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의 희비가 갈렸다. 운임비 증가로 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미국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가 이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비용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생산기지 여부가 추후 국내 타이어 업계의 실적을 판가름할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를 제외한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는 지난 3분기 성장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3분기 매출액 2조4353억원, 영업이익 47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 18.6% 증가한 수치다. 이어 금호타이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1150억원, 1402억원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4.1%, 영업이익은 45.7% 늘어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울었다. 넥센타이어는 3분기 매출액은 70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 감소한 523억원에 그쳤다. 3사 중 유일하게 감소한 영업익 실적이다. 업계에선 이들의 엇갈린 실적의 원인으로 '운임비'를 지목했다. 올해 3분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082로 지난해 3분기 평균 985의 3.1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SCFI는 상하이거래소(SSE)에서 2005년 12월 7일부터 상하이 수출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스팟 운임을 반영한 운임지수다. 이처럼 운임비가 증가한 가운데 3사의 실적을 가른 것은 '미국 공장' 유무다. 미국 시장은 타이어 기업들의 최대 수출 국가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타이어 3사 매출에서 미국 시장의 비중은 약 30%에 달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 미국 테네시주, 조지아주에 공장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임비가 올라도 현지 생산을 통해 비용에 대한 타격을 줄일 수 있었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중국, 체코에만 공장을 두고 있어 갑작스레 증가한 운임비에 그대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들의 격차가 추후 더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의 집권으로 미국에 수입되는 타이어 제품에 10% 이상의 관세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이미 미국 공장 증설에 나섰다. 한국타이어는 2022년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약 2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도 2022년 미국 조지아 공장을 증설해 생산 능력을 연산 400만개에서 450만개로 늘렸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아직 트럼프 관세에 대처방안을 찾지 못했다. 중국 공장의 경우 60%의 추가관세가 더 붙어 미국 수출에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코 공장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넥센타이어는 미국을 포함한 새로운 생산기지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3분기 실적에 대해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운임비 증가 이외에도 글로벌 거점 광역물류센터 설치 등 지출이 있어 영업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을 포함해서 다양한 지역에 글로벌 생산 거점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물가 변동과 환울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