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자원공사가 보츠와나에서 220억원(1570만 달러) 규모의 통합물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글로벌 물문제 해결에 나선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14일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서 보노 쿠모타카(Bono Khumotaka)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 차관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수도 인근 림포포(Limpopo)강 유역에서 수위와 강수량을 원격으로 계측하고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통합물관리 상황실을 포함해 2028년까지 3년간 진행된다. 아프리카 지역은 기후변화로 인해 물 부족 문제가 심화하고 있으며, 보츠와나 역시 만성적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은 3년간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2018년 '데이제로(Day Zero)'를 선포하며 수돗물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보츠와나 정부는 이러한 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자원 효율적 관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사업 비용 전액을 공적개발원조(ODA) 없이 국가 재정으로 부담하는 것은 드문 사례로, 물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2017년부터 보츠와나의 국가 수자원관리 마스터플랜 수립과 통합물관리 타당성 조사에 참여하며 협력을 이어왔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계기는 지난해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윤석대 사장과 케펜체 므주반딜레(Kefentse Mzwandile)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 장관 간 고위급 면담이 이뤄지면서다. 이 회의를 계기로 보츠와나 정부는 숮원공사의 기술력을 인정해 단독 수행사로 지명했고, 수의계약을 통해 최종 계약이 성사됐다. 이번 사업은 2019년 수자원공사가 제안한 총 600억원 규모의 통합물관리 시스템 구축 계획 중 수도권 지역에서 우선 시행되는 프로젝트다. 이후 후속 사업 수주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오네체 라모가피(Oneetse Ramogapi)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 장관은 “빠른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물안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초격차 물관리 기술 도입이 물 위기 경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앞으로도 국가 물안보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 교류 등 한국수자원공사와 물관리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번 계약은 기후변화로 물문제를 가장 극심하게 겪으며 물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에 최초로 초격차 물관리 기술을 수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우리 기업과 동반 진출의 기회로 삼아 기회의 땅으로 조명받고 있는 아프리카 경제협력에도 마중물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