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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 파산’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1분기 파산신청 453건

올해 1분기 법원에 접수된 기업(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라는 '3고(高)' 현상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은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조치가 시행된다면 최대 수출처를 잃고 파산하는 기업이 더욱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재계와 법원행정처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법인의 숫자는 453건에 달해 지난해 1분기 439건 대비 3.19%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최대치다. 2014년 이전에는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법인이 많지 않았기에 사실상 올해 기록이 사상 최대치로 파악된다. 연간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 2015년까지 연평균 600건을 하회했으나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 1069건으로 1000건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에는 2020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2023년 1657건과 지난해 1940건을 기록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도 1분기와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처음으로 2000건을 돌파해 3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올해 1월 말 기준 0.61%를 기록해 지난해 말 0.5% 대비 1개월 만에 0.11%포인트(p)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62%에서 0.77%로 0.15%p 더욱 크게 악화됐다. 이는 가계대출이 0.38%에서 0.43%로 0.05%p 악화되는데 그친 것과 큰 차이다. 경기 위축의 타격이 특히나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는 올해 1분기 환율이 급등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1분기 동안 1430~1470원을 넘너들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310~1350원에서 움직였던 것에 비해 120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거의 모든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원료를 조달할 경우 달러화로 결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료비가 앉아서 급증한 셈이다. 아울러 올해 2월에 2.75%로 금리가 0.25%p 낮아졌으나 여전히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기업의 부담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다만 환율이나 금리는 차츰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도하는 관세 전쟁이 향후 국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지난달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달부터는 모든 수입 자동차에 각각 25%씩 관세가 부과됐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와 철강 관련 수출액이 각각 51조원과 4조원 규모로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3개월 이후 개별 품목이 아니라 한국에서 수출되는 모든 제품에 부과되는 상호관세도 도입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호관세가 도입될 경우 미국에 수출을 해왔던 국내 기업 상당수가 현지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고 크게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 직접 수출 규모는 1278억 달러(약 182조원)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9.4% 수준에 영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권 관계자는 “올해 3고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파산하는 편이 이익이라고 판단한 기업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추가로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관세 전쟁까지 진행되고 있어 더욱 파산하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 유네스코 세계유산 ‘야쿠시마’ 공급

현대자동차가 '바다 위의 알프스'로 불리는 일본 야쿠시마의 '무공해 섬 전환'에 기여한다. 천혜의 자연 환경이 첨단 기술과 만나 지역 사회에서 공존하는 새로운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21일 야쿠시마 이와사키호텔에서 이와사키그룹과 '일렉시티 타운 전달식'을 개최하고 이와사키그룹이 운영하는 타네가시마·야쿠시마 교통 주식회사에 무공해 전기 버스인 일렉시티 타운 5대를 공급했다. 이와사키그룹은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운수·관광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이와사키그룹과 일렉시티 타운을 공급하기로 합의하며 승용에 이은 일본 상용 전동화 시장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인도식에는 현대차 장재훈 부회장, 현대차 일본법인(HMJ) 시메기 토시유키 법인장, 이와사키그룹 이와사키 요시타로 대표이사 사장, 아라키 코우지 야쿠시마 정(町)장 등 양사 및 야쿠시마 관계자 약 80명이 참석했다. 현대차 장재훈 부회장은 “야쿠시마 같은 특별한 환경이야말로 모빌리티 솔루션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며 “환경과 기술, 지역 사회가 공존하는 모델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사키 그룹 이와사키 요시타로 사장은 “일렉시티 타운을 지역 교통의 새로운 표준으로 삼아 환경 보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양립을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야쿠시마는 일본 열도 남서쪽 끝에 위치한 504㎞² 면적(제주도의 약 4분의 1 크기)의 섬으로, 경이로운 자연경관을 자랑해 '바다 위의 알프스'라 불린다. 세계적인 친환경 관광지로 손꼽히는 만큼 자연 보존을 위해 공해물질 배출 억제가 꼭 필요한 지역이다. 야쿠시마가 속한 가고시마현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삼고, 야쿠시마를 '제로 에미션 아일랜드(무공해 섬)'로 탈바꿈하기 위해 섬 내 모든 차량을 전기차 등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일렉시티 타운 공급이 야쿠시마의 탄소중립 실현을 지원하고 더 나아가 '환경과 기술, 지역 사회가 공존하는 모빌리티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 수를 줄여 섬으로의 화석 연료 운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지역 내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해 지역 경제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일렉시티 타운의 V2H 기능(Vehicle to Home, 전기차를 가정의 전력원으로 사용하는 기능)이 자연 재해 등 위급 상황에 따른 블랙 아웃(Black Out, 모든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정전 사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전달식 전날인 20일에 태풍, 폭우 등 섬 지역 특유의 재해 상황에서 일렉시티 타운의 V2H 기능을 활용, 대피소와 의료 시설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야쿠시마의 전기차 활용을 위한 포괄적 연계협정'도 야쿠시마와 체결했다. 연계협정을 통해 현대차는 노선 버스뿐만 아니라 주민과 관광객이 사용할 수 있는 급속 충전시설도 추가 신설할 예정이다. 야쿠시마에서 운행할 일렉시티 타운은 현지 상황에 맞춰 특화 개발된 9m급 전장의 중형 저상 전기버스로, 145kWh 용량의 배터리와 최고출력 160kW를 발휘하는 고효율 모터를 탑재했다. 또한 가파른 경사와 급커브가 이어지는 섬 지역 내 산악 도로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차체 자세 제어장치(VDC)를 기본 장착하고, 야쿠시마의 고온다습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고효율 배터리 관리 기술과 냉각 시스템으로 충전 효율과 주행 거리를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일렉시티 타운은 6월부터 야쿠시마 공항과 미야노우라 항구, 시라타니운스이쿄 협곡 등을 잇는 타네가시마 야쿠시마 노선 버스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야쿠시마에서 일렉시티 타운이 노선 버스로 달릴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며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탄소 저감에 보탬이 되는 등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시승기] 제네시스 GV60, 럭셔리하면서 역동적인 프리미엄 전기차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순수전기차 'GV60' 부분변경 모델은 국내 최상위급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인테리어, 고가 수입 전기차에도 뒤처지지 않는 주행성능과 승차감이 돋보이는 차량이었다. 차체가 작은 탓에 뒷자리나 적재공간은 다소 부족했지만 럭셔리하면서도 실용적인 솔로라이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로 보인다. 지난 20일 현대차그룹이 진행한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 미디어 시승을 통해 차량을 주말 동안 운행했다. 주행코스는 서울시 도봉구부터 경기도 하남시까지 시원한 강변을 따라 왕복 약 70㎞를 달리는 것으로 구성했다. 주말인 탓에 도심에선 약간의 정체가 있었지만 고속도로는 뻥 뚫려 있어 전기차의 장단점을 면밀히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출시된 GV60은 약 3년 5개월 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로, 브랜드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바탕으로 디테일을 강화해 한층 더 고급스러운 내·외장 디자인을 갖췄다. 또 84kWh의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81㎞(복합, 스탠다드 2WD 기준)를 주행할 수 있으며, 차세대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과 다양한 주행 특화 사양이 탑재됐다. 더불어 배터리셀 제조사는 SK온이다. GV60의 외관은 디자인 명가 제네시스의 DNA를 계승하면서 전기차만의 부드럽고 미래지향적인 매력을 담아냈다. 전면부는 입체적인 형상으로 새롭게 디자인된 범퍼가 강인하고 대담한 인상을 준다. 화려하고 정교한 MLA(Micro Lens Array) 기술이 적용된 두 줄 헤드램프는 다이내믹 웰컴 라이트 기능을 갖춰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극대화한다. 측면부는 날렵한 5-스포크 기반의 '21인치 다크 메탈릭 글로시 그레이 휠'과 '20인치 라이트 실버 휠'을 새롭게 적용하고 기존 19인치 휠의 색상을 다크 매트 그레이로 변경해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구현했으며, 차체 색상의 휠아치 클래딩을 적용해 럭셔리 이미지를 강화했다. 후면부의 리어 스키드 플레이트는 차체 색상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깔끔하게 구현돼 모던하고 견고한 SUV 느낌을 부여하는 동시에 GV60의 넓고 낮은 스탠스를 강조한다. 실내는 마치 백화점 명품관 같았다. 고급스러운 가죽과 버튼들이 적절하게 배치돼 있어 대접받는 기분을 제대로 느끼게 했다. 들어가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다. 이 분야 최고 권위자답게 매우 빠른 화면 응답성, 보기 좋은 UI 등이 담겨 있었다. 또 최첨단 디스플레이 덕에 차량의 분위기도 한껏 더 럭셔리해졌다. 차량의 시동을 걸면 '내가 진짜 럭셔리카에 탔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 우측에 위치한 원 모양의 크리스탈 스피어가 시동을 켬과 동시에 한 바퀴 돌면서 기어 노브로 변신한다. 실용적인 기능은 아니지만 차량의 멋을 극대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 2열은 차량의 크기라는 한계 때문에 다소 좁았다. 레그룸은 신장 180㎝ 남성 기준 엄청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지만, 예상외로 헤드룸이 좀 답답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 속엔 강력한 주행성능이 숨겨져 있었다. 우선 전기 SUV답게 승차감은 여느 고급 세단 못지않았다. 이번 모델은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에 적용된 전·후륜 쇼크 업소버 밸브를 개선해 감쇠력 자유도를 높였는데, 이 덕에 일반 도로에선 너무나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방지턱, 흙길, 도로 크랙 등이 꽤 많았는데도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했다. 다소 아쉬운 점은 높은 차체로 인해 코너링에서 약간의 불안함이 있었다. 파워풀한 주행도 거뜬했다. 차량 스티어링 휠 우측 하단에는 '부스트' 버튼이 호기심을 자극하길래 눌러봤더니 차량이 갑자기 편안한 SUV에서 고성능 SUV로 변신했다. 뒷목이 뻐근할 정도로 출력이 높아져서 다소 심심했던 주행을 재밌게 만들어줬다. GV60는 퍼포먼스 AWD 모델 기준 부스트 모드 작동 시 전·후륜 합산 최고 출력 360kW(490ps), 최대 토크 700Nm(71.4kgfm)의 강력한 성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4.0초에 주파한다. 차량의 전비는 1㎞당 6.2kWh가 기록됐다. GV60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기준으로 스탠다드 2WD 6490만원, 스탠다드 AWD 6851만원, 퍼포먼스 AWD 7288만원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국내 기업, ESG채권 발행 크게 줄어…‘관세’가 더 시급한 문제

최근 몇 년 동안 재계에 화두였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올해 들어 기업들의 관심에서 특히 멀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초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관세 정책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ESG채권을 발행하는 국내 기업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산업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탓에 지난해까지 상당한 규모였던 ESG채권 발행이 올해 크게 줄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기업의 ESG채권 발행이 8조7012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3조8346억원에 비해서 37.11%(5조1334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 동안 1분기 ESG채권 발행 규모를 살펴보면 2020년에는 21조1939억원, 2021년 18조2407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13조원 수준의 규모를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9조원조차 넘지 못한 것이다. ESG채권은 발행 자금이 친환경 또는 사회적 이득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을 통칭하는 단어다. ESG가 최근 몇 년 동안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ESG채권 발행 규모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ESG채권 연간 발행 규모는 2018년 1조2500억원, 2019년 25조6873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 연간 58조8842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2년 만에 47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후 지난해까지도 2020년 이상의 물량이 발행돼 왔다. 올해 유독 ESG채권 발행이 크게 줄어든 것은 국내 기업들이 ESG 경영에 신경을 쓰기 어려운 환경 탓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에는 대상 단 한 곳을 제외하면 ESG채권을 발행한 기업조차 찾기 어렵다. 지난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대규모 채권을 발행한 것과 큰 차이다. 아울러 금융권과 공공기관에서도 불확실성 탓에 발행을 줄이면서 전체적인 실적이 크게 줄었다. ESG채권 발행 자체가 줄어든 것은 올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탓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했으며 이후 글로벌 각국을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달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4월부터는 모든 수입 자동차에 각각 25%씩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와 철강 관련 수출액이 각각 51조원과 4조원 규모로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뿐만 아니라 개별 품목이 아니라 모든 품목에 부과되는 상호관세도 3개월 이후 도입이 예고된 상황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관세 영향으로 가장 큰 수출처인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ESG채권을 이전과 유사한 규모로 발행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ESG채권은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다소 낮은 편이나, 조달한 자금을 ESG 분야에만 활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ESG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별도로 자금의 활용에 대한 심사 등 준비 작업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단순 회사채를 발행해 미국 현지에서 생산 설비를 구축하거나 대체 시장에 투자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판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동안 ESG 경영에 관심이 있었던 기업이 많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며 “기업 상황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굳이 ESG를 내세우지 않고 단순 회사채를 발행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카카오모빌리티, 日 크로스택시와 스마트 택시 인프라 구축 MOU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본 택시단체 'X Taxi(크로스 택시)' 대표단이 지난 17일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체험하고, '스마트 택시 인프라 구축을 위한 디지털 혁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X Taxi 측에서는 키요카와 스스무 X Taxi 대표 등 10여 명의 일본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방문단에 포함되어 함께 방한했다. X Taxi는 일본 택시업계의 혁신을 목표로 지난 2020년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현재 도쿄를 비롯해 홋카이도, 치바현, 가나가와현, 오키나와현 등 일본 전역의 100여 개 택시 회사 대표와 주요 관계자가 가입돼 있다. 이번 방문은 한국 택시 호출 서비스의 운영 과정에 관심이 많은 X Taxi 측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성사됐다. 실제로 X Taxi는 일본 택시업계의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디지털 전환(DX)이 필수적이라 판단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 T 택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체계적인 '택시회사 관리 소프트웨어'와 운영 효율화를 위한 '무인 배차 키오스크', 일본보다 먼저 도입된 '택시 앱미터기' 등 카카오모빌리티의 선진화된 디지털 전환 사례와 서비스 운영 노하우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X Taxi 대표단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기술에 주목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강남·세종·판교·서울·대구·제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한 자율주행 실증 경험, 서울시 자율주행자동차 운송플랫폼 민간사업자에 최종 선정돼 운영 중인 '서울자율차', 디지털트윈 데이터 구축을 위한 차별화된 기술 등의 발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양측은 한국과 일본의 모빌리티 분야 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공동 디지털 이노베이션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도 함께 체결했다. △택시회사 관리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 △스마트 배차 및 수요 예측 △외국인 친화적 승차 체험 제공 등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는 것이 골자다. 이처럼 심각한 고령화 문제로 운전기사는 물론, IT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택시업계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비전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상호 협력을 약속하면서 앞으로도 양측이 긴밀하게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키요카와 스스무 X Taxi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운영 과정, 그중에서도 기존 택시 업계와 상생하며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 생태계'까지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일본 택시 서비스에도 이러한 운영 모델과 AI 기술이 적용되면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번 X Taxi 대표단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의 택시 서비스 관련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축적한 이동 데이터와 AI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양한 협업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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