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시 되면서 향후 기준금리 추이와 환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건 고율의 관세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요인이 발생해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되고, 달러 강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6원 오른 1396.2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4.6원 내린 1374.0원으로 출발한 뒤 곧바로 방향을 바꿔서 상승했다. 이후 장중 1399.7원까지 치솟았으나 1400원을 넘지 않고 소폭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환율이 빠른 속도로 올라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위협했고, 이를 우려한 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7일(1401.2원)이 마지막이다. 시장에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대규모 관세 부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심해져 금리가 오르고 달러화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유세 과정에서 모든 수입 상품에 최대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집권 시 수입차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소속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계획이 실행되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 감소하고, 소비자 물가는 0.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예일대 예산 연구소는 비슷한 성장률 타격이 예상되지만 물가는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봤다. 랜즈버그 베넷 개인자산운용의 마이클 랜즈버그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준이 12월 금리 인하를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학자들과 보수 성향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내놓은 감세정책, 전면적 관세부과 공약이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지필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보수 성향의 맨해튼 연구소에서 일하는 브라이언 리들 교수는 “모든 것을 종합하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악화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반영하듯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6bp(1bp=0.01%포인트) 오른 4.43%까지 급등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JP모건 투자관리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럼프의 관세 및 감세 정책은 더 높은 물가와 재정적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장기채 금리가 더 오를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측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여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준이 금리인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원/달러 환율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