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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6조 유증에 ‘STOP’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잠시 멈춘다.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해서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투자자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은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자본시장법 제122조에 따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이날 기자단에 제공한 설명자료를 통해 △유상증자의 당위성 부족 △주주와의 사전 소통 부재 △자금 사용 목적의 불명확성 등 세 가지를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당위성 부족 문제는 꾸준한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자회사들의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신고서에는 해당 조달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한 정당한 근거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실적 호조 기업이 왜 갑자기 수조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는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주 소통 부재도 핵심 쟁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전 공지나 로드쇼 없이 유상증자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유상증자 철회를 요구하는 반발이 이어지는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소통의 부족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심각한 결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게다가 조달 자금의 사용 목적도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따랐다. 회사 측은 “방산·조선·해양 분야의 글로벌 거점 확보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증권신고서에 어떤 사업에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투입될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주주총회를 통해 일부 보강설명을 했지만 서류상 적시하는 부분은 부족했다. 결국 투자자들의 합리적 판단에 필수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한편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는 유상증자 절차 자체의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당 통지를 받은 기업은 3개월 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증권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에 한애라 사외이사 선임···첫 여성 의장

SK하이닉스는 27일 정기주주총회 종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한애라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회사 설립 이래 첫 여성 이사회 의장 배출이다. 한 의장은 법관, 변호사를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조정인,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2년부터 한국인공지능법학회 부회장도 맡아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다양한 법, 제도와 정책적 대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에는 2020년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감사위원을 겸임하며 회사의 지배구조와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의장은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 속에서 회사가 기술기업으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올해 들어 총 4명의 여성을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한 의장 외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SK), 서지희 이화여대 경영학부 특임교수(SK바이오팜), 채은미 전 페텍스코리아 사장(SKC) 등이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신상진 시장 “서강-판교 디지털혁신캠퍼스, 성남시의 4차 산업혁명 견인할 방향타”

성남=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신상진 성남시장은 27일 오후 위든타워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강-판교 디지털혁신캠퍼스 입주 협약식'에 참석해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새롭게 둥지를 트는 서강대학교를 환영하며 상생 협력을 다짐했다. 신 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서강-판교 디지털혁신캠퍼스가 성남시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도도시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교육기관 및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 시장은 이어 “서강-판교 디지털혁신캠퍼스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 양성의 요람이 될 것"이라며 “실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심종혁 서강대학교 총장과 위든컨소시엄 소속 기업인 모트렉스, 이녹스첨단소재, 에스트래픽, 와이엠씨 등 4개 기업 대표가 참석해 입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서강대학교는 앞으로 10년간 위든컨소시엄이 금토동에 건립한 위든타워 3층~6층에서 캠퍼스를 운영하며 시스템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의 연구와 교육을 위한 첨단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4월, 서강대학교와 첨단산업 분야의 맞춤형 인재 양성과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오는 6월 개소하는 서강-판교 디지털혁신캠퍼스에는 스타트업, 산학공동연구실, 계약학과, 창업지원단 등이 입주하며 시의 '팹리스 아카데미 지원사업'과 연계해 글로벌 반도체 설계 전문가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강-판교 디지털혁신캠퍼스는 단순한 연구 공간을 넘어 산학협력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선도 벤처기업 및 대학 간 공동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R&D와 창업 생태계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시는 서강대학교를 비롯해 KAIST, 성균관대, 가천대, 폴리텍대 등 주요 교육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첨단 산업 생태계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다양한 교육 및 연구 지원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ih31@ekn.kr

익산시, 홀로그램 투자협약 체결...첨단 기술 유치 박차

익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익산시가 신성장동력인 홀로그램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첨단 기술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 익산시는 시청 소회의실에서 ㈜큐미스, ㈜더가람, 토스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등 홀로그램 기업 3곳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정헌율 익산시장과 기업 대표, 김재훈 홀로테크허브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익산시는 홀로그램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내 기술 허브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큐미스는 플로팅 홀로그램 및 다시점 영상획득 시스템 개발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확장현실(XR),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을 진행하며, 국내외 특허 24건을 보유한 기술 강소 기업이다. ㈜더가람은 매쉬스크린을 활용한 홀로그램 콘텐츠 제작 업체다. 차량에서 사용할수 있는 교육용 가상현실 기술 특허출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실적을 갖고 있다. 토스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2D·3D애니메이션과 프로젝션 맵핑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체다.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홀로그램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익산시는 홀로그램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홀로그램 기술 실증 지원 △체감형 홀로그램 기술 사업화 지원 △홀로그램 산업 확산지원 △홀로그램 기반 문화재 복원 및 가시화 서비스 사업화 실증사업 등 다양한 사업 추진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2020년부터 현재까지 35개 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21곳이 익산으로 이전했다. 정헌율 시장은 “익산을 홀로그램 산업의 거점 도시로 키워내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협약 기업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kje725@ekn.kr

LG디스플레이 체질개선 속도 붙는다···정부지원·자산매각·원자재 ‘호재’

LG디스플레이가 정부지원, 비핵심자산 성공 매각,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호재에 웃고 있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영업손실액이 5조원 넘게 쌓였지만 체질개선에 속도가 붙으며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사업재편 계획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LG디스플레이를 대상 기업으로 승인했다. 기업활력법에 기반한 사업 재편 제도는 사업 혁신과 구조 변경에 나서는 기업을 지정해 금융·세제 등 혜택을 주고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는 게 골자다. 이번에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24개사 중 대기업은 LG디스플레이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로 인해 향후 인공지능(AI) 생산 시스템 구축, 중소형 OLED 경쟁력 강화 등에 각종 혜택을 받게 됐다. 구체적인 지원 방법은 비공개지만 수천억원 수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비핵심자산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9월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중국 TCL 자회사 CSOT에 매각하기로 했다. 계약 금액은 108억위안(약 2조1800억원)이지만 이달 31일 처분예정일자를 앞두고 대금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매각 대금이 다소 증가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금액은 다음달 초 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 하반기 기준 디스플레이 분야 주요 원재료인 편광판 가격은 전년 말 대비 5% 가량 싸졌다. 같은 시기 폐인쇄회로기판(PCB), 백라이트 거래가도 각각 4%씩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 원재료 매입가에서 PCB와 편광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26.6% 정도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 포화 및 중국 업체들의 공세 등 탓에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연결 기준 영업적자액이 2022년 2조850억원, 2023년 2조5102억원, 지난해 5606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307%까지 오른 상태다. 발행한 회사채 중 상당수 계약내용에 '부채비율 400% 이하 유지' 항목이 있다는 점에서 신용리스크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2023년 1조3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대응했다. 앞으로 OLED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업체 측 생각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주총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대형 제품 판매 확대와 동시에 원가 혁신을 통해 흑자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기술과 신사업 분야에서 일정 수준 성과도 내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장이 커질 것을 감안, 지난달부터 업계 최초로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40인치 필러투필러' 양산을 시작했다. 게이밍 시장 공략을 위한 5K2K 화질 45인치 게이밍 OLED 패널도 만든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상도의 OLED 모니터 패널이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각종 호재뿐 아니라 지난해 2000여명 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영향 등이 반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작년 4분기 기준 8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상황이다.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가 늘어나며 OLED 제품 비중이 역대 최대치인 60%를 기록한 덕분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수적인 투자 집행,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 중국 광정우 LCD 공장 매각 등을 통해 운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 OLED TV 부문을 중심으로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D램값 올린 마이크론…삼성·SK는 “가격보다 신뢰” 신중 대응

마이크론이 움직였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가격 인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최근 전방 수요 회복세와 고성능 제품 수요 확산을 이유로, D램을 비롯한 주요 메모리 제품 가격을 전방위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도 시장 흐름 속에서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기로에 섰다.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AI 중심의 수요 증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강조했다. 이와 함게 실적 발표 당일 채널 파트너에게 보낸 별도 서신에서는 “글로벌 수요 강세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고객사와의 거래 조건 변경을 통보했다. DRAM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과 DDR5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가격 협상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마이크론의 결정은 시장의 전환점이다. D램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낸드플래시 등 타 메모리 품목으로 파급 효과가 이어지고, 전체 반도체 수익성 개선 국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단순한 계절적 반등이 아닌, 수요자 중심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시장 질서가 재편되는 신호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출하 경쟁이 아니라 가격 방어가 핵심 전략이 되는 국면"이라며, “업계 전반이 '적과의 동침'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AI 서버, 고성능 GPU, 첨단 데이터센터용 HBM 수요는 올해 내내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이미 2025년 HBM 생산 물량이 완판됐다고 밝히며, 2026년 수요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엔비디아, AWS 등 주요 고객사들이 연이어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HBM 가격 추가 인상도 예고됐다. 이와 같은 고부가 수요 중심의 구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공급사들이 장기 계약이나 전략적 협상 조건을 강화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된 것이다. 이제 대한 한국의 반응은 다소 차분하다. 이상락 SK하이닉스 GSM(글로벌 세일즈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날 경쟁사가 채널 파트너에게 보낸 서신을 우리도 봤다"며 “저희는 따로 고객들에게 그런 서신을 보내진 않고, 항상 유동적으로 대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공식적인 가격 인상 움직임은 아직 없다. 이 같은 태도는 시장 내 리더십을 쥔 두 기업이 성급하게 흐름을 주도하기보다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가격 후행'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의 특성상, 고객사와의 장기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고려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업계가 신중함을 유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요의 질적 회복은 일부 부문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PC용 D램, 모바일 D램 등 전통적인 응용처의 수요는 아직 완전한 회복 단계로 접어들지 않았다. AI 특수가 전체 시장을 끌어올리고는 있지만, 범용 제품 가격 인상은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가격보다 시장 신뢰와 기술력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신중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수익성 회복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2분기부터 글로벌 고객들과의 가격 재협상 분위기가 본격화되면, 공급자 간 눈치싸움도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선제적 움직임이 기준점이 된다면 후발 주자들에게는 유리한 협상 여건이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반대로 시장이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못하면 보수적으로 접근한 국내 기업들의 대응이 더 유연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내년 HBM 물량, 상반기면 계약 완료”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올해 상반기 중 고객사들과 내년 생산 예정인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계약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기술 리더십이 확고한만큼 경쟁사들의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곽 사장은 27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HBM 물량 공급계약은 이미 100% 확정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곽 사장은 “지난해 AI 경쟁력을 입증하며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 르네상스 서막을 연 셈"이라며 “앞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리더십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한 주주가 “AI 반도체 분야 경쟁사 추격이 거센데 대응 방안이 있냐"고 질문하자 곽 사장은 “HBM은 기존 메모리반도체와 다른 시장이라 볼 수 있다. 고객 주문을 어느 정도 확보한 후에 케파를 늘리고 생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우리 회사 기술 리더십이 확고한 만큼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해 우월한 지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수익성 위주로 사업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곽 사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도전적 시장 환경이 예상되고 세계경제는 저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AI 분야는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데이터센터 등 성장으로 HBM 수요는 폭발적 증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HBM 시장은 2023년 대비 약 2배, eSSD 수요의 경우 3.5배 커질 것으로 본다"며 “최고 품질과 성능 갖춘 AI 메모리 제품 적시에 출시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딥시크 출연으로 저사양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 요인이라고 짚었다. 곽 사장은 “딥시크 같은 모델 등장으로 신규 스타트업 기업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양질의 AI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라며 “AI 칩 수요가 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양산 중인 HBM3와 HBM4는 생산구조가 굉장히 유연하다. HBM3 8단 및 12단이랑 HBM4 제품이 같은 D램 플랫폼에서 만들어져 수요에 맞춰 (생산을) 잘 조절할 수 있다. 큰 어려움 없이 고객들 니즈를 맞춰줄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텔 중국 공장 운영 계획 등을 묻는 질문에 곽 사장은 “SK하이닉스 중국팹은 주요 생산시설인 동시에 중요한 거점"이라며 “미국 기업 및 정부 고객 대응력을 최우선으로 하고 수익성을 고려해 생산 설비를 지속 운영하려 한다"고 답변했다. ESG 경영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주주가 회사의 탄소배출량 감소 계획 등을 물었고 조성봉 SK하이닉스 ESG 담당이 마이크를 잡았다. 조 담당은 “2030년 회사의 탄소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중기 계획"이라며 “용인클러스터 건설 등으로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RE100의 경우 2050년 100%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2030년까지 33%를 채울 것"이라며 “국내에서 관련 제도 개선이 많이 이뤄져 그동안은 녹색프리미엄 위주로 접근했으나 앞으로는 직접전력거래(PPA)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주주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회사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 이하라는 점을 걱정했다. 곽 사장은 이에 대해 “회사 업종 특성상 이익 편차가 크다"며 “기술 리더십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늘리고 앞서 공지한 주주환원정책도 약속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주총 안건은 원안대로 모두 가결됐다. 곽노정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고 한명진 SK스퀘어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임원 보수 한도는 전년도 200억원에서 올해 150억원으로 줄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영남권 산불 피해 복구 온정 이어져…네카오 온라인 모금액 합산 100억원 돌파

경상북도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다수 지역으로 확산하며 피해 규모도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카카오가 마련한 온라인 모금함에 지원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네이버 해피빈과 카카오같이가치에 산불 피해 복구 성금이 각각 54억1700여만원·52억4620여만원으로 합산 110억원에 육박하는 성금이 모였다. 해피빈에선 21만1128명, 카카오같이가치에선 124만명의 이용자들이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가운데 성금은 빠른 속도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현재 긴급 모금 캠페인을 각각 진행 중이다. 해피빈에는 세이브더칠드런·대한불교조계종·초록우산·굿네이버스 등 14개 단체가, 카카오같이가치에는 위액트·사랑의열매·전국재해구호협회·한국해비타트 등 8개 단체가 모금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카카오같이가치는 댓글을 남기면 카카오가 회당 1000원을, '하트 응원'을 누르면 100원을 기부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직접 기부금은 44억여원, 카카오가 부담하는 참여 기부금은 10억여원이다. 해피빈 또한 사용자 참여 기부금 44억여원이 모인 가운데 네이버가 파트너 기부 형식을 통해 10억원을 후원했다. 모금액은 산불 피해 지역 이재민을 위한 생수, 먹거리 등의 식료품과 담요 등의 생필품, 구호 키트 지원에 쓰일 예정이며,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의 주거·생계 지원금으로도 사용된다. 이들은 이용자들이 직접 산불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커뮤니티도 운영 중이다. 해당 공간에선 각 지역의 산불 확산 상황과 함께 이재민 대피 현황, 응원·격려 메시지 등이 공유되고 있다. 네이버·다음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해피빈·카카오같이가치의 긴급 캠페인 내용을 공유하며 기부를 독려하는 게시글들이 적잖게 올라왔다. 네이버는 산불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 페이지도 개설했다. '관련뉴스' 탭에선 언론사들이 작성한 산불 관련 기사를 모아 속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시간 제보' 탭은 이용자가 각 지역 화재 상황을 텍스트, 사진, 동영상 형태로 실시간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됐는데, 이날 오전 9시 기준 15만여건의 사진·동영상 제보가 모였다. 이외에도 기상특보와 레이더 영상, 강수 지도 등 재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지도에선 사용자가 산불 영향 지역과 통제 구간을 더욱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산불 아이콘과 함께 강조 표기하고 있다. 카카오 또한 포털 '다음(DAUM)' 애플리케이션 첫 화면에 산불 관련 특별페이지로 연결할 수 있는 배너를 도입했다. 실시간 뉴스와 함께 지역별 산불 현황을 통해 진화 작업 상황을 알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밖에 제보·모금 등 특별 탭을 운영 중이며, 산불 발생 시 행동 요령도 안내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네이버·카카오가 재난 상황에서 소통 창구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안동·청송·영양·영덕 등 인근 시·군으로 번진 산불의 영향구역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3만3204헥타르(㏊)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까지 경북 일대에 5㎜의 비가 예보돼 있고 최대 풍속 초속 20m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강수량이 적어 이번 산불 진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수원시-스튜디오갈릴레이 컨소시엄, 광교1동서 자율주행 사업 추진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수원시가 광교1동 일원에서 자율주행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26일 시청 상황실에서 ㈜스튜디오갈릴레이 컨소시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자율주행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시와 ㈜스튜디오갈릴레이 컨소시엄은 자율주행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자율주행사업 관련 국가 공모사업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컨소시엄은 ㈜스튜디오갈릴레이와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바이다로 구성됐다. 시는 지난해 자율주행 사업계획 제안 공모를 했고 적합한 사업계획을 제안한 ㈜스튜디오갈릴레이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광교1동 일원 총연장 6.6㎞ 구간을 자율주행시범지구로 지정했으며 유동 인구가 많은 광교1동은 대중교통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다소 부족한 지역이다. 시는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 공모가 있을 때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공모에 선정되면 국비를 확보해 올해 하반기에 자율주행 관련 조례를 제정한 후 자율주행 사업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스튜디오갈릴레이는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기획·설계 총괄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 운영 지원 △통합관제시스템 구축, 플랫폼 연계 등을 담당한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서비스 실증 차량 개발·운영 고정밀 지도(HD Map) 구축,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주행 데이터 수집을, ㈜바이다는 스마트 도로 인프라 구축,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구축을 담당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재준 수원시장과 ㈜스튜디오갈릴레이 김현명 대표이사,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한지형 대표이사, ㈜바이다 김병성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이번 협약이 수원시가 자율주행사업 대열에 참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국가공모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sih31@ekn.kr

LG전자 ‘프리미엄 가전·HVAC’ 투톱으로 고공행진

LG전자가 신흥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확대하고, 냉난방공조(HVAC) 사업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물류비 부담 완화 등 수익성 개선 요인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달 초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조3329억원) 대비 감소한 1조2000억원대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1조4000 원 이상의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와 HVAC 사업 성장세가 있다. 증권업계는 LG전자가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늘리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프리미엄 가전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가전업계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이에 LG전자는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LG전자가 집중하는 핵심 시장이다. 인구 14억명을 보유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 시장 중 하나다. 25세 미만 인구가 전체의 40%(약 6억명)에 달해 향후 20년간 주요 소비층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도는 경제 안정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높은 소득 수준을 바탕으로 가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F 아세안에 따르면 올해 말레이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대 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가전 소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첫 서비스센터를 개설하고, 대형 전자제품 전문점에 입점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HVAC 사업의 성장도 LG전자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은 2023년 1642억1000만달러(약 240조원)에서 2030년 2493억8000만달러(약 365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을 포함해 냉방기 칠러,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등 공조 토털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HVAC 사업을 H&A사업본부에서 분리, 독립적인 ES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EXPO 2025'와 세계 최대 냉난방공조 전시회 'ISH 2025'에 참석하며 북미·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기존 냉매(R410A)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70% 낮은 R32 냉매를 적용한 '인버터 스크롤 칠러'와 '멀티브이 아이', 윤활유가 필요 없는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 등을 선보이며 친환경 기술력을 강조했다. 글로벌 물류비 부담 완화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LG전자의 물류비는 3조1109억원으로 전년(2조6644억원) 대비 16.7% 증가했으나, 올해는 해운 운임 하락으로 비용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발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물류비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11% 상회하는 1조4000억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흥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급증하고,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인 칠러 매출 증가로 HVAC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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