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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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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끝난줄 알았는데”...비트코인·이더리움에 외면받는 NFT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시세가 올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가상자산으로 꼽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둘러싼 투자열기는 갈수록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겨울(크립토 윈터)이 끝났지만 콘텐츠가 결합된 디지털 자산으로 주목받았던 NFT 시장 침체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올해 신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베팅하고 있지만 NFT는 갈수록 외면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서치업체 대프레이더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NFT 판매량은 85억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6%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NFT가 과거 2022년 1월에만 172억달러어치 판매된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 사이에 NFT 인기가 확연히 식어가는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구글에서 NFT 검색량은 주류로 편입된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NFT 가격이 올해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NFT 데이터 제공업체 NFT 프라이스 플로어에 따르면 인기 있는 NFT 컬렉션 대다수의 가격이 올들어 40~50% 폭락했다. 시가총액 기준 1위 NFT 프로젝트인 크립토펑크의 이날 바닥가는 28.99 이더리움(ETH)으로, 사상 최저가다. 인기 있는 NFT인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AYC)이나 크로미 스퀴글 등의 바닥가는 작년 저점대비 반토막난 상황이다. 유명한 NFT 수집가인 다니엘 매가드는 “희열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 이후 대부분의 NFT 컬렉션에 대한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NFT 생태계를 주도했던 블루칩 NFT들을 최근에 처분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NFT 시장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는 배경엔 자금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에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NFT 프라이스 플로어의 니콜라스 랄레멘트 공동창립자는 “가상자산 시장은 사실상 자본순환"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달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하자 NFT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됐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랄레멘트 공동창립자는 “이더리움 승인이 임박해지자 일부 투자자들은 NFT를 던지고 이더리움으로 갈아탔다"며 “앞으로도 이더리움에 자금이 몰려 다른 자산의 가격 하락이 촉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코인셰어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암호화폐 투자상품에 약 20억 달러의 자금이 몰려 5주 동안 총 43억 달러가 유입됐다. 비트코인의 주간 유입액은 19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더리움의 경우 7000만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하자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상상지수상품(ETF) 거래량은 128억달러로, 전주대비 55% 급증했다. 한편,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2일 오전 10시 34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37% 하락한 6만705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이더리움은 5.03% 하락한 3480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과열되고 있다는 지표가 최근 공개된 데 이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접근 차단해야”…美, GAA·HBM 등 對中 수출 차단 검토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반도체 기술에 중국이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로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논의되는 대상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최신 기술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AA는 반도체의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엔비디아, 인텔 등은 삼성전자나 대만 TSMC와 함께 내년에 GAA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를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이 만드는 이 반도체는 AI 가속기를 강화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 논의에서 두 기술 중 GAA가 다소 앞서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최근 GAA 규제 초안을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 자문 위원회에 보냈다. 이는 규제 도입의 마지막 절차지만 규제 자체는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GAA 초안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GAA 규제가 중국의 자체적인 GAA 칩 개발 능력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출지 아니면 더 나아가 미국 반도체 업체를 비롯해 해외 업체들이 중국 업체에 제품을 파는 것까지 차단하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잠재적 규칙의 범위를 결정하는 과정에 있으며 최종적인 규제가 언제 결론이 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블룸버그통신에 “미국의 목표는 중국이 AI 모델을 구축·운영하는데 필요한 정교한 컴퓨팅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한편 초기 단계의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에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 기술 등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각종 수출 통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북 부안 남남서쪽서 지진 발생…규모 4.8로 상향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km 지역에서 12일 오전 8시 26분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기상청은 당초 지진 규모를 4.7로 발표했었지만 이후 4.8로 상향조정했다.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로 행정구역으론 전북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이다. 진원의 깊이는 8㎞로 추정됐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또 국내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작년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4.5 지진이 발생하고 약 1년여만이다. 육지에서 발생하기는 2018년 2월 11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4㎞ 해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하고 6년여만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애플, 뒤늦게 AI 경쟁 참전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뒤처질 위험”

애플이 자사 기기 운영체제(OS)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본격 도입하면서 뒤늦게 승부수를 던졌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AI 경쟁에 일찌감치 뛰어든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등에 더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애플이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를 열고 자체 AI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제품에 도입되는 자체 AI 시프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텍스트를 요약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사용자가 필요할 때 가장 관련성 높은 데이터를 검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애플은 새로운 아이패드 OS에서 애플 펜슬로 계산식을 넣으면 AI가 알아서 답을 제공하고 그래프를 그려주는 기능, 이용자가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젠모지(Genmoji) 기능, 글을 토대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기능 등을 시연했다. 통화 중에는 녹음을 하면 통화자 모두에게 녹음 사실이 자동으로 알려지고, 통화를 마치면 요약본을 생성해 준다. 애플은 특히,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음성 AI 비서 '시리'(Siri)에 챗GPT를 접목한다고 밝혔다. 시리는 2011년 처음 공개한 음성 비서로, 10여년 만에 생성형 AI를 탑재해 '더 똑똑한' 대화형 AI 비서로 업그레이드된다.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1.91% 하락한 193.1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비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26%, 0.35%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도 0.18% 올랐다. 특히 시리에 챗GPT를 접목했다고 발표했음에도 주가 약세를 막지는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애플과 오픈AI의 제휴는 수개월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실제 행사에서는 잠깐 언급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1시간45분 넘게 진행됐지만 오픈AI의 챗GPT에는 2분 정도만 할애됐다는 것이다. 알파벳과 구글의 제미나이를 도입하는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애플은 이들 챗봇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저녁 식사 예약 지원 등 위험하지 않은 작업 중심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AI 도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행사에 앞서 '애플이 AI 경쟁에서 경쟁사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구글과 MS가 생성형 AI의 혁신에 앞서가는 데 비해 애플이 뒤처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각각 지난해 10월과 지난 1월 구글의 AI모델 제미나이에 의해 구동되는 픽셀8 스마트폰과 갤럭시 S24 시리즈를 내놓았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이른바 'AI폰'을 잇따라 내놓자 당시 시장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 세대교체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JP모건의 새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FT에 “(이번 WWDC에서) 애플이 생성형 AI 분야에서 뒤처졌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 이 분야에서 경쟁사를 따라잡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문가의 섬뜩한 경고…“금융위기보다 파격적인 증시 대폭락 온다”

미국 주식시장에 거품이 10년 넘게 형성되자 증시가 내년에 파격적인 수준으로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경제학자인 해리 덴트는 최근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가 가파른 조정에 직면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파격적으로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덴트는 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경제 악영향을 담은 '인구 절벽'이라는 저서로 명성을 쌓아왔다. 그는 “지나치게 완화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으로 자산 가격이 지난 10년간 부풀려졌고 이로 인해 주식이 거품 중 거품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거품이 터질 경우 S&P500의 가치가 86% 가량 폭락하고 나스닥의 경우 최대 9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비디아처럼 영웅같은 주식은 최대 98% 폭락할 수도 있다"며 증시 폭락의 규모가 수조 달러대에 달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덴트는 “(증시가) 고점에 달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어 거품이 터질 것"이라며 최근엔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힘들게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약 40%의 폭락을 목격해야 거품이 꺼졌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러한 모멘텀이 축적되면 멈추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어 “거품이 마침내 꺼졌다고 말하려면 약 40%의 폭락이 있어야 한다"며 지난 14년 동안 거품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경고가 제기되는 배경엔 증시에 거품이 평소보다 길게 형성돼왔기 때문이다. 덴트는 거품이 평소보다 길게 형성돼왔던 점을 근거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역사상 대부분의 거품은 5~6년 동안 지속된 후 터지는데 이번엔 지난 14년 동안 형성됐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부양책이 넘쳐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덴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에 쏟아진 부양책의 규모가 27조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 10년 동안 대부분 제로 금리 수준에 유지된 점도 자산 가치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고 덴트는 지적했다. 실제 2007년 5.0~5.25%에 달했던 미국 기준금리는 2009년에 0.0~0.25%까지 떨어진 이후 2015년 12월 0.25% 인상됐다. 금리는 2019년엔 2.25~2.5%까지 올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또 다시 0.0~0.2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내년 초반이나 중순께 폭락을 목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덴트는 내다봤다. 그는 “금리가 높고 길게 이어지고 있어 2008년과 2009년에 겪었던 것보다 더 큰 폭락을 예상해야 한다"며 2000년 닷컴버블을 언급해 “사실상 두 번째 테크 거품 버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거품 뒤에는 침체가 아닌 경기 불황이 따른다"며 “역사상 최악으로 끝나지 않은 거품은 단 한 번도 없었고 현재 거품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길게 형성됐다"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마켓인사이더는 “덴트의 이같은 관측은 월가 주류의 생각과 벗어나 있다"며 “많은 투자자들은 여전이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덴트는 작년 12월 '일생일대의 폭락'이 올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면휴진 앞둔 의료계…‘참여율’두고 엇갈린 전망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실제 휴진율이 얼마나 될지를 두고 의료계와 정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으로, 의협은 18일 하루 전면 휴진을 예고하자 의사들이 얼마나 동참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의협은 의대 교수와 봉직의, 개원의 등이 일제히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부는 실제 문을 닫는 병원이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의협은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이 어느 때보다 거센 만큼 '대규모' 휴진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의협이 의사 회원 11만1861명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에 관해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7만800명이 참여했다. 투표한 7만800명 중 90.6%(6만4천139명)가 의협의 투쟁을 지지했고, 73.5%(5만2천15명)는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투표 참여도는 의협이 과거 총파업 투표를 벌였을 때와 비교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의협에 따르면 2014년 3월 원격의료 저지 총파업 투쟁에 대한 투표는 4만8861명, 2020년 의대 증원 집단행동 투표는 2만6809명이 각각 참여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그동안 투쟁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 중 가장 압도적인 투표율과 지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얼마나 많은 병의원이 실제로 문을 닫고 휴진할지는 미지수다. 2020년 의대 증원을 저지하는 의협의 총파업 당시 개원의의 휴진율은 10% 미만으로, 전공의 70% 상당이 집단행동에 참여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정부는 이러한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실제 휴진율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한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기존의 의료계에서 집단휴진 결정을 내린 적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주 미미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상황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2014년 3월 10일 원격의료 저지 투쟁 때 의원급 의료기관 휴진율은 복지부 기준 20.9%였고, 의협은 절반 가까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에는 초기 휴진율이 90%가 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기는 했지만, 일부 지역은 상당 기간 40∼50%를 유지했다. 일각에선 2020년과는 상황이 다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의협이 총파업을 선언하기도 전에 이미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으로 전면 휴진을 예고하는 등 교수 사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의협보다 하루 앞선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 분야를 제외하고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 더욱이 의협이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선언하자 의협 회원인 의대 교수들 역시 의협 결정에 따르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의협은 의사 면허 취득 시 자동 가입되는 의료법상 법정단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교수 단체들은 의협 결정에 따라 18일에 휴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적잖은 교수들이 이번 휴진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한다. 비대위가 서울대병원 교수 1475명을 대상으로 '전체 휴진에 참여하겠느냐'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 801명 중 549명이 참여하겠다고 했다. 응답자 801명 중 68.5%로, 전체 교수 1475명 중에서는 37.2% 정도다. 다만 휴진에 참여하겠다는 교수가 전체 교수의 40%에도 미치지 못해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역대급 허리케인 예고에…재난에 투자하는 ‘캣본드’ 인기몰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올해 미국에서 역대 최악의 허리케인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자 기후재난에 의한 손실을 보장해주는 '캣본드(Catastrophe bond·대재해 채권)' 발행이 올해 기록적 수준으로 늘어났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보험연계증권(ILS) 정보 집계업체인 아르테미스를 인용해 올해 1∼5월 캣본드 판매액이 기존 최고치였던 전년 동기 대비보다도 38% 늘어난 상태라고 보도했다. 캣본드는 특히 지난달에만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가량 발행돼 월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해(catastrophe)와 채권(bond)의 합성어인 캣본드는 손해보험사가 허리케인 등 대규모 자연재해 때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을 채권발행을 통해 자본시장에 리스크를 전가하는 일종의 ILS다. 대형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재난으로 보험금 지급 조건이 발생할 경우 원금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캣본드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경기나 금리 상황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대체투자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연재해는 물론 인플레이션, 인구 밀도 등도 캣본드 발행을 주도하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해의 경우 보험금 지급 조건을 충족하는 재해가 비교적 적었던 덕분에 캣본드 투자 수익률은 약 20%로 거의 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해수면 온도가 기록적 수준인 데다 라니냐(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로 이행하는 상황인 만큼, 미국의 허리케인 활동이 극히 활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는 캣본드 보유에 따른 리스크가 더 커짐을 의미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더 많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캣본드 수익률과 미 국채처럼 리스크가 없는 채권의 수익률 간 스프레드가 23% 확대됐다. 아울러 허리케인이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손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찰스 그라햄 보험 애널리스트는 “허리케인이 어디에 강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캣본드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 런던 소재 테낙스캐피털의 한 애널리스트는 “무엇을 살지에 대해 더 엄격하다"면서 캣본드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애덤 카민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지난해 정말 재앙적인 허리케인 시즌을 피했지만, 전망이 맞다면 올해는 그렇게 운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은행(WB)은 지난 4월 멕시코의 폭풍·지진 등에 대비해 총 4억2000만 달러(약 5783억원) 규모의 캣본드를 발행했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 자메이카의 폭풍 재해에 대비해 1억5000만 달러(약 2065억원) 규모의 캣본드를 판매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극우돌풍 유럽…이민·기후정책 등 EU정책에 변화 오나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세력이 약진함에 따라 지금까지 중도파가 이끌었던 EU의 주요 정책에 큰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유럽의회가 발표한 각국 출구조사 결과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등 인구 규모가 큰 주요국에서 극우와 포퓰리즘 계열 정당이 의석수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720석을 거느린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현재 다수당인 중도 우파 유럽국민당(EPP)이 약 184석을 얻어 1위 자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속한 강경우파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 유럽의회 내 극우 정치그룹(교섭단체)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각각 약 80석, 약 53석을 확보해 세력을 크게 불린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유럽의회 제2당이자 EPP의 기존 협력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는 139석에 그쳐 고전했고, 진보적인 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녹색당의 의석수도 50석대 초반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 CNBC 방송은 극우와 포퓰리즘 세력의 입김이 커지면서 향후 유럽의회의 '우향우'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뜨거운 감자'인 이민 문제에서부터 환경,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방 정책은 물론 산업과 EU 몸집 확대 등에 이르기까지 EU 주요 정책 전반에 극우 진영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이야기다. 이 매체는 특히 국경 통제 강화, 역외 이민자 강경 단속 등을 추구하는 우파가 득세함으로써 차기 유럽의회가 활동하게 될 향후 5년 동안에도 이 문제가 EU 의제의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역외 이민자들의 유입을 단속해야 한다는 데에는 폭넓게 공감하면서도, 단속 방식을 놓고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역외 이민자들의 관문 역할을 하는 EU 남부 국가들과 독일, 북유럽 등 북부 국가들 사이에 뚜렷한 이견이 있는 만큼 이주민 단속을 어떻게 이행할지가 향후 논의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물가 등급과 지지부진한 경제 성장으로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도 이번 선거로 추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르미다 판 리즈 선임연구원은 유럽의회가 이미 우파 성향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일부 기후정책 관련 법안에서 후퇴하는 등 EU가 야심 차게 추진해온 탄소중립 정책이 “진짜로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수개월간 유럽 곳곳을 휩쓴 '트랙터 시위'에 놀란 EU는 이미 농가에 대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한 바 있다. CNBC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 결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35년까지 내연 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려는 계획이 철회되고, 재생에너지 중시 정책이 후퇴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친러시아, 친중 성향인 극우·포퓰리즘 정당의 득세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 차원의 공동 지원 기조가 불투명해지고, EU 공동 방위비 부담 확대에 대한 이견이 분출될 소지도 있다고 CNBC는 예상했다. 안보 분야에 있어 긴밀한 우방 미국과 핵심 교역 상대국인 중국이 첨예한 무역 전쟁을 벌이는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로 EU가 최첨단 산업과 친환경 산업 등에서 보호주의와 개입주의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이밖에 EU에 회의적인 극우 세력의 급부상으로 EU의 확장 정책에는 제동이 걸리면서 차기 유럽의회가 이끌어갈 2029년까지 EU 회원국은 현재와 같이 27개국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에 약진한 ECR과 ID가 대러시아 입장 등 여러 분야에서 이견을 보이는 만큼 유럽의회에서 연합 세력을 결성해 협력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면서도, 이들 극우 세력들이 이민 정책부터 기후 정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제에 있어 EU의 전반적인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연 2회? 1회? 불확실한 美연준 피벗…6월 FOMC 발표에 쏠린 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서 어떤 내용들이 공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들어 유럽중앙은행(ECB)와 캐나다중앙은행 등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내리자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기가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연준은 11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이틀간 6월 FOMC 정례회의를 진행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연준은 지난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5.25~5.50%까지 올린 후 같은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금리를 이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을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미국 금리가 이달 동결될 가능성은 99.4%에 달한다. 이럴 경우 연준은 7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7만2000명 증가, 시장 예상치인 19만명 증가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실업률이 4.0%로 오르긴 했지만 미국 고용 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평가다. 이처럼 미국 5월 고용보고서가 서프라이즈로 나타나자 피벗을 둘러싼 연준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고용지표 발표 직후 JP모건과 씨티그룹은 애초 전망이었던 7월 금리 인하론을 폐기했다. 이에 따라 이번 FOMC에서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금리 인하 횟수가 얼마나 줄어들지가 관건이다. 연준은 지난 3월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가 세 차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가 한차례 또는 두차례 인하될지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두 차례 인하를 예상한 비중은 41%로 나타났고 나머지 41%는 한 차례, 혹은 인하가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또 경제 전망과 관련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이 각각 2.1%, 4.0%에 이를 것으로 봤다. 아울러 연준이 통화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때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EC) 가격지수의 경우 올 연말 2.5%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준이 3월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선 연말 PCE 상승률 전망을 2.4%로 제시됐다. 공개되는 6월 FOMC 성명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어떤 스탠스가 취해질지 또한 관심사다. 지난달 FOMC에선 연준은 다소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엇갈리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와 관련해 가장 분명한 힌트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6월 FOMC는 올해 중추적인 회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점도표에선 두 차례의 금리인하가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몬스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고금리를 더욱 길게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할 것"이라며 “금리를 내리기 전에 데이터가 2%를 향한 인플레이션 추이와 부합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일에 공개될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이번 FOMC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 조사결과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배경을 노동시장 진정 또는 경제 충격이 아닌 인플레이션 둔화를 꼽았다. 이와 관련, 울프 리서치의 스테파니 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월 CPI 발표가 FOMC 어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완만하게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0.3%를 밑돌 경우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은 5월 CPI가 전월대비 0.1%, 전년동기대비 3.4%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보다 0.3%, 전년동기대비 3.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민·안보에 유럽의회 선거 극우돌풍…지각변동 예고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돌풍'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유럽의회가 발표한 각국 출구조사 결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인구 규모가 큰 주요국에서 극우를 포함한 우파 계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번 선거는 유럽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자리지만, 사실상 각국 기성 정치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으로 치러졌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는 '굴욕'을 안긴 선거였다. 프랑스 출구조사에 따르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약 32%의 득표율로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RN은 유럽의회 내 극우 정치그룹(교섭단체)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 일원이다. 이는 2위로 예측된 르네상스당의 예상 득표율 15.2%의 두 배 수준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같은 예측 결과가 발표된 지 약 한 시간만에 패배를 인정, 의회 해산하고 이달 30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독일도 상황은 비슷하다. 독일 출구조사에서 보수 성향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9.5%의 득표율로 1위, 극우 독일대안당(AfD)로 16.5%의 득표율을 확보할 전망이다. 2019년 선거에서 11.0% 득표율을 기록한 AfD는 이번 선거에서 뇌물 스캔들과 나치 옹호 발언 등 논란에도 약진했다. 숄츠 총리의 친정인 사회민주당(SPD)은 AfD에 밀려 3위를 기록하는 등 '신호등' 연립정부에 속한 정당 3곳 모두 2019년 대비 득표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민·기사당 연합은 이같은 선거 결과에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조기 총선 실시를 연정에 촉구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고물가, 이민자 급증과 우크라이나 전쟁·중동분쟁으로 고조된 안보 불안감으로 고조된 불만이 극우 포퓰리스트·민족주의 성향 정당 약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극우 정당의 약진으로 유럽의회 정치지형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유럽의회에서 교섭단체 역할을 하는 정치그룹은 국적이 아닌 정치 성향이 비슷한 정당 간 결성하게 된다. 정치그룹을 형성하기 위해선 최소 7개 회원국에서 23명의 의원이 모여야 한다. 현재 의회에는 제1당 격인 유럽국민당(EPP)을 포함해 총 7개 정치그룹이 있지만,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기존 정치그룹 구성이 변동되거나 새 정치그룹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각 정치그룹은 내달 중순 첫 본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참여 정당 및 의원 명단을 확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약 한 달간 정치그룹 재편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1위 자리를 지킨 EPP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제2·3당이자 기존 협력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과 계속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애초 선거 직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속한 강경우파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과 협력 가능성을 시사해 중도 세력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하지만 EPP가 예상보다 더 안정적으로 1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되자 일단은 '주류' 정치그룹 간 연대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ECR과 ID가 연대하면 제2당인 S&D 의석수를 앞질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우파 계열이라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지원, 친EU 여부 등 핵심 분야에서 입장차가 커 현실화 가능성이 아직 크지는 않다. 오히려 '비슷한 듯 다른' 우파 계열 난립으로 기존 정치그룹 구성 정당이 변동되거나 새로운 정치그룹이 등장하면서 향후 EU 입법 절차가 한층 복잡해지고 혼란도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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