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도 망설이는데”…트럼프가 못박은 韓 알래스카 LNG 투자 [이슈+]](http://www.ekn.kr/mnt/thum/202610/rcv.YNA.20260923.PYH2026092309120001300_T1.jpg)
한국 정부의 2000억달러(약 280조원) 규모 대미 투자의 일환으로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공개됐지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사업성을 따져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예정된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참여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다. 1일 정부가 발표한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공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양국은 “미국과 한국은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했다. 한국 정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상업성과 법적 요건을 따져보기 위한 검토 단계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특히 공동 팩트시트와 보도자료에는 실제 투자 규모나 투자 방식, 최종 투자 결정 시점 등도 명시되지 않았다. 이는 함께 공개된 223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 발전소 프로젝트와 1200억달러(약 163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 프로젝트와 대조적이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을 통해 미국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조선 협력 분야 1500억달러와 전략적 투자 분야 2000억달러를 포함해 총 3500억달러(약 47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은 달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 행정부가 체결한 합의 덕분에 한국은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해당 투자에 원전 8기와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화력발전시설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LNG 사업을 이미 확정된 투자처럼 언급한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알래스카 사업을 두고 “투자 규모가 500억달러를 소폭 넘어설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전액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규모가 540억달러(약 73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 공개를 넘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을 지원하는 성격이 짙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설리번 의원은 알래스카에서 이 거래와 다른 여러 거래를 위해 거의 20년 동안 일해왔다"며 “특히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댄 설리번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50년 동안 정치인들이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며 “하지만 오늘 댄 설리번 상원의원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의원 역시 “알래스카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끈질기게 노력해왔다"고 화답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약 800마일(약 1300㎞)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지역으로 운송한 뒤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막대한 사업비와 자금조달, 상업적 타당성 등을 둘러싸고 수년 동안 불확실성에 시달려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알래스카 사업을 주도하는 글렌파른의 브렌던 듀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백악관 발표 행사에서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3년이 걸리며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즉시 착공할 수 있다"며 “LNG 수출은 그로부터 약 2년 뒤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글렌파른이 아직 알래스카 LNG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지에 대한 공식적인 최종투자결정(FID)을 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업에 대한 FID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이뤄지는 것이 목표였지만 올해로 미뤄졌다. 글렌파른이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LNG 장기 구매계약 물량을 아직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글렌파른은 일본과 한국, 대만, 태국, 프랑스 등을 상대로 연간 총 1300만t(톤) 규모의 LNG 구매 관련 합의를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마무리하려면 연간 300만t 규모의 추가 구매계약을 확보해야 하며, 기존 합의 역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결국 사업 개발사조차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한국 정부 역시 상업성과 법적 요건을 따져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한미 양국도 공동 팩트시트에서 사업 검토에 착수한다는 선에서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사업을 이미 성사된 한국의 투자 프로젝트처럼 제시하고 이를 알래스카 지역 유권자들에게 대규모 에너지 사업을 유치한 정치적 성과로 부각한 셈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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