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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공격도 모자라 장난까지”…트럼프, AI 영상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랑이에게 공격당해 숨진 영국 남성의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자신이 호랑이와 장난을 치는 인공지능(AI) 생성 영상까지 게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호랑이와 몸싸움을 벌이다 함께 장난을 치는 23초 분량의 AI 생성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정장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이 호랑이와 마주한 뒤 달려드는 호랑이를 붙잡고 바닥에 넘어지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호랑이를 껴안고 장난을 치다가 함께 포옹하며 미소 짓는 모습까지 담겼다. 문제는 해당 영상이 실제로 호랑이에게 공격당해 목숨을 잃은 남성의 사고 영상을 게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올라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오후 영국 요크셔 야생동물공원에서 한 남성이 호랑이에게 공격당하는 모습이 담긴 41초 분량의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게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 “자연을 함부로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이 영상은 백악관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도 공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약 1분 뒤 사람들을 공격하는 사자의 모습을 담은 21초짜리 편집 영상도 경쾌한 음악과 함께 게시했다. 특히 이번에 게시된 AI 영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사고 당시 피해 남성이 호랑이를 향해 취했던 손동작을 흉내 내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호랑이의 공격으로 숨진 남성은 영국 버킹엄셔 출신의 윌리엄 채프먼(24)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10일 오후 영국 요크셔 야생 동물공원에서 호랑이 우리 안으로 들어간 뒤 시베리아 호랑이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윌리엄은 밝고 따뜻하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청년이었다"며 “그는 수년 동안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았고 강력한 약물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이 가족은 “심한 불쾌감을 주는 미디어 내용을 게시하고 유포하는 행위는 취약한 시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줄 것이다. 이러한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번엔 진짜 다르다”…삼전닉스 반토막, 7월보다 더 무서운 이유 [머니+]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AI 관련주들의 추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지난 7월 폭락 당시의 저점마저 밑돌자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문제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가 더 큰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7.57% 폭락한 5554.2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5.59% 내린 5673.01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5751.45(-4.28%)까지 낙폭을 줄였으나 이후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장중 5450.81(-9.29%)까지 밀려났다. 이로써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24년 9월 이후 최장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종가는 지난 7월 '역대급 폭락장' 당시 기록했던 저점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7월 초 85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같은 달 30일 5593.56까지 추락한 뒤 다음 날인 31일 6595.45로 급반등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반등세가 지속되지 못한 채 다시 급락하면서 약 두 달 반 만에 당시 저점마저 무너졌다. 국내 증시의 급락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전장 대비 각각 9.48%, 11.06% 하락한 21만원, 12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6월 19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가인 298만7000원과 비교해 약 58% 폭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도 37만4500원에서 약 44% 떨어졌다. 증시 급락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면서 주식 거래가 각각 20분간 중단됐다. 양대 시장에서 같은 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7월 29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매도세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확산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5% 넘게 하락했다. 어드반테스트(-14.96%), 키옥시아(-12.32%), 도쿄 일렉트론(-7.78%) 등 일본 반도체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근까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왔던 대만 TSMC도 이날 2%가량 하락하면서 매도세를 피하지 못했다. 앞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4일(현지시간)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누적 하락률은 약 12%에 달했다. 문제는 이번 폭락을 단순히 과열된 반도체주에 대한 차익실현이나 일시적인 수급 충격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7월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청산이 매도세를 증폭시켰다면, 이번에는 AI 산업의 성장과 수익성을 뒷받침해온 대규모 자금 조달 구조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마크 크랜필드 MLIV 전략가는 “이날 아시아 증시의 급락이 지난 7월 마지막 주의 폭락장을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 코스피는 하루 만에 11% 가까이 폭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며 “AI 투자 열풍이 꺼질 경우 실물경제 성장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력 향상,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 등이 글로벌 반도체주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까지 커졌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구축해온 기업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마저 마무리되면서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JP모건의 믹소 다스 한국 주식 전략 총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되면서 시장이 새로운 매수 주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그동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역할을 했지만, 매입이 마무리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을 흡수할 새로운 매수 주체가 부족해졌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에만 100억달러(약 13조원) 넘게 한국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글로벌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할 때 한국 증시가 다른 시장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티지 글로벌 프라임의 허베이 천 애널리스트는 “한국이 글로벌 AI 관련주 매도세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코어위브의 자금 조달 문제와 예상보다 높은 미국 물가 상승률이 차입 비용 증가와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우려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추가로 축소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졌지만 저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AI 산업의 자금 조달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낮은 밸류에이션만으로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극단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현재 수준에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매수 기회로 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기술기업들의 자금 조달 문제가 해결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배 미만으로, 1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최근 폭락이 과도한 조정이며 AI 관련주가 중장기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JP모건의 다스 총괄은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새로운 매수 주체를 찾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과정에서 변동성이 가장 극심한 시기는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6~12개월을 내다보면 이들 AI 관련주의 주가는 현재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을 것으로 여전히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CNBC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인 기술주 강세론자인 요크빌 아이브스의 댄 아이브스 전무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리는 자금 조달의 문제이지 수요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최근 주가 급락을 계기로 매수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설비투자 계획 축소, 기존 계약 취소, 그래픽처리장치(GPU) 임대료 하락 등을 위험 신호로 지목했다. 아이브스 전무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몇 년간 기술주가 3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증시에 대해 “6∼12개월 내에 전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한국 증시는 지나치게 과도한 조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대만은 아직”이라는데…트럼프, ‘알래스카 LNG 투자’ 자화자찬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이어 대만까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며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 모두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투자 계획을 이미 성사된 것처럼 발표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려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방금 알래스카 역사상 최대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출범시키기 위해 알래스카에 다녀왔다"며 “한국의 500억달러(약 67조원) 인프라 투자는 한국이 나와 체결한 무역·투자 협정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대만으로부터 700억~800억달러(약 94조~108조원) 규모의 LNG 장기 구매 약속을 확보했다"며 “이는 향후 20년 동안 해당 파이프라인 물량의 30%에 해당한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LNG 구매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만은 이 사업에 44억달러(약 6조원)의 지분 투자도 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사업은 이제 미국 연방정부 프로젝트가 됐고 필요한 모든 허가와 승인을 확보해 추진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알래스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로젝트이며, 내가 백악관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알래스카주에서 진행한 중간선거 지원 유세 연설에서 “대만이 향후 20년간 (알래스카) 가스관에서 나오는 가스의 30%를 구매하기로 방금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은 한국이 이미 알래스카에 약속한 500억 달러에 더해 이 프로젝트에 44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투자를 다시 한번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국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500억달러 규모로 투자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한국은 물론 대만도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의 대규모 LNG 구매와 투자 약속을 발표했지만 사업 자금 조달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만 정부 역시 사업 참여 계획을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투자 조건은 향후 협상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만 경제부는 14일 공식 성명에서 국영 석유·가스기업 CPC가 지난해 3월 알래스카 LNG 개발사와 LNG 구매 및 투자 의향서(LOI)를 체결했으며, 이후 약 1년6개월 동안 협상과 사업성 검토를 진행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현재 협력 계획에는 알래스카 LNG 생산이 시작된 이후 연간 600만t(톤)을 구매하고, 최대 44억달러를 사업 개발에 투자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대만 경제부는 “관련 협력은 상호 이익과 전문성의 원칙에 따라 추진될 것"이라며 “CPC는 회사 절차에 따라 사업 연구와 예산 승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지분율, 관련 조건은 향후 양측의 협상과 상업적 계약 절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대만이 LNG 구매와 사업 투자 계획에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달리 세부적인 투자 조건과 최종 계약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도 대만 경제부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LNG 매매계약이 체결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P통신 역시 “대만 정부의 성명에는 LNG 구매 계획에 몇 년 동안 참여하기로 했는지 명시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대만의 투자 약속을 연이어 강조하는 배경에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커지자 자신이 밀어붙인 관세 정책의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이터는 공화당 텃밭으로 자리 잡은 오하이오주에서 민주당이 노동자 계층의 표심을 되찾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하이오주는 과거 민주당을 지지했던 노동자들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거 표를 던지면서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바뀐 곳이다. 2024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약 55%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과 이란 전쟁 장기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 등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일부 노동자 계층 유권자들이 지지를 재고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에도 별도의 트루스소셜 글에서는 일본과의 반도체 분야 대미 투자 합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나의 리더십 아래 글로벌파운드리와 하워드 러트닉 장관이 이끄는 상무부는 뉴욕주 몰타에 2개의 거대한 신규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210억 달러 규모 초대형 투자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 한국, 대만으로부터의 투자 약속을 거대한 건설 프로젝트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변혁을 가져올, 여러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칠 합의들"이라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하다하다 빅스텝 전망까지”…글로벌 증시, 폭락의 서막인가 [머니+]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2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p)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떠받쳐온 AI 관련주들의 상승세마저 꺾일 경우 하락장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1% 하락한 7718.94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로써 S&P500지수가 1% 이상 하락하지 않았던 53거래일 연속 기록이 종료됐다. 이는 2020년 1월 이후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기록이다. 그동안 낮은 변동성을 바탕으로 수주간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던 컴퓨터 알고리즘 기반의 퀀트펀드들도 시장 흐름이 급격히 반전되면서 혼란에 빠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대형 기술주 100개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는 같은 날 2% 가량 급락해 지난 7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해온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테슬라·메타, M7)도 애플을 제외하고 일제히 1~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애플은 0.5% 상승 마감하며 엔비디아에 이어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5조달러를 넘어선 두 번째 기업이 됐다. 반도체주들의 낙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이 기간 누적 하락률은 약 12%에 달했다.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반도체 제조업체와 AI 인프라 관련주처럼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종목들의 상승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미국 증시의 강세장을 주도했던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자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고, 이로 인해 S&P500 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예상보다 높은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증시의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8월 상승률인 3.4%보다 0.3%포인트 높아진 데다 시장 전망치인 3.6%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자카렐리 CIO는 “시장은 지난 9월 금리 인상이 한 차례로 끝나기를 기대했지만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로 그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훨씬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연준이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던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도 추가 금리 인상 전망으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p 인상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이후 3년여 만으로, 12명의 투표권자 모두 인상에 찬성했다. 그러나 6월부터 연준의 9월 금리 인상을 예측했던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의 제이슨 솅커 회장은 연준이 이달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오는 12월에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솅커 회장은 이날 발표된 9월 CPI 통계의 상당 부분이 지난달 금리 인상 이전에 수집된 자료라고 짚었다. 연준이 9월 금리 인상의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이달에는 추가 인상을 보류하고 12월에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0월과 12월 FOMC 회의 사이에는 고용보고서 두 건과 CPI 보고서 한 건이 추가로 발표된다. 솅커 회장은 “9월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12월까지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억제되지 않는다면 연준은 0.25%포인트 대신 0.5%포인트 인상을 선택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어 “불과 6주를 기다리는 것이지만 그동안 훨씬 많은 경제지표를 확보하게 된다"며 “0.25%포인트 인상이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면 연준은 0.5%포인트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4.5%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반면 12월에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확률이 65.3%, 0.5%p 인상할 확률은 20.7%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우려 외에도 AI 관련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안까지 확산하고 있다.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인프라 확장을 위한 과도한 차입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가 15% 폭락했다.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해 코어위브가 발행한 회사채 만기 금리가 15%에 육박하며 재무 건전성 우려가 커졌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에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면서 불안감이 증폭됐다. 윤정인 피보나치 자산운용 대표는 “예상보다 높게 나온 미 CPI와 코어위브 회사채 가격 급락으로 투자자들이 AI 산업 전반의 자금 조달 위험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작된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수석 기술적 분석가는 “우리는 이미 금리 상승과 함께 반도체주가 하락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만약 M7 종목들마저 금리 상승에 따라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우리가 전망한 '레드 옥토버(10월 증시 급락)' 시나리오에 대한 확신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증시가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날 급락에도 S&P500지수는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불과 1.3%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 역시 17 안팎으로, 일반적으로 시장 불안이 본격화됐음을 나타내는 기준선인 20을 밑돌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부동산과 농심의 이반, 30%대 지지율에 갇힌 대통령

지난 10월12일 공개된 아시아경제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 정당 지지율은 10월 7일과 8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두 조사 모두 ARS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2.5%p, 정당 지지율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5.2%, 부정 평가는 61.4%였다. 지역별로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이었고, 연령별로는 20대의 지지율이 가장 낮았다. 20대의 긍정 평가는 20%대에 머물렀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지지율이 가장 크게 하락한 지역은 세종·충청이었다. 서울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게 나타난 배경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전세는 씨가 말라가고 있고 월세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집값마저 내려가지 않는 상황이어서, 주거 불안과 비용 부담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졌다는 해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부동산 문제가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연령별 지지율 변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통령과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부동산 문제에 가장 민감한 세대인 40대에서 직전 조사 대비 지지율이 5.1%p.나 하락했다는 점은, 부동산 문제가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해석에 힘을 실어 준다. 앞서 언급했듯이, 세종·충청의 경우 직전 조사 대비 지지율이 8.7%p.나 하락했는데, 이는 농지 전수 조사에 대한 농심의 이반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가 뒤늦게 농심을 달래고 농지 전수 조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한편 정당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이 직전 조사 대비 7.0%p. 하락하고 국민의힘이 2.9%p. 상승하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웃도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다. 다만 이 결과를 해석할 때는 여론조사 방식에 따른 차이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ARS 방식의 여론조사는 정치적 고관여층이 많이 응답하는 반면, 전화 면접 조사 방식의 여론조사는 중도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응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보수 성향의 정치 고관여층은 국민의힘으로 결집하고 있는 반면, 진보 성향의 정치 고관여층은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양당의 지지율이 역전됐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지층의 결집 정도에서는 보수가 진보를 앞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자체 정례 여론조사(10월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5%, 국민의힘 26%였는데, 이는 지지율 역전이 전반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 여론조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대통령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는 대통령이 지지 기반을 확장해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전임 대통령의 탄핵으로 출범한 정권이 집권 2년 차에 30%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정권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대통령 지지율이 더 하락한다면 여권 내부의 균열이 심화될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대통령이 여당을 견인하지 못하는 이상, 여당이 대통령의 의중을 고분고분 따를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는 더욱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금은 이런 고민과 당혹스러움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bienns@ekn.kr

[EE칼럼] 파키스탄이 K-GX에 던지는 질문

에너지 전환은 정부의 목표 발표가 아니라 개인의 계산기에서 시작된다. 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나라가 파키스탄이다. 최근 국제 학술지에 실린 와지드 이슬람(Wajid Islam) 등의 연구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태양광 발전량은 2019년 2.6TWh에서 2025년 36.6TWh로 14배 늘어 전체 발전량의 22.5%에 이르렀다. 2026년 1분기에는 12.1TWh로 전체의 32.3%를 차지해 석탄·가스·원자력·수력을 제치고 단일 최대 발전원이 됐다. 이 변화를 이끈 것은 국가 태양광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수백만 가구와 기업이 저마다 패널을 사들인 개별 결정이 쌓여 만든 결과다. 동력은 경제성이었다. 파키스탄의 평균 전기요금은 2022 회계연도 약 16.9루피/kWh에서 2025 회계연도 35.5루피/kWh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여기에 전력 부족으로 지역과 시기에 따라 하루 8~10시간, 길게는 12~15시간 이상 정전이 이어졌다. 모듈 가격이 급락하면서 옥상 태양광은 2~4년 안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투자가 됐다. 물론 한국이 요금 폭등과 정전을 겪을 우려는 없다. 그러나 설치자가 스스로 움직이는 조건이 '확실한 경제성'이라는 점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시장은 정부보다 빨랐다. 2020년 이후 2026년 8월까지 파키스탄이 수입한 중국산 모듈은 56GW가 넘지만, 엠버(Ember)·EI(Energy Institute) 등이 집계한 2025년 말 누적 설치 용량은 3.7GW에 그쳤다. 수입 규모가 통계상 용량의 약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이 통계에 잡히지 않은 채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전력 회사는 이런 속도에 대비하지 못했다. 자금력이 있는 가구와 기업이 태양광을 도입해 전력망을 이탈하자 전력 회사는 수익 감소와 고정비 부담 가중, 이른바 '유틸리티 데스 스파이럴(Utility Death Spiral)'에 직면했다. 잉여 전력을 소매 요금으로 보상하는 순계량(Net Metering)이 태양광을 설치하니 않은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문제로 불거졌고, 파키스탄 당국은 2025년 12월 신규 연결부터 순청구(Net Billing)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산하 PVPS의 2026년 보고서는 소규모 분산형 태양광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2025년 신규 설치 상위 10개국 중 6개국에서 분산형이 절반을 넘었다. 파키스탄 98.6%, 프랑스 67.6%, 브라질 65.8%, 이탈리아 59.7%, 일본 59.3%, 독일 52.3%다. 한국은 신규 설치 13위에 머물렀고 분산형 비중은 23.3%, 중앙집중형이 76.7%다. 국토가 좁은 데다 산지·농지 규제와 주민·계통 수용성 문제가 겹친 한국에서 대규모 태양광 모델은 입지 갈등과 인허가 지연에 부딪힌다. 실제로 한국의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2025년 8월까지 2.47GW에서 2026년 8월까지 2.38GW로 약 3.6% 줄었다. 새 정부 출범 후 보급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현장의 수치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정책 선언이 시장을 움직이지 못했다는 증거다.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출범 16개월 만에 설계를 끝내고 집행 단계에 들어섰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53~61%, 배출권 4기 할당과 이를 뒷받침할 법률 대부분이 9월까지 확정됐고, 이를 묶는 총괄 전략인 K-GX(10년 1,000조 원)를 10월 7일 발표했다. 아쉬운 점은 태양광 정책의 무게가 상당 부분 대규모 사업, 특히 공기업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에 실려 있다는 점이다. 경쟁입찰은 규모의 경제를 가진 대형 사업자에게 유리하고, 소규모 사업자는 입찰 부담과 계통 접속 비용 등을 떠안는다. 투자 회수 기간이 불투명한 사업에 소규모 사업자가 나설 유인은 줄어든다. 파키스탄에서 시장을 연 것이 개인의 경제성이었다면, 한국에서는 반대로 소규모 사업자의 경제성이 제도 안에서 약해지고 있다. 해법은 소규모 사업자의 경제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일정 규모 이하 설비에는 경쟁입찰 대신 장기 고정가격 계약 같은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제공하고, 소비지와 가까운 분산형 설비는 계통 접속 순서와 비용에서 우대해야 한다. 시간대별 보상과 자가소비, 저장 장치 연계를 처음부터 제도 설계에 넣어야 한다. 소규모 시민참여 전용 물량을 확보하고 입찰 부담을 덜어야 하며, 공급 의무자의 보급 의무 이행 인정 범위도 직접 건설과 지분투자에 한정하지 말고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와의 PPA까지 넓혀야 한다. 공기업은 마중물에 그치고, 소규모 주택, 시민참여 협동조합 등이 공공 지붕과 유휴 공간을 활용하고 수익이 지역에 돌아가게 해야 한다. K-GX의 재생에너지 목표는 경제성과 함께 비용 분담의 설계가 갖춰져야 달성할 수 있다. 시장이 커진 뒤에는 고치기 어렵다. 파키스탄은 K-GX에 묻는다. 소규모 태양광의 경제성을 확보했는가? 분산형 비중이 23.3%에서 일본이나 독일 수준으로 올라설 때 K-GX는 구호에서 현실이 될 것이다.

“대만에 이어 나이지리아까지”…점점 외면받는 코스피 [머니+]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급락했던 코스피가 14일 반등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한국 증시가 최근 대만에 이어 나이지리아보다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8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0.98% 오른 6094.72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0.44% 오른 6062.08로 출발해 장중 한때 6190.65까지 상승하며 2.57%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특히 전날에는 5% 넘게 급락했지만 이날은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9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앨런 그레이는 한국 증시보다 나이지리아 증시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증시를 휩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서 벗어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지리아의 대표 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달러화 기준으로 72% 급등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5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나이지리아 증시는 달러화 기준으로 연초 대비 64% 상승하며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세계 92개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코스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코스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사이 나이지리아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자 불과 두 달 만에 상승률 순위가 뒤바뀐 셈이다. 앨런 그레이의 카말 고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나이지리아 증시의 상승세가 코스피와 나란히 비교될 정도로 강력하다면서도 양국 증시의 상승 동력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 상승에 대해 “두 개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집중된 좁고 특정 테마 중심의 랠리"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두 기업은 AI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아왔다. 반면 나이지리아 증시의 상승세는 특정 업종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반 매니저는 “나이지리아 증시의 상승세는 은행, 석유·가스, 통신, 산업재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단일한 투자 테마보다는 폭넓은 경제적 기초여건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T. 로우 프라이스도 지난 8월 당시 이미 60% 넘게 상승한 나이지리아 증시에도 여전히 투자 기회가 남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AI 관련 투자에서도 한국보다 대만 증시의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나이지리아가 AI 열풍에서 벗어난 분산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면 대만은 오히려 AI 분야에서 한국보다 폭넓은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현재 대만 가권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70%에 육박한다. 특히 지난 3분기 대만 증시의 수익률은 코스피를 약 23%포인트 웃돌았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대만 증시는 상승세가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한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대만 가권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올해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기업의 비중은 약 10%에 달했다. 반면 코스피에서는 이러한 종목의 비중이 4.7%에 그쳤다. 여기에 대만은 한국보다 AI 공급망 전반에 걸쳐 더욱 폭넓고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데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의 우춘라이 아시아 자산배분 총괄은 “현시점에서는 AI 관련 투자 비중을 단기적으로 확대할 때 대만 주식을 선호한다"며 “대만은 더욱 완전한 기술 하드웨어 생태계를 갖추고 있고 주요 기술기업들의 견조한 투자 계획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M&G 인베스트먼트의 비카스 페르샤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AI 관련 사업에 얼마나 많이 노출돼 있느냐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기업 이익의 성격"이라며 “대만은 더욱 폭넓고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기업들의 이익은 판매량 증가에서 나오기 때문에 실적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지속성도 높다"며 “반면 한국 기업들의 단기적인 이익 증가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미동맹 균열 조짐…정보공유 제한에 비자보류까지

한미동맹을 둘러싼 구조적 균열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조치가 반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국가정보원과 미국 정보당국 간 엇박자가 연일 공개되고 있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정부 외교 기조를 직접 언급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대한민국은 자주적인 독립국가"라며 “국가 간 관계에 있어서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급적이면 국가 간 이견이 있을 때 우리 정부를 위한, 대한민국을 위한 애정으로 그 문제를 잘 조정하고 또 타협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미 정보 협력의 정상화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관계의 어려운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보협력 관련해서 제일 많이 얘기되고 있다"며 “백악관과의 소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겠다"고 답했다. ◇ 갈등의 시작은 '평안북도 구성' 이번 갈등의 시작은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국회 발언이었다. 당시 정 장관은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영변과 강선 외에 평안북도 구성을 언급했다. 해당 시설은 미국이 독자적 정보 자산을 동원해 파악한 민감한 사안으로, 미국은 정보 유출에 강한 불만을 품고 한국에 제공하는 정보 범위를 일부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사진 분석 등 핵심 정보 공유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6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2023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합의로 출범한 이후 국정원이 회의에서 제외된 것은 미국 측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관리 문제를 둘러싼 마찰은 외교가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종석 국정원장이 지난 3월 방미를 추진했으나, 미 국가지리정보국(NGA) 방문과 정보기관 수장 면담이 불발됐고,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관여한 국정원 요원 수명이 미국의 입국 제한 명단에 올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보류 사태도 논란이다. 외통위 미주반 국감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정 의원만 유일하게 비자 발급이 지연되면서 결국 구주반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 의원의 과거 미국 대사관 점거 농성 등의 이력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한미 관계가 상당한 위기라고 본다. 정보 교류에 대한 문제가 분명히 존재하는 건 확실하다"며 “이 대통령이 오늘 '굴종적 사대주의'를 언급했는데 그러면 앞으로 정보공유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국민도 공감할 수 있는 국익 외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야당 정동영·이종석 해임 요구 나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이 수십 년간 이어져온 양국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길 기대한다고 공개 경고했다. 현재 한미 간에는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와의 면담 지연, 쿠팡 과징금 처분에 따른 미 의회의 통상 압박, 핵추진잠수함 도입 및 대미 전략투자 이행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야당은 즉각 안보 라인의 책임을 물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곳곳에서 한미동맹 균열이 확인되고 있다며 정동영 장관과 이종석 원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촉구했다. 정 장관의 연합 비밀 누설과 이 원장의 사드·지소미아 관련 과거 발언을 정조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지난 11일 MBN에 출연해서 “이대로는 안 된다. 미국이 이대로 물러서지 않는다"며 외교안보라인 쇄신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경질해야 할 것은 색깔론과 편향된 동맹관"이라며 “미국과 안보·통상 관계에서 줄다리기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정 장관 본인 입으로 '한미동맹 이상 없다'고 하면 이상 없는 것이냐"며 “지금 현실적으로 한미 간 여러 문제가 이상기류에 휩싸여 있는데도,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건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외교안보라인 쇄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AI 무너지면 끝장”…IMF의 섬뜩한 경고 [이슈+]

국제통화기금(IMF)이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 경제가 3%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상쇄하면서 세계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7월 제시한 전망치 3.0%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고 세계 경제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4%로 예상했다. 지난 7월 전망치와 동일하며 4월 전망치보다는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IMF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한 가장 큰 배경은 AI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다. AI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 전망이 개선된 것은 물론 한국과 말레이시아, 멕시코, 태국 등 AI 관련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에너지 가격 급등에 신속하게 대응한 점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페티아 코에바 브룩스 IMF 조사국 부국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각국이 비축유를 활용하고 대체 공급처와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한편 석유 수요를 줄이는 방식으로 유가 급등에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대응 조치가 없었다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5%까지 떨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 같은 대응 조치의 효과도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또 AI 투자 확대의 혜택을 누리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사이의 성장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경제성장의 95%를 차지하는 국가는 현재 32개국에 불과하다. 지난 4월에는 54개국이 세계 경제성장의 95%를 담당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성장 기여가 소수 국가에 더욱 집중된 것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2.3%로 전망됐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 7월과 동일하지만 내년은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7월 0.9%에서 1.1%로 0.2%포인트 높아졌다. 내년 성장률은 7월과 같은 1.2%로 전망됐다. 한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을 3.3%, 내년 성장률을 2.8%로 각각 예측됐다. 지난 7월 전망치인 올해 2.6%, 내년 2.5%에서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하는 강력한 반도체 대외 수요"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5%, 내년은 4.0%로 각각 제시됐다. 두 수치 모두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씩 낮아졌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 국가는 인도로 나타났다. IMF는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 7월보다 0.6%포인트, 내년 전망치는 0.3%포인트 각각 상향 조정됐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7%에서 -3.3%로 대폭 낮췄다. 이란(-7.6%), 이라크(-16%), 쿠웨이트(-16.7%), 카타르(-15.6%), 아랍에미리트(-3.9%)도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가운데 IMF는 세계 경제의 성장률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경제 여건이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경고했다. IMF의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은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이 내년 3월 재개되고 같은 해 10월까지 전쟁 이전과 유사한 해상 운송 환경이 광범위하게 회복된다는 가정을 토대로 작성됐다. 국제유가 역시 올해 평균 배럴당 96달러, 내년 평균 87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가정했다.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더욱 길어지면서 고유가 환경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AI 투자 역시 향후 전개에 따라 경제성장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기술 도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관련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경우 2029년 세계 GDP는 기본 전망 대비 0.6% 증가할 수 있다고 IMF는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성장 효과의 상당 부분은 미국과 중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대로 AI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개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면 미국의 GDP는 기본 전망 대비 0.8%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AI 산업에 장비와 부품을 공급하는 아시아 기술 수출국들도 2028년까지 GDP가 최대 0.4% 위축되는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AI 투자 위축은 단순히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고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을 확산시킬 위험도 있다. 자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금융 여건이 악화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소비 위축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까지 겹치면 경제활동이 추가로 위축될 수 있다. IMF는 이러한 충격을 모두 반영할 경우 2028년 세계 GDP가 기본 전망 대비 1.1%, 미국 GDP는 1.8%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높은 수준의 정부 부채도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공부채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국채금리가 급등할 경우 차입 비용이 상승하면서 경제성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바나 텐레이로 신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는 회복력을 보여왔지만 그 회복력은 압박받고 있으며 성장 전망을 둘러싼 위험은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추가로 높아지고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며 “재정 전망의 악화, AI 수익성에 대한 재평가, 극단적인 기상 현상도 경제 전망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뭔가 잘못되고 있다”…삼전닉스 폭락, 월가 큰손들도 ‘변심’ [이슈+]

글로벌 증시를 떠받쳐온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균열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한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자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전장 대비 각각 7.39%, 10.09% 급락한 23만2000원, 144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8월 초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반도체 대형주들의 동반 약세에 코스피도 전장 대비 5.46% 내린 6035.3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중 한때 5911.11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글로벌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일(현지시간) 2.67% 내린 1만2236.79를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AI 설비투자 전망과 차입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저울질하면서 AI에 대한 투자 열기가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업체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총괄은 “투자심리가 한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자들은 관망하고 있고 매도자들은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트레이드 전반에서 매도세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미즈호의 다니엘 오 리건 이사는 반도체, AI 인프라, 메모리, 데이터센터 관련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AI 산업 내부에서 투자 열풍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일부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가 자신이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를 설정했다가 결국 자신들이 카지노에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탄 CEO는 AI 산업의 장기적인 수익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오픈AI가 지난 9월 연환산 매출 500억달러를 달성한 것은 사업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장기적인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로서는 AI 모델 훈련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다"며 “이는 최첨단 생성형 AI 모델을 제공하는 사업에 상당한 매출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 외에는 아직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탄 CEO는 특히 AI 산업이 앞으로 직면할 최대 제약 요인으로 자금 부족을 꼽았다. 반도체 공급 부족보다 AI 기술 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투자한 호주 데이터센터 기업 퍼머스 그리드는 지난주 추진하던 55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미래 매출 전망에 크게 의존하는 AI 인프라 기업들의 기업가치에 대해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추격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중국 반도체 자립의 '첨병'으로 꼽히는 창신메모리(CXMT)가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메모리 구조 개발에서 진전을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CXMT는 올해 안에 새로운 고용량 메모리 제품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미 국채금리가 AI 트레이드를 위협할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무라자산운용의 이시구로 히데유키 수석 전략가도 “일부 투자자들은 높은 국채금리가 AI 관련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과 설비투자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서비스업체 스톤엑스의 제임스 스탠리 시장 분석가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국채금리 상승이 AI 관련주에 두 가지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관련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체 투자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탠리는 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 확대를 발표하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을 두고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높은 국채 금리를 활용하려는 투자심리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AI 트레이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AI 거품을 붕괴시키는 것은 투자자금이 흘러갈 대체 투자처의 등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채금리가 3.5~4%대로 내려가는 상황이 그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높은 금리 수준에서 미 국채를 매수한 뒤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이자 수익뿐 아니라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들이 미 국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산하 블랙록투자연구소(BII)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단기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로 상향하고 장기 국채도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높였다. 블랙록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미국 주식 비중 확대 의견을 철회하는 동시에 약 6년간 이어온 미 국채 비중 축소 기조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랙록은 지난 2020년 10월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0.9% 안팎이었을 당시 국채 비중 축소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장중 5.36%대로 치솟으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투자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릭 라이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 작성한 보고서는 “이제 국채금리가 우리가 오랫동안 예상해온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으며, 매력적인 이자 수익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현 수준에서 향후 12개월간 국채금리가 0.75%포인트 추가 상승하더라도 이자 수익으로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PIMCO) 역시 미 국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핌코의 루퍼트 해리슨 선임 포트폴리오 고문은 최근 한 행사에서 “이처럼 국채금리가 상승한 것은 우리에게 매우 매력적인 투자 가치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해리슨은 특히 향후 기술주가 대규모 매도세에 직면하거나 미국 경제가 둔화할 경우에도 채권시장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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