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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발전량 LNG↓·석탄↑…단가 차이에 석탄감축 반대로 가나

극심한 더위가 이어진 올 여름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발전량이 줄고 석탄발전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NG 발전 단가가 킬로와트시(kWh)당 200원선을 3년 만에 넘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석탄 발전 축소와 이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와 거리가 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여름철(6~8월) LNG 복합화력 발전량은 3만6020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줄었다. 같은 기간 석탄화력 발전량은 5만9149GWh로, 원자력 발전량은 4만5685GWh로 각각 5.1%와 2.9% 늘었다. 전체 발전량이 16만1476GWh로 0.2% 감소에 그친 점에 비춰 보면 LNG 발전량이 비교적 많이 줄고 석탄화력과 원자력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최대 전력 수요가 95.3GW까지 올라갔던 8월에는 LNG 발전량이 18.2% 감소한 1만2284GWh을 기록했다. 빈자리는 원자력(13.3% 증가)과 석탄화력(3.9% 증가)이 채웠다. 이는 LNG 복합화력 발전 단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월과 8월 평균 LNG 전력구입 단가는 각각 킬로와트시(kWh)당 200.8원과 222.5원으로 2023년 7월(204.08원) 이후 3년만에 200원선을 넘어섰다. 한국가스공사의 일반발전 기준 천연가스 공급 가격은 올해 3월 기가줄(GJ)당 1만6048.20원이었지만 이후 조금씩 오르고 7월과 8월 각각 2만522.58원과 2만2726.90원까지 올라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 시장에서 위기가 고조되던 2022년 8월~2023년 3월에는 270원선을 넘었다. 통상 국제 LNG 가격이 한국 시장에 반영되는 시차가 3~4개월이므로 3월 시작된 중동전쟁의 여파가 올해 하반기 들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석탄발전(유연탄 기준)은 7월과 8월 가격이 각각 kWh당 151.7원, 165.1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원래 LNG보다 발전 단가가 낮은 데다 상승 속도도 가파르지 않았다. 봄철(3~5월)에는 석탄화력 발전량이 3만6308GWh로 25.8% 증가했다. LNG 복합화력 발전량은 2.2% 줄은 3만9193GWh였다. 이례적으로 많았던 원전 예방정비로 원자력 발전량이 17.3% 줄어든 4만1104GWh였는데, 이 빈 자리를 석탄화력이 채운 것이다. 올해 들어 신월성 1호기(1~4월)과 한울 2호기(5~7월)∙3호기(2~5월)∙5호기(2~6월)∙4호기(5~8월), 한빛 6호기(2~6월) 등 발전용량이 1GW 수준인 원전이 계획정비로 잠시 가동을 멈췄다. 지난해부터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월성 2~4호기 중 3호기만 지난 7월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LNG 발전이 줄고 석탄 발전이 늘어나는 현상은 올 겨울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들어 LNG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 LNG 가격 지표인 LNG JKM(일본·한국 지표) 선물 가격(종가 기준)은 지난달 14일부터 한달 넘게 MMBtu(100만BTU, 1BTU는 대기압에서 물 1파운드를 화씨 1도 가열하는데 필요한 열량)당 25달러선을 상회하고 있다. 한국 시간 16일 오전 6시 30분 기준으로는 29.340달러까지 올랐다. 국내에서도 가스공사가 책정한 10월 발전용 가스 공급 가격이 GJ당 2만5087.86원까지 올라 갈수록 부담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석탄 발전이 LNG 발전보다 효율이 낮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는 점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석탄 LNG의 발전 효율은 각각 약 40%와 60% 정도로 평가되는데, LNG 발전이 연료를 연소할 때 나오는 열로 추가 발전을 하기 때문이다. LNG 발전으로 나오는 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LNG 수입 가격과 발전단가가 올라 석탄 발전 비중을 높이면 탄소 감축 속도를 더 늦출 우려가 커진다. 이에 석탄발전 폐지 정책 기조와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빠르면 올해 말 확정될 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는 전체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27기를 2036년까지 LNG 발전소로 대체하고, 나머지는 수력발전이나 배터리 에너지지정장치(BESS),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등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0기 이내는 안보 전원으로 남겨두되 점진적으로 폐지해 나간다. 온실가스 감축도 문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 부문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발전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한 2억2043만톤을 기록했다. 전체 배출량은 6억8571만톤으로 전년 대비 0.9% 줄었고, 산림·토지 분야의 온실가스 흡수·저장량을 고려한 순배출량은 6억5470만톤으로 0.5% 증가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 연내 도입 앞두고 발전업계 “투자 위축 우려”

지역간 전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가 송전혼잡으로 한국전력의 구입비가 줄어드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기존 발전사에 비용 부담을 전가해 정책 신뢰와 전력공급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기획에서는 송전망 확충 책임과 비용 부담의 불균형, 발전사의 경영·투자 위축이 전력수급에 미칠 영향을 짚고 신중한 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보완책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정부가 연내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 도입을 추진하면서 발전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송전망 부족으로 비수도권 발전사의 전력 판매가격이 낮아져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반면 한국전력은 전력구입비를 줄일 수 있어, 발전 투자와 송전망 확충 유인을 동시에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송전망 확충 책임이 있는 한전이 오히려 송전제약의 경제적 수혜를 보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도덕적 해이' 논란과 함께 제도 전반의 정책 신뢰성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1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오는 22~23일 전남 나주에서 전력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LMP 관련 사업자 설명회를 열고 제도 도입 취지와 주요 내용을 설명한 뒤 업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LMP는 송전망 상황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력도매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제도다. 여기서 송전망 혼잡이란 지방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낼 송전선로 용량이 부족해 전력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을 뜻한다. 송전망이 한계에 도달하면 전력이 상대적으로 남는 비수도권의 도매가격은 기존 계통한계가격(SMP)보다 낮아지고, 한전은 그만큼 낮은 가격에 전력을 구매하게 된다. 정부가 이 같은 제도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앞서 발표한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있다. 정부는 영·호남 등 전력 생산이 많은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춰 기업의 지방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이에 따른 한전의 수익 감소분을 도매시장의 지역별 가격 차등을 통해 일부 보완할 계획이다. 다만 발전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송전망 부족에 따른 부담이 비수도권 발전사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발전사는 송전망 건설이나 혼잡을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데도 송전제약이 발생하면 전력을 충분히 판매하지 못하는 데 이어 정산가격까지 낮아질 수 있어서다. 특히 송전망 혼잡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전 발전이력과 전력거래소 계통부하·전력수요 데이터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수도권 융통선로가 송전한계에 도달한 시간은 2024년 약 65%, 2025년 약 55%로 연평균 60% 안팎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하반기에는 한계 도달 비중이 약 82.7%까지 높아졌다. 제도 발동 조건인 송전망 혼잡이 연중 상당 시간 발생한다면 LMP가 예외적인 가격 조정 장치가 아니라 사실상 상시적인 가격체계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발전사 수익 감소 폭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지난해 홍익대 신훈영 교수에게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LMP 도입 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SMP 차이는 kWh당 약 10.16원으로 분석됐다. 이를 적용하면 1000MW 발전기를 보유한 사업자의 연간 매출이 약 600억~800억원 감소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가 장기적으로 신규 발전소 투자 위축이나 기존 발전원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전력 생산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춰 전력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한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정작 비수도권 발전사업의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전의 송전망 투자 유인을 둘러싼 지적도 나온다. 송전망 혼잡이 발생할수록 비수도권 발전사의 정산가격은 낮아지는 반면 한전은 전력구입비를 절감하게 된다. 송전망 부족을 해소해야 할 주체가 혼잡 상황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얻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송전망 확충 책임 주체가 제약 상황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얻는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한전의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으며, 송전망 확충과 지역별 요금제를 함께 추진하는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송전망 사업 54건 가운데 20건, 약 37%가 지연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주민 반대와 인허가 지연 등으로 송전망 확충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가격제도만 먼저 도입할 경우 망 부족에 따른 비용이 발전사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LMP 도입에 앞서 송전망 부족에 따른 비용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송전망 투자 이행과 제도 시행을 연계하고, 발전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계통제약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완하는 장치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부 출범 1주년, 장수가 없다 [기후에너지환경단상]

지난 15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을 비롯해 남광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차광명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직무대행 등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장 인사를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하 사장과 남 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및 여권 인사들과 과거 인연이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임명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자문위원 경력이 있는 차 직무대행을 겨냥했다. 공방이 격화되면서 국감이 한때 파행됐다. 공교롭게도 이달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는 달이다. 정부 조직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산하기관으로 시선을 돌리면 아직 정리가 필요한 곳이 적지 않다. 일부 기관은 수장이 공석이거나 임기가 끝난 기관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어떤 곳은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산하기관 가운데 '맏형' 격인 한국전력부터 수장 인선이 정리되지 않았다. 김동철 사장의 공식 임기가 지난달 끝났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현재까지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차기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영록 전 전남도지사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취업불승인' 결정을 받으면서 인선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한전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실제 현장에서 구현할 핵심 기관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려도 이를 수용할 전력망이 제때 구축되지 않으면 발전을 할 수가 없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수요 증가까지 예상되면서 전력망을 책임지는 한전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의 또 다른 주인공인 화력 발전공기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이현빈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이달 새로 취임했지만 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은 기존 사장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 10월을 목표로 발전공기업 통합을 추진하면서 개별 회사의 인사와 향후 통합법인의 리더십이 갖춰지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 대규모 조직 개편을 앞둔 만큼 이를 이끌 수장 인선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화력 발전공기업은 에너지 전환을 현장에서 직접 수행해야 할 당사자다. 정부의 탈석탄 기조에 따라 기존 석탄발전 설비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새로운 발전원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에너지공단, 전력거래소는 수장이 정해졌다. 다만 기관별로 에너지 전환에서 맡는 역할과 무게감에는 차이가 있다. 한수원이 원전과 양수발전을 담당하고 에너지공단과 전력거래소가 각각 인허가·정책 지원과 전력시장 운영을 맡는다면, 한전과 화력 발전공기업은 전력망 확충과 석탄발전 전환이라는 정부의 핵심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기후부 입장에서도 이들 기관의 수장 인선이 갖는 무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환경 분야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윤석대 사장의 임기가 지난 6월 끝났지만 아직 후임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첫 공모에서 적격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에 들어갔는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AI·반도체 산업 확대에 따른 대규모 용수 공급뿐 아니라 가뭄과 홍수 등 기후위기 대응까지 수공이 맡아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수장 인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환경공단은 임상준 이사장이 지난 5월 직무정지된 이후 차광명 경영기획이사가 이사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차 직무대행의 본래 임기도 지난 7월 끝났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대행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 환경공단은 온실가스 감축과 배출권 관련 업무부터 대기·수질·폐기물, 전기차 충전시설 관리까지 환경 정책의 상당 부분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물론 현 정부가 탄핵 정국을 거쳐 출범했고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상당수의 법정 임기가 남아 있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을 일괄적으로 교체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기후부 출범 1년이 지나면서 정책을 발표하는 단계에서 실제 집행하는 단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확충, 발전공기업 개편, 탄소중립과 물관리 등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러나 정치권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가 절차상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인선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전을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장 후보군에 정치권 인사들이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전문성과 정치적 인사를 함께 따지는 과정이 인선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1년이 기후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었다면, 2년차에는 이를 현장에서 실행할 장수들을 갖춰야 할 때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위기 덮치자… 아이들 건강·교육권까지 흔들린다 [기후 신호등]

기후변화가 어린이의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거기에 더해서 학교 출석과 학업 성취, 인지능력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기후재난으로 학교가 문을 닫는 단기적인 피해를 넘어, 폭염과 가뭄·홍수 등이 어린이의 건강과 영양 상태, 가계 소득을 악화시키면서 장기적으로 교육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세프(UNICEF)는 지난달 발표한 '학습이 멈추다: 2025년 전 세계 기후재난에 따른 학교 교육 중단 현황(Learning Interrupted: Global Snapshot of Climate-Related School Disruptions in 2025)' 보고서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106개 국가·지역에서 1억7100만명 이상의 학생이 기후재해로 학업 중단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아교육부터 중등교육까지 전 세계 학생 약 10명 가운데 1명에 해당한다. 폭풍·홍수·폭염·가뭄·산불 등이 휴교와 수업 중단, 등교 감소, 학교시설 파괴 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학교 문을 닫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국의 국제개발·기후정책 연구기관인 'ODI 글로벌'은 지난 5월 '기후변화가 교육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 고찰(The impact of climate change on education outcomes: A systematic review)'를 발표하고 기후위기가 어린이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 254개 연구 종합한 ODI의 분석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ODI 글로벌은 런던에 본부를 둔 독립적인 국제개발·사회정책 연구기관이자 싱크탱크다.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국제개발, 성평등·사회적 포용 등 글로벌 정책 분야를 연구하며 정부와 국제기구 등이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연구를 수행한다. 이번 연구에는 영국 외무영연방개발부(FCDO)가 연구비를 지원했고, 아칸샤 밥나, 레이철 마커스 등 ODI 연구진 4명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한 문헌조사가 아니다. 연구진은 학술 데이터베이스와 회색문헌 등을 포함해 2만2919건의 자료를 검색한 뒤 최종적으로 254개 연구를 검토했으며, 이 가운데 90개 계량경제학 연구를 핵심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핵심 연구들은 기후 충격과 교육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한 연구들이다. 보고서는 홍수와 가뭄, 강수량 변화, 사이클론·허리케인·태풍, 고온·저온, 산불 등 주요 기후위험이 어린이의 교육 접근성(access), 교육 성취(attainment), 학습(learning)​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 학교가 무너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간접 피해' 기후재난이 교육을 망가뜨리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학교와 교육 인프라의 파괴다. 홍수와 태풍 등으로 학교 건물이나 교통로, 급수·위생시설이 파괴되면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없게 된다. 학교가 침수되거나 도로가 끊기면 수업이 중단되고, 복구가 늦어질수록 교육 공백도 길어진다. 실제 검토된 연구 8편 가운데 7편은 학교 건물이나 학교의 물·위생시설, 도로 등의 인프라 피해가 교육 손실로 이어지는 중요한 경로라고 분석했다. 재난이 지나간 뒤에도 교실과 교육시설이 복구되지 않으면 학생들은 정상적인 학습 환경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둘째는 건강과 영양의 악화다. 기후 충격은 식량 생산과 식품 가격, 물 접근성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어린이의 영양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폭염은 수업 중 집중력과 학습 효율을 떨어뜨리고, 감염병 확산이나 식수 부족은 결석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셋째는 가계 소득과 생계의 악화다. 가뭄이나 과도한 강수로 농업 생산성이 떨어지면 가계소득이 감소하고, 부모가 교육비를 줄이거나 자녀가 농업·가사노동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학교에 다니는 데 필요한 교통비와 학용품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출석이 불규칙해질 수도 있다. ODI 연구에서도 강수량 충격이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로로 가계소득, 노동수요, 아동 건강이 확인됐다. 결국 기후위기의 교육 피해는 학교 건물이 파괴되거나 수업이 중단되는 직접적인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건강과 영양 상태가 나빠지고 가계소득이 줄어들면서 출석률과 학습시간이 감소하고, 이러한 변화가 누적돼 장기적인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위기는 '재난 → 건강·소득 악화 → 학교 출석 감소 → 학습능력 저하 → 교육 성취 하락'이라는 연쇄적인 충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폭염은 교실 안에서도 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폭염이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높아지면 학교가 휴업하지 않더라도 교실의 고온 자체가 학습을 방해할 수 있다. ODI가 검토한 연구들은 높은 기온이 학습 조건을 악화시키며, 냉방과 환기 개선, 지붕의 열 반사, 나무 심기 등 수동형 냉방(passive cooling) 조치가 교실 환경과 학습 결과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이는 기후 적응을 단순히 제방이나 배수시설 같은 재난 대응 인프라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의미다. 학교의 냉방·환기·그늘·식수시설 역시 어린이의 학습권을 지키는 기후 적응 인프라가 될 수 있다. 기후위기는 교육 불평등도 확대할 수 있다. 냉방시설과 방재시설을 갖춘 학교에 다니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재난이 발생해도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가정의 아이와 농업소득에 의존하는 가정의 아이가 받는 충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ODI가 검토한 연구에서도 사회적으로 취약한 아동의 교육 결과가 기후 충격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경향이 확인됐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연구마다 달랐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과 어린 연령대의 아동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가 보다 일관되게 나타났다. 따라서 기후위기는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교육 격차와 빈곤의 대물림을 심화시킬 수 있는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 어린 나이에 받은 충격이 더 오래 간다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기후 충격의 시기다. 어린이의 기후 노출은 나이에 따라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임신기부터 생후 2세 정도까지는 신체와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다. 특히 태아기와 생후 초기에 기후 충격을 경험하면 이후 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시기의 영양 부족이나 건강 악화는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ODI는 임신기와 영유아기의 기후 노출이 이후의 학습 및 교육 성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케냐의 한 연구에서는 영아기 강수량 변동에 노출된 어린이의 학교 등록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생후 0세 때의 강수량 변동은 이후 학교에 한 번이라도 등록할 확률을 16.9%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도의 농촌 아동 약 200만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유아기 강수량 증가가 학교 등록과 학습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충격의 방향과 시기, 지역의 농업 구조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후변화와 교육의 관계를 단순히 '기온 상승=학업 성적 하락'이라는 하나의 공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보고서는 강조한다. ◇ 현금 지원과 일자리 보장이 학습 손실을 막는다 그렇다면 기후재난이 발생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ODI가 검토한 연구에서는 조건부 현금지원(CCT)​과 공공고용 보장 프로그램이 일정한 효과를 보였다. “멕시코의 교육·보건·영양 분야 조건부 현금지원 프로그램인 프로그레사(PROGRESA)와 콜롬비아의 가족행동(Familias en Acción) 프로그램처럼, 빈곤층 가정에 현금을 지원하면서 자녀의 학교 출석과 건강관리를 유도하는 정책도 기후재난에 따른 교육 손실을 줄이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현금지원의 효과는 연구와 지역에 따라 달랐고, 6개 연구 가운데 4개 연구에서 긍정적인 교육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공공고용 프로그램의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일관됐다. 에티오피아의 생산적 안전망 프로그램(PSNP)과 인도의 국가 농촌고용보장법(NREGA)을 분석한 연구들은 모두 기후 충격에 따른 학습 손실을 완화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인도에서는 가구 구성원의 NREGA 참여가 21℃를 초과하는 추가적인 더운 날이 어린이의 수학·읽기 성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50% 이상 완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수치를 모든 국가와 모든 기후재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ODI 역시 현금지원과 고용보장 프로그램의 교육 보호 효과를 '중간 정도(moderate)'의 근거​로 평가하고 있다. ◇ 기후 적응 정책에 '교육'을 넣어야 한다 ODI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교육이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가 건강과 식량,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은 널리 논의돼 왔지만, 교육과 학습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국제적 기후 논의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후 적응정책에도 교육을 핵심 의제로 포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폭염에 견딜 수 있는 학교 건축과 냉방·환기시설 △홍수·태풍에 강한 학교 인프라 △기후재난 때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원격·보충교육 △취약 가정에 대한 현금지원과 고용안전망 △학교 급식과 영양 지원 등이 필요하다. 특히 학교 급식은 가뭄으로 인한 중퇴를 완화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말라위에서는 가뭄을 겪은 가구의 12~17세 아동 가운데 학교급식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는 경우 취학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ODI는 아직 이 분야의 정책 효과를 입증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한다. 기후 충격의 교육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엄격한 방법론의 개입 연구는 20편에 불과하며, 특히 정책이 소득·건강·교실 온도 같은 중간 경로를 개선한 뒤 실제 학습 성과까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추적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피해는 학교 건물이나 도로가 부서지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 번의 가뭄이 가계소득과 영양을 흔들고, 폭염이 어린이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며, 어린 시절의 기후 충격이 훗날 학교 등록과 학업 성취에까지 흔적을 남길 수 있다. 기후 적응의 목표를 '재난에서 사람을 살리는 것'에서 한 단계 더 확장해 아이들이 재난 이후에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포함해야 하는 이유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서남 집단에너지시설 2단계, 시공사 선정 지연 우려… DL이앤씨 단독 입찰에 ‘변수’

서울 강서·마곡지역의 지역난방 공급을 위해 추진 중인 서남 집단에너지시설 2단계 건설사업(EPC)의 시공사 선정 일정이 지연될 전망이다. 약 7000억원 규모의 대형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입찰 단계부터 참여 건설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추진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다수 건설사에 따르면 서울에너지공사와 한국남동발전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서남2단계 건설사업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신청서 제출이 지난 6일 마감된 가운데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입찰 서류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은 복수 건설사가 참여하는 경쟁입찰을 기대했지만 실제 접수 업체가 한 곳에 그치면서 후속 입찰 절차에 변수가 생겼다. 이에 따라 당초 13일 예정됐던 현장설명회도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에너지공사와 남동발전으로부터 현장설명회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취지의 안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공고 홈페이지에도 변경된 현장설명회 일정은 아직 별도로 게시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에너지공사와 남동발전은 단독 입찰에 따른 후속 일정과 입찰참가자격 변경 가능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입찰 절차와 조건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시공사 선정 일정도 달라질 전망이다. 서남2단계 사업은 과거에도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었다. 지난 2022년 EPC 사업자 선정을 추진했지만 총 6차례 유찰됐다. 당시에도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최종 계약 체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번에도 DL이앤씨만 참여하면서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는 과거에도 입찰에 참여했던 만큼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준비 측면에서 다른 건설사보다 앞서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입찰이 재추진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독 입찰이 곧바로 계약 불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입찰 조건과 평가 기준, 계약 협상 결과 등에 따라 사업자 선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찰 참여가 저조한 배경으로는 건설업계의 수주 환경 변화가 꼽힌다. 최근 발전공기업의 석탄발전 대체사업과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열 공급시설 등 가스복합·열병합발전 사업 발주가 잇따르면서 발전 플랜트 시공 역량을 갖춘 건설사들의 선택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발전 플랜트는 공사 기간이 길고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 건설사들이 수익성과 사업 위험 등을 따져 선별적으로 수주에 나서는 분위기다. 시공사 선정이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인건비 상승에 따른 사업비 증가와 후속 설계·구매·시공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강서·마곡지역의 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열공급 기반을 적기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공사 선정 절차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같은 유찰과 계약 지연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건설사들이 실제 참여할 수 있는 입찰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발주기관이 참여 업체의 의견을 반영해 후속 절차를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남2단계 사업은 285메가와트(MW)급 LNG 열병합발전설비(CHP) 1기와 시간당 68기가칼로리(Gcal) 규모의 열전용보일러(PLB) 1기, 축열조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7000억원으로, 완공되면 주택 약 7만4000가구와 업무·공공시설 428곳에 지역난방을 공급할 수 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남동발전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가스터빈 수요 증가에 대응해 지난 4월 미국 GE와 가스터빈 예약구매계약도 체결했다. 최종 준공 목표는 2032년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폭염·산불 연기 동시 노출 인구 10년 새 2억8700만명 늘었다

폭염과 산불 연기에 동시에 노출되는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0년대에는 매년 평균 10억명 이상이 두 위험에 동시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2000년대보다 연평균 약 2억8700만명 늘어난 규모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폭염이 잦아지는 가운데 산불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까지 겹치면서 건강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모나시대 공중보건·예방의학대학원 연구진은 중국 베이징대와 충칭대, 호주 퀸즐랜드공대·태즈메이니아대 등 여러 기관 연구자들과 함께 2000~2019년 전 세계 기온·산불 오염·인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폭염은 토양과 식생을 건조하게 만들어 산불 발생과 확산을 촉진한다. 산불은 열과 대기오염물질을 방출하고,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해 온난화를 심화할 수 있다. 폭염과 산불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위험을 증폭시키는 구조다. 산불 연기에 포함된 초미세먼지(PM2.5) 등 오염물질은 폭염과 함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은 두 위험의 동시 노출이 각각의 개별 영향보다 더 큰 건강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에 주목했다. ◇ 노출 인구 증가분 70.5%는 위험 강도 심화 탓 연구진에 따르면 2000~2009년 폭염과 산불 오염에 동시에 노출된 인구는 연평균 약 7억6100만명이었지만, 2010~2019년에는 약 10억7200만명으로 증가했다. 전 세계 인구의 55.9%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동시 노출이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1인당 연평균 동시 노출 일수도 2000년대 1.0일에서 2010년대 1.7일로 늘었다. 동시 노출 총인일(person-days)은 10년마다 약 55억 인일씩 증가했다. 이 가운데 70.5%는 동시 노출 강도 증가(폭염일수 혹은 산불 발생일수 증가 등) 때문이고, 29.5%는 인구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증가보다 폭염과 산불 오염이 겹치는 위험 자체의 심화가 더 큰 원인이었다는 의미다. ◇ 저개발국 주민, 노출 일수 더 많아 경제·사회적 발전 수준에 따른 격차도 컸다. 인간개발지수(HDI)가 낮은 국가에서는 1인당 연평균 동시 노출 일수가 3.6일로 세계 평균인 1.3일을 크게 웃돌았다. 저소득 국가에서는 4.4일에 달했다. 2010~2019년 국가별 1인당 연평균 노출 일수는 잠비아가 28.8일로 가장 많았다. 콩고민주공화국은 24.3일, 말라위는 21.7일이었다. 연구진은 저소득 국가들이 고온에 취약한 열대·아열대 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농업 잔재물 소각과 산림 개간, 산불 관리 역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접근성과 재난 대응 자원이 부족한 점도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 연구진은 “폭염과 산불 연기를 별개의 위험으로 관리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통합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염 경보와 대기질 경보를 연계하고, 두 위험이 겹칠 때 취약계층에 통합적인 건강 보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냉방과 공기 정화 기능을 갖춘 대피 공간을 확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2000~2019년 자료를 바탕으로 동시 노출 규모와 추세를 분석한 것으로, 실제 질병 발생이나 사망자 수를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복합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한화 탠덤 셀, 중국 태양광 우위 넘을 기술…생산세액공제 확대해야”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기술을 먼저 개발하면 실리콘 기반 태양광 셀 시장에서 중국이 이미 차지한 우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 측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국내생산세액공제라는 지원책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국가 에너지 안보, 재생에너지 해외 의존 구조를 깰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유재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한국사업부장(전무)은 전날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열린 '2026 솔루션 아카데미'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한화큐셀은 지난 7일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보고회에서 2028년까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상용화와 양산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은 기존 실리콘 셀 위에 반투명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셀을 적층하는 방식으로 발전 효율을 끌어올리는 차세대 태양광 기술이다.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가 각각 짧은 파장과 긴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와 재생에너지를 위한 전력망 개편, 규제 개선 등을 내놓으며 재생에너지 보급에 힘을 주고 있다. K-GX 계획을 계기로 태양광을 주요 경제안보품목과 국내생산세액공제 품목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태양광 셀∙모듈 시장에서 중국이라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도 태양광 셀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3.9%로 바닥을 친 반면, 중국 제품은 9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올해는 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태양광 업계에서 나온다. 태양광 모듈도 지난해 점유율이 30%대로 떨어졌다. 중국이 중앙정부, 지방정부 가릴 것 없이 태양광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생산 능력을 전 세계 수요의 2배 수준으로 키운 결과다. 유 전무는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앞단에 있는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가 생산능력 확보 경쟁인 반면, 셀은 가장 기술 집약적이기 때문에 밸류체인 중 부가가치가 가장 커지는 단계이기 때문에 셀만큼은 국내 제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산업성장 뿐만 아니라 자국 공급망 구축하고, 에너지 안보 구축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미국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준으로 시행해야 효과가 클 것이라고 류 전무는 봤다. 이익에 대한 세금 공제를 넘어 직접 보조금을 지급해야 이익을 못 본 태양광 기업들까지 혜택을 볼 수 있고, 공제세액(택스 크레딧)을 제 3자에 양도할 수 있게 하면 즉각적인 수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추진 중인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직접 보조금이 빠져 있고, 공제 한도를 투자금액의 50% 이내로 설정했다. 유 전무는 “테양광 산업은 초기 설비투자 비용(CAPEX)과 재료비∙인건비 등 운영비용(OPEX) 모두 많이 들기 때문에 사업 투자 후 영업이익을 실현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 긴 시간을 메울 방안인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직접 보조금 지급도 포함할 수 있도록 산업계가 정부에 건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제조 역량과 직접구매계약(PPA)가상발전소(VPP) 사업을 연계해 태양광 가치사슬 전반에서 선순환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향후 VPP 제도가 국내에 도입되는 것을 전제로 2030년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유 전무는 “통상 20년동안 이뤄지는 발전 사업에서 한화큐셀은 모듈 공급부터 시공, 운영 및 관리까지 할 수 있고, 한화큐셀의 중개사업을 통해 PPA나 VPP 같은 방식으로 매전 행위(전력 판매)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불순물 유입을 차단하는 '폐쇄된 파이프라인'을 경쟁력을 내세워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케이블,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등 고부가 전선 소재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와이어∙케이블 사업부문을 신설하고, 가교 폴리에틸렌(XLPE) 절연체와 내∙외부 반도전, 자켓 등 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전선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최소 전압 245kV의 전류를 견디고 먼 거리를 송전하는 전선은 불순물이 없고 표면이 매끄러우며 끊어지지 않는 소재를 요구한다. 불순물이 섞이거나 표면에서 툭 튀어나온 부분이 발생하면 해당 부분에 전류가 흐르면서 원래보다 더 많은 열이 발생해 손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전압이 높을수록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소재의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박지환 한화솔루션 와이어∙케이블 사업부문 프로는 “범용 소재와 달리 케이블 소재 시장은 케이블 설치 과정이 까다로운 데다 25~40년동안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보수적이다"라며 “소재를 개발한 이후에는 생산부터 성능 테스트, 제3자 인증 획득 이후 고객사의 레퍼런스 확인과 최종 채택까지 거치므로 상업화 적용까지 최소 1~2년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화솔루션은 원료 공급 단계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모든 과정에서 외부 접촉이 막힌 파이프라인 통해 공급하는 '폐쇄형 체계'를 갖춰 이물질 유입 가능성을 차단했고, 생산 과정에서 24시간동안 온라인으로 품질 검사를 수행한다"며 “전선 제조사들이 절연체와 반도전, 자켓 소재를 따로 조달하면 품질 문제 원인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케이블 사양이 초고압으로 높을수록 패키지 공급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초고압케이블(SEHV)용 XLPE 판매량이 전년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325kV급 SEHV XLPE 등을 포함한 초고압 소재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3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중국 초고압 케이블 제조사인 칭다오 한허(Qingdao Hanhe), 터비엔전공(TBEA)과 각각 협력해 500킬로볼트(kV)급 초고압교류송전(HVAC) 케이블용 XLPE 절연 및 반도전 소재 패키지에 대한 기술 검증(Type Test)을 완료했다. 검증은 중국 SECRI 계열 인증기관인 TICW가 초고압 송전 환경에서 요구되는 절연 성능과 장기 신뢰성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해당 제품은 국제 공인 기관인 KEMA의 인증 확보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최근 도체 운전온도(전선 내부 전류 흘렸을 때 온도) 섭씨 90도 수준까지 개발해 고객사 테스트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아울러 PCR을 50% 함유한 친환경 rPE 자켓을 개발해 상업화 단계로 나아갔고, XLPE∙반도전 폐기물을 케이블 소재로 재활용하는 탈가교 기술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 자켓 소재(8450DX)를 내년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주말날씨] 토요일 포근하다 일요일 전국에 비…수도권 최대 80㎜

토요일인 17일은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흐려지겠다. 일요일인 18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주말 후반 궂은 날씨가 예상된다. 16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17일 전국 최저기온은 7~17도, 최고기온은 21~27도로 예보됐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 5~15도, 최고 19~23도)보다 높아 비교적 포근하겠다. 17일 비 소식은 없지만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벌어지겠다. 순간풍속이 시속 55㎞, 산지에서는 시속 70㎞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어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오는 18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흐린고 새벽부터 인천·경기 북부와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되겠다. 오전에는 그 밖의 중부지방으로 비가 확대되고 오후부터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다. 중부지방은 밤부터 대부분 비가 그칠 전망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와 서해5도, 대전·세종·충남·충북이 30~80㎜로 가장 많겠다. 강원 내륙·산지는 20~70㎜, 전북은 20~60㎜가 예상된다. 광주·전남과 경북 중·북부 내륙은 각각 5~40㎜, 부산·울산·경남과 제주도는 5~30㎜가 내리겠다. 강원 동해안과 대구·경북 동해안·남부 내륙, 울릉도·독도에는 5~20㎜의 비가 예상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전·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전력설비 전자파 오해 해소 나선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한국전력이 전력설비 전자파에 대한 국민의 오해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나섰다. 송전선로와 변전소 등 전력망 확충 과정에서 전자파에 대한 주민 불안이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자 객관적인 정보 제공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한전은 지난 14일 '전력설비 전자파 이해증진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첨단산업 등의 전력수요 증가로 송전선로와 변전소 등 전력 인프라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전력설비 건설 과정에서는 전자파의 인체 영향 등에 대한 주민 우려가 이어지면서 지역 수용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 재단이 실시한 '2026년 제3차 에너지 국민인식조사'에서 전력망·탄소중립 관련 관심 정보 가운데 '전력망의 안정성 및 전자파 관련 건강 정보'가 3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력망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 하남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은 인근 감일신도시 주민들이 전자파와 소음 영향 등을 우려하며 반대해 장기간 갈등을 겪고 있다. 정부와 한전, 주민들은 지난 8월부터 협의체를 구성해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동서울변환소는 동해안에서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는 초고압직류송전(HVDC)망의 핵심 시설로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과도 연계돼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전은 전력설비와 전자파 관련 기술자료를 제공하고 현장을 지원한다. 재단은 이를 토대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주민 소통과 이해 증진 사업을 맡는다. 양 기관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세부 사업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재단은 전력설비 전자파를 시작으로 사업 초기부터 주민 우려와 정보 수요를 파악하고 갈등을 예방하는 소통 기능을 강화해 전력 인프라에 대한 지역사회의 신뢰와 수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6 국감] “직무수행서 제출 거부, 상상 안돼”…국힘 기후환노위 반발

국민의힘 소속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이재명 정부 들어 공모가 진행된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장과 관련한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 계획서 등 서류가 제출되지 않는 데 대해 항의하면서 국감이 파행됐다. 국회 기후환노위는 15일 기후부 산하 환경 분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지만, 오전 내내 서류 제출 문제로 본질의를 시작하지 못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남광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과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장건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이 위원회 의결 자료조차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이유로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원장과 하 사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경기도 성남 활동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나 의원은 이들에 대해 “김현지 청와대 비서실 부속실장과 정진상 전(前)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이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기소개서, 직무수행 계획서, 이력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건 국회에서 상상이 안 되는 일"이라며 “문서 제출에서는 증언 거부권, 진술 거부권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당 간사를 맡은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헌법상 사생활의 비밀이나 양심의 자유, 그리고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국회법 해설이 충분히 나와 있다"고 받아쳤다. 여야 의원들의 갈등은 남 원장이 발언대에 선 이후 더 커졌다. 남 원장은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진행 주인 재판,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개입할 목적을 두면 안된다는 국정감사법 8조를 들고, 채용 관련 서류가 공개되면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위원회에서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기후환노위원장은 잠시 정회한 뒤 양당 간사와 협의를 진행한 뒤 국감을 재개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퇴장했다. 야당 간사를 맡은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퇴장하기 전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도 대한민국 국회가 오늘처럼 무기력하게 보인 적이 없다"며 “일단 의결된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해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반드시 제출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측은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에 대해서도 인사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리 정부 들어와서 임명된 분들에 대해 정치 공세성 자료 요청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자료 추가 제출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직무수행 계획서는 제출했고, 자기소개서는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 관련 조항 때문에 제출하지 못했다고 미제출 사유를 밝혔다"며 “그런데 여야 합의로 요청한다면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상황을 정리한 뒤 오후에 국감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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