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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블랙록, 국내 스타트업 통해 이미 韓 에너지시장 분석 끝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한국 정부와 인공지능(AI)·재생에너지 인프라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기 훨씬 전부터 국내 에너지 스타트업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를 통해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 및 전기차(EV) 충전 시장 등 에너지시장 전반을 들여다봤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MOU는 사실상 현장 분석이 상당 부분 끝난 뒤 이뤄진 단계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22일(현지시간)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 회동하고, '한국을 아시아·태평양의 AI 수도'로 만들기 위한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한국 내 재생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 유치,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한 통합적 접근, 향후 5년간 아태 지역 AI·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공동 준비 등을 골자로 합의했다. 블랙록은 지난 2021년부터 BEP에 연속 투자해 지분을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추가 1000억원을 투자했다. 공개된 누적 투자액만 3810억원에 달한다. BEP는 이 자금을 태양광, 급속 전기차 충전기,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보 등에 투입 중이다. BEP 관계자는 “블랙록은 2021년 투자로 BEP와 처음 인연을 맺었지만, 그보다 약 3년 전부터 한국 재생에너지 시장을 분석해왔다"며 “블랙록은 투자 이전에 이미 한국 재생에너지 시장 분석을 마쳤고, BEP를 적합한 사업 모델로 판단해 성장을 위한 조언까지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록은 한국과 대만을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재 BEP가 추진 중인 태양광 사업의 총 설비용량은 800메가와트(MW)로 1000MW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BEP의 전기차 충전사업 부문인 워터는 현재 전국에 총 960기(운영 중 736기, 구축 중 224기)의 충전기를 확보했고,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BEP는 지난 5월 전남 광주에 두 번째 전략 거점 '라이트하우스'를 열고 호남권 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에도 나섰다. 지난 7월에는 한국남부발전과 컨소시엄을 꾸려 전남 진도에 48MW/288MWh 규모 장주기 BESS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블랙록의 동아시아 재생에너지 밸류체인 거점은 한국만이 아니다. 블랙록은 대만 태양광 개발사 NGP(New Green Power)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NGP는 BEP처럼 1000MW 이상 규모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 중이다. 블랙록은 운용자산 12조5000억 달러(약 1경7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과 함께 'AI 인프라 파트너십(AIP)'을 결성해 글로벌 투자에 나서고 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AI와 탈탄소 전환은 함께 가야 한다.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면담에 배석한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 정부·블랙록 간 TF가 구성되면 투자 포트폴리오와 실행 계획이 마련될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 수조 원 단위의 파일럿 투자가 예상된다"며 “블랙록 같은 자산운용사가 '대규모 투자'라고 할 때는 통상 수십조 원 단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블랙록은 △국내 AI·재생에너지 인프라 협력 △아시아·태평양 AI 허브 구축 △한국의 글로벌 'AI 인프라 파트너십(AIP)' 참여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태양광업계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현실성 없는 얘기”…대통령실 집회 예고까지

김성환 환경부 장관의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최소 100기가와트(GW) 보급하겠다는 발언에 태양광 시공 및 발전업계가 오히려 성내고 있다. 현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현실성 없는 얘기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규제 개선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협회를 중심으로 이르면 11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곽영주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회장은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현실감 있게 정책을 만들라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지금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현장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으면 11~12월 중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지난 19일 열린 2035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 공청회에서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기가와트(GW)로 늘리도록 계획을 수정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현장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은 약 34GW이다. 당장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것도 힘든 상황인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현재보다 3배가량 늘리는 것은 실현성이 떨어지는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곽 회장의 지적이다. 각종 규제로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정치적 구호로 삼기 쉬운 목표에 연연할 때가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여야 한다는 취지다. 김숙 전국태양광발전협회 사무총장은 “정부의 말은 무성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괴리감이 너무 크다. 문재인 정부 2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회원들 불만이 속출한다"며 “전태협도 대태협과 연말에 대통령실 시위에 함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 연천의 한 사업자는 한국전력이 계통망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을 불허당했다"며 “광주전남지역은 계통이 포화지역이어서 그렇다 쳐도, 선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도 아니고 경기도에서까지 불허가 나오는 게 맞느냐는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전태협에는 태양광 시공업체들도 협회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대태협과 전태협은 지난 5월 27일 21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여를 앞두고 각각 소속 회원 2만8234명, 3164명을 모아 총 3만1398명이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문재인 정부 때처럼 이번 정부도 보급 목표만 세우고 제도 개선에는 소홀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전태협과 대태협은 윤석열 정부 때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때도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 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연 바 있다. 전태협은 2021년 4월 한국형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정책 수정 철회를 요구했고, 대태협은 2020년 12월 태양광 탄소인증제 도입을 반대하며 집회를 벌였다. 태양광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제도 개선이다. 제도 개선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보급목표를 늘려 잡아도 실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출력정지 합리적 보상안 △2년 주기 토목구조물검사 철회 및 축소 △지방자치단체 이격거리 조례 완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폐지와 입찰제도 도입 철회 및 유예 △태양광 부지 업무용 전환 △인버터 교체 사용전 검사 간소화 △RPS 장기고정가격계약 해지 허용 △리파워링 발전소 인허가 면제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허용 및 수익성 보장 등이다. 이들은 운영 측면에서는 과도한 정기·부품 검사를 완화해 부담을 낮추고, 전력계통 안정을 위해 출력제어를 할 때 사전설명과 필요시 보상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보급 측면에서는 지자체의 이격거리 조례로 설치구역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하고, 노후 발전소를 최신 설비로 교체하는 리파워링 때는 기존 이격거리 조례 적용을 받지 않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RPS 폐지 자체는 '결국 갈 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기존 사업자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회장은 “RPS를 폐지하더라도 기존 사업자를 보호하는 구체적 대책이 함께 나와야 하는데 그 부분이 빠져 있다. 그러니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RPS 고정가격계약을 해지하려는 사업자가 위약금을 감수하더라도 해지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는 불공정하다"고도 지적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비그림파워코리아, ‘2025 서울시향 파크 콘서트’ 후원사로 참여

태국계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 비그림파워코리아는 지난 20일 북서울꿈의숲 청운답원에서 열린 '2025 서울시향 파크 콘서트'에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정재왈,)의 창단 80주년이자 재단법인 설립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무대로 마련되었으며,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야외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비그림파워코리아는 지난 2023년부터 매년 서울시향 파크 콘서트를 후원해오고 있으며, 이번 콘서트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한국과 태국 간 문화교류의 가교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비그림파워코리아 관계자는 “서울시향과의 협력을 통해 많은 시민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즐거움과 감동을 전할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예술과 문화가 삶에 스며드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재생에너지 급격한 확산…“전력 실시간·보조서비스 시장 도입 필요”

재생에너지 발전이 급격히 늘면서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 구조도 하루전시장에서 실시간시장으로 바꾸고 이와 함께 보조서비스시장도 활성화 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산하기구 전력시장감시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2024 전력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전력시장을 현 하루전시장에 실시간시장과 보조서비스시장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의 주전원화 가속화로 전력수급 변동성 대응을 위한 백업 설비 확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그러나 전력시장이 보조서비스시장 없이 에너지시장 위주로 운영돼 발전사업자들이 발전 효율 개선에 치중하는 반면 발전기의 유연성 개선에는 소홀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전시장의 현 제도를 실시간시장, 보조서비스시장 등으로 구성된 해외의 일반적인 표준 시장구조로 전환해야 하는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전력시장 제주 시범사업을 토대로 전력시장 제도개선이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2019년 20.6기가와트(GW)에서 2023년 37.3GW로 4년간 81.1%나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앞으로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도 2019년 5.8%에서 2023년 9.7%, 2024년에는 11%까지 크게 늘었다. 내달 기후에너지부 장관이 되는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최근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공청회에서 “현재까지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총 누적량이 34GW에 불과하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2030년까지) 최소 100GW로 늘리고, 2035년에는 150~200GW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자연의 힘으로 발전을 하기 때문에 깨끗한 전기를 생산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갑자기 태양이 가려지거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 약점도 갖고 있다. 전력시장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전력시장감시위원회의 지적이다. 제주 시범사업에 따르면 발전사업자는 하루전시장에서 다음날 필요한 발전량을 하루전가격으로 계약하고, 당일 실시간시장에서 추가로 필요한 발전량을 거래해 이중정산한다. 하루전시장과 실시간시장은 모두 1시간 단위 입찰로 운영된다. 반면 보조서비스시장은 당일 15분 단위 입찰로 운영돼 더 높은 유연성이 요구된다.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당일 발전량 변동이 커 하루 전에 완벽한 예측이 어렵다. 이에 실시간시장과 보조서비스시장을 통해 전력시장에 유연성을 보강하겠다는 구상이다. 보고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단계에 따라 단계적 대응 방안을 인용했다. IEA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3~14%인 2단계라면 실시간 시장 도입이 필요하다 봤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약 10% 정도로 이미 IEA 권고대로라면 실시간 시장을 도입해야 했다. 그러나 현재 실시간시장과 보조서비스시장은 제주도에서만 시범 운영 중이다. 본래 올해 육지까지 확대될 예정이었으나, 미뤄졌고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 아직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제주 실시간시장에서는 수요·공급 상황에 따라 전력도매가격(SMP)이 마이너스로 내려가기도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의 SMP는 kWh당 최대 258.73원, 최소 -285.73원까지 나타났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황소를 끌고 올 에너지 정책

소꼬리인 줄 알고 덥석 잡았는데, 그 뒤에 집채만 한 황소가 통째로 딸려 나오는 격이다. 최근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바로 이와 같다. 산업을 도외시한 환경 위주의 정부 조직 개편이나 특정 에너지원 육성 정책이 우리 경제와 산업 전반에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치우친 현재의 에너지 정책은 결국 막대한 비용을 국민과 기업에 떠넘기고, 국가 경쟁력을 심각하게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수순이라 설명하지만, 이는 더 큰 문제를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판단에 불과하다. 전기요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연쇄적인 비용 상승을 유발하는 도화선이 될 것이다. 모든 산업 활동의 기초 동력인 전기 에너지가 비싸지면, 원자재 가격부터 공장 기계 가동 비용까지 오르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고스란히 제품 생산 원가에 반영되고, 복잡한 물류와 유통 단계를 거치면서 최종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상승 폭은 훨씬 더 커진다. 일견 사소해 보이는 전기요금 인상은 결국 우리 경제 전체를 뒤흔드는 물가 폭등과 경기 침체라는 '황소'를 끌고 올 것이다. 지속적인 전기요금 인상은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을 뿌리부터 흔들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190.4원으로, 미국(121.5원)이나 중국(129.4원)보다 월등히 비싸다. 이런 상황에서 요금을 더 올리는 것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는 육상선수에게 족쇄까지 채우는 격이다. 특히 AI, 반도체, 철강처럼 전기를 많이 쓰는 국가 핵심 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잃고, 이는 수출 부진, 투자 위축, 양질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실제로 높은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국가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에너지 정책의 본질은 국민과 기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단 없이 공급하는 데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정책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특정 '수단'을 정책의 '목표' 그 자체인 듯이 착각하고 있다. 수단과 목표가 뒤바뀌면서, 정책은 방향을 잃고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급변하는 치명적인 한계를 가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고, 비상용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계속 가동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결국, 꼬리(수단)가 몸통(목표)을 흔드는 격의 정책은 우리 경제를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 이는 마치 항로 없이 망망대해를 떠도는 배와 같다. 이제는 '소꼬리'만 보는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그 뒤에 험악한 인상을 하고 선 '황소'의 전체 모습을 직시해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에너지 정책은 특정 이념이나 단기적 성과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를 제언한다. 첫째, 원자력을 포함한 균형 잡힌 에너지 믹스를 통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공급 불안정과 가격 변동성의 위험을 키울 뿐이다. 둘째, 전기요금 인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산업계와 국민에게 미칠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요금 조정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경제 전체를 고려하는 고차원적 정책 설계의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공급 안정성', '안전성', '경제성', '환경성'이라는 4대 핵심 가치를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도록 국가 에너지 전략의 목표를 명확하게 재정립해야 한다. 이 네 가지 가치가 바로 우리 에너지 정책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등대가 될 것이다. 더 이상 꼬리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며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에너지 정책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적 결정이다. 우리 경제와 산업,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하고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해야 할 때다. 문주현

해상풍력특렵법 시행령 발표 앞두고 업계 “기존 사업자 보호해야”

풍력업계가 내년 3월 해상풍력특별법 시행 이전에 이미 허가를 받은 사업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상풍력특별법으로 집적화 단지 구성 단계에서 기존 사업자의 사업영역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나온 주장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19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해상풍력 특별법 시행령 업계 의견수렴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덕환 풍력산업협회 실장은 세미나에서 풍력업계의 해상풍력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의견을 모아서 발표했다. 업계 의견으로 가장 먼저 기존 사업자 보호 문제가 언급됐다. 최 실장은 “특별법 시행 이전에 이미 허가를 받은 사업의 권리를 보장해야만 민간 투자 안정성이 확보가 되고, 발전지구 지정 과정에서도 기존 허가 사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승계, 편입 절차를 마련하해 투자자 신뢰와 사업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예비지구나 발전지구 지정 단계에서 기존 사업자의 포함도 함께 고려를 해 달라라는 의미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의 '올해 상반기 발전소 건설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사업은 총 31기가와트(GW)에 이른다. 이중 사업자가 사업 현황을 제출한 사업은 14GW로 설비용량으로는 1GW 원전 14기에 달하는 용량이다. 풍력업계는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사업 중 사업자가 추진 역량을 갖춘 진성사업자에 대해서는 사업권을 보호해달라는 입장이다. 최 실장은 해상풍력 특별법에 따라 신설되는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위원회의 투명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위원 명단과 회의록 공개를 통해서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여 지역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며 “투명한 평가 체계를 통해서 이제 이 기관들이 잘 운영됐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 담겨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실장 해상풍력 입지정보망은 풍황·어업·환경·계통 등 모든 정보를 포함해 사업자가 위험요소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업계 의견도 전달했다. 민관협의회는 실제 영향을 받는 주민과 어업인을 중심으로 구성하되, 사업자의 참여 기회도 보장해야 한다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업계는 인허가 기한의 명확화와 해상풍력 발전사업 여러 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공동 접속설비 구축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수소 등 전력계통 보완 시 사업 우선권 부여 △풍황 데이터 제공 비용의 투명성 확보 △공사 중단 신고 기준 완화 등을 제안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E&S와 ‘태양광 파트너십’

포스코퓨처엠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 나선다. 포스코퓨처엠은 SK이노베이션 E&S와 태양광 발전사업 추진 계약을 18일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E&S는 포스코퓨처엠 포항공장 지붕 및 주차장에 2.5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연간 2.8기가와트시(GWh)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태양광 시설서 생산된 전기를 구매해 공장 운영에 활용함으로써 연간 약 1300톤의 탄소배출 감축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 협력으로 포스코퓨처엠은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전력을 공급받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에 한발 더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재생에너지 사업 협력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다양한 사업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050년 탈탄소 달성을 목표로 2021년 세종 음극재 공장에 연간 209MWh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준공했고, 지난해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광양 양극재 공장에 연간 2.6GWh 규모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공장에 이어 전남 광양 NCA 양극재 전용 공장에도 태양광 발전설비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전력구매계약(PPA),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구매 등 재생에너지 조달 방법을 다양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이찬우의 카워드] ‘꿈의 배터리’ 전고체, 양산 눈앞…K-배터리 ‘선점 경쟁’

'꿈의 배터리' 전고체가 전기차 시장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들의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다. 한국의 삼성SDI·SK온·LG에너지솔루션도 잇달아 로드맵을 내놓으며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1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리튬메탈 음극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SLMB)의 시장규모는 2024년 2억달러에서 2035년 320억~470억달러로 10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구조다. 발화 위험이 크게 줄고, 부피·무게를 줄여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이는 곧 주행거리 향상과 차량 경량화로 이어진다. 토요타, 폭스바겐, BMW 등 완성차 업체들이 일찌감치 전고체를 '게임 체인저'라 부른 이유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7년으로 못박았다. 회사가 내세운 무기는 독자적으로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와 혁신적인 무(無)음극(anode-free) 기술이다. 이를 통해 음극의 부피를 줄이고 양극재 비중을 확대해, 업계 최고 수준인 900Wh/L 에너지 밀도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국내 최초로 수원 연구소에 전고체 전용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구축했다. 6500㎡ 규모의 이 라인에서는 고체 전해질 공정 설비, 전용 전극 판, 이온 전달 최적화 셀 조립 공법 등 신규 인프라가 적용돼 2023년부터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샘플을 공급하며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며, 고객사로부터 긍정적 피드백을 받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SDI는 단순히 시제품 생산을 넘어 양산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정 혁신에도 집중하고 있다. 계면 저항을 낮추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며, “전고체 배터리를 가장 먼저, 가장 안전하게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SK온은 지난 15일 대전 미래기술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했다. 이번에 준공된 플랜트는 약 4628㎡(약 1400평) 규모로, SK온은 신규 파일럿 라인에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일부 라인에서는 고체 배터리의 한 종류인 리튬 메탈 배터리*도 개발한다. 이 플랜트는 온간등압프레스(WIP) 프리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해 생산성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SK온은 우선 800Wh/L 전고체을 내놓고, 장기적으로는 1000Wh/L까지 목표를 높였다. 상용화 시점은 2029년으로, 기존 목표보다 1년 앞당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이전 완성도 있는 전고체를 내놓는다는 장기 전략을 세웠다. 오창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세우고 시제품 생산을 추진 중이며, 무음극(anode-free) 전지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에 집중한다. 또 건식전극 공정, 글로벌 학계 협력(UCSD 등)을 통해 양산성 검증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다소 느리지만 품질과 안전성을 우선하는 전략이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상용화 시점과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안전성·성능·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면 저항, 생산 수율, 원가 절감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일본과 미국 업체들이 특허와 파일럿 단계에서 앞서가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속도와 품질이라는 다른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결국 전고체 시장의 승부는 누가 먼저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해 양산 체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이번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준공은 SK온이 어떠한 환경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를 누구보다 앞서 상용화해 전동화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E칼럼] ‘착한 성장’이 아닌 ‘똑똑한 성장’

세계 전력시장이 대세 전환의 임계점을 통과하고 있다. 2024년 전 세계 신규 발전설비 용량의 92.5%가 재생에너지로 채워졌으며, 이 중 태양광과 풍력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태양광은 2022년 신규 발전설비 용량의 50.6%로 처음 절반을 넘어선 이후, 2023년 61.9%, 2024년 69.3%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풍력은 2020년 34.4%로 정점을 찍은 후 2024년 17.4%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신규 설비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누적 발전설비 용량을 보면 2024년 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이 46.4%에 달했고, 2024년 증가율 정도만 기록해도 2025년에는 화석연료 발전설비와 비슷하거나 역전하게 된다. 2025년은 재생 발전설비 용량이 화석연료를 추월하는 첫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생 발전량 점유율도 2024년 31.8%에서 2025년 34%를 넘어설 전망이다. 영국의 싱크 탱크 엠버(Ember)의 통계에 따르면 2025년 8월까지 재생 점유율은 34.0%, 태양광 9.1%. 풍력 8.6%, 태양광+풍력은 17.7%였다. 태양광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력원이다. 2025년 상반기 신규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은 전년 대비 64% 급증했으며,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5년 연간 신규 용량은 700~800GW에 이를 것이다. 이는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원자력 발전설비 용량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발표된 Ember의 한 연구가 화제가 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1억 달러로 천연가스를 수입해 1년간 1.5TWh의 전기를 생산하는 것과 비교해, 같은 금액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면 30년간 매년 1.5T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태양광이 천연가스보다 약 30배의 비용 효율성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다. 화석연료 수입은 국가에 반복적인 경제적 부담을 안기지만, 태양광은 일회성 투자로 장기적인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보장한다. 그럼에도 태양광의 확산 속도가 더딘 현실은 아쉬움을 남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주요 기관의 시나리오를 종합하면 2050년 전력 수요는 지금의 2~2.5배 수준 즉, 발전량 기준으로 2024년 30PWh에서 2050년 60~75PWh가 될 것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 산업 부문의 전기화, 데이터센터 및 AI 관련 수요 증가가 주된 요인이다. 여기서 태양광은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2024년 전 세계 전력생산에서 태양광 점유율은 7%, 발전량 2PWh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최대 50%, 30~37PWh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도 최대 14TW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태양광은 2030년 이전에 원자력, 풍력, 수력을 제치고, 2033년에는 석탄을 넘어 세계 최대 단일 발전원이 될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조직개편,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 2030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 재생에너지 생산 세액공제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속도는 느리기만 하다. 여전히 재생에너지 발전량 점유율은 몇 년째 OECD 최하위이며 아시아에서도 하위권, 아프리카 주요국에도 뒤진다, 태양광 발전량 점유율 순위도 2023년 OECD 24위에서 2024년 26위로 오히려 두 계단이나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흐름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다. 한국이 갖고 있는 반도체·이차전지·정밀화학·기계·조선·철강 등에서 축적된 능력과 세계적인 레버리지는 더딘 탄소중립 이행과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으로 인해 과소 평가받고 있다. 탄소중립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도덕 프레임으로 볼 때 생기는 허상에서 벗어나, 국가 경쟁력과 수출, 일자리,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잡는 국가 산업 전략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똑똑한 성장'이란 탄소중립으로 가는 성장이 착하냐, 나쁘냐라는 '착한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그 길이 국익을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똑똑한 성장의 경로이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은 이미 '탈탄소 프리미엄'을 가격과 정책, 공급망 규칙에 내재했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 유럽의 탄소국경조정, 중국의 규모 공세까지 겹치며, 저탄소·고효율 기술을 내재화하지 못한 산업, 기업, 국가는 수출 문턱에서 비용과 리스크를 떠안게 될 것이며, 반대로,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은 우리 제조업의 구조적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이제 새로운 거버넌스가 만들어지게 됐으니 탄소중립 및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특히 태양광, 풍력 보급에 속도 높이기 위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지역 주민과의 협력 강화 등을 서둘러 추진할 할 때다. 탄소중립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는 '착한 에너지'라는 도덕적 프레임을 넘어 국익을 극대화하는 최선의 정책이자 '똑똑한 성장' 전략이다.

[인천미래에너지포럼] 이명훈 책임 “연료전지, 데이터센터·에너지안보 핵심 해법”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수요 급증 속에서 연료전지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과 지역 에너지안보의 핵심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명훈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 책임은 인천광역시 주최, 인천테크노파크·인천연구원·한국남동발전·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기술공사·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인천대학교(혁신연구센터)·에너지경제신문 주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16일 인천 송도 홀리데이인송도에서 열린 '2025 인천미래에너지포럼'에서 '수소연료전지산업 비즈니스모델 및 기술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책임은 “인천에만 260MW 규모의 연료전지가 설치돼 전체 국내 보급량의 22%를 차지한다"며 “현재는 부생수소를 쓰지만 청정수소 공급만 이뤄지면 즉시 전환이 가능하다. 인천은 청정수소 시대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료전지가 △산업단지·도심·항만 등 분산전원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국가·지역 단위 에너지안보 등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지금 당장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지만 LNG 발전소는 착공에서 준공까지 5~10년이 걸린다"며 “연료전지는 공장에서 제작 후 90일 이내 설치·가동이 가능해 글로벌 IT 기업들이 주목하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연료전지의 장점으로는 △규모 확장이 자유로운 분산형 설비 △출력 조정이 가능한 운영 유연성 △청정수소로 즉시 전환 가능한 연료전환 편의성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성을 꼽았다. 이어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 지역 전력망 안정화, 산업·건물·수송 부문 탄소중립 달성에 모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도 강조됐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데이터센터용 연료전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수출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용 창출 효과도 짚었다. 이 책임은 “현재 1GW 수준의 보급만으로도 상당한 인력이 투입돼 있다"며 “5GW, 10GW로 확대되면 수만 명 규모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 생산뿐 아니라 활용 인프라 확대에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은 국산화 성과에 대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1조7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양산 라인을 구축했고,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용융탄산염연료전지(MCFC) 등 핵심 기술의 국산화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생산·저장뿐 아니라 활용 분야를 지원해야 세계 시장 선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연료전지는 아직 비용 부담이 있지만 제조사의 기술 혁신과 정부 지원으로 빠르게 단가가 낮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5~10년간 지속적 관심과 투자가 이어진다면 한국이 글로벌 연료전지 산업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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