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항공주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1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9일 기준 최근 1개월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잔고 증가율이 가장 큰 종목은 에어부산으로 파악됐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에어부산은 한 달 사이 신용잔고가 2800만원에서 8억9600만원으로 3100% 늘어났다. 티웨이항공 신용잔고도 같은 기간 6100만원에서 5억7300만원으로 839% 증가해 신용잔고 증가율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 신용잔고는 18억8500만원에서 27억6600만원으로 47% 늘었으며 진에어와 제주항공도 각각 26%,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신용잔고가 10조2154억원에서 9조9810억원으로 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항공주는 앞서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항공유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고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분위기다. 항공사들은 실제로 1분기 우수한 성적표로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액 5392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도 올해 1분기 매출액 4303억원, 영업이익 985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티웨이항공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에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4개 유럽 여객 노선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전하기로 하면서 매수세가 더욱 몰렸다.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가 포함된 KRX운송지수는 10일 기준 한 달 새 6.6%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0.8%)을 8배 이상 웃돌았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보복 여행 수요가 정점을 통과 중이어서 중장기 여행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 항공사들이 2분기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주가가 당분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