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에너지 시장이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그동안 국제 유가 안정세를 기반으로 이어졌던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드라이브와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 흐름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장 정부는 에너지 수급과 전력시장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연이어 비상 대응에 나섰다. 기후부는 이호현 제2차관 주재로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발전5사·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이 참석한 '에너지상황 점검회의'를 2일 개최해 중동 정세가 국내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고 3일 밝혔다. 기후부는 현재까지 중동 상황이 국내 전력수급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봄철 기온 상승으로 전력수요가 감소하는 시기이고, 국제 유가 상승이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3~6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발전공기업이 사용하는 유연탄과 직도입 LNG 가운데 중동 의존 물량이 없어 즉각적인 연료 수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정부는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기후부는 전력공기업과 함께 에너지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고 중동 지역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극단적 상황에 대비한 대응 계획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부 역시 장관 주재 비상 점검회의를 열고 석유·가스 수급 상황을 확인한 바 있다. 정부가 이틀 사이 연속 점검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 사태가 단순 외교·안보 이슈를 넘어 에너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최근 국내 전력시장은 안정된 연료 가격 환경의 혜택을 받아왔다. 글로벌 공급 확대 기대 속에 국제 유가가 장기간 안정 흐름을 보이면서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가 크게 낮아졌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악화됐던 재무 구조도 빠르게 회복세에 들어섰다. 시장에서는 올해 역시 연료비 안정세를 전제로 한전의 이익은 커지고 발전 공기업과 민간 발전사들의 실적은 약화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이번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전망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전력도매가격(SMP)이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SMP 상승은 발전사 수익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력요금 부담 확대를 우려한 정부가 SMP 상한제 등 시장 안정 조치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SMP 상한제는 지난 2022년 1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약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발동됐다. SMP 상한제는 직전 3개월간 평균 SMP가 과거 10년간 월별 평균 SMP의 상위 10% 수준에 해당할 때 발동될 수 있다. 상한가는 10년 평균가의 1.5배로 정해진다. 당시 SMP 3개월 평균은 킬로와트시(kWh)당 254.8원으로 10년 평균 상위 10% 기준인 154.4원보다 무려 100.4원 높았다. 이에 따라 SMP 상한선은 160.2원으로 설정됐으며, 2022년 1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3개월간 적용됐다. SMP 상한제는 3개월을 초과해 시행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이후 2023년 4월 한 차례 더 발동된 것이 마지막이다. 이번 전쟁이 장기화되고 SMP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경우, SMP 상한제가 재발동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SMP는 kWh당 90~1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어진 저유가 환경이 전력시장 정상화의 핵심 조건이었다"며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한전 실적 개선 속도와 전력시장 안정 흐름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 장기화로 저유가 환경이 흔들릴 경우 에너지 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질수록 연료 가격 영향이 적은 기저 전원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상당 기간 석탄화력발전, 대형 원전 중심의 전력 공급 구조 의존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역시 정책 추진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국제 연료 가격 상승은 화석연료 발전 비용을 끌어올리는 만큼 정부가 추진해 온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다시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연료비 변동성이 커질수록 태양광·풍력 등 연료비가 없는 전원의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다만 연료비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전력구입비 증가가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요금 안정 사이의 정책 균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호현 차관은 “현재 중동 정세가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력공기업과 함께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당장 에너지 물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한국 경제가 여전히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충분한 비축과 공급 다변화 정책이 단기 충격을 완화하고 있지만,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반복될 때마다 전력시장과 산업 비용 구조가 흔들리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시적 긴장에 그칠지 혹은 장기화되면서 저유가 환경 종료의 신호탄이 될지가 향후 전력시장과 에너지 정책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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