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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없는 ‘최후의 4분’… 제주항공 사고 원인 추정의 영역으로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 원인 규명의 열쇠로 기대된 블랙 박스가 마지막 4분을 담고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정확한 사고 분석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고, 대체 증거들에 입각한 추정에 따라 사건을 재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분명한 한계가 예상된다. 13일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11일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제주항공 사고기를 조사한 결과,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충돌하기 4분 전인 8시 59분부터 비행 기록 장치(FDR)와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 자료 저장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현장 조사 관계자들은 엔진에서 새털을 발견해 운항 중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블랙 박스 속 비행 기록 장치(FDR)와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 속 자료를 통해 사고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항철사조위 관계자는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충돌하기 4분 전인 8시 59분부터 FDR과 CVR 자료 저장이 중단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FDR과 CVR 모두 자료 저장을 멈춘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통상 블랙 박스는 항공기의 전원 시스템에 연결돼있을 때 기록을 지속한다. 그러나 전력 공급원인 엔진이 정지하거나 보조 전원 장치(APU)가 차단되면 블랙 박스 역시 작동을 멈추게 된다. 기록 중단의 원인으로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양쪽 엔진 정지에 따른 전원 셧다운이나 블랙 박스 자체의 결함·손상 등이 거론된다. 우선 737-800 기종의 경우, 주 전력은 양쪽 엔진에 장착된 발전기(IDG)에서 생산된다. 따라서 양쪽 엔진이 모두 정지하면 주 전력 공급이 중단된다. 블랙 박스는 항공기 사고 조사에 필수적인 장비이기 때문에 매우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제작되고 관리된다. 하지만 극심한 충격이나 화재 등으로 인해 블랙박스가 손상될 경우 기록이 중단되거나 손실될 수 있다. 이번 사고의 경우 기체가 로컬라이저와 충돌하며 큰 폭발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기체가 심하게 파손됐기 때문에 블랙 박스 역시 손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토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이탈 사고로 전손 처리된 보잉 737-800(HL8088) 여객기는 2009년 9월 4일 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아일랜드의 저비용 항공사(LCC) 라이언에어(Ryanair DAC)가 주문해 리스 형태로 운용했던 기재다. 라이언에어는 계약 만료 기간인 2017년 1월까지 비행에 투입했고, 이후 제주항공이 같은 해 2월 3일 리스 방식으로 도입해 사고 당시까지 띄웠다. 사고기가 제작되던 당시에는 보잉이 블랙 박스의 전력 공급원을 엔진으로만 뒀다. 이후 미국 연방항공청은 3월 7일 블랙 박스 보조 전원 장치 의무화를 명문화했지만 그 이전이나 유예 기간 중 생산된 항공기에 대해서는 개조 지시 소급 적용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사고 발생 이후 사조위가 사고 발생 4분 전에 있었던 FDR과 CVR의 저장 내역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단서로 작용할 마지막 4분의 기록을 확보하지 못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은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추정을 통한 조사 작업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사조위는 △관제 기록 △생존자 진술 △목격자 증언 △기체 잔해 분석 등 다각적인 조사를 통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종사-관제사 간 교신 내용을 분석하면 조종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어떤 정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엔진·동체 등 기체 잔해의 손상 상태를 정밀 분석하면 버드 스트라이크의 강도와 충돌 각도, 충돌 당시의 기체 자세 등을 추정할 수 있어서다. 김인규 한국항공대학교 비행교육원장은 “당시 조종사들의 진술을 확보하면 가장 좋겠지만 모두 사망해 사고 분석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사조위는 버드 스트라이크 당시와 그 이전의 파라미터 등 남아있는 자료를 근거로 분석 작업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마지막 4분의 기록이 없더라도 제반 증거를 모으면 사고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면도 “양쪽 엔진의 교류 전력을 블랙 박스에 공급하는 APU 가동이 되지 않았던 점은 의문"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독3사’ 지위 잃은 아우디, 올해 신차 16개 쏟아붓는다

수입차 시장서 입지를 잃은 아우디코리아가 올해 판매 부진 극복에 총력을 다한다. 특히 고객 접점 확대, 한국 시장 역대 최대 16개 신차출시 등을 통해 '수입차 3인자'의 자리를 되찾을 방침이다. 13일 아우디코리아는 신라호텔 서울 영빈관에서 '신년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행사는 지난해 5월 부임한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사장이 국내 미디어와 공식적으로 만나는 자리로, 긴밀한 소통과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스티브 클로티 사장은 아우디코리아의 2024년 주요 성과를 설명하고 2025년 계획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 또 지난해 프리뷰 행사를 통해 공개한 '더 뉴 아우디 Q6 e-트론' 소개와 '더 뉴 아우디 SQ6 e-트론', 얼마 전 출시한 '더 뉴 아우디 Q7', '더 뉴 아우디 Q8', '더 뉴 아우디 Q4 e-트론' 등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병행됐다. 스티브 클로티 사장은 “사업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현지 문화와 사람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발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아우디코리아는 심각한 판매부진에 빠졌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2024년 수입 승용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 전년 대비 47.9% 감소한 9304대 판매를 기록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약 3%대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줄었고, 판매 순위도 7위까지 내려앉았다. 아우디코리아는 한때 '독일 3사'로 불리며 수입차 시장 최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했었다. 2022년엔 2만1402대 판매, 점유율 7.55%를 기록해 안정적으로 3위에 올랐고 하락세를 보인 2023년에도 1만7868대, 점유율 6.59%를 기록하며 3위권은 유지했었다. 그러나 지속된 판매 하락세로 인해 지난해엔 7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업계선 아우디코리아의 판매부진에 대해 볼보, 렉서스 등 동급 경쟁자의 성장과 지나치게 왔다갔다하는 '고무줄 할인' 등을 문제로 꼽았다. 지난해 KAID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서 볼보와 렉서스는 각각 1만5051대, 1만3969대 판매를 기록했다. 볼보는 '안전', 렉서스는 '효율'을 강조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아우디에 뒤처지지 않는 프리리엄 수입차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우디코리아는 매년 갑작스러운 대형할인을 수시로 진행해 정가로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지적을 받아왔다. 하루 차이로 차량 가격이 수천만원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기에 빠진 아우디코리아는 우선 신차 출시로 부진을 극복할 방침이다. 지난해 프리뷰 행사를 통해 공개한 '더 뉴 아우디 Q6 e-트론'을 비롯해 '더 뉴 아우디 A6 e-트론', '더 뉴 아우디 A5', '더 뉴 아우디 Q5' 등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신차를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Q6 e-트론은 인상적인 주행성능 및 충전, 향상된 효율성이 돋보이는 '기술을 통한 진보'를 보여주는 프리미엄 순수전기 모델이다. A6 e-트론 역시 'PPE(Premium Platform Electric)' 플랫폼을 적용해 성능, 주행거리, 효율성, 충전 등 모든 측면에서 혁신을 이뤘고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오랜 강자인 아우디 A6를 계승한 역동적이고 우아한 외관 디자인과 새로운 실내 디자인이 돋보이는 순수전기 프리미엄 대형 세단이다. 또 A5와 Q5는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전용으로 새롭게 개발된 'PPC (Premium Platform Combustion)' 플랫폼이 적용됐다. 이어 아우디코리아는 서비스 품질 강화를 통해 고객과의 유대감 강화에도 나선다. 올해 아우디코리아는 딜러사들과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새로운 도약이라는 목표 아래 네트워크 확대 전략을 세우고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고 손쉽게 프리미엄 브랜드 경험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아우디 파트너 컨벤션' 행사에 아우디 공식 딜러사 대표단과 참석해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고, 올 한 해 출시될 신차들을 경험하며 파트너십을 다지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아우디코리아는 효율적이고 디지털화된 운영을 기반으로, 고객 구매 행동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딜러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 고객 접근성을 강화하고 친근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접근성을 강화한 친근한 씨티몰 전시장 형태로 변화하면서 네트워크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올해 신차 전시장은 기존 32개에서 35개로 확대된다. 서비스센터는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기존 32개에서 37개로 증대할 예정이다. 특히, 고객 밀집 지역인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는 고객들이 30분 이내로 서비스센터에 접근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그간 지적이 많던 가격 정책에 대해선 브랜드 이미지와 딜러사의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적의 가격을 뽑아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2025년을 혁신과 재도약의 해로 삼아 한국 시장에서 아우디 브랜드의 입지를 견고히 할 것"이라며 “고객 경험 강화를 통해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와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중소 알뜰폰 잇단 사업철수…정부 종합대책만 쳐다본다

알뜰폰 업계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사업을 철수하거나 혜택을 축소하는 중소 업체가 늘고 있다. 올해 전파사용료 등 재무적 부담이 커지며 고사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업계는 이번주 발표될 정부의 통신정책 방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은 최근 아이즈비전에 알뜰폰 브랜드 '스노우맨'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알뜰폰 사업 부문에서 약 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여유모바일 역시 알뜰폰 사업에서 철수키로 했다. 이 회사는 현재 관련 사업부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측은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최근 몇 년 간 수익성 악화로 사업 부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인기 요금제를 폐지하거나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알뜰폰 비교 플랫폼 폰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프로모션 요금제 최저 가격은 3사 통신망 모두 2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보다 SKT망 31%, KT망 54%, LGU+망 64% 인상된 수치다. 프로모션 요금제는 알뜰폰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해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는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 알뜰폰 가입자의 통신 3사 이탈이 심화하면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의 이동 건수는 63만2119건으로 전년 대비 45.4% 증가했다. 향후 입지 확장과 수익성 창출이 더 어려워지면서 사업을 철수하는 업체가 많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부터 전파사용료,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의무화 비용 등 재무적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전파사용료는 주파수와 같은 전파자원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관리세로, 가입자당 비용이 부과되며 사업자가 부담하는 구조다. 통신 3사와 동일하게 분기별 약 2000원으로, 공용화율·환경친화계수·로밍계수·이용효율계수 등 일부 감면요소를 적용하면 회선당 약 1200원대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도 알뜰폰 업계엔 악재다. 통신 3사의 보조금 제약이 없어져 경쟁이 유발될 경우 자급제 수요가 위축되고, 가입자 이탈이 더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교체할 예정인 알뜰폰 가입자의 48%가 “단통법 폐지로 통신 3사의 보조금이 많이 제공될 경우 통신 3사로 이동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3월부터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이 정부가 주도하는 사전규제에서 사후규제로 전환됨에 따라 알뜰폰 사업자들이 통신 3사와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가 통신 3사로부터 망을 빌리는 비용을 뜻하는데, 이것이 인상될 경우 업계 입장에선 더 낮은 가격의 요금제를 내놓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양 사업자 간 협상력 차이가 커 인하 여력이 제한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같은 업계의 애로사항을 반영해 통신 3사와 금융권 등 대기업 알뜰폰 계열사의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알뜰폰 점유율 제한법'이 최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이번주 발표 예정인 정부의 종합대책에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는 이유다.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비롯해 제4이동통신사 도입 관련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단통법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할 정책과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관련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정부는 교환망과 자체 서비스를 갖춘 풀MVNO(자체 설비 보유 알뜰폰) 활성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지원책으로는 '대역폭 과금제'가 거론돼 왔다. 통신 3사로부터 일정 용량 회선을 정액제로 대여하는 형식이다. 다만 현재 업계에서 풀MVNO 구축 여력이 있는 사업자가 없어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영세 알뜰폰 사업자들의 기술, 서비스를 높이는 방법 등 수익성(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스테이지엑스 지정 철회로 좌초됐던 제4이통 정책 연구반 논의 결과도 같은 날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는 제4이통 재추진 의지가 강하지만, 알뜰폰 육성 기조와는 거리가 있는 정책으로 분류된다. 실질적으론 알뜰폰과 똑같은 비즈니스를 하게 돼 경쟁자가 통신 3사가 아닌 알뜰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매대가 사후규제 속에서 시장 점유율 상한을 정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이미 통신 3사의 중저가 요금제 출시로 가격 경쟁력도 크게 잃은 상황"이라며 “자칫 메기 효과가 발현되는 게 아닌 제4이통·알뜰폰 다 같이 죽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이 경우 이득을 보는 쪽은 통신 3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같은 게임해도 경험은 다 달라” 게임업계 ‘AI’로 성장 돌파구

국내 게임 산업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AI) 도입이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AI를 통해 게임의 재미와 몰입감을 한 차원 끌어올리며 유저 경험의 혁신을 꾀한다는 목표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이 게임 산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기술 'CPC'를 선보였다. CPC는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다. 기존 NPC(Non-Player Character)는 미리 입력한 명령대로만 움직였다면 CPC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 수준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전략에도 협력한다. 크래프톤은 대표 지식재산권(IP)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오는 3월 28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으로 출시되는 '인조이' 등 다양한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위메이드의 개발 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차기작 '미르5'에 등장하는 AI 보스 '아스테리온'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아스테리온은 기계 학습을 통해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해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욱 정교하고 진화한 공격을 선보이는 특이한 콘셉트의 보스다. 이용자들은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 아스테리온에 도전해야 한다. 넥슨의 경우 팀 기반 1인칭슈팅(FPS) 게임 '더 파이널스'에 생성형 AI를 적용했다. 게임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중계 코멘트를 생성하는 것이 골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AI 연구개발(R&D)을 담당하던 리서치본부를 분사시켜 자회사 '엔씨 AI'를 출범했다. 향후 게임 제작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게임업계는 AI 기술 도입을 통해 혁신적인 게임 콘텐츠를 창출함으로써 성장 정체를 극복하겠다는 포부다. 국내 게임시장은 202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약 19조7000억원으로 전년(22조2149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의 역성장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상황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게임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것은 모바일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위주의 기존 성공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 시장의 부진은 MMORPG 장르로의 편중이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심화되면서 라이트 유저들이 이탈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해외 모바일 게임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되고 있는 점도 국내 게임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TOP10 중 해외 게임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는 게임 내 AI 적용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은 게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일례로 진화하는 AI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은 플레이어에게 예측 불가능하고 도전적인 게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한계에 도전하는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AI 기술은 게임 제작비용을 낮추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개발자들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 사격도 더해질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업무 현황 보고서를 통해 “AI 활용 게임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미래 시장 선점을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컴그룹, 한컴라이프케어 매각 철회… 공모가 25% 수준 추락 영향

한컴그룹이 방위·안전장비 전문업체 한컴라이프케어(前 산청) 지분 매각을 철회하고, 방산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실적 향상에 나서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군용 방독면 시장은 8억달러(약 1조17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8% 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2032년에는 11억달러(약 1조6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발수단 고도화 등에 따른 화학·생물학·핵무기 위협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국내에서 7차례에 걸친 K-5 방독면 양산으로 K-1을 대체하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7차 양산 계약은 115억원 규모다. K-5는 한컴라이프케어가 2016년부터 자체 개발한 신형 방독면으로, 정화통이 양쪽에 달려 왼손잡이도 사용하기 쉽다. 무게를 줄였고, 음료 취수관 연결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호흡저항을 낮추고, 정화통 하나를 분리결합하는 동안 다른 하나로 호흡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2개였던 렌즈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전체 면적을 키운 것도 특징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최근 세계 최대 방독면 시장으로 평가되는 미국에도 진출했다. 현지 개인안전장비 전문업체와 K-3·K-11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초도물량을 수주한 것이다. K-3는 K-1의 수출용 모델, K-11은 진압 등 시위 대응 목적으로 착용 가능한 제품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을 충족하는 성능도 갖췄다. 앞서 필리핀 육군과 100억원에 달하는 군복 납품 계약을 맺는 등 4% 남짓인 국방부문의 수출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해외사업을 총괄하면서 북미 뿐 아니라 호주·유럽·중동 등으로 판로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내수의 경우 예비군 교전훈련장비체계 납품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올해 말이 납기인 관련 수주잔고는 90억원을 상회한다. 특히 K-77 사격지휘장갑차와 K-56 탄약운반장갑차 후방카메라 장착, 지상레이저 표적지시기 2차사업을 비롯한 현존전력 극대화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현존전력 극대화는 운용 중이거나 생산단계에 있는 무기체계의 개선 필요사항을 신속하게 조치, 장비 성능·품질·운용성 등을 높이는 프로잭트다. 이를 포함한 국방부문 매출은 연간 300억원을 오가는 수준으로, 한컴라이프케어는 추가 수주를 통한 지속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한컴그룹이 한컴라이프케어 재매각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13일 기준 주가가 3435억원으로 형성되는 등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 보다 75% 가까이 하락한 탓에 매각에 따른 이득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분야 투자를 위한 실탄 획득을 위해 다시금 인수 대상을 찾을 수 있다. 반면, 글로벌 안보 위기 고조와 국방비 증가로 방위산업이 성장하는 가운데 이같은 수혜를 입는 회사를 매각할 필요가 있냐는 반론이 맞선다. 실제로 지난해 1~3분기 한컴라이프케어 매출(총 73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영업이익(63억원)은 273% 불어났다. 4분기를 포함하면 매출 1051억원·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413억원·150억원으로 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한컴라이프케어의 성장 가능성이 매각 철회로 이어졌고, 위성·드론 사업을 영위하는 한컴인스페이스 등 한컴 및 그룹 내 투자사와의 협력으로 시너지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방부문은 2023년 한컴라이프케어의 흑자전환에 기여하는 등 사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며 “군 관련 인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방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일환"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CES 혁신상’ 한국이 절반 싹쓸이… 정부·지자체가 ‘숨은 공신’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의 혁신상이 한국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오히려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최근 폐막한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전체 345개 기업 중 156개가 한국 기업으로 45.2%에 달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는 각각 57%, 5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한국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코트라(KOTRA)를 통해 CES 혁신상 신청을 지원 중이다. 기업과의 1대 1 멘토링과 혁신상 신청 비용의 실비 환급(500달러), CES를 주최하는 CTA 관계자의 수상 노하우 세미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의 지원은 더 파격적이다. 부산시는 참가기업당 최대 2000만원을, 수원시는 부스·장치비의 85%와 항공·운송·통역 비용으로 업체당 270만원을 지원한다. 제주도는 기업당 최대 300만원의 항공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는 정부 차원의 지원 제도를 명시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비용 지원이 아니라 제품 시연과 네트워킹 이벤트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알려졌다.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지원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과거 3D TV 기술이 CES 혁신상의 단골 아이템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사양된 분야"라며 “CES 혁신상은 이제는 너무 많은 기업이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면서 의미가 퇴색된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CES 혁신상이 실제 판매 중인 제품이나 기술을 대상으로 하는 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CTA는 CES 홈페이지에 혁신상 수상 제품에 대한 실제 테스트나 검증을 하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실제 혁신상을 받은 기술이나 제품이 현실 세계에 구현되는지 여부는 수상의 고려 요인이 아니다. 심사 기준도 공학적 기능성, 심미성, 디자인 등 다소 주관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어 혁신상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심지어 기업들은 이런 점을 공략하기 위해 제출할 서류나 영상자료 제작을 돕는 컨설팅 업체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정부 지원과 컨설팅 등을 받아 혁신상을 수상한 한국 기업들을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상 지원이 아닌, 실질적인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CES 참가 기업 관계자는 “입시학원처럼 CES 혁신상 수상 컨설팅을 받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획득한 혁신상 수상 기술과 제품이 실제 성과를 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상 수상이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미쉐린 타이어모어 3년 안에 100곳 늘린다”

“향후 3년 내 전국에 타이어모어(TYREMORE) 가맹점 100곳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타이어 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경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미쉐린코리아가 운영하는 타이어 및 자동차 경정비 서비스 네트워크 타이어모어는 13일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롯데호텔에서 '타이어모어 가맹 사업 출범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가맹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제롬 뱅송 미쉐린코리아 대표, 김성건 타이어모어 프랜차이즈 매니저가 참석해 타이어모어 가맹 사업에 대해 윤곽을 제시했다. 미쉐린코리아의 타이어모어는 타이어 교체는 물론 엔진 오일, 브레이크 패드, 배터리 등 주요 소모품 교체와 같은 간단한 정비 서비스와 차량 관리를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을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 네트워크다. 2023년 9월 공식 런칭 이후 직영점 운영, 브랜드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비즈니스 모델을 단계적으로 준비해왔다. 뱅송 대표는 “미쉐린코리아는 2021년부터 가맹사업 출범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고, 2023년 9월 처음 타이어모어 브랜드를 소개하고 최초 직영점을 출범했다"며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타이어모어 가맹 사업이 정식 승인됐고 올해 1월 본격적인 가맹사업 확장에 대해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타이어모어는 미쉐린 타이어 외에도 소비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승용차 타이어와 차량 유지 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밝고 깔끔한 공간을 조성하며, 한 장소에서 차량 관련한 경정비를 한 번에 받을 수 있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미쉐린코리아는 유로마스터, 미쉐린 카서비스 등 글로벌 수천개의 매장을 통해 오랜 시간동안 검증된 미쉐린 고유의 표준운영절차를 전국 타이어모어 지점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 매니저는 “타이어모어에서는 타이어교페 시기에 브레이크 패드, 엔진오일, 배터리 등 점검 가능. 필요하면 동시에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어느 매장에서나 고객들은 고품질 서비스를 일관되게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쉐린코리아는 타이어모어를 통해 예방 정비 문화를 선도하고자 한다"며 “소비자가 처음 방문하면 최초 차량등록 일자, 방문 날짜 등을 입력하고 미쉐린 알고리즘으로 다음 정비 주기를 세팅하고 자동 알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이 자동차의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쉐린코리아는 타이어모어 가맹점 사업자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회와 프랜차이즈 컨설턴트를 사업 및 운영 전반에 대한 정기적인 관리를 제공한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고객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전용 시스템과 타이어모어의 브랜드 관리와 디지털 전략을 통해 사업자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매장 운영을 할 수 있다. 미쉐린코리아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타이어모어 가맹점을 우선 늘려가면서 3년 내 100곳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뱅송 대표는 “타이어모어의 성공 여부는 타이어 및 경정비 분야에서 얼마나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며 “우수한 품질의 서비스를 유지를 위해 사업 시작 당시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가맹점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고품질 제품과 프리미엄 자동차 경정비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둔 타이어모어 가맹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차량 점검과 예방 정비 문화를 선도해 업계의 새로운 기준점이 되는 것“이라며 "타이어모어와 파트너들이 동반 성장하고 더 나아가 지역 사회와도 상생할 수 있도록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SKT, 엔비디아 H100 기반 AI GPUaaS 선봬…1분기 중 H200 도입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 'SKT GPUaaS(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를 출시했다. 안정적인 AI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13일 SK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문을 연 가산 AI 데이터센터(AIDC)의 랙(Rag)당 전력밀도는 국내 최고 수준인 44킬로와트(kW)다. 국내 평균 전력밀도인 4.8kW의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고밀도 GPU 서버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 코로케이션 환경을 제공한다. 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이 전산실 등 공간을 임대하고, 고객 장비를 위탁관리·운영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글로벌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의 첫 아시아태평양 지역 리전(데이터센터 운영 위치)이기도 하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8월 AI 클라우드 공동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GPUaaS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GPU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고객은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만큼의 GPU 자원만을 할당받아 쓰고, 이에 비례해 비용을 내는 구조다. SKT가 이번에 선보인 GPUaaS는 엔비디아 GPU H100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GPU 중 가장 성능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람다와 함께 이번 서비스 출시를 1년 동안 준비했다. 퍼블릭(공유형) 클라우드와 상호 연동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기업고객은 기존 클라우드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SKT의 GPU 컴퓨팅을 이용할 수 있다. 방화벽과 전용 회선을 활용할 경우 보안성 역시 강화할 수 있다. AI 작업량이 급격히 늘어나더라도 단독 서버에 GPU를 손쉽게 추가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구독을 원하는 기업고객은 AI 서비스 규모나 목적에 따라 GPU 수량과 기간을 선택하고, 단독 서버·방화벽·전용 회선 등 맞춤형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다. GPUaaS 가격은 약정 기간·GPU 개수·과금 형태에 따라 탄력적으로 책정했다. 고객이 1년간 32개의 GPU를 쓰길 원한다면 이에 맞는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1개월 단위 단기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SKT의 'AI 클라우드 매니저'를 함께 쓰면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수많은 GPU 자원을 마치 한 대의 컴퓨터처럼 관리해 성능을 극대화하고, AI 학습 시간을 단축한다. SKT는 올해를 AI 수익화 원년으로 삼고 △AIDC △GPUaaS △에지 AI를 중심으로 한 전국 인프라 구축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GPUaaS의 경우, 이들 중 가장 빠르게 수익화가 실현될 수 있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해 11월 열린 'SK 서밋 2024'에서 “AI 사업에서 빠르게 수익화할 수 있는 건 GPUaaS, 소버린 AI 등 수도권에 짓는 인프라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업이 될 것"이라며 “올해~내년부터 매출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중 최신 GPU인 H200도 국내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보다 빠르게 AI 기술·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GPUaaS 고객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명국 SKT GPUaaS사업본부장은 “이번 GPUaaS 출시는 AIDC 사업이 고객에게 다가가는 첫번째 사례로, 회사가 AI 인프라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데 의미가 크다"며,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는 GPU 팜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AI 노트북’경쟁, 삼성·LG 이어 에이수스도 가세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대만의 노트북 제조사 에이수스도 '인공지능(AI)' 노트북 라인업을 늘리며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수스는 인텔의 최신 CPU인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2(코드명 루나 레이크 및 애로우 레이크)를 탑재한 고성능 AI 컨슈머 노트북 4종을 출시했다. 루나 레이크를 탑재한 컨슈머 노트북은 젠북 S16 OLED(Zenbook S16 OLED) 1종이며, 애로우 레이크를 탑재한 노트북은 젠북 14 OLED(Zenbook 14 OLED), 젠북 듀오(Zenbook Duo), 비보북 S16 OLED(Vivobook S16 OLED) 등 3종이다. 젠북 S16 OLED는 최대 47 TOPS(초당 최대 47조회 연산) 성능의 NPU가 결합된 최신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시리즈2)인 루나 레이크를 새롭게 탑재해 한층 강력한 AI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젠북 14 OLED는 프리미엄 성능의 최대 인텔 코어 울트라 9 프로세서 285H 및 NPU AI 엔진이 통합된 인텔 아크 그래픽 프로세서가 탑재돼 한층 업그레이드된 AI 성능을 갖췄으며, 젠북 듀오는 최신 인텔 코어 울트라 9 프로세서 285H와 최대 32GB의 메모리 및 2TB SSD가 탑재돼 뛰어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비보북 S16 OLED는 최신 기술과 미니멀한 디자인을 통합한 차세대 AI 컨슈머 노트북이다. 에이수스 관계자는 “비보북 S16 OLED는 인텔 코어 울트라 7 프로세서 255H와 전용 AI 엔진을 탑재해 고성능의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한다"며 “사용자는 제품에 내장된 ASUS IceCool 열 기술을 통해 무겁고 까다로운 작업도 노트북 성능 저하 및 소음 걱정 없이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달 초 AI 노트북을 선보인 가운데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조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탑재한 '갤럭시 북5 프로', LG전자는 AI 기능을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멀티 AI' 기능과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5년형 LG 그램(gram)'을 선보였다. 관련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이 제조사들이 AI 노트북을 잇달아 선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노트북 시장 내 AI 노트북 침투율은 매년 증가해 오는 2029년 80%에 이를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현대차그룹, 설 앞두고 협력사 납품대금 2조446억원 조기 지급

현대자동차그룹이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 지급 및 취약계층 지원 등 적극적인 상생 활동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명절을 앞둔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대금 2조446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19일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자동차 기아 모비스 건설 제철 글로비스 트랜시스 위아 오토에버 등 현대차그룹 소속 주요 그룹사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천여개 협력사가 대상이다. 2조446억원에 달하는 납품대금을 예정된 지급일보다 최대 19일 앞당겨 지급함으로써 직원 상여금 등 각종 임금과 원부자재 대금 등 명절 기간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다. 또한 1차 협력사들도 설 연휴 이전 2·3차 협력사들에 납품대금을 미리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수혜 대상을 늘리고 납품대금 조기 지급의 효과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설·추석 명절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납품대금을 선지급해왔으며, 지난해 설과 추석에도 각 2조1447억원과 2조3843억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한 바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자동차산업 상생협력 확산 협약' 체결 및 협력사의 우수 인재 채용을 지원하는 'Here We Go' 프로그램 실시, 연구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R&D 협력사 테크 데이' 개최 등 협력사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 소속 임직원들은 전국 각지에 위치한 사업장 별로 주변 취약계층 및 사회적 약자 등을 찾아 생필품 전달 및 배식 봉사 실시 등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온기를 전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모비스 임직원은 결연시설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기부금과 생필품 등을 전달하고, 시설 주변환경 정화, 식사 지원, 배식 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건설·트랜시스·오토에버는 취약계층 및 사회적 약자 등 이웃들에 선물세트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위아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기부를 통한 저소득 장애인 가정 난방용품 지원 및 소외계층 이동 지원을 위한 총 10대의 차량 기증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자금 수요가 많은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며 “향후에도 협력사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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