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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기후세미나] “공장 침수에 전 세계 공급망 흔들”…기업 위협하는 기후리스크

기후위기가 기업 경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폭우·가뭄·폭염·태풍 등 이상기후가 공장과 인프라를 직접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망과 재무성과까지 흔들고 있다는 점이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찬수 에너지경제신문 기후환경전문기자는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기상기후산업 세미나'에서 'ESG와 기후 리스크 대응'이란 제목으로 주제 발표했다. 강 전문기자는 이 자리에서 “기업이 기후리스크를 경영의 핵심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리스크는 크게 이상기후와 해수면 상승 등에 따른 물리적 리스크와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환 리스크로 나뉜다. ◇올해 전 세계 기업 기후피해 1812조원 전망 기후리스크가 기업에 미치는 경제적 규모는 막대하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올해 글로벌 기업의 자산 손실과 매출 감소를 합친 기후 관련 피해 규모를 1조3000억 달러(약 18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86%가 폭염과 강수량 변화, 장기간 가뭄 등 만성적인 기후위험​에서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폭염에 따른 피해만 5980억 달러, 과도한 강수에 따른 피해는 34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대형 태풍이나 홍수처럼 눈에 띄는 재난뿐 아니라 장기간 이어지는 고온과 가뭄이 기업 생산성과 재무성과를 서서히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2021년 2월 미국 텍사스 한파는 기후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대표적인 사례다.한파로 가스정이 멈추면서 천연가스 생산량이 급감했고 발전소도 가동에 차질을 빚었다. 텍사스는 전력망이 주변 지역과 충분히 연결되지 않아 외부에서 전력을 들여오기도 어려웠다.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력과 연료 공급이 동시에 흔들린 것이다. 그 결과 최소 246명이 사망하고 경제적 피해는 1300억 달러, 약 174조원​에 이른 것으로 발표자료는 제시한다. ◇공장 하나 침수돼도 공급망 전체가 흔들린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환경부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21년 기후변화와 연관된 자연재해로 인한 국내 경제적 손실은 3조7000억원에 이른다. 복구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제 부담은 이보다 2~3배에 이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다. 인근 냉천이 범람하면서 포항제철소 생산시설이 대규모로 침수됐고 전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피해는 포스코 한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철강 생산이 멈추면 자동차·조선·기계 등 철강을 사용하는 고객사의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공장 한 곳의 침수가 공급망 전체의 생산 차질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2024년 9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산단에서는 이틀 동안 530㎜의 폭우가 내리면서 3개 기업의 공장이 침수됐다.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납품해야 할 제품까지 침수됐다. 강 전문기자는 “기업이 관리해야 할 위험도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공장이 침수될 가능성만 볼 것이 아니라 전력이나 용수가 끊겼을 때, 핵심 협력업체가 피해를 입었을 때, 항만과 도로가 막혔을 때 생산과 납품을 계속할 수 있는지​까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전자산업은 냉각용수 부족과 정전, 화학약품 공급 차질이 생산을 위협할 수 있고, 자동차는 부품 생산기지 침수로 완성차 출고와 수출이 지연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역시 폭염과 정전으로 서버 장애와 서비스 중단 위험에 노출된다. ◇탄소규제와 기술변화도 기업 리스크 기후리스크는 자연재해만을 뜻하지 않는다. 탄소중립으로 경제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환 리스크도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 확대, 환경규제 강화, 친환경 기술의 등장, 소비자 수요 변화 등이 기업의 비용과 시장을 바꿀 수 있다. 철강·시멘트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에 따른 수출 경쟁력 변화, 자동차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기술 전환에 따른 부품업체 구조조정, 화학·정유업계는 플라스틱 규제와 재활용 기술 확산에 따른 사업구조 변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탄소규제와 기술변화가 사업모델과 제품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리 계산하는 것도 포함된다. 강 전문기자는 “지금 잘 팔리는 제품과 사업이라도 탄소가격과 규제가 달라지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경쟁구도가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며 “기후리스크를 생산시설뿐 아니라 사업모델과 공급망, 재무성과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리스크를 재무 숫자로 관리해야 기후리스크는 기업의 제품 원가는 물론 나아가서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폭염·가뭄·집중호우로 농산물 생산과 공급망이 흔들리는 '탄소플레이션(Carbonflation)', 화석연료 가격 상승에 따른 '화석연료플레이션(Fossilflation)', 탄소중립을 위한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등이 그것이다. 강 전문기자는 “앞으로 기업의 사업성 분석에는 건설비와 인건비, 에너지가격, 시장수요뿐 아니라 기후리스크 비용, 생산중단 비용, 공급망 차질 비용, 보험비용, 기후적응 투자비용​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는 지적했다. 이처럼 기후리스크가 기업의 명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기업 경영자도 더는 기후리스크 관리를 환경 부서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CFD)가 제시한 것처럼 기후변화가 사업전략과 운영,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지구 평균기온 1.5℃, 2℃, 4℃ 상승 등 서로 다른 기후 시나리오에서 사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따져야 한다. 탄소가격 상승이 생산비에 미치는 영향,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 가뭄에 따른 용수 부족, 극한홍수에 따른 공장 침수 가능성 등을 매출·영업이익·자산가치 변화로 연결해 보는 방식이다. 강 전문기자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처럼 전력과 용수 의존도가 높은 시설은 홍수와 가뭄을 별개의 위험으로 볼 것이 아니라 복합재난을 가정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반도 기후세미나] “폭염 뒤 쏟아지는 폭우”…기후변화, ‘극과 극’ 전환 빨라졌다

[부산=이원희 기자]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다 갑작스러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등 정반대의 극한기후가 짧은 기간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대기와 지표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건조할 때는 증발이 강해지고, 비가 내릴 때는 더 많은 수증기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어서다. 이 같은 극단적 기후의 급격한 전환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도 더욱 빈번하고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준이 부산대학교 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열린 기상기후산업대전 부대행사 '한반도 기후변화와 ESG 세미나'에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하면서 폭염과 집중호우 등 극한현상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기준 인간 활동에 따른 지구온난화 수준은 (산업혁명 이전 시대 대비) 약 1.38도까지 올라왔다"며 “자연적인 변동성이 지구온난화와 맞물리면 더 심각한 온난화와 기후변화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위험한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 2024년에는 산업화 이전 대비 연평균 지표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섰다. 문제는 기온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온실가스 증가로 지구 지구 시스템에 열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처럼 추가로 쌓이는 에너지의 약 90%는 해양이 흡수한다. 2025년 해양 열함량은 전년보다 23제타줄(ZJ)증가했다. 이는 2023년 전 세계에서 인간 활동으로 생산된 에너지의 약 39배에 해당하는 규모에 달한다. 해양에 축적되는 열은 해수의 열팽창을 일으켜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육상 빙하와 그린란드·남극 빙상 융해 등이 더해지면서 해수면 상승이 가속하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에서도 해수면 상승이 진행되고 있다며 부산과 같은 연안도시는 평균 해수면이 높아질수록 같은 강도의 태풍이나 폭풍에도 침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최근 극한현상을 통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신호가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체감할 정도의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지난 수십 년 동안 극한현상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직·간접적인 피해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3월 발생한 대형 산불을 꼽았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 국내 산불 발생 빈도 자체는 다소 감소했지만 최근 10년을 보면 한 번 산불이 발생했을 때 과거보다 대형화하고 빠르게 확산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봄철 기온 상승과 건조화, 적은 겨울철 강수량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이 같은 극심한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집중호우도 강해지고 있다. 이 교수는 올해 거제에서 단기간에 약 1000㎜에 달하는 비가 내린 사례를 들며 “비가 오랫동안 넓은 지역에 걸쳐 오는 것보다 좁은 지역에 집중해서 오는 경향이 있고 집중호우의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각각의 극한현상이 별개로 끝나지 않고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폭염에 이어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식으로 재해가 이어지면 피해가 단순히 합산되는 것을 넘어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폭염과 집중호우가 결합하면 피해가 하나 더하기 하나가 2가 아니라 4, 5 이상이 될 수 있다"며 그 배경으로 물순환 강화를 지목했다. 지표와 대기의 온도가 상승할수록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게 되고, 건조한 곳에서는 증발이 증가하는 동시에 비가 내릴 때는 더 강한 강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극심한 건조와 습윤 상태 사이의 급격한 전환을 설명하기 위해 최근 기후과학계에서는 '수문기후 채찍질'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이 교수는 “극한현상이 전환되는 시간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며 “아주 극심한 폭염에서 갑자기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것이 채찍질처럼 나타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많은 지역에서도 이러한 현상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위험은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 교수는 파리협정에서 설정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1.5도 억제 목표와 관련해 최근 평가에서는 1.5도를 일시적으로 넘어서는 '오버슛'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이후 온도를 다시 낮출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을 단순한 비용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폭염과 집중호우,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와 생태계 악화 등이 기업 활동에도 직접적인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장기적으로 손실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온도 상승을 안정화하면 물순환 강화와 극한현상의 증가도 안정화할 수 있다"면서도 해양과 빙상, 해수면처럼 변화 속도가 느린 기후시스템은 대응을 강화하더라도 수백~수천 년 동안 변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빠르게 진행되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할 기회의 창은 열려 있다"며 산업계의 온실가스 감축과 정부의 장기적인 기후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석탄발전 39기 2038년까지 폐지…최대 10기는 ‘안보전원’ 남긴다

정부가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60기 가운데 2038년까지 설계수명이 다한 39기를 폐지한다. 남은 21기 중 최대 10기 가량은 안보전원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배터리 저장장치(BESS)나 소형모듈원전(SMR)로 대체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목표연도가 2040년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7번째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2040년 이후에도 설계수명이 남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언제, 어떻게 폐지할지를 두고 전문가와 업계, 시민사회 간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석탄발전 60기에서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한 석탄발전 39기를 2038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지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9기(9GW)를 폐지한다. 19기는 모두 LNG발전으로 대체된다. 이어 2036년까지 8기(4.6GW)를 추가 폐지한다. 8기 가운데 4기는 이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용 LNG 발전으로 배치됐고, 나머지 4기도 메가 프로젝트 전력 공급을 위해 수도권에 2기(영흥 1·2호기), 호남에 2기(당진 5·6호기) LNG 발전으로 추가 배치된다. 정부는 2038년까지 12기(6.8GW)를 추가 폐지할 계획으로, 이는 모두 양수발전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남은 21기(19.1GW) 가운데 10기 이내는 안보자원으로 남겨두면서 활용하고, 나머지는 배터리 저장장치 및 소형모듈원전 등으로 전환하면서 조기 폐지한다. 안보전원은 평시 발전에는 참여하지 않아 발전력에는 기여하지 않지만 단계적 피크 전력수요와 기상악화, 예비력 확보, 외부 변수 등으로 전력 수급에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가동 가능한 예비자원으로 남겨둔 것이다. 예비전원형은 피크부하와 재생에너지 이용율 감소에 대응하는 용도로 남겨두고, 상시 재가동 가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LNG 수급불안과 유가 급등 같은 외부요인에 의한 전력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보존형은 안보전원은 장기 보존 상태로 유지한다. 노후 석탄발전 기업이 BESS 입찰에 참여하면 우대하거나, SMR 도입을 지역 수용성 확보를 전제로 지원하겠다는 유인책도 나왔다. 열공급 수요 때문에 불가피하면 LNG 열병합 사업 전환도 검토하는 길도 열어놨다. 2030년 LNG 발전이 들어오면 2050년 이후 배출원단위 규제를 다른 LNG발전소와 과 동등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방명덕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석탄발전 폐지 해외사례'를 주제로 발표하며 “유럽 등 해외의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과정은 전력공급 안정성 확보가 석탄화력 감축이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방 박사는 “독일은 역경매에 망계수를 적용하고, 낙찰 발전소 중 일부는 망예비력이나 용량예비력을 제공하는 식으로 간다"며 “단계적 감축부터 추진한 뒤 탈석탄을 이행하고, 국가와 설비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감축수단을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에서는 탈석탄을 가속해야 한다는 의견과 민간 석탄발전사에 대한 적절한 보상 또는 대체사업 부여 등의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제기됐다. 하지현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폐지하는 석탄발전소의 절반가량은 LNG 발전소로, 나머지는 양수발전과 BESS, SMR 등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돼 있어 현재 로드맵이 재생에너지 전환 추진에 얼마나 응답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향후 이뤄지는 탈석탄 용량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우 전쟁 당시 석탄으로 수요가 쏠려 가격이 급등하고 수급 불안정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가격을 낮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보에 기여하는 방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용호 강릉안인화력 부사장은 “노동의 정의로운 전환과 달리 자본의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논의는 꺼리는 것 같다"며 “대규모 장치산업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야 하므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사용연한을 못 채우고 폐지하면 보상이 당연히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실 보상과 함께 석탄발전 폐지에 따른 대체 사업권을 부여하고, 존치하는 석탄발전소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것으로 해야 한다"며 “12차 전기본을 확정하기 전에 정부와 민간 발전사 간 협의체를 구성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관련 내용을 확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38년까지 석탄발전 39기 폐지…17기 LNG, 12기 양수로 대체

정부가 2038년까지 석탄발전 39기를 폐지하고, 남은 21기는 일부 안보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순차적으로 폐지할 방침이다. 특히 폐지되는 석탄발전 가운데 4기는 이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배치하기로 했으며, 추가로 수도권과 호남권에 각 2기를 배치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8일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개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공개토론회에서 김진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이와 같은 내용의 '2040년 석탄발전 폐지 정책 정책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국내 석탄발전은 총 60기이다. 기후대응을 위해 현재까지 11기가 폐지됐고, 2021년부터는 신규 석탄발전 인허가가 중단됐다.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한 석탄발전 39기를 2038년까지 폐지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9기(9GW)를 폐지한다. 19기는 모두 LNG발전으로 대체된다. 추가적으로 2036년까지 8기(4.6GW)를 폐지한다. 8기 가운데 4기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미 배치됐고, 나머지 4기는 메가 프로젝트 전력 공급을 위해 수도권에 2기(영흥 1·2호기), 호남에 2기(당진 5·6호기)를 추가 배치한다. 2038년까지 12기(6.8GW)를 추가 폐지할 계획으로, 이는 모두 양수발전으로 대체된다. 남은 21기(19.1GW)는 배터리 저장장치 및 소형모듈원전 등으로 전환하고, 10기 이내는 안보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순차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조기폐지 발전사업자에게는 BESS 등 신규 발전사업 입찰 시 우대하고, 지역이 수용하는 경우 SMR로 전환을 검토한다. 또한 민간발전기 중 안보전원을 제외한 일부 폐지발전기에 대해 열공급 수요를 고려해 2030년 이후 LNG 열병합 사업 전환을 검토한다. 안보전원화는 10기 이내로 지정한다. 피크전력 수요, 기상악화, 예비력 확보, 중동전쟁 등 외부요인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지정은 발전소의 성능, 계통 기여도를 중심으로 지정하고, 특히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배출저감을 전제로 추진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주말날씨] 전국 맑고 낮 최고 30도…제주 비·남해안 강풍

주말 동안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제주도와 강원 동해안·산지에는 비가 내리겠다.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순간풍속 시속 70k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19일 오전까지 강원 동해안과 산지,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에 가끔 비가 내리겠다. 새벽부터 낮 사이 부산과 울산에는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북부·서부 제외) 10~50㎜(산지 많은 곳 80㎜ 이상), 제주도 북부와 서부 5~30㎜다. 강원 산지는 5~10㎜, 강원 동해안은 5㎜ 미만의 비가 내리겠다. 19일까지 전남 남해안과 경남 서부 남해안, 제주도에는 순간풍속 시속 70km(초속 20m) 이상, 제주도 산지에는 시속 90km(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제주도 먼바다와 앞바다, 남해 동부 먼바다에는 바람이 시속 30~55km(초속 9~15m)로 강하게 불고, 물결이 1.5~3.5m로 매우 높게 일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주의해야 한다. 19일 아침 최저기온은 15~22도(℃), 낮 최고기온은 23~30도, 일요일인 20일 아침 최저기온은 14~20도, 낮 최고기온은 24~30도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지정학 위기 속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은 ‘신뢰’”

글로벌 지정학 위기가 원유와 가스 등 전통적인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이어지는 현실에 대처하려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인공지능(AI) 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전원 공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에너지·기후·번영의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개원 40주년 기념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 나서 “원유와 가스, 우라늄, 코발트, 구리 등 여러 에너지원 중 오늘날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신뢰'라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신뢰가 부족하지만, 한국은 전세계 모두가 신뢰할 만한 국가이자 교역 상대국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위기 중에 올바른 공급망 방향을 선택한다면 향후 몇 년 동안 에너지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정학, 기후변화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주제로 진행된 오전 세션에서 사카모토 도시유키(Toshiyuki Sakamoto)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IEEJ) 전무이사는 에너지 안보 측면이 경제성이나 환경보다 정책적 우선 순위에 있는 방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봤다. 사카모토 전무는 '글로벌 에너지시장, 기후정책 및 공급망 안보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기존 탄소감축 목표 경로를 따라가기 어려워져 에너지 안보가 경제적 효율성, 환경 등 전통적 요인에 비해 우선 요인이 됐다"며 “또한 화석연료와 희토류를 비축하거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녹색전환(GX) 정책이 최근 에너지 안보를 고려한 변화를 맞이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지난 2023년 2월 출범한 GX 정책은 지난달 에너지 자원 회복력을 위한 정책 패키지로 성격이 변화했다. 화석연료 조달 다변화와 위험 축소, 석유 수입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과 다원화, 나프타 비축 정책 부활 등의 내용을 담았다. 페로브스카이트 등 재생에너지 기술부터 원자력 등으로 GX를 가속화하고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에 대응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안보정책연구실장은 '물량에서 권리로, 연료에서 시스템으로: 지정학 시대 에너지안보의 재정의' 주제 발표를 통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올해 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를 계기로 바뀐 에너지 안보 전략을 진단했다. 이 실장은 “공급자가 아니라 공급망에서 에너지 안보 위기가 오고, 기존에는 연료라는 유연한 자본 형태에서 광물과 소재라는 고정된 자본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심 축이 이동했다"며 “에너지 물량 뿐만 아니라 물량 권리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공급망만이 아니라, 자원 수송로와 (정제 등의) 공정에 대한 병목지점(chokepoint) 지도를 보고 에너지 안보를 판단해야 한다"며 “아무리 리튬 자원 물량을 개발해도 정제하고 수입하는 국가 단계에서 막히면 공정이 막히면 국내로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고, 별도의 응축 과정을 거쳐야 하는 우라늄처럼 중간 계약이 막혀도 못 들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에너지 안보 프리미엄은 위기 상황에서 나타나므로 이를 명시적으로 드러내고 잘 지불할 수 있어야 위험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다"며 “자원 비축과 수입선 다변화, 해외 광산 개발 같은 일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위기 상황에는 큰 혜택으로 돌아오고 장기적으로 우상향된다"고 강조했다. '회복력 있고 경쟁력 있는 에너지시스템 구축(Building Resilient and Competitive Energy Systems)'을 주제로 한 오후 세션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을 같이 확보할 에너지 솔루션에 관해 논의했다. 굴샨 바시스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재무전략협력부장은 AI 시대의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를 단순히 수용해야 할 부하가 아니라 계획·관리하고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력수요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연결된 그리드들을 잘 조율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고, 그리드 유연성을 확보해야 AI로 인한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며 “유연한 수요 대응으로 재생에너지를 아주 신뢰도 높은 전력 공급원으로 바꾸고 기저발전도 유연한 수요 조절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AI 기술은 이런 과정에서 정밀도를 높이는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급통계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AI 시대를 위한 전력 공급: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AI 경쟁력 확보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AI 산업의 성장과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라는 두 과제를 조화롭게 풀어갈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은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막대한 인프라 투자 경쟁이 필요한 초거대 기반 파운데이션 모델에 집중하기보다는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모델과 AI 인프라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분야의 AI 기술 표준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에너지 분야의 AI 데이터 인터페이스 성능과 안전 보안에 관한 공통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전력계통이나 전력 시장 참여, 공공 데이터 접근, 공공 조달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개원 40주년 기념식도 진행했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지난 40년간 우리나라의 에너지 여건과 정책환경 변화에 따라 연구원이 마주해 온 과제는 달라져 왔다"면서도 “객관적인 사실과 전문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에너지정책 수립을 뒷받침하고 국가와 사회가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지식의 토대를 제공하는 연구원의 기본적 책무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기후변화 대응, 지속적인 번영은 서로 긴밀히 연결된 과제이며, 지정학적 불안과 기후위기, AI·디지털 전환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환영사를 했고, 이회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초대원장과 우원식 국회의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축사가 이어졌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가스公, 대구 에너지복지형 재생에너지 보급 지원

가스공사가 본사가 위치한 대구에서 에너지 복지형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 나섰다. 한국가스공사(사장 홍의락)는 지난 16일 대구 서구 비산7동 매입임대주택에서 열린 '대구시민햇빛발전소 24호기' 준공식에 참석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에너지 상생을 실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최혜경 가스공사 상생협력처장, 박기환 대구시 경제국장, 조병도 한국에너지공단 대경본부장, 김순진 대구도시개발공사 기획혁신실장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형 공유햇빛발전소는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얻은 수익을 지역 내 취약계층에 환원하는 지역상생형 에너지 복지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가스공사의 지원금과 시민 출자금으로 사업비를 마련하고, 대구도시개발공사가 부지를 제공하며, 청라시민에너지협동조합이 운영을 맡는 민·관·공 협력 방식으로 추진됐다. 이번에 준공된 24호 발전소는 28.38kW 규모로, 연간 약 3만7000kWh의 친환경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발전 수익은 지역 주거 취약계층의 전기요금 감면(연간 약 190만 원)에 활용되며, 향후 20년간 약 343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 발전소 준공은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함과 동시에 그 혜택을 지역 이웃과 나누는 뜻깊은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에너지 복지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충청권 4개 시·도지사 뭉쳤다…“통합 발전사 본사는 충남으로”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한 목소리로 통합 발전사의 본사는 충남으로 유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는 박수현 지사와 허태정 대전시장, 조상호 세종시장, 신용한 충북도지사가 17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제1회 충청광역연합 협의회를 열고,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설치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4개 시도지사는 성명을 통해 “발전공기업 통합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 기조이며, 그 입지 선정은 단순히 공공기관 이전을 넘어 미래 에너지 안보와 국가균형성장의 성패를 가를 중대한 사안"이라며 “560만 충청인의 염원을 모아 통합본사 충남 설치가 조속히 이행되어야 할 국가적 과제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통합본사 충남 설치가 △국가적 에너지 정책 이행과 국가균형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는 출발점임을 공동으로 확인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는 필수 요건이자, 국가 주도의 재생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전의 5개 발전 자회사인 동서발전, 남부발전,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을 가칭 한국발전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석탄발전을 점차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통합 발전사는 총자산 약 73조원, 연매출 약 30조원, 정직원 1만3000여명 규모의 초대형 공기업이 된다. 총 발전설비는 국내 총 용량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53기가와트(GW)에 달한다. 5개 발전사 가운데 중부발전과 서부발전 본사는 각각 충남 보령과 태안에 있다. 한 광역지자체가 본사를 복수 이상으로 보유한 곳은 충남이 유일하다. 충남도는 이를 근거로 통합 발전사의 본사 유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4개 시도지사는 “통합본사 입지는 충청권과 수도권을 잇는 전력 다소비 첨단산업벨트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거점이자, 발전소 폐지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을 극복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 최적지는 단연 충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부터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및 여당 간사,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여야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나 충남 설치를 건의하고, 중앙지방협력회의, 국무총리 간담회 등을 통해서도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국노총 충남세종지역본부도 지난 9일 충남도와 '통합본사 충남 유치 업무협약'을 맺고, 도의 유치 활동에 대한 지원 사격을 약속했다. 충남도는 지난달 통합본사 충남 유치를 위한 전담팀(TF)를 꾸리고 중점 가동 중이다. 충남 외에 각 발전사 본사가 있는 울산, 부산, 경남도 본사 유치를 원하고 있으며, 여기에 전남 나주, 전북 새만금, 강원도도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동서발전, LNG 기업들과 매매계약·수급협력…직수입 공급망 강화

한국동서발전이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 확대로 불안정한 글로벌 LNG 시장에 대처할 역량을 키운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14~16일 사흘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분야 콘퍼런스 '가스텍(Gastech) 2026'에서 글로벌 천연가스 공급기업 3곳과 현물 매매기본계약 및 수급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먼저 동서발전은 14일 SK가스인터내셔널과 LNG 현물 매매기본계약(MSPA)을 체결했다. SK가스인터내셔널과 체결한 매매 기본계약은 현물 거래에 필요한 일반 조건을 사전에 합의해 두는 방식이다. 실제 구매할 때에는 가격과 물량 등 핵심 조건만 협의하면 된다. 동서발전은 이번 계약으로 가격 변동성이 큰 현물시장에서 LNG를 적기 구매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5일에는 글렌코어(Glencore) 싱가포르와, 16일에는 PTT인터내셔널트레이딩과 각각 LNG 수급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글렌코어 싱가포르와 PTT 인터내셔널트레이딩과 체결한 수급협력 업무협약으로 동서발전은 국제 시장 정보 공유와 공동구매를 비롯한 조달 협력을 확대한다. 국제 정세의 변동이 커지면서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들여올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협약 또는 계약이 이뤄졌다고 동서발전은 설명했다. 지난 3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카타르 등 중동 지역의 가스 생산 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LNG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 유럽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러시아산을 안 쓰는 와중에 중동산 LNG를 도입하던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대체 수급처를 찾아 나서면서 글로벌 LNG 가격과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졌다. 겨울철 수요에 대비해 각국의 LNG 물량 확보가 한창인 시기에 진입하면서 LNG 가격이 MMBtu당 20달러선을 훌쩍 넘고 있다. 이에 가격 경쟁력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LNG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발전사들의 과제로 떠올랐다. 가스를 공급하는 트레이딩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거나 계약 형태와 내용을 다양화하는 것이 대표적인 대처 방안으로 거론된다. 동서발전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조달 물량과 발전 운영을 유연하게 조정해 연료비 경쟁력과 수급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직수입 범위를 지난 5월 준공한 음성 복합1호기에서 울산복합발전소까지 확대해 발전연료 조달 역량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중국의 수소 굴기…“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 실증 넘어 산업화 단계 진입”

중국의 수소 전략이 수소전기차(FCEV) 중심의 실증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의 '탈탄소 연·원료 대체'와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대규모 에너지 저장(ESS)' 양대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동화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산업 공정의 탄소 배출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한계를 수소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17일 한국수소연합이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개최한 '2026 한-중 수소 정책 포럼'에서는 중국 내 수소의 전략적 위상 변화와 실증 성과가 집중 조명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양푸위엔 칭화대 교수는 “중국은 재생에너지와 전동화를 빠르게 확대해 왔지만, 전기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료·연료 대체'와 '전력 계통 연계형 대규모 에너지 저장' 등 수소가 가장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양 교수는 첫 번째 시나리오와 관련해 “중국은 현재 매년 3700만 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거대한 시장"이라며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기존 화석연료 기반 수소를 3000만 톤 이상의 그린수소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거대한 초기 수요이자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산업 현장의 막대한 수요를 그린수소로 대체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전체 산업 체인의 원가를 낮추는 것이 중국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핵심 경로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는 전력 시스템과 연계된 '장기·대규모 에너지 저장'을 꼽았다. 양 교수는 “중국의 그린 전력 생산량은 이미 200GW(기가와트)를 넘어설 정도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출력 변동성과 계통 불안정 문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양수발전 등으로 단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으나, 수급 불일치와 계통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주기·계절 간 대규모 저장이 가능한 수소, 나아가 암모니아와 메탄올 형태로의 에너지 저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산업계는 이 같은 청사진을 바탕으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류젠궈 화북전력대 교수는 “중국은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실증을 넘어 본격적인 산업화 단계로 진입했다"며 “알칼라인 수전해 설비의 대형화·표준화와 고분자전해질막(PEM) 기술 발전, 부품 국산화로 제조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그린수소의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설비 증설과 더불어 정유·화학·제철 등 안정적인 대규모 산업 수요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모빌리티 분야 역시 단품 보급에서 벗어나 생태계 전반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팡하이펑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CATARC) 수석전문가는 “지난 6월까지 집계된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 누적 보급 대수는 12만 대를 넘어섰으며 한국, 중국, 미국이 3대 핵심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약 4만5000대로 가장 많고, 중국도 최근 누적 4만 대를 돌파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 흐름에 대해 팡 수석전문가는 “지난 2022년 연간 2만 대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은 후 2023년부터 2024년까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40% 이상 판매가 급감하며 2년 연속 침체를 겪었다"면서도 “지난해부터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활약에 힘입어 글로벌 판매량이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안착하기에는 높은 수소 공급 가격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팡 수석전문가는 “중국의 수소 공급단가는 kg당 35위안(약 7000원대) 수준으로 1만 원을 웃도는 한국이나 그보다 비싼 미국·유럽에 비해서는 낮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시범도시군 정책을 통해 장거리·고가동률 중·대형 상용차 위주로 강점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2030년 최종 소비단계 수소 가격을 kg당 25위안(약 4700원대) 이하로 낮추기 위해 충전 인프라와 공급망을 아우르는 전주기 육성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석진 한국수소연합 사무총장은 “글로벌 수소 산업은 기술적 실증을 넘어 청정수소를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산업·에너지의 실질 수요를 어떻게 충족할지 고민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중국이 수송 중심을 넘어 청정·저탄소 수소 생산과 산업 수요 연계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수전해·청정수소·수소차 등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동북아 수소 공동 밸류체인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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