 수요 감소와 공급 다변화를 결합한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자연 기반 해결책(NbS)과 관리형 대수층 충전(MAR)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OECD 보고서는 강조한다. 습지를 복원하고, 투수성 지표면을 확대해 빗물이 지하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함으로써 지하수 수위를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이라는 다각적 이득을 동시에 제공한다. UNCCD 보고서는 누수 차단 및 효율적 물 수송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멕시코시티나 미국 일부 도시에서 발생하는 40~60%의 수돗물 누수율을 절반으로만 줄여도 막대한 규모의 새로운 수자원을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수 재이용과 해수담수화 기술의 고도화할 필요도 있다. 싱가포르의 '뉴워터(NEWater)' 사례처럼 하수를 고도로 정수해 공업용이나 식수로 재활용하는 기술은 물 부족 국가의 필수 생존 전략이다. OECD 글로벌 가뭄 전망 보고서는 “다만, 해수담수화 기술은 에너지 소비가 많고, 농축된 소금물 배출로 인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의 결합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정밀 농업을 도입하고, 가뭄 저항성 작물을 재배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 세계 담수 소비의 70~80%가 농업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물 소비가 적은 토착 작물을 육종하고 점적(點滴, drip) 관개 시스템을 도입하여 농업용수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점적 관개 시스템은 작물 뿌리 주변에만 물을 한 방울씩 천천히 공급하는 고효율 관개 방식이다. ◇국제사회 협력 방안: 초국경적 공유와 물 외교의 필요성 물은 국경 내에서만 흐르지 않는다. 전 세계 수자원의 60%는 국경을 넘나드는 하천 유역(transboundary river basins)에 위치해 있다. 중국 칭화대 연구팀은 지난해 9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2041~2050년 사이 전 세계 초국경 유역의 40%가 물 부족으로 인한 갈등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다양한 협력이 시급하다. UN대학교의 '글로벌 물 파산' 보고서는 “초국경 수자원 협정의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944년 체결된 미국-멕시코 수자원 조약처럼 수십 년 전의 풍부했던 강수량을 기준으로 한 조약은 현재의 기후 현실에 맞지 않다. 변화된 하천 유량을 반영, 상·하류 국가 간의 이익을 공유하는 유연한 메커니즘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공유와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 상류 국가의 댐 건설이나 물 전용 현황이 하류 국가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고, 그래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도 가능하다. WMO 보고서는 “글로벌 수문 상태 및 전망 시스템(HydroSOS)과 같은 국제적 플랫폼에 모든 국가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물 금융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가뭄 피해가 극심한 개도국이 기후 적응을 위한 물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선진국은 기후 기금을 물 분야에 우선적으로 배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농산물 무역 등을 통해 개별 국가가 떠넘긴 '수문학적 부채'를 갚는 과정으로 인식돼야 한다는 게 '물 평등 보고서'의 시각이다. 부산대학교 및 기초과학연구원(IBS) 소속 크리스티안 프란츠케 교수팀이 지난해 9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인류세 전례 없는 글로벌 물 부족의 첫 출현' 논문은 기후변화로 인해 2030년대 이전에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물 부족, 즉 '데이 제로 가뭄'이 상시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의 날을 맞아 인류가 기억해야 할 사실은 명확하다. 물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며, 이미 지구의 자본을 상당 부분 소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한 환경 보호가 아니라, 인류의 평화와 정의, 그리고 다음 세대의 생존을 담보하는 가장 시급한 정치적·윤리적 과업이라는 사실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에너지 인사이트] 9.5km 케이블이 만든 ‘BTS K-에너지’… 탄소 30톤을 1조 가치로 바꾸다

서울 광화문 광장을 수놓은 BTS의 컴백 공연 'ARIRANG'은 대한민국이 보유한 거대한 '문화 에너지'의 총체적 집합체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단순한 대중음악 이벤트를 넘어, 에너지의 쓰임과 가치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현장에 투입된 9.5km의 전력 케이블과 약 1만 킬로볼트암페어(kVA) 규모의 전력 설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소형 산업단지'를 방불케 했지만, 이 공연의 본질은 전력 소비량이 아니라 그 전력이 만들어낸 '경제적 전환 효과'에 있다. 이번 공연의 순간 최대 전력은 약 9600~10000kVA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 3000~4000가구가 동시에 사용하는 전력 규모와 맞먹는다. 다만 이는 '순간 부하' 기준일 뿐 실제 총 소비량과는 구분해야 한다. 공연 준비와 리허설, 글로벌 송출을 포함한 전체 전력 소비량은 약 6만~8만 킬로와트시(kWh) 수준으로, 국내 평균 가구 기준 약 200~250가구의 한 달 사용량에 해당한다. kVA(킬로볼트암페어)는 전력 설비의 '용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특정 순간에 공급할 수 있는 최대 전력 규모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kW(킬로와트)가 실제 소비되는 유효전력을 뜻한다면, kVA는 전압과 전류를 곱한 '피상전력' 개념으로 설비 설계 기준에 사용된다. 공연장이나 데이터센터처럼 순간적으로 큰 전력이 필요한 시설에서는 kWh(사용량)보다 kVA(최대 공급 능력)가 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탄소 배출량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국내 전력 배출계수(약 0.4~0.5kgCO₂/kWh)를 적용하면 이번 공연에서 발생한 탄소는 약 24~36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소나무 약 3,000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과 비슷한 규모다. 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발전·산업 부문과 비교하면 제한적인 단기 이벤트성 배출에 가깝다. 그러나 이 수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단순한 '배출량'에 머물지 않는다. 같은 전력을 투입했을 때 얼마나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 연구에 따르면, 대형 K-콘서트의 경제 파급효과는 통상 1조 원 내외로 평가된다. 이번 공연 역시 해외 팬 유입에 따른 관광 소비, 콘텐츠 유통, 광고 및 플랫폼 수익, 국가 브랜드 제고 효과 등을 포함하면 약 1조~1조2000억 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탄소 1톤당 수백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 셈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이나 발전 산업에서는 보기 어려운 수준의 '에너지 전환 효율'이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이번 공연이 가진 '디지털 구조'다. 과거라면 수백만 명의 글로벌 팬이 항공기를 타고 이동해야 했지만, 이번 공연은 서울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생산된 콘텐츠를 OTT와 스트리밍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소비됐다. 이는 개별 이동에 따른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대체하는 구조로, 전 지구적 관점에서는 오히려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낳는다. 결국 전력은 소비됐지만, 그 전력은 '이동 에너지'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작동했다. 물리적 에너지를 디지털 에너지로 전환해 효율을 극대화한 사례다. 에너지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제조업은 전력을 투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발전 산업은 전력을 공급하는 데서 가치가 발생한다. 반면 K-콘텐츠 산업은 전력을 투입해 관광·플랫폼·브랜드 가치까지 동시에 창출한다. 동일한 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부가가치의 밀도'가 전혀 다른 것이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 케이블은 단순한 공급망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전 세계로 송출하는 네트워크"라며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전기를 쓰느냐보다, 그 전기로 무엇을 만들어내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 시대에 모든 에너지 소비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책과 산업이 고민해야 할 지점은 '소비를 줄일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쓰느냐'다. 같은 1kWh라도 단순 소비로 사라질 수도 있고, 국가 경제를 움직이는 가치로 증폭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광화문 BTS 공연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9.5km의 케이블을 타고 흐른 전기는 단순한 조명과 음향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와 브랜드, 그리고 경제적 영향력으로 확장됐다. 에너지의 시대는 이미 바뀌고 있다. 이제 전력은 산업을 움직이는 수단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증폭시키는 '가치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내일날씨] 아침 ‘영하권’ 쌀쌀…낮 최고 19도 ‘포근’

일요일인 22일은 전국적으로 아침과 낮의 기온 차가 매우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내륙 곳곳의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쌀쌀하겠지만, 낮에는 기온이 크게 올라 포근하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 아침 최저기온은 -2~8도, 낮 최고기온은 14~19도로 예보됐다. 특히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곳이 많겠으며, 새벽부터 아침 사이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농작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낮 기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5도 안팎까지 올라 포근하겠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20도로 매우 크기 때문에 외출 시 입고 벗기 편한 겉옷을 준비하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하늘에 구름이 많겠으나, 제주도는 오후부터 저녁 사이 5㎜ 미만의 비가 살짝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 밖의 지역은 대체로 맑거나 구름만 끼는 날씨가 이어지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이 '보통' 수준을 보이겠으며, 제주권은 '좋음' 수준으로 청정하겠다. 바다 물결은 동해와 남해 앞바다에서 0.5~1.0m, 서해 앞바다에서 0.5m로 비교적 잔잔하게 일겠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마이티어스 보고서 “한국 유통업체 온실가스 ‘메탄’ 감축 노력 미흡”

한국의 대표적 유통업체인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 배출 대응에서 매우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는 생산 과정에서 메탄을 배출하는 쌀이나 육류 등의 상품을 유통하면서 대안을 충분히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다. 글로벌 환경단체인 '마이티 어스(Mighty Earth)'는 21일 공개한 '낯뜨거운 성적표: 아시아 유통업체의 메탄 대응 실패'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의 8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롯데쇼핑은 100점 만점에 13점으로 조사 대상 중 3위를 기록했으며, 이마트는 9점을 받아 5위에 그쳤다. 마이티어스는 전 세계 공급망에서 삼림 벌채와 기후 오염을 줄이기 위해 주요 기업들을 설득하고, 자연 보호와 기후 확보를 목표로 활동하는 국제 환경 단체다. 이 단체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싱가포르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8곳을 대상으로 기후 공약과 행동을 분석했다. 이 단체는 총 6개의 카테고리(범주)와 그 아래 배치된 총 20개의 세부 지표를 기준으로 비교 분석했다. 카테고리 중에서 '메탄의 역할'은 유통업체가 축산 농업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기후 영향을 인지하고 있는지, 육류 및 유제품 소비 감축을 지원하는지, 경영진의 보수가 기후 목표와 연계되어 있는지를 평가했다. 온실가스(GHG) 배출량 보고 카테고리의 경우 기업 운영(스코프 1,2) 및 공급망 전체(스코프3)의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여부와 특히 메탄 배출량을 별도로 측정하여 공개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배출 감축 공약 및 행동 계획 카테고리에서는 넷제로(Net Zero) 달성 시점, 메탄 전용 감축 목표 수립 여부, 자체 브랜드(PB) 육류·유제품의 감축 계획, 산림 파괴 방지(DCF) 공약 등을 분석했다. 쌀 관련 메탄 배출 카테고리에서는 아시아의 주요 메탄 배출원인 쌀 재배의 기후 영향을 인지하고 있는지와 저메탄 방식으로 생산된 쌀에 대한 정책이 있는지를 평가했다. 대체 단백질 및 투자 카테고리는 자체 브랜드(PB) 식물성 대체 식품 제공 여부 등을, 음식물 쓰레기 정책 카테고리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의 매립 및 소각 제로(Zero-landfill/incineration) 정책과 구체적인 음식물 쓰레기 감축 목표 수립 여부를 평가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두 업체 모두 공급망 전체를 포함하는 '스코프 3(Scope 3)' 배출량을 공개한다는 점에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 배출량을 별도로 공개하거나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설정한 곳은 없었다. 또한, 두 업체 모두 2040년 넷제로라는 야심찬 목표 대신 상대적으로 완화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있어 기후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0점을 기록한 항목들은 한국 시장의 특성과 맞물려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두 기업은 메탄의 역할에 대한 인지, 쌀 관련 메탄 배출 대응, 식물성 대체 단백질 투자 부문에서 단 1점도 얻지 못했다. 한국은 서구식 육류 중심 식단의 확산으로 2024년 기준 세계 4위의 소고기 수입국으로 부상할 만큼 육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두 업체 모두 물성 대체 단백질 제품 제공에 소홀해 성장하는 시장에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아시아 메탄 배출의 10%를 차지하는 쌀 재배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두 기업 모두 명확한 인지나 대응 전략이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은 배출 후 20년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80배 이상 강력한 '기후 슈퍼 오염물질'로, 산업화 이후 지구 온난화의 약 30%를 유발해 왔다. 특히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약 40%가 농업 분야에서 발생하고, 그중 축산업과 쌀 재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마이티어스는 이러한 항목들을 개선하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메탄 배출량을 투명하게 공시하고,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줄이겠다는 '글로벌 메탄 서약'에 맞춘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세울 것을 권고했다. 또한, 논물 관리(AWD) 등 저메탄 농법으로 생산된 쌀을 우선 취급하고, 2030년까지 식물성 식품 판매 비중을 60%까지 확대하는 등 과감한 식단 전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티어스 박매화 동아시아 매니저는 “서구식 식단의 확산에 힘입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고기 시장 중 하나로 부상했고, 소고기 수요 증가는 메탄 배출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매니저는 “축산 농업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을 신속히 줄이는 것은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고 아시아가 이미 겪고 있는 극심한 기후 영향을 완화하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유통업체들은 고객들이 자신이 구매하는 식품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도록 돕고, 한국에서 이미 확산되고 있는 '고기 소비를 줄이고 식물성 식단을 늘리는' 이 흐름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보다 기름값 안정 효과 뛰어나

국제유가 급등기에 정부가 기름값 안정을 위해 꺼내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대응책 중 더 효과가 큰 것은 '가격상한제'였다. 2022년 유류세 인하보다 2026년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인 유가 안정 효과에서는 더 직접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고가격제는 유통단계의 손실이 커질 수 있고, 소비가 줄지 않아 수급 위기를 더 부추길 수 있으며, 결국 국가 전체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와 올해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를 비교한 결과 국제유가 충격의 국내 반영 폭은 정책 방식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비교는 국제원유가격과 주유소 평균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공급 차질이나 재정 부담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2022년 러-우 전쟁 때는 유류세 인하가 가격 상승 속도를 늦추는 '완충 장치'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가격 자체를 강하게 억제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두바이유는 2022년 2월 24일 배럴당 98.64달러에서 3월 9일에는 127.86달러까지 치솟았다가 3월 31일 107.71달러로 다소 내렸다. 이에 정부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보통휘발유 평균판매가는 전쟁 발발일인 2022년 2월 24일 1746.20원에서 3월 31일 1998.39원으로 252.19원 상승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이어져 6월 30일에는 2144.90원까지 올라 2월 말 대비 398.70원 높아졌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면서, 유류세 인하에도 주유소 가격은 고점을 높이며 뒤따라 올랐다. 유류세 인하는 가격 흐름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상승폭을 줄이는 데 그친 셈이다. 반면 이번 중동 전쟁에서는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됐다. 두바이유는 2026년 2월 28일 77.52달러에서 이달 6일 100.42달러로 상승했고, 19일에는 166.80달러까지 치솟았다. 약 20일 만에 89달러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최고가격제를 실시했다. 보통휘발유 평균판매가는 2026년 2월 28일 1692.89원에서 이달 10일 1906.95원까지 오른 뒤 이후 내림세를 보여 19일에는 1822.05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두 배 넘게 뛰는 동안에도 국내 휘발유 가격은 제한된 범위에서 움직였다. 소매 단계에서 가격 인상이 일정 수준에서 막혔기 때문이다. 유류세 인하와 최고가격제는 가격 상승을 다루는 방식에서 갈렸다. 유류세 인하는 세금 부담을 낮춰 가격 상승 폭을 낮추지만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장에 계속 반영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가격 안정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최고가격제는 일정 수준 이상 가격 인상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상승분 전가 자체를 막는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구간에서도 소비자 가격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이유다. 정책 강도만 놓고 보면 최고가격제가 훨씬 직접적인 것이다. 다만 최고가격제가 가격안정 효과는 뛰어나지만, 다른 부작용도 있다. 가격 상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정유사와 주유소 등 유통 단계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낮은 가격으로 소비가 늘어나 오히려 수급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정부와 시장 등 국가 전체적으로 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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