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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안전公, 탄소중립 CCS분야 KS 1종 예고고시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박경국)는 이산화탄소 포집, 수송 및 저장(Carbon dioxide Capture, transportation and Storage) 분야 KS 1종을 개발하고, 이를 국가기술표준원을 통해 예고고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제정 예고된 표준은 '이산화탄소의 선박 운송'으로 국내 제조업 기반 기업들이 해외로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송하도록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공사는 해당 표준이 이산화탄소 운송과정에서의 안전관리 강화 및 탄소중립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정 예고된 표준은 60일 동안 관계자들 의견수렴 후 기술심의회를 거쳐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최종 고시한다. 현재 표준은 e나라표준인증(https://standard.go.kr)의 KS예고고시란에서 조회 가능하며, 해당 사이트에서 검토의견 등록이 가능하다. 공사는 공사 홈페이지(https://www.kgs.or.kr)를 통해 상시 CCS분야 표준개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내 산업에 필요한 표준을 개발·지원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의 활발한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사는 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서 CCS분야 국제표준 16종 중 11종(68.8%)을 KS로 부합화 제정했으며 1종을 고유표준으로 제정 완료했다. 앞으로도 CCS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국내 산업에 필요한 국제표준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적합한 표준을 개발하고 관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1, 트레이딩본부장 전무 승진…성장부문에 역량 집중

E1이 임원인사에서 김상무 트레이딩본부장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E1은 주력 사업인 국내 LPG산업이 정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LNG 직수입과 연계한 발전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1은 25일 임원인사를 통해 김상무 트레이딩본부장을 전무로 승진하고, 강기훈 경영지원실장을 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1968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이후 E1 입사 후 런던지사장, 수급팀장, 휴스턴지사장, 싱가포르지사장을 역임했다. 강기훈 경영지원실장은 1971년생으로, 고려대 행정학을 전공하고 이후 E1에서 인사팀장, 인사기획팀장, HR실장을 역임했다. E1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 7조4490억원, 영업이익 2968억원, 당기순이익 14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7.1% 증가, 당기순이익은 11% 증가했다. E1의 LPG사업 누적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54.2%로 이미 트레이딩이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E1은 정체를 보이고 있는 국내 LPG사업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는 발전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1은 지난해 평택에너지서비스(LNG 발전소)를 인수했으며, 여수그린에너지(LNG 발전소)도 동서발전과 함께 인수했다. 특히 올해 8월에는 민간LNG산업협회에 가입하며 LNG 직수입까지 추진에 나섰다. LNG 직수입자는 발전연료인 LNG를 저렴하게 구입할 시 가스공사 공급가격과의 차이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어 LNG발전사업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특히 E1의 경쟁사인 SK가스는 이미 울산지피에스(LNG LPG 겸용 발전소)와 LNG 직수입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어, E1도 LNG발전 및 직수입에 더욱 사업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한중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 구상이 필요하다

청정수소발전시장(CHPS) 2025년 경쟁입찰이 10월 17일 취소되며 국내 수소 발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제도 재설계를 예고했지만,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새 정부의 2040년 석탄발전 전면 폐지 공약과 장기 PPA 구조 논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CHPS 출범은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을 자극해 중동·미국에 더해 올해는 중국 기업들까지 청정수소·암모니아 공급 협의를 위해 국내 발전사들과 활발히 접촉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소생산·소비국으로, 2022년 「수소에너지산업 발전 중장기계획」 이후 기술 개발과 생태계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중앙·지방정부의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 프로젝트는 600건을 넘었고, 가동 설비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12만5천 톤, 단가는 평균 30위안(약 6천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특히 엔비전(Envision)의 내몽골 치펑 프로젝트는 100%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연간 32만 톤의 그린수소 암모니아를 생산하며, 2028년 150만 톤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EU 인증(EU ISCC: International Sustainability and Carbon Certification)을 확보해 유럽 수출이 가능하고 일본 마루베니와 장기 계약도 체결했으며, 한국 시장에 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산 그린수소·암모니아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지리적 근접성이다. 단기적으로는 선박을 통한 암모니아 운송이 가장 현실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한 대규모·저비용 공급까지 검토할 수 있다. 실제로 허베이성 장자커우–탕산(카오페이뎬)을 잇는 약 1,038km 규모의 그린수소 파이프라인 사업이 CPPEC 주도로 진행되면서, 중국은 장거리 수소 이송에 필요한 기술·산업적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중 간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 구상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국경·해역을 넘는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 구상이 구체화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프랑스 마르세유를 잇는 H2Med(BarMar)는 총 455km 해저 관로로 연간 200만 톤 수송을 목표로 2032년 가동을 추진 중이다. 북아프리카 알제리·튀니지산 수소를 시칠리아–이탈리아–오스트리아–독일로 연결하는 총 3,300km 규모의 SoutH2 Corridor 역시 지중해 해저 구간을 포함한 형태로 초기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독일 북해 해상풍력단지(SEN-1)와 본토를 잇는 약 200km 규모의 AquaDuctus는 2030년대 상업 가동을 목표로 EU 전략 인프라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와 비교하면 서해를 가로지르는 한중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 역시 여러 조건에서 기술적으로 충분히 시도 가능한 사업이다. 황해는 평균 수심이 44~55m로 북해나 지중해보다 얕고, 최단 경로를 적용하면 400km대 해저 루트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경제성·정치적 리스크·국제 규범 등 복합적 요소를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사드(THAAD) 갈등에서 보듯 양국 관계 악화 시 공급 차질 가능성, 미·중 전략 경쟁 속 의존도 문제, 서해 군사적 긴장과 인프라 안전성 확보, EEZ·어장·항로 중첩 등 지정학적 변수들도 크다. 또한, UNCLOS에 기반한 양자 협정, 환경영향평가, MARPOL·ISPS 등 국제 규범 준수, 사고·누출 감시체계 구축, 수소 인증·통관 절차 마련 등 제도적 기반이 필수적이다. 건설비가 수조 원에 달하는 만큼 20년 이상 연간 수백만 톤 규모의 안정적 수요 확보도 선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에너지전환 전략과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파이프라인은 한 번 건설하면 30~50년 이상 사용 가능하며, 거리·관경·운송률 등에 따라 단위 운송비를 kg당 0.1~0.2달러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이는 선박 운송 대비 큰 비용 우위를 제공하며, 발전·산업용 대량 청정수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나아가 중국–한국–일본–러시아·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동북아 수소 순환망 구상과도 연계될 수 있어, 한국이 동북아 수소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적 잠재력도 지닌다. 비록 해결해야 할 제약과 리스크가 적지 않지만, 2030년대 이후 청정수소 수요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인 만큼 지금부터 기술·경제·지정학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한중 해저 수소 파이프라인에 대한 체계적 사업 구상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김재경

석유공사 김동섭 사장 퇴임…“동해심해가스전, 메이저 참여 이끌어 내”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이 4년 2개월 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김 사장은 퇴임사에서 최대 성과로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사업에 메이저 참여를 이끌어 낸 점을 꼽으며, 반드시 사업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24일 울산광역시 석유공사 본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업"이라며 “자원 불모지라 여겨졌던 우리 땅에서 공사는 그동안 축적된 심해 데이터를 총괄해 정밀 분석하고, 글로벌 전문가와 협력해 유망구조를 발굴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더욱 중요한 성과는 우리의 기술력과 노력으로 글로벌 메이저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이라며 “지금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내부 절차가 마무리됐고, 협상을 위한 만반의 준비도 돼 있다"고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경북 포항 앞바다의 울릉분지에서 대규모 석유, 가스 매장량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가장 가능성 있을 것으로 추정된 대왕고래 구조에서 첫 시추를 실시했다. 하지만 첫 시추는 '경제성 없음'(드라이)으로 판명이 났고, 석유공사는 매장 가스가 다른 구조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시추를 추진했다. 하지만 여당은 추가 시추비용을 전액 삭감했고, 정부도 내년 예산에 관련 비용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공사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입찰을 실시했고, 여러 메이저들이 신청한 가운데 영국계 글로벌 석유메이저인 BP를 내부적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최종 선정 권한을 가진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달이 넘도록 인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자원업계에서는 최종 선정 지연이 현 정부의 비협조 시그널로 인식돼 BP는 물론 다른 메이저들까지 떠날 수 있다며 정부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동섭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21년 7월 취임해 작년 7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올해 9월까지 임기가 1년 연장된 바 있다. 한편 산업부는 석유공사가 동해심해가스전 탐사 자문사로 액트지오를 선정한 것에 대해 감사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10월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해 현재 진행 중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에경연 발표회] 공기열 히트펌프, 경쟁력은 아직…누진제 미적용 등 정책 지원 필요

건물 난방을 화석연료 대신 전기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 히트펌프가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권 가격을 톤당 5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히트펌프 설치비를 절반까지 낮추며,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을 때에야 수소혼소 가스보일러와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 확산을 뒷받침할 열에너지 정책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4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025년도 연구성과 발표회'를 열고 건물부문 탄소중립 전략을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열에너지 효율화 및 통합관리 전략'을 주제로 히트펌프 역할과 정책 방향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사용해 공기·지열·수열 등 주변의 열을 끌어올려 냉난방과 온수를 동시에 공급하는 설비로, 화석연료 난방을 대체할 수 있는 대표적 기술로 꼽힌다. 정부도 최근 발표한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히트펌프를 '대한민국 녹색전환(K-GX)' 추진 과제에 포함하며 건물 탈탄소화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 비용 구조만 놓고 보면 히트펌프의 자발적 확산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오세신 에경연 연구위원은 히트펌프와 가스보일러의 균등화열생산비용(LCOH)을 6개 시나리오로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5개의 시나리오에서는 공기열 히트펌프의 LCOH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고, 공기열 히트펌프에 가장 유리한 조건이 제시된 시나리오5에서만 수소혼소 가스보일러보다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5에서는 탄소배출권 가격을 톤당 5만원으로 높이고, 히트펌프 설치비를 50% 낮추며,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때 공기열 히트펌프의 LCOH는 기가칼로리(Gcal)당 13만1859원으로 나타나 가스보일러(수소 혼소) 13만9581원보다 낮았다. 하지만 이때도 순수 가스보일러(12만4443원)와 열병합발전 기반 난방(11만9639원)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 3년 평균 배출권 가격인 톤당 9490원을 적용한 현실적 조건에서는 공기열 히트펌프 LCOH는 19만5643원까지 올라 가스보일러(11만4145원)와 열병합발전(11만2547원) 대비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는 배출권 가격 인상과 설비 비용 절감, 전기요금 체계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히트펌프가 기존 난방체계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책적 지원 없이는 시장 확산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오 연구위원은 “히트펌프는 초기 설치비가 가스보일러보다 7배 이상 높아 소비자 부담이 크다"며 “열에너지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법·제도 차원의 정책 거버넌스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열에너지 탈탄소화 법적 명문화 △열에너지 전환법 제정 △난방 연료공급자에 대한 탄소세 또는 배출권 부과 △히트펌프 설치비 보조와 세액공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히트펌프 보급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 향상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우 에경연 연구위원은 그린리모델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열 보강, 고효율 냉난방장치 도입, 신재생에너지 설치,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구축 등 기존 건물 성능 개선이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910만㎡ 건물에 그린리모델링 의무를 적용할 경우, 누적 약 22만 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 연구위원은 “민간 부문까지 그린리모델링을 확대해야 건물부문 탄소중립이 가능하다"며 “공공이 선도적으로 나서 시장을 이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귀뚜라미그룹 나노켐, 캠핑용 일산화탄소 경보기 출시

귀뚜라미그룹 전자정밀 계열사 (주)나노켐(대표 최영환)은 캠핑 등 야외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은 '세이프온(SAFE On) 일산화탄소 경보기 스탠드형(KGD-30B)'을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세이프온 일산화탄소 경보기 스탠드형은 소방용품 책임검정 기관인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의 형식승인(KC 인증)을 획득해 신뢰성을 공인 받았다. 2026년부터 적용되는 가스누설경보기의 형식승인 및 제품검사 시험세칙 개정 기준에도 적합하게 설계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제품 후면부 접이식 고리를 이용해 원하는 공간에 세워 놓거나 걸어 놓을 수 있어 거치공간이 많지 않은 캠핑장과 텐트 등에서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제품 후면부 자석을 활용해 차박 차량 안이나 보일러 옆면 등에도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다. 세이프온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일산화탄소 가스에만 반응하는 전기화학식 감지 센서를 적용해 정확도가 탁월하고 전력 소비가 적다. 영하 10도 이상 영상 40도 이하, 상대습도 85% RH 이하의 온도와 습도를 견디도록 제작돼 대부분 환경에서 사계절 정상 작동한다. 나노켐 관계자는 “세이프온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비롯해 편의성과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통해 소비자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대리점·전문 유통사를 중심으로 한 독자 영업도 체계적으로 확대해 안전 제품 보급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인공태양’ 연구시설 부지, 전남 나주로 확정…“단단한 지반·수용성·에너지밸리 시너지”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의 차세대 부지로 전남 나주시가 최종 선정됐다. 나주시는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한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공모에서 나주 왕곡면 에너지 국가산단이 우선 협상지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3일까지 이의 신청 절차를 거쳐 부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핵융합 기술은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삼아 태양 내부의 에너지 생성 원리를 지상에서 구현하는 기술로, 수소 1g으로 석유 8t과 맞먹는 에너지를 만든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자원 고갈 우려가 없어 '궁극의 청정에너지'로 평가된다. 이번 공모에서 나주가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입지·지반·수용성·산학연 집적도를 고르게 갖춘 점에 있다. 나주시는 공모 기준(50만㎡)의 2배가 넘는 약 100만㎡ 부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연구시설 물류 이동에 필요한 4차선 이상 진입도로도 이미 갖춰져 있다. 특히 왕곡면 일대는 50년간 지진 등 자연재해가 없는 단단한 화강암 지반으로 조사돼 초대형 실험시설이 들어서는 데 최적 조건으로 평가됐다. 주민 수용성 역시 강점으로 작용했다. 나주시는 지난해부터 20회 넘는 주민 설명회와 서명운동을 진행하며 안전성과 경제효과를 설명해 높은 동의를 이끌어냈다. 또한 한국전력 본사, 670여 개 전력 기자재 기업,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등이 집적된 '에너지밸리'와의 산학연 시너지 효과도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공모에는 나주시 외에도 전북 군산시, 경북 경주시가 참여했다.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최종 부지를 확정한 뒤 2026년 예비타당성 조사, 2027년 착공, 2037년 완공을 목표로 총 1조 2000억 원 규모의 국가 연구시설 건설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쌓아온 결과"라며 “에너지밸리와 연계해 나주를 미래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정부·여당, ‘석탄 암모니아 혼소’ 완전 폐지 나서

정부가 석탄-암모니아 혼소 발전기술 개발사업을 전면 중단, 2040년 탈(脫)석탄 정책을 공식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지난 10월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청정수소발전시장(CHPS) 입찰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석탄 기반 혼소 기술 자체를 정책적으로 정리하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2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심사 중인 2026년도 기후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USC급 보일러 암모니아 혼소 발전기술 개발 및 실증' 사업 예산이 사실상 전액 삭감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고효율 초초임계압(USC) 석탄보일러를 대상으로 암모니아를 혼합 연소하는 기술을 실증해 상용화 기반을 구축하려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2040년까지 석탄발전 전면 폐지가 예정돼 있어 암모니아 혼소 기술은 상용화 이후 실제 활용 가능성이 낮다"며 “높은 암모니아 도입 가격으로 경제성 확보도 어렵다"며 예산 삭감 필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기후위는 올해 예산 38억4300만원 중 35억4300만원 감액(92.2%)을 요구했으며, 위원회 소속 이소영 의원은 전액 삭감(38억4300만원)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예산 삭감은 지난달 17일 청정수소발전(CHPS) 경쟁입찰 돌연 취소와 직접 맞물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당시 입찰 중단 사유로 “정책 정합성 검토 필요"를 들며 석탄-암모니아 혼소 및 LNG-수소 혼소 발전 관련 세부 기준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본지 [단독]김성환 기후부 장관, 화석연료 퇴출 '속도전'…청정수소발전 입찰 전격 취소 현재 기후부는 석탄 혼소 부문을 제외하고 LNG·수소 혼소 중심으로 입찰을 재공고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석탄-암모니아 혼소는 사실상 폐지·퇴출이 공식화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혼소 기술은 탄소 감축 중간 단계로 한때 주목받았지만, 2040년 석탄 전면 폐지 일정과 맞물려 정책적 실익이 사라졌다"며 “수소 전소(全燒) 중심으로 기술개발 방향을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업계도 이번 조치를 '화석연료 기반 탄소저감형 발전 단계의 종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혼소는 완전한 전환 기술이라기보다 과도기적 타협이었는데, 이번 결정은 정부가 '중간단계 생략 후 직접 무탄소로 가겠다'는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와 여당의 석탄 암모니아 혼소기술 중단은 우리와 에너지 여건이 비슷한 일본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일본도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석탄발전의 단계적 전환 전략으로 암모니아 혼소 기술을 유지·확대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의 20% 혼소, 장기적으로는 암모니아 전소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본 최대 발전사인 제라(JERA)를 중심으로 대규모 실증 사업과 공급망 구축이 진행 중이다. 이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성우 시평] 탄소규제 강화와 기업의 고민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기후대응기금 운용심의위원 지난 11일 정부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순배출량 대비 53~61%로 최종 확정했다. 이번 목표는 11월 10일부터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공식 발표되었고, 연내에 UN에 제출될 예정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목표의 편차가 크다. 전력 부문은 2018년 대비 68.8~75.3%라는 고강도 감축 목표가 설정되었고, 건물 부문은 53.6~56.2%, 수송 부문은 60.2~62.8%를 감축해야 한다. 반면 산업 부문은 24.3~31.0%로 상대적으로 완화된 목표가 제시되었다. 이는 온실가스 다배출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와 감축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한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기업의 감축을 강제하기 때문에 NDC는 기업에 대한 탄소규제 강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마침 NDC가 확정된 날에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도 확정되었다. 향후 5년간 기업들이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총량과 이를 할당하는 방식이 법정 계획을 통해 결정되어, NDC와 연동된 기업에 대한 탄소규제의 강도가 정해진 것이다. 과거와 가장 큰 차이는 전력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을 현행 10%에서 2030년 5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한다는 점이다. 산업 부문의 경우,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정유,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탄소누출업종은 국제경쟁력을 고려해 100% 무상할당을 유지하지만, 나머지 산업 부문은 현행 10%에서 15%까지 유상할당 비율이 확대된다. 이러한 정책 변화가 기업에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향후 5년간 유례없는 의무감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의 배출허용 총량 대비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의 총량이 약 17% 감소하고, 그 총량 중 유상할당 비율이 확대되며, 시장안정을 위해 정부가 비축할 배출권 수량도 기업들이 할당받을 배출권 수량내에서 예비할 예정이므로 기업이 받을 무상할당량은 더욱 축소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의 전망에 따르면, 산업 부문의 경우 2030년의 무상으로 받을 할당량은 2018년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 들 전망이고, 전력 부문의 경우 2018년 대비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오랜 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내 탄소감축을 담당하는 조직의 주요 고민을 대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회사 내 컨센서스 부족이다.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기획, 원료, 생산, 투자 등 다양한 부서의 역할이 필요한데, 아직은 탄소규제 대응은 담당 조직의 숙제로 인식되거나 단순 비용으로만 간주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경영환경 악화까지 겹치면서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탄소감축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둘째, 대응수단의 모호성이다. 주요 대응 수단은 감축기술 활용, 재생에너지 사용, 배출권 확보인데, 감축 기술의 가용 시점이 언제일지, 재생에너지와 탄소배출권의 가격 및 수급은 원활할 지 등을 판단하기 어려워 미리 계획을 수립하기 힘들다는 우려다. 셋째, 정책 불확실성이다. 주기적으로 달라지는 감축목표 수준 및 주요 감축수단 등으로 정책시그널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앞으로도 탄소규제 관련 상세 지침이 변경되지는 않을지, 감축 지원이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걱정이다. 미국의 기후정책 변화가 한국 정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이 불확실성에 포함되어 있다. 넷째, 기업의 리스크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부담이다. 감축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기업의 투자 여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고, 기후정보공개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데 공개시 그린워싱으로 인한 평판 리스크가 커지는 등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국가별 각자도생에 기반한 글로벌 경제위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에서, 점차 경쟁이 버거워지는 중국 제조업의 약진 등 대내외 여건상 우리 기업이 탄소를 대규모로 감축할 여력이 없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다만, 기업이 탄소감축을 어떤 속도로 얼마나 이행할지 판단하기 전에, 관련 규정이 복잡하고 부서별 임원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 동안 탄소감축은 담당하는 조직만의 이슈로 여겨온 것은 아닌지, 관련 부서 임원들과의 공감대는 얼마나 형성되어 있는지, 최고경영층은 (전사적 자원 배분을 위한) 탄소배출 관련 디테일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김성우

[기후신호등] 글로벌 ‘그린 보호주의’ 파도…산업 대전환으로 넘어야

최근 산업연구원(KIET)는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이 보고서의 제목은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기후환경·에너지 정책 분석과 산업별 대응 방안'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인 기후·에너지 정책 환경 변화가 국내 주력 산업에 중대한 구조적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글로벌 그린 보호주의' 격랑을 소극적으로 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의존도가 심각한 한국 경제의 특성상,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글로벌 통상 질서와 기후 통상 정책 변화에 민감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정책적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자(fast follower)'였지만, 선진국과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는 저탄소 시대을 맞아 적극적인 '선도자(first mover)'로 전환한다면 추월도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국민경제와 관련된 정책에 대한 대통령 자문을 수행하기 위해 헌법(제93조1항)에 근거해 설립된 기관이다. 다음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미국, 보호무역 강화와 에너지-AI의 충돌 보고서는 주요국의 정책 변화를 자세히 다뤘다. 우선 미국의 경우 기후 정책 후퇴 및 보호무역주의 심화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상호 관세 도입을 포함한 강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글로벌 통상 질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뿐만 아니라 글로벌 교역 둔화 등 부정적인 간접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2기에서는 파리 기후 협정 탈퇴와 더불어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면적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 친환경 투자 인센티브의 대폭 축소가 예상된다. 특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의 제정으로 IRA에 기반한 전기자동차(EV) 세액공제는 2025년 9월까지, 충전 인프라 세액 공제는 2026년 6월까지 폐지될 예정이다. 한편, 공화당은 철강·알루미늄 등 특정 수입품의 탄소 집약도가 미국 제품보다 10% 이상 높으면 수수료를 부과하는 '해외 오염 관세법(Foreign Pollution Fee Act)' 발의를 통해 자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EU, 청정산업딜과 규제 완화 패키지 유럽연합(EU)은 기후 환경 규제를 통해 글로벌 탄소중립 주도권을 선점하는 기존 전략에서 성장과 전환을 동시에 도모하는 기조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그린딜을 대체하는 '청정산업딜(Clean Industrial Deal)'을 통해 에너지 집약 산업 지원과 산업경쟁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규제를 간소화하기 위해 '옴니버스 패키지'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보고 의무 간소화,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적용 대상의 약 80% 축소 및 보고 기한 2년 연기, 공급망 실사 지짐(CSDDD) 적용 시기 1년 연기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CBAM은 예정대로 내년 1월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독일은 탄소 가격 변동 리스크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탄소차액계약(CCfD) 입찰을 시작해 중공업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등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GX(Green Transformation, 녹색 전환) 추진법을 기반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일본은 탄소세와 GX-ETS(배출권거래제, 2026년 의무화)를 결합해 탄소 가격 신호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GX 경제전환 채권을 통해 탈탄소 기술·인프라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은 '2030년 이전 탄소 피크 도달과 2060년 탄소중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설치한 발전 설비 용량 가운데 86%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등 국가 주도로 빠른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철강 분야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신규 설비(710만 톤) 모두를 전기로(EAF)로 채우는 등 산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혁명: 데이터센터 증가와 전력 수요 폭증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지난해 415 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945 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AI 최적화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는 2030년까지 4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6배 수준의 전력 소모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중단 없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므로, 간헐적인 재생에너지보다 안정적인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대한 의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의 탄소 집약도는 미국 평균보다 48% 높다. 이러한 전력 수요 압박에 대응하여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에너지 수요를 완화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와의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계약을 통해 2030년부터 50MW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의 장기 PPA를 통해 원자력 발전을 확보했다. 이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결합한 혼합형 PPA의 확산 가능성을 시사하며, 에너지 믹스 논의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및 그린 제품 시장의 지속적 성장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의 보급 속도는 가파르게 증가해 전력 믹스의 핵심 전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기준 태양광의 평균 발전단가(LCOE)는 석탄보다 낮은 수준에 도달했으며, 2024년 신규 전원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92.5%에 달했다. 민간 이니셔티브인 RE100(재생에너지 100%)은 2023~2025년 동안 회원사가 450개사로 증가하는 등 순항 중이다. 반면 국내 기업에게 RE100은 중요한 수출 규제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등을 기반으로 하는 '그린 철강' 시장은 2024년 약 37억5000만 달러에서 2032년 약 1290억 달러로 연평균 55.6%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BMW와 포드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그린 철강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저탄소 제품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산업 '이중고': 수익성 악화와 정책적 부담 가중 국내 경제는 철강·화학 등 주요 기초 소재 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내수 침체, 통상 환경 불확실성으로 경영상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주요 소재 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제조업 평균(5.6%)을 하회하고 있다(예: 석유화학 2.2%, 철강 4.0%). 이러한 심각한 업황 부진은 향후 저탄소 전환을 위한 주력 산업의 투자 여력을 제한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전력비 등 생산비 인상 부담을 가격 결정력이 약한 소재 기업들이 떠안으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산업용 전기요금은 1961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주택용을 추월했는데, 일부 전력 다소비 업종에서는 국내 생산 중단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확정된 2035 NDC 목표(2018년 대비 최대 61% 감축)로 인해 산업 부문의 실질적 감축 부담은 기존 대비 3배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배출권거래제(ETS)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에는 기업의 감축 의무와 비용 부담이 눈에 띄게 강화될 예정이다. 특히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이 현재 15%에서 2030년 50%로 증가하면서 전력 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수익이 축소된 상황에서 전환 투자비용과 배출권 구매 비용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기업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전환 역량' 강화 통한 추월 기회 확보해야 보고서는 국내 주력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저탄소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산업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첫째, 탄소중립 이행을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는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체계를 혁신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개발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목록을 새로 짜고, 철저히 이행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장기·고난도 혁신 기술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시설투자 및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기후대응기금의 안정적 재원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배출권 경매 수입 증가분의 재투자를 확대하고 환경부담금 체계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에 앞서 탄소(배출권) 가격의 정상화부터 이뤄져야 한다. 셋째, 고배출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고배출 산업의 업종별 전환경로(decarbonisation pathways)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근거로 과학적 기반의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투자 실행력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민간 금융기관이 전환금융 추진 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과도기적 투자의 회계 및 공시 기준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 넷째, 저탄소 제품 수요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수소환원제철 등 혁신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그린 철강 생산 시범사업을 실제 시장 적용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인프라 사업에 그린 철강 사용을 일정 비율 의무화하거나, 민간기업 채택 시 차액계약(CfD) 제도를 시범 도입해 초기 수요를 창출하고, 생산비용 격차를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현재 전체 공공조달 규모 대비 2%에 불과한 녹색 공공조달 제도의 성과지표를 개선, 실질적인 녹색제품 수요를 견인할 필요가 있다. ◇균형 잡힌 무탄소 에너지 전환 믹스 실현 에너지 전환 정책은 에너지 안보, 탄소중립, 계통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균형감 있는 무탄소 전원 믹스(mix)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에너지시스템의 탈탄소화와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서는 특정 에너지원을 배제하는 전원믹스와 에너지정책은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양광·풍력의 간헐성 등 물리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SMR을 포함해 수소발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모든 무탄소 전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높은 발전비용(LCOE)을 낮추기 위해서는 인허가 절차를 단순화하고, 지역공유형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해 주민 수용성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내수 시장 기반의 국산화 및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해 장기적으로 발전단가를 하락시키고, 에너지고속도로(HVDC, 해저케이블) 구축을 조기 달성해 수급 불균형과 송전 제약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인공지능(AI) 확산과 탄소중립 전력화에 따라 전력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에 대비해 산업 부문 에너지 효율 개선 제도 확대 및 고도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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