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公海)지역 생물다양성 보호 조약 정식 발효

전 세계 바다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면서도 그동안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공해(公海, high seas)'를 보호하기 위한 역사적인 국제 조약이 시행됐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공해상의 해양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기 위한 '국가관할권 이외 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전 협정(BBNJ Agreement)', 일명 '공해 조약'이 지난 17일 전 세계에서 공식 발효됐다. 공해 보호를 위한 최초의 법적 틀 마련 이번 협정은 지난 20여 년간의 논의 끝에 2023년 6월 유엔에서 채택됐다. 이 조약은 지난해 9월 60번째로 모로코가 비준서를 유엔에 기탁하면서 발효가 확정됐고, 비준서 기탁 120일이 지나면서 정식 발효됐다. 한국은 지난해 3월 비준했으며, 현재 중국과 일본, 브라질 등 80여 개이 비준했다. 미국은 조약에 서명은 했으나, 아직 비준하지 않았다. 이번 조약 발효는 전 지구 표면의 절반에 달하는 공해에 대해 최초로 포괄적인 법적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공해는 개별 국가의 통제권이 미치지 않는 해역으로, 그동안 파괴적인 어업 활동, 해양 쓰레기 오염, 기후 변화 등 다양한 위협에 노출되어 왔다. 현재 공해 중 법적으로 강력하게 보호받는 지역은 단 1% 미만에 불과하다. BBNJ 협정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 이상을 해양보호구역(MPA)으로 지정하는 '30 by 30' 결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정 비준국들은 공해상에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에 대해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의약품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는 해양 유전자 자원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국가 간에 공유하는 메커니즘도 마련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협정은 심해저 광물 자원 채굴 등 일부 활동에 대해서는 국제해저기구(ISA) 등 기존 기구의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약 발효를 기념하여 독일과 영국, 네덜란드 등 전 세계 13개국에서 해양 보호를 주제로 한 거리 벽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해 보호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편, 특히 해양보호구역을 어떻게 감시하고 규정을 강제할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향후 열릴 당사국 총회(COP)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석유 생산 원가에 대한 오해와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새해부터 국제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사태로 인해 원유 공급망과 유가 변동성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생산원가에 대한 정부의 질의에 대한 한국석유공사의 답변에 왈가왈부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석유생산 원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당연히 운영중인 유전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국제유가 보다 원유 생산원가가 낮아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공장에서 물건을 제조해서 판매하는 코카콜라의 생산원가와는 다르다.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구매하여 정제한 후 휘발유와 같은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일반 제품 생산원가와 동일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원유의 생산원가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생산 원가와 유사하게 설명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동에서 원유 생산 원가는 배럴당 10달러대이고 미국의 셰일오일과 캐나다의 오일샌드는 배럴당 30달러 대로 높은 편이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석유생산 원가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무엇이 생산 원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가? 궁금하다. 석유의 생산원가에는 유전을 탐사하고 개발하는 비용,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일체의 비용이 포함된다. 여기에 더하여 생산이 시작되면 광구 운영과 생산에 비용이 들어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운영과 생산비용만을 석유 생산원가로 잘못 생각한다. 더 나가서 원유 운송비용, 정부에 지급하는 로열티와 세금도 포함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관리비까지 포함된다. 원유 생산으로 수익이 발생하기 전에 투자한 탐사비용과 개발 비용은 석유가 생산되는 동안 비용을 회수하게 된다. 석유생산원가는 원유의 종류와 유전의 위치 회사의 기술력 등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중동의 생산원가가 낮은 이유는 탐사 성공률이 높은 이유와 원유의 점성도가 낮아 생산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해상 유전은 육상 유전과 비교하여 탐사 작업이 어렵고 비용이 높아서 생산원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생산 유전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대량 생산으로 생산원가가 낮아질 것이다. 미국의 셰일오일은 수압파쇄를 해야 생산이 되고 캐나다의 오일샌드는 스팀을 주입하여 점성도를 낮추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동에 비해 생산비용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같은 지역의 유전이라도 운영하는 회사의 기술력과 관리 능력에 따라 생산비용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과수원을 운영하더라도 지역별로 과일의 맛이 다르고 수확량이 다르듯이 운영하는 회사의 실력도 중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의 생산원가는 유전의 위치 및 생산원유의 종류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어쩌면 학생의 학업 성적이 유전적 요인이냐, 환경적 요인이냐로 나누어 분석하는 것과 유사하다. 한편 국제유가도 생산원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고유가 시기에는 생산을 더 많이 해서 수익을 늘리려는 운영을 하기 때문에 생산이 어려운 지역까지 개발하기 때문에 평균적인 생산원가는 높아질 것이다. 반면 저유가 시기에는 광구 운영 효율화를 통해 생산원가를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 운영비 절감엔 한계가 있게 마련이지만 저유가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가용가능한 방법이다. 저유가 시기의 끝 무렵에 석유회사들간의 인수합병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자원의 조달 방법도 석유 생산원가에 영향을 준다. 석유공사의 경우 외부 차입에 의한 빚 투자가 많아서 생산원가가 재무적으로 건실한 회사에 비해서 높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석유 생산원가는 석유회사가 보유한 광구의 위치와 생산 원유의 종류, 회사의 운영기술, 더 나가 회사의 재무적 상태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과거의 실패에 발목 잡혀 있는 한국의 자원공기업이 미래를 위해 현재 무엇을 할 것인가 진진하게 고민할 시간이다. 신현돈

[기후 신호등] ‘에너지믹스’ 고민하는 한국…해외 상황은 어떨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7일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 여부 등을 주제로 '바람직한 에너지 믹스 정책 토론회'를 두 차례 열었다. 에너지 믹스(energy mix)란 전력을 생산할 때 사용되는 석탄·석유·천연가스·원자력·수력·태양·풍력 등 여러 에너지원의 비율을 말한다. 에너지 믹스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다양한 연료를 조합해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정부는 2030년 원자력 31.8 %, 석탄 17.2 %, LNG 25.1 %, 재생 21.7 %로 계획한 바 있다. 또 2038년에는 원전 35.6%, 신재생 32.9%, 수소암모니아 5.5%, 석탄 10.3%로 무탄소 비중을 70 %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도 했다. 이번 두 차례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후부의 '계획'에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고, 의견이 쉽게 모아지지는 않았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 경제성 확보라는 세 가지 과제, 즉 '에너지 트릴레마(energy trilemma)'를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도 전례 없는 에너지 시스템의 대전환을 겪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는 각국에 에너지 자립의 절실함을 일깨웠고, 이는 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인류 역사상 석탄과 석유 시대를 지나 이제 청정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의 시대(age of electricity)'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이 이러한 거대한 변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의 에너지 정책을 살펴보고 그들이 겪은 시행착오에서 교훈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 ◇영국: 법적 프레임워크와 공공 주도의 재생에너지 가속화 영국은 세계 최초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한 '기후변화법(Climate Change Act)'을 통해 에너지 정책의 안정성을 확보해 왔다. 이 법은 5년 단위의 '탄소 예산(carbon budgets)'을 설정해 정부가 단기적인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2050년 넷제로를 향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도록 강제한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최근 '그레이트 브리티시 에너지(Great British Energy)'라는 공공 에너지 기업을 설립해 해상 풍력 등 국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가계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특히 영국은 2024년에 마지막 석탄 화력 발전소를 폐쇄하며 화석 연료 시대의 종료를 선언했다. 기후변화 분석 전문 매체인 카본 브리프(Carbon Brief)는 지난달 발표한 '2025년 영국 전력 부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은 재생에너지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스(LNG) 발전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5%(5TWh) 증가한 91TWh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가스는 영국 전력 믹스의 약 28%를 차지하게 됐다. 2025년 영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체 전력 공급의 47%를 차지했고, LNG가 28%, 원자력이 11%, 순수입 10% 순이었다. LNG 발전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석탄 발전의 완전한 종료 ▶원자력 발전의 급감 ▶전기화에 따른 전력 수요의 반등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 등이 꼽혔다. 전기 수요가 늘어난 것은 신규 전기차와 히트펌프 보급확대 보급, 데이터 센터 확충 등이 지목됐다. 이처럼 가스 발전이 늘어나면서 영국 전력의 탄소 집약도는 오히려 전년 대비 2% 상승한 126gCO2/kWh를 기록했다. 2024년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124g)에서 소폭 후퇴했다. ◇독일: 산업 경쟁력 보호와 전력망 확충의 과제 독일은 원자력 발전을 완전히 폐쇄(Atomausstieg)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80%로 끌어올리려는 야심 찬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59%에 달했으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기요금을 기록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에너지 집약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 상한제 도입을 검토해 왔다. 로베르트 하베크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지난 2023년 5월 재생에너지 용량이 충분히 확보되어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산업계를 보호할 '교량(bridge)' 역할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에너지원별 발전량(2024년 잠정치)을 보면 풍력이 140.9TWh로 가장 많고, 태양광 74.0TWh, 바이오매스 43.4TWh, 수력 21.1TWh 순이다. 또한 독일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가스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실용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때를 대비한 백업 전원으로서, 향후 청정 수소로 전환 가능한 구조를 갖추도록 설계됐다. 독일의 사례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반드시 전력망 확충 및 유연한 백업 전원 확보와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웃 스위스는 폴리제로(POLIZERO) 프로젝트를 통해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최적의 경로를 탐색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폴 쉐러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는 점진적인 원전 폐쇄에 따라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35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을 현재의 3배로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주택과 교통 부문의 대대적인 전기화가 필요하고, 특히 지능형 제어가 가능한 히트펌프와 전기차를 전력망의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연구소의 견해다. ◇EU: 에너지 안보와 기후 목표의 일치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을 완전히 끊기 위한 '리파워(REPower) EU'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수입선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2023년 9월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기존 32%에서 42.5%(법적 구속력이 있는 목표. 추가적인 지향적 목표는 45%)로 높이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Ember)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EU 전체 전력 생산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47.4%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태양광 발전 비중(11.1%)이 처음으로 석탄(9.8%)을 앞질렀고, 원자력(23.7%)을 포함한 무탄소 전력 비중은 71.1%에 달했다. 코넬 대학교의 아푸르브 랄 교수 등이 지난해 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광의 대대적인 확장과 그린 수소의 도입은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략이다. 특히 전기를 직접 쓰기 어려운 중공업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가 천연가스를 대체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녹색 전환(GX)과 원자력의 재조명 일본은 2023년 'GX(Green Transformation, 녹색전환) 추진법'을 제정해 향후 10년간 민관 합동으로 150조 엔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신슈(信州)대학교의 코바야시 히로시 교수는 지난해 논문(미국 오리건대학 논문집)을 통해 일본이 화석 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장 지향적 탄소 가격제(growth-oriented carbon pricing)'를 도입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가능한 한 저감'하려 했던 원자력 발전에 대한 기조를 바꿔,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를 위해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운전 기간을 연장하면서 차세대 원자로를 신설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40년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40~50%로 높이면서도 원자력을 주요 기저 전원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은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시 발생하는 지역 주민과의 갈등(경관 훼손, 소음 등)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의 공생'을 법적 요건으로 강화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과 소송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재생에너지 특별조치법'을 개정, 주민 설명회 개최를 의무화했다. 주민 설명회를 열지 않거나 소통 노력이 부족할 경우 사업 인증 자체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사업자가 인증받은 계획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 감독 체계도 강화했다. ◇미국: 정치적 변동성과 '기후 연방주의'를 통한 대응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연방 정부의 집권 세력에 따라 급격한 정책 변화를 겪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러한 가변성 속에서 주(State) 정부 주도의 기후 행동과 기술적 혁신이 어떻게 에너지 전환을 지탱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기후 변화에 민감한 23개 주와 워싱턴 D.C.가 연방 정부의 포괄적인 정책 부재 상황에서도 독자적인 넷제로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서부 지역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대규모 송전망 확충이 필수적이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 국립연구소(PNNL)가 2024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이거나 허가 단계에 있는 12개의 고전압 송전 프로젝트가 2030년까지 완공될 경우 서부 16개 주 전역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73%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력망의 안정성을 위해 장기 에너지 저장 장치(LDES)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해결하기 위해 10~100시간 동안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LDES는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다. 캘리포니아와 같은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급감하는 저녁 시간대의 전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30GW 규모의 용량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PNNL은 분석했다. 로듐 그룹(Rhodium Group)이 최근 발표한 '2025년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 예비 추정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추운 겨울로 인한 건물 부문 난방 수요 증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석탄 발전의 일시적 회귀(13% 증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원 빅 뷰티풀 빌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액 공제 혜택이 2027년 이후 중단될 우려가 커지면서, 청정에너지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미국의 태양광 발전은 34% 증가해 역대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고, 무탄소 전원의 비중은 42%까지 상승했다. ◇한국 에너지 믹스에 주는 시사점: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조화 이상의 국가별 사례를 종합할 때,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공존이다. 원자력은 저탄소 기저 전원으로서 경제성이 뛰어나지만 출력 조절이 어려운 경직성을 가진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처럼 원전을 기저 전력으로 활용하되, 영국과 스위스가 강조하듯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양수 발전, 그리고 전력 수요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수요 반응(DR)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에너지 안보를 위한 기술 주권 확보다. 에스토니아 등 유럽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부품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에너지 안보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재생에너지 설비의 핵심 부품과 배터리 소재 등에 대한 국내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고 기술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수용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다. 에너지 전환은 필연적으로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유발한다. 정책 초기 단계부터 지역 주민과의 공생 방안을 마련하고, 에너지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섬세한 지원책이 병행되어야만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각국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법적 토대를 공고히 하고(영국) ▶산업 경쟁력을 배려하며(독일) ▶지역 간 전력망과 저장 시설을 확충하고(미국/유럽)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전략적으로 배분하는(일본/스위스) 등 입체적인 에너지 믹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세계기상기구 “작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중 하나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가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WMO는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44(±0.13)℃(도) 상승해 관측 이래 역대 2~3위 수준에 해당했다고 잠정 밝혔다. 이는 국제적으로 활용되는 8개 기온 데이터세트 중 2개가 역대 2위, 나머지 6개가 3위를 기록한 결과다. WMO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11년이 모두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1개의 해로 기록됐다. 최근 3년 평균(2023~2025년) 전 지구 평균기온도 산업화 이전 대비 1.48(±0.13)도 높다. 사실상 파리협정으로 정한 1.5도 한계선에 근접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23년 1.45도, 2024년 1.55도, 2025년 1.44도 상승해 최근 3년이 역대 1~3위를 차지했다. 바다의 온난화 현상도 멈추지 않고 있다. WMO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 수온은 기후시스템 내 장기간 열 축적을 반영해 기록상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수심 2000m 이내 전 지구 해양 열용량은 2024년 대비 약 23±8 제타줄(ZJ)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2024년 전 세계 총 전력 생산량의 약 20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역별로는 전 지구 해양의 약 33%가 1958~2025년 관측 기록 중 상위 3위 이내, 약 57%는 상위 5위 이내를 기록해 해양 온난화가 전 지구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전 지구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981~2010년 평균보다 0.49도 높아 역대 3위였으며, 2024년보다는 0.12±0.03도 낮았다.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지난해는 라니냐 현상이 지속됐지만 대기 중 온실가스 축적으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기록상 가장 따뜻한해 중 하나였다"며 “높은 지표 및 해양 온도는 폭염, 집중호우, 강력한 열대저기압과 같은 극한 기상 현상을 더욱 악화시켜 조기 경보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13.7도로 지난 2024년에 이어 관측 이래(1973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7.7도로 최근 10년(2016~2025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역대 최고치는 2024년의 18.6도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엘니뇨가 인류 수명을 두고두고 갉아먹는다

엘니뇨는 흔히 폭우와 가뭄, 폭염을 동반하는 일시적 기상이변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는 이 통념을 뒤집는다. 엘니뇨는 단발성 재난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인류의 기대수명을 조금씩, 그러나 지속적으로 갉아먹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과 홍콩 시립대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지난 60여 년간의 엘니뇨 사건과 환태평양 국가들의 사망 통계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엘니뇨가 사망률 개선 속도를 체계적으로 둔화시킨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는 현재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 수준을 반영한 시나리오(SSP2-4.5)를 적용했을 때, 2020~2099년 사이 엘니뇨로 인한 누적 기대수명 손실의 중앙값이 2.8년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금전 가치로 환산하면 약 35조 달러(5경1600조 원)에 이른다. 이는 해당 국가들이 21세기 동안 생산할 총 경제 규모의 약 1%에 해당하고, 코로나19 이전 미국 연간 의료비 지출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엘니뇨(El Niño)는 열대 태평양의 중앙 및 동쪽 해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세계적으로 홍수, 극심한 폭염, 대기 오염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난다. 엘니뇨는 전염병, 설사병,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을 유발해 사망률을 높인다. 특히 의료 기술 발달로 수명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거슬러 결과적으로 인류의 기대수명을 단축시키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엘니뇨의 충격 최대 10~16년 지속 연구의 핵심 발견은 엘니뇨의 영향이 발생 연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폭염과 대기오염 악화, 감염병 확산, 의료체계 부담 증가 등이 겹치면서 사망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문제는 이 충격이 이후 수년간 사망률 개선 추세 자체를 낮춰버린다는 데 있다. 예컨대, 의료기술 발전과 생활환경 개선으로 매년 기대수명이 0.2년씩 늘어날 수 있었던 사회에서 엘니뇨가 발생하면 그 이후에는 그 기대수명 증가 폭이 0.1년 또는 그 이하로 줄어든다. 이 '작은 차이'가 해마다 누적되면서 몇 년 뒤에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기대수명 격차로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하는 핵심 개념이 바로 '누적 기대수명 손실(cumulative life expectancy loss)'이다. 이는 특정 시점의 기대수명이 몇 개월 줄었는지를 말하는 지표가 아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엘니뇨가 없었다면 이어졌을 기대수명 증가 경로와 실제로 관측된 기대수명 경로 사이의 차이를 시간에 따라 모두 합산한 값이다. 이는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속도가 줄어든 경우에 비유할 수 있다. 한번 속도가 줄면 이후 다시 가속하더라도, 이미 늦어진 거리만큼은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다. 엘니뇨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사회 전체의 '수명 증가 속도'를 늦추고, 그 결과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손실을 남긴다. 마찬가지로 논문에서 제시한 '2100년까지 2.8년의 누적 기대수명 손실'이란 2100년에 갑자기 수명이 2.8년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2020년대부터 반복되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매년 조금씩 사라진 기대수명의 총합이 2.8년에 이른다는 의미다. ◇한국인도 기대 수명 손실 나타나 연구진은 신뢰할 수 있는 사망 통계를 가진 환태평양 10개 국가·지역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는 한국과 미국·일본·캐나다·호주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엘니뇨가 기대수명에 미친 순수 영향을 분리하기 위해 1982~83년이나 1997~98년처럼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했던 해의 엘니뇨 강도(E-index) 값을 0으로 설정하고, 해당 기상 이변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했다. 연구팀은 이런 방법에 따라 1960~2022년까지 10개국의 데이터를 적용해 엘니뇨 강도가 '사망률 개선 속도'를 얼마나 둔화시키는지를 나타내는 회귀 계수를 산출했다. 미국의 경우 1982~83년 엘니뇨로 인해 0.6년 이상, 1997~98년 엘니뇨로 인해서는 0.4년 정도의 기대수명 누적 손실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에서 한국도 엘니뇨의 영향을 받는 국가로 제시됐다. 국가별 분석 결과를 보면, 1982~83년과 1997~98년 두 차례 초강력 엘니뇨 모두에서 한국은 기대수명 누적 손실이 '음(-)'의 방향으로 나타났다. 다만, 추정치를 사용한 탓에 연구팀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한국은 엘니뇨의 직접 경로에 있지 않음에도, 여름 폭염의 강도 증가나 계절 강수 패턴 변화, 대기질 악화와 열 스트레스 증가 등의 간접 효과를 통해 장기적인 건강 부담을 축적해왔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사회이기 때문에, 사망률 개선 속도가 조금만 흔들려도 기대수명 전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연구진이 1982~83년 엘니뇨가 1997~98년보다 더 큰 기대수명 손실을 남겼다고 분석한 것도,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1980년대 사망률 개선 속도가 1990년대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빠르게 나아가던 경로일수록, 작은 충격에도 잃는 것이 커진다. ◇젊은 층은 '건강', 중장년층은 '경제' 타격 연령대별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엘니뇨로 인한 사망률 개선 둔화는 30세 미만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폭염과 대기오염, 감염병에 더 많이 노출되고, 대응 자원이 부족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반면, 경제적 손실의 대부분은 30~59세 중장년층에서 발생한다. 이 연령대는 사회 전체 생산의 중심이며, 통계적으로 '한 명의 사망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Value of Statistical Life)'가 가장 크다. 엘니뇨로 인한 건강 악화와 조기 사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구조적 손실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엘니뇨가 일시적인 기상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엘니뇨는 인류의 기대수명 증가 경로 자체를 잠식하는 장기적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조기경보 체계, 폭염 대응 의료 시스템, 취약계층 보호 정책을 기후 적응 전략과 결합하지 않는다면 엘니뇨는 인류의 수명을 단축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한국처럼 고령화가 빠르고, 폭염과 대기오염에 취약한 사회일수록 엘니뇨 대응은 기후 정책의 부차적 영역이 아니라 보건·복지·경제 정책의 핵심 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김성환 장관 “신규댐 과학적 근거 미흡, 디지털 트윈 활용해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신규 댐 건설 검토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더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물관리 IT 기술인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후부 환경 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검토 중인 7개 신규 댐의 과학적 근거가 미흡하다고 보고 근거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2024년 7월 기후부 전신인 환경부는 총 14개의 신규 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 중 7개 댐 건설을 중단하기로 했고, 나머지 댐은 검토 후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기후부에서 검토 중인 댐은 △경기 연천 아미천댐 △충남 지천댐 △경북 김천 감천댐 △경남 의령 가례천댐 △경남 거제 고현천댐 △울산 울주 회야강댐 △전남 강진 병영천댐이다. 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기후대응댐이라고 해서 14개 댐을 지으라고 했고 그 중에 10개 댐을 직접가봤다"며 “필요 없는 댐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했다는 이유로 수자원공사에서 모든 댐이 다 필요한 것처럼 보고하는 게 맞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가 실제 주변 지역 홍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대충해서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반대하는 사람의 주장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해당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과학적 조사로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어 좀 더 명확히 해야 한텐데 지금까지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는 과학적이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예컨대 지천댐이 필요한지 아닌지 기본적으로 디지털 트윈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것 아닌가"하고 물었다. 디지털 트윈이란 물 관리 시설을 3차원 가상공간에 복제하고 실제 데이터를 반영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함으로써 홍수 예측, 재해 대응, 효율적인 운영 등 물관리 의사결정을 돕는 시스템을 말한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김 장관 질의에 “과학적인 것을 더 면밀하게 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며 “디지털 트윈 등을 통해 주민들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디지털트윈은 홍수 피해를 막는 치수에 집중해있고 가정이나 공장에 용수를 공급하는 이수에는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즉 홍수와 같은 재난 외 상황에서 각 세부 지역마다 유량이 시시각각 어떻게 변하는지의 데이터는 부족해 이를 시뮬레이션으로 표현하기는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영기 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물이 제일 적을 때와 많을 때의 비율차이가 400배가 넘는 나라"라며 “디지털트윈은 모델링이기 때문에 인풋데이터가 얼마나 오랜 기간 들어가고 그것이 어떻게 해석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원이 만들어진 지 8년정도 됐는데 현재 데이터를 쌓고 있는 단계"라며 “유량 자료의 전체적인 평균은 있지만 지역마다 유량이 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업무보고] 수공, 재생에너지 2030년까지 10GW로 확대…양수발전도 개발

한국수자원공사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현재 1.5기가와트(GW)에서 10GW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수발전도 기존 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1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환경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을 밝혔다. 현재 국내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유한 수자원공사가 수력발전 외에도 태양광과 조력발전을 확대해 재생에너지 1위 공기업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사장은 “현재1.5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2030년까지 10기가와트 규모로 신속히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주변 주민의 수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주민 이익 공유형 사업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태양광은 전력 개통이 확보된 지역과 임하댐처럼 대수력발전과 교차 송전이 가능한 지역은 즉시 추진하고 설치면적 확대와 신기술 적용 등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육상태양광은 도로 및 취·정수장 등 유휴부지별로 기준을 마련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임하댐에서 수상태양광 발전이 많은 낮에는 대수력발전을 멈추고 태양광이 멈추는 밤에는 대수력발전을 가동해 전력망 사용을 최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 총 보급목표는 6.5GW로 잡았다. 0.2GW 규모로 추진 중인 새만금 조력발전에 대해서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기본구상 용역을 오는 3월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수열에너지에 대해서는 “대형건물과 데이터센터 등과 연계해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알렸다. 수자원공사는 기존 댐을 활용해 양수발전을 2030년까지 0.1GW 보급한다. 현재 국내 양수발전은 총 4.7GW로 한수원이 전부 운영하고 있으나 수자원공사도 댐 운영 공기업으로서 양수발전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사장은 “양수발전은 중부발전과 공동으로 추진 중에 있다"며 “기존 영주댐과 임하댐 등 후보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조속히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양수발전은 잉여 전력을 활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린 뒤, 상부댐의 물을 다시 하부댐으로 흘려보내며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 등으로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밤에 전력을 생산해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역할을 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15일 전국 곳곳 눈·비…기온 평년보다 높아

오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눈과 비가 내리겠다. 기온은 이번주 동안에는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다. 14일 기상청 예보브리핑에 따르면 15일 새벽부터 중부와 경북,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비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내륙·산지에 5~10㎜, 그 밖의 전국은 5㎜ 안팎으로 예보됐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 1~5㎝, 강원 내륙과 경북 북동 산지에는 1㎝ 안팎이다. 지표 부근 기온이 낮아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출근길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주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겠다. 15일 전국의 최저기온은 -3℃(도)에서 10도, 최고기온은 5도에서 17도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15일부터 18일까지 각각 8도, 5도, 6도, 7도로 낮 동안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겠다. 다만 기온은 다음주부터 급격히 하락할 전망이다. 오는 20일 서울 지역의 최저기온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며 강추위가 다음주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미국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갑작스러운 한파 탓으로 수년간의 감소세를 보이던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의 독립 정책 연구기관인 로듐 그룹(Rhodium Group)은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2025년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 잠정 추정치' 보고서를 통해 2025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4년 대비 약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년 이상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급속도로 확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산업과 암호화폐의 에너지 사용 증가 등 전력 부문 관련 배출량 증가(2025년 약 3.8% 상승)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예년보다 추운 겨울철로 인해 건물 난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4년 대비 배출량이 6.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듐 보고서는 “과거 및 예측된 부문별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볼 때, 전력 사용량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상업용 건물이며, 데이터센터, 암호화폐 채굴 시설 및 기타 대용량 전력 사용자들로 인해 전력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2025년에 운송 부문이 다른 어떤 부문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많았지만, 배출량 증가폭은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도로에 하이브리드 및 전기 자동차가 더 많이 운행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와 AI 데이터 센터 확대 추진은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거의 확실히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력에너지 믹스에서 석탄 발전의 비중이 4년 만에 다시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로듐 분석가들은 당시 미국의 정책 환경 하에서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38~56%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제 그 예측치를 2035년까지 26~35% 줄이는 것으로 하향 조정했다. 로듐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장기 전망이 급격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2020년 여름 美 플로리다를 덮친 기름오염 덩어리 미스터리 풀렸다

지난 2020년 여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해변에서 이상한 물건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유리병과 플라스틱 병, 고무 덩어리 등이었다. 표면에는 검고 끈적한 기름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지역 환경단체는 이를 '타르-쓰레기(tar-trash)'라 부르며 사진을 공개했다. 쓰레기에 기름 덩어리(타르볼)이 엉켜있다는 의미다. 타르볼(tar ball)은 바다에 유출된 석유가 파도·햇빛을 맞고 증발·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덩어리 형태로 굳은 잔해를 말한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플로리다 인근에서는 어떤 대형 기름 유출 사고도 보고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기름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그리고 왜 하필 플라스틱과 함께였을까. 학계에서도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나섰다. 노스이스턴 대학 및 우즈홀 해양연구소(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를 포함한 20여 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뭉쳤다. 이들은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단서 1: 현지에 없는 기름 처음에는 멕시코만의 오래된 해저 자연 유출 가능성이 의심됐다. 멕시코만에서는 해저 단층을 따라 수천~수만 년 동안 원유가 소량씩 지속적으로 유출된다. 2010년 발생했던 딥워터 호라이즌(Deepwater Horizon) 시추선 폭발 사고 같은 규모가 큰 인위적 사고도 있었다. 당시 490만 배럴의 원유가 유출됐다. 하지만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기름의 상태가 이상했다. 풍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성분은 놀랄 만큼 잘 보존돼 있었다. 무엇보다 기름이 플라스틱 표면에 얇게 코팅된 채 붙어 있다는 점이 기존의 기름 오염 사례와 달랐다. 연구팀은 이 기름이 가까운 곳에서 새어 나온 것이 아니라, 먼 거리에서 이동해 온 흔적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단서 2: 기름의 '지문'을 읽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정밀 화학 분석이었다. 연구팀은 플로리다 해변에서 수거한 타르-쓰레기의 기름 찌꺼기를 대상으로 이차원 가스크로마토그래피(GC×GC)와 초고해상도 질량분석(FT-ICR MS)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원유 속 극미량의 생물지표 물질—호판, 스테란, 황 화합물—의 조성을 비교해 기름의 출처를 사실상 '지문(fingerprint)'처럼 특정할 수 있다. 호판(hopanes)과 스테란(steranes)은 원유 속에 남아 있는 고대 미생물의 흔적이다. 풍화에도 안정적인 물질이어서 이들 물질의 양과 비율로부터 원유의 기원과 형성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분석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기름의 화학적 조성이 2019년 브라질 북동부 해안을 따라 3000㎞ 이상을 오염시켰던 '브라질 미스터리 기름 유출 사고'의 잔여 기름과 거의 일치했다. 두 지점 사이의 거리는 약 8500㎞. 적도를 넘어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거리였다. 한편, 2019년 8월부터 12월까지 브라질 북동부 해안을 초토화한 기름 유출 사고는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였으나 그 정확한 발원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당시 브라질 당국은 원유 운반선이나 1944년 침몰한 독일 보급선 'SS 리오 그란데' 호에서 기름이 유출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단서 3: 어떻게 그런 항해가 가능했을까 일반적으로 바다에 유출된 기름은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에 증발·분산·침전되는 풍화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수백 ㎞ 이상 이동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이번 기름은 약 240일 동안, 하루 평균 30~40㎞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 비밀은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플라스틱은 물을 밀어내는 '소수성(hydrophobic)' 표면을 갖고 있어 기름이 쉽게 달라붙는다. 한 번 달라붙은 기름은 햇빛과 파도, 미생물에 의한 분해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된다. 다시 말해, 플라스틱은 기름에게 부유식 보호막이자 운송 수단 역할을 한 셈이다. 플라스틱과 기름이 결합한 타르-쓰레기는 해류라는 거대한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남적도 해류에서 시작해 북브라질 해류, 가이아나 해류와 카리브 해류를 거쳐 멕시코만의 루프 해류, 그리고 플로리다 해협까지 이어지는 경로다. 연구진은 여기에 기후변화로 강도가 커진 허리케인과 폭풍이 간헐적인 가속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강한 바람과 파도는 부유 쓰레기를 한 번에 수백 ㎞씩 이동시키며, 예상 경로를 벗어나게 만들기도 한다. ◇끝나지 않은 항해 이 사건을 통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더 이상 수동적인 오염원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름과 중금속, 유기오염물질을 함께 실어 나르는 이동형 복합 오염체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타르-쓰레기를 ▶플라스티타(Plastitar, 플라스틱(Plastic)과 타르(Tar)의 합성어) ▶페트로플라스틱(Petroplastic, 석유(Petroleum)와 플라스틱의 합성어) ▶플라스토-타르볼(Plasto-tarball, 플라스틱과 타르볼(Tarball)의 합성어) 등으로 부르지만 본질은 같다. 하나의 오염이 다른 오염을 증폭시키는 구조다. 눈에 보이는 기름띠가 사라진 뒤에도, 오염은 조용히 이동한다. 플로리다에 도착한 것은 오염의 일부에 불과하다. 더 작은 플라스틱 조각, 더 많은 타르-쓰레기는 지금도 대서양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것은 해저로 가라앉고, 어떤 것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생물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8500㎞를 건너온 이 기름의 항해는 플라스틱 오염, 해류 시스템, 기후변화가 결합될 때 무엇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더욱이 분명한 사실은 그 오염의 항해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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