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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동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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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이제부터 최윤범 회장의 시간···상대방 공세 확인 마치고 반격 나설 듯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돌입한 MBK·영풍 측이 최근 주식 공개매수 가격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쓸 수 있는 수단을 모두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상대측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게 공이 넘어갔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추석 연휴부터 우군 확보에 총력을 다한 최 회장이 이제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여론전도 최 회장 측에 웃어주는 모습이라 분쟁이 오래 지연될수록 최 회장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산업권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MBK·영풍 측이 광폭 행보를 보였다. 지난 27일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권 분쟁의 원인은 고려아연 측에 있다며 생존을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았다고 주장했다. 영풍이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6일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한 직후 기자간담회까지 일사천리로 추진한 것이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 매수가도 기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MBK·영풍이 가격 조정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각각 공개매수와 여론전에서 승리하기 위한 공세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제는 MBK·영풍 측의 공세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공개매수 가격 상향 조정으로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에 투입할 자금은 기존 2조1332억원에서 2조4397억원으로 3000억원 이상 치솟게 됐다.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다. 아울러 지난 26일은 MBK·영풍 측이 공개매수 기간의 종료 시점(10월 4일)을 연장하지 않고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일자였다. 공개매수가 종료 시점 직전에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MBK·영풍 측이 종료 시점을 뒤로 늦추면서 더욱 가격을 상향 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전을 주도하기 위한 기자간담회도 MBK와 영풍이 이달 각각 한 차례씩 진행했기 때문에 추가로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MBK·영풍 측은 종료 시점까지 큰 움직임을 자제하고 공개매수의 성패를 지켜볼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최 회장은 분쟁 상대방의 패를 모두 확인했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상당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우군을 확보한 이후 MBK·영풍 측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대항 공개매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최 회장은 우군 확보를 위해 국내외를 누비고 있다. 최근 최 회장은 LG, 한화, 한국투자증권, 한국앤컴퍼니 및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스미토모와 소프트뱅크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우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직접 우군 후보들을 방문해서 논의를 나눈 만큼 이들 중 상당수가 최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MBK·영풍의 공개매수 종료 시점이 단 3영업일 밖에 남지 않았기에 빠르게 우군을 결집시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최 회장 측이 여론전에서 MBK·영풍 측을 압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우선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키려는 울산 시민들의 '고려아연 1인 1주 갖기 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 18일 고려아연 울산 시민 주식 갖기를 호소한 후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상공계, 체육, 문화·예술, 복지 등 전 지역사회가 동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일 '울산사회단체연합' 6개 단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44개 단체 501명이 각각 고려아연 주식 갖기를 독려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고려아연이 전구체 가공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선정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한 것도 여론전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김병주 MBK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최 회장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현재 이들의 출석일은 공개매수 종료 시점 이후인 다음달 7일이다. 이 같이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간다면 MBK·영풍 측의 움직임이 소극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26일까지가 MBK·영풍의 시간이었다면 27일부터는 최윤범 회장의 시간"이라며 “상대의 패를 모두 확인한 최 회장인 최선의 반격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쩐의 전쟁 2라운드] MBK·영풍, 고려아연 매수가 1년 평균가보다 52.9% 올려···“공격이자 방어”

75년간 동업해 온 영풍과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쩐의 전쟁 2라운드'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양측은 최근까지 지속해왔던 여론전보다는 본격적인 지분 싸움에 돌입하게 됐다. MBK·영풍 측은 이번 공개매수 가격 상향 조정으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반격도 방어하겠다는 심산이다.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26일 '고려아연 주식회사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를 정정하면서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 매수가도 기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 25일 영풍은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게 3000억원을 대여하면서 '공개매수 결제자금 조달 및 기타 투자활동을 위한 자금 대여'라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MBK·영풍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기 위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공개매수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고에 따르면 MBK파트너사의 투자목적회사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고려아연 지분 14.56%(301만4881주)를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예상 금액은 최대 2조2686억원으로,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최대 규모다. MBK·영풍 안팎에서는 이번 공개 매수가 '공격이자 방어'라는 진단이 나온다. 우선 지난 25일 종가 70만4000원, 2만2750원으로 기존 공개매수 가격 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을 원하는 만큼 매입하기 위해서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는 것이 우선 필요한 공격법이었다는 시각이다. 기존에는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MBK에 주식을 매도하도록 만들 요인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에 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하면서 이들이 공개 매수에 쉽게 응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공개매수 기간 이후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최 회장 측의 반격을 어렵게 한다는 의미에서 방어법이기도 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최 회장은 최근 MBK의 공개매수에 맞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6~18일 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북미 지역 기관을 포함해 국내외 기관들과 대항 공개매수 등 다양한 방법을 두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최 회장이 MBK·영풍에 맞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발빠르게 대항 공개매수를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를 시도한 한국앤컴퍼니 사례를 보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공개매수 시작 열흘 안에 백기사를 구하면서 신속하게 반격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통상 공개매수 종료 직전에 주식 매입이 활발하기 때문에 피인수 기업이 빠르게 움직일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대항 공개매수가 진행된다면 최 회장의 우군들이 너무 높아진 주가와 MBK 측의 공개매수 가격을 허들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과 우군들이 대항 공개매수에 성공하려면 기존 공개매수 가격인 75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더 많은 물량을 인수해야 한다. 이 경우 우군들이 고려아연 주식 고가 매입에 따른 배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공개매수가 공개되기 전 최근 1년 동안(2023년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고려아연의 평균 주가는 49만543원에 불과했다. 이를 감안하면 MBK는 두 차례 고려아연의 주식매수 가격을 결정하면서 평균 주가의 34.54%(66만원)와 52.89%(75만원)를 책정한 셈이다. 결국 최 회장의 우군들이 대항 공개매수에 참여하게 된다면 평소보다 52.89% 이상 비싼 가격으로 고려아연 주식을 대규모로 인수해야 한다. 그리고 향후 해당 주식을 매입가 이상 더 비싼 가격이 매도해야 배임 논란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 다시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달성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나 국내 대기업들은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까다로운 규정이 있기에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배임 논란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대항 공개매수도 최대 2조원 이상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정확히 측정해 베팅하기는 물리적으로 남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장재훈 현대차 사장 “글로벌 수소 협업 구체화 진행 단계”

현대자동차·HD현대·코오롱·고려아연 등 한국 주요 수소기업들이 국내 최대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 2024'에 참가해 기술력을 뽐낸다. H2 MEET 조직위원회는 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H2 MEET 2024'를 열었다. H2 MEET는 올해로 5회째로 참여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이번엔 역대 최대 규모인 24개국, 317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소생산, 저장·운송, 활용 등 수소 산업 각 분야를 대표하는 우수 제품과 기술 총 1500여개 품목을 소개한다. 국내 대기업그룹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전시회에서 △에너지 안보 △항만 및 공항 탈탄소화 △산업용 수소 애플리케이션 및 비즈니스 △수소 사회 등 총 4개의 주제로 부스를 꾸리고 그룹사 수소기술과 적용사례를 소개한다. 특히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도입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기반 친환경 물류체계도 공개한다. 아울러 현대제철에서 추진 중인 그린스틸 사업,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을 선보인다. 아울러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등 주요 임원도 전시회를 찾았다. 장 사장은 이날 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기업과의 수소 사업 협력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의 역량을 모으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체코 스코다 등 다양한 자동차 기업들과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현대차가 토요타그룹과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장 사장은 GM과의 협력 이후 다음 단계를 묻는 질문에 “글로벌 OEM(완성차 제조사)은 워낙 종횡으로 엮는 부분이 많아 우리가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는고 생각한다"며 “저희 경쟁력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 사장은 GM과의 협업이 합작법인(JV) 방식이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현대차 뿐 아니라 적지 않은 대기업그룹들이 참여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 HD현대인프라코어는 대형 트럭 등에 수소엔진을 활용한 발전기 시스템을 전시한다. 또 내년 하반기 트럭용 수소엔진, 2026년부터 11리터급 발전용 수소엔진 양산 착수 등 수소엔진 로드맵도 공개한다. 코오롱그룹에서도 수소분야 핵심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 자동차 핵심 소재(PEM1·MEA2), 수분제어장치 등 수소모빌리티 중심 경쟁력을 선보인다. 코오롱ENP는 소음기하우징, 히터하우징, 막가습기하우징, 이온필터 하우징 등의 수소차 부품소재를 전시한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중간재 '토우프레그 (towpreg)'와 수소연료탱크 제품을 소개한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차입금 사상 최대치…최윤범 회장과 영풍·MBK ‘재무 리스크’ 부문 견해차

최윤범 회장과 영풍,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놓고 지분 경쟁을 벌이는 원인은 급격히 악화된 '재무 리스크'에 대한 견해차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추진한 대규모 투자가 영풍그룹 시선에는 매우 위험한 행보로 비쳐졌다는 진단이다. 특히 올해 고려아연 차입금 규모가 사실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영풍·MBK 두 집단 사이에서 고려아연 경영 성과에 대한 문제를 놓고 여론전이 지속되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최근 며칠 동안 최 회장의 경영을 실패라고 지적하며 재무 리스크를 거듭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22년 고려아연 대표로 취임한 이후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자원 순환) 사업을 중심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1974년 설립된 이후 50년 동안 제련 사업 외길에 집중해왔던 회사의 체질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단행됐다. 실제 최 회장 취임 전인 2021년 말 27개에 불과했던 고려아연 종속기업 수는 올해 6월 말 79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신재생에너지 기업 에퓨런, 리사이클링 분야 전자폐기물 업체 이그니오 등을 인수한 결과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재무 리스크를 확대한 것도 사실이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고려아연 총차입금 규모(연결 기준)는 1조4107억원으로 최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21년 말 446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고려아연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1993년 이전 국내에서 1조원 이상 차입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치로 분석된다. 차입금 규모가 급증하면서 회사의 금융비용(이자)이 늘어나 수익성을 다소 압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고려아연 금융비용은 318억원으로 지난 2021년 연간 금융비용인 42억원의 7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재무 리스크가 고려아연을 최중요 계열사로 보고 있는 영풍그룹 입장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의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만약 고려아연이 무리한 체질 개선을 하다가 실적이 크게 악화된다면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실제 영풍 측을 대표해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장형진 기타비상무이사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 안건을 결정하는 고려아연 이사회에 두어 차례 아예 참석을 하지 않는 등 간접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에 최 회장은 반대하는 영풍 측에 맞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차, LG, 한화 등 우호 세력을 포섭해 지배력을 강화했으며, 영풍 측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MBK파트너스와 손잡으면서 최근 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사내 안팎에서는 최 회장을 지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고려아연의 장기적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과도하지 않은 수준의 리스크를 감수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아직 영풍·MBK 측이 주장하는 만큼 재무 리스크가 과도하지 않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지난 6월 말 기준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36.5%로 최근 크게 악화되기는 했으나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기업을 감안하면 아직도 부채비율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비용 역시 증가세 자체는 크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532억원과 순이익 2879억원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흔들만한 타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50년 제련업에 집중했던 고려아연의 미래 비전과 재무 리스크에 대한 견해가 뚜렷하게 다르다는 점이 양 측의 갈등의 씨앗 중 하나"라며 “지난 75년 동안 동업했던 두 가문이 치열한 여론전에 돌입한 상황을 보면 두 가문이 경영권을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10대그룹 지배구조보고서]⑨ 79개사 중 4개사뿐 이행율 ‘단 5%’ 집중투표제 포비아 여전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부터 개정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는 최근 정부의 제도 개선 사항과 G20·OECD 원칙 등 국내외 지배구조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국내 10대그룹의 지배구조 현황과 핵심지표 이행률 등을 짚어본다.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권장하고 있으나 재계에서는 '포비아(공포)'와 유사한 수준의 거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10대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SK텔레콤과 SK스퀘어, 포스코홀딩스, 한화오션 등 단 4곳만 도입하는 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도 기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이사회 중심의 경영 기조가 점차 강화되면서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도 이사회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24일 재계와 관련 당국에 따르면 10대 그룹 계열사 거의 대부분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집계뙜다. 최근 2년 동안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개한 10대 그룹 계열 79개사 중 4개만이 지난해 말 기준 집중투표제를 채택했다고 답변했다. 이행률을 따지면 5.05%에 불과했다. 핵심지표 중 이행률 한 자릿수로 나타난 것은 집중투표제가 유일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주주 등 관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도입됐다. 지난 2019년부터는 자산 총액 1조원 이상, 올해부터는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한정해 공개가 의무화됐다. 또한 정부는 지배구조 정보의 비교가능성과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 15대 핵심지표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명시토록 했다. 이는 집중투표제가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대주주에 불리한 점이 많은 탓이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이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요청하면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실시해 표를 많이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다. 이에 소수의 지분을 가진 주주도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변수를 만들 수 있다. 이사회 구성에 변수를 만들고 싶지 않은 대주주 입장에서는 채택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실제로 영국계 헤지펀드 칼 아이칸 연합이 2006년 집중투표제를 통해 KT&G 이사회 이사 1인을 교체하고 경영권에 간섭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부에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핵심지표로 설정하는 등 권장하고 있음에도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이 많지 않다. 실제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을 살펴보더라도 강원랜드, 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KT&G 등 정부의 입김이 강한 기업이 전부다. 10대 그룹 중에서 국민연금(지분율 6.38%)이 최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와 과거 오랜 기간 산업은행의 관리 채계를 경험했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 SK그룹의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정부 이외에 최대주주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집중투표제를 채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들의 사업이 안정적인 면이 있고. 지배구조도 집중투표제에 불리하지 않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간산업과 유사한 면이 있어 사업적 부침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스퀘어는 그룹의 핵심 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먼 11번가 등 전자상거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애초에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집중투표제가 불리하지 않다는 특이점이 있다. SK㈜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SK텔레콤과 SK스퀘어 지분율은 각각 30.03%와 30.06%에 불과하다. 이는 양사의 소액주주 지분율 합계인 47.7%와 35.47%보다 낮은 수준이다. SK㈜가 보유한 SK텔레콤·스퀘어의 지분율은 적은 편이지만 우호세력인 국민연금과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이 각각 회사의 지분율을 13~17%가량 보유해 경영에 안정성을 더해주는 구도다. 대주주가 40%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독자 경영을 하는 국내 다른 대기업과 다소 차이가 있다. 집중투표제 채택 이외에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이행률 하위 항목을 살펴보면 '현금배당 예측 가능성 제시'와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 선임'도 각각 22.78%와 26.58%로 매우 낮은 비율로 집계됐다. 그 다음으로 '독립적인 내부 감사부서를 설치'로 나타났으나 이행률이 55.7%로 급격히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주주 입장에서 집중투표제를 채택하면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큰 변수가 없다면 10년이 지나더라도 이행률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기자의 눈] 장기 불황기 ESG 경영의 난제

“잘 나갔을 때 했던 구두 약속을 너무나도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꼭 지켜야 할까요?" 얼마 전 만난 대기업 임원이 장기 불황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난제라며 내놓은 질문이다. 개인의 삶에 미치는 기업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역할이 사적 이익의 극대화에 국한되기보다 다양한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ESG 경영은 최근 5년여 기간 동안 국내 재계의 가장 큰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모집한 자금을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하도록 한정한 ESG채권의 신규 발행 흐름만 보더라도 최근 5년여 동안 재계의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국내에서 발행된 ESG채권은 1조2500억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2021년 86조7510억원으로 3년 만에 69배 이상 늘었다. 당시 국내 많은 기업들이 2040~2050년까지 현재의 화석 에너지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해 탄소 순배출을 제로화 하겠다는 내용의 과감한 약속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2022년부터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분쟁 등이 발생하면서 에너지와 천연자원의 희소성이 치솟고 반대로 당장 이를 대체하기 어려운 친환경 에너지 및 관련 프로젝트의 가치가 급락했다. 이에 ESG 프로젝트에 대한 재계의 관심도 줄어드는 추세다. ESG채권 신규 발행은 2022년 57조4804억원, 지난해 75조5305억원으로 2021년 수준에 미달했다. 불황이 2~3년 동안 장기화되면서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호황이었던 2021년 이전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직 10여년 이상 약속 기간이 남았기에 당장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불황이 향후 몇 년 동안 이어진다면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생각해 봐야 할 점은 기업의 수익성과 ESG가 완전히 대립되는 목표는 아니라는 점이다. 어느 하나가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경우에 따라서 동시에 추구해야할 가치에 가깝다. 이를 감안하고 다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수익성에서 눈을 돌린 ESG 정책은 결국 허무해질 수밖에 있다.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도입한 기업도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ESG는 '기업을 옥죄는 또 다른 규제'가 아니라 수익성을 포함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돼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자리매김할 때 ESG의 가치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티맵, 장소 추천 ‘어디갈까’ 서비스 출시···20년 쌓은 데이터 기반 이동 초개인화 시대 연다

티맵(TMAP)이 'AI 장소 에이전트'로 진화했다. 사용자가 갈만한 장소의 발견부터 추천·검색·예약 기능을 통해 초개인화 된 로컬(지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 핵심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23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티맵모빌리티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장소 에이전트 서비스 '어디갈까'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연간 67억건에 달하는 방대한 이동 데이터를 학습해 근거리는 물론 원거리 장소 및 향후 코스제안까지 이동 전·후 모든 여정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실제 주행 데이터를 장소 검색 및 추천 로직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어디갈까'는 오직 티맵만이 선보일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서비스"라며 “AI를 적용해 개인 맞춤형 장소 추천을 점차 고도화하고, 장소 검색과 이동 전후의 연결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디갈까는 △내 주변·발견 △장소 상세 및 리뷰 △인증뱃지 △추천검색 △이동 시 추천 △비즈 플레이스 등 총 6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내 주변' 탭에서는 500m~10km까지 거리별 인기 장소를 추천받을 수 있다. 시간·성별·연령별 필터로도 탐색이 가능하다. '발견' 탭에서는 유저의 이동 패턴에 맞춰 지역별 개인화된 장소를 추천한다. 이 두 탭은 유저가 간편하게 화면을 전환하면서 장소 탐색을 할 수 있도록 UI가 구성됐다. 장소선정에 있어 핵심 고려사항인 사용자 리뷰는 신뢰도를 높이며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실제 주행한 유저들만 작성할 수 있는 주행인증리뷰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고, 이렇게 작성된 주행인증리뷰는 일반 리뷰와 구분해서 장소상세내 표출된다. 주행인증리뷰에는 해당 장소의 경험뿐 아니라 주차 및 주행경험을 같이 리뷰할 수 있어 차량방문시 필요 정보를 함께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파트너십을 맺은 타플랫폼의 맛집 리뷰 등도 통합으로 제공해 소비자 편의성을 크게 늘렸다. 티맵 인증뱃지도 도입한다. 인증 뱃지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로컬인기 뱃지는 현지인들이 자주 방문하는 맛집을 데이터 기반으로 선정해 제공한다. 집을 등록한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동네 주민들이 자주 찾는 맛집을 자동으로 추천한다. 또 지역 내 최신 이동횟수를 기반으로 선택지역의 상위 50개 장소정보를 랭킹으로 보여주고, 이중 상위 10곳의 맛집과 카페에는 티맵 랭킹뱃지를 부여한다. 장소 검색도 한층 쉬워진다. '추천검색' 기능을 통해 구체적인 장소명 대신 '을지로 맛집', '삼겹살 맛집' 등의 키워드 검색이 가능해진다. 이동과 장소 탐색의 매끄러운 연결을 위해 '이동 시 추천'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동 전 및 이동 중간 경로상 맛집 추천도 추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취합된 장소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주가 장소 상세페이지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비즈플레이스' 기능도 추가된다. 업장의 영업시간, 메뉴, 주차, 부가정보 등을 쉽고 편리하게 입력 및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창근 티맵모빌리티 프로덕트 담당은 “향후 AI 기반 코스 추천 기능을 비롯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 대화형 검색 기능도 도입할 것"이라며 “유저의 이동패턴과 취향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더욱 정교한 추천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축적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 올해를 데이터 사업 본격 성장의 원년으로 삼아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데이터 사업 매출을 올해 700억원 이상 달성하고, 2027년까지 매출 기준 50%대 성장을 이어나간다는 목표다. 박서하 티맵모빌리티 D&I 담당은 “사용자와 사업자, 그리고 티맵모빌리티 3자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모빌리티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며 “사용자에게는 고도화된 개인화 서비스 및 요금할인 등 혜택을, 파트너사에게는 생산성 향상 및 고객 유치 등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어디갈까 등 내비게이션 이외의 서비스에서 유입되는 트래픽을 확대하고, 장소나 버티컬 데이터 같은 다양한 정형·비정형 정보들을 학습해 데이터 기반 핵심 사업을 육성한다. 이미 에너지·물류·지자체·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예측·마케팅·최적경로설정 등에 티맵데이터를 활용해 15% 이상 생산성을 향상한 성공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이에 더해 B2C·B2G·B2B에 제공중인 각종 데이터(지도·도로, 실시간 교통, 장소 정보 등) 고도화 및 이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 제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어디갈까와 함께 선보인 TMAP 비즈플레이스의 고도화를 통해 사업주들이 모객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쿠폰·고객분석·로컬 광고·포인트 등)도 제공한다. 또 이 같은 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현재 18개 이상 브랜드에 공급중인 차량용 TMAP 플랫폼 'TMAP 오토'도 차량과 티맵의 데이터를 결합, 차량 및 주행환경에 최적화된 차별적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오직 티맵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계속 발굴하고 고도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올해는 특히 데이터 기반 핵심 사업의 본격 성장의 원년으로 삼아 수익 개선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약탈 vs 방만 여론전 치열하지만, 고려아연 결국엔 ‘쩐의 전쟁’

최대주주인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와 최고경영자(CEO)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이의 여론전이 주말에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을 약탈적 M&A와 방만 경영이라며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다만 여론전의 가장 큰 쟁점으로 꼽혔던 해외 자본의 고려아연 지배 문제가 흐지부지되는 흐름이다. 이에 다음달 4일까지 공개매수 마무리 기간 동안 자본력으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22일 산업권에 따르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진행하고 있는 양측은 추석 연휴 이후 서로의 잘못을 꼬집으며 치열한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하루만 보더라도 우선 고려아연 이사회 사외이사 일동이 영풍과 MBK의 약탈적 M&A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MBK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최 회장의 방만 경영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그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다시 고려아연 사외이사 일동이 MBK가 손을 잡은 영풍이야말로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 등에 있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며 반박했다.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여론전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여론전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해외자본의 고려아연 인수 문제가 오히려 물밑으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최 회장 측은 추석 연휴 이전 MBK에 중국계 자본이 투입됐으며, MBK가 고려아연의 지분을 매입한다면 향후 해외 기업에 이를 매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MBK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들이 국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토종 펀드라고 정면 반박했으며, 고려아연 지분을 해외 기업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최 회장 측에서도 해외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어 더 이상 해외자본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일본 도쿄에 방문해 고려아연과 오랜 거래 관계가 있는 일본 종합상사와 일본에 지역본부를 둔 글로벌 기업을 방문했다. 이는 그동안 고려아연과 협업해 온 해외 기업들 사이에서 우군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최 회장 일가인 최내현 켐코 회장과 최주원 아크에너지 대표 등도 호주 등에서 우군 마련을 위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MBK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기한 마감이 성큼 다가오고 있어 지금의 분위기라면 여론전보다는 자본력으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MBK는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최대 2조1332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공개매수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MBK의 공개매수 기간(지난 1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은 추석 연휴과 한글날 등 공휴일이 다수 포함됐다. 마감 기한이 남은 영업일 기준으로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것이다. 단기간에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우군을 확보해 직접 지원을 받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 IB(투자은행)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우군을 확보한다면 MBK의 공개매수에 역공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9일 최대주주인 영풍과 특수관계를 해소한 만큼 MBK가 제시한 66만원보다 더욱 가격을 높여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대기업 중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한화(7.75%)·현대차그룹(5.05%)·LG화학(1.89%)·한국투자증권(0.77%) 한국타이어(0.75%), 모건스탠리(0.48%) 등이 최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거론된다. 이들이 최 회장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추가로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 아울러 일본 등 해외에서 백기사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직접 추석 연휴에 일본을 방문한 만큼 그에 따르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추석 연휴 이후인 지난 19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며 “고마운 분들 덕분에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영풍그룹, 고려아연 매출 의존도 여전히 10% 이상… ‘작년 2326억원’

영풍그룹 주요 계열사가 고려아연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10%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2년여 기간 동안 영풍그룹의 최대주주인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최씨 일가의 지분 다툼이 발생하면서 매출 의존도가 크게 줄었음에도 더 이상 낮추기가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려아연 측에서 영풍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1%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산업권에서는 고려아연에는 영풍그룹이 필요 없어 독립을 꿈꾸지만, 영풍그룹에는 고려아연이 필요해 놓아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19일 영풍그룹의 지주사인 ㈜영풍과 주요 계열사인 영풍정밀의 지난해 고려아연향(向) 매출액 규모는 각각 2175억원과 151억원으로 합계 232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영풍과 영풍정밀의 전체 매출액(별도 기준)이 1조5467억원과 1387억원임을 감안하면 매출에서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비중(의존도)은 14.06%와 10.89%에 달한다. 이는 영풍그룹 내부에서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역할이 매우 큰 탓이다.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49년 설립한 영풍기업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장씨 가문은 ㈜영풍을, 최씨 가문은 1974년 자매회사로 설립된 고려아연을 각각 경영하면서 재계에서 흔치 않은 '한 지붕 두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이후 고려아연은 ㈜영풍과 함께 연·아연 제련과 정련 사업을 영위하면서 서로 시너지를 발생한 결과 영풍그룹 매출의 70% 가량을 혼자서 담당하는 주력 계열사로 발돋움했다. 이렇다보니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영풍과 제·정련에 필요한 유압 밸브 등 정밀기계 부품을 제조하는 영풍정밀의 주요 고객으로도 자리매김했다. ㈜영풍과 영풍정밀은 최근 몇 년 동안 고려아연에 대한 매출액 의존도를 최대한 줄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회장이 고라아연 대표로 취임한 2022년 전후부터 영풍그룹을 지배하는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최씨 일가의 지분 다툼이 발생하면서 공고했던 영풍그룹 주요 계열사와 고려아연의 협력 관계에 금이 간 탓이다. 실제 지난 2020년 ㈜영풍과 영풍정밀의 고려아연 매출 의존도는 각각 25.98%와 17.07%로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영풍의 경우 2020년 3204억원 수준이었던 고려아연향 매출액 규모를 지난해 2175억원으로 32.12%나 줄이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의존도 줄이기도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큰 폭으로 매출 의존도를 줄였던 2021년에 비해서 2022년과 지난해로 시간이 지날수록 비중 줄이기 성과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고려아연과 협력해 왔기에 당장 의존도를 줄이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려아연은 스스로가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한 알란텀, 한국전구체 등을 제외하고 영풍그룹 계열사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액은 최근 4년 동안 15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고려아연의 연간 매출액이 5조~8조원 규모였음을 감안하면 영풍그룹 의존도는 0.2%에 불과한 수준이다. 산업권에서는 계열사 의존도만 살펴보더라도 영풍그룹은 고려아연이 필요하지만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이 필요치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의 독자경영을 시도하고 영풍그룹의 장씨 일가가 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려는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 의존도만 살펴보더라도 최씨 일가가 독자경영을, 장씨 일가가 그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오랫동안 유지했던 '한지붕 두가족' 체제에 최근 본격적인 균열이 발생한 만큼 앞으로 양측의 공방이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대형 해운사 호황에 가려진 중소형사의 ‘눈물’

지난해 아쉬운 실적을 거뒀던 대형 해운사가 올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컨테이너선 등을 운영하는 대형 해운사의 실적만 개선됐을 뿐 벌크선 위주의 중소형 해운사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된 곳이 많아 아직 해운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 해운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해운업계 1위인 HMM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51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4666억원 대비 125.31% 크게 늘었다. 상반기 매출액도 4조993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조2115억원 대비 18.56% 늘었다. 역시 대형사로 꼽히는 대한해운도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해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98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51억원 대비 58.9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983억원에서 9237억원으로 32.28% 개선됐다. HMM 등 대형 해운사는 지난 2021~202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 항구에서 방역 등에 발이 묶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선복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누렸다. 이에 운임이 크게 상승하면서 지난 2022년 HMM은 9조9494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황기를 보냇다. 그러나 코로나19 시기 발주한 선박이 대규모로 시장에 진입하고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해소된 지난해 공급 과잉으로 운임이 크게 늘어나며 1년 만에 최악의 불황이 닥쳤다. 지난해 HMM의 영업이익은 5847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94.12%가 줄었다. 다만 올해는 중국의 철강 수출 등이 늘어나면서 해운 수요가 크게 회복된 덕에 그나마 불황이 끝났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올해 중소형 해운사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욱 심각한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중소형사인 대한상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09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상반기 213억원 대비 48.83% 줄었다. 이는 주로 대형사가 원양 컨테이너선이나 탱커선을 운영하고 중소형사는 내수 벌크선을 운영하는 해운업계의 상황 탓으로 분석된다. 먼바다를 항해해 수출 물량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은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대형 해운사가 아니라면 건조·운영할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서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국적 원양선사는 HMM과 SM상선 둘 밖에 없다. 상당수 중소형 해운사는 근해에서 벌크선을 운영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경기 위축이 심해지면서 벌크선 운송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6일 기준 2726.58을 기록했다. 최근 하락세이긴하나 올해 1월 5일 1896.65에 비하면 10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다. 반면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최근 1814로 연초에 비해서 40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HMM과 대한해운의 벌크선 매출 비중은 각각 13.77%와 38.58% 수준에 그쳤다. 반면 대한상선의 벌크선 의존도는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 큰 문제는 대한상선도 그나마 중소형사 중에서는 규모가 큰 해운사로 꼽힌다는 점이다. 대한상선보다 체급이 작고 벌크선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가 1000여개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해운업계의 불황이 아직도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소형 해운사 관계자는 “대형 해운사의 실적 숫자만 너무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해운산업 전체의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며 “대형사 호실적이 가린 중소형사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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