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4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30일 연속 지속되고 있는 데다, 3분기 기업 실적 부진 우려 등이 불안감을 키우면서다. 증권가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HBM3E) 등 고성능 메모리 제품 시장에서의 입지와 실적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는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장 초반 5만7100원까지 내려앉으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주가는 지난 18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경신하는 중이다. 다만 주가는 오후 들어 반등하며 상승 전환했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외국인들의 이탈이 원인이다. 외국인은 9월 3일부터 전날까지 역대 최장인 30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5.98%에서 52.93%까지 낮아졌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는 이유로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정점론'이 부각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10조8000억원)을 밑돌았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중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도 엔비디아 납품 지연이 길어지면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증권사들도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IM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7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낮췄다. KB증권은 9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9만1000원에서 8만2000원, 현대차증권은 10만4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DB금융투자는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NH투자증권은 9만2000원에서 9만원으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시각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내렸다. 최근에는 D램 업황 정점론과 HBM 사업 의구심을 제기했고, 지난 7일에는 추가 보고서를 내며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맥쿼리 역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낮춰잡았다. 삼성전자가 당분간 주가 반등의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이엔드 제품과 레거시 제품간 수요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HBM과 고용량 DDR5 시장에서의 반전이 필요한 상황으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는 바닥권 주가에도 기회비용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 글로벌 산업지배력과 경쟁력 약화와 실적 불확실성 심화의 삼중고 국면에서 올해 안에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기는 힘들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역사적 밸류에이션 바닥권에 위치해 있다"며 “익익 전망의 둔화와 부진한 세트 수요, 일회성 비용의 반영 등을 고려해도 현재 주가에서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