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순위권에서 밀려났던 KB증권이 상반기 IPO 주관 실적 순위에서 1위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최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을 비롯해 민테크, 제일엠앤에스 등 이달에만 3개 종목의 상장을 주관하고 있어 상장 절차가 마무리되면 지난 2022년에 이어 IPO 왕좌를 되찾을 전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6일까지 공모주 4건(스팩 제외)의 일반청약이 진행된다. 이날 청약에 돌입한 디앤디파마텍을 포함해 민테크, 코칩,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 이번주 청약을 앞두고 있다. 이번주는 한 주 동안 4건의 청약이 진행되는 '공모주 슈퍼위크'로 이 중 절반인 2건(민테크, HD현대마린솔루션)은 KB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지난주 청약 일정을 끝낸 제일엠앤에스까지 포함하면 이달에만 KB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종목만 3건에 달한다. 앞서 올 초 IPO 시장에서 KB증권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날 기준 올해 증권사 IPO 실적은 하나증권이 1217억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이 1098억원으로 하나증권의 뒤를 바짝 좇고 있으며 이어 미래에셋증권(960억원), 신한투자증권(947억원), 한국투자증권(600억원) 순이다. KB증권은 DB금융투자(437억원), 삼성증권(420억원), 한화투자증권(226억원) 등에 밀려 9위(109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현재 상장 절차가 진행 중인 제일엠앤에스, 민테크,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이 마무리될 경우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시가총액이 3조원 규모인 상반기 IPO 최대어인 만큼 KB증권의 실적 상승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KB증권은 국내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UBS, JP모건와 함께 HD현대마린솔루션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KB증권이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으로 얻게 될 예상 인수금액(공모가 하단 기준)은 약 1892억원이다. 현재 109억원인 주관 실적에 이 금액을 더하면 올해 IPO 주관 실적은 2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하나증권(1217억원)을 단숨에 뛰어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제일엠앤에스, 민테크를 통해 얻을 인수금액이 각각 528억원, 315억원으로 총 예상 주관실적은 2844억원에 달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아직 공모가가 최종 확정되지 않아 최종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범위를 웃돌 경우 인수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민테크는 이날 공개된 기관 수요예측 결과 희망공모밴드(6500~8500원) 상단을 초과하는 1만5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당초 KB증권의 예상 인수금액이 공모가 하단을 기준으로 한 195억원이었으나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만큼 인수금액이 315억원으로 120억원 늘어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날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25일과 26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KB증권은 IPO 1위 탈환과 함께 공모주 흥행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4 공모주 슈퍼위크'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오는 30일까지 KB증권에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최대 10만원의 주식 쿠폰을 제공한다. 청약 한도를 최대 300%까지 늘릴 수 있는 공모주 청약 우대 조건 등을 담은 '공모주 청약 성공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시총 3조원 규모의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으로 투자자들의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고객들의 관심이 공모주 청약에서 KB증권 내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