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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환율 속 개인투자자는 ‘역주행’ 투자中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하면서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상승 중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 하락에 대거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KOSEF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ETF △'KODEX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TIGER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ETF 등은 8.43%~8.44% 상승했다. 달러 선물 레버리지 상품은 미국달러선물 지수 일간수익률의 2배 수익률을 추종한다. 레버리지가 아닌 달러 선물 상품도 상승 중이다. 다만, 상승폭은 절반 수준이다. 일반 달러 선물 ETF인 'KODEX 미국 달러 선물', 'KOSEF 미국 달러 선물'은 각각 4.44%, 4.35% 상승했다. 해당 ETF들은 달러 선물 지수를 추종하며, 달러 가치가 오르면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부터 오름세를 보였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충격적 사건으로 1440원선까지 상승했다. 이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에도 1,430원대 후반을 유지하다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내년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면서 19일에는 1450원을 돌파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아울러 원화와 동조성이 높은 엔화가 일본은행(BOJ)의 금리 동결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인 점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줬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달 말 1394.7원에서 이달 20일 현재 1451.4원으로 4.1% 뛰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달러 약세를 예상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12월 들어 개인들은 달러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에 집중했다. KODEX의 달러선물 인버스 2X ETF에 170억원을 투자했고, 유사 상품인 TIGER와 KOSEF의 달러선물 인버스 2X ETF에도 각각 3억4000만원과 1억8000만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이달 들어 평균 7% 넘게 급락해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 판단은 부정적 결과로 이어졌다. 해당 상품들은 12월에만 평균 7%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으며, KOSEF(-7.75%), KODEX(-7.69%), TIGER(-7.60%)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재료뿐만 아니라 주변국 경기나 외환시장 상황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면서 “국내도 원화 약세 재료가 대기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으로 한국은행의 1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다소 불확실해졌지만 여전히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1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탄핵정국 자본시장 비상] 고환율·정치 리스크에 국내 기업 회사채 외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높아진 정치적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환율 급등에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도 확대되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경고등이 켜졌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AA- 3년물의 국고채 3년물 대비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 20일 기준 67bp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 50bp 초중반을 유지해오다가 이달 들어 60bp대로 확대됐다. 신용 스프레드는 회사채 등 채권과 국고채 금리의 차이로, 신용 스프레드 확대는 회사채 금리 상승을 뜻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여기에 내년에는 회사채 시장 내 수급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79조1482억원으로 내년 1월 만기 규모만 7조5638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했고 이에 비우량채 등의 유동성 리스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회사채 시장은 금리 인하 기조에 회사채 발행이 늘어났고 우량채를 중심으로 자금도 원활하게 유입돼왔다. 하지만 비상계엄 직후 회사채 발행 시장은 경색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회사채 발행 규모는 292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순상환은 회사채 신규 발행보다 만기 상환 금액이 많다는 의미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일주일인 11월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집계된 회사채 발행 규모가 2조256억원 순발행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회사채 시장 위축에 회사채 조달이 어려워지자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들도 고민이 깊어졌다. 비우호적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로의 투자 유입은 적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효성화학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향후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효성화학은 1년 만기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여천NCC 신용등급도 최근 'A/부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대외적으로는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가 국내 기업에는 사실상 비우호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악재다. 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 이탈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수준인 1450원대까지 치솟았다. 경제 위기 우려가 고조되면서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기업의 외화대출 만기의 탄력적 조정 등 기업금융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기업금융 상황점검회의'를 통해 시중은행들에 “내년 업무계획 수립 시 가계·부동산 부문에서 기업·성장자금으로 전환하는 자금지원 방식을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 정상화가 시장 안정화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 이후 국채 금리는 제한적 범위 내에서 등락했다"면서도 “다만 탄핵 가결 이후에도 정치 정상화 과정에 상당한 시간 소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경기 부진 심화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적인 안정이 금융시장 안정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다"며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국내 정치 불안정에 따른 환율 변화 및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내년 채권시장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취약차주 정책금융 연체율 2배 급등...당국, 상품 재정비 나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경기 둔화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취약차주 대상 정책금융상품 연체율이 전년 대비 2배 급등했다. 금융당국은 서민 경제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연체율까지 급등하자 햇살론과 소액생계비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 저신용자 가운데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1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햇살론뱅크의 대위변제율은 지난달 말 기준 16.2%였다. 작년 말 8.4%에서 약 1년새 2배 급등했다. 대위변제율은 대출받은 차주가 원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준 금액의 비율이다. 올해 서민들의 자금 사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상환능력이 있는 서민들마저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정책상품 연체율도 급등했다. 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15'의 지난달 말 연체율은 25.5%였다. 햇살론15 대위변제율은 2020년 5.5%에서 2021년 14.0%, 2022년 15.5% 등으로 상승세다. 지난해 21.3%로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한 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금리 연 15.9%)을 당일 빌려주는 소액생계비 대출의 연체율은 지난달 3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대에 올라섰다. 대위변제율이 높아지면서 내년 서민금융 공급 규모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예산 등이 투입되는 정책상품들의 공급 목표는 올해보다 축소됐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공급 목표는 사업손실률이 20%에서 33%로 상향되면서 올해 2800억원에서 내년 1700억원으로 줄었다. 햇살론15 공급 목표는 올해 1조500억원에서 내년 65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햇살론과 소액생계비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들을 재정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민금융 쪽을 어떻게든 보완하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46만1천명...금융자산 2826조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가 올해 46만1000명으로 1년새 5000명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한국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9% 수준이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늘었고, 전체 가계 총금융자산의 58.6%를 차지했다. 22일 KB금융그룹이 발간한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 부자는 46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45만6000명) 대비 1.0%(5000명) 성장하는데 그치며 부자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인구에서 한국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0.89%에서 2024년 0.90%로 0.01%포인트(p) 오르는데 그쳤다. 올해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2023년(2747조원) 대비 2.9%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 중 총부동산자산은 2802조원으로 전년 대비 10.2% 늘었다. 총부동산자산 가운데 개인명의 부동산자산은 57.8%(1620조원), 법인명의 부동산자산은 42.2%(1183조원)였다. 개인명의 부동산자산은 전년 대비 0.8% 증가한 반면 법인명의 부동산자산은 26.4% 증가했다. 이는 개인명의 부동산자산의 경우 주택 및 부동산가격이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올해 들어 횡보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반면 법인명의 부동산자산은 부동산 가격 하락 국면에서 자금 동원력이 큰 법인들이 공격적으로 저점 매수를 통해 부동산 자산을 늘리면서 1년새 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과 금융자산이 각각 55.4%, 38.9%로 구성됐다. 그 외 회원권과 예술품 등 기타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은 전체 가계(부동산자산 78.6%, 금융자산 16.8%) 대비 2.3배 높았다. 다만 기준금리 상승으로 개인이 소유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부자의 총자산 가운데 부동산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56.2%에서 2024년 55.4%로 0.8%포인트 감소했다. 한국 부자들은 내년 금융자산 운용 계획에 대해 금융자산 전반에 걸쳐 현재의 '투자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변하면서 주식과 예적금에 대해 현재보다 '투자 금액을 늘리겠다'는 의견과 '투자 금액을 줄이겠다'는 의견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한국 부자는 단기적으로 주식(35.5%)과 금·보석(33.5%)에서, 중장기적으로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에서 고수익을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자산관리 관심분야 1위는 국내 부동산 투자(40.0%)였고, 실물(금·보석)투자(34%), 국내 금융 투자(30.3%), 국내외 경제동향 정보 수집(27.3%) 순이었다. 이 중 실물(금, 보석) 투자의 경우 2022년 7위, 2023년 4위에서 올해 2위로 순위가 급등하면서 금값 상승세에 따른 한국 부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부자들의 금융 투자처가 대체자산의 영역까지 다각화됐고, 기술과 인간의 개입이 결합된 전문적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높은 기대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 부자가 부를 축적해 온 길을 다양하게 조망한 이번 보고서가 온 국민의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금융 상품·서비스 모델 개발 등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계엄보다 무서운 ‘오너리스크’...한미약품, 경영권분쟁에 시총 7600억 증발

한미약품이 1년 가까이 진행 중인 경영권분쟁으로 빠진 시총 규모가 8000억원을 육박했다. 기업 펀더멘털은 업계 내에서 상위권을 차지하지만 주가는 정반대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너리스크가 경영성과를 갉아먹는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종가기준 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은 3조3821억원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2월19일 4조1455억원 대비 7634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업계 내에서 실적이나 연구개발(R&D) 성적이 좋았던 경쟁사들 주가는 두 자릿수씩 성장하며 시총이 수천억원 증가했다. 신약 렉라자 효과를 등에 업은 유한양행은 시총이 1년 만에 3조8339억원 뛰었고, 녹십자와 대웅제약도 각각 5236억원, 1889억원씩 올랐다.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한 경영권분쟁이 끌어 내렸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중론이다. 경영성과는 업계 내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의 올 3분 누적 영업이익은 1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760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의료 대란 직격타를 맞은 일부 제약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면하지 못한 것과 견줘 견고한 성장을 유지한 셈이다. R&D 사업도 순항중이다. 한미약품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 약의 상용화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출시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내년 하반기로 설정하고, 국내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GLP-1·GIP·글루카곤을 동시에 타깃하는 차세대 삼중작용제 HM15275, 경구용 비만치료제, 근손실 방지 및 섭식장애 개선 후보물질, 비만 디지털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내년에 R&D 비용을 올해보다 늘린 2000억원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문제는 오너 리스크다. 경영권분쟁이 진행 중이지만, 양 측의 격차가 커 주가 반등을 위한 재료로 사용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주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형제 측인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한미약품 대표 및 이사 해임 건이 부결되며 갈등은 좁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 20일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가는 각각 2.88%, 0.93% 하락했다. 앞서 지난 19일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 해임 건이 부결됐다. 이들의 이사 해임 건이 부결되면서 형제 측이 제안한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 선임 건은 자동 폐기됐다. 당초 사이언스 측은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해 이사회를 형제 측 6명, 4자연합 측 4명 구조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금융투자업계는 경영권분쟁이 결론나지 않으면 동종 업계 수준의 주가 반등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경영권분쟁 지속 시간이 길어질수록 경영성과에도 문제가 발생하면서 점진적인 기업가치 하락을 야기한다는 점 역시 우려되는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경영성과만을 놓고 보면 이렇게까지 주가가 빠지는 현상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리더십 안정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은행권, 새해부터 가계대출 빗장푼다...다주택자 규제는 계속

올해 7월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리 인상, 한도 축소 등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은행권이 내년 1월부터는 대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조금씩 규제를 완화한다. 해가 바뀌면서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다수의 은행권이 유지하고 있는 다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년 1월부터 현재 적용 중인 가계대출 규제 가운데 일부를 없애거나 완화할 예정이다. 현재 1억원으로 묶인 주택담보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늘리거나 폐지하는 방안, 올해 8월 중단한 신규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보험(MCI, MCG) 적용을 부활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MCI, 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해당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제외한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한도가 축소된다. 반대로 보험이 적용되면 서울 지역은 5000만원 이상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NH농협은행도 이달 30일부터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4개 상품(NH직장인대출V, 올원 직장인대출, 올원 마이너스대출, NH씬파일러대출) 판매를 재개한다. 내년 1월 2일부터는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다시 허용한다. 앞서 신한은행은 이달 17일부터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MCI와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도 다시 취급하기로 했다. 미등기된 신규 분양 물건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자금대출도 재개됐다. 다만 현재 대출 신청을 받더라도 내년 실행되는 대출부터 완화된 규정이 적용된다. 하나은행은 이달 12일부터 내년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택담보, 전세자금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우리은행도 이달 23일부터 비대면 가계대출 중단 조치를 해제한다. 은행권이 올해 7~8월부터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했다가 새해 들어서 규제를 완화한 것은 가계대출 총량이 새롭게 설정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올해 목표로 제시한 정책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말까지 맞추기 위해 지금까지 가산금리를 확대하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나아가 주택보유자의 수도권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는 식으로 규제를 강화해왔다. 금융당국은 내년 초부터 가계대출 관련 실수요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자금 공급을 원활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20일 “연말에는 연중에 있었던 수도권의 지나친 부동산 급등세에 대응해 엄정하게 가계대출을 관리했다"며 “내년에는 시기별 쏠림이 과하지 않도록 평탄하게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해가 바뀌면 가계대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자금 공급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은행권이 유지하고 있는 다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은행권은 1주택 보유자가 수도권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는 경우,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전국 어느 곳에서라도 집을 더 구입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해당 사례는 실수요자가 아닌 유주택자의 투자 목적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해부터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여유가 생겼다고 해도 유주택자 대상 주담대 규제를 풀어줄 명분은 없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상생 선순환 구조”...이웃사랑성금 160억 기탁

신한금융그룹이 이달 2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희망 2025 나눔캠페인'에 이웃사랑성금 160억원을 전달했다. 22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요 그룹사의 모금액 130억원과 신한금융희망재단의 후원금 30억원을 더한 160억원을 기탁했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시작한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사업 200억원, 지난 9월 온누리상품권 기부 100억원 등을 포함한 총 1924억원을 사랑의열매를 통해 이웃사랑성금으로 전달했다. 기탁한 성금은 위기가정 재기 지원, 학대피해아동 보호 및 쉼터 운영,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냉난방비 지원, 장애인 재활 지원 및 교육 강화 등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이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 전국의 전통시장 및 인근 상권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 기부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도 지속할 계획이다. 이날 기부금 전달 행사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그룹이 후원하는 스포츠 선수인 대한민국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 올 시즌 KPGA 투어 대상을 수상한 프로골퍼 장유빈 선수가 참석했다. 특히 두 선수는 진 회장의 주선으로 올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의 기부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함께 가입하게 되면서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 했다. 이와 별개로 신한금융은 올해 초 진옥동 회장이 연탄 5000장을 개인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전 그룹사 임직원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직접 나눔을 제안하고 실천하는 '솔선수범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솔선수범 릴레이'는 올해 총 4회차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다음달 예정된 '취약계층 겨울철 의식주 지원'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내년에도 캠페인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그룹의 임직원들이 모두 참여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마음의 나눔을 지속하고 있다"며, “신한금융은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내부통제 위기’ 우리금융, 자회사 CEO 확 바꿨다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장을 교체한 데 이어 6개 자회사 대표를 전부 물갈이했다. 잇따른 금융사고로 위기에 봉착한 만큼 인적 쇄신을 통해 우리금융의 신뢰를 다시 쌓겠다는 것이다. 우리카드 대표로는 최초로 외부 인사를 영입했고, 우리신용정보 대표로는 2019년 우리금융지주 재출범 이후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20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임기 만료를 앞둔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등 6개 자회사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했다. 지난달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발탁한 후 파격적인 쇄신 인사를 이어갔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에서 잇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한 데다 400억원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건도 확인되며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등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한 상태로, 우리금융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검사 결과에 대해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불법 대출에 관한 검사를 진행 중인데 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이 확인됐다"고 경고했다. 손 전 회장의 부당대출 책임 소재가 현 경영진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 원장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 등 검사 결과 발표 시기가 12월에서 내년 1월로 미뤄진 이유에 대해서도 “중요성이나 위법 행위의 엄중함에 대해 인식을 달리하거나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매운 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위기 의식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우리금융은 이번 고강도 인적 쇄신을 통해 그룹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회사 CEO 인사를 보면 우리카드에 진성원 전 현대카드 오퍼레이션(Operation) 본부장, 우리금융캐피탈에 기동호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CIB(기업투자금융)그룹장, 우리자산신탁에 김범석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 우리금융에프앤아이에 김건호 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장, 우리신용정보에 정현옥 전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 우리펀드서비스에 유도현 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장이 각각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특히 우리카드 대표에는 카드사 대표 처음으로 외부전문가 출신이 발탁됐다. 진성원 내정자는 1989년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30여년간 카드업계에 종사하며, 마케팅·고객관계관리(CRM)·리테일·오퍼레이션 등 주요 부문에서 역량을 쌓았다. 삼성·현대·롯데카드 등에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거친 만큼 최근 성장이 정체된 우리카드의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됐다. 지주 재출범 후 여성 CEO도 등장했다. 우리신용정보 대표로 추천된 정현옥 내정자는 1992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강남영업본부장, 투자상품전략그룹 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업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 후보가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채권 회수율 개선과 비추심 부문 성장동력 강화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내·외부에서 면밀한 검증을 거쳐 전문성, 혁신성, 영업력을 갖춘 CEO 후보들을 추천했다"며 “CEO들이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더욱 강력한 내부통제 기반을 구축하고 괄목할 만한 영업성과를 창출해 신뢰받는 우리금융을 복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외국인, 코스피 ‘매도 폭탄’에도 사들인 종목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2400선이 위태로운 가운데 인터넷·게임 업종과 방산주는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인 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1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34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중 절반가량인 1조6844억원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우(2281억원)까지 합하면 2조원에 가까운 규모다. 또 KB금융(4141억원), 현대차(2433억원), 신한지주(1973억원), 고려아연(1005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는 장기간 지속되는 모습이다. 정치적 불안정성에 정책 지속성까지 흔들리면서 연초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던 밸류업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은 그러나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SK하이닉스(3255억원), NAVER(2827억원), LIG넥스원(1037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909억원), 크래프톤(633억원) 등은 장바구니에 담았다. 상대적으로 악재에 둔감한 인터넷·게임과 확실한 수출 호재가 있는 방산으로 시선을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의 순매수액이 505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기(1700억원), 기아(1420억원), 현대차(1266억원), KB금융(935억원), SK이노베이션(925억원), 카카오(769억원) 등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은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기관은 대신 두산에너빌리티(1269억원), LG에너지솔루션(758억원), 하나금융지주(651억원), 한화오션(534억원), SK하이닉스(520억원)를 가장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 평균은 각각 1.17%, -0.32%로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발 통화정책 이슈에 따른 외부 타격까지 받은 만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고환율에 금리 인하가 지연될 우려가 겹치면서 자동차, 조선 등 수출업종에 눈길이 가지만, 오히려 경기방어주 성격의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고금리 환경이 마진에 유리한 금융 업종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외국인 1조 매물폭탄에 코스피 2400선 붕괴 위기…코스닥 2% 급락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이틀째 급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현·선물 시장에서 1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78포인트(1.30%) 내린 2404.15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6.30포인트(0.26%) 내린 2429.63으로 개장한 이후 낙폭을 키워가며 장중 2389.86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2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탄핵소추안 부결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9일 이후 9거래일만이다. 외국인이 8183억원, 기관이 88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개인만 7902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 10월 31일(8583억원) 이후 약 50일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2822억원을 순매도해 현선물 시장 합계 1조1000억원가량을 팔아치웠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통화정책 불확실성 우려가 남아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 고조, 미국 증시 '네 마녀의 날' 등 이날 밤 미국 증시 방향에 대한 경계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 마녀의 날'은 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 날을 일컫는 말로, 증시의 변동성이 매우 큰 특성을 가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론 삼성전자(-0.19%), SK하이닉스(-3.71%)가 나란히 내렸고 LG에너지솔루션(-3.90%), 삼성바이오로직스(-1.98%), 현대차(-0.71%), KB금융(-1.27%), 신한지주(-1.23%), 현대모비스(-2.4%), 포스코홀딩스(-1.33%) 등 시총 상위 대부분이 약세였다. HD현대중공업(2.16%), 한화오션(3.57%), HJ중공업(12.72%) 등 조선주가 강세를 보였고 셀트리온(0.05%), 기아(0.60%), 네이버(0.24%), 삼성물산(1.04%) 등도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16.05포인트(2.35%) 내린 668.31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43포인트(0.06%) 오른 684.79로 출발한 뒤 곧장 하락 전환해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875억원, 34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329억원을 순매수했다. 알테오젠(-3.32%), 에코프로비엠(-3.79%), HLB(-0.85%), 에코프로(-4.07%)를 비롯해 리가켐바이오(-3.01%), 엔켐(-3.00%), 셀트리온제약(-2.13%), JYP Ent.(-3.18%), 레인보우로보틱스(-2.29%), 펩트론(-3.68%), HPSP(-3.75%), 루닛(-11.90%) 등 대부분 시총 상위주가 하락했다. 삼천당제약(3.51%), 휴젤(1.63%), 리노공업(0.21%) 정도만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 내렸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내린 1451.4원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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