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계속 오르면…말라리아 모기 줄고 일본뇌염 모기는 늘어나”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면 말라리아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한반도에서는 오히려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신 일본뇌염과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등을 매개하는 모기는 빠르게 북상하면서 모기가 옮기는 감염병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됐다. 류지훈 경북대 생명과학부 BK21 FOUR 창의바이오연구단 연구원(농림축산검역본부 소속)과 최광식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논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대한민국 18종 모기의 미래 분포'를 국제학술지 '기생충과 매개체 (Parasites & Vector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의학적으로 중요한 모기 18종에 대해 모두 1969개의 출현 기록을 수집한 뒤, 종분포모델(MaxEnt)을 이용해 2030년대, 2050년대, 2070년대의 서식지 변화를 예측했다. 특히 기후뿐 아니라 지형, 토지피복까지 함께 고려해 미래의 모기 분포를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기온보다 중요한 것은 '물과 지형'이었다 분석 결과는 기존의 상식을 뒤집었다. 모기의 분포를 가장 크게 결정하는 것은 기온이나 강수량보다 지형습윤지수(TWI)였다. TWI는 빗물이 얼마나 잘 모이고 오래 머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여기에 고도와 토지피복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결국 모기가 살기 위해서는 단순히 따뜻한 날씨보다 물이 고이기 쉬운 지형, 논과 습지, 숲과 도시 녹지 같은 실제 서식 환경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결과는 말라리아 매개 모기의 미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삼일열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주요 모기는 중국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nsis), 벨렌라에얼룩날개모기(Anopheles belenrae), 클라이니얼룩날개모기(Anopheles kleini), 레스테리얼룩날개모기(Anopheles lesteri), 풀루스얼룩날개모기(Anopheles pullus) 등 얼룩날개모기류(Anopheles hyrcanus group)이다. ◇국내 말라리아 모기,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 연구진은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이들 얼룩날개모기류 5종을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종으로 평가했다. 고탄소 배출 시나리오(SSP5-8.5)에서는 2070년대 An. pullus와 An. belenrae의 적합 서식지가 사실상 100%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말라리아 매개종인 An. sinensis 역시 적합 서식지가 약 8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다. 기온이 올라가면 모기가 더 많아질 것 같지만, 이들 모기는 오히려 더위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얼룩날개모기류는 북위 37도 이상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북부 선호형' 모기로, 현재 기후에서도 생리적으로 가장 적합한 온도 범위에 가까운 환경에서 살아간다. 앞으로 기온이 4~5℃ 정도 더 오르면 생존과 번식에 적합한 온도 범위를 벗어나면서 서식지가 급격히 축소될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는 국내 말라리아의 특성과도 연결된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말라리아는 대부분 삼일열 말라리아(원충 학명은 Plasmodium vivax)다. 흔히 아프리카에서 치명적인 사망을 일으키는 열대열 말라리아(원충은 Plasmodium falciparum)와는 전혀 다른 질병이다. 병원체가 다를 뿐 아니라 이를 옮기는 모기 역시 다르다. ◇휴전선 말라리아는 '열대 말라리아'가 아니다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류가 매개하지만, 열대 말라리아는 주로 아프리카의 감비아얼룩날개모기(Anopheles gambiae)와 같은 다른 얼룩날개모기가 전파한다. 따라서 국내 말라리아 매개 모기가 감소한다고 해서 열대 말라리아 모기가 그 자리를 자동으로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1993년 이후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휴전선(DMZ) 인근에 집중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 얼룩날개모기는 원래 서늘한 북부 지방을 선호하는 생태적 특성을 지녔다. 여기에 군사적 특성 때문에 DMZ 일대는 광범위한 방역이 쉽지 않았고, 북한과 생태계가 사실상 연결돼 있어 모기 개체군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삼일열 말라리아도 휴전선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독특한 양상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열대 말라리아가 국내에 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국내 토착 말라리아 매개 모기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을 뿐, 감비아얼룩날개모기와 같은 열대 말라리아 매개종이 한반도에 정착할 것으로 예측하지 않았다. 새로운 모기가 정착하려면 기온뿐 아니라 월동 능력, 번식 환경, 먹이, 생태계 경쟁, 해외 유입 등 여러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뇌염·뎅기열 모기는 오히려 북상한다 반대로 크게 늘어나는 모기도 있다. 일본뇌염의 주요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는 현재 한반도 적합 서식지가 국토의 약 15% 수준이지만, 2070년대에는 약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증가율로는 236.5%에 달한다. 논을 주요 번식지로 하는 이 모기는 기온 상승과 함께 북쪽 지역까지 서식지를 넓힐 가능성이 크다.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치쿤구니야열 등을 옮기는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도 적합 서식지가 약 183%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북상 현상이 남한에만 그치지 않고 북한 지역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 시대에는 기온만으로 감염병 위험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기후와 함께 지형, 토지 이용, 습지 분포 등을 함께 고려한 적응형 감시체계와 방역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한반도의 감염병 지도를 근본적으로 다시 그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6월 내내 비 온다” 날씨 가짜뉴스 유포했다간…최대 100만 원 과태료

기상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는 허위 기상정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 '6월 내내 비가 온다'와 같이 출처가 불분명한 기상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국민 혼란과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앞으로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허위·과장 기상정보에 대한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하고, 위반 사례가 확인될 경우 시정 요구와 함께 행정조치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현행 '기상법' 제17조는 국방 목적이나 기상예보업으로 등록한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예보 및 특보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검증되지 않은 기상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통돼 국민에게 혼란을 주거나 피해를 유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다. 이를 위반하면 '기상법'에 따른 과태료와 '기상산업진흥법'에 따른 벌칙이 부과될 수 있다. 기상법 시행령에 따르면 과태료는 최대 100만원이다. 기상청은 최근 AI 기술 발달과 SNS 확산으로 자극적인 허위 기상정보가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조회 수를 늘리거나 상업적 이익을 위해 이를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위반 사례가 확인되면 우선 해당 게시자에게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위반 행위가 즉시 시정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를 엄정하게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상청은 제도 운영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법률·미디어·기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예보·예보업 판단 심의회'도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행정조치 절차와 판단 기준을 담은 '예보·예보업 판단 및 행정조치 처리 지침'을 이달 중 제정·시행할 계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피해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허위·과장 기상 콘텐츠에 대한 위반사항 홍보와 행정조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제주·남부지방, 30일 밤 장마 시작…다음 주 전국 확대 전망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고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제주도와 남부지방이 지난달 30일 밤부터 올해 장마에 접어들었다. 이번 장마는 평년보다 다소 늦게 시작됐지만, 초반부터 제주도와 전남 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를 뿌리며 곧장 '우기'로 접어드는 상황이다. ◇제주·남해안 중심으로 강한 비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늦은 밤부터 시작된 비로 1일 오전 현재 제주도와 일부 전남 해안에는 호우특보가 발효 중이다. 제주도 산지에는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렸고, 한라산 진달래밭의 누적 강수량은 155.5㎜를 기록했다. 전남 신안 가거도와 진도 서거차도 등에도 70~90㎜ 이상의 비가 내리는 등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강수량이 관측됐다. 1일 낮에는 충청권 남부에서, 저녁에는 전라권과 경북권 남부, 경남권에서, 밤에는 제주도에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대전·세종·충남남부·충북남부 5㎜ 미만 △ 전남 남부: 20~60mm(많은 곳: 전남 남부서해안, 남해안 80㎜ 이상) △광주전남북부 5~40㎜ △전북 남부 5~20㎜ △전북 북부 5㎜ 안팎 △부산.경남 남해안 20~60㎜ △울산·경남내륙 5~30㎜ △대구·경북남부 5~10㎜ △제주도 30~80㎜(많은 곳 산지 120㎜ 이상) △제주도 북부 20~60㎜ 등이다. 이번 장맛비를 뿌린 정체전선(장마전선)은 2일 오후부터 약화됐다가 3일 이후 다시 활성화될 전망이다. 3일에는 제주도와 전남권에 다시 비가 시작되고, 4일부터는 충청권과 남부지방으로 강수 구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이어 다음 주 초에는 정체전선이 더욱 북상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장마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과 기압골의 위치,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비가 내리는 지역과 강수량은 달라질 수 있어 최신 기상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남부와 제주에 장맛비가 내리는 동안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체감온도가 33℃ 안팎까지 오르겠다. 낮 동안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수도권 북부와 강원 중북부내륙 등에서는 곳에 따라 강한 소나기가 내릴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천둥·번개와 우박을 동반할 가능성도 있다. ◇장마가 늦어진 이유는 평년을 기준으로 하면, 제주도는 6월 19일, 남부지방은 6월 23일, 중부지방은 6월 25일에 장마가 시작된다. 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늦어진 것은 장마전선을 형성하는 대기 흐름이 예년보다 늦게 갖춰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장마는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가 맞부딪치면서 형성되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확장하고, 상층에서는 티베트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정체전선이 한반도 부근까지 올라온다. 하지만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과 확장이 다소 늦어지면서 정체전선도 제주도 남쪽 해상에 머무는 기간이 길었다. 최근 들어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세력을 넓히면서 정체전선이 북상했고,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밤 제주도와 남부지방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와 상층 기압계의 변화에 따라 장마전선의 위치가 수시로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상청은 장마철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될 수 있는 만큼 하천과 계곡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지대 침수와 하수도 역류, 산사태, 축대 붕괴 등에 대비해 시설물을 사전에 점검하고, 하천과 계곡 주변 출입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빗길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노면이 미끄러워지는 만큼 교통안전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서남권 반도체 산단에 ‘용수 65만톤‘ 공급…동복댐 증고·여유수량 활용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서남권 국가첨단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루 65만톤 규모의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동복댐 저수량을 늘리고, 기존 댐의 여유 수량 활용, 발전용수 전환 등을 통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후부는 30일 서남권 반도체 산단에 하루 65만톤의 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를 충당하기 위한 용수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전남 화순에 위치한 동복댐 활용이다. 기후부는 현재 동복댐의 여유 수량 8만8000톤 가운데 하루 5만톤을 우선 활용하고, 향후 댐 증고 사업을 통해 하루 25만톤을 추가 확보해 총 30만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동복댐은 현재 광주 지역에 하루 평균 27만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주요 식수원이다. 주암댐과 장흥댐의 여유 수량도 산업용수로 활용한다. 주암댐은 생·공용수 계획 물량 가운데 실제 사용되지 않는 7만톤 중 5만톤을, 장흥댐은 여유 수량 11만9000톤 가운데 10만톤을 공급해 두 댐에서 총 15만톤을 확보한다. 보성강댐에서는 현재 발전용수로 사용 중인 물 가운데 하루 10만톤을 공업용수로 전환한다. 보성강댐은 주암댐 상류에 위치해 있지만 발전을 위해 득량만 수계로 물을 보내고 있어 용도 전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나주댐은 기존 농업용수를 영산강 용수로 대체 공급하는 방식으로 절감되는 하루 21만톤을 산업용수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 가운데 10만톤을 반도체 산단에 공급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이 같은 공급 체계를 통해 동복댐 30만톤, 주암·장흥댐 15만톤, 보성강댐 10만톤, 나주댐 10만톤 등 총 하루 65만톤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광주 제1하수처리장의 하수 재이용수도 활용 대상에 포함됐다. 역삼투막 처리 등을 거쳐 하루 최대 30만톤의 일반 공업용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후부는 보고 있다. 다만 이번 반도체 산단의 직접 공급 물량에는 포함하지 않고 향후 추가 수요나 용수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는 보조 수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용수 공급 방식과 공급 시기 등 세부 사항은 반도체 기업과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장성 신장성 변전소 건설 현장과 동복댐을 차례로 방문해 서남권 반도체 산단의 전력·용수 공급 체계를 점검하기도 했다. 신장성 변전소는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서남권의 풍부한 발전력을 산업단지와 수요 지역으로 공급하는 핵심 인프라다. 정부는 한전 송전망과 반도체 공장을 연결하는 공급선로도 적기에 구축해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김성환 장관은 “서남권 반도체 산단은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핵심 과제"라며 “전력과 용수가 적기 공급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지방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인허가를 신속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내일날씨] 낮 최고 33도 무더위…내륙엔 소나기 주의

다음달 1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크게 오르며 더위가 이어지겠다. 오후에 내륙 지역은 소나기에 주의해야겠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7월 1일 전국 최저기온은 16~22℃(도), 최고기온은 23~33도로 예보됐다. 특히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곳이 많아 무더운 날씨를 보이겠다. 비는 제주도에서 새벽까지 이어진 뒤, 남해안은 새벽부터, 부산은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해 대부분 지역에서 밤에 그치겠다. 다만 제주도는 비가 2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부터 밤 사이에는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5~40㎜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전남 남해안과 부산·경남 남해안이 5~30㎜다. 제주도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 새벽까지 북부를 제외한 지역에 50~100㎜, 많은 곳은 120㎜ 이상, 산지는 18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제주도 북부의 예상 강수량은 30~80㎜다. 연합뉴스

AI 데이터센터 18GW 시대… ‘재생에너지’로 돌릴 수 있을까?

정부는 지난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2029년 8.4GW(기가와트), 2035년까지 18.4GW 규모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녹색전환연구소는 “정부는 전력·용수·부지·규제완화를 모두 선제적으로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어떻게 확보할지, 막대한 냉각수 소비를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원칙은 없다"고 비판했다. 연구소 측은 “낙관적인 전력배출계수를 적용해도 2029년 8.4GW 데이터센터가 가동될 경우 2035년까지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은 무려 8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유럽연합(EU)은 전력·물 사용 공개를 의무화했고, 독일은 재생에너지 100% 충당 조항을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녹색전환연구소 등은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 △전력·물 효율 규제 △엄격한 인허가 및 공적 관리 체계 도입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최근 발표된 한 학술 논문은 “대한민국의 AI 산업 육성과 관련해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대책은 지금보다 훨씬 정교해져야 한다"는 충고를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유선빈 교수와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최성진 교수(교신저자), 일본 규슈대학교 김도형 교수 연구팀은 최근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재생 및 지속가능 에너지 리뷰(Renewable and Sustainable Energy Reviews)'에 게재된 논문에서 AI와 전력, 재생에너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논문 제목은 '재생에너지가 인공지능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가? 체계적 문헌고찰(Can Renewable Energy Meet the Surging Power Demand of Artificial Intelligence? A Systematic Review)'으로, 2019~2025년 발표된 88편의 국제 학술논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AI 산업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AIDC 확대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현재의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맞는 방향" 논문은 정부가 AIDC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방향 자체는 타당하다고 평가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약 945TWh(테라와트시, 9450억k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일본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다.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는 만큼 한국 역시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갖춘 한국은 AIDC 허브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많이 짓느냐가 아니라 그 막대한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이 가장 먼저 지적한 문제는 전력망이다. AI 서버는 2~3년 안에도 대규모 증설이 가능하지만 초고압 송전망 구축은 계획 수립부터 준공까지 통상 5~10년 이상이 걸린다. 즉 AI 산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전력망은 훨씬 느리게 확충된다. 29일 국민보고회 자료는 대규모 AIDC 건설 계획을 제시하지만, 논문은 향후 데이터센터보다 송전망이 먼저 병목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AI 산업 경쟁력이 결국 발전설비뿐 아니라 송전망과 계통 운영 능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100%"가 실제 탄소 감축은 아니다 논문은 기업들이 주장하는 '재생에너지 100%'도 실제 탄소 감축과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많은 기업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하거나 연간 단위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RE100을 달성한다. 그러나 낮에 생산된 태양광 전력을 구매했다고 하더라도 밤에는 화석연료 발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주장과 실제 전력 사용 사이에 발생하는 차이를 논문은 '추가성 격차(additionality gap)'라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거래하는 방식만으로는 실질적인 탄소 감축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논문은 앞으로 AIDC의 기준이 단순한 RE100을 넘어 '24시간 무탄소 전력(24/7 carbon-free energy)'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이 매시간 실제로 무탄소 전원에서 공급돼야 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태양광은 밤에 발전하지 않고, 풍력 역시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 여기에 장시간 에너지저장장치(LDES)는 아직 비용 부담이 크다. 따라서 연구진은 태양광과 풍력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장시간 저장장치와 함께 원전, 지열, 양수발전 등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확정적(firm) 무탄소 전원'을 함께 활용해야 24시간 무탄소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제도적 기반 마련은 긍정적 논문은 한국이 AIDC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정비를 시작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2024 AI 마스터플랜에서 AIDC를 새로운 전력 수요이자 미래 성장 산업으로 규정했다. 또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AIDC와 같은 대규모 전력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직접 PPA 제도가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언적인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을 촉진하는 '추가성(additionality)'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진은 제도 마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한국 특유의 전기요금 체계가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제약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은 한국전력의 규제 요금 체계 아래 운영되고 있어 미국이나 유럽처럼 전력시장 가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이처럼 가격 신호가 약하면 기업들은 비용이 더 드는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이나 자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유인이 크지 않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매시간 사용하는 전력을 무탄소 전원으로 맞추는 '24시간 탄소 없는 전력' 체계를 구축하려면 장기 계약과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상당한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전기요금 체계에서는 이러한 투자를 뒷받침할 경제적 동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결국 AIDC의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 확대와 실질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직접 PPA 제도의 확대와 함께 전기요금 체계 개선, 장기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정책 지원, 시간 단위 무탄소 전력 사용을 유도하는 시장 제도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형 해법 필요… 프로젝트 고정형 PPA 확대해야" 연구진은 한국 현실에 맞는 해결책도 제시했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프로젝트 고정형(project-anchored) PPA' 확대를 제안했다. 이는 기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 건설을 전제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실제 재생에너지 설비가 새로 늘어나기 때문에 추가성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AI 모델 학습과 같은 비실시간 작업을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로 옮기는 '탄소 인식형(carbon-aware) 스케줄링', 송전망 여유와 재생에너지 공급 능력을 함께 고려한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데이터센터의 시간대별 전력 사용량과 탄소배출량을 공개하는 제도 도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AIDC를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발전설비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력망 확충과 시장제도 개선, 장기 저장기술, 무탄소 기저전원, 그리고 국가별 여건에 맞는 정책이 함께 작동해야 지속가능한 AI 산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논문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경쟁은 곧 전력 경쟁이며, 앞으로 국가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전기를 생산하느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이고 탄소 없이 공급할 수 있는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재생에너지 단가 압박과 장기 가뭄 우려…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난제들 [기후에너지단상]

정부가 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전력과 용수 확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남 지역의 전력과 물이 부족해 반도체 산업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반면, 정부는 전력과 용수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정부 주장대로 발전설비를 확충하고 기존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하면 전력과 용수를 확보하는 것은 자체는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중요한 건 공급 가능 여부가 아니라 경제성에 달려 있다. 29일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서남권을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들의 신규 팹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에 메모리 반도체 팹 4기(삼성전자 2기·SK하이닉스 2기)를 구축하고 총 800조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는 국가가 책임지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력은 접속선로를 신속히 구축하고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활용하며, 용수는 통합용수공급사업과 임시 물량을 활용해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도수관로를 신속히 건설하고 다목적댐과 대체 수자원을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발표에서는 이러한 인프라를 어느 정도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제성 검증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는 호남권에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주로 공급할 발전원은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이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재생에너지를 보조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상 석탄발전은 폐쇄 수순이고 현재 호남 지역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없다. 문제는 이들 발전원이 모두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높다는 점이다. LNG 발전은 연료비 부담이 커 현재 전력도매가격(SMP)에 따라 정산받는 발전원이다. 현재 SMP 기준으로 kWh당 약 120원 수준에서 정산된다. 재생에너지는 더욱 비싸다. 태양광은 SMP에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포함하면 kWh당 평균 약 150원 수준, 해상풍력은 330원 수준에 거래된다. 게다가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달라져 이를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있어야 해 부담이 더욱 커진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전력을 소비하는 산업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한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다. 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는 데 드는 막대한 투자비와 송전망 확충 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제성 검증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용수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는 영산강·섬진강 권역 7개 댐에 약 15억톤의 물이 저장돼 있으며 하루 337만톤을 공급할 수 있고, 댐 수계 조정과 여유 용량 활용 등을 통해 하루 100만톤 이상의 산업용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계약만 돼 있고 사용되지 않는 물이나 하천수 여유 물량을 활용하면 일정 부분 공급 여력은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산업단지는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시설인 만큼 최악의 가뭄 상황까지 고려한 공급 능력이 확보돼야 한다. 실제 호남은 이미 심각한 가뭄을 경험한 지역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81일이 넘는 기상가뭄을 기록하며 관측 이래 가장 긴 가뭄을 겪었다. 가뭄으로 영산강·섬진강 권역 댐 저수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여수·광양 국가산업단지의 용수 공급 차질 우려가 현실화됐다. 당시 주암댐 저수율은 20%대까지 떨어졌고, 정부는 보성강댐 발전용수를 주암댐으로 보내는 등 긴급 대책을 시행해야 했다. 이에 2023년 4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의결한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에서는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하루 61만톤의 수자원을 단계적으로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하루 100만톤의 용수까지 추가 확보해야 한다면 수자원 인프라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기후대응댐 건설 사업은 효율성 등을 이유로 현재 재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전남 화순군 동복천댐, 순천시 옥천댐, 강진군 병영천댐 등 신규 댐 추진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장기적인 용수 확보 능력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이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새로운 반도체 거점을 육성하겠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의미가 있더라도 산업은 의지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업이 왜 호남에 투자해야 하는지, 막대한 송전망과 발전설비, 용수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도 충분한 경제성이 있는지에 대한 답이 제시돼야 한다. 전력과 용수는 어떻게든 확보할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의 비용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자연을 ‘자본’으로 보는 시대의 첫 신문〈자연자본시대〉 창간

국내 최초의 '자연자본' 전문 인터넷신문 〈자연자본시대〉(www.nctimes.co.kr)가 2026년 6월 29일 창간했다. 는 한국언론 지형에 경제와 기업이 의존하는 핵심자산인 '자연'을 '자본' 관점에서 보려는 첫 시도이다. 매체는 자연자본공시, 30×30(육상·해양 30% 보전), 자연기반해법(NbS) 등 급변하는 국제 제도와 정책을 깊이 있게 해설하고, 생물다양성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기업·시민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이 자연에 의존한다고 분석한 가운데, 자연을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떠받치는 자산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며 정확한 정보와 심층 분석, 현장 취재를 통해 자연자본 시대의 길잡이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홈페이지는 ▲자연자본제도 ▲기업과 자연자본 ▲생물다양성 현장 ▲네이처클럽 ▲생태쉼터 ▲오피니언 등 6개 섹션, 26개 세부 코너로 구성됐다. 제도와 기업 분석은 물론 생태관광, 야생사진, 책·영화, 생태교육, 영상 콘텐츠까지 폭넓게 다뤄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추구한다. 창간과 함께 '싹트는 자연자본 공시', '자연자본공시 누가 움직이나?', '쉽게 쓴 자연자본공시', '30×30 목표' 등 다양한 기획을 선보였으며, OCI 등 기업의 자연자본공시 사례 분석과 정부의 생물다양성 공약 이행 점검, 해외 정책 동향, 생물다양성 현장 취재를 집중 보도한다. 또한 자체 선정한 '2026 자연자본공시 대상'에는 SK증권, OCI홀딩스, 동아ST, HD건설기계를 선정했다. 〈자연자본시대〉는 자연과 경제를 잇는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전문 언론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E칼럼] 가슴이 너무 아프다. 그러나 강건너 남의 일이 아니다

6월이 끝나가는 무렵에 해외로부터 슬픈 소식이 들려왔다. 베네수엘라의 지진 소식이다. 진도 7.5가 넘는 이중 강진이 발생하여 1900년 이후 120년 만의 대 재난을 가져왔다. 불과 39초의 위력이 이럴 정도로 강할지는 상상 조차 못했다. 미국 지질 자원국은 막대한 인명 피해와 대규모 재산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며 사망자 수가 1만 명에서 10만 명에 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디 인명 피해가 작기만을 간절히 기도한다. 베네수엘라는 한 국가가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어찌 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본다. 세계 1위의 석유 매장량을 가지고 있지만 수출의 95% 이상을 석유가 차지하는 기형적 경제 구조였는데 차베스, 마두로 정권의 포플리즘은 막대한 석유 자금을 바탕으로 무상 의료, 무상 교육 정책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경제학에서 말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 는 만고의 진리다. 2010년 이후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는데도 복지는 그대로 유지하고 기업 국유화는 진행하고, 가격 통제를 강행했다. 이런 결과 민간 기업은 도산하고, 고급 인력은 외국으로 나가고, 설비 투자 부족을 겪은 석유 산업은 원유 생산량마저 급감하게 되었다. 정책 실패도 있었다. 자금이 없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인 중앙은행에게 돈을 마구 찍어내도록 한 것이다. 당연히 화폐 가치는 휴지 조각이 되었고, 물가가 폭등하는 이른바 하이퍼 인플레이션(Hiper-Inflation)을 겪게 된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수십만 퍼센트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현재도 연간 물가 상승률은 500% 이상이라고 하는데 이번 사태로 엄청난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 결국 오랜 독재로 인한 부정부패는 국가 존재를 무의미 하게 만들었다.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 지진에도 의료 체계가 이미 무너져 버린 상황이라 인명구조라던가 치료는 거의 기대하기 힘들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결국 외국의 다양한 지원이 필수적일 것이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해야 하다. 이 같이 전 세계의 많은 시민들이 자연 재난으로부터 속수무책 당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라는데 있다. 분노한 자연의 역습일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베네수엘라 지진의 경제적 피해액이 GDP의 10%인 18조 원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일본 토목학회는 향후 30년 내 발생 확률이 80%에 달하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의 경우 20년간 약 1경 3,800조 원의 경제적 피해와 20년 동안 경제 회복기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로 무시무시한 피해액이다. 한반도라고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나 정부는 한반도는 지진 위험이 없다고 보는 듯하다. 틀렸다. 우리도 이미 포항과 경주, 부안 지진을 경험한 바 있다. 강도도 해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홍수의 경우 포항제철 인근의 하천 범람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기도 하였다. 이번을 기회로 우리도 다시 한번 세밀하게 재난에 대해서 안전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진 관련 해서는 원자력이나 다른 발전 시설 등은 물론이고 모든 에너지 시설에 대한 점검과 보강이 반드시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산업단지 에너지 저장시설에 대한 지진 안전성 평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신종화교수는 설계기준(KBC2016)에 근거한 결과, 기둥이나 보 등에 대해 구조물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 한다. 지진 이외에 산불이나 홍수 등의 재난에도 점검과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송배전 등 전력 관련 설비 및 시설들은 산에 위치하여 대형 산불이 전력망 공급에도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음을 울진 산불로 보았다. 경기도 및 강원‧경북 지역에만 송전탑 4,300여 기와 변전소 900여 곳, 그리고 가공선로의 70% 가 밀집돼 있다는데 산불의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강건너 불구경 하다가 자칫 집안이 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유비무환. 정치에서든, 미리 준비해 두면 근심이 없다는 점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지진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풍년인데 영양실조? 기후변화가 빼앗아 간 콩·밀·우유의 영양분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하면 대부분 가뭄과 폭염으로 농작물이 말라 죽거나 수확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최근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들은 또 다른 위험을 경고한다. 앞으로 인류가 맞게 될 위기는 식량이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는 풍성해 보여도 영양은 줄어드는 '속 빈 강정' 같은 식량이 늘어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콩은 여전히 열리고, 밀은 여전히 자라고, 젖소도 우유를 계속 생산한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유지방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즉 양은 유지되거나 늘어나도 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식량안보의 개념이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에서 '얼마나 영양가 있는, 건강한 식품을 생산하느냐'로 바뀌어야 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과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숨겨진 굶주림(hidden hunger)'이다. 이는 칼로리는 충분히 섭취하지만 비타민과 미네랄,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한 상태를 의미한다. 현재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이러한 미량 영양소 부족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로 식품의 영양 밀도까지 낮아지면 빈혈, 면역력 저하, 성장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특히 철분과 아연, 비타민 B군 부족은 임산부와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만과 영양결핍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이중 부담(double burden)' 현상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밀, 수확은 괜찮아도 비타민은 최대 30% 감소 가장 충격적인 결과 가운데 하나는 밀(유럽 겨울밀)에서 나왔다. 겨울밀은 가을에 파종해서 이듬해 초여름 수확하는 밀을 말한다. 벨기에 겐트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래 기후 조건을 재현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밀 생산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영양가는 크게 떨어졌다. 비타민 B5(판토텐산)와 비타민 B6(피리독신)는 약 25~30% 감소했고, 필수 미네랄인 몰리브덴은 20% 이상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성장 관련 희석 효과(growth-associated dilution effect)'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와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에서는 식물이 더 빨리 자라고 생체량(biomass)도 늘어난다. 그러나 비타민과 미네랄이 축적되는 속도는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알곡이 더 크고 풍성해 보여도 영양소는 오히려 희석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밀이 '속 빈 강정'처럼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비타민 B6는 식물의 키와 광합성 효율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까지 확인됐다. ◇콩, 생산량은 늘어도 단백질은 줄어든다 콩(대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 식량 연구(Food Research International)'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 경우 콩의 영양 성분이 크게 변한다고 밝혔다. 흥미롭게도 이산화탄소 증가는 광합성을 촉진해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영양의 질이다. 연구에서는 콩의 단백질 함량이 약 6% 감소하고 전분은 2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 이유는 '탄소-질소 희석 효과(carbon-nitrogen dilution effect)' 때문이다.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식물은 당분과 전분 같은 탄소 화합물을 빠르게 만들어낸다. 하지만 단백질의 핵심 원료인 질소를 흡수하고 동화하는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결국 탄수화물은 늘어나지만 단백질 농도는 희석된다. 겉으로는 알찬 콩처럼 보여도 실제 영양은 줄어드는, '속 빈 강정'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우유도 예외 아니다…생산량보다 성분이 먼저 변한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축산물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환경 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650만 마리 이상의 젖소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기존 상식을 뒤집었다. 폭염이 오면 우유 생산량부터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우유 성분이 먼저 나빠진다는 것이다. 젖소가 더위를 느끼기 시작하는 비교적 낮은 온습도지수 55(THI)부터 유지방과 유단백 함량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생산량 감소는 THI 70 이상에서 나타났지만, 성분 변화는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 폭염 환경에서는 유지방은 3.2%, 유단백은 5.9% 감소했다. 그 이유는 소의 생리적 적응 과정에 있다. 열 스트레스를 받은 소는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에너지 부족 상태에 빠진다. 그러면 몸은 우유의 지방과 단백질을 만드는 대신 체온 유지와 생존에 에너지를 우선 사용하도록 대사 체계를 바꾼다. 결국 우유의 양보다 영양 성분이 먼저 희생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성분 저하가 여름철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연중 지속될 수 있다. 우유 가격이 지방과 단백질 함량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생산량 감소만 고려하면 실제 경제적 손실을 최소 두 배 이상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우유가 계속 생산되지만, 그 속은 조금씩 비어가는 '속 빈 강정' 현상이 축산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생산량 경쟁'이 아니라 '영양 경쟁' 과거 인류는 녹색혁명을 통해 굶주림을 상당 부분 극복했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에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앞으로의 문제는 곡물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곡물 속 영양이 부족해지는 것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기후위기가 심화할수록 농업 정책도 새로운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벨기에 겐트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후변화가 인류의 영양소 공급 자체를 위협하고 있으며, 단순한 증산 정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이 제시하는 대안은 '바이오포티피케이션(biofortification·생물강화)'이다. 이는 육종이나 유전자 교정(CRISPR), 대사공학 등을 활용해 작물 자체의 비타민과 미네랄,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미 철분과 아연이 풍부한 품종, 비타민 A가 강화된 황금쌀(golden rice), 엽산 강화 쌀, 비타민이 강화된 카사바 등이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기후위기가 현실이 되면 기후 적응성과 높은 영양가를 동시에 갖춘 품종 개발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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