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전세대출 시 집주인의 반환 능력을 평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전세대출의 과도한 공급을 억누르는 효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세대출 시 임대인 상환 능력과 관련한 은행권 신용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은행권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활용해 임대인의 전세자금 반환 능력을 확인한 뒤 대출을 내주도록 한다는 취지다. 업계에선 임대인 보증금 반환 능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면 이른바 깡통 전세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과도한 대출 공급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전세 사기가 사회적 논란이 되는 등 전세대출은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 우려에 지속적으로 노출돼왔다. 금융당국은 전세자금 대출 보증비율 하향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90~100%에 달하는 보증비율을 80% 이하로 낮춰 은행들의 대출 심사를 현실화면 과도한 전세대출을 막고 가계부채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현재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90조원대로 2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23조원 정도였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2016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해 2019년 100조원을 돌파했고, 2021년 말에는 180조원까지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전세대출의 적정한 규모를 따져보는 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3대 보증기관의 연간 보증 공급 계획이 사실상 전세대출의 신규 공급량 총액을 결정하는 구조이다 보니 이들 3사의 연간 공급 계획과 적정 보증 규모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