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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나광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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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안정적 모멘텀 구축…선가·수주잔고·인력 수급 ‘양호’

조선업계가 긍정적 업황을 활용한 실적 향상에 박차를 가한다. 정부의 지원 사격과 업계 자체적인 노력이 더해져 그간 생산현장의 발목을 잡던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PI)는 186.42로 집계됐다.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 17만4000㎥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선가는 올해초 척당 2억6500만달러에서 2억6400만달러선으로 낮아졌다. 초대형 유조선(VLCC)도 1억3000만달러대로 올라선 뒤 머물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향후 설계 과정을 거쳐 도크를 채울 물량의 수익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의 다수는 2021년 하반기를 전후로 수주했고, 2021년 5월 선가지수가 136.14, 2022년 5월도 160.0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3900만CGT에 달하는 수주잔량을 토대로 고부가 선종 위주의 선별수주 전략도 꾸준하게 펼 수 있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연결 기준 매출 24조3225억원·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미 연간 수주목표 135억달러 중 84%에 가까운 달성률도 기록했다. HD현대삼호가 고효율 야드를 앞세워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는 것도 이같은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수출 및 미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 등 특수선 사업 실적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매출 9조6961억원·영업이익 415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수주 등으로 올해 목표 달성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1분기 기준 연간 수주 목표 달성률은 39% 수준으로, 부유식 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를 중심으로 해양 부문 실적도 끌어올리는 중이다. 한화오션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6407억원·2093억원이다. VLCC 2척 수주 및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수주로 LNG운반선 등에 편중됐던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무인 잠수정·수상정 개념설계 사업 수주에 이어 폴란드·캐나다향 잠수함 수출 등 특수선 성과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호주 오스탈 인수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함정 MRO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도 벌이고 있다. 대한조선도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등 30척의 수주잔량(약 25억5000만달러)을 확보했다. 이는 3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만성적 인력난 완화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도 호재다. 이는 조선사들이 공정 만회비용의 소멸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와 내년 조선 빅3의 외국인 채용 규모가 1만900명(협력사 포함)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평균 급여가 전년 대비 8.6% 증가하는 등 처우 개선이 이뤄진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가격도 인하되고 있다"며 “이를 후판값 협상에 반영하면 원가 절감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석화업계, ‘이구환신’ 힘입어 업황 반등 기대

석유화학 다운사이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으나, 원가 부담 완화와 중국발 수요 회복이 업황 반등을 견인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78.2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약 1달 만에 12.8%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감산 연장을 검토 중이지만, 가이아나·나이지리아·멕시코 등 신흥국 내 신규 설비가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넷째주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이 91.7%에 달하고 중국도 석유제품 재고량 축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t당 700달러를 상회하던 납사값이 지난달 682달러로 낮아진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제품 마진은 높아지는 추세다. 납사크래커(NCC) 스프레드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에틸렌 마진은 지난해 4분기 t당 274달러에서 올 1분기 289달러, 2분기에는 307달러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했다. 자동차 소재·섬유 등에 들어가는 폴리프로필렌(PP)의 경우 234달러에서 249달러, 합성수지를 비롯한 제품의 원료가 되는 스티렌모노머(SM)도 342달러에서 443달러로 상승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HEPE) 등 폴리에틸렌 계열 뿐 아니라 벤젠·부타디엔·톨루엔을 비롯한 제품 마진도 상승세다. 중국이 오래된 자동차와 가전을 비롯한 제품을 새 것으로 바꾸는 '이구환신' 정책을 펴고 있는 덕분이다. 국채 발행에 나서는 등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의지도 불태우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올 상반기 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점쳐지고 있다. 올 2분기 LG화학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8218억원·4855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0%, 영업이익은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롯데케미칼은 매출 5조2431억원·영업손실 4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3%, 영업이익은 70% 가까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353억원·795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SKC·효성화학 등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IET는 하반기에도 석유화학 업종이 △주요 수출대상국 경제 성장 △국제유가 부담 완화 △기저효과를 비롯한 요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도 수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중동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유가 하락이 물류비용 절감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민·관, 철강산업 미래 경쟁력 강화 박차…저탄소 생산체제 구축

대내·외 어려움에 직면한 철강업계가 재도약의 의지를 다졌다.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대내·외 어려움에 직면한 철강업계가 재도약의 의지를 다졌다.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장인화 한국철강협회장(포스코그룹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25회 철의 날'에서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우리 철강산업은 글로벌 생산량 6위의 강국으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철의 날은 1973년 6월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생산된 것을 기념하는 날로, 2000년부터 기념식이 열렸다. 올해는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곽재선 KG스틸 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장 회장은 “자동차·조선·가전을 비롯한 제품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밑거름이 됐다"면서도 △공급과잉 △보호무역 확대 △저탄소 전환 △공급망 재편에 따른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협회·업계가 원팀으로서 현황을 면밀히 살피고 주요국에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친환경성 향상을 위해 저탄소 생산체제도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며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글로벌 친환경 철강재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전방산업과의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수요산업이 필요로하는 혁신제품을 개발·공급해 초격차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발언했다. 이어 “업계도 안전한 현장을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안전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높은 수준의 의식을 고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에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것을 인용했다. 안 장관은 “철강은 우리 경제성장의 버팀목이었고, 이들 자원의 탐사 등을 위해서도 철강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시황 부진과 탄소 감축 등의 난제에 맞선 업계의 지속성장을 위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안 장관은 “올해 안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 관련 준상용급 실증설비를 만들기 위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안정적인 철스크랩 공급을 위해 철 자원산업 육성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비롯한 규제 이슈에 대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주요국과의 다자·양자 협력을 통해 공정한 무역질서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올해 3조7000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등 투자 여건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며 “수소환원제철 등 올해말 만료 예정인 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기간도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철강 ESG 상생펀드 협약식'도 열렸다. 이는 중소·중견기업 및 협력사 경쟁력 제고와 저탄소화 지원을 위한 것으로 포스코·현대제철·기업은행이 2020년 조성했다. 이들은 이번 협약으로 출자 규모를 기존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린다. 운영자금 뿐 아니라 시설자금도 지원할 수 있다. 철스크랩 업체도 지원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류호창 한금 회장, 이상호 포스코 전무 등은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은탑·동탑산업훈장을 비롯한 포상을 받았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배터리, 북미에 사활…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북미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NE리서치는 2035년 리튬이온배터리(LIB) 수요가 총 5570GWh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의 5.6배 수준으로 이 중 전기차향이 8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우려기관(FEOC) 지정 등 대중국 규제가 본격화되는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 중국계 기업과의 경쟁이 어려워지고 있다. CATL과 BYD를 비롯한 기업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입지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LFP는 국내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 실제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철광석값은 t당 119.9달러, 코발트는 2만6910달러로 집계됐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신흥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2021년 4분기 70%를 넘었던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올 1분기 45%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같은 기간 20%에서 49%로 높아지는 등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자국산 선호가 강한 중국 지역을 포함하면 글로벌 시장 내 K-배터리 점유율이 20%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이어 삼성SDI가 북미 지역 내 생산력 확대에 나서는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미국 전기차 침투율이 아직 낮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컴백'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변수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언급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성추문 입막음' 혐의 34건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여전히 네바다·애리조나·조지아 등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얼리어답터'의 소비가 이뤄진 캐즘 구간에 진입하는 등 차량 전동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를 비롯한 이유로 동급 내연기관 차량 대비 비싼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업계가 보급형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뿐 아니라 46파이 원통형배터리와 전고체배터리(ASB)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 가능하다. ASB는 기존 액체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안전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46파이는 기존 원통형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을 대폭 끌어올린 제품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분야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흐름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ESS는 △전력망 안정화 △수요관리 △분산발전 제어 역할을 수행하는 등 재생에너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다량의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게 안정적인 공급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 시간 단축을 비롯한 요소가 결합되면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LFP 배터리의 재활용 생산성이 높지 않다는 점은 향후 K-배터리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산업부 “KDDX 사업 진행, 관련 법령 따라 방사청과 협조 중”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을 기업 선정을 앞두고 정부 내 책임전가 논란이 벌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방위사업청과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에 대해 “긴밀하게 협조 중"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방위사업법 제35조에 따라 방사청과 사전에 협의해 방산업체를 지정해야 한다"며 “현재 관련 법령 및 절차에 따라 검토 중으로, (사업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DDX는 경하배수량 7100t급 구축함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로 2036년까지 개발비 1조8000억원, 건조비 6조원을 들여 총 6척을 취역시킨다는 목표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경험, 한화오션은 기술탈취를 들어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구상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창간 35주년][기업도 대비한다①]  노동력 감소 대비하는 K-기업···로봇 시장 ‘눈독’

노동력 확보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건비 상승 및 숙련공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으로 집계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신생아들의 울음소리가 줄어드는 것도 걱정거리다. 산업 현장 곳곳에서 로봇 도입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가격경쟁력을 높여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로봇밀도는 1012대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평균은 151대였다. 로봇밀도는 노동자 1만명당 로봇 대수로 한국의 경우 2017년 이후 연평균 6%씩 증가한 결과 2위(싱가포르) 대비 4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대형 산업용 로봇이 국내 시장을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근로자와 함께 작업 가능한 협동로봇도 공장 뿐 아니라 병원·커피 매장을 비롯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팩토리가 늘어나는 것도 언급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2020년 91억달러였던 국내 스마트팩토리 시장이 2016년 190달러로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두산로보틱스의 올 1분기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 티로보틱스와 브이원텍 등이 물류로봇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활용하기 위한 행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한 제품 생산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플랫폼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 가능성도 언급된다. 기아가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자동차 공정에 투입하기 위한 로봇 개발에 나서는 등 현대자동차도그룹도 로봇 배치 확대로 차량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만성적 인력난으로 인해 산업부·고용노동부·법무부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조선산업은 선박 용접 등에 로봇을 투입 중이다. HD현대삼호를 비롯한 HD한국조선해양은 대조립을 비롯한 공정에 협동로봇을 활용하는 중으로 앞으로도 로봇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도 로봇 도입을 가속화한다. 그라인딩 작업과 휴식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로봇이 수동 방식의 용접 보다 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5㎜ 두께의 탄소강을 한 번에 용접하고 고출력 레이저를 활용하는 등 속도도 높일 수 있다. 삼성중공업도 용접과 도장 작업 등에 로봇을 투입함으로써 자동화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철강산업에서도 로봇의 활약을 볼 수 있다. 대동과 포스코는 특수환경 임무수행 로봇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제철소 내 낙광·폐기물 수거 등 작업환경 개선을 위함이다. 대동은 리모컨으로 원격조종하는 로봇을 납품할 예정이다. 양사는 사람의 조작을 최소화한 자율작업 임무 로봇을 만드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동은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트랙터를 출시한 데 이어 4단계급 제품에 적용될 클라우드AI 및 엣지 컴퓨팅 기술을 개발 중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동이 2026년까지 국내에서 AI 기반 자율작업 농기계를 보급하고 정밀농업 스마트화를 추진한 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제초 로봇 출시를 비롯해 1차산업에도 로봇의 힘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으로 높이를 조절하는 자재 이송용 자율운반 로봇 등으로 비농업용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택배 라스트마일 배송로봇 실증사업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을 활용하는 등 물류산업 내 로봇의 입지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로봇배송 서비스 '브링'과 자체 로봇 오픈 API플랫폼 '브링온'을 출시했다. 식음료 배달과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수행하는 로봇으로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으로 산업 현장 내 안전성 니즈가 커진 것도 로봇 시장 확대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도레이그룹, 5000억원 투자…탄소섬유 등 신사업 확대

도레이그룹이 국내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도레이는 탄소섬유복합재료, 전자정보재료, 의료·의학, 수처리·환경, 수지케미칼 등의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소재를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도레이와 도레이첨단소재는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정부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고기능 탄소섬유·아라미드섬유·친환경 소재 등에 대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철우 경북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구자근·김영식 의원, 오야 미츠오 도레이 대표취체역 사장,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김영섭 사장 등이 참석했다. 도레이그룹은 내년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에 5000억원을 투자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구미4공장에 연산 3300t급 탄소섬유 3호기 투자를 결정했다.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증설공사가 진행 중으로 향후 생산력은 8000t 규모로 늘어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항공우주 △고압 압력용기 △풍력발전 등 전후방 산업과의 협력으로 동반성장을 이뤄낸다는 구상이다. 국내외 탄소섬유 복합재료 산업의 발전도 모색한다. 탄소섬유는 철 보다 10배 이상 강하지만 무게는 25% 수준인 '슈퍼섬유'로 슈퍼카 등에 적용된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전기차·수소경제·도심항공용 모빌리티(UAM) 등의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는 2022년 15만t에서 2025년 24만t로 성장할 전망이다. 앞서 국제항공우주품질그룹(IAQG)이 제정한 항공우주산업 품질경영시스템 AS9120 인증도 획득했다. 항공우주용 복합재료 국내 공급·생산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등 탄소섬유 분야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도레이첨단소재는 2021년 탄소섬유 중간기재 프리프레그 사업에 진출하면서 서플라이 체인도 확장했다. 구미1공장에서 건식방사 공법의 아라미드섬유 생산설비 1호기도 증설한다. 아라미드는 중량이 강철의 5분의 1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5배 이상 높고, 500도 이상의 고열도 견딜 수 있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전기차 구동모터, 내열 보호복, 초고압 변압기 광케이블 등의 산업에서 활용 가능하다. 전기차 보급 확대도 아라미드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 동급 내연 기관 대비 무거운 전기차 특성상 타이어 성능을 끌어올리는 보강재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글로벌 아라미드 시장 규모가 2026년 10만t에 달하는 등 연간 9% 성장이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효성첨단소재·코오롱인더스트리·태광산업 등 국내 기업들도 아라미드 생산력을 확대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이번 증설을 포함해 연산 5000t 규모를 확보하고 원가·품질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차세대 모빌리티를 비롯한 첨단산업향 친환경 소재 사업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친환경 및 고기능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레이는 국내에서 도레이첨단소재와 스템코를 비롯한 6개사를 운영 중이며, 1963년 진출 이래 5조원 넘게 투자한 일본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자는 한일 산업장관이 6년 만에 만나 경제협력 강화를 논의하는 등 관계가 개선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기자의 눈] 선 넘은 발전설비 도입 반대…대안부터 제시하라

산업계가 글로벌 경기부진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및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태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내년 공장 가동을 목표로 했던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인허가와 주민반대라는 굵직한 장애물을 넘어서면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들여 인공지능(AI) 반도체향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수출(7000억달러) 달성을 추진한다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목을 잡았다. SK E&S의 1200M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공장에 전력과 스팀을 공급한다는 프로세스를 문제삼은 것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대규모 발전소가 들어서면 탄소중립이 어려워진다는 논리다. 산업부가 발전공기업의 석탄발전 대체사업과 협업한다면 이 발전 사업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제철도 2028년까지 8000억원을 들여 당진제철소 내 499MW급 LNG자가발전설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저탄소 철강생산 체제 등을 위해 전기로를 늘리는 현대제철로서는 현실적인 선택인 셈이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들을 만나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선택적촉매환원장치 등 유해물질을 저감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여기에는 설비 가동에 필요한 용수 조달 및 오·폐수 처리 방침도 포함됐다. 어촌이 있는 지역 특성을 특히 반영한 것이다. 2050년까지 수소혼소발전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주민들의 마음도 점차 얻고 있지만 환경단체가 이를 두고 '그린워싱(실제로는 환경오염을 자아내지만 겉으로는 친환경적으로 포장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가하는 탓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정부가 무리하게 설정하고 이번 정부가 사실상 계승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등 탄소중립 로드맵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소발전 기술 등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았고 가성비 높은 무탄소 발전원으로 꼽히는 원자력을 크게 늘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브릿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LNG발전을 통제하겠다는 계획이 빚은 사태라는 점을 외면한 것이다. 발전설비 예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전력 공급을 위해 추가적인 발전원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지난해 울산과 여수 등 국내 산업생산 주요거점에서 정전이 발생하면서 기업들이 설비 가동을 멈추는 등 실제적인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동 중단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유해물질 누출을 비롯한 환경적 측면의 리스크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보일 소지가 있다. 국내에서 솔루션을 찾지 못한 기업은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외국에 나간 기업을 자국으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해 각국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반대 행보를 걷는다면 가뜩이나 쉽지 않은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걱정을 떨칠 수 없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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