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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 앞두고 경영권 분쟁 ‘활발’…개미들, 주주행동 적극 나선다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들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는 소액주주들의 경영권 분쟁 관련 주주행동이 지난해보다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지난 8일까지 집계된 '소송등의제기·신청(경영권분쟁소송)' 공시는 2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3건보다 75건(45%) 늘어났다. 주총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경영권 분쟁 관련 공시가 더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3월 전까지 경영권 분쟁 관련 공시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총을 앞두고 벌어지는 경영권 분쟁 소송은 주로 소액주주들이 상장사를 상대로 제기하는데 주주명부·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의결권행사금지청구 등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여하고 있는 영풍의 소액주주들은 최근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자회사 중복 상장 논란을 겪고 있는 오스코텍의 소액주주연대도 지난해 12월 주주명부 등 장부 열람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경영권 분쟁 소송이 대거 늘어난 데는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영향이 크다. 과거에는 보유 주식이 적은 소액주주들이 상장사를 상대로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액트와 같은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소액주주들은 플랫폼을 통해 지분을 모아 결집력을 강화하고 회사 경영에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주총 시즌에는 소액주주연대 지분율이 최대주주 지분율을 웃도는 상장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렇듯 주주행동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자본시장 내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주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올해 주총 시즌의 초미의 관심사는 단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4개월 넘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양측은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놓고 표 대결을 치를 예정이다. 고려아연 같은 대형 코스피 상장사 외에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총에서도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오스코텍 소액주주연대는 오스코텍이 자회사인 제노스코의 중복 상장 추진을 막기 위해 주총을 앞두고 사전작업에 나섰다. 최근 오스코텍과 제노스코에 3차 주주서한을 발송했으며 오는 지난달 19일에 이어 오는 16일에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자회사 중복 상장 철회를 위한 2차 규탄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 반발을 사고 있는 차바이오텍은 소액주주연대로부터 유상증자 철회와 관련해 이달 말 임시주총을 소집할 것을 요구받았다. 소액주주연대는 유상증자 철회를 위해 액트를 통해 지분을 결집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업무추진 계획으로 주주이익 보호,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을 언급한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위는 지난 8일 '2025년 경제1분야 주요 현안 해법회의'에서 올해 업무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세제지원,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등을 언급했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와 고도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우선 밸류업 세제지원책은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을 추진하는 기업에 법인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이들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밸류업 세제 혜택은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법 통과가 무산됐는데 정부가 올해 이를 재추진할 방침이다. 또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회사의 지배주주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취득할 때 일반주주 지분도 함께 매수할 것을 의무화한 제도다. 금융위는 이를 비롯해 기업 합병·분할 시 주주이익 보호 의무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에너지X액트] 올 3월 주총시즌 새 화두는 ‘집중투표제’

올해 3월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집중투표제'가 주주권 강화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제도로 주목받는 한편, 경영권 분쟁과 법적 쟁점이 얽히며 그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도 다수 상장사가 집중투표제를 도입시키도록 추진하고 있어 주총의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한 주주가 여러 이사를 선임할 때 자신의 의결권을 특정 후보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세 명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최대 300개의 의결권을 한 명의 후보자에게 몰아줄 수 있다. 이는 소액주주가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자를 선임하게 용이하게 해 주며, 사측이 다수 후보에 의결권을 분산해야 하는 점에서 소액주주 보호의 대표적 장치로 여겨진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액트는 현재 다수 상장사 소액주주연대와 활발히 소통하는 중이다. 오는 3월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적지 않은 소액주주연대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중투표제는 이미 지난 1998년 우리 상법에 규정됐다. 그러나 당시 재계의 반발로 회사가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원천 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해 국내에서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삼일PwC의 조사에 따르면 총자산 5000억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 중 집중투표제를 실행한 곳은 거의 없다. 윤태준 액트 연구소장은 “그나마 3%의 기업이 집중투표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여지가 있도록 정관에 배제 조항을 삽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 공정거래위원회가 34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집중투표제 도입 기업은 SK텔레콤, 한화생명보험 등 13개사에 불과하다. 작년에는 KT&G가 실제로 집중투표제를 실시해 이사를 선임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작년부터 이어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집중투표제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단 고려아연 분쟁에서는 특이하게 경영진이 아닌 주주, 즉 MBK 측에서 집중투표제를 반대하고 있다. 현 상황상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양측이 보유한 지분에 비례해 비슷한 수의 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하게 되므로, MBK 측이 단기간 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소액주주연대가 집중투표제의 존재를 알고, 그 도입을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두산에너빌리티, DB하이텍 등의 주주연대는 3월 정기주총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안으로 상정하기로 정했다. 그밖에 50~60개 상장사 소액주주연대가 집중투표제 관련으로 액트와 상담했으며, 30여개 상장사는 내부 논의 단계에 있다. 제이오 인수 및 대규모 유상증자로 갈등이 빚어진 이수페타시스도 그중 하나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존재한다. 우선 액트 및 다수 소액주주연대는 임시주총, 또는 정기주총에서 선순위 의안으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 후, 이사 선임안을 후순위로 넣어 곧장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도록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변수가 생겼다. 고려아연 분쟁에서 불거진 문제다. 오는 23일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및 이사 선임안 동시 상정에 반발한 MBK가 이를 막는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우선 임시주총을 통해 정관을 변경한 후, 다음 정기주총이 돼서야 집중투표제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일 이번 가처분이 실제로 인용돼 선례로 남을 경우 집중투표제를 시도하는 많은 소액주주연대에 난관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정관변경부터 이사 선임까지 두 번의 주주총회를 추진하면서 결집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주주연대는 회사 측보다 시간, 인력, 자금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윤 소장은 “한국에서는 항상 선행 안건으로 정관을 변경하고 이를 기반으로 후행 안건을 다뤄왔다"며 “오랜 기간 관례로 해왔던 부분인 만큼 MBK 측이 이를 바꾸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상법의 개정 여부도 주목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에는 회사가 정관으로 집중투표제 도입을 막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안도 포함됐다. 단 현재 탄핵 등으로 정국이 혼란한 데다, 이사의 충실의무 등 우선순위 안건이 있어 단기간 내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에너지X액트] “롯데쇼핑, ‘토지재평가’로 위기 모면?...비전을 내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 운영사 컨두잇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기존 경영 방침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9일 컨두잇에 따르면, 지난 7일 컨두잇은 롯데쇼핑에 '롯데쇼핑 이사회에 드리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는 6년간 200%에 가까운 부채비율, 수익성이 제시되지 않은 대규모 오프라인 쇼핑몰 사업투자, 미등기임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실적무관 보수 등의 내용을 담았다. 서한 발송 배경은 롯데쇼핑이 지난해 10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이 지속된 데 있다. 롯데쇼핑 주가는 2017년 29만5221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지속 하락하며 지난 3일 5만2000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82% 하락한 상태다. 윤태준 컨두잇 소장은 “지난해 10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이후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은 투자자로서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라며 “지난 6일 기준 기업가치 제고 발표 종가 주당 6만3100원보다 15% 하락했다"고 말했다. 액트는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수익성 우려를 첫번째로 꼽았다. 롯데쇼핑이 작년 10월 발표한 경영계획 중 대규모 오프라인 사업 투자의 경우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시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타임빌라스 쇼핑몰을 전국에 13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7조원은 롯데쇼핑 자기자본의 약 66%에 해당하고, 시가총액의 약 46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액트는 이런 오프라인 사업에서 얻는 수익이 막대한 투자금 대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의 최근 회사채 조달금리는 4.2%인데, 복합쇼핑몰 사업의 기대 자기자본수익률(ROE)은 5.9%보다 낮을 것이란 예상이다. 쇼핑몰 사업의 경쟁 심화로 추후 ROE는 5.9%도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은 더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액트는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는 신사업의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면 주가 상승은 요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롯데쇼핑이 현재 비공개인 오프라인 확장 사업의 수익성 전망을 공개하고, 투자자들이 보다 고수익이 예상되는 분야로의 투자를 요구한다면 회사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높은 부채비율도 주가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회사 측이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재평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형식적'인 방식을 넘어 '실질적'인 부채 감축 계획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은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유동성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7조6000억원 규모 토지자산을 재평가하기로 했다. 자산재평가는 재무구조가 나빠진 기업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전략이다. 자산을 재평가하고 그 차액을 자본으로 전입하면서 자기자본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는 곧 대외신용도 증가로 이어져 자본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회계상의 개선을 위한 방법이지, 실질적인 재무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추세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본 사업 성장과 실질적인 현금유입이 뒷받침 돼야 한다. 액트도 이 지점을 지적한다. 윤 소장은 “현금 유입이 없는 재무구조 개선방안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는 다소 의문스러운 지점"이라며 “이러한 시장의 인식이 주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롯데쇼핑이 자산매각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소장은 롯데쇼핑의 고부채율에 대해 “분명 자산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실제 매각까지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산 매각대금이 부채상황에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산매각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그 매각대금을 부채상환 대금으로 사용해 190.4%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완화하는데 사용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회장의 실적과 연동되지 않는 보수와 신 회장이 미등기임원이라는 점도 주가 저평가에 일조했다는 진단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11억원의 보수를 수령, 김사무엘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9억2000만원) 보다도 더 많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롯데쇼핑의 등기 임원직을 맡고 있지 않다. 최고 결정권자이지만 책임에서는 자유로운 상황인 것이다. 신 회장이 직접 등기임원에 올라 책임 있는 경영을 다해야 한다는 게 액트의 지적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정부 주도 ‘밸류업’ 참가 기업 수익률, 코스피 웃돌아

정부 주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상장 기업들이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코스닥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9일 '2024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결산' 자료를 통해 지난해 5월 밸류업 공시가 시행된 이후 본공시를 올린 기업의 주가가 연초 대비 평균 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코스피 본공시 기업의 주가는 평균 4.9% 올라 코스피지수 수익률(-9.6%)을 초과했다. 코스닥 본공시 기업의 경우, 평균 수익률은 -9.4%를 기록하며 코스닥지수(-21.7%) 대비 낙폭이 적었다. 밸류업 공시가 시행된 지난해 5월27일부터 12월31일까지 총 102개사가 본공시(94개사)와 예고공시(8개사)를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4분기에만 80개사가 본공시를 실시하는 등 상장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가 점차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밸류업 공시 기업 중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 기업은 63%(64개사)다. 코스피 상장 기업의 비중은 전체 밸류업 공시 기업 중 83.3%(85개사)를 차지하며 주도적으로 밸류업 공시를 제출했다. 기업들은 △배당·자사주 활용을 통한 주주환원 제고(89%·84개사) △자본효율성 개선(73%·69개사) △매출·영업이익 등 성장성 향상(49%·46개사) △시장평가 개선(31%·29개사) 순으로 목표를 수립했다. 과반수의 기업(52%·49개사)은 목표설정 및 계획수립 등과 관련해 지배구조 개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등과 같은 비재무지표를 고려했다. 공시기업 중 84%(79사)는 이사회 결의·보고를 거쳤으며, 52%(49사)는 외국인 투자자 소통을 위해 영문공시 제출했다.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 관심이 확대되면서 상장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전년 대비 10조원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19조8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치다. 자사주 소각은 지난 2023년 4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9000억원으로 9조원 넘게 증가해 최근 7년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현금 배당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상장 기업의 지난해 현금 배당 금액은 4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행 2년차를 맞아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상장 기업들의 밸류업 공시 참여를 지속 독려할 것"이라며 “중소 상장 기업의 공시 컨설팅을 확대하고 인센티브 확대를 위한 관계 부처와의 협의 등 다양한 지원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LG에너지솔루션, 3년 만의 분기 적자 소식에 3%대 하락

LG에너지솔루션이 장 초반 약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4분경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일 대비 -3.35% 하락한 36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이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것이 약세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2024년 4분기 영업손실이 2255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고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기 적자는 2021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회사가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의해 받은 4분기 세제 혜택은 3773억원인데, 이를 제한다면 영업손실은 6028억원까지 증가한다. 동 시기 매출도(6조4512억원)도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했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연간 매출 25조6196억원과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전년 대비 24.1%, 영업이익은 73.4% 줄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MBK 김광일 주주서한…“최씨 일가, 고려아연 경영에서 손떼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9일 고려아연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을 위한 4대 개혁 과제를 제시하며 협력을 요청했다. 김 부회장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자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대표이사다. 현재 고려아연은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주총에서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위시한 영풍·MBK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간 직접적인 마찰이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서한에서 “고려아연은 세계 1등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오래된 지배구조 문제로 성장이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주가와 수익성이 정체 상태에 머문 점을 언급하며,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지배구조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려아연의 핵심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전기차배터리 소재,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지배구조와 경영 체계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주주서한에서 김 부회장은 '4대 개혁 과제'를 제안했다. 우선 최씨 가문 중심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인 중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간 고려아연을 지배했던 최씨, 장씨 일가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감독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MBK 측이 오랜 기간 주장했던 이사회 전면 개편이다. 김 부회장은 현재 이사회가 최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약 3조원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2조5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진행돼 주주들에게 피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사회 개편을 통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음으로 최 회장이 재임했던 지난 5년간 제기된 여러 경영상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손실 회복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현 최대주주인 MBK 측으로부터 신임 받지 못하는 현 최고경영자(CEO) 체제로는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해 교체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4대 개혁과제와 함께 오는 23일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현재 MBK 측이 주장하는 14인의 이사 후보 선임과 집중투표제 반대에 힘을 모아달라는 것이다. 그는 MBK 측이 내세운 이사 후보들이 금융, 제련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구성돼 있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 시점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은 이사회 개편을 지연시키고 분쟁을 장기화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보수적 접근’ LG CNS, 6조원 목표 IPO 흥행 성공할까

LG CNS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보수적인 밸류에이션 접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변하는 환율 상황이 공모 흥행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 CNS는 희망 공모가액을 5만3700원~6만1900원으로 책정하고, 15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예상되는 시가총액은 5조2000억원~6조원 수준이며 공모액은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0%인 1조원 규모다. 이번 공모가 산정에는 최근 4개 분기 지배주주순이익 3836억원을 기반으로 한 PER 방식이 채택됐다. PER(주가수익비율)은 주식시장에서 유사 기업들과의 상대가치 비교가 용이하고, 평가 방법이 간단하면서도 높은 연관성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어 기업가치 평가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절대적 가치평가 방식인 현금흐름할인법(DCF)처럼 자의적이라는 지적은 적다. 비교대상 기업 산정 과정에서 논란이 있곤 하지만, DCF처럼 과한 추정으로 인한 비판에서는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LG CNS는 비교대상 기업 선정 과정에서 시가총액과 지배주주순이익 등을 고려했다. 가장 유사한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SDS(PER 15.6배)를 중심으로 현대오토에버(24.7배), NTT데이터그룹(27.4배)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검토됐던 액센츄어(PER 30배 이상)를 최종 단계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이는 보다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을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는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39.9~30.7%의 높은 할인율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PER은 13.5배~15.82배 수준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6조~7조원의 기업가치에 해당하는 PER 16~17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접근은 최근 침체된 공모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 관점에서는 투자 매력도가 있으나, 수요-공급 측면에서 여러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특히 전체 공모 규모의 약 50%를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로 달성하고자 하나, 최근 원화 약세 기조가 두드러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치에 난항이 예상된다. IPO 투자의 특성상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데, 향후 추가적인 환율 상승 우려는 투자자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관련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시장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수조 원 규모의 대규모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올해 첫번째 대어급 상장이고,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인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국내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관측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최태원·젠슨 황 회동에…SK하이닉스, 20만원 돌파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20만원을 돌파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속도 관련 긍정적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에 주가가 5% 가까이 올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1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8800원(4.52%) 오른 20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16만~19만원 선에서 거래됐으나 상승세에 힘입어 장중 20만원을 돌파했다. 최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5' SK전시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개발 속도보다 조금 뒤처져 있어 상대편(엔비디아)의 요구가 더 빨리 개발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최근엔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고 있다 이런 정도의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카카오 목표가 하향, 그만큼 기저효과 기대…“플랫폼·AI에 달렸다”

새해 증권가에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내리고 있다. 하나증권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5만원으로 하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주가를 내린 주된 원인은 작년 4분기 실적이다. 하나증권은 카카오의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전년 대비 34%가량 감소한 1065억원으로 전망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도 20% 가까이 하회하는 수치다. 콘텐츠 부문의 부진과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는데, 카카오는 3분기 티메프 관련으로 312억원의 비용을 인식한 바 있다. 콘텐츠 부문의 경우 웹툰 사업 성장이 둔화되고, 카카오게임즈 실적이 하향 안정화되며 미디어 부문 부진이 지속 중이다. 타 증권사들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5만1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5만4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내렸다. 이들 역시 카카오의 4분기 실적이 콘텐츠 및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은 기존 매출 하향 및 신작 부재, 뮤직은 전년도 아이브 앨범 판매량 기저, 미디어는 더딘 제작 진행률로 인해 전년 대비 매출 역성장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단 이들은 카카오의 올해 실적이 플랫폼에 달려있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작년 4분기에도 카카오의 주력 사업인 플랫폼·톡비즈 매출액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카카오톡 플랫폼에서 새로 런칭한 광고 상품인 '포커스 풀 뷰', '업데이트한 프로필'은 기간이 짧거나 베타 테스트 중이어서 실적에 반영되지도 않았다. 이에 2025년 카카오톡이 개편될 경우 본격적인 실적 기여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톡 체류 시간 향상을 위한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체류 시간이 가장 적은 쇼핑 탭에 콘텐츠를 추가했으며, '쇼핑하기' 명칭을 '톡딜'로 변경하기도 했다. 더불어 피드형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장점을 갖추기 위해 쇼핑, 오픈채팅, 채팅, 친구 탭의 추가 업데이트가 예상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시징만을 위한 플랫폼에서 트래픽을 락인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은 당연히 쉽지 않다"며 “조만간 공개될 구체적인 개편 내용의 유효성에 따라 중장기 성장성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올해 카카오가 AI 분야에서도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AI 서비스는 카카오톡 개편, 카나나 출시로 확인될 예정"이라며 “출시 직후 수익화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여전히 '카나나'(카카오의 AI 비서)에 대응되는 (타사의) 서비스 없기에 초기 트래픽 확보에 성공한다면 잠재 수익원으로 기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특징주] SKC, 유리기판 엔디비아 공급...주가 폭등

SKC 주가가 9일 장초반 급등했다. 엔비디아로의 유리기판 공급 기대감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SKC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03% 증가한 15만4400원에 거래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CES 2025'에서 SKC 유리기판의 엔비디아향 공급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SK 부스에서 SKC 유리기판 모형을 들어 보이며 “방금 팔고 왔다"고 말했다. 이는 최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남 이후의 발언으로, 젠슨 황 CEO를 상대로 직접 유리기판을 판매하고 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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