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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1600원·엔화 170엔 전망?”…킹달러 속 ‘환율 폭등’ 시나리오 [이슈+]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엔화 약세) 한국 원화도 동조화 흐름 속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 강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원/달러 환율이 1600원, 엔/달러 환율이 170엔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강한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경우 달러화가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의 초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5.5원 오른 1554.9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5일(1568원)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1549.4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치며 2009년 3월 6일(155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하루 만에 다시 고점을 경신했다. 장중에는 1559.2원까지 치솟으며 1560원선도 위협했다. 이러한 배경엔 달러 강세와 엔/달러 환율 급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엔화와 높은 동조화 흐름을 보여왔으며, 최근 엔화 가치 급락으로 원화에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날 새벽 달러당 161.98엔까지 오르며 1986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이날 낮 12시 30분께에는 162.84엔까지 상승하며 163엔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1986년은 미국 주도의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 강세가 본격화되던 시기였지만 현재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외환 당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시장 직접 개입에도 엔/달러 환율 상승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넘어서자 일본 당국은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한 달 동안 11조7300억엔(약 111조 9600억원)을 투입해 엔화를 매수한 바 있다. 당시 엔/달러 환율은 155엔대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결국 4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04% 하락한 8303.41에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7011억운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문제는 달러 강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문다운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 흐름이 워낙 강해 원화 가치가 새로운 저점을 기록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며 “기존 저점이 무너질 경우 다음 기술적 지지선을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키무라 타로도 “엔/달러 환율이 162엔을 넘어섰지만 이것이 엔화 약세의 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170엔대로 상승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인 반면 150엔 초반대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훨씬 낮다"고 분석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101.34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101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도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 강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HSBC의 폴 매켈 애널리스트 등은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강한 긴축 의지를 드러내거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달러 강세가 “폭발적(explosive)"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어 “달러 강세는 고통스럽겠지만, 외환시장에서 가장 큰 고통은 폭발적인 달러 강세"라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헤지펀드들은 달러 강세 베팅을 크게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들의 달러 강세 포지션이 16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며, 투자자들이 달러 추가 상승 가능성을 갈수록 높게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융위기 이후 최대 급락”…국제유가 덮친 ‘공급 과잉’ 전망 [이슈+]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분기 하락세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이 과잉공급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자 월가에서는 유가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72.9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달에만 21% 급락하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유 수요가 붕괴했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고 CNBC는 전했다. 브렌트유는 올해 2분기 동안 배럴당 약 45달러 하락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분기 낙폭을 나타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선물 가격도 이날 배럴당 69.50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달에만 20% 넘게 하락해 2021년 말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으며, 2분기 기준으로는 약 31달러 떨어져 2020년 이후 최대 분기 하락폭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이 최종 종전 합의를 위한 협상을 이어가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측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무력 충돌을 벌였지만, 중재국인 카타르 도하에 각각 대표단을 보내 협상 재개 불씨를 되살린 것이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원유시장에 공급이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유가에 하방 압박을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주말 공격을 서로 주고받은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운항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사만다 다트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공동 총괄은 공급 차질과 관련해 “7월 말까지는 상황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정상화되면 시장은 과잉공급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내년에는 하루 평균 300만배럴이 넘는 공급이 과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 세계 전략비축유(SPR) 재고를 다시 채우기 위한 수요가 하루 100만배럴가량 발생하더라도 200만배럴의 공급이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해운업계가 통행료 자체보다 불확실성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되고 원유 수요 또한 부진할 경우 국제유가가 내년에 60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의 마틴 랫츠 등 애널리스트들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원유 현물가격의 기준인 '데이티드 브렌트(Dated Brent)'의 올해 3·4분기 평균 가격을 모두 배럴당 75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약 2주 전 전망과 비교해 3분기는 15달러, 4분기는 5달러 낮춘 것이다. 내년 4개 분기에 대한 전망치도 모두 하향 조정됐으며, 2027년 말에는 데이티드 브렌트 가격이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모건스탠리는 또 내년 글로벌 원유시장이 수급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이 전쟁 이전의 65% 수준까지만 회복돼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산 원유도 빠르게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은 미군의 대(對)이란 해상봉쇄 해제 이후 4000만배럴이 넘는 원유를 수출했고, 러시아산 원유 선적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세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사 ING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흐름은 시장이 미국과 이란 간 일시적인 휴전을 사실상 영구적인 합의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이는 현실과 거리가 있으며 지난 4개월 동안 확인했듯이 상황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G는 이어 “임시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며 “60일 안에 이란 핵 문제까지 포함한 영구적인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또 “휴전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하이닉스 장중 5% 넘게 급락…‘빅쇼트’ 공매도에 놀랐나 [머니+]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정면으로 겨냥한 공매도에 나서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물론 대표적 AI 대형주들을 동시에 겨냥하면서 AI 랠리가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한 것이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서브스택을 통해 AI 관련주에 대한 신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다. AI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과열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버리는 엔비디아를 198.09달러, 테슬라를 416.22달러, 캐터필러를 1060.98달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를 729.40달러에 각각 공매도했다고 밝혔다. 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도 642.80달러에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공개했다. 다만 공매도 규모와 옵션 활용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버리의 공매도 베팅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버리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현재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65%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 정도 괴리율은 2000년 닷컴버블 당시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반도체주 랠리의 배경으로 “한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투자 지출"을 언급하면서도 “나는 그것이 오히려 끝의 시작이라고 본다. 이제는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SOXX는 전장 대비 4.3% 오른 640.7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655.01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버리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고점 부근까지 오른 시점에서 공매도에 나선 셈이다. 버리는 또 테슬라에 대해 “416.22달러에 공매도했다. 주가가 다시 이 수준으로 올라와 줘서 기쁘다"고 적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5월 11일 445달러까지 치솟은 뒤 지난달 25일 375.12달러까지 밀렸다. 그러나 그 이후 3거래일 동안 약 12% 반등하며 이날 420.6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를 두고 인베스팅닷컴은 “버리는 반등을 기회로 삼아 숏 포지션(공매도)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버리는 AI 인프라 구축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캐터필러의 밸류에이션도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캐터필러의 주가매출비율(PSR)이 최근 30여 년 사이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동시에 주가도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상승한 차트를 함께 공개했다. 이어 “캐터필러가 특히 눈에 들어왔다"며 “그동안 캐터필러를 공매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과거에는 매수 투자로 항상 좋은 성과를 거뒀던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캐터필러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86% 급등하며 S&P500 지수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 중 하나로 올라섰다. 버리는 이번 공매도의 배경으로 분기 말 기관투자자들의 '윈도 드레싱'(종목을 좋게 보이도록 꾸미는 행위)을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펀드들은 분기 말이 되면 시장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종목을 핵심 보유 종목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최근 부진했던 비인기 종목은 비중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매년 6월 30일에 이뤄지는 윈도 드레싱은 다른 분기 말보다 훨씬 중요하게 느껴진다"며 “6월 말 기준 실적과 포트폴리오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자금 유치의 기준점 역할을 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번 6월 30일은 다르다"며 “이번에는 윈도 드레싱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AI 랠리가 지나치게 과열된 탓에 기관투자자들의 포장하는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오늘 시장의 주요 추세와 반대로 거래하고 있다"며 AI 랠리에 역행하는 투자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편, 코스피는 뉴욕증시 반도체 강세에도 불구하고 7월 첫 거래일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2.57% 내린 8258.78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6% 오른 8591.50으로 출발해 한때 8600선을 회복했으나 장중 상승폭을 모두 반납해 하락 전환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장 대비 각각 4.94%, 3.72% 하락한 31만7500원, 255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6.74%, 5.58%씩 밀리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지구촌적 불안의 원인은?

21세기 세계를 설명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불안'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 불안의 중심에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달러는 국제 금융의 중심이고, 실리콘밸리는 인공지능 혁명의 심장부다. 그럼에도 미국은 지금 어느 때보다 불안해 보인다. 그리고 그 불안은 세계 곳곳을 흔드는 외교와 군사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벌이는 AI 경쟁은 단순한 기술혁신 경쟁이 아니다. 반도체와 희토류, 데이터센터, 전력망, 해저케이블, 개발원조, 금융제재까지 모두 하나의 전략 아래 묶여 있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전략이 되었다. 왜 미국은 이렇게까지 서두르는 것일까. 답은 중국에 있다. 중국은 제조업 규모에서 이미 미국을 앞질렀고,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희토류 정제, 일부 AI 응용기술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며 미국 중심 질서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세계는 더 이상 단극 체제가 아니다. 문제는 미국은 경쟁자를 단순한 경쟁자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상대의 성장을 자신의 쇠퇴로 해석한다. 그래서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대신 기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군사동맹을 확대하고, 경제제재를 강화하며, 기술을 안보 문제로 바꾸고, 금융을 외교의 무기로 활용한다. 오늘날 국제정치의 상당수 갈등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직접적인 원인과 함께 유럽 안보 질서와 NATO 확대라는 더 숨가쁜 상황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중동에서는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원이 지역 갈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란과의 긴장 역시 핵문제만이 아니라 중동의 세력균형과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중남미에서도 제재와 외교적 압박은 오랫동안 미국의 영향력 행사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들 사안은 각각의 원인이 달라, 쉽게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공통점은 분명하다. 세계 주요 분쟁마다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종종 자유와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점점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민주주의는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인가. 그 국제질서는 누구를 위한 질서인가. 미국은 스스로를 보편적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은 패권이 흔들릴수록 예외를 만들기 시작한다. 동맹국에는 관대하고 적대국에는 원칙을 적용한다. 국제법은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인권은 외교적 언어가 된다. 규범은 점차 보편적 기준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으로 변한다. AI 시대는 이러한 모순을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요구하고, 데이터는 전력을 요구하며, 전력은 희토류와 반도체를 요구한다. 결국 AI 경쟁은 광물과 항만, 해저케이블과 전력망, 금융과 군사동맹까지 하나의 거대한 지정학으로 연결된다. AI는 새로운 산업혁명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냉전의 기반이 되고 있다. 패권국이 가장 위험한 순간은 절대적으로 강할 때가 아니라 상대적인 쇠퇴를 자각할 때다. 역사는 이를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국가는 점점 더 많은 자원을 군사와 제재에 투입하고, 경쟁자는 더욱 빠르게 대안을 구축한다.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는 진영으로 나뉘고, 중간국들은 선택을 강요받는다.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문제는 단순히 미국과 중국 가운데 누가 승리하느냐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패권 경쟁 자체가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빈곤, 난민, 전염병 같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할 여지를 점점 좁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AI가 인류를 위한 기술이 될 것인가, 아니면 패권을 위한 무기가 될 것인가는 기술이 아니라 정치의 문제다. 그리고 지금 세계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새로운 강대국의 등장이 아니라, 자신의 쇠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존 패권국의 착각 때문일지 모른다. 성일권

[이슈&인사이트] 이란 전쟁 종전 이후 우려되는 미국 리더십 위기

지난 6월 18일 미국과 이란의 이란 전쟁 종결 양해각서 내용이 공개된 이후 국제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미국이 공들여 진행한 합의의 결과가 실망스럽다는 평가이다. 일부 언론은 합의 내용을 보면 오히려 이란이 승전국 같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냈다. 이 양해각서를 보면, 1단계에서 전쟁 즉시 종결, 미국 봉쇄 해제 및 이란의 호르무즈 개방, 이란산 원유 제재 해제와 이란의 동결 해외 자산·자금 이용을 허용하고, 2단계에 가서 이란 핵을 영구적으로 불능화한다는 내용이다. 만약 미국이 2단계 목표를 완전히 달성한다면, 우크라이나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번 전쟁을 결심한 미국의 선택이 옳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각서에 문제가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3,000억 불에 달하는 이란 재건 자금을 지원하는 조항이다. 미국이 이란과 종전 조건으로 이란 자금 동결 해제와 원유 수출 개재 허용 등 당근을 줄 거라는 예상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핵 포기 확정도 하기 전에 3,000억 달러의 재건 자금까지 대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그동안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나쁜 행동을 해 온 이란에 대한 과분한 보상이다. 이스라엘이 사주했다는 등 과격한 주장이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번 전쟁이 이란 핵 능력 불능화 및 수만 명의 자기 국민을 살해하고 주변국에 테러와 혁명을 수출하는 악의 정권 축출이 목표였다. 그러나 미국이 '악의 축'이라고 불렀던 급진 이슬람 정권교체에 실패하고, 오히려 이란 급진 정권에 날개를 달아 줄 동결 자금 해제, 원유 수출 재개 허용, 3,000억 불 재건 자금 지원 등은 납득하기 어렵다. 아무리 나쁜 짓을 하더라도 버티기만 하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나쁜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너무나 서둘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신봉자인 마가(MAGA)를 중심으로 공화당이 지지했지만, 반대도 많았다. 더군다나 이 전쟁이 초래한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중하층민이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핵심 세력이지만, 오히려 트럼프의 정책으로 피해를 봤다. 이 전쟁으로 큰 피해를 본 국제사회가 아무리 비난해도 트럼프가 신경을 안 쓰는 이유는 본인을 지지하는 미국민만 바라보면 되기 때문이다. 미국 유권자만 미국 대통령을 선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지지자만 아우르면 된다. 이런 소수 극렬 추종자만 바라보는 팬덤(열성팬)·인기영합주의 정치는 이미 전 세계에 만연했기 때문에 새로운 것도 아니다. 한국도 좌우를 막론하고 지지자만 바라보는 팬덤 정치에 올인(all-in)하고 있다. 아무리 정치를 못 해도 견고한 팬들의 지지만 있으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정책을 내놓기도 한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트럼프의 마가(MAGA) 기반 팬덤 정치가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재선된 가장 큰 이유는 급진적인 '정치적 올바름' 사상에 매몰된 바이든의 민주당 정권이 워낙 잘못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너무 못해서다. 이번 이란 합의가 비겁하거나 즉흥적으로 보인다면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에 대해 가지고 있던 비교우위가 무력화될 수도 있다. 9.11 테러 이후 국제사회가 생각하던 강하고 정의로운 미국의 이미지는 퇴색했다. 이미 많은 미국민이 양극화한 정치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관심을 잃었다. 더 이상 미국이 강하고 정의로운 나라라는 믿음이 사라지면, 희망과 기대를 잃은 미국민은 점차 냉소적 고립주의로 회귀할 수 있다. 미국 정치의 실패는 미국의 영향력 훼손으로 그리고 국제사회 미국의 리더십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막강한 영향력과 국력을 기반으로 국제사회를 자유민주주의라는 이상적인 질서로 유지했고, 이 때문에 대한민국 같은 많은 나라가 번영할 기회가 있었다. 이번 미국의 성급한 결심이 불확실한 미래를 가속할 수 있는 징조여서 우려된다. 만약 미국 리더십이 이전 같지 않다면 한국도 독자생존의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았던 길이다. 그러나 지정학적 위기와 충돌이 확산하는 현재 이는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bienns@ekn.kr

“공급과잉 다시 온다”…월가, 국제유가 전망치 줄하향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예상보다 빠르게 재개방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유가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출 확대와 중국의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이 다시 공급 과잉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틴 랫츠 등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원유 현물가격의 기준인 '데이티드 브렌트(Dated Brent)'의 올해 3분기와 4분기 평균 가격을 모두 배럴당 75달러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가 약 2주 전 제시했던 전망치와 비교하면 3분기는 15달러, 4분기는 5달러 하향 조정된 것이다. 내년 4개 분기에 대한 전망치도 모두 하향 조정했으며, 2027년 말에는 데이티드 브렌트 가격이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되는 동시에 미국의 높은 원유 수출과 중국의 원유 수입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의 관심이 2027년으로 옮겨가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은 다시 공급 과잉 국면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 25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원유·가스 운반선은 35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이란 전쟁 발발 이전의 하루 통행량인 30~40척 수준을 처음 회복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해협 통행이 일시적으로 둔화됐지만 이후 빠르게 늘어나면서 선사들이 다시 호르무즈 항로를 이용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글로벌 원유시장이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이 전쟁 이전 대비 65% 수준까지 회복돼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분기 들어 약 30% 급락했고, 골드만삭스도 최근 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되고 원유 수요 또한 부진할 경우 국제유가가 내년에 60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배럴당 126달러 수준에 고점을 찍은 후 현재 73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시총 950조 증발에도 “두 배 뛴다”…‘빅쇼트’ 버리의 ‘롱 승부수’ [머니+]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월간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MS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8% 내린 368.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MS 주가는 6월 들어 18.14% 하락하며 월간 기준으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6130억달러(약 950조원) 증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지난 24일에는 장중 349.20달러까지 밀리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구글)·MS·엔비디아·테슬라·메타, M7) 종목과 비교해도 MS의 하락폭은 유독 두드러진다. 엔비디아는 6월 들어 약 7% 하락했고, 아마존(-11.27%), 애플(-9.72%), 테슬라(-5.50%), 알파벳(-7.02%), 메타(-11.05%) 등도 MS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이처럼 MS 주가가 다른 빅테크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대에서의 경쟁력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S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크레셋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전략가는 “MS는 AI 투자 부담과 AI로 인한 기존 사업 모델 훼손 우려라는 두 가지 악재를 동시에 맞고 있다"며 “현재 밸류에이션만 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이지만 투자자들은 일단 매도부터 하고 나중에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가 결국 MS 워드나 엑셀을 대체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AI 투자 규모는 분명 부담 요인이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점은 보유 현금만으로는 AI 투자 확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우려는 지난 4월 발표된 회계연도 3분기(1~3월) 실적 이후 더욱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핵심 성장동력인 애저(Azure) 클라우드 사업 성장률이 시장 기대를 밑돈 반면, 회사는 오는 12월 말까지 자본지출을 1900억달러(약 293조원)로 확대하겠다고 제시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스티펠의 브래드 리백 애널리스트는 공격적인 AI 투자가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자본지출로 애저의 매출총이익률이 압박받고 있는 만큼 현재 시장의 실적 추정치는 지나치게 높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415달러에서 400달러로 낮췄다. 반면 최근 급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대표적이다. 버리는 최근 자신의 서브스택에 “MS 주가가 350달러 수준이라면 매수하기 좋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며 2028년 12월 만기의 장기 콜옵션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옵션의 행사가는 700달러 초반대로, 약 2년 반 뒤 MS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뛸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이 소식에 MS 주가는 지난 26일 5.7% 급등해 2025년 5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게 낮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의 향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9배로 S&P500 평균(20배)은 물론 최근 10년 평균(27배)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매출 성장 전망도 여전히 견조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에 따르면 MS의 올해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시장에서는 2028회계연도에는 18%, 2029회계연도에는 20%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핏츠제럴드 그룹의 키스 핏츠제럴드 대표는 MS의 AI 리스크를 우려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MS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몇 년 뒤 AI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정말 중요한 질문은 앞으로도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 365를 계속 사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핏츠제럴드 대표는 현재 MS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면서도 불확실성을 고려히 보유 비중을 아직 크게 늘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주가는 역사적인 매수 기회에 매우 가까운 수준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AI 투자 확대가 결국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면 주가는 로켓처럼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다만 AI를 둘러싼 시장의 오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아직은 투자 비중을 작게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주가 급락은 투자자의 확신을 시험하는 과정이었고 나 역시 이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 만약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추가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용기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11조 쏟아도 소용없네”…日 엔화 환율 40년래 최고치 [머니+]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엔저(円低)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과 일본 정부의 대규모 시장 개입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엔/달러 환율이 내년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원화가 엔화와 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에도 상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께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1.98엔까지 오르며 1986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55분에는 달러당 162.39엔까지 치솟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986년 당시 엔화 환율은 미국이 주도한 플라자합의 이후 하락세(엔화 강셰)로 접어들던 시기였지만 현재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엔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40년 만의 고점을 다시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엔/달러 환율은 올 2분기에만 약 2% 오르며 4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이 4분기 이상 연속 상승한 것은 2022년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오름세를 보인 이후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 엔화 매수·금리 인상도 못 막는 엔저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선 이후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기준금리를 1%로 올렸다.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도 사상 최대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넘어서자 일본 당국은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한 달 동안 11조7300억엔(약 111조 9600억원)을 투입해 엔화를 매수했다. 이때 엔/달러 환율은 155엔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부각되자 엔화는 다시 약세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을 19.8%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이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엔/달러 환율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미·일 금리차와 같은 구조적인 요인이 엔화 가치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특히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간 금리차 확대는 투자자들의 '엔캐리 트레이드'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최신 주간 자료에 따르면 투기 세력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113억달러(약 17조 4900억원) 규모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차입하거나 매도해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될 때 투자 매력도가 커진다. ◇일본 정부도 추가 금리 인상 견제 여기에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오는 7월 발표 예정인 '경제·재정운영 및 개혁의 기본방침'에 통화정책과 관련해 '적절한' 통화 운영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또 일본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약화시키고 있는 데다, 급증한 국가부채 역시 일본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일본 당국이 추가 개입에 나설지 여부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 19일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당국의 개입만으로 엔저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톤엑스의 매트 심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일본 재무성은 필요하다면 시장에 개입할 수는 있겠지만 연준의 매파적인 기조에 역행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에 개입을 쉽게 단행할 수 없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호주 커먼웰스 은행의 캐롤 콩 외환 전략가는 “어떤 형태의 개입이 이뤄지더라도 엔/달러 환율의 큰 상승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027년 초까지 164엔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마크 크랜필드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상징적인 기준선이었던 1986년 수준을 넘어선 만큼, 당시 가격 흐름을 감안하면 다음 목표 구간은 달러당 164~165엔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환율이 빠르게 오를 경우 투자자들은 당국의 개입을 예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엔/달러 환율 상승 전망은 원/달러 환율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 엔화와 동조화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엔화 약세가 심화할 경우 원화도 함께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6월 말 달러당 1350원 수준에서 현재 1540원대로 올라서 4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2분기에만 2% 넘게 올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제 살 때?”…‘비트코인 바닥론’ 확산, 믿어도 될까 [머니+]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핵심 지지선인 6만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시세 바닥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과거 약세장에서 저점을 예고했던 주요 지표들이 잇따라 바닥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다. 다만 비트코인의 핵심 매수 주체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자금 유출이 이어지는 등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어 이번 하락장이 과거처럼 반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2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22분 기준 비트코인은 5만998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12만6198달러 대비 반토막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과거 약세장에서 바닥이 형성됐던 가격대에 점차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현재 시세보다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과거 약세장에서 저점을 예고했던 주요 지표들은 잇따라 바닥권 진입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초기 비트코인 투자자인 브루너 베르는 “올 여름이 끝날 무렵 비트코인은 바닥을 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약 5만달러 수준까지 밀린 뒤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현재 비트코인의 실현가격을 약 5만3400달러로 추산했다. 실현가격은 시장 전체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를 의미하는 지표다. 과거 약세장에서 비트코인이 이 가격대까지 하락하면 단기 투자자들의 투매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장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저점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크립토퀀트의 훌리오 모레노 리서치 총괄은 “실현가격은 이전 약세장에서 바닥을 비교적 정확하게 가리킨 지표였다"며 “비트코인은 지금부터 오는 9월 사이 바닥 형성 과정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의 브렛 싱어는 “여러 모델을 종합하면 비트코인의 잠재적 바닥 구간은 3만7000~6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모든 모델의 평균값은 약 5만3000달러 부근"이라고 밝혔다. 투자심리도 과거 저점 국면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의 '공포·탐욕지수'는 현재 15로 '극심한 공포' 구간에 머물고 있다. 베르는 “과거에도 극심한 공포가 장기간 이어졌던 시기는 비트코인 바닥과 상당 부분 겹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를 절대적인 투자 기준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역사가 짧은 자산인 만큼 가격이 모멘텀, 레버리지와 투자 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 거시경제 충격, 규제 변화, 비트코인 보유기업 스트래티지의 추가 악재 등이 이러한 지표들을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비트코인 전도사'로 불리는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는 최근 보유 비트코인 32개를 매각한 소식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일러는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말라"는 메시지를 강조해왔다. 여기에 ETF 자금 흐름은 아직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소소밸류에 따르면 지난주(22일~26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17억9000만달러(약 2조 7600억원)가 순유출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비트코인 ETF 대장주'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서는 약 13억달러(약 2조 55억원)가 빠져나갔다. 신규 자금 유입도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으로 관심을 돌리거나,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예측시장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래스노드의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지속적인 자금 유출은 투자자들이 추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기보다 비중을 축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기술적 분석을 근거로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CNBC 등에 따르면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전략가는 최근 비트코인 ETF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는 것이 투자 열기가 식고 있다는 신호라며 비트코인이 현재 6만달러 안팎에서 추가 하락할 경우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2V리서치의 존 로크 기술적 분석가는 비트코인이 6만달러대가 무너질 경우 다음 지지선은 4만달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서서히 소멸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됐다.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유명 억만장자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은 최근 CNBC 방송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쓸모없고 투기적인 자산"이라며 “앞으로 수년, 수십 년이 흐르면서 비트코인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랜섬은 특히 비트코인이 실물경제에서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경제가 견조한 상황에서도 별다른 이유 없이 가치가 반토막 난다"며 “사람들은 비트코인으로 저녁 식사를 사거나 슈퍼마켓에서 결제하는 등 진정한 거래를 하지도 않는다. 그저 사기꾼들이 자금 세탁을 하는 데 쓰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하이닉스 언제 팔까”…‘AI 관련주’ 거품논란 확산 [머니+]

거품 우려로 지난주 크게 흔들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당분간 조정장세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이번 하락을 AI 랠리의 끝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AI 거품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하는 반면,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2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AI 반도체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애플의 가격 인상과 오픈AI 관련 악재가 겹치면서 AI 및 반도체 관련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그 결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주 7.94% 급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4.60% 하락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미국 AI 대표주인 엔비디아는 한 주 동안 8% 넘게 떨어졌고 브로드컴(-11.26%), 샌디스크(-4.30%)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마이크론은 호실적에 힘입어 낙폭을 0.15%로 제한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뉴욕증시발 충격은 국내 증시로도 번졌다. 이날 오후 1시 11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7% 내린 8296.00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장중 한때 8140.31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 23일 13% 가량 폭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각각 5.23%, 3.89% 하락하면서 지수에 하방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RBC블루베이자산운용의 마야 후나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 AI 관련주가 오는 7~8월에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비중을 일부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AI 투자 증가세가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인식과 계절적 리밸런싱이 맞물리면서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AI 관련주는 국가를 가리지 않고 높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만큼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대표 AI 관련주인 어드반테스트와 소프트뱅크, 키옥시아는 현재 각각 4%, 5%, 7%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후나키 매니저는 단기 약세에도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봤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산업에 우호적인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투자심리도 회복되면서 AI 관련주가 내년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위험자산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지만 AI 관련주는 구조적으로 장기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AI 투자 비중은 유지하되 현금 비중을 소폭 늘리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AI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나키 매니저는 최근 AI 랠리로 닛케이225지수 내 일부 대형 종목에 투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됐다고 진단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상위 종목 비중은 소폭 줄이고 AI 중·소형주 비중을 늘리는 한편, 그동안 소외됐던 가치주를 함께 편입하는 이른바 '바벨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벨 전략은 고위험 자산과 저위험 자산을 동시에 편입해 위험을 분산하는 투자 방식이다. 반면 이번 하락이 단순한 숨 고르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대표 헤지펀드들은 AI 열풍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거품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경고음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2007년 증시 고점을 예측해 유명세를 탄 양둥이 설립한 윌스프링 자산운용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글로벌 AI 관련주는 '슈퍼 버블' 상태에 진입했고, 붕괴 시점이 머지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하이 반샤 투자운용도 앤트로픽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AI 거품이 터질 촉발 요인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AI 거품이 당장 붕괴하기보다는 마지막 상승 국면을 한 차례 더 거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임스 라일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코스피를 중심으로 나타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특히 우려된다며 이 같은 수준의 급락은 과거 아시아 외환외기, 닷컴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서만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라일리는 “이번 변동성은 시장에 과도한 거품이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현재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꼬집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후 추가 보고서에서 “AI 랠리가 마지막 국면에 접어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시장 거품이 붕괴 직전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현재 AI 열풍이 견조한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닷컴버블과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진 점은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시가 '블로 오프'(거품이 터지기 직전 단계)를 향하고 있어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S&P500지수가 올해 말 8250까지 오른 뒤 내년 말에는 6500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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