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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지부터 베란다 태양광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로드맵 윤곽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을 위한 밑그림을 구체화하고 있다. 간척지·군사접경지역 등 대규모 부지부터 산업단지 지붕, 지역 마을, 아파트 베란다까지 활용 가능한 모든 공간을 총동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재 추진 물량을 단순 합산해도 목표 달성에는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 시화·화옹지구, 파주 접경지역 등을 중심으로 GW급 대규모 태양광 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시화·화옹지구에는 약 3GW, 파주 일대에는 그 이상의 규모가 거론된다. 기존 최대 규모인 새만금 수상태양광(1.2GW)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인천 수도권 매립지에도 GW급보다는 작지만 수백 메가와트(MW) 규모 대규모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경기도 대단지를 포함해 여러 공공부지를 이용하면 2030년까지 최대 10GW까지도 늘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가 수도권에 주목하는 이유는 송전망 용량에 여유가 있어서다. 한국전력 재생에너지 연계 여유용량에 따르면 올해 기준 경기도는 약 107GW로, 전남(0GW), 전북(0.6GW), 충남(1.5GW) 등 지방 대비 압도적으로 크다. 다만 송전망 여유가 곧바로 설비 확대 가능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송전된 전력을 최종 수요지까지 전달할 배전망 구축이 필요하고 지방자치단 규제와 부지 확보 문제도 여전히 변수다. 그럼에도 간척지, 군사접경지역, 수도권 매립지 등 유휴부지 규제가 완화될 경우 대규모 태양광 확대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곳이 시화·화옹지구다. 약 3000만평 규모 간척지로, 정부는 수도권 최대 재생에너지 잠재지로 보고 있다. 김민석 총리는 지난 22일 현장을 방문해 “에너지 전환 방향은 확고하며 이제는 속도와 집행력의 문제"라며 조속한 사업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접경지역 역시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기북부는 약 6GW 수준의 송전망 수용 여력을 갖추고 있다. 유휴부지가 넓고 민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반도체·AI 클러스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와 인접해 '지산지소'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규모 단지 외에도 중소형 분산형 모델도 병행된다. 산업통상부는 '산업단지 태양광 활성화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산업단지 지붕과 유휴부지에 총 6GW 보급 목표를 제시했다. 주민이 직접 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은 2030년까지 2500개 조성, 최대 2.5GW 규모로 추진된다. 국회와 정부는 이들 사업에 대해 전력망 우선 접속을 허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도 10만 가구 보급 시 약 0.1GW 수준의 전력 확보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누적 재생에너지 설비는 약 38GW 수준으로, 대단지·산단·마을·주택 물량을 모두 더해도 100GW 달성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풍력 역시 보급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목표대로라면 2030년까지 육상풍력 6GW, 해상풍력 3GW 수준에 그친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경기도 대단지 최대 10GW, 산업단지 6GW, 햇빛소득마을 및 베란다 태양광 2.6GW, 육상풍력 6GW, 해상풍력 3GW 등 총 28GW 수준이다. 기존 설비(38GW)를 더해도 약 66GW에 그친다. 이마저도 모든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는 가정 하의 수치다. 결국 추가로 약 30GW 이상을 공공과 민간이 별도로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전력당국 관계자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는 실제 달성 여부를 떠나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상징적 의미로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부 부처, 탄소중립법 초기에 가파른 감축목표 명시 반대 의견

정부 부처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초기에 더 빠르게 줄이는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명시하지 말 것을 국회에 의견으로 제출했다. 구체적인 목표는 향후 기술 발전 등을 고려해 시행령으로 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법에 5년마다 강력한 NDC를 규정할 경우, 이를 지키지 못하면 정부가 위법 소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통상부, 기획재정부, 재정경제부는 선형 감축을 기준으로 탄소중립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공동 의견서를 제출했다. 선형 감축이란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들기 위해 2018년부터 매년 동일한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2035년에는 2018년 대비 53%, 2040년 69%, 2045년 84%를 감축하게 된다. 이를 하한선으로 설정하고, 기술 발전에 따라 추가 감축이 가능할 경우 시행령을 통해 조정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주요 입장이다. 실제로 현행 탄소중립법에는 2030년 NDC를 35%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시행령에서는 이를 40%로 상향해 적용하고 있다. 다만 산업부, 기획재정부, 재정경제부는 기후부보다 더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후부는 선형 감축을 하한선으로 두고 구체적인 목표는 시행령으로 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산업부 등은 선형 감축 외에도 후반부에 감축을 집중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국회 기후특별위원회는 지난 16일과 23일 탄소중립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2024년 8월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2030년 NDC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만 포함하고, 2031~2049년 감축 경로가 빠져 있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2035년 NDC를 65% 이상, 2040년에는 85% 이상으로 명시한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형 감축을 기준으로 NDC를 설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 부처와 국민의힘이 선형 감축을 기준으로 제시하나 민주당은 국회 기후특위 공론화위원회 국민숙의단 결과를 근거로 초기에 감축을 강화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발표된 조사에서 국민숙의단의 77.9%는 2031~2050년 기간 동안 초기에 감축을 더 가파르게 하는 경로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후특위 활동이 다음달 말 종료되는 만큼, 탄소중립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간 충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전 중심 원전수출 일원화, 임시방편 불과”…원전업계 ‘근본 구조개편’ 촉구

정부가 추진 중인 '한전 중심 원전수출 일원화' 방안이 오히려 구조적 문제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단순 협약 수준의 체계 개편으로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4일 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원전수출 체계 개편' 관련 “현재 논의되는 한전-한수원 협력 협약 방식은 이원화 해소라는 취지는 인정되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특히 한국전력공사 중심의 수출 구조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전은 누적 적자와 200조 원을 웃도는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금융 조달과 대외 협상을 주도하기에는 신용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원전 수출은 수십 년 단위의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초기 금융 구조 설계에서 주계약자의 재무 건전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이후 한전이 발전 기능을 분리한 지 20년 이상 지나면서 실제 원전 건설·운영 역량이 약화됐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현재 해외 원전사업 인력도 200명 이하 수준에 그쳐 독자적 수행이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이번 방안의 핵심인 '공동 주계약 구조'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센터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 간 갈등이 표출됐던 UAE 바라카 원전 사례를 언급하며 “문제의 본질은 계약 형태가 아니라 최종 의사결정 권한이 분산된 구조였다"고 진단했다. 공동 주계약 방식은 설계 변경, 공기 지연, 추가 비용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둘러싼 해석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해 향후 유사 분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센터는 원전 수출 경쟁력이 특정 기관이 아닌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 결집'에서 나온다는 점도 강조했다. 설계(한국전력기술), 기자재(두산에너빌리티), 연료(한전원자력연료), 정비(한전KPS), 시공(현대건설 등)까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경쟁력이 확보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협약은 한전-한수원 관계 재정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러한 전주기 산업 구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센터는 이번 방안이 연구용역과 일부 기관 중심 논의를 통해 도출된 뒤, 공식 발표 이전에 언론을 통해 여론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 수출 체계 개편은 국가 전략 사안인 만큼 학계·산업계·관련 협회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센터는 중장기 대안으로 '원자력발전공사(가칭)' 설립 또는 원전 중간지주회사 신설을 제시했다. 한전 산하에 원전 지주 구조를 두고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등을 편입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단일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전주기를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원전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원자력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을 통해 금융·인력·기술 지원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EDF, 러시아 로사톰, 중국 국영 원전기업들이 모두 법적 기반 아래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춘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센터는 글로벌 원전 시장이 2050년까지 600GW, 3000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체코 두코바니 수주 이후 유럽·중동·동남아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는 지금이 구조 개편의 적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 △한전-한수원 협약 유보 △공론화 기구 구성 △복수 대안 검토 △특별법 입법 로드맵 마련 등을 촉구했다. 센터는 “원전 수출 체계 개편은 기관 간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산업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혈세 3조 쓰고도 부실 플랜트 구축…“1달러 매각 이제 납득 간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3조원가량 손실을 본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프로젝트. 당초 포나인(99.99%)급의 고품질 전기동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알려져, 왜 1달러에 매각됐는지 궁금증을 자아냈으나 서서히 미스테리가 풀리고 있다. 전직 직원 등에 의하면 포나인급 제품은 시험실에서 아주 조금만 생산됐으며, 실제 상업제품의 순도는 시장경쟁력도 없는 저품질 수준으로 드러나고 있다. 24일 산업통상부와 광업계에 따르면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운영사로 있던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프로젝트를 지난해 말에 현지 기업에 단 1달러에 매각하고, 올해 3월에 정부 승인 절차까지 모두 완료했다. 계약 내용은 이달 말에 공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광해광업공단이 볼레오 프로젝트에 투자한 돈은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총 3조1689억원이다. 투자손실률은 90%를 넘는다. 산업부와 공단 측은 매년 수천억원대의 손실과 막대한 부채 때문에 1달러 매각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본지의 볼레오 프로젝트 1달러 매각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매각 당시 볼레오 사업의 가치는 음(-)으로 평가돼 실질 매각가치가 없는 상황이었고, 거래를 위해 최소 명목가액인 1달러로 매매가를 설정했다"며 “2022년 이후 3차례 유찰(입찰자 전무)되는 등 인수 희망 기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매수의향자가 나타나 매매가는 1달러로 하되 매수자가 잔여 부채를 모두 부담하는 조건으로, 조속히 매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매각계획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볼레오 프로젝트의 현지 운영법인 MMB(Minera Metalurgica del Boleo)의 2024년 기준 경영실적은 매출액 1982억원, 영업손실 677억원, 당기순손실 3046억원이다. 재무 구조는 총자산 2986억원, 총부채 3조389억원으로, 2조7403억원 자본잠식 상태이다. 이 법인의 광해광업공단 지분율은 80.52%이다. 그동안 광해광업공단이 투자한 돈은 대부분 정제련 플랜트 구축에 사용됐다. 플랜트의 연간 제품 생산능력은 전기동(구리) 5만6700톤, 코발트 1700톤, 황산아연 2만5000톤이다. 특히 플랜트는 핵심 제품인 전기동을 포나인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고 수준으로 설계됐다. 광해광업공단의 전신 중 하나이자 당시 볼레오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17년 발간한 50년사 책자에서 “볼레오 동 생산의 최종 형태는 가로 1m, 세로 1m, 두께 0.55cm~0.56cm, 무게 약 50kg의 순도 99.99% 전기동판이다"라고 소개했다. 산업부도 해명자료에서 “볼레오 사업의 제련 플랜트에서 2015년 순도 99.99%의 전기동을 생산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볼레오 플랜트의 포나인급 전기동 생산은 조작에 가까운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볼레오 프로젝트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2015년 99.99% 전기동 제품을 생산한 것은 맞으나, 그것은 시험실에서 만든 것일 뿐, 절대 상업적 생산 제품이 아니다"라며 “거기 환경에서는 절대 포나인급의 전기동을 생산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관계자는 포나인급을 생산할 수 없는 이유로 진흙 섞인 저품위 광석을 꼽았다. 그는 “프랑스 기업이 고품위 광석을 모두 캐내고 저품위 광석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고, 여기에 노천광산은 진흙까지 범벅돼 있어 이를 정제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환경이었다"며 “볼레오 광산에 처음 갔을 때 한숨이 가장 먼저 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광물자원공사의 상황을 잘 아는 다른 관계자는 “볼레오 플랜트는 2014년 9월 완공하고, 2015년 1월 시험생산한 뒤 7월에 첫 수출을 했다고 한다. 세계 어떤 제련회사도 설비 완공 후 몇 달만에 포나인급 제품을 상업 생산하기는 힘들다"며 “광업 및 금속업계 종사자라면 이 소리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결정적으로 포나인급 제품 생산이 허위라는 사실은 볼레오 광산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다. 홈페이지에는 생산제품과 원자량이 표기돼 있다. 원자량은 순도를 뜻한다. 그에 따르면 제품별 원자량은 구리 63.546(%), 코발트 58.933(%), 아연 65.38(%)이다. 60% 초중반 대의 순도로는 절대 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참고로 세계 최고 품질로 평가받는 고려아연의 제품 순도는 아연 99.995%, 전기동(구리) 99.9935%이다. 홈페이지를 확인한 광업계 한 전문가는 “이 순도가 맞다면 1달러 매각이라는 사실이 납득이 간다. 즉, 전혀 쓸모없는 플랜트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광해광업공단의 감독 부처인 산업통상부는 본지의 취재에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볼레오 플랜트가 포나인급이라는 것은 공단으로부터 보고 받은 것"이라며 “포나인급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공단에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광업계에서는 혈세 3조원가량의 손실을 입힌 볼레오 구리광산 프로젝트 투자 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필요 시 감사까지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에스토니아, 겨울 전력가격 급등 우려…韓과 협력해 ‘수출국 전환’

중동 사태로 겨울철 전력가격 급등을 우려하는 에스토니아가 한국과 협력을 통해 전력 수출국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2035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량의 80%를 재생에너지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한 에스토니아 대사관과 에스토니아 기업청은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에스토니아 기후에너지부 관계자들과 관련 기업 6개사가 사절단 형식으로 방한해 참석했다. 사절단에는 에스토니아 국영 에너지 기업 '에스트 에네르기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솔루션 기업 '스켈레톤 테크놀로지' 등 6개사가 포함됐다. 스켈레톤 테크놀로지는 효성중공업과 협력해 ESS와 재생에너지를 연계하는 'e-스태콤(STATCOM)'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에스토니아가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전력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 북유럽의 소국인 에스토니아는 현재 상당량의 전력을 주변 국가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마리아 베르톤 에스토니아 기후에너지부 부서장은 “에스토니아는 전체 전력 소비의 4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추가 투자를 통해 자국 내 에너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토니아 전력청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량이 감소하는 겨울철에는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출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겨울철에는 풍력발전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참석한 에스토니아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같은 가스가격 상승이 재현될 경우, 겨울철 전력도매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녹색 전환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토니아는 현재 태양광 1.2GW, 풍력 0.7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2035년까지 태양광 1.6GW, 풍력 1.8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도 1.5GW 규모로 구축한다는 목표다. 마리 리스 쿠파 에스토니아 기업청 이사회 임원은 “에스토니아는 청정하고 안정적이며 회복력 있는 차세대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있어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자연자본포럼 2세션] “탄소 감축, 기술보다 자연기반 해법이 핵심 될 것”

기후 위기를 넘어 생물 다양성 감소 등 '자연 자본' 손실이 글로벌 경제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한 가운데 기업이 자연 자본 공시(TNFD)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재무적 의사 결정과 훼손된 생태계 복원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쏟아졌다. 온실가스 감축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습지와 토양 등 다양한 자연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경영 전략에 내재화해 자연을 회복세로 돌리는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 자연 순증)'를 실천해야만 향후 기업의 생존과 가치를 담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의 공동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의 의원회의실에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 다양성 및 자연 자본 포럼'의 제2세션이 열렸다. '기업의 생물 다양성과 자연 자본 전략과 미래'를 주제로 한 이 세션에서는 자연 자본 공시 의무화 흐름에 맞춘 국내 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실질적인 생태계 복원 및 자산 확보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주제발표 후 국립생태원 주우영 ESG경영부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기업 실무 현장의 고민이 담긴 질문과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해법 제시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기후 분야의 직접 공기 포집(DAC)처럼 자연 자본 분야에서도 기업이 도입할 기술적 대안이 있는지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이에 임정철 국립생태원 탄소흡수연구팀장은 “DAC 같은 화학적 기술은 전 세계 GDP의 상당 비중을 25년 이상 투자해야 할 만큼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주 부장 역시 “탄소 흡수에만 매몰되면 생물 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수질·대기 정화 등 생태계의 복합적 기능을 살리는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 중심의 접근과 기술 발전이 앞으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연의 상태를 계량화하는 복잡한 지표 산정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주 부장은 “현재 국제적으로 생태계 면적 증감(양적 측면), 천연 상태와 비교한 생태계 건전성(질적 측면), 멸종 위기종의 위협 감소 추이 등 세 가지 축으로 지표가 압축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제17차 생물 다양성 협약(CBD) 총회를 기점으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아선 SDG연구소 컨설팅본부장은 자연 리스크를 재무적 영향으로 공시할 때 자본 시장의 신뢰를 얻는 방안으로 '투명성'을 꼽았다. 그는 “완벽한 정량화는 당장 어렵더라도, 가뭄이나 원료 수급 차질이 어떻게 원가 상승이나 매출 감소로 이어졌는지 그 산출 근거와 가정을 주석으로 상세히 설명하는 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는다"고 조언했다. 온실가스처럼 명확한 단일 지표가 없는 자연 자본 분야에서 기업이 '네이처 포지티브'를 실천하는 방법론도 제시됐다. 주 부장은 “물 소비가 막대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사업장 내 물 재활용을 넘어, 주변 수생태계를 복원해 지역 사회가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 총량을 늘리는 방식이 좋은 사례"라며 “향후 이러한 생태계 서비스 증진 실적이 배출권처럼 '생물 다양성 크레딧'으로 거래되는 시장도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공급망 관리 범위에 대한 질의에 이 본부장은 “모든 밸류 체인을 한 번에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금융 기관은 투자 포트폴리오, 제조업은 핵심 원자재 등 자사 비즈니스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부터 스코핑해 순차적으로 넓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 부장은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이미 원료를 채취하는 1차 공급망의 정량 평가까지 진행 중"이라며 “유럽의 공급망 실사법 등 규제가 점차 강화됨에 따라 자연에서 원료를 얻는 심층 공급망 관리는 점차 국내 기업들의 필수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자연자본포럼 1세션] 진입장벽 높은 ‘TNFD’, 국가플랫폼 활용 유도해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22일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의 제1세션에서는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자연자본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 자연자본 공시 등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자료가 많은 반면, 기업의 공시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면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가상의 음료수 기업을 설립하고, 이 기업이 어떻게 자연자본 공시를 해야하는지 보고서를 작성한 것도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도움을 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한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 이날 패널토론의 좌장을 맡은 강재신 국립생물자원관 센터장은 같은 생물자원관의 이재호 연구관에게 접근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 연구관은 “저희도 '알파벳 숲'이라고 할 정도지만, 영어 약어를 쓰지 않는 것은 어렵다"며 “관련 안내서와 용어집을 만들었고, 한글화된 자료를 TNFD 홈페이지에 올린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관은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를 비롯한 논의와 제도가 왜 필요하고, 경제주체들이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시가 먼저가 아니라 참여 의도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KEI) 자연환경연구실장은 “국가에서 만든 플랫폼이 있는데 연구자 입장에서는 찾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한테는 어렵다"며 다른 이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디지털도서관과 생물자원관의 도서관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시범보고서를 만들 때 어느 자료를 어디에서 어떻게 찾았는지 정리하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언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학습시키면 올바른 정보가 공유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세대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방안도 거론됐다. 이 실장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물다양성·자연자본 관련 내용을 강의했던 경험을 토대로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것보다 교내에 있는 나무 등 주변 자연환경을 알아가는 것에서 시작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김미현 SK증권 상무는 자체 보고서 작성 경험을 전했다.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두고, 맞춤형 교육으로 이해도 향상을 비롯한 펀더멘탈을 강화한 점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TNFD 기반 자연자본 공시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환경보호를 위한 프로젝트에 비용이 투입되지만, 경영진이 이를 부담으로 느끼기 보다 적극적인 실행을 지원사격했던 점도 언급했다. SK증권은 환경재단과 독수리 먹이주기 캠페인을 진행했고, 단국대와 협업해 도심 곳곳에 인공 새집을 조성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투자 의사결정 뿐 아니라 딜을 진행하는 부서에 자연자본의 중요성을 재무적으로 설명하는 과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데이터 수집 경로와 그린워싱에 대한 질문에는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의 가이던스를 활용 중으로, 그린워싱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답변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자연자본포럼 개회사] 정선구 에너지경제신문 사장 “자연자본, 기업 경쟁력 좌우하는 핵심 요소”

정선구 에너지경제신문 사장은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 개회사에서 “기후위기와 더불어 생물다양성 손실이라는 이중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야생생물 개체군이 급격히 감소하고 생태계의 균형이 흔들리는 현실은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연은 더 이상 보호 대상의 차원을 넘어 기업과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자본이 됐다"며 “자연자본과 생물다양성은 ESG 경영의 새로운 기준이자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럼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이 자리가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기업·정부·학계·시민사회가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자연자본포럼 축사] 김민석 국무총리 “한국형 자연자본 공시 지침 마련할 것”

정부가 기업 자연자본 공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알렸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구의 날'인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 서면 축사를 통해 “기업의 자연 자본 공시에 필요한 데이터를 지원하고 한국형 자연자본 공시 지침을 마련하겠다"며 “녹색성장 혁신을 뒷받침하는 녹색 금융과 연구개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생물 다양성 감소와 자연 자본 훼손은 환경 문제를 넘어 원자재 수급 불안과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기업과 국가 경제의 중요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기관은 이미 생물 다양성 손실 위험이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고 환경 보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자본 리스크 관리는 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경영 전략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도전을 우리 사업 도약의 계기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1차관도 영상축사를 통해 “기업이 자연자본 리스크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공시 의무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체계를 탄탄히 구축하고 선제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기후부는 기업이 자연자본을 경영에 내재화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자연자본포럼 환영사]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물, 공기 더이상 공짜 아니다”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는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에서 환영사를 통해 “생물다양성은 동식물을 보호하는 자선활동이 아니라 인류가 지속가능하게 살아남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지구라는 거대한 은행에서 무이자로 빌려쓰는 줄 알았던 공기, 물, 토양은 공짜가 아니다"며 “우리가 미래에서 잠시 빌려온 원금이고 이번 포럼은 원금을 파산시키지 않고 어떻게 하면 돌려줄지 논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라며 자연이라는 자산이 줄어드는 데 국내총생산(GDP)만 늘어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풍요를 누린다고 착각하고 파산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우리가 나눈 대화가 10년 뒤에 우리 기업의 성적표가 되고 우리 아이들이 숨 쉬는 숲의 농도를 결정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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