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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제, 맛·제형보다 ‘효능’으로 우열 가린다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이 올해부터 적용되는 규제 강화로 기존 맛, 제형 등 차별화 경쟁에서 효능 차별화 경쟁으로 선회할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화학 및 식품 전문기업 삼양사는 지난 15일 제로 슈거 숙취해소제 '상쾌환 스틱 제로' 2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설탕 대신 무화과·포도 등 자연에서 유래한 감미료 '알룰로스'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삼양사는 국내 최대 알룰로스 생산기업으로서 자체 효모 기술로 만든 알룰로스를 상쾌환 스틱 제로에 사용한다. 특히, 이 제품은 삼양사가 자체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한 효모추출물 '글루타치온'을 핵심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글루타치온은 숙취의 주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의 빠른 분해를 돕는 물질로, 삼양사는 지난해 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과 함께 인체적용시험을 수행, 음주 전에 글루타치온 성분을 섭취한 실험군의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위약(가짜약)을 먹은 대조군보다 57.8% 낮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숙취해소 기능성 표시제'가 시행, 숙취해소제는 기존 '기타가공품'에서 '기능성표시 일반식품'으로 분류되며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숙취해소 효능·효과를 실증한 자료를 구비하지 않으면 '숙취해소', '술깨는' 등의 표현을 제품에 표시하거나 광고에 사용할 수 없다. 기존에는 숙취해소 표시·광고에 관해 별다른 규제가 없었던 만큼 기업들은 숙취해소제의 주요 소비자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취향에 맞춰 과일맛 또는 환·스틱 등 편의성을 높인 제형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동시에 시장에서는 숙취해소제 제품이 실제로 숙취해소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업계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인체적용시험을 거치지 않은 군소 브랜드들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자연스럽게 맛·제형 경쟁에서 효능 경쟁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제도가 2019년 12월 행정예고 이후 5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 만큼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HK이노엔 '컨디션'을 비롯해 동아제약 '모닝케어', 종근당 '깨노니', 대웅제약 '에너씨슬 퍼펙트샷 쎈', 한독 '레디큐' 등 주요 숙취해소제들은 이미 인체적용시험을 마쳤으며 오랜기간 소비자 선택을 받아왔던 만큼 효능 입증도 크게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인체적용시험은 제품 전체 또는 주요 성분을 대상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한국식품산업협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시험결과를 표시·광고할 수 있다. 기업마다 자체 개발하거나 특허받은 성분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종근당이 최근 출시한 이중제형 숙취해소제 '깨노니 땡큐샷'은 특허 원료인 '노니트리'를 강조하고 있고, 동국제약의 녹여먹는 필름제형 숙취해소제 '이지스마트'는 사막지방의 다육식물 '아이스플랜트', 동아제약 '모닝케어'는 쌀눈대두발효추출물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는 현재 35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0%씩 성장하고 있는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이 이번 제도를 계기로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제품 난립과 과당경쟁을 억제해 새로운 성장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바이오신약 개발 ‘대기업 파워’ 세진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제약·바이오 신약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의 업계도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팜 등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의 성공사례를 들며 '대기업 가세'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위상 강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은 서울아산병원이 개발하는 신약 후보물질과 의료기기 기술 등을 모두 그룹으로 이전해 글로벌 상업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한 사전 움직임으로 HD현대그룹의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의학·약학 연구개발회사 'AMC사이언스'를 신설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서울아산병원(AMC·아산메디컬센터)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공익재단인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병원 연구조직인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신약 후보물질, 세포치료제, 의료기기 등을 연구해 왔다. AMC사이언스를 연결고리 삼아 서울아산병원의 임상 및 신약개발 역량과 HD현대그룹의 자본을 결합해 글로벌 신약 상용화에 나선다는 전략인 셈이다. 2023년 미국 항암신약 개발사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한 LG화학도 신학철 부회장이 새해 신년사에서 △친환경소재 △전지재료 △혁신신약을 올해 3대 핵심과제로 제시하면서 올 한 해에도 신약개발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아베오의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현재 신장암 치료제 '티니보-2', 두경부암 치료제 'AV-229' 등 총 21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3000억원 이상을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해 2030년까지 혁신신약 5개 이상 보유하는 제약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이다. CJ그룹의 바이오신약 개발 계열사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해 신약개발 자금을 확보했다. 2021년 CJ제일제당이 인수한 CJ바이오사이언스(옛 천랩)는 인수 이래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발효식품에서 분리한 생균을 활용한 경구용 면역항암제 'CJRB-1-1'등 마이크로바이옴(인체내 미생물 총칭) 기반 신약 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그룹이 2022년 바이오사업 깃발을 올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를 포함해 국내 3개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건설해 제약바이오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개발회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옛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 오리온그룹도 바이오 신약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는 글로벌 고령화 시대에 신약이 미래 먹거리로 꼽힐 뿐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 성공사례가 있는 만큼 대기업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창립이래 처음 연간수주액 5조원을 돌파했고, SK바이오팜은 개발부터 승인·출시·판매까지 자체 수행해 온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2028년께 연매출 1조원의 블록버스터 신약에 올라설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역시 최근 '2025 바이오산업 전망 리포트'에서 올 한해 바이오산업 4대 핫이슈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변화 △ADC·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새로운 신약기술 성장 △CDMO 성장 △국내 대기업의 바이오신약 투자 가속화 등을 꼽았다. 따라서, 업계는 신약개발에 30여년을 투자해 온 SK그룹을 성공사례로 꼽으며, 신약 1개 개발에 10년간 1조원 가량 투입이 필요한 제약바이오산업 특성을 감안해 자본력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긴 안목에서 바이오 투자를 지속해 업계 성장을 견인해 주기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제약바이오 2025 빅픽처] 셀트리온 “글로벌 신약 리더 도약 원년 만들겠다”

'세계 최초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 개발회사' 셀트리온이 새해 들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글로벌 신약 개발회사로의 변신을 공식화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셀트리온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셀트리온이 전체 신약 파이프라인 로드맵과 구체적인 개발 일정을 종합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다른 주요 사업을 제쳐두고 신약개발 계획만 집중 발표한 것은 바이오시밀러 회사에서 신약 개발 회사로의 변신을 공식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표를 맡은 서진석 대표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항체'를 두 축으로 제시하고, 우선 올해 4개 신약, 2028년까지 총 13개 신약에 대해 임상시험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ADC와 다중항체는 모두 항체의약품(인간의 항체로 만든 의약품)의 종류로, 항체의약품은 셀트리온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셀트리온은 2012년 세계 최초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출시하면서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동시에 오리지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환자 부담을 덜어주는데 크게 기여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오리지널 항체의약품과 동등한 효능을 가지면서 가격은 30% 가량 낮아 오리지널보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1~3분기 매출 9800억원을 기록, 지난해에 국내 의약품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등극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친김에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에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한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제품명)도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에 힘입어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5조원을 달성하고 2030년 1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 중 약 40%인 5조원은 신약, 60%인 7조원은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올린다는 복안이다.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우리나라를 바이오시밀러 강국으로 만든 쌍두마차로 불린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시장 태동기인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63개로, 이 중 한국이 14개를 차지해 1위 미국(26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3위 스위스(7개), 4위 독일·인도(각 6개)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도 장남 서진석 대표를 발표자로 내세우며 후계구도를 공식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바이오시밀러 강국에서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할 때까지 현직을 지키고 싶다는 바람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3년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서정진 회장은 “현직에 있을 때 세계 3대 바이오헬스케어 중심국으로 미국·유럽·한국을 꼽을 수 있도록 선도 역할을 하는 셀트리온그룹을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JP모건 컨퍼런스에서 서정진 회장은 “많은 환자들이 합리적 가격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다양한 신약 개발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빠르게 확대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셀트리온의 미래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탈바꿈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고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HLB 간암신약, 美 FDA 실사 완료…‘승인 초읽기’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허가를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마지막 관문인 제조 및 품질관리(CMC) 실사가 완료됐다. 15일 HLB에 따르면 이번 FDA의 CMC 실사는 HLB의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인 '캄렐리주맙'의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이달 초 진행됐다. HLB의 항암제인 리보세라닙에 대한 실사는 이미 완료됐다. CMC 실사는 FDA 심사관이 의약품의 생산시설을 방문해 전체 생산시설과 공정을 직접 확인하는 절차로, 이번 실사는 지난해 1차 허가 심사 때 통보받았던 보완사항을 포함해 모든 시설과 공정에 대해 원점부터 재점검하는 수준으로 진행됐다. HLB는 항서제약이 총 3가지 경미한 사항에 대해 개선 요청을 받았으며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해당 사항을 전달받은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도 요청받은 사안들이 신약허가에 영향을 끼칠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완료된 임상병원 모니터링(BIMO) 실사에 이어 이번 CMC 실사도 예정보다 일찍 진행됐다는 점, 대대적으로 진행된 실사 결과 경미한 3가지 사항의 지적만 있었다는 점, 항서제약과 엘레바가 모두 빠르게 개선이 가능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는 점을 들어 신약허가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는 입장이다. HLB는 항서제약이 곧바로 3가지 사항에 대한 보완서류를 준비하고 있으며, FDA 규정에 따라 15일(영업일 기준) 내에 FDA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일정을 밝혔다. 이후 FDA는 개선사항을 반영해 신약허가 결정기일인 오는 3월 20일 내에 신약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보세라닙은 HLB가 약 10년간 총 4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개발해 온 경구용(먹는) 표적항암제로,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신생혈관의 생성을 억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의 약물이다. 이러한 기전 덕에 간암을 비롯해 위암, 대장암, 난소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활용할 수 있으며 면역활성 효과도 있어 성장잠재력이 큰 신약으로 평가된다. 앞서 HLB는 지난 2023년 간암 1차 치료제로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으로 미국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냈다가 지난해 5월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아 항서제약의 보완 작업을 거쳐 같은 해 9월 품목허가 재신청을 냈다. 리보세라닙이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면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에 이어 두 번째로 FDA 승인을 받은 국산 항암제가 된다.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관리자(CTO)는 “기존에 FDA 허가가 돼있지 않은 2개 약물간의 병용요법인만큼 FDA는 이번 CMC 실사에서도 원점에서 검토하는 수준으로 모든 사안을 면밀하게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며 “항서제약과 엘레바 모두 사소한 미비점이 없도록 신약 승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셀트리온 “2028년까지 신약 파이프라인 13개 추가”

셀트리온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 '2025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의 구체적인 개발 로드맵을 처음 공개하고 글로벌 신약기업 도약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셀트리온은 JPM 행사 이틀째인 이날 오후 행사 핵심무대인 메인트랙에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을 주제로 신약 개발 성과와 향후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는 “올해까지 총 11종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지난해 조기 달성하며,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능력을 대외적으로 충분히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그동안 축적해온 항체의약품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셀트리온의 성장을 견인할 쌍두마차로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신약개발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T-P70', 방광암 치료제 'CT-P71' 등 기존 치료제를 개선한 바이오베터 ADC 신약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치료제에 사용되는 'PBX-7016'은 셀트리온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공동개발한 페이로드(세포독성항암제)로, 낮은 독성과 높은 종양성장억제(TGI) 효과를 나타내 같은 기전의 치료제 중 가장 우수한 효과를 내는 '베스트 인 클래스' 신약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중표적을 차별화된 '이중특이적 ADC'와 다중항체 신약 개발에도 나선다. 현재 종양 표적 외 독성 개선을 입증한 다중항체 항암신약 'CT-P72' 등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차세대 다중항체 치료제로 안전성은 강화하면서 암 표적에만 항체를 활성화시키는 '조건부 활성 다중특이항체', 다양한 면역세포의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면역항암 다중특이항체'에 중점을 두고 개발한다는 목표이다. 이같은 전략에 맞춰 셀트리온은 오는 2028년까지 ADC 분야에서 9개, 다중항체 분야에서 4개 등 총 13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ADC 신약 3건, 다중항체 신약 1건의 임상시험 신청을 완료하고, 내년에 ADC 신약 2건과 다중항체 신약 2건, 오는 2027년 ADC 신약 3건, 2028년은 ADC 신약 1건과 다중항체 신약 1건의 IND 제출을 차례로 추진한다는 신약개발 로드맵을 제시했다. 서진석 대표는 “차세대 신약 개발이 본격화한 지 2년만인 올해 4개 신약 후보물질이 순차적으로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선두 후보물질은 비임상부터 남다른 개발 속력과 성과를 보이고 있어 셀트리온의 글로벌 신약기업 도약 목표는 빠르게 실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 참석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많은 환자들이 합리적 가격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다양한 신약 개발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셀트리온의 글로벌 신약사 도약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로직스, 2조원 수주 ‘새해 잭팟’…캐파 경쟁력 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해 벽두부터 역대 최대액인 2조원 수주를 성사시켰다. 올해 목표 매출 5조원의 40%에 해당하는 실적으로 쾌조의 발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공시를 통해 유럽 제약사와 14억1011만달러(약 2조747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액은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 5조 4035억원의 38%에 이르는 수치로, 지난해 10월 1조 7028억원 규모의 최대 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만에 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번 계약 기간은 오는 2030년 12월 31일까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계약은 대부분 5~10년 장기 계약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금액은 2021년 1조1602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1조7835억원 △2023년 3조5009억원에 이어 지난해 5조4035억원으로 5조원 돌파 기염을 토했다. 수주액 증가에 발맞춰 연간 매출액도 △2021년 1조5680억원 △2022년 3조13억원 △2023년 3조6946억원 △지난해 4조4600억원(추정치)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연초 2조원대 잿팍을 터트리며 올해 '매출 5조원 달성'의 기대감을 불어놓고 있다. 특히, 수주액 증가와 생산설비 증설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조화롭게 맞물려 동반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평가를 받는다. 수주 증가에 따라 신규 생산시설을 곧바로 가동할 수 있어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글로벌 생산설비 과잉 우려를 불식시킬뿐 아니라 매출기준 글로벌 순위경쟁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4월 18만ℓ 규모의 인천 송도 제5공장 가동을 목표로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완공 시 총 생산능력을 78만4000ℓ로 끌어올려 생산용량 기준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기업 1위를 굳건히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5공장에 이어 6~8공장까지 들어서는 오는 2032년에는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의 전체 가동에 따른 총 생산능력도 132만4000ℓ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매출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위 스위스 론자, 2위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3위 미국 카탈란트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후지필름다이오신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을 5~6위로 밀어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론자, 우시바이오로직스, 후지필름다이오신스 등은 공격적 설비투자를 펼치며 생산용량 및 매출 순위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업계는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미국 '생물보안법'이 지난해 미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재추진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는 생물보안법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한국 CDMO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로직스 ‘새해 잭팟’…2조원 단일수주 최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해 시작과 함께 2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2025년 첫 수주 성과를 알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공시를 통해 유럽 소재 제약사와 14억1011만달러(약 2조747억원) 규모의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창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 5조4035억원의 40% 수준이다. 계약기간은 2030년 12월 31일까지며 고객사 및 제품명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자체 최대 수주 기록을 또 한번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조7028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지 불과 3개월여 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계약을 잇따라 3건 체결하는 등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 금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5조4035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 총액은 176억달러를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천 송도 5공장은 18만리터 규모로 오는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완공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리터의 세계 1위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2025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투자자 및 잠재 고객사와 미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무대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제약바이오 컨퍼런스에 잇따라 참석해 경쟁력을 알리고 비즈니스 네트워킹 및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에경 초대석] 이승규 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 “존재감 커진 K-바이오, 대전환 서둘러야”

“지금 한국 바이오산업은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점진적 제도 개선이 아닌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혁신신약 개발, 조단위 기술수출의 잇따른 성사 등 국내 바이오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이 기회를 잡기 위한 산업계와 정부의 패러다임 대전환을 주문했다. 이승규 부회장은 먼저 그동안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에 대해 국제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폐암신약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에서 처방 건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바이오벤처의 기술이전 규모도 커지면서 조단위 기술수출도 지속되고 있죠." 이 부회장은 세노바메이트의 경우 SK바이오팜이 개발부터 임상, 승인, 출시, 마케팅까지 독자 수행해 성공했고 렉라자는 벤처기업-제약사-빅파마라는 전통적 경로를 통한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글로벌 빅파마들도 한국을 몇 안 되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 국가로 인식하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이 다시없을 기회를 맞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승규 부회장은 이 기회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특히 현재의 국내 정세불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불확실성의 해소를 주문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바이오 투자시장이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도 올해 상반기부터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계엄·탄핵 여파로 예측가능성을 중시하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우리나라는 후순위 투자대상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금 찾아온 기회는 길어야 3~5년으로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인도는 물론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바이오 분야에서 우리보다 뒤쳐져 있었던 일본도 이제는 도전적인 투자로 우리를 앞지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우리 바이오산업이 '팔로워(추격자)' 전략으로 성장하는데 성공해 왔다면 이제는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성장을 위한 팔로워 전략은 성공적이었으며 해외에서도 한국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이제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산업 경쟁력 못지않게 제도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며 새해는 여기에 방점을 둬야 합니다." 이승규 부회장은 제도 경쟁력 강화와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해법으로 산업계가 주도하는 범부처 컨트롤타워 구축과 이를 통한 어젠다 제시 및 이를 뒷받침할 범부처 협업체계를 강조했다. 산업적 인사이트(통찰력)를 갖춘 산업계가 주도해 미래 방향 및 어젠다를 제시하고 이를 학계가 뒷받침하며 정부부처가 범부처 협업 통해 이를 실현하고 지원하는 명실상부 범국가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이 범국가 컨트롤타워가 모든 분야를 다 다룰 필요는 없으며 가장 중요한 몇 개 어젠다만 추려 제시해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바이오벤처의 상장유지조건을 개선해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방안을 꼽았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는 '법인세 비용 차감전 계속사업 손실(법차손)'이 3년간 2회 이상 자본의 50%를 초과하거나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인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추후 상장폐지될 수 있다. 다만 기술특례상장제도로 상장한 바이오벤처의 경우 법차손 요건은 3년, 매출액 요건은 5년간 적용유예를 받는다. 그러나 신약 1개 개발에 통상 10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적용유예 기간은 턱없이 짧아 실효성이 부족하므로 상장유지조건을 현실에 맞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게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바이오 분야의 경우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투자자가 모이지 않고 펀드가 조성되지 않아 코스닥이 활성화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해야 하며 그 첫째로 법차손 문제를 융통성 있게 풀어줘야 합니다." 특히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제도와 같은 획기적인 제도가 새롭게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술특례상장제도는 보유기술이 유망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무제표상 적자가 있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15년 한 해에만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기업이 10개에 이를 정도로 바이오기업의 성장발판 역할을 톡톡히 했으나 20년간 지속된 상장요건 규제가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제도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도로 이 제도 덕분에 벤처기업의 도전정신을 키워줬고 국내 바이오산업이 획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려면 20년 전 도입됐던 기술특례상장제도 수준의 파급력 있는 제도들이 나와야 할 때입니다." 세부적으로 이 부회장은 상장폐지 조건으로 매출을 기준으로 하기보다 기술의 미래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주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신약개발 벤처기업이 기술특례로 상장한 뒤 5년 후 매출 30억원을 올리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신약개발에 투자할 비용으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물티슈 회사를 인수하기도 하죠. 이래서는 신약개발에 전념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상장유지조건으로 매출을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최초 공모가보다 주가가 몇% 하락했는지 등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가는 기술의 미래 가치의 척도일 뿐만 아니라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처음 공모가를 너무 높게 설정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법차손 문제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고요."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혁신기술을 심사하기 위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인력 확충이 컨트롤타워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CGT, ADC 등 혁신기술을 신속히 심사하기 위해서는 식약처의 심사인력을 늘리고 전문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식약처 혼자 힘으로 되지 않고 행정안전부가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 줘야 합니다. 범부처 협업이 필요한 대표적인 사례이고 이러한 범부처 협업체계 구축이야말로 컨트롤타워가 해야 할 역할이죠." 이 부회장은 미국 FDA 사례를 벤치마킹해 식약처 심사관 채용의 투트랙 정책도 제안했다. “신약개발 기업이 신속한 인허가를 원한다면 높은 심사료를 책정해 심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심사료로 3~4개월 근무기간의 계약직 심사관을 채용함으로써 신속한 신약 승인이 가능하고 심사 후 계약직 심사관은 다시 산업계 연구원으로 돌아가 심사업무 경험을 연구 현장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이 부회장은 그린바이오 분야에서는 유전자재조합생물(GMO), 융복합바이오 분야에서는 개인정보보호 등의 과제가 범부처 협업이 필요한 핵심 과제이며 이러한 과제를 도출해 제시하는 것이 범부처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린바이오 분야에서는 유전자가위(크리스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기존 GMO 관련 규제가 유전자가위 기술의 도입을 저해하고 있고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엄격한 국내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보건의료 관련 빅데이터 수집 및 활용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부처는 물론 국회와의 논의와 협업도 필요하다. 이승규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는 75~80% 가량 완성됐지만 아직 생태계가 완성된 것이 아니다. 산업은 아직 선진국이 아닌데 제도만 선진국 수준으로 엄격하게 갖춰놓고 규제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생태계도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3월 미국이 백악관 주도로 범부처 컨트롤타워인 '국가바이오경제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중국 역시 바이오산업에만큼은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전면 도입한 만큼 우리도 전환기를 이끌 컨트롤타워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범국가 컨트롤타워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인사이트(통찰력)을 갖춘 산업계가 주도해 핵심 어젠다를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해 이를 각 정부부처가 실천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합니다. 새해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현실에 맞는 한국만의 제도가 나오는 원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 Who's 이승규 △연세대학교 공학박사 △일본동경공업대학 객원연구원 역임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 △국무총리 산하 디지털·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 자문위원 △미래의학연구재단 이사장 △한국생물공학회 부회장 △(재)국가신약개발재단(KDDF) 이사/투자심의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D투자 혁신자문단' 자문위원 △다부처공동기획사업 추진위원회 민간위원 △국회 산하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회 이사 △방역연계범부처감염병연구개발사업단 이사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에피스, 희귀질환 치료제 美 출시 위한 파트너십 체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바이오텍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와 희귀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성분명 에쿨리주맙)의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상업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에피스클리 개발사로서 제품의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하고 테바는 미국 내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을 맡을 예정이다. 에피스클리는 미국 알렉시온이 개발한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전신성 중증 근무력증(gMG)의 치료제로서 에피스클리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솔리리스는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가 큰 대표적인 초고가 바이오의약품으로, 미국에서 PNH 치료를 위해 환자 1인당 연평균 투약 금액은 약 52만달러(약 7억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과 한국에서 직접 판매 체제를 통해 에피스클리를 의료 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유럽에는 지난해 7월 출시했으며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프랑스 최대 구매조합(UniHA) 및 네덜란드 주정부 입찰 수주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난해 4월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제품을 출시, 초고가 바이오 의약품의 환자 접근성을 제고하고 국가 재정 경감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에피스클리는 초고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함으로써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본질적 의미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의약품"이라며 “앞으로 테바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도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제약바이오 2025 빅픽처] 유한양행 “창립 100주년에 글로벌 톱50 파마 달성”

국내 전통제약사 매출 1위 기업 유한양행은 내년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에 글로벌 50대 빅파마(거대 제약사)에 오른다는 목표를 내걸고 올 한해를 이를 위한 준비의 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올해는 창립 100주년을 바로 앞두고 있는 해인 만큼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을 위해 신약개발 등 핵심과제에 대한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조기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창립 99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올 한해 제2, 제3의 렉라자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30여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올 한해 이 가운데 총 12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 단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후보물질은 고형암 치료를 위한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이다. 현재 임상 1·2상을 동시 진행 중이며 올해 중 국제학회에서 임상결과를 발표한다는 목표다. 이 약물은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동시에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는 두가지 효과(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를 동시에 가지는 차세대 항암제로, 개발에 성공하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약물이다. 이밖에 알레르기·천식 치료제 'YH35324'는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임상 1상을 시작한 희귀유전질환 고셔병 치료제 'YH35995' 역시 제2의 렉라자로 기대를 모으는 약물이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한 후 자체 임상을 거쳐 미국 존슨앤드존슨에 약 1조8000억원에 기술수출한 약물로, 렉라자의 성공은 '바이오벤처-제약사-글로벌빅파마'로 이어지는 산업생태계의 협업관계를 잘 보여준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존슨앤존슨은 지난 7일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경쟁약물인 블록버스터 의약품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보다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렉라자는 조기에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에만 렉라자 FDA 승인 대가로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6000만달러(약 800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한 유한양행은 올해 렉라자 매출 확대에 따른 로열티 수입 확대 기대감이 커진 셈이다. 이로써 지난해 창립이래 최초로 매출 2조원 돌파(2조700억원)가 추정되는 유한양행은 올해 매출 2조3000억원 안팎이 전망되고 있고,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도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의 2.0~4.8%를 훌쩍 뛰어넘는 7%대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오르기 위해서는 4조원 가량의 연매출이 필요하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승인 및 매출 확대를 통한 마일스톤·로열티 수입, 신약 후보물질의 추가 기술수출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한편 유한양행은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항일 독립운동 실화를 뮤지컬로 재현한 '스윙 데이즈-암호명 A'를 제작,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2월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함으로써 유한양행의 창립 100주년과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을 알리는데에도 힘쓰고 있다. 조욱제 대표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에 따라 인류 건강을 위한 혁신신약 개발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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