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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vs MBK, ‘2라운드 첫 시작’ 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간 2라운드가 본격 시작했다. 이번에는 법정이다. 최대주주임에도 주총에서 '상호주 제한'에 걸려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한 MBK와 영풍은 주총에 관한 무효의 소를 제기하면서 반전을 꾀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MBK는 주총결의에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의 소를 제기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상호주 보유를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위법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트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은 손자회사인 SMC가 영풍 지분을 10% 이상 보유했다는 이유를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25.4%로 제한했다. 앞서 SMC는 고려아연 임시 주총 전날인 지난달 22일 영풍 지분 10.3%를 매입했다. 이로써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되자 고려아연은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주총에서 적용했다. MBK는 SMC를 통한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SMC가 호주에 설립된 외국 유한회사라는 점을 들어 상법 제369조 제3항 적용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MBK측은 “최 회장 측은 SMC의 영풍 지분 보유 상황을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위법하게 확대 해석함으로써 영풍의 주주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SMC 지분 매입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합리적인 재무적·사업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SMC는 호주법에 근거해 만들어진 법인으로 뒤에 Pty LTD가 붙는다. 이는 호주의 기업형태로 'Proprietary Limited Company(Pty Ltd)'라는 의미다. 한국어로 직역할 경우, '소유 제한 회사'가 된다. MBK파트너스는 SMC가 유한회사라고 주장한다. Pty Ltd는 주식의 공개 매매가 제한되고 주주 수가 50인 이하로 제한된다. 이는 국내 기준으로는 유한회사적 특징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SMC가 주식회사라고 주장한다. Pty Ltd는 주식회사의 주요 특성인 주식 발행과 이사회 구조, 주주의 유한책임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사회를 통한 경영이 가능하고, 주주총회 제도를 갖추고 있고, 회계감사 등 기업지배구조도 주식회사와 동일한 형태로 운영된다. 또한 MBK 측은 상법 제618조를 근거로 들었다. 이 조항은 외국회사에 적용되는 상법 규정을 명시하고 있는데, 제369조 제3항은 제외돼 있다는 것이 골자다. 상법 617조상 유사외국회사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MBK는 “어떤 경우를 상정해도 SMC의 영풍 지분 보유 상황을 상법 369조 3항에 적용할 근거는 없다"면서 “지난 1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 결의는 위법 부당한 논리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마땅히 취소되거나 무효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고려아연은 외국회사라 하더라도 회사법상의 조문에 적용을 받는다고 역설한다. 주주총회장에서 고려아연 담당 변호사는 의결권 제한과 관련해 “상법 외국법인 조항은 국내 활동하는 외국 법인을 규제 감독할 때 적용되는 조문"이라면서 “그 이외의 조문에 대해 한국 회사만 적용되는건 아니기에 상호주 제한은 외국법인도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에 대타협을 제안했다. 하지만 영풍 연합은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 고려아연이 타협을 제안하기 전날, 영풍의 대리인인 이성훈 변호사는 “강도를 당한 기분"이라며 “(고려아연의 의결권 제한은) 주주와 자본시장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분노했다. 김광일 MBK부회장 역시 주총장을 떠나면서 상당한 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양측 모두 각각의 근거가 있어 이해관계는 극명하게 상충된다. 판결에 따라 시가총액 16조원이 넘는 회사의 경영권이 뒤바뀔 수 있어 첨예한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법무법인의 파트너의 한 변호사는 “Pty Ltd가 유한회사의 특성도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운영 구조는 주식회사에 더 가깝다"면서 “지난 세 차례 가처분 소송전 결과를 보면 재판부는 법문 해석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며 “이번에도 취지나 의미보다는 엄격한 문언 해석에 중점을 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카카오-오픈AI 제휴, ‘실체 없는 청사진’…주가 모멘텀은 ‘글쎄’

하락 국면이던 카카오 주가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 소식에 반짝 반등했다. 좌초 위기라던 카카오 AI 사업에 새로운 동력이 생긴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이다. 다만 오픈AI와의 사업 협력이 카카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지는 미지수다. AI 서비스 대중화라는 '실체 없는 청사진'만 제시돼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카카오는 직전 거래일 대비 9% 급등한 4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 주가가 4만원선을 넘은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카카오 주가는 2022년 11만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해 11월 3만2550원으로 52주 최저점까지 추락했다. 12월 4일 4만7100원으로 상승세를 타는 듯 했으나 또 다시 내리막을 걸었다. 전날 카카오 주가가 갑자기 반등한 것은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주춤했던 카카오의 AI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시장 전반에 퍼진 것이다. 그간 카카오 생성형 AI는 동력을 상실, 사실상 AI 사업은 물 건너갔다는 후문이 무성했다. 지난해 6월 그룹의 AI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였던 카카오브레인에서 김일두 대표를 시작으로 핵심 개발자들이 줄줄이 떠나면서다. 김 대표는 카카오의 야심작으로 불린 '코(Ko)GPT' 사업을 이끌던 최고 관리자였다. 한국어 특화 AI 초거대언어모델(LLM)인 KoGPT는 수년간 출시가 지연되면서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해 6월 카카오브레인 사업 양수도를 결정하고,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재편했다. 이어 AI 서비스 전담 조직인 '카나나'를 신설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의구심은 계속됐고, 결국 지난해 11월 주가는 최저점까지 내려앉았다. 이런 가운데 오픈AI와의 협력이 커다란 호재가 된 것이다. 이날 오전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아 카카오대표는 “챗GPT 기술들을 카나나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론칭하게 된다"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최신 기술 활용을 넘어 카카오의 5000만 사용자를 위한 공동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가 추세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지는 미지수다. 'AI 서비스 대중화'라는 공통의 비전 외에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았다. 카카오는 기자간담회에서 “오픈AI의 챗GPT 등 최신 AI 기술 API들을 카메라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AI 프로젝트 런칭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동 프로덕트'를 추진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공동 프로덕트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구현할지 등에 대해선 현재까지 구체적인 협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카카오 측은 톡, 지도(맵) 등 사용자 니즈가 가장 많은 접점부터 찾아간다는 목표다. 오픈AI와의 협업 외에 카나나의 서비스 성과와 발전 등 구체적인 로드맵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진행한 사내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에서 발견된 개선 부분을 보완하고, 상반기에 사용자 대상 1차 CBT를 진행할 계획 정도만 공개돼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어느 정도는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며 “하지만 실체는 '속 빈 강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 주가는 기자간담회 직후 하락세를 타면서 다시 4만원 아래로 향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영풍·MBK “고려아연 이사 대상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이 고려아연 측 추천 이사 7명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월 23일 파행된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결의 사안들이 무효(부존재확인) 또는 취소로 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때까지 이상훈, 이형규, 김경원, 정다미, 이재용, 최재식, 제임스 앤듀류 머피(James Andrew Murphy)는 고려아연의 사외이사로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영풍·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이 지배권 박탈 위기에 처하자 출석주식수 기준 30%가 넘는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을 위법하게, 독단적으로 제한함으로써 불법적으로 선임된 사람들"이라며 “이들 이사들이 최윤범의 지배권 유지를 위한 '이사회 알박기'에 부역하면서 이사회의 결의에 참여하도록 방치된다면 고려아연 거버넌스 개혁은 지연될 것이며, 이는 회사와 고려아연 전체 주주 및 투자자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임시주총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지난 1월 22일, 영풍정밀과 최씨 일가가 보유하던 영풍 지분 10.3%를 고려아연이 100% 지배하는 호주 회사 SMC에 넘기며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었다. 영풍 측은 이것이 현행 공정거래법이 엄격히 금지하는 상호 출자와 순환 출자를 감행해 탈법적으로 상호주 외관을 형성, 최 회장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주주총회 결의들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영풍 지분을 기습적으로 보유한 SMC는 호주법에 따라 설립된 '외국회사'이며, 그 '폐쇄성과 소규모성'을 감안할 때 '유한회사'이므로 국내 주식회사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상호주 의결권 제한에 관한 상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영풍·MBK 관계자는 “고려아연 추천 이사 7명은 출석주식수 기준 50%가 넘는 영풍·MBK 파트너스가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최윤범 회장 측의 위법한 의결권 제한 행태로 선임된 사람들"이라며 “공정한 룰에 의해 지배권 경쟁을 하도록 한 우리 상법의 취지가 온전히 발휘되고, 고려아연의 지배권을 되찾고 거버넌스를 개혁하고자 하는 최대주주의 권리행사가 정당하게 이뤄질 수 있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이사 지위가 유지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특징주]‘93조 순현금’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무죄 판결에 상승세

삼성전자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이재용 회장이 부당합병과 분식회계 관련 2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영 활동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향후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확장이 기대되고 있다. 4일 오전 9시 37분 기준, 삼성전자 주식은 전일 대비 4.51% 상승한 5만 3300원을 기록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재용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적 리스크 해소로 이재용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가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종료되면서 93조3000억원의 순현금을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24년 매출액은 300조8710억원, 영업이익은 32조7260억원이 예상되며, 2025년에는 매출액 321조2930억원, 영업이익 31조80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3월 주주총회에서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하면서 책임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그룹 컨트롤타워도 빠르게 재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30일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반도체 수출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상장 첫날인데”…아이지넷·피아이이, 공모가 큰 폭 하회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날 장 초반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5분 기준 아이지넷은 공모가 7000원 대비 2195원(31.36%) 하락한 4805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피아이이는 공모가 5000원 대비 1180원(23.80%) 하락한 3815원에 거래 중이다. 아이지넷과 피아이이 모두 지난달 치러진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에 공모가를 확정했으나 상장 당일 매도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하락하는 양상이다. 아이지넷은 국내 인슈어테크 1호 기업으로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인슈어테크 플랫폼 '보닥'을 출시·운영 중이다. 아이지넷은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1138.59대 1을 기록하며 희망 공모 범위 상단인 7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같은 달 20일과 21일 양일간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는 145.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증거금으로 2555억원을 모았다. 피아이이는 인공지능(AI) 비전 및 데이터 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첨단 제조 공정에 최적화된 AI 비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피아이이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17.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5000원에 확정했다. 같은 달 20일과 21일에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는 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피아이이는 이번 IPO를 통해 총 180억원의 공모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자금은 연구 시설 확충, AI S/W 기술 경쟁력 강화, 신기술 개발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특징주] 에스에이티이엔지, 주식양수도 결정 소식에

에스에이티이엔지 주가가 장 초반 상한가에 도달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경 에스에이티 주가는 전일 대비 30.00% 오른 273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에스에이티는 최대주주 임경숙 외 1인이 보유주식 732만4297주(33.27%)를 글로벌씨앤디 등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양도가액은 1434원, 총액은 105억원이다.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은 오는 3월 31일이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특징주] LIG넥스원,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에 주가↑

깜짝 실적이 발표된 LIG넥스원이 4일 장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3분 현재 LIG넥스원은 전 거래일 대비 9.65% 오른 25만원에 거래 중이다. LIG넥스원은 전일 지난해 연간 매출이 3조2772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08억원으로 23.9%, 순이익은 2168억원으로 23.9% 늘었다. 이는 컨센서스를 모두 넘어선 수준이다. 컨센서스는 매출 2조9886억원, 영업이익 2231억원, 순이익은 1801억원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포스코퓨처엠, 실적 부진에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이차전지 산업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이 올 1분기에도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나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4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도 목표가를 17만원으로 6% 낮췄고 KB증권도 목표가를 기존 19만원에서 17만원으로 11% 하향했다. BNK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20만원으로 55% 하향했다. 증권가에서 포스코퓨처엠 목표주가를 낮춰 잡은 데는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7232억원, 영업손실은 413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매출의 49%를 차지하는 양극재 부문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가동률로 인한 고정비 부담 확대와 불용재고 처분 등 일회성 비용 300억원이 반영됨에 따라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변수로 인한 전방 고객 수요 둔화를 가정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된 만큼 목표주가도 낮춰 잡았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특히 양극재 부문에서 고정비 부담으로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912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94% 감소한 25억원으로 추정했다. 하나증권도 포스코퓨처엠이 1분기 매출 7616억원을, 영업손실 2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상반기까지는 정책 불확실성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업황 부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당장 반등할 만한 요소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 추진으로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여기에 미국이 캐나다에 수입관세 25% 부과를 결정해 포스코퓨처엠의 캐나다 양극재 법인 가동률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전방 고객사의 북미 배터리 재고가 여전히 누적된 것으로 추정되고 미국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의미 있는 실적 회복은 빨라도 올 하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올해 새내기주 성적 저조…LG CNS, 구원투수 될까

올 들어 상장한 새내기주 절반 이상이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딥시크발(發) 증시 불안과 정치 불확실성 등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코스피 최대어로 꼽히는 LG CNS가 IPO 흥행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5곳 중 4곳은 이날 종가 기준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1호 상장 기업인 미트박스는 지난달 23일 상장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날 역시 7.6% 하락하며 1만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1만9000원) 대비 42.7% 떨어진 수준이다. 새해 첫 상장 기업이 흥행하는 것은 IPO 시장에서 하나의 공식으로 통했지만 올해는 그 공식이 깨졌다. 지난해 상장 1호인 우진엔텍은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지난 2023년에는 한주라이트메탈이, 2022년에는 오토앤이 상장 첫날 상한가에 마감한 바 있다. 미트박스에 이어 아스테라시스와 데이원컴퍼니, 와이즈넛 등 새내기주 3곳이 지난달 24일 동시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미용 의료기기 전문업체 아스테라시스는 상장 첫날 100% 넘게 상승하면서 장중 '따블'을 기록한 이후 상승폭은 다소 줄었으나 공모가 대비 65.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데이원컴퍼니와 와이즈넛은 이날 기준 공모가 대비 각각 43.2%, 21.3% 하락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이날 상장한 삼양엔씨켐은 개장 직후 공모가(1만8000원) 대비 40% 상승한 2만680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0.22% 내린 1만7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양엔씨켐은 지난달 16일과 17일 양일간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12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공모주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증시 부진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케이뱅크, 씨케이솔루션 등이 지난해 증시 부진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과열됐던 공모주 시장은 하반기 코스닥 지수가 하락하면서 전반적으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분위기 모두 꺾였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공모주 수익률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5일 코스피 상장을 앞둔 LG CNS의 성적이 올해 IPO 시장의 흥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 CNS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최고 6조원에 달하는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달 진행한 일반청약에서도 21조원의 증거금을 모으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LG CNS 청약을 앞두고 증시대기자금의 성격을 띠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지난달 21일 87조613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발 관세 정책과 딥시크발 증시 불안 등은 IPO 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 인공지능(AI) 기업인 딥시크가 저비용 고효율의 AI 모델을 출시하면서 반도체주를 향한 투심이 위축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반도체, 철강 등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공표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후 약세를 보이는 새내기주가 늘어나고 있어 공모주를 향한 투심이 약화되고 있다"며 “이런 흐름 속에서는 옥석가리기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관세 전쟁’ 발발, 주가 된서리 맞은 韓 종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행정명령으로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과거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멕시코로 생산기지를 이전했지만, 이번 '관세 전쟁'으로 삼성전자·LG전자·포스코 등이 다시 타격을 받아 주가가 하락세를 탔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7% 하락한 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11월 14일 기록한 52주 신저가 4만9900원 이후 가장 낮은 종가 기록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주가 약세를 맞았다. 시총 10위권 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네이버만 주가가 올랐으며, 이를 포함해 상위 50종목 중 주가가 오른 곳은 단 9곳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에서 시작된 '관세 전쟁' 개막 조짐에 따른 불똥이 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1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관세를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더불어 이들이 맞대응 관세 인상을 할 경우 추가 대응 조항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여러모로 지난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2018년 3월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한 관세 인상 명령에 서명, 이후 중국이 대응하자 추가적인 관세 인상과 품목 확대를 하는 식으로 임기 말까지 무역전쟁을 이어갔다. 당시 중국에 생산기지를 뒀던 국내 주요 기업들은 큰 타격을 맞았다. 2018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9%에서 2019년 2%까지 하락했다. 2018년 초 2600에 근접했던 코스피는 같은 해 10월 1996.05까지 내리는 등 변동성도 확대됐다. 이후 국내 기업은 중국에 위치한 시설을 타국으로 옮기는 '탈중국'을 시도했으며, 많이 선택된 곳 중 하나가 멕시코였다. 인건비가 싸면서 미국과 인접해 대미 수출 시 운송비가 크게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관세 전쟁에서 멕시코가 대상국에 들며 기업들도 리스크 대비에 실패한 모양새다. 삼성전자 역시 멕시코에 반도체 생산공장이 자리 잡고 있어 주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대미 가전 수출 비중이 높은 LG전자도 멕시코에 생산시설이 있어,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7.13% 하락했다. 주요 철강업체 포스코 그룹주도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다. 철강산업의 경우 강력한 수출 경쟁국인 중국에 제재가 가해졌지만, 포스코 역시 멕시코에 생산시설이 있어 불똥이 튄 것이다.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을 늘려가던 기아도 이날 주가가 5.78% 빠졌다. 현대차와 더불어 자사의 자동차가 이번 미국 IRA 법 세제 보조 혜택 대상에 들지 못해 악재를 맞은 상태였는데, 기아도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겹악재가 된 것이다. 이외 국내 반도체·이차전지·철강 산업들의 경우 당장은 한숨을 돌렸지만,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정부가 향후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들에 대해서도 관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서다. 이날 코스피가 2.5%가량 떨어지고 외국인이 8696억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와 이에 따른 글로벌 보복관세 움직임은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 의존 국가에 불리한 환경"이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축 기조는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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