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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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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사모펀드 MBK의 끝없는 그림자

2015년 9월,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로부터 유통 공룡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례는 MBK파트너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인수합병(M&A) 시장에도 큰 획이었다. MBK는 당시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아시아 투자 전문회사 어피티니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 칼라일그룹을 누르고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하는데 성공하며 국내 M&A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해당 거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바이아웃(Buy-out) 딜이자, 국내 인수합병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사례로 남았다. 홈플러스 인수 당시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는 “MBK는 직원들과 노동조합, 협력사,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과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지금, MBK파트너스는 한국 사모펀드 시장에 또 다시 중대한 역사를 남기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이달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 개시 결정을 받은 것이 발단이었다. 지난달 28일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이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하향(A3→A3-)하면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선제적으로 회생절차라는 카드를 꺼냈다는 MBK의 명분은, 대한민국 자본시장에 던져진 큰 혼란과 파장을 감안할 때 궁색하기만 하다. 갑작스런 기업회생 절차로 홈플러스 입점사들은 정산금을 지급받지 못해 각종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으며, 홈플러스 카드대금채권을 유동화한 전자단기사채(ABSTB, 전단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전액 손실 위기에 놓였다. 이 와중에 홈플러스가 지속적으로 내놓는 변명과 해명들은 돌연 줄도산 위기에 직면한 소상공인과 납품업체들의 고통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특히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이해관계자 보호에 일말의 책임감이나 윤리의식이 있었다면, 신용등급 강등 직전까지 전단채를 발행하는 행위는 단연코 없었을 것이다. 자구책을 생략하고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은 1원이라도 손해 보기 싫다는 MBK파트너스 본성을 드러낸 사례라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 전반의 신뢰를 저버린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는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우려스럽다. 고려아연은 이달 말 정기주총에서 영풍-MBK연합과 의결권 정면 대결을 벌인다. 김광일 부회장은, MBK가 고려아연 최대주주로 주주환원·기업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견제, 감독기능이 상실됐으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이해관계에 따라 회사가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홀딩스, 정석기업 등에 투자해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훼손시켰다는 게 MBK의 주장이다. MBK는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것만으로 총 3조4000억원의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책임경영을 도외시한 채 국내 자본시장을 혼돈으로 몰아버린 MBK가 과연 거버넌스 개선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고려아연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이자 국내 첨단 산업에 다양한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공급망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게다가 고려아연의 '하이니켈 이차전지 전구체'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전보장 및 국민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정부가 특별 관리하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를 통해 확인된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이 고려아연에서도 적용된다면, 이는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식 경영의 민낯을 드러낸 MBK가 간단하게 넘볼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는 뜻이다. MBK는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논하기 전에 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촉발된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비용에 대한 책임 있는 답부터 내놔야 하지 않나. 적어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의 개척자이자 대부, M&A 시장의 귀재라면 말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데스크 칼럼] 은행권 소환 반복, 민생 보호인가 포퓰리즘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6대 시중은행장과 만난다고 한다. 이날 회동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참석한다. 은행장들 입장에서 이 대표와의 만남이 반가울리 없다. 이 대표가 은행장들에게 소상공인과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상생금융 지원 폭을 확대하고 기준금리 인하추이에 맞춰 가산금리도 낮춰달라고 주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23일, 맞춤형 채무조정과 폐업자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 다른 청구서가 날아드는 셈이다. 이 대표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이자 더불어민주당이 횡재세 도입을 외쳤던 주체라는 점도 은행권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 대표의 소환 요구는 실제 메시지를 떠나 금융지주사들로 하여금 일종의 군기를 잡고,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차기 대권주자'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구축시키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그간 정부부처, 금융당국이 아닌 정치권이 은행권을 소집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은행 실적을 봐도 정치권의 요구에 거부할 명분은 부족하다. KB금융,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작년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작년 실적에 불확실성이 커진 점과 비교할 때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은 단연 눈에 띌수밖에 없다. 게다가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도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인해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최대실적·대출금리 인상 등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정치권 입장에서는 이 좋은 기회를 놓칠리 만무하다. 그러나 거듭된 은행권의 소환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 본연의 속성과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심각한 염려를 낳는다. 금융지주사 전체 지분의 7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현재 상황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금융지주사들의 최대 실적이 정치권의 자원으로 치부되는 행위가 당연시된다면, 이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후폭풍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우리나라 경제, 금융시장을 계속해서 누르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펀더멘털에 비해 원달러 환율이 30원 정도 더 올랐다고 했다. 현재의 환율 수준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나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등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달 8일에도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등 금융·외환시장 당국자들과 만나 외환시장 점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대표는 “금융시장이 경제 상황을 잘 보여주는데 국민께서 걱정이 많다"며 “금융당국, 외환당국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당국도 정치권에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정치권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책임져야 할 국회가 사사로운 싸움과 정쟁에만 휘말려 서민과 자영업자 지원의 책임을 당국, 은행권에만 전가하는 건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정국 혼란이 장기화되면 국가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국내외 신용평가사의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한국은행은 얼마 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소비, 내수, 건설경기 등이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고 정치 등 여러 이유로 국내총생산(GDP) 갭(마이너스 폭)도 늘어나고 있어 통화정책 외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경기부양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우리나라 경제가 그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곪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본질은 외면한 채 본인들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작금의 모든 태도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경제와 탄핵, 계엄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장신구 따위가 아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비상계엄 후폭풍’ 진화 나선 금융당국...“10조 증안펀드 가동+비정례 RP 매입”

비상계엄 사태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산하자 금융당국이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 펀드 가동 등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해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원회는 4일 오전 김병환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장, 금융공공기관 등 유관기관장 및 금융협회장들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시장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과제를 논의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현재 외환시장 및 해외한국주식물 시장은 점차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정책금융기관, 금융유관기관, 금융협회들과 함께 금융시장의 불안 확산을 방지하고 금융시장이 정상적,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개최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 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증시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채권시장·자금시장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증권금융을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환율 상승에 따른 마진콜 위험 등에도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금융·외환시장 점검 및 시장안정화 조치'를 위해 회의를 소집한 뒤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단기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한은은 “비상계엄 직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해제 이후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금융통화위원회는 당분간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임시 회의를 개최해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앞서 정부와 함께 발표한 바와 같이 금융·외환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은은 원활한 원화 유동성 공급을 위해 RP 매매 대상 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권,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 등을 추가했다. 이를 위해 한은은 이날부터 비정례 RP매입을 시작해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원화 유동성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RP매매 대상증권 및 대상기관을 확대할 방침이다. 필요 시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을 실시하고 채권시장과 관련해서 국고채 단순매입, 통안증권 환매를 충분한 규모로 실시한다. 또한 한국은행법 제64조 및 제80조에 의거한 대출이 필요한 경우 금통위 의결을 거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외화 RP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고 환율 급변동시 다양한 안정화 조치도 적극 시행한다. 아울러 원활한 지급결제를 위해 금융기관의 순이체한도 확대 및 담보 설정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한은은 “우리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과 강건한 대외건전성으로 시장심리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금융·외환시장 상황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추가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복현 “정상화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체계...허위·풍문 유포 엄정 대응”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철저한 위기대응 태세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이복현 원장 주재로 모든 임원이 참석한 확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모든 부서가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하고,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도 급락했으나 비상계엄 해제 조치 이후 이날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 폭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매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상징후를 탐지하면 관계기관과 동조해 필요한 모든 안정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다. 또 외국계 은행 지점 등 해외 투자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량한 대외 건전성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금융권 외화 조달 여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금융사별 외화 유동성 변동 추이를 밀착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에 편승한 허위·풍문 유포행위에 대해 증권선물위원회, 한국거래소, 검찰 등과 긴밀히 협조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기업 금융 애로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필요시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 신속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데스크 칼럼] 코너몰린 경제, 플랜B는 어디있나

대한민국이 안팎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국제사회의 이른바 '스트롱맨'으로 대표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4년 만에 화려한 복귀를 앞두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긴장감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글로벌 사정은 차치하고서라도 우리나라 정치권과 경제상황은 이미 오래 전부터 길을 잃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2.2%)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저출생, 고령화, 내수부진에다가 트럼프 리스크까지 겹친 영향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와 달리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은 각 정당, 더 정확히 말하면 개인의 기득권을 지키고 싸우기에 급급하다. 민심과 국민은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수단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직후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개정 시도라는 위험한 길을 자초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와 그 가족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을 두고 '친윤계'와 '친한계'의 계파싸움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2기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지 중지를 모아도 까마득할 판에 여야는 각자 스스로의 안위를 지키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어, 국가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은 요원해 보인다. 이것이 대한민국 정치판의 현실이라니 참으로 창피하기 이를 데 없다. 트럼프는 예측 불허의 인물이다. 그의 재집권은 당연히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것이 자명하다. 아직 취임 전임에도 환율은 1400원을 넘나들며 급등했고 코스피는 폭락하며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은 이미 현실화됐다. 당장 삼성전자는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꺼내들었고, 국내 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몰고 올 구조적 변화의 파장을 가늠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수 한파가 길어지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의 내년 사업계획에는 대규모 투자보다는 현금성 자산 확보, 사업부 매각 등 긴축경영 방안이 대거 포함됐다. 복합적인 경제 위기 극복의 가장 중요한 단추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다.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던 기존의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재정 측면에서 보수적 정책운용의 중요성은 유지하되, 단기적인 재정확장운용을 통해 내수소비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현재 상황은 필사적으로 막아내야 한다. 무엇보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 중 후반으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저성장 경제의 본원적인 잠재성장률 확보를 위해서라도 재정투입의 선제대응은 우선적으로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정부의 재출범과 함께 자국주의와 고율의 관세로 직격탄을 받을 우리 수출기업들을 위한 정밀한 지원책 역시 시급한 과제다. 기업경영 전반을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노동·환경·입법에 대한 파격적인 규제개혁과 이들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정책들을 대거 발굴해 기업경쟁력 저하에 대한 최후의 방파제 역할을 해야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자신의 정책 구상을 실현시킬 수 있는 이른바 '충성파'를 주요 요직에 발탁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우리 기업들의 아군은 어디에 있는가.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성명.' 한국경제인협회와 국내 주요 기업 16곳 사장단의 외침이 공허하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트럼프 당선] 인플레이션 다시오나...‘금리 인하’ 둔화 가능성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시 되면서 향후 기준금리 추이와 환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건 고율의 관세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요인이 발생해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되고, 달러 강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6원 오른 1396.2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4.6원 내린 1374.0원으로 출발한 뒤 곧바로 방향을 바꿔서 상승했다. 이후 장중 1399.7원까지 치솟았으나 1400원을 넘지 않고 소폭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환율이 빠른 속도로 올라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위협했고, 이를 우려한 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7일(1401.2원)이 마지막이다. 시장에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대규모 관세 부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심해져 금리가 오르고 달러화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유세 과정에서 모든 수입 상품에 최대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집권 시 수입차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소속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계획이 실행되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 감소하고, 소비자 물가는 0.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예일대 예산 연구소는 비슷한 성장률 타격이 예상되지만 물가는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봤다. 랜즈버그 베넷 개인자산운용의 마이클 랜즈버그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준이 12월 금리 인하를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학자들과 보수 성향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내놓은 감세정책, 전면적 관세부과 공약이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지필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보수 성향의 맨해튼 연구소에서 일하는 브라이언 리들 교수는 “모든 것을 종합하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악화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반영하듯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6bp(1bp=0.01%포인트) 오른 4.43%까지 급등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JP모건 투자관리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럼프의 관세 및 감세 정책은 더 높은 물가와 재정적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장기채 금리가 더 오를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측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여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준이 금리인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원/달러 환율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금융위원장 “밸류업 우수기업, 감사인 주기적 지정 3년 유예 추진”

정부가 회계·감사 관련 지배구조 및 밸류업 우수 기업에 '감사인 주기적 지정'을 3년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회계감사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의 면제보다는 유예로 제도개선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제7회 회계의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기념식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회계정책 추진 방향을 밝혔다. 2019년 시행된 주기적 지정제는 기업이 6년 연속 자율적으로 감사인을 선임하면 다음 3년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앞서 금융위는 지배구조 우수기업 기업을 선정해 주기적 지정을 일정 기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회계업계 등에서는 회계 투명성 강화에 역행한다는 지적 등이 나왔다. 이에 금융위는 지정 '면제'보다 3년간 '유예'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내년 중 평가위원회를 구성한 뒤 유예 대상을 결정해 오는 2026년부터 실제 주기적 지정 유예 기업이 나오도록 할 예정이다. 주기적 지정 유예 평가 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밸류업 우수기업이라도 회계·감사 관련 지배구조가 취약할 경우 가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주기적 지정제 및 표준감사시간(감사인이 투입해야 할 평균적 감사시간) 도입에 따른 기업부담 완화를 위해서도 여러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표준감사시간과 관련해서 자산 200억 미만 비상장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적용 유예를 오는 2027년까지 연장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2027년부터 도입하는 국제회계기준(IFRS)18 연착륙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4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확정·발표한 IFRS18 기준서는 영업손익 구성 항목이나 측정 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율한 게 특징이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기업·투자자 혼란이 없도록 연내 공개 초안을 발표하고 점검 사항과 대응 방안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회계개혁을 통해 회계 분야의 국제적 평가는 높아졌지만, 아직 우리의 경제적 위상에는 미치지 못한다"면서 “회계업계, 기업계, 학계가 함께 힘을 모아 내실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김병환 금융위원장 “불완전판매 반복...신뢰 있어야 금융발전”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8일 “금융산업 발전도 결국에는 소비자와의 단단한 신뢰 관계가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며 “판매규제의 실효성을 냉철히 진단하고 판매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소비자 보호 정책 방안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주요 대학 소비자학과 교수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금융권의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시행된 지 3년 반이 지났는데도 불완전 판매 이슈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교수들은 금융상품 판매환경이 복잡·다양해짐에 따라 법령 등을 통해 판매규제를 단순히 추가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일선의 판매 관행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세련된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예를 들어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정부가 금융소비자 보호 원칙을 제시하고 금융회사가 이를 준수하는 방법을 스스로 고민해 판매프로세스를 설계하는 경우 판매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교수들은 제언했다. 금융회사가 법령을 준수하고 엄격한 내부통제를 거쳐 충분한 정보와 위험성을 전달한 경우 소비자에게도 자기책임의 원칙이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아울러 합리적 금융 의사결정을 위한 금융교육 지속 확대, 고령자 등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보장을 위한 은행의 점포·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축소 제한 등을 건의했다. 김 위원장은 “논의된 내용은 향후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 수립에 반영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제안이 있는 경우 언제든 건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데스크 칼럼] 경로 벗어난 尹정부 금융정책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모두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정부의 국정동력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의정갈등과 지속되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은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내수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여력 둔화, 가계부채의 급증은 또 다른 민심 이반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고집과 불통은 윤 대통령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된지 오래다. 본인과 김여사 일에는 지나칠 정도로 관용적이고, 방어적인 반면 국가의 중요한 정책적 과제들은 지나칠 정도로 논리가 없고 성급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산업, 특히 금융업에 대한 접근은 미시적이고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어 우려스럽다. 윤 대통령이 작년 11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며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말에도 논리와 근거는 전무하다. 독과점이란 특정 시장에서 경쟁자가 하나도 없거나, 경쟁자가 소수여서 경쟁이 결여된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은행만 18곳이다. 이는 은행 한 곳의 경쟁사가 17곳이라는 말과 같다. 대통령의 금융산업에 대한 인식은 아슬아슬하다. 이보다 앞선 시기인 지난해 2월에도 윤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은행의 돈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공공재란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를 뜻한다. 누구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한 사람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 국방, 경찰, 소방, 공원, 도로 등이 대표적인 공공재다. 은행은 예금과 대출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대통령이 은행을 공공재라고 표현한 것은 그래서 위험하다. 금융업과 은행을 하나의 산업, 기업으로 인정하지 않고 표심의 부산물이자 정치권의 부산물로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은행의 이윤 창출이 곧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발상 또한 대단히 근시안적이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은 금융업의 역할 중 일부이지 전부는 아니다. 금융업은 기업의 생산 및 투자, 소비 활성화, 경제안정성 유지, 경제위기 예방, 국가 신용도 제고,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수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금융업의 발전이 곧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이유다. 대한민국 금융업이 갈수록 자신감과 역동성, 창의성을 잃어가는 것은 그래서 안타깝다. 현 정부가 기업(은행)의 이윤 창출을 비난하고 공공재, 독과점이라는 다소 격한 단어까지 구사하면서 금융업을 위축시킨 결과물이다. 최근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기자간담회는 대한민국의 금융업과 정부 및 한국은행의 역할론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 위원은 “정부는 기본적으로 엑셀을 밟는 것을 좋아한다. 정부는 브레이크를 잘 잡지 않는다. 전 세계 모든 정부가 다 그러하다"고 말했다. 그는 “브레이크를 잡는 주체는 중앙은행이다. 그래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중요하다. 중앙은행이 (정부와) 함께 엑셀을 밟는다면 (리스크가) 통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내수부진이라는 단편만 보고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집값 상승세, 가계 빚 등의 리스크가 크다는 진단에서 나온 발언이다. 신 위원의 발언은 운전자가 엑셀, 브레이크의 작동법을 명확히 인지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자동차를 조작할 때에나 타당한 논리다. 시장의 논리, 각 산업의 생태계는 도외시한 채 자신의 직감만으로 엑셀,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운전자는 목적지가 아닌 엉뚱한 길로 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명운을 좌우할 정부는 엑셀, 브레이크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가. 이미 잘못된 길로 들어섰음에도 신호등(시장)은 무시한 채 엑셀만 밟고 있지는 않는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거시경제 변수에는 어떠한 지도를 그리고 있는가. 현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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