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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 이렇게] 차량운행 줄이고 점심시간 사무실 불끄고…대기업·경제단체 ‘고유가 비용절감’ 앞장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차단으로 전세계 경제에 '고유가 쇼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제조기업도 에너지 절감을 통한 비용 감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정부 차원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도 동참해 산업계의 에너지 위기 돌파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산업계의 에너지 절약 실천은 대부분 임직원 개인차량 및 영업용 차량의 운행 제한을 비롯해 사무실 및 공장 내 불필요한 전력 사용 축소, 전력 소모를 필요로 하는 기업 네트워크의 운용 효율화를 통한 사용량 절감 등 형태로 전사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차량 5·10부제 도입은 기본…카풀 권고, 저층부 엘리베티어 사용 제한도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한화·GS·HD현대 등 주요 그룹과 경제단체들이 차량 5·10부제를 도입하는 등 정부의 에너지 절약 대책에 동참하고 있다. 차량 10부제는 자동차 번호 끝자리와 날짜 끝자리가 같은 날에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며, 차량 5부제는 요일별로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재계에서는 HD현대가 지난달 23일 가장 선제적으로 차량 10부제를 도입했다. 사업장 내 에너지 사용량 감축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복도나 주차장 등 비업무 공간 조명의 조도를 낮추거나 소등하는가 하면, SK그룹은 아예 점심시간에 사무실 전등을 끄는 것을 의무화했다. 저층부의 엘리베이터 사용 제한도 일반적인 방식으로, HD현대의 경우 임직원들에게 사무용품·비닐·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파생상품의 절약도 요청했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6일부터 에너지 절약을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사내 캠페인 '세이브(S.A.V.E.) 챌린지'를 진행한다. 세이브 챌린지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Step Up) △출퇴근 시 대중교통·도보 이용(Active Transit) △출퇴근 시 카풀 활용(Vehicle Share) △전원 차단 등 에너지 절감(Energy Off) 등으로 구성된다. 임직원 전용 모바일 플랫폼 '챌린지(CHAlleNGE) 앱'으로 참여해 인증 실적에 따라 기프티콘으로 교환 가능한 포인트를 한명 당 최대 5만원 상당 지급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 74개 지역 상공회의소는 차량 5부제 시행과 함께 소등, 대기전력 차단 등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추진하고 회원사의 자율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시행하고 회원사에 참여를 요청했다. 한국무역협회 본부와 13개 국내지역본부는 차량 5부제를 의무 시행하고 업무용 차량 운행을 제한한다. 또 점심시간에 전 층을 소등하는 한편 층간 이동 시 계단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과 도심공항터미널 등 무역센터 권역의 전력 관리도 강화했다. ◇ '전기 먹는 하마' 통신 인프라 전력 소모량 최소화…재생에너지 비중도 늘려 통신업계도 이런 흐름에 맞춰 에너지 저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전력 소모량이 많은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영역 안에서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데 신경 쓰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의 '페타서스 AI 클라우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을 위한 고성능·고효율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력 소모를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AI 데이터센터 발열과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액체 냉각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시범 적용하고 있다. KT는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전국 사옥과 통신 설비의 에너지 사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공조·조명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적정 온도와 기지국 전파 출력, 전력 소모량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네트워크 영역 내 저전력 고효율 장비 사용 확대, 현장 점검 차량 이동 시 정속 주행, 퇴근 시 자동 소등 및 PC 끄기 등 에너지 절감을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대전 R&D센터 내에 1000㎾급 자가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가동하는 등 통신 인프라 구축 및 데이터센터 운영에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하동근 지역난방공사 사장, 취임 직후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점검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취임 직후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에 나섰다. 하 사장 지휘 하에 한난의 청정열에너지로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 사장은 3일 경기도 성남 본사 강당에서 취임식을 열고 제13대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그는 환경교육센터 이사장, 판교생태학습원 원장, 환경운동연합 중앙위원 등을 지내 한난 사장으로는 첫 환경단체 출신이다. 취임 직후 그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된 상황을 고려해 비상경영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연료비 상승에 따른 재무 대응 상황을 비롯해 에너지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 확대, 대국민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을 점검했다. 이후 하 사장은 한난 화성지사를 방문해 전극보일러 실증사업 현장을 확인했다. 해당 사업은 20메가와트(MW)급 전기보일러를 통해 전력을 열로 전환하는 것으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열을 생산하는 난방사업자에게 청정열 생산을 의무화하는 '청정열에너지 의무화 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열병합발전소의 히트펌프 및 전극보일러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난은 우리나라 최대 난방사업자로 청정열에너지로의 전환에서 총대를 매게 된다. 하 사장은 현장에서 청정열 확대와 탈탄소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한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석유 소비 줄었지만 구조는 그대로…산업지역 쏠림 10년째 지속

석유 소비가 단기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산업 중심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최근 소비 흐름과 장기 지역별 데이터를 종합하면 '감소 전환 속 구조 고착'이라는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3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반등 이후 올해 초 들어 석유 소비가 감소세로 전환됐다. 납사는 지난해 7월 4만1973배럴에서 올해 2월 3만5437배럴로 6536배럴 줄었고, 경유도 같은 기간 1만3046배럴에서 9963배럴로 감소했다. 휘발유와 LPG 역시 각각 8856배럴에서 7562배럴, 1만1502배럴에서 9982배럴로 줄었다. 특히 항공유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3689배럴에서 올해 1월 586배럴로 급감한 뒤 2월에는 805배럴 수준에 머물며 약 76% 감소했다. 반면 등유는 겨울철 난방 수요 영향으로 280배럴에서 1881배럴로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납사·경유·LPG가 여전히 중심을 이뤘다. 올해 2월 기준 이들 3개 품목 합계는 5만5382배럴로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중유·경질중유·윤활유 등 기타 품목은 3% 수준에 그쳤다. 산업·수송 중심 소비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장기 데이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지역별 1인당 석유 소비를 보면 산업지역 집중 현상이 뚜렷하다. 울산은 2015년 131.04배럴에서 2024년 167.79배럴로 증가하며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충남(74.19→97.49배럴), 전남(100.73→112.62배럴)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서울은 4.92배럴에서 2.82배럴로 감소했고, 세종도 6.92배럴에서 4.57배럴로 줄었다. 2024년 기준 상위 25% 구간은 약 97.5배럴, 하위 25% 구간은 약 5배럴로 지역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사분위 범위(IQR)가 92.5에 달해 분포가 매우 넓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제조·정유 시설이 집중된 울산·충남·전남 3개 지역은 전체 소비의 약 70%를 차지하며 구조적 편중을 유지했다. 반면 대도시권은 교통·난방 수요 감소 영향으로 장기적인 하락세가 이어졌다. 최근 소비 감소는 경기와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단기 조정으로 해석된다. 항공유와 등유 등 일부 품목의 변동성은 확대됐지만, 납사와 경유 중심의 산업용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폭우 감당 못하는 하수도, 공항 날아드는 새떼…“기후·생태 관점 인프라 재설계 필요”

비만 오염 빗물과 오염수가 섞여 하천으로 넘치는 하수도. 철새가 몰려들어 항공기와 조류 충돌 위험이 커지는 공항…. 인프라의 설계와 운영·관리가 부실하면 생태계 피해와 더불어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한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환경연구원(KEI)의 '2026년 국토환경연구본부 성과보고회'에서는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물관리와 인간-자연 공존 전략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2025년 한 해 동안 축적된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비 오면 넘치는 하수…도시 인프라의 한계 드러나다 첫 번째 세션 '미래에 대응하는 물관리 전략'에서는 강우 시 합류식 하수도에서 미처리 하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합류식 하수도 월류수(CSOs) 문제가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김호정 KEI 물관리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비 오면 넘치는 하수, 하천으로 흘러들게 둘 것인가'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 국내 주요 도시가 여전히 오수와 빗물을 함께 모으는 합류식 하수도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구조에서는 집중호우 시 하수 처리 용량을 초과한 오염수가 별도의 처리 없이 하천으로 방류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유기물뿐 아니라 의약물질, 미세플라스틱, 타이어 마모 부산물과 같은 미량오염물질이 그대로 하천에 유입되고,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 어류 폐사와 수질 악화는 물론, 시민의 친수 공간 이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수돗물 생산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단순한 시설 부족이 아니라, 과거 강우 패턴을 기준으로 설계된 도시 인프라가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강우를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수도 정비에서 '통합 수질관리'로의 전환 KE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하수도 정비 중심 접근을 넘어선 다층적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관로 점검과 정비, 준설, 도로 청소 등 유지관리 중심의 비구조적 대책을 통해 오염원의 유출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규모 투자 이전에 가장 효율적으로 오염 부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동시에 CSO 저류시설과 대심도 지하터널 구축과 같은 구조적 대책을 병행해 미처리 하수의 직접 방류를 물리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존 하수도 시스템의 저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수토실(雨水吐室) 제어 시스템 등 스마트 운영 기술을 도입하고, 도시 전반에는 저영향개발(LID)과 같은 그린 인프라를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빗물의 침투와 지연을 유도해 하수관로의 부담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우수토실은 합류식 하수도에서 우천시에 일정량의 하수를 모아들여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고 나머지 하수를 하천 등의 수역으로 방류하기 위한 시설을 말한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물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미처리 하수의 공공수역 배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공공수역으로 배출하더라도 강수량 등 기준에 해당할 때만 배출하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배출 때 생태독성과 미생물까지 포함해 포괄적인 수질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해 '추가 여유량(Headroom)' 개념을 도입해 인프라 설계 기준 자체를 상향하고, 과학적 재정 추계를 기반으로 단계적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새를 쫓는 시대는 끝났다"…공항 인프라도 재설계 대상 이날 행사의 두 번째 세션 '인간과 자연의 공존 전략'에서는 인간과 야생동물 간 충돌 문제, 특히 항공기와 조류 충돌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후승 KEI 자연환경연구실장은 '조류충돌 대응, 생태안전 정책으로 전환하다'라는 발표에서 공항 안전 문제를 단순한 운영 리스크가 아닌 생태계 관리 실패의 결과로 해석했다. 공항 주변 습지와 농경지 감소, 먹이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조류의 이동 경로와 행동 패턴이 불안정해지면서, 항공기와의 충돌 위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EI는 기존의 단순 퇴치 방식에서 벗어나, 공항 외부로 조류의 활동을 유도하는 '단계적 서식지 이주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공항 주변에 임시 서식지를 순차적으로 조성해 조류의 이용 빈도를 점진적으로 공항 밖으로 이동시키자는 것이다.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장기적 관리 전략인 셈이다. 이와 함께 공항 개발 및 운영 과정에서 조류 생태를 정밀하게 조사하고, 환경영향평가에 생태 위험 분석을 포함하는 등 과학적 관리 기준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갈등에서 공존으로…생태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 같은 세션에서 홍현정 KEI 부연구위원은 “인간과 야생동물 간 갈등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피해 유형도 농작물에서 인명과 사회 기반시설로 확대되고 있다"고 빍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갈등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갈등 사고 인벤토리' 구축, 보호구역과 완충구역을 구분하는 공간적 관리, 경제적 인센티브 제도 도입,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 감시 기술 활용 등 종합적인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피해를 줄이는 접근을 넘어,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인프라 '보완' 수준이 아니라 '재설계'가 필요 이번 성과보고회는 하수 월류와 조류 충돌이 별개의 문제이지만, 공통적으로 기후변화-생태계변화가 기존 도시 인프라와 일치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과거의 인프라는 안정적인 기후와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전제로 설계됐지만, 오늘날의 기후위기는 이러한 전제를 무너뜨리고 있다. 그 결과, 잦은 폭우와 극한강우로 하수도는 넘치게 되고, 야생동물은 인간의 공간으로 침투해 공항과 같은 핵심 인프라조차 새로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결국 기후위기 시대에는 기존 인프라를 조금 더 정교하게 다듬는 수준을 넘어, 물·생태·도시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인프라의 재설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홍균 KEI 원장은 “기후위기와 생태계 변화, 도시환경 문제는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어 단일 분야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물·자연·도시를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김병헌의 체인지] 호르무즈 위기와 트럼프 정치의 비용

도널드 트럼프는 세계를 상대로 정치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미국 유권자를 상대로 정치한다. 문제는 정치의 파장이 국경을 넘는다는 데 있다. 그 비용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가 나눠서 치른다는 대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일, 트럼프의 대 이란 발언은 그 본질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식의 경고를 했고, 동시에 호르무즈 문제에 대해서는 “이해관계 있는 나라들이 해결하라"고 출구 카드를 던졌다. 압박은 극단으로, 책임은 분산으로. 강하게 치고 빠지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그 여파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는 순간부터 세계는 즉각 반응했다. 유가는 요동치고, 해상 운임은 치솟으며, 금융시장은 불안정해졌다. 그 순간 세계경제는 이미 전쟁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당시 이 장면은 지금 시대의 특징을 정확히 보여준다. 전쟁은 더 이상 전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에너지, 물류, 금융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충격으로 확산된다는 사실을. 더 중요한 대목은 이런 방식의 선택이 왜 반복되는가이다. 답은 트럼프의 정치 스타일에 있다. 그는 외교를 관계가 아니라 거래로 본다. 동맹도, 분쟁도 결국 비용과 이익의 계산인 것이다. 복잡한 국제 질서는 그의 방식 안에서는 단순한 구조로 재편된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상대는 반응하고, 그 반응을 다시 협상으로 연결하는 공식이다. 여기에 쇼맨십이 결합된다. 우리는 관세 문제에서 경험한 적이 있다 그의 발언 하나, 이미지 하나가 곧 정치다. 다만 모든 메시지는 미국 국민을 향한다. 국제 무대는 미국 내 정치의 연장선일 뿐이다. 이 과정이 웬지 낯설지 않아 보인다. 대문호 헤밍웨이 작품 노인과 바다에서의 노인이 떠오른다. 늙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인다. 물고기를 놓지 않으며 끝까지 버틴다. 트럼프 역시 그렇다. 밀어붙이고, 버티고, 물러서지 않는다. 물론 결정적인 차이는 있다. 노인의 싸움은 인간 존엄을 위한 것이었고,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가 있었다. 반면 트럼프의 싸움은 철저하게 자기 이익과 연관된 결과가 중심이다. 그 결과는 개인의 서사가 아니라 세계 전체의 충격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세계는 점점 트럼프 주연의 드라마처럼 전개된다. 한국에서도 방영되어 호평을 받은 미국 기업드라마 석셰션(Succession)이 많은 부분 오버랩 된다. 권력은 거래로 움직이고, 동맹은 언제든 깨진다. 미국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지만 지금 세계의 상황처럼 결코 절대적이지는 않다. 중국은 조용히 계산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이란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판을 흔들려한다. 한국은 중심은 아니지만 빠지면 안 되는 위치, 단지 트럼프에 '중요한 나라'이기만 한 셈이다. 동시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나라다. 실제 그 충격은 한국에 가장 먼저 도달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소나기가 아닌 폭풍우로 지금은 전시상황"이라는 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유가 상승은 곧바로 물가와 산업 비용으로 이어진다. 해상 물류가 흔들리고 수출이 영향을 받는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환율과 자본 흐름을 자극한다. 한국에서 이 세 가지 축이 동시에 흔들린 적이 있었나? 지금 한국이 그렇다. 전쟁은 중동에서 벌어지지만 경제적 후폭풍은 우리 국민의 일상으로 무섭게 스며들고 있다. 한술더 떠 트럼프의 출구 전략마저 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호르무즈는 이해관계 국가가 해결하라"는 발언은 '나는 몰라'라는 책임의 외주화다. 압박을 통해 멋대로 판을 흔들고, 이후의 안정은 다른 국가에 맡기는 구조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에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질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든다. 규칙이 아니라 힘이 기준이 되는 순간, 누구도 예측 가능한 환경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답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안보 축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애매한 위치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 동시에 에너지와 금융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략 비축, 공급선 다변화, 시장 안정 장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진짜 해법은 더 깊은 곳에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중요한 나라'에 머물러서만은 안 된다. '대체 불가능한 나라'로 가야 한다.반도체, 배터리, 조선, 방산과 같은 산업이 출발점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필요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외부 충격 속에서도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 동시에 시장도 재배치해야 한다. 단순한 다변화가 아니라 구조적 재편이다.지금도 실감하고 있듯이 우리는 무엇보다 에너지가 중요하다.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 싸고 안정적인 에너지에서, 비싸더라도 끊기지 않는 에너지로… 앞으로의 생존 기준이다. 에너지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안보다. 지금 세계는 한 개인의 정치 스타일이 얼마나 큰 파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트럼프의 선택은 미국 내부 정치에서 출발했지만, 여파는 세계 경제를 흔들고 한국의 현실을 무섭게 압박한다. 이 흐름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전략은 더욱 단순해진다. 줄타기가 아니다. 눈치 보는 것도 아니다. 우리를 빼면 게임이 돌아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는 최상의 생존 방식이 될 것이다.

[미-이란 전쟁 한 달] 중동 수주 관망세…미국으로 눈 돌리는 건설사들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전쟁이 끝나고 나면 인프라 재건을 위해 중동 수주가 다시 되살아날 수도 있지 않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건설사들은 잠잠했다. 요즘 건설사들의 최대 관심은 에너지 기업으로의 체질개선. 건설사의 미래먹거리는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물었을 때 그들은 미국을 주목했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이번 중동 위기는 원유 생산과 유통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과거 러우전쟁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우전쟁 당시 러시아의 원유 규제로 유가가 상승했지만 유통이 문제되진 않았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동 지역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장 큰 위협은 치솟는 유가다. 두바이유는 전쟁 이전인 2월 27일 71.2달러에서 2일 108.9달러로 50% 이상 상승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도 40% 이상 증가하며 100달러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2월 말 1450원대 였던 환율도 2일 기준 1500원을 넘기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갱신했다.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자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긴다. 세계 전반에서 물가가 상승하자 각국 금리도 상승추세다. 한국 국채(3년물) 수익률 역시 2월 27일 3.04%에서 2일 3.47%로 0.43%p 상승했다.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시중금리도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다. 건설사들은 중동 위기 장기화를 가장 우려한다. 고유가·고환율·고금리 상황에서 공사비 상승 타격을 가장 먼저 받게 되기 때문이다. 유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요인은 유류비다. 유류비는 중장비를 운용하는 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의 30% 수준이다. 중동 위기 이전인 2월 27일 1597원이었던 국내 경유 가격은 2일 1907원으로 20% 가량 상승했다. 중장비 운용비용인 기계경비 외에도 석유화학제품 비용상승과 철근·시멘트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자비용 상승도 건설업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 금리 상승으로 내수시장에서 민간 프로젝트 발주가 감소할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년 기준금리 급등 이후에 좀처럼 국내 주택시장은 계속 침체기"라며 “지식산업센터나 생활숙박시설 등 과거에 잘 팔리던 것들이 지금은 안팔리는 것이 증거"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건설기업은 공급망 관리를 고도화해 공사비 상승에 대비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기업은 철근·시멘트·아스팔트 등 핵심 자재를 조기계약하거나 가격고정계약을 통해 원가상승리스크를 통제해야한다고 본다. 신규 사업은 원가 상승을 고려해 수익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계약된 공사의 경우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를 반영해야 한다. 중동 상황이 좀처럼 정리되지 않자 건설사들은 당분간 관망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전쟁이 종식되고 나면 인프라 투자가 다시 활발해지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비치기도 하지만 건설사들은 당분간은 신규 투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2025년 시공능력순위 기준 상위 3개 건설사인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은 중동 지역 분쟁 사태가 향후 글로벌 거시경제와 연결회사의 사업 환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유가·고환율·고금리 상황을 방어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전략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건설사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건설사마다 에너지 신사업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삼성물산의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빌딩이 가장 주력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로 플랜트, 토목, 조경 순으로 매출액을 차지한다. 건설부문 제62기 매출은 14조14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658억원 감소했다. 삼성물산 2024·2025년 매출액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가장 큰 수익원인 빌딩 부문이 79.5%에서 69.9%로 9.6%p 감소했다. 대신 플랜트 부문은 15.6%에서 23.6%로 8.0%p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조경(0.8%→1.0%)과 토목(4.1%→5.4%) 부문도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주된 원인을 하이테크 대형 프로젝트 준공 및 주요 공정 종료에 따른 이익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건설부문은 데이터센터, 공항 등 기술 특화 상품 수주를 확대하고 에너지 솔루션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EPC 수행에서 프로젝트 개발 및 운영 단계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미래 에너지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태양광, 그린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4년에는 미국 NuScale사 지분투자를 통해, 2025년에는 GVH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선진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건축/주택이 가장 주력이다. 플랜트/뉴에너지, 토목 등이 뒤이어 매출액을 차지한다. 당기말 자산은 약 27.8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매출채권 등의 증가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현금성자산은 전년대비 6.2% 감소한 4.8조원을 기록했다. 부채는 전년대비 2.0% 증가했고 자본은 전년대비 4.6% 증가했다. 현대건설 매출비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플랜트/뉴에너지 부문의 성장이다. 2024년 20.6%였던 비중이 2025년 31.7%로 11.1%p 증가했다. 기존 주력 부문인 건축/주택은 66.5%에서 54.3%로 12.2%p 하락하며 현대건설은 에너지 사업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현대건설은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전력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믹스의 고도화와 안정적인 공급역량 확보가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봤다. 대우건설의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건축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토목, 플랜트 등이 순서대로 매출액을 구성한다. 당기말 자산 총계는 13조 3585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부채 총계는 9조 8839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8.7% 증가하였습니다. 자본 총계는 3조 4746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익잉여금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19.8% 감소했다. 토목부문에서는 해외 프로젝트에서의 손실로 인해 경영 기조가 공격적 수주에서 리스크 관리로 변화했다. 수주실적을 등에 업고 건축부문은 데이터센터 등 비주거시설 수행 역량 확보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계획이다. 플랜트는 2025년에 체코원전사업이 본계약 체결로 이어지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국가별로 기본 도급액을 비교해보면 삼성물산은 중동·북미·아시아를 균형 있게 가져간다. 현대건설은 중동 비중이 약 80%로 제일 높다. 대우건설은 아시아·중동·아프리카를 가장 균형있게 가져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 Taylor FAB1 신축공사를 진행하고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미국 내 태양광 파이프라인의 개발과 매각을 확대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자 한다. 한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2025년까지 미국의 기본 도급액은 없었지만 향후 미국 진출을 위한 포석을 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주로 원전과 재생에너지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미국 홀텍사의 소형모듈원전(SMR)인 '팰리세이즈 SMR-300' EPC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텍사스 루시(Lucy) 태양광 프로젝트와 서남해 신안우이 해상풍력에 이은 재생에너지 분야의 추가 수주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과거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나온 대미투자특별법을 기회로 보고 있다. 원금 회수는 물론 미국과의 이익공유가 가능한 부문은 전력과 에너지라는 것이다. 미국의 송전망과 전력시설이 노후화됐고, AI 데이터 센터로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 만큼 원전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실추된 명예 되찾겠다”…석유공사, 혁신 팔 걷어

손주석 사장 체제로 돌입한 석유공사가 혁신에 나섰다. 대왕고래 시추 실패, 알뜰주유소 가격 가장 높게 상승 등으로 현 정권과 국민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 석유공사는 석유 수급 위기 시기를 맞아 본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기대에 부응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2일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 인사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손주석 사장은 “공사가 업무 본연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는 현장 중심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직개편 쇄신안을 준비하겠다"며 “2분기 내 결과를 도출하고 실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석유공사가 전면 쇄신에 나선 이유는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다. 석유공사는 국가 최대 사용 에너지인 석유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국내외 자원개발, 비축, 알뜰주유소 운영 등의 정부 사업을 도맡고 있다. 하지만 야심차게 진행한 사업들이 의도치 않게, 또는 실수 등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내면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국내 석유, 가스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울산 앞바다에서 경제성 있는 매장량을 찾는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에 착수했으나, 윤석열 정부의 대표 사업으로 낙인찍혔고, 지난해 2월 1차 시추에도 실패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한테는 미운털만 박히게 됐다. 현재 석유공사의 개발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 석유메이저인 BP가 내정됐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이 발발하자 바로 다음날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크게 뛰었다. 유가가 국내 시장에 반영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데도 바로 가격이 올라 버린 것이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담합 조사 등 강력한 조치를 지시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가격을 가장 많이 올린 주유소가 석유공사가 관리하는 알뜰주유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는 여수 비축기지 일부를 국제공동비축기지로 활용해 상업적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저장되는 물량은 석유공사가 우선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어 수급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수급 위기 시에 비축기지에 저장된 200만배럴 물량 중 90만배럴이 해외로 빠져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석유공사의 우선구매권 행사가 늦게 발동된 것이다. 이에 대해선 산업통상부의 감사가 진행 중이다. 대통령의 질타에 감독부처의 감사까지 이어지자 석유공사로서는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손 사장은 전면 쇄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석유공사는 먼저 경영진부터 재구성한다. 사장 직무대행을 해 온 최문규 기획재무본부장이 3일부로 사임했다. 최 본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진행한 부처 및 기관별 업무보고에서 동해심해 가스전 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의 개발원가 등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대통령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재 경영진은 상임임원에 손주석 사장, 이현철 상임감사위원, 곽원준 E&P/에너지사업본부장, 전병혁 비축사업본부장, 기획재무본부장(공석) 등이 있고, 비상임이사에 윤정식 감사위원, 온기운 이사, 장평규 이사, 박성진 이사, 정기훈 이사, 신수민 노동이사가 있다. 곽원준 E&P 본부장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민주당은 곽 본부장이 캐나다 하베스트 부실 인수에 적극 관여했고, 대왕고래 1차 시추까지 실패했으므로 물러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윤정식 감사위원은 여의도연구원 출신, 온기운 이사는 산업연구원 출신, 장평규 이사는 울산 남구 소상공인 주민소통위원장 출신, 박성진 이사는 울산 남구의회 출신, 정기훈 이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신수민 이사는 내부 직원이다. 석유공사는 현재 비상임이사 2명 공고를 냈다. 손 사장은 전임 사장들과 다른 면이 있다. 전임들은 대부분 민간 기업 출신으로, 사업에 전문성은 있으나, 정무적 감각은 떨어진 게 사실이다. 반면 손 사장은 정치권 출신으로 전문성은 다소 떨어지나, 청와대나 정치권과 교감 능력이 좋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3월 26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서산비축기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손 사장은 전임 사장이 퇴임한지 약 3개월만인 지난달 5일 취임했다. 전주고, 경희대 정치외교과를 졸업했으며, 16대 대선 노무현 후보캠프에서 선대위 행정지원실장을 맡았다. 이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2006~2008년), 한화건설 토목환경본부 고문(2010~2013년),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2018~2021년) 등을 지냈다. 석유공사는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의 정부 국정철학과 '성장과 민생에 기여하는 공공기관 경영 혁신'의 국정과제를 바탕으로, 조직 자체 진단 후 전문가 컨설팅을 거쳐 쇄신 방안을 도출하고 이에 맞춘 전면적 조직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울산 동해가스전의 성공적 개발 및 운영, 종료 △전국 비축기지 구축 및 운영 △알뜰주유소 운영을 통한 기름값 안정화 기여 등으로 국가적 에너지 사업에서 많은 기여를 해왔다. 이번 전면 쇄신작업이 예전의 석유공사 명예를 되찾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김성환 장관 “베란다 태양광 가급적 국산으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아파트 베란다에 소규모 태양광 설비를 10만 가구에 보급하는 정책과 관련해 국산 제품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올해 기후부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 장관에게 “베란다 태양광의 원산지 확인이 돼야 한다"며 “전부 국산으로 할 것이냐. 택갈이가 많다는 점을 알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가급적 국산 제품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택갈이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을 수입한 뒤 포장만 국산 기업 제품으로 바꿔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이 예산안에는 아파트 베란다에 소규모 태양광 설비 10만개 보급하는 사업에 25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반적으로 베란다 태양광은 가구당 약 1킬로와트(kW) 이하 규모로 설치된다. 이를 기준으로 10만 가구에 보급할 경우 총 10만kW 규모에 달한다. 김 장관은 지난 1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베란다 태양광 설치 비용의 최대 75%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토요일 전국 비…제주·남부 강풍에 거센 비

오는 3일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인 4일 낮까지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제주도와 남해안은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오겠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3~4일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제주와 지리산 부근 30∼80㎜(제주 산지 최고 150㎜ 이상, 제주 중산간 최고 120㎜ 이상),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20∼60㎜, 경기 남부·강원 중부·강원 남부·충청·전북·대구·경북·울릉도·독도 10∼40㎜, 서울·인천·경기 북부·강원 북부 5∼20㎜, 서해5도 5∼10㎜ 등이다. 제주 산지 부근에는 호우특보 수준의 비가 내릴 수 있다. 해빙기에 많은 비가 오면서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5~6일에도 북쪽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곳에 따라 비가 올 수 있다. 기압골의 이동 경로에 따라 강수 지역이 확대될 수 있어 최신 예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온은 중부지방 15도 내외, 남부지방 20도 내외로 당분간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 일교차는 15도 이상 벌어져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6~8일에는 대기 상층에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선선한 날씨가 나타나고, 내륙 산지를 중심으로 서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공영주차장 車5부제 시행…우리 동네도 적용되나

#충남의 한 시청 인근 원룸텔에 거주하는 A씨는 주거지에 차를 주차할 공간이 없다. 그는 야간에 널널하게 개방된 시청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아침에 출근한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B씨는 체육센터 앞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운동을 하러 간다. #지방에서 서울 여의도 벚꽃축제를 구경하러 온 C씨는 여의도 한강공원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기로 했다. #민간기업에서 근무하는 D씨는 공무원을 만나기 위해 자주 세종정부청사를 방문한다.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오는 8일부터 민간 차량을 대상으로도 전국 3만곳 공영주차장에 차량5부제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평소 공영주차장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부의 공영주차장 5부제는 강제라기보다는 권고에 가깝다. 특정 공영주차장에 5부제를 실시할지 여부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공공기관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 실제로 사례를 따져보면 A씨는 차량5부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B씨는 5부제를 적용받을 수도 있다. C씨는 적용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D씨는 차량5부제를 지켜야 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제시한 공영주차장 5부제 예외 조건을 보면 교통량이 많지 않은 곳, 전통시장 및 관광지 인근 등 지역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 대중교통 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 등이 포함된다. A씨는 야간에 비어 있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C씨는 관광지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는 만큼 예외 조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B씨의 경우 관광지가 아닌 체육시설 이용 목적이기 때문에 예외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자체장이 제외 필요성을 인정할 경우 적용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D씨는 다른 예외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세종정부청사에는 5부제를 시행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이 입주해 있어 엄격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D씨가 5부제에서 제외되기 위해서는 생계유지에 필수적인 차량임을 인정받아야 한다. 전기차나 수소차는 5부제 적용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다. 장애인·국가유공자·임산부 등 취약계층 차량과 소방차·경찰차·구급차 등 특수목적차량도 예외다. 지자체나 공공기관마다 5부제 적용 기준을 재량에 따라 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부터 자신이 주로 이용하는 공영주차장이 민간 차량에도 5부제를 적용하는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5부제는 월요일 차량번호 끝자리 1·6번, 화요일 2·7번, 수요일 3·8번, 목요일 4·9번, 금요일 5·0번 차량의 출입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에 주민 민원이 몰릴 경우 다수의 공영주차장이 5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공영주차장 5부제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기후부 관계자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으로부터 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 시행계획을 모두 다 받게 돼 있다"며 “시행계획 중 지나치게 많이 제외하는 경우 이유를 파악해서 재협의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영주차장에 5부제가 적용될지는 오는 8일 이전에 안내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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