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 업계는 적자를 보고 있는데, 정부가 국내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세액공제 혜택을 추진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현장의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생산 실적과 연계한 현금성 지원 수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 중인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가 국내 제조사 현장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발 저가 공세로 적자가 쌓인 결손 기업은 낼 세금이 없어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설비 투자비 기준의 공제 한도 역시 실질적인 운영비 지원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다. 박정·안호영·김주영·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접경지역내일포럼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K-GX 시대 에너지 산업 국가전략' 연속토론회 3차 행사를 개최했다. '재생에너지 설비 국가경쟁력 강화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한신혜 한화큐셀 파트장은 정부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국내생산세액공제안)을 두고 “현행 설계대로라면 산업 현장에서 정책 효과를 전혀 체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태양광 공급망은 붕괴 직전에 놓였다고 분석됐다. 이날 발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의 90% 안팎을 점유한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국산 모듈 점유율은 2021년 66.0%에서 2025년 30.7%로 줄었다. 같은 기간 핵심 부품인 셀(태양전지)의 국산 점유율도 35.1%에서 3.9%로 급락했다. 특히 국산 셀의 경우 수요처를 찾지 못해 지난 2년간 내수용 생산 실적이 사실상 전무했다. 한화큐셀 역시 충북 음성 공장 가동을 멈추고 진천 공장 1곳만 유지하고 있다. 2030년 국가 태양광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신규 57기가와트(GW)를 설치할 경우, 현 점유율 구조가 유지된다면 약 8조 원의 수입 대금이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는 생산 단계에서 직접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환영하면서도 현행안의 세 가지 한계를 꼽았다. 우선 '결손 기업 배제' 문제다. 세액공제는 납부할 법인세가 있어야 차감되므로, 적자 상태인 기업은 흑자 전까지 혜택이 이월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통해 현금 환급이나 공제권의 제3자 양도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안에는 이 같은 유동화 장치가 담기지 않았다. 한 파트장은 “지원이 가장 절실한 위기 국면에 정작 혜택이 차단된다"며 “생산 실적과 연동된 보조금 등 현금성 수단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내에서 배터리, 태양광, 풍력 발전 부품, 핵심 광물 등 첨단 제조품을 실제로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에게 세액공제(혜택) 또는 현금성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생산량 비례 지원은 단순 설비 투자액 기준이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 얼마나 많은 제품을 생산·판매했는가(생산량)에 비례하여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동성(현금화) 지원은 적자가 발생해 낼 세금이 없는 기업(결손 기업)이라도 공제 혜택을 현금으로 직접 환급받거나 제3자에게 공제권을 양도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공제 한도 산정 방식의 괴리도 문제로 지목됐다. 정부안은 10년간 총 공제 한도를 '유형자산 투자누계액의 50% 이내'로 제한했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부(DOE) 분석에 따르면 태양광 제조 원가에서 설비투자비 비중은 8~10% 수준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전기료·원자재비·인건비 등 운영비가 차지한다. 공제 상한선을 설비 투자액 기준으로 제한하면 초기 몇 년 만에 한도가 소진돼 장기적인 생산 유인이 사라진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현금성 보완책이 도입되더라도 발생하는 2년간의 정책 시차도 줄여야 한다고 짚었다. 2027년 생산 실적을 바탕으로 2028년 예산을 수립하면 실제 지급은 2029년에 이뤄져 자금 공백이 생긴다. 당장 공장을 돌리기 위한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에서 2년의 공백은 치명적인 만큼, 예상 생산량을 기반으로 2028년부터 선제 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망과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향후 법안과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날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입법과 예산 지원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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