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소식] “수해민 일상 회복이 먼저”…수자원공사, 특별재난지역 맞춤형 구호 총력

한국수자원공사가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남 거제와 통영 등 특별재난지역의 일상 회복을 위해 최대 6억 원 규모의 광역상수도 요금 감면과 현장 긴급 구호에 나섰다. 윤석대 사장은 26일 거제 수해 현장을 방문해 수도시설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이재민 구호 물품 전달과 세탁 차량 운영 현황을 살폈다. 공사는 비상 식수 약 2만4000병과 급수차 60여 대를 긴급 투입해 식수난을 해결하는 한편, 성금 2천만 원 기탁 및 임직원 토사 제거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한 24시간 복구작업을 통해 파손된 수도시설 복구를 마치고 정상 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윤 사장은 “피해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며 “안전한 수돗물 공급과 요금 감면 등 실질적인 지원을 빈틈없이 챙기겠다"라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가 26일 대전 본사에서 가천대학교와 산학연계 예비창업 육성 프로그램인 'AI for Climate Tech' 개강식을 열었다. 가천대 2026학년도 2학기 정규 과정으로 개설된 이번 프로그램에는 24명의 학생(6개 팀)이 선발됐다. 참가 학생들은 향후 3개월간 공사의 실증 인프라를 바탕으로 녹조 탐지, 도시 침수 감지, 태양광 발전량 예측 등 인공지능(AI) 기반 기후·물 문제 해결 솔루션을 개발한다. 공사는 현업 실무진으로 구성된 '도메인 멘토'와 'AI 멘토'를 투입해 밀착 지원하며, 우수 결과물에는 후속 창업 연계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한성용 수자원공사 그린인프라부문장은 “실증 기반 환경을 적극 제공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기후테크 창업으로 결실을 맺도록 현장 중심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한국환경공단이 26일부터 28일까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와 공동으로 인천지역 청년인턴 30여 명의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한 '청년인턴 JOB TOUR'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청년인턴들에게 환경오염관리, 자원순환, 항공, 항만 등 인천 주요 산업현장 견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한국환경공단 관제센터, 수도권매립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천항 내항 및 친환경 선박을 차례로 둘러본 뒤 인천대 미추홀캠퍼스에서 4개 기관 통합 채용설명회와 선배 멘토링에 참여한다. 차광명 한국환경공단 경영기획이사는 “인천 공공기관들이 뜻을 모아 청년 취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모범 협력 사례"라며 “지역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인재 양성과 취업 지원 사업을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위헌 판결’ 탄소중립법, 2년만에 개정안 통과…구체적 감축경로 추가

헌법재판소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공백을 지적하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2년 만에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구체적인 감축 경로가 법률에 명시되면서 헌재의 결정이 반영됐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24년 8월 헌재가 “현행법이 2030년 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만 규정하고 2031~2049년 감축 경로를 비워둔 것은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의 후속 입법이다. 개정안은 2031년부터 2049년까지 5년 단위의 중장기 감축 경로를 2018년 순배출량 대비 '범위형'으로 명시했다. 법안에 따르면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 수준이며, 이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목표를 정하도록 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감축 방식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성과 미래세대 보호를 위해 초기에 감축을 집중하는 '오목형 경로'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조업 등 산업계 부담과 국가 경쟁력을 감안해 매년 균등한 수준으로 감축하는 '선형 경로'나 유연한 목표 설정을 주장했다. 결국 여야는 두 입장을 절충해 상·하한을 둔 범위형 목표를 법률에 담는 방식으로 합의점을 도출했다. 법안은 통과됐으나 감축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감축 목표의 하한선이 매년 일정한 비율을 감축하는 선형 경로로 설계돼 실질적인 기후위기 대응에 한계가 있고 후반부 세대에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이날 “헌재 역시 미래세대에게 짐을 떠넘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국회 공론화에서도 국민 10명 중 8명이 '초기에 더 많이 줄이자'고 답했다" 며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안"이라고 비판했다. 탄소중립법의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기후소송단 역시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법 개정안은 헌재 결정에 전혀 부합하지 못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국회는 초기에 더 빠르게 감축하는 경로만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탄소중립법을 조속히 재개정하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동해 해수면 수온 0.8℃ 껑충…한반도 주변 바다 ‘열파’ 비상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가파르게 오르며, 극단적인 고수온 현상인 '해양열파' 발생 일수가 평년 대비 3.7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상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주변 해역 기후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2016~2025년)간 한반도 주변 해역의 연평균 해양열파 발생 일수는 83.3일로 집계됐다. 평년에는 연간 22.6일 수준이던 바다 폭염이 최근 10년 사이 연간 약 2.8개월로 대폭 늘어난 것이다. 해양열파는 일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 상위 10%를 넘는 고수온 상태가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발생 빈도뿐만 아니라 강도 역시 거세져, 최근 10년 해양열파 강도는 평년(1.9℃(도))보다 높은 2.1℃를 기록했다. 바다의 전반적인 온도 상승세도 뚜렷하다. 최근 10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18.1℃로 평년보다 0.7℃ 상승했다. 특히 과거 25년(1991~2015년)간은 수온 변화 추세가 10년당 0.0℃에 그쳤으나, 최근 10년에는 10년당 +1.2℃로 치솟으며 상승 경향이 극심해졌다. 관측 이래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았던 상위 4개 연도(△2024년 18.7℃ △2025년 18.0℃ △2021년 17.9℃ △2023년 17.9℃) 역시 모두 최근 5년 이내로 집중됐다. 해역별로는 동해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동해의 최근 10년 해양열파 발생 일수는 연간 96.1일에 달해 서해(76.0일)와 남해(81.4일)를 크게 웃돌았으며, 평균 해수면 온도 역시 18.4℃로 평년보다 0.8℃ 높아 전 해역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문제는 미래에 바다 온난화와 해양열파가 한층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분석 결과,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를 적용하더라도 21세기 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보다 1.5℃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온실가스를 현 수준으로 배출하는 '중간단계 시나리오(SSP2-4.5)'에서는 상승폭이 2.2℃까지 확대된다. 해양열파 발생 빈도와 강도 역시 파동을 넘어 '일상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말 연평균 해양열파 발생 일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약 304일, 중간단계 시나리오에서는 약 320일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1년 중 10~11개월 동안 바다가 극단적인 고수온 상태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발생 강도 역시 시나리오에 따라 지금보다 0.7~0.9℃ 더 강해질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도 해역별 불균형이 이어져 동해의 온난화가 가장 가파를 것으로 분석됐다. 동해의 21세기 말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 대비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1.8℃, 중간단계 시나리오에서 2.5℃ 상승해 전 해역 평균을 웃돌며 서·남해보다 높은 상승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온실가스 배출 영향으로 이 같은 해양 온난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 상승과 해양열파 급증 등 해양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해양 온난화는 대기와 상호작용해 폭염과 호우 등 육상의 극한 기상현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감시와 사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모유에서 검출된 ‘영원한 화학물질’ PFAS, 엄마에서 아기로 넘어간다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한국 여성의 모유에서 검출됐다. PFAS가 포함된 모유를 먹는 영아의 경우 체내에서 PFAS가 검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PFAS 중에서 과거 사용이 제한된 것은 줄어드는 대신 일부 대체물질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PFAS 오염이 단순히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로 확인됐다. PFAS는 이제 환경 속에만 존재하는 오염물질이 아니라 '인체 내부의 오염물질'​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한국 모유 425개 시료에서 확인된 PFAS 경희대 간호과학대학의 김주희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8년 221명, 2023년 204명 등 모두 425명의 한국 산모로부터 모유를 채취, 5종의 PFAS를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됐다. 연구진이 모유에서 분석한 PFAS는 △PFDeA(과불화데칸산) △PFHxS(과불화헥산술폰산) △PFNA(과불화노난산) △PFOA(과불화옥탄산) △PFOS(과불화옥탄술폰산)이다. 2018년과 2023년의 분석 결과를 비교했을 때 PFHxS는 66.7% 감소했지만 PFNA는 161.5%, PFDeA는 135.1% 증가​했다. 반면 대표적인 PFAS인 PFOA와 PFOS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즉, 오래된 PFAS를 규제한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하나의 PFAS를 줄이면 다른 PFAS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대체(substitution)'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바람직하지 않는 대체'라고 표현했다. ◇모유 속 PFAS가 문제가 되는 이유 PFAS는 일반적인 환경오염물질과 조금 다르다. 탄소와 불소가 강하게 결합한 구조를 갖고 있어 자연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 배출되면 오랜 기간 환경에 남을 수 있다. 인체에 들어온 뒤에도 혈청 단백질인 알부민 등에 결합해 체내에 장기간 머문다. 연구진은 일부 PFAS의 인체 생물학적 반감기가 수년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더 중요한 것은 엄마의 혈액에 들어온 PFAS가 모유로 이동한다는 점이다. 이번 한국 연구에서도 PFAS가 모체의 순환계에서 모유로 이동할 수 있으며, 모유 수유가 영아의 PFAS 노출에서 중요한 경로라고 설명한다. 영아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신생아의 신장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 성인보다 PFAS를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영아의 체중과 모유 섭취량, PFAS의 체내 이동과 배출 특성 등을 이용해 생리학적 기반 약동학(PBPK) 모델​을 구축, 영아의 혈중 PFAS 농도를 추정했다. 그 결과 4가지 PFAS(PFHxS·PFNA·PFOA·PFOS)의 추정 영아의 일일섭취량은 2018년 중앙값이 하루에 체중 1㎏당 38.5 ng(나노그램, 1ng=10억분의 1g), 2023년 기준으로는 48.7 ng/kg/일이었다. 연구진이 이를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4종 PFAS 주간섭취허용량(TWI)에 해당하는 일일 기준치와 비교한 결과, 2018년은 61배, 2023년은 77배​였다. 해당 비교에서 두 코호트 모두 100%가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치의 77배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다만 이 수치를 그대로 'EFSA 기준의 61배 혹은 77배'라고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EFSA 기준은 영아의 혈청 PFAS 농도를 바탕으로 산모의 장기 섭취량을 역산해 설정한 건강기반 기준인 반면, 이번 연구는 실제 산모의 모유 속 PFAS 농도를 바탕으로 영아의 노출량을 추산했기 때문이다. 두 수치는 산출 방식과 적용 대상이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일단 국내 영아의 PFAS 노출이 심각성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 정도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규제된 기존 PFAS만 따로 보면 노출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여러 PFAS를 합쳐 보면 영아의 전체 불소계 화학물질 부담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임신 중 산모의 혈액에 PFAS가 존재한다면 태반을 통한 태아기(prenatal) 노출​될 수 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당장 모유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현재 환경 수준의 화학물질 노출 위험보다 모유 수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점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문제의 해법은 수유 포기가 아니라 먹거리·물·제품·산업공정 등 PFAS의 발생원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PFAS 정책도 기존의 PFOA·PFOS 같은 개별 물질 규제에서 벗어나 PFAS 전체를 하나의 화학물질군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PFAS는 어떤 물질인가 PFAS는 과불화 및 폴리플루오로알킬 물질(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의 총칭이다. 대표적인 물질이 PFOA와 PFOS다. 물과 기름을 밀어내고 열에 강하며 화학적으로 안정하기 때문에 과거부터 방수·방유 코팅, 섬유, 식품 포장, 반도체·전자산업, 소방용 포말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돼 왔다. PFAS는 탄소-불소 결합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자연환경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PFAS는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인체에서도 혈청 단백질에 결합하고 장기간 남을 수 있다. PFAS의 모든 종류가 똑같은 독성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에서는 △백신 항체반응 저하 등 면역기능 변화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 등 이상지질혈증 △갑상선 기능 및 호르몬 관련 변화 △임신·출생 및 태아·영유아 발달 관련 영향 △간 기능과 신장 관련 지표 변화 △심혈관 위험인자와의 연관성 △신경생리 및 발달과 관련된 변화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내일날씨] 경남 남해안 또 강한 비 ‘최대 80㎜’…전국 비·소나기 속 찜통더위

오는 27일 전국 곳곳에 비나 소나기가 내리겠고, 특히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최고 80㎜ 이상의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지겠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27일) 아침부터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내륙·산지, 남해안, 제주도에 비가 시작돼 전남권과 경남권으로 확대되겠다. 예상 강수량은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10~60㎜(많은 곳 경남 남해안 80㎜ 이상), 경기 북부, 서해5도, 강원 북부 내륙·산지, 제주도 5~30㎜다. 특히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또다시 강한 비가 예보됐다. 시간당 2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침수 등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낮 동안에는 내륙을 중심으로 소나기 소식도 있다. 오전부터 저녁 사이 충남권 남부 내륙과 충북 중·남부 5~40㎜, 전북 내륙, 대구·경북에 5~50㎜의 소나기가 내리겠다.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전북과 영남 내륙 지역에 갈증을 달래줄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무더위도 이어지겠다. 최고 체감온도는 33℃(도) 안팎, 일부 충남권과 남부지방은 35도 안팎까지 올라 매우 무덥겠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1~26도, 낮 최고기온은 29~34도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관리 힘든 수상태양광, 모듈 단위 전력제어 기술로 ‘화재 잡고 효율 높인다’

물 위에 설치돼 접근과 유지보수가 까다로웠던 수상태양광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실증이 본격화된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댐지사는 태양광 모듈 단위 전력제어(MLPE) 전문기업 커널로그와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한 MLPE 실증 협약을 지난 24일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MLPE(Module Level Power Electronics)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대단위 인버터 기준이 아닌, 개별 모듈이나 스트링 단위로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수상태양광은 유휴 부지 활용도가 높고 수면 냉각 효과로 발전 효율이 뛰어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물 위에 위치해 육안 점검이나 유지보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특정 모듈에 오염이나 음영, 결함이 발생할 경우 전체 발전량이 함께 떨어지는 '미스매치 손실'이 발생하거나, 국소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이번 실증은 이러한 한계를 개별 모듈 제어 기술로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듈 단위로 상태를 정밀 감시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문제 발생 시 해당 구간만 신속히 차단해 화재 위험을 선제 차단하면서 전체 발전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협약에 따라 3메가와트(MW) 규모인 청풍호 제1호 수상태양광의 일부 구간에 커널로그의 MLPE 솔루션 2종(CA-BSTR, CA-GARD)이 도입된다. 양측은 향후 약 4개월간 발전량과 설비 상태, 안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실증 종료 후 설비는 수자원공사로 이관돼 지속 운영된다. 정연수 수자원공사 충주댐지사장과 오복성 커널로그 대표이사는 “수상태양광은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 축이지만 접근성과 안전관리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이번 실증을 통해 MLPE 기반의 화재 예방과 발전량 관리가 수상태양광 현장에서 갖는 실효성을 입증하고, 관련 성과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李정부 ‘기후·에너지’ 점검…“1년차 기틀 마련, 2년차는 실행의 시간”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그 동안의 기후·에너지·환경 분야의 정책 성과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향후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25일 열렸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국회 박지혜·서왕진·안호영 의원과 한국기후변화학회(학회장 송영일)·한국환경정책학회(학회장 송영일)·혜화포럼(대표 안병옥)이 공동 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과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주최측은 “지난 1년간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포함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 탄소중립 경제구조 개혁 등의 틀을 세웠지만, 이제는 방향 설정을 넘어 국민과 산업 현장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의 결실을 보아야 할 때라고 판단해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은 기틀을 마련한 시간" 주제발표에 나선 추장민 한국환경연구원(KEI) 명예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 1년 차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포함한 42개 법률의 제·개정과 주요 국정과제 설계를 완성하면서, 기후·환경·에너지 통합 행정 체계의 제도적 기반을 다진 '기틀 마련의 시간'이었다"고 요약했다. 또, 예산 규모는 전년 대비 9.9% 증가한 19조 1662억 원으로 확대돼 실행 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기후부 예산 중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 투자가 36.4% 대폭 확대된 것에 비해, 대기환경 예산은 오히려 16.5% 감소하는 등 정책적 무게중심의 뚜렷한 이동이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언론 보도 사이트인 '빅카인즈'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기후·에너지 정책이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등 특정 산업·에너지 과제에 다소 과밀하게 편중된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추 위원은 “향후 2년 차에는 기후적응, 순환경제, 생물다양성 등 전통적 환경 정책과의 적절한 균형을 확보하고, 3대 메가프로젝트와 같은 거대 수요 변수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정밀한 정책 조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2년 차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실행의 시간'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도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거는 기대를 드러냈다. 윤 원장은 “이재명 정부 2년차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보급 목표를 실제 가시적인 온실가스 감축 성과로 이끌어내야 하는 본격적인 '실행의 시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에너지 정책 또한 단순히 설비를 무제한 확충하는 기존의 공급 중심 관성에서 탈피해, 수요관리와 전력 계통의 유연성 강화를 최우선 전제로 삼아야 한다"면서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 산업의 대규모 전력수요 증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공공성과 계통 비용을 평가해 관리 대안으로 작동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원장은 이를 위해 △수요관리 등 강화 △분산에너지 특별법 보완 △전력감독원 설립 완수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 △기후시민회의 의제 확장 △기후환경정책 균형 확보 등 새 정부 기구의 권한과 데이터 환류 체계를 실질화하는 6대 우선 과제를 강력히 제안했다. ◇'기후적응형 생태복원' 체계 강화를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고재경 경기연구원 초빙선임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와 송전망 공급을 무한히 늘리는 물리적 대안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수요반응과 주거 효율 개선 등 수요 관리를 핵심 전환 자원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 중심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사업이 실행될 수 있도록 재정과 권한을 지자체로 적극 이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찬 서울시립대 교수는 “개별적으로 산재한 자연환경 보전 정책을 국가 자연자산 관리라는 하나의 유기적인 순환적 통합 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특히 “보호지역 면적 확대(30×30)라는 양적 성과에만 안주하지 말고, 기후변화 속에서도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연결성이 유지되도록 국토 공간전달체계를 연계한 '기후적응형 생태복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이투뉴스 선임기자는 정부의 에너지 대전환 자평을 두고 “선결 개혁과 철학, 전략이 결여된 관치이자 공급자 중심의 퇴행적 전환"이라면서 “경직된 원전 증설과 수도권 일극 전력망 건설은 계통 왜곡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다양한 현장 우려와 비판을 적극 수렴"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후위기 수준에 걸맞은 가시적인 재난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극한 기후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유역 통합 물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4대강 하천 재자연화를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는 “이재명 정부의 환경 정책 기조는 개발주의를 위장한 '그린워싱'에 가깝다"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이라는 개발 독재식 명분으로 장거리 고압송전선로 건설을 강행해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훼손하고 갈등을 방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용철 충남대 교수는 “2030년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전국 확대 조치로 소각량이 급증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생산단계부터 한국형 에코디자인을 적극 도입하는 등 순환경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한나 기후부 정책기획관은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개진한 전통 환경 정책과의 불균형, 송전망 갈등, 지역 거버넌스 한계 등 다양한 현장의 우려와 비판을 적극 수렴해 2년 차 실행 계획에 내실 있게 조율하여 담겠다"고 밝혔다. 이날 종합 토론회에서 송영일 한국기후변화학회장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 주요 기후에너지 정책의 이행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만들고, 기후위기 대응에 가려지기 쉬운 생물다양성 보전과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국토 공간 계획과 연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기복 한국환경정책학회장은 “기후정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려 있는 자연환경 정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데이터 센터 인프라 급증에 따른 온실가스 간접배출(Scope 2) 및 물 공급 문제를 해소할 선제적인 수요관리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병옥 혜화포럼 대표는 “현 정부가 속도전과 기술패권을 강조하면서 에너지 분야가 지나치게 압도하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생물다양성과 자원순환 등 의도치 않게 소외된 전통적 환경 성과들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책적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환경소식] 급변하는 날씨 예측 더 정밀하게…기상청, AI 접목 ‘K-기상모델’ 고도화 착수

기상청 수치예보센터가 25일 대전 KW컨벤션에서 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2026년 수치예보 자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수치예보 혁신 전략을 논의했다. 대기과학, 수치모델링, 인공지능(AI) 기상예측 등 첨단 융합 분야 전문가 11명으로 새롭게 꾸려진 제3기 자문위원회는 향후 2년간 기술 자문과 정책 제언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차세대 수치예보모델 개발 현황과 에이전틱 AI 기반 수치예보 생태계 구축 방안이 공유됐으며, 기존 물리 기반 모델과 최신 AI 기술을 접목한 중장기 발전 전략이 집중 논의됐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수치예보는 국가 재난 대응의 필수 기반"이라며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제언을 토대로 수치예보기술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장기 발전 전략을 견고히 세우겠다"라고 밝혔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25일 풀무원 수서 본사에서 아모레퍼시픽홀딩스, 풀무원식품과 탄소중립 실천 국민참여 확대를 위한 '그린이득 캠페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저탄소 소비와 지속가능한 식생활 등 일상과 밀접한 영역에서 민관 협력을 통해 국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추진됐다. 양 기업은 기후대응위의 청년 참여 프로그램인 '넷제로 프렌즈'와 연계해 과제 발굴, 심사, 멘토링을 지원하고 저탄소 뷰티 문화 및 친환경 식생활 확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창훈 기후대응위 민간위원장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과 기업의 공동 실천이 필수적"이라며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민관 협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겠다"라고 밝혔다. 한국환경보전원 영남지사가 25일 거제 삼성중공업 DT캠퍼스에서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SG성동조선과 '환경·화학안전관리 역량 강화 및 사고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대규모 화학물질을 다루는 조선업 현장의 사고를 예방하고 실무자의 안전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네 기관은 조선업 맞춤형 안전교육 개발, 법정의무교육 참여 확대, 환경·유해화학 기술 정보 공유 및 ESG 협력사업 발굴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보전원은 현장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운영하며, 3대 조선사는 안전관리 사례 공유 및 교육 참여를 적극 지원한다. 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장은 “공공기관의 전문성과 조선업계의 현장 경험을 결합해 화학안전 문제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며 “산업현장에 자율적이고 체계적인 안전관리 문화가 정착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에코나우가 수탁 운영하는 서초구립방배숲환경도서관이 국내 도서관 최초로 국제도서관연맹(IFLA) '세계도서관지도'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우수사례로 등재됐다. IFLA는 방배숲환경도서관이 단순 도서 열람을 넘어 주민 주도형 환경 실천 체계와 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해 일상 속 기후행동을 이끌어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등재는 지자체의 공공 인프라와 환경 비정부기구(NGO)의 전문성이 결합한 민·관 협력 성공 모델로 'K-환경도서관'의 입지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평가된다. 하지원 에코나우 대표는 “민·관 협력 모델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며 “일상 속 기후행동을 실천하는 시민을 양성하고 K-환경도서관 모델을 확산하겠다"라고 밝혔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주민 친환경 실천과 성숙한 독서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내일날씨] 수도권·강원 5~20㎜ 비…체감 35도 무더위 계속

오는 26일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고,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 안팎까지 오로는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26일) 오전부터 오후 사이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남서부 제외), 서해5도, 강원 내륙·산지 5~20㎜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 일부 수도권과 강원 동해안, 충남권, 남부지방은 35도 안팎까지 올라 매우 무덥겠다.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2~26도, 낮 최고기온은 27~36도로 예보됐다. 한편 25일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생활·공업용수 가뭄 단계 기준 경북 영천·경산, 경남 밀양·양산·창녕, 전북 정읍 등 10곳은 '경계' 단계다. 경북 안동·경주·포항, 전북 남원·임실, 전남 함평·영광·담양 등 20곳은 '주의', 충남 당진·서산·홍성 등 8곳은 '관심' 단계로 나타났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E칼럼] 녹지 보존이 친환경 도시인가?

서울의 주택 공급을 위한 공공택지 개발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용산 어린이정원 부지도 마찬가지다. 한쪽에서는 서울 도심의 귀한 땅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렵게 확보한 녹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논쟁에는 오래된 전제가 하나 숨어 있다. 개발은 환경파괴이고 보존은 친환경이라는 이분법이다. 물론 도시 녹지는 탄소를 흡수하고 열섬을 완화하며 시민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그러나 녹지가 있다는 사실과 현재의 토지 이용이 환경적으로 최적이라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용산은 더욱 그렇다. 용산공원 대상지의 기존 식생에 대한 공식 조사에서는 현존 식생의 자연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산림은 5.7%에 불과하고 조경수 27.4%, 잔디 7.5% 등 오랜 군사기지 이용 과정에서 형성된 인공적 공간의 특성이 강하다. 땅 아래도 살펴봐야 한다. 과거 용산 미군기지 내외 지하수 조사에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와 벤젠 등의 오염이 실제 확인됐다. 일부 기지 내부 관정에서는 벤젠이 당시 기준치의 수백 배에 달한 사례도 있었다. 이것이 현재 어린이정원 전체의 오염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군사기지로 사용된 토지라면 지상의 나무와 잔디만큼 토양과 지하수의 상태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상처에 고름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붕대로 덮어둔다고 치료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땅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곳은 제대로 조사하고 오염됐다면 철저하게 정화해야 한다. 지표가 녹색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두는 것을 환경보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때때로 자연을 인간이 손대서는 안 되는 '신의 영역'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도시 안에서 어느 땅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신념이 아니라 과학의 영역이어야 한다. 탄소의 관점에서 녹지 보존과 개발의 환경효과를 숫자로 한번 따져보자. 용산 어린이정원 약 30만㎡ 전체에 국내 도시녹지 연구에서 제시된 탄소흡수 원단위를 단순 적용하면 수목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연간 약 70~400tCO₂ 범위로 추정된다. 실제 흡수량은 수목의 밀도와 크기, 수종과 식재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서울 평균을 기준으로 5000가구가 주거에너지에서 배출하는 탄소는 연간 약 1만5000t 규모다. 물론 5000가구의 배출량 전체를 녹지의 탄소흡수량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주택이 어디에 들어서든 에너지는 소비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입지와 건축방식에 따라 그 배출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이다. 고성능 제로에너지 건축과 재생에너지, 지역에너지 시스템을 적용하면 이 운영탄소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직주근접에 따른 교통에너지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도시의 탄소를 결정하는 것은 녹지의 면적만이 아니라 건축과 에너지, 교통을 포함한 도시구조 전체인 것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개발이 환경적으로 우월하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건설에 사용되는 철강과 콘크리트에서도 상당한 내재탄소가 발생한다. 기존 수목의 탄소저장, 열섬 저감, 생태와 물순환의 가치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숫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환경비용과 편익을 같은 계산대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그래야 녹지 면적만으로 도시의 친환경성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알 수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용산을 놓고 개발과 보존이라는 구호로 싸울 것이 아니라 30년, 50년의 '환경 대차대조표'를 만들어야 한다. 녹지의 탄소흡수와 열섬 저감, 건설의 내재탄소, 건물의 에너지효율과 재생에너지, 직주근접에 따른 교통 탄소 감소, 물순환과 생태, 토양·지하수 정화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 그 결과 현재보다 환경성능이 좋아지는 개발이라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 토양을 정화하고, 가치 있는 수목은 보존하면서 탄소흡수와 생태적 기능이 더 높은 녹지를 조성하고, 제로에너지 건축과 재생에너지, 대중교통과 직주근접을 결합하는 것이다. 개발하면서도 개발 이전보다 환경적으로 더 나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용산의 선택은 용산에서 끝나지 않는다. 서울의 공공택지마다 같은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주택은 필요하고 땅은 부족하다. 탄소중립도 포기할 수 없다. 이제 '개발은 환경파괴, 보존은 친환경'이라는 오래된 이분법을 넘어야 한다. 환경정책의 목표는 자연을 손대지 않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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