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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지금이 제일 싸다?…‘칩플레이션’ 여파에 스위치2 가격 인상되나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면서 전자제품 가격 전반이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이어온 닌텐도의 주력 콘솔인 스위치 2의 가격 인상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서카나는 스위치 2가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콘솔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특히 출시 후 7개월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스위치 2의 판매량은 소니그룹의 플레이스테이션 4(PS4)를 35% 웃돌았으며, 이에 따라 스위치 2의 판매 속도가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서카나는 설명했다. 스위치2는 지난해 6월 5일 첫 출시 이후 글로벌 판매량이 나흘 만에 35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작인 스위치1이 2017년 한 달간 기록한 270만대를 훌쩍 넘는 수치로, 역대 최간기간 판매 신기록이다. 문제는 AI 열풍으로 촉발된 메모리 공급난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스위치2에 사용되는 D램과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4분기부터 급등했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메모리 공급 부족 여파로 올해 D램 평균판매가격이 120% 급등하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9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난의 여파는 이미 다른 전자제품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1% 감소하는 반면, 평균 판매 가격 상승률은 6.9%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닌텐도 입장에서는 이번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출시된 스위치 2는 약 8년 만에 선보인 차세대 콘솔로, 향후 닌텐도의 실적을 좌우할 핵심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닌텐도 주가는 지난해 8월 1만4655엔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약 30% 하락한 상태다. 특히 지난달에는 주가가 약 20% 급락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낙폭이다. 이와 관련, 영국의 게임 주식 전문 애널리스트인 펠햄 스미더스는 “메모리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한, 콘솔 제조 비용 측면에서 닌텐도는 사실상 공포의 시나리오를 마주하고 있는 셈"이라며 “스위치2는 이제 막 출시된 제품이어서 사실상 원가 수준에 판매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손실을 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쟁사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안정적인 마진을 창출하고 있으며 소니 또한 비용 상승을 흡수할 여지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메모리 공급난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닌텐도 주가 반등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콘솔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점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문제는 메모리이고, 가격이 오를수록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닌텐도가 스위치2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네이선 나이두 애널리스트는 닌텐도가 메모리 비용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스위치 2의 소매 가격을 약 15%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비축된 메모리 재고와 고정가 계약 물량이 소진되면, 이번 공급난은 스위치 2의 마진과 닌텐도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위치2 가격이 인상될 경우 수요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 프리덤 캐피탈마켓의 닉 맥케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국 판매가가 450달러인 스위치2는 이미 닌텐도 역사상 가장 비싼 하드웨어"라며 “가격이 500달러를 넘어서면 수요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결코 좋은 결정으로 남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스위치2 출고가는 64만8000원 수준이다. 여기에 게임 타이틀과 액세서리를 포함할 경우 초기 구매 비용은 80만원을 웃돌 수 있으며,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경우 구매 비용이 100만원에 근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맥케이 애널리스트는 닌텐도가 메모리 비용을 상쇄할 선택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스위치 2의 내장 메모리 용량을 줄이는 방식도 가능하다"며 “소비자들이 외장 저장장치를 별도로 구매하도록 해 비용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닌텐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환율 관찰 대상국’ 재지정…靑 “美와 소통”

미국 정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차 지정했다.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가 주요 사유로 지목된다. 청와대는 “미국 정부와의 소통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10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6월까지의 4개 분기를 평가 대상으로 삼았으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었다. 태국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이유로 새롭게 명단에 포함됐다. 한국은 △150억 달러 이상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등 3가지 지정 기준 중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 관찰 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미 재무부는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흑자는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2016년 180억 달러의 2배 이상인 52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025년 6월까지 4개 분기 동안 GDP의 5.9%를 기록해 전년 동기 4.3%에서 크게 증가했다"며 “이 증가는 반도체와 기타 기술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한 상품 무역이 거의 전적으로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원화 약세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재무부는 “2024년 4분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국내 정치적 불안이 겹치며 원화에 대한 절하 압력이 극심했다"며 “2025년 말 원화는 한국의 강력한 경제 기초여건과 부합하지 않게 추가로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방식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재무부는 “한국 정부는 절하와 절상 압력 모두에 따른 급격한 변동을 저지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왔다"며 “2009~2016년 원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일관된 개입 패턴에서 벗어나, 원화 약세에도 대응하는 대칭적 개입 패턴으로 전환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보고서를 통해 “재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무역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무역 상대국들이 외환 개입과 비시장적 정책 및 관행을 통해 통화를 조작해 무역에서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관찰국 재지정은 미국 재무부 평가 기준에 따라 다소 기계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환율 보고서에서는 원화 약세가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소통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2023년 11월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한 차례 제외됐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2024년 11월 다시 명단에 포함된 이후 현재까지 관찰 대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트럼프가 예고한 차기 연준 의장은 누구?…베팅사이트 판세 보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자를 곧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해온 만큼, 차기 의장의 성향에 따라 연준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질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 시사회에서 차기 연준 의장 결정이 언제 발표되느냐는 질문에 “내일(30일) 아침"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연준 의장 후보에 대해 “탁월한(outstanding) 사람",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면서 “금융계에서 모두가 아는 인물이 될 것이다. 매우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거론된 유력 후보로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릭 라이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 네 명이다. 다만 해싯 위원장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그가 백악관에 남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히면서 유력 후보에서 멀어진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를 대폭 낮추라고 압박해왔다. 그는 이날에도 “우리가 지불하는 이자는 지나치다"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 금리는 2포인트 혹은 3포인트 더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28일까지 이틀간 열린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지난해 7월 동결 이후 6개월 만이다. 연준은 이후 지난해 9월, 10월, 12월 금리를 3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인하해왔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선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될 가능성을 매우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폴리마켓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40분 기준,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워시 전 이사가 지명될 가능성이 95%의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이 질문에 걸린 판돈은 현재 2억9100만달러(약 4189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워시 전 이사의 지명 가능성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8시 50분까지만 해도 워시 전 이사와 라이더 CIO의 지명 가능성은 각각 37%, 34.6%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워시 전 이사의 지명 확률은 오전 9시 무렵 64%로 급등한 뒤 현재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지명할 것이란 소식이 일부 외신을 통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워시를 지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어 “워시 전 이사가 목요일(29일) 백악관에 방문했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발표를 하기 전까지는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시절 연준 의장 지명 당시 파월 의장과 함께 유력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증시와 금·은 등 귀금석은 하락한 반면 미 국채금리와 달러화 가치는 반등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금값 시세는 전날 온스당 5600달러마저 돌파했지만 현재 5261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워시 전 이사의 매파적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라 호주법인의 앤드루 티스허스트 선임 전략가는 “시장은 워시 전 이사가 비교적 전통적이며 덜 비둘기파적인 인물로 인식하고 있다"며 “그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되면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시장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ITC 마켓의 션 캘로우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그의 오랜 매파적 행보를 잊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연준 의장은 미 상원의 인준 표결을 통과해야 취임할 수 있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와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을 향한 수사가 해결될 때까지 연준 의장 지명자에 대한 어떤 인준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차기 연준 의장 인준은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현재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 구도 속에서 은행위 소속인 틸리스 의원이 민주당 편에 선다면 의장 인준안은 채택되기 어렵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미국의 그린란드 야욕으로 본 새로운 국제관계 질서 변화

미국 트럼프 정부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 욕심을 보인 이후 미국과 유럽 국가의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현재 양측은 이 문제로 전례 없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관계가 더 악화하면 미국과 유럽이 결별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덴마크, 독일, 영국 등 7개 나토 회원국은 그린란드에 비록 소규모지만 병력을 파병해 유럽이 미국의 도발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모습을 과시했다. 그러나 미국은 파병 국가에 2월 1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고 6월 1일부터는 이를 25%로 인상하겠다며 위협을 하자 독일 등 일부 국가가 파병을 취소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번 사태로 유럽은 큰 충격을 받고 분노하고 있다. 미국이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침공하면 나토는 나토 헌장 5조에 따른 집단 방어권을 동원해 미국과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나토의 붕괴를 초래하는 최악의 상황이 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만약 미국이 계속 영토 야욕을 보이고 유럽에 대해 관세 공격을 시작하면, 유럽이 보유한 약 10조 달러(1.5경 원)의 미국 국채와 주식을 처분해 보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더라도 그린란드를 소유하겠다는 주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국제관계 질서를 파괴하는 전례 없는 행위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의 국익을 내세우며 세계 질서를 위협하는 러시아나 중국 같은 적대세력을 견제하기보다 유사한 가치관과 정치사상, 제도를 가진 동맹국인 나토 회원국들을 더 가혹하게 대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미국이 나토를 냉정하고 가혹하게 대하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미국은 개국 이래 미국 '우선(예외)주의'를 포기한 적이 없다. 이는 미국을 다른 나라들과 다른 독특하고 예외적인 나라이며, 미국의 외교정책은 미국의 핵심 가치와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는 믿음이다. 더불어, 미국은 미주 대륙 이외 이익이 안 되는 유럽 등 여타 지역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고립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세계 경찰 역할을 맡은 것은 예외적인 사례이다. 지난 2025년 12월 발표된 국가안보 전략 문서인 NSS(National Security Strategy)를 보면 트럼프의 미국은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선주의'를 재확인하고 미주 대륙을 미국의 핵심 이익이 달린 지역으로 명시했다. 이에 미국은 한국, 일본은 물론 나토에 미국이 희생해서 더 이상 안전보장과 군사 지원을 하지 않겠다며 방위비 인상을 촉구했다. 트럼프는 특히 나토의 안보 무임승차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나토 회원국들은 소련 붕괴 이전까지 나름대로 자기 역량에 맞는 기여를 했지만, 이후 극단적인 군축과 방위비 삭감을 진행했다. 이에 일부 국가는 군을 폐지하는 수준까지 병력을 줄였고, 대신 자국민에 대한 복지 혜택은 확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준 유럽의 실망스러운 대응, 자국의 이익과 방만한 돈 풀기 등은 포기하지 않고 공동의 위협 앞에서도 미국의 방위비 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행동 등은 트럼프의 미국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미국이 보는 유럽은 더 이상 혈맹이 아니라 미국의 발목을 잡고, 경제적, 정치적 출혈을 강요하는 안보 무임승차 세력일 뿐이다. 이번 미국의 그린란드에 대한 노골적인 야욕은 지나치고, 무책임하며 경솔하다. 그러나 유럽이 더 이상 협력이 대상이 아니라면, 미국이 자국의 핵심 전략적 이익이 달렸다고 보는 그린란드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겠다는 판단에 오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럽이나 전 세계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미국이 깡패같이 이렇게 국제 질서를 앞서 파괴하는 과격한 행동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감성과 이상주의에 물든 유럽이 알아 왔던 것과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이다. 앞으로의 국제관계는 비정상이 정상, 몰상식이 상식이 되는 비정한 도박판이 될 것이다. 협력보다는 위협, 양보보다는 독점, 대화보다는 주먹이 주도하는 원초적 실력주의 시대가 열리는 징조라고 봐야 한다. 한국과 일본도 미국과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과정에 있다. 두 나라가 유럽만큼 미국과 갈등하지는 않겠지만,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새로운 세상에 내몰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단단히 안전벨트를 조여 매야 한다. 이상호

[김병헌의 체인지] 로봇을 막아 회사를 멈추겠다는 노조

지난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보고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표정은 무거웠다. AI, 로봇, 일자리, 입법 지연…. 쌓여 있는 현안을 훑어보던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노동 현장에서 불거진 '로봇 거부' 에 대해 발언을 이어갔다. 생산 현장에 로봇을 들일 수 없다는 노조의 선언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회의장 공기가 한층 팽팽해졌다. 대통령의 목소리는 엄중하게 이어졌다.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 비유처럼 던졌지만 실상은 진단이자 경고였다. 로봇과 AI가 산업의 심장을 바꾸는 시대, 선택의 여지는 이미 사라졌다는 뜻이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도 안 된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제동을 걸고 있다. 거대한 변화의 수레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데도, 문을 걸어 잠그겠다는 발상. 이는 협상도 전략도 아니다. 시대의 방향을 외면한 채 과거에 기대려는 선택일 뿐이다. AI 혁명은 이미 생산 현장을 넘어 산업 질서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24시간 쉬지 않는 공장, 불을 켜지 않는 라인,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한 협업 로봇. 이 흐름을 '막자'는 구호는 19세기 러다이트 운동의 메아리일 뿐이다. 그때 기계를 부수던 손은 결국 일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고용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역사 교과서가 아니라 시장이 증명해 왔다. 글로벌 경쟁은 더 잔혹하다.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 S·X 생산을 접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올인한다. 자동차 회사의 간판을 내려놓고 '피지컬 AI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일론 머스크는 “로봇이 노동자보다 많은 세상"을 공공연히 말한다. 말이 아니라 실행으로 증명한다. 공장을 로봇 훈련장으로 바꾸고, 실증 데이터를 쌓아 상용화를 앞당긴다. 세계는 이렇게 움직인다. 현대차의 선택 역시 분명하다. 로봇을 주변부가 아니라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력. 제조 라인을 가진 기업만이 할 수 있는 '현장 실습'은 현대차의 최대 무기다. 그런데 그 무기를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라면, 이는 협상이 아니라 자해에 가깝다. 노조의 우려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용 안정, 임금, 노동의 존엄. 그러나 계산은 냉정해야 한다. 휴머노이드 한 대의 투자 회수 기간은 짧다. 비용 압박이 누적된 기업이 자동화를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로봇을 막는다고 비용이 사라지지 않는다. 생산이 해외로 이동하고, 투자가 멈추며, 결국 일자리의 토대가 흔들린다. 기술을 봉쇄하는 투쟁은 고용을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막는 벽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신호다. “합의 없이는 한 대도 안 된다"는 메시지는 글로벌 시장에 이렇게 번역된다. 한국에서의 혁신은 느리고, 불확실하며, 비싸다. 자본은 가장 빠른 길로 흐른다. 데이터가 쌓이는 곳으로, 실증이 가능한 곳으로 이동한다. 경쟁자가 달리는 트랙에서 우리는 출발선에 묶여 서 있을 것인가. 대안은 분명하다. 기술을 금지할 게 아니라 규칙을 만들라. 로봇 도입과 함께 재교육·전환 배치를 제도화하고, 생산성 이익을 임금·근로시간 단축으로 나누는 사회적 합의를 설계해야 한다. 로봇은 적이 아니라 도구다. 도구를 쥔 사람이 더 많은 가치를 만든다. 정부의 역할은 학습의 사다리를 놓는 것이고, 노조의 역할은 변화의 조건을 협상하는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현대차 노조는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로봇 투입을 거부하는 순간, 경쟁력은 다른 나라 공장으로 이전된다. 세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로봇과 함께 가는 길만이 일자리를 지키는 길이다.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면, 방향을 잡고 올라타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거부가 아니라 냉정한 계산과 용기다. 변화를 통제하지 못하면 변화에 지배당한다. 산업의 시간표는 노사 협상보다 빠르고, 기술의 진보는 기다림을 허락하지 않는다. 선택을 미룰수록 대가는 커진다. 이제 결단의 시간이다.

트럼프 “캐나다산 항공기에 50% 관세…美 항공기 수입 막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항공기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가 걸프스트림 500·600·700·800 항공기에 대한 감항 인증을 부당하고 불법적으로, 그리고 완강히 거부해왔다"며 “이에 우리는 봄바디어 글로벌 익스프레스와 모든 캐나다산 항공기의 인증을 취소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캐나다가 인증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걸프스트림 항공기의 자국내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이유에서든 이 문제가 즉각 시정되지 않는다면 미국으로 판매되는 모든 캐나다산 항공기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인 캐나다와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할 경우 캐나다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쿠바와 석유를 거래하는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쿠바 정부의 정책과 관행, 행동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대해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을 구성한다"며 이와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 정권이 러시아, 중국, 이란, 하마스, 헤즈볼라를 포함한 수많은 적대국, 초국가적 테러 단체, 미국에 적대적인 악의적 행위자들과 결탁하고 지원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쿠바가 미국에 위험한 적대 세력을 노골적으로 수용하며 미국의 국가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정교한 군사 및 정보 능력을 쿠바에 배치하도록 초청하고 있다"면서 쿠바가 러시아의 해외 신호 정보 시설을 수용하고 있고, 중국과도 심층적인 정보·국방 협력을 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정부는 쿠바에 석유를 직·간접적으로 판매하거나 기타 방식으로 제공하는 국가의 미국산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민주당과 잠정 합의…美 셧다운 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연방의회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사태를 피하기 위해 민주당과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원에서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는 이날 밤 늦게까지 백악관과의 합의안에 대한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타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히며 양당에 국토안보부(DHS)를 포함한 연방정부 운영 예산안 표결을 촉구했다. 민주당 측은 이번 합의에 따라 국토안보부 예산을 2주간 한시적으로 지원해 추가 협상을 이어갈 시간을 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이번 합의로 양측은 이민 단속 작전에 대한 잠재적 제한 조치를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 이민 단속을 억제하는 개혁에 동의할 때까지 국토안보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달중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들의 총격으로 시민 두 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반발 여론이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ICE 요원들이 단속 시 마스크를 벗고 보디캠을 착용하며 무작위 검문과 영장 없는 수색·체포를 중단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혁안을 앞서 내놨다. 이에 앞서 이날 상원에서 국토안보부와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 연방정부 기관 예산을 담은 6개 세출법안 패키지의 상정 동의안은 찬성 45 대 반대 55로 부결됐다.30일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연방정부는 부분 셧다운에 들어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정부 셧다운이 없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현재 그 문제를 해결 중이고, 민주당과 합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초당적으로 협력해 셧다운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43일간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중단되는 역대 최장기간 셧다운이 있었다. 당시에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건강보험 개혁법(ACA·일명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에 공화당이 반대하면서 연방정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다가, 셧다운 장기화를 우려한 온건파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과 타협점을 찾으며 셧다운이 종료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포드, 중국 CATL과 배터리 협력 확대…美 의회 ‘반발’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과 협력을 확대하자 미 의회가 반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의 존 물레나(공화·미시간) 위원장은 전날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최근 확대되고 있는 포드와 CATL 간 관계의 성격에 대해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미중전략위는 워싱턴 정계에서 대표적인 중국 견제 조직으로 꼽힌다. 물레나 위원장은 서한에서 “중국은 미국의 공급망 독립과 경제적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고, 우리 자동차 산업은 이 같은 위협에 대해 면역력이 없다"고 했다. 물레나 위원장은 포드가 CATL과의 제휴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 CATL이 공장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거나 기술적 통제를 유지할 권리를 보유했는지 답하라고 했다. 또 CATL이 공장 생산량을 기반으로 기술 사용료(로열티)를 받는지를 밝힐 것도 요구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작년 CATL을 중국 군과의 관계가 의심되는 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앞서 포드는 2023년 미시간주 공장에서 CATL과의 기술 제휴로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기로 했고, 지난달에는 켄터키주 공장에서 CATL 기술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을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ESS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는 핵심 장치로, AI 투자 붐을 타고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포드는 CATL 기반의 ESS 생산을 통해 수익을 다변화하고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에 따른 손실을 경감한다는 방침이다. 포드가 ESS 거점으로 정한 켄터키주 공장은 SK온과 함께 만든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이었다. 포드는 작년 말 195억달러(약 27조8000억원)의 비용을 감수하면서 전기차 사업을 대폭 축소해 SK온과의 합작을 종료했고 켄터키주 공장도 단독 운영키로 했다. FT는 켄터키주 공장의 ESS 생산이 연방정부의 제조업 세액 공제 혜택을 받게 될지도 논란이 된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은 지난해 7월 법 시행 이전에 미국 기업이 중국 업체 등 '금지된 외국 주체'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에 대해 이후 계약 내용이 변경되지 않을 경우에 한해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하원 미중전략위와 미국 자동차 업계는 포드와 CATL의 켄터키주 공장 사업은 OBBBA 시행 전 맺은 제휴로 볼 수 없다며 세액 공제가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켄터키주 공장 프로젝트는 2023년 미시간주 공장 협업 이후 새롭게 발표된 것이어서 이전 제휴의 일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포드 측 입장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CATL과의 제휴 계약이 애초 여러 공장에서의 생산을 금한다고 규정하지 않아 복수 지역 생산의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현행법에서도 단일 공장 여부에 관한 내용이 없다고 FT에 설명했다. 포드는 미시간·켄터키주 공장이 모두 세액 공제 요건을 만족하며 이는 법의 내용과 취지에 부합하는 사안으로 판단한다고 FT에 밝혔다. CATL은 논평 요청에 답을 하지 않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재무장관 “韓 국회 승인 전까지 무역합의 없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28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무역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신호는) 무역 합의에 서명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국회에서) 승인될 때까지 그들은(한국은) 25% 관세를 적용받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행자와 베선트 장관이 주고받은 '승인'이라는 표현은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 입법부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나는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도출할 것이라며 양국의 협의 결과에 따라 관세 인상을 보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 이후 관세 인상 조치를 실행할 행정명령이나 관보 게재 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렇듯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은 대미 투자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는듯한 상황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0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환율 부담으로 올해 예정된 대미 투자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2일 블룸버그와 전화 인터뷰에서 “200억달러 투자를 미루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압박을 강화해야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워싱턴 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나 미국 측 진의를 파악하고 한국 상황을 설명할 계획이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올해 미국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고(高)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없는 고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를 일으키는 것은 공급 제약인데, 우리가 추진하는 규제 완화 정책으로 공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사회 안에 인플레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꽤 많다"며 “(연준 이사들이)앞으로 몇 달 동안 나타날 상황을 열린 마음으로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화 약세에 대해선 “미국은 항상 강(强)달러 정책을 갖고 있다"며 “무역적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이미 140만원 미납”…역대급 한파에 AI 데이터센터가 키운 ‘美 전기료 폭탄’

미국을 덮친 초강력 눈폭풍·한파가 고공행진하는 에너지 가격과 맞물리며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에서 '생활비 부담(affordability)' 문제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는 상황 속에서 난방비 부담까지 겹치자 소비자들의 체감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체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6900만 명이 여전히 한파 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북동부·중부·남부 지역을 강타한 초강력 눈폭풍으로 현재까지 최소 69명이 숨졌으며, 항공편 대규모 취소와 정전 피해가 잇따르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남부 지역에서는 주택 대부분이 극심한 추위를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았으며, 많은 주민이 이런 겨울 날씨가 동반하는 다양한 위험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번 한파는 앞으로 며칠간 지속되며 광범위한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날씨가 온화하기로 유명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경우 기온이 섭씨 4도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는 10여 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한파는 더 강력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 국립기상청(NWS)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미국 약 80곳 지역에서 사상 최저 기온이 기록될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 “수십 년 만에 가장 오랜 기간 지속되는 한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한파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의 난방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대규모로 들어서며 전력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증한 가운데, 초강력 한파까지 겹친 상황이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에너지 요금(전기·천연가스 요금)은 7.7% 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의 전력 도매가격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지난 27일에는 하루 만에 31% 급등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인근 지역의 겨울철 전력 요금은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전력 도매가격은 지난 5년간 최대 267% 급등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인 버지니아주에서는 전력 가격이 지난해 10월까지 1년간 16.5% 상승해 생활비 부담 위기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사만다 스미스의 경우 지난달 전기요금이 600달러(약 85만원)를 넘어 여름철의 2~3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는 이번 한파를 견디기 위해 모든 창문을 비닐로 밀봉하고 문마다 담요를 걸어 외풍을 막는 한편, 전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의 절반가량은 전기를 차단했다. 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근무 시간까지 늘렸지만, 전력업체 도미니언 에너지에 밀린 요금은 이미 1000달러(약 142만원)를 넘어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미에너지지원이사회(NEADA)에 따르면 올겨울 미국 가정의 난방비는 평균 9.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스와 전기요금 인상, 그리고 한파가 모두 맞물린 결과다. 올겨울 평균 가구 난방비는 995달러(약 141만원)로, 지난해 911달러(약 129만원)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 관련, 마크 울프 NEADA 사무총장은 “추위는 심해지고, 요금은 계속 오르고 있어 가계 예산에 더 큰 압박을 주고 있다"며 “사람들은 이제 유틸리티 요금에 민감해져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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