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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대폭 늘어난다”…삼전·하이닉스 주가 상승의 역설 [이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기대에 힘입어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증산에 따른 탄소 배출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 리서치 업체 테크인사이트는 1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환산 2억472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45% 급증한 수치다. 테크인사이트는 AI 데이터센터 급증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과 이에 따른 최첨단 반도체 생산 확대가 탄소 배출 증가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전력 소비와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불소계 가스가 반도체 산업의 주요 배출원이다. 보고서는 파운드리와 로직 분야가 여전히 전체 배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범용 반도체인 D램(DRAM) 생산에서의 배출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D램, 낸드(NAND), 파운드리·로직 부문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각각 2670만톤, 3400만톤, 7990만톤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30년에는 배출량이 각각 4660만톤, 4660만톤, 1억139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증가율만 보면 D램 부문 배출량이 75% 급증해 낸드(+37%), 파운드리·로직(+43%)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반도체로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첨단 AI 반도체인 HBM4는 D램 12개를 적층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올해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HBM4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테크인사이트의 스티븐 러셀 선임 연구원은 “AI에 의해 촉발된 HBM 및 기타 첨단 메모리 수요 증가는 절대적 규모에서 반도체 제조 분야의 탄소 배출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제조업체들이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음에도 웨이퍼 생산량이 늘고 공정 복잡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리서치 업체 실리콘 애널리스트는 HBM 생산 과정에서 기가바이트당 에너지 소비량이 기존 메모리 대비 최대 5배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미국 빅테크들의 AI 투자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HBM 수요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4개 기업은 올해에만 약 6500억달러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지운 송 메타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HBM 공급 부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 전망 역시 탄소 배출 증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19일 보고서를 내고 “현재 메모리 시장은 고객사 수요 충족률이 여전히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공급부족은 2030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 '탄소배출·주가' 동시에 끌어올린 AI 반도체 열풍 AI 반도체 생산 확대는 탄소 배출 증가를 초래하지만 역설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5% 증가한 2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D램 부문 영업이익은 서버용 D램과 HBM4 출하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6배 증가한 163조원(영업이익률 74.1%)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 퀄컴에 이어 최근 엔비디아까지 파운드리 수주를 확보했으며, AMD와의 협력 역시 파운드리 부문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2만원을 유지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종가는 20만500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20만원에서 135만원으로 올리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202조원으로 전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D램 부문에서 70% 후반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40%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서도 기존 20만5000원에서 26만원으로 상향했다. 노무라증권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29만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 “배출 저감 기술 개선됐지만…생산 늘어나면 상쇄"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수단 또한 만만치 않다.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의 팔라브 푸로히트 선임 연구원은 불소계 가스를 관리하는 저감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생산 라인당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의 투자가 필요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청정에너지 활용 역시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한국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러셀 연구원은 “현실적인 배출 저감 기술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배출 집약도가 낮아지더라도 생산 증가 속도가 더 빠르면 총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반도체 업체들은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고효율 스크러버 설치 등 다양한 감축 방안을 적극적으로 연구·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기가바이트당 스코프 1·2 배출 집약도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33% 감소했다. 삼성전자 역시 “제조시설 확장 과정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일본 다이킨과 차세대 가스 'G2'를 공동 개발했으며, 이는 반도체 식각 공정에서 사용되는 삼불화메탄을 대체할 수 있는 저탄소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4 회계연도 기준 스코프 1·2 배출량이 감소했다고 밝히며, 2030년까지 스코프 1 배출을 2020년 대비 42% 줄이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생산 시설 확대에도 불구하고 목표 달성 경로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물가 둔화에도 금리 인하 ‘흔들’…유가가 변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현 3.7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경로가 다시 불확실해졌다. 최근 둔화 흐름을 보이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통화정책 방향을 이끌어온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더해지면서 물가와 금리 간 흐름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CPI 상승률은 2021년 3.8%, 2022년 8.9%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2.9% △2024년 3.5% △2025년 3.3%로 상승률이 둔화됐다. 물가 압력이 정점을 지난 뒤 완만한 하락 흐름에 들어선 모습이다. 월별 흐름도 유사하다. 2022년 6월 이후 CPI 상승폭 중앙값은 0.8%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축소됐다. 물가 상승 속도가 구조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물가 흐름은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2022년 3월 제로금리(0.25%)에서 금리 인상을 시작해 2023년 7월 5.50%까지 빠르게 끌어올린 뒤, 물가 둔화를 확인하며 2024년 9월부터 금리 인하로 전환했다. 이후 기준금리는 점진적으로 낮아져 현재 3.75% 수준까지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물가가 먼저 움직이고 금리가 뒤따르는 흐름이 이어져 왔다고 본다. 실제로 CPI가 꺾인 뒤 일정 시차를 두고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그만큼 CPI는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해왔다. 다만 최근 들어 이 같은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유가 급등이 물가 둔화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07달러까지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0달러 중후반대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된 영향이다. 유가 상승은 단순히 연료비에 그치지 않는다. 운송비와 원재료 가격 전반을 끌어올리며 물가 압력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생산 단계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7%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만큼 향후 CPI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정책 경로 자체를 수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유가 흐름에 따라 향후 물가 경로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긴장이 빠르게 완화될 경우 유가도 안정되면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장기간 머물 경우 물가 하락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될 수 있다.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 금리 인하 시점 자체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준 역시 에너지 가격을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발언에서 에너지 가격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대 후반 수준이다. 결국 물가를 움직이는 축이 다시 바뀌는 모습이다. 그동안은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에너지 가격이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금리 인하 기대 역시 그만큼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연준 안 떠난다”…매파 파월 ‘버티기’에 美 금리인하 멀어질까 [머니+]

미국 중아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다. 물가 둔화 흐름이 기대만큼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며 향후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쳐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해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했지만, 올해 들어 1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이날 결정에는 11명이 찬성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마이런 이사만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로 유지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중동 상황의 전개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는 문구를 새로 포함했다.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통화정책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달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위축됐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2.3%에서 2.4%로 상향 조정됐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5%에서 2.7%로 높아졌다. 물가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동결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에 관심이 쏠렸다.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3.4%로 제시해 연내 한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점도표와 동일한 수준이다. 내년에도 추가로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 “인플레이션 진전 없으면 금리인하도 없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기자회견이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 의장은 “올해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 진전"이라며 “진전이 없다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전망치 상향과 관련해 “관세 영향으로 물가 둔화 속도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관세 영향을 받은 상품 부문에서 가격 압력이 여전히 완고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몇 주간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했는데, 이는 중동 공급 차질에 따른 유가 상승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일시적 요인으로 볼지 여부는, 이러한 기저 물가 압력이 해소됐는지를 확인한 이후에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중동 전쟁 이전부터 물가 압력이 연준 기대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금리 인하 기조를 재개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재확인시켰다"며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 역시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논의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유가 급등에 따른 성장 둔화 위험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며 “연준은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물가가 목표치에서 더 크게 벗어나 있는 반면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목표 수준에 가까운 데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제시한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4.4%로 기존과 동일하다. ◇ “워시 인준 없으면 의장직 이어가겠다" 파월 의장이 의장직을 이어가겠다고 언급한 점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둘기파로 평가받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지명한 상태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연방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에 대한 미 법무부의 수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워시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틸리스 의원이 반대할 경우 워시 후보자의 인준은 어려울 수 있다. 현재 파월 의장은 연준 청사 개보수와 관련해 법무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수사가 투명하고 확실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회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며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후임자가 확정되지 않으면 한시적으로 의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5월 15일까지다. 다만 수사가 종료된 이후 이사직을 유지할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연준과 국민에게 무엇이 최선인지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의 이사직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만약 워시 후보가 5월 15일 전까지 의회 인준을 받는다면 파월 의장이 이끄는 FOMC 회의는 4월 28~29일 회의가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네이션와이드의 캐시 보스티안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법무부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는 판단은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조사가 5월까지 마무리되더라도 파월 의장이 이사직 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 美 기준금리 연말까지 동결될 가능성 56%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FOMC 이후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도 일부 반영되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가 3.5~3.75%로 동결될 가능성을 약 56.6%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전날의 30.5%에서 대폭 올라간 수치다. 금리가 3.75~4.0%로 인상될 가능성도 전날 0%에서 현재 2.4%로 소폭 상승했다. 첫 금리 인하 시점으로 거론되던 6월 회의에서 동결될 가능성은 90.9%로 치솟았고, 7월(83.4%), 9월(74.4%), 10월(69.6%) 역시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4.1%로 반영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도와라 → 다 필요없다”…하루 만에 말바꾼 트럼프 속내는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주요 동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거부와 관련해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하루 전까지 동맹 참여를 압박했던 것과는 상반된 발언으로,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전쟁 장기화 속에 출구 전략이 불투명해지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형식적 공조'라도 끌어내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거의 모든 나라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강력하게 동의하고 있고 이란은 어떤 방식으로든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 대부분으로부터 중동 테러 정권인 이란에 대한 우리의 군사 작전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나는 그들의 이런 행동에 놀라지 않았다. 우리가 매년 수천억 달러를 써가며 이들(나토 회원국)을 보호하고 있음에도 나는 항상 나토를 일방통행으로 여겼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특히 필요한 시점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며 중동 동맹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더 이상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군사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나토 회원국의 지원을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며 “우리는 애초에 필요하지도 않았다. 일본, 호주나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고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말하건대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백악관에서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매우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나토에 매우 실망했고, 다른 두어 국가에 대해서도 실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의 '안보 우산'과 에너지 확보 필요성을 거론하며 동맹국들의 군함 파병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은 정반대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그는 전날 “우리는 이 모든 나라들을 방어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할 뿐 아니라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을 거론하며 “우리보다 해협에 경제적으로 훨씬 더 의존하는 나라들이 있다"며 “그들이 와서 해협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여러 동맹국이 공개적으로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다른 국가들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자 이에 대한 좌절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이 필요 없다'고 선언하면서 파병 요구를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동맹국 참여를 끌어내려는 노력을 접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동맹국들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복수의 유럽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동맹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안보 협력을 촉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급 성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을 비공개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 이번 주 말까지 공개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백악관은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기여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이 3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동맹국들의 단순한 공개 지지 표명만으로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향후 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당국자들은 백악관이 무엇보다 시장 반응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런 의도를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시사했던 보복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나토 동맹들이 거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보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탈퇴 가능성을 언급해왔지만 이날은 이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최근 “지원받든 받지 않든,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드디어 바닥쳤나요”...비트코인, 美·이란 전쟁의 ‘조용한 승자’ [머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뜻밖의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증시와 금이 흔들리는 것과 달리 비트코인은 빠르게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가상자산 비축이 이어지고 투자심리도 개선되면서 비트코인이 마침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18분 기준, 비트코인은 7만435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엔 핵심 심리적 저항선인 7만5000달러선을 잠시 돌파하기도 했었다. 지난해 10월 기록된 역대 최고가(12만6198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 이후 약 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MSCI 세계지수(World Index)는 3.6% 하락했고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5% 가까이 하락해 현재 온스당 4998.3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비트코인 시세 회복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지난 7일 동안 15.18% 급등했고 리플(+10.61%), 바이낸스(+4.81%), 솔라나(+10.75%), 트론(+7.47%), 도지코인(+8.8%) 등도 상승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빗마켓의 캐롤라인 마우론 공동 창립자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상승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7만50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개인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 모두 최근 하락장의 최악 구간은 이미 지나갔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12개에는 7억6300만달러가 순유입되며 3주 연속 자금이 들어왔다. 이달 들어 누적 순유입 규모는 약 15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비트코인 ETF 대장주'로 꼽히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ETF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IBIT의 거래 대금은 17억4000만달러로 2위인 피델리티의 FBTC(3억4722만달러)보다 5배 가량 높다. IBIT의 총 운용자산(AUM) 역시 578억달러로 피델리티(160억달러), 그레이스케일(116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BTC마켓의 레이첼 루카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한 주간 IBIT가 전체 자금 유입의 약 78%를 차지했다"며 “이는 투기적 순환매보다 확신에 기반한 매수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비축 기업들과 기관투자자들이 물량을 흡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비트코인 전도사'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지난주 약 16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 역시 최근 2주간 이더리움 매입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가운데, 지난주에만 약 6만1000개의 토큰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상승이 구조적인 강세장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x리서치의 마커스 틸렌 리서치 총괄은 투자자들이 하락 베팅 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 풋옵션의 매각과 청산은 하방 헤지 압력을 줄이고 시장조성자들이 포지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수하도록 만든다"며 “이는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수급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상승은 공격적인 강세 포지션 구축보다는 헤지 포지션 청산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상승을 동반하는 콜옵션 매수는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토크나이즈 캐피털의 헤이든 휴즈 공동대표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비트코인이 지난달 28일 6만3000달러 수준에서 바닥을 찍고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구조적으로 지지된 회복에서 시작된 이번 상승세는 현재 모멘텀 장세로 전환됐다"며 “초기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은 이미 상당 부분 차익 실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비트코인 시세가 단기적으로 8만달러에 도달할 수는 있지만 다음 달부터 상승세가 둔화되고 8월에는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향방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BTSE의 제프 메이 최고운용책임자(COO)는 “분쟁이 종결 국면에 접어들 경우 비트코인은 빠르게 회복해 다시 10만달러 수준을 향해 상승할 수 있다"며 “반대로 전쟁이 장기화하면 6만달러 수준까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전쟁의 이유는 누구의 것 : 호르무즈 앞에서의 선택”

전쟁은 언제나 '명분'이라는 얼굴을 쓰고 다가온다. 그러나 그 얼굴이 얼마나 자주 거짓이었는지, 우리는 이미 수없이 경험해왔다. 지금 중동을 둘러싼 긴장 역시 다르지 않다. 네타냐후의 정권 연장 계산과, 엡스타인 파일 공개 등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트럼프의 공명심이 겹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금 전쟁의 무대로 호명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그 바다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가야 하는가. 강대국은 자신들이 아쉬우면 언제나 동맹을 말한다. 그러나 그 동맹이 과연 대등했는지,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정 국가의 전략적 이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청년들이 위험에 내몰리는 구조는 정상적인 국제 질서라고 보기 어렵다. “파병하라"는 요구는 외교의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사실상 압박이며, 선택지를 좁히는 방식이다. 결국 판단은 우리 사회의 몫이다. 국익이라는 이름이 아무리 거창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바꿀 만큼 절박한 것인지 우리는 끝까지 따져 물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의 관문이다. 그래서 늘 긴장의 중심에 놓여왔다. 그러나 그 긴장은 바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 바다를 둘러싼 힘의 정치, 그리고 각국 권력의 이해관계가 얽혀 만들어낸 결과다. 바다는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그 바다를 전쟁의 이유로 삼는 정치적 계산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세계 질서 유지"라는 이름 아래 그 갈등에 개입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한다. 명분 없는 개입은 질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확대하는 선택이다. 촛불 이후, 우리 사회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권력이 국민 위에 설 수 없다는 사실을, 시민의 힘으로 증명해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촛불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의 정당성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선언이었다. 이 원칙은 외교와 전쟁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전쟁, 명분이 불분명한 파병, 외부 압력에 의해 내려진 결정... 이 모든 것은 촛불이 거부했던 방식이다. 선례는 반복된다. 파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반드시 선례가 된다. “그때도 했으니 이번에도 가능하다"는 논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지금의 선택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앞으로의 기준을 만드는 결정이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하고, 그래서 더 단호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구호가 아니다. 냉정하고 성숙한 시민의 판단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판단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쟁은 정치가 결정하지만, 그 대가는 시민이 감당한다. 그렇다면 시민은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이 전쟁은 정당한가. 이 파병은 불가피한가. 이 선택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아니라면, 분명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숫자가 아니다. 그들의 삶은 전략적 계산의 일부가 아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그들을 보내는 순간, 국가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죄가 없다. 그 바다는 그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촛불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원칙이라는 것을. 그래서 다시 말한다. 일어나라. 그리고 다시 묻자. 정말 이 전쟁에 우리가 있어야 하는가. 외교는 감정이 아니라 원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관련 당사국들에 조기 종전을 촉구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선택을 떠받치는 힘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다. 이재명 정부의 결정은 이같은 시민의식의 결의에서 가늠되어야 한다. ekn@ekn.kr

[EE칼럼] 이란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하며 중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놀랐던 세계는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지도부가 하루 만에 제거된 것에 경악했다. 이후 세계는 중동 석유와 가스가 움직이는 호르무즈로 옮겨갔고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배럴당 60달러로 올해를 시작한 브렌트유는 전쟁 이후 최대 120달러 가까이 급등했다 9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 TTF 가스 가격은 단 2일 만에 100% 가까이 급등한 60유로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카타르 최대 LNG 시설 라스라판은 이란 공격으로 LNG 생산을 중단했고 마지막 레드라인이던 해수 담수화시설 쌍방 공격으로 공격 대상은 제한이 없어졌다. 전쟁은 온통 석유와 천연가스에 집중되어 있지만 호르무즈 봉쇄 일주일 만에 세계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빠르게 깨닫기 시작했다. 천연가스 생산이 중단되면서 카타르 LNG를 공급받지 못하는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국가의 비료생산이 줄어들거나 공장 가동 중단 위험에 빠졌다. 몬순 시즌이 시작되는 6월까지 비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이 지역 식량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다. 인도는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설탕, 밀, 면화 2위 생산국이다.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은 세계 2위 비료 수출국이며, 반도체 생산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세계 2위 헬륨 생산국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나프타 운송이 차질을 빚을 경우 여수·울산 등 국내 석유화학 단지 가동률이 낮아지고 이는 곧 반도체 공정용 소재 공급 지연으로 이어진다. 중동산 중질유 부족은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에 치명타를 주고 황산 부족을 야기해 구리, 코발트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망과 전기차 생산에 차질을 줄 것이다. 전 세계 공급량의 8%를 차지하는 연간 620만 톤의 중동 알루미늄 제련소 공급 중단은 전쟁이 끝나도 정상화까지 최대 1년이 걸린다. 이란 전쟁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에너지 '전환' 시대엔 화석연료를 악마화하며 마치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이 없이도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이란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탄화수소 수송로가 막히자 산업을 움직이는 동력, 식량 공급에 필수적인 비료, 반도체 산업을 움직이는 헬륨,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송전선과 재생에너지에 필요한 핵심 광물까지 우리 삶에 필수적인 거의 모든 것들의 움직임이 멈추고 있으며 가격의 기록적 상승을 목격하고 있다. 이는 이미 2021년 유럽발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서 일어났던 현상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간과했다. 이란 전쟁 이후 세계는 다시 에너지 안보 전략을 다듬을 것이며 한국 역시 이번 기회에 값비싼 교훈을 얻을 것이다. 첫째, 이제 에너지 믹스를 결정할 때 반드시 지정학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는 수십 년간 막대한 의존을 했던 중동 비중 감소와 미국 비중 증대를 의미한다. 둘째, 무리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중단하고 기저 발전에 필요한 안정적이고 저렴한 연료 조달에 힘써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중국의 시큐리티 위안이며 이의 확장은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공멸과 중국 지정학적 가치 상승에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미국 입장에서 자국 에너지 지배를 동맹국이 정면으로 훼손하는 일이다. 전력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서는 원전과 석탄 발전 가동을 이 기간 동안만이라도 최대로 올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안보의 가장 최우선은 수입선 다변화가 아닌 국내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이다. 이미 유럽은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을 선택했지만 다시 러시아에게 손짓하고 있다. 이들이 북해 등 역내 개발을 꾸준히 했더라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지 못했고 미국이 무리한 관세정책으로 에너지 수입을 강요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IEA는 2050년까지 석유 수요에 정점이 없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수입 다변화 정책은 에너지 자립이며 에너지 주권 확립은 역설적으로 중동과 미국 탄화수소 의존도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초등학생도 아는 금리 인하”…트럼프, 글로벌 긴축 속 역주행? [머니+]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매파적 결정이 이번 주 예정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중앙은행은 17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85%에서 4.1%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에 이어 2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9명의 정책위원 중 5명이 금리 인상에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RBA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3.60%에서 3.85%로 25bp 인상한 바 있다. 당시 결정은 만장일치로,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의 인상이었다. 시장에서는 RBA가 2월 인상 이후 3월은 건너뛰고 5월에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동 전쟁 여파로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RBA가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앤드루 하우저 RBA 부총재는 중동발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경고한 바 있다. RBA도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기존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목표치를 상회할 수 있는 중대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중동 상황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지만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글로벌 및 국내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은 상당 기간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고, 물가 상승 기대를 포함한 리스크가 상방으로 더 기울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필립 맥니콜라스 로베코 아시아 국채 전략가는 “이번 결정은 상당히 매파적이며, 표결이 갈린 것은 금리를 올릴지 여부가 아니라 언제 올릴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RBA가 오는 5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럴 경우 기준금리는 4.35%까지 올라 지난해 단행된 총 75bp 금리 인하를 모두 되돌리게 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5월 인상 가능성을 약 50% 수준으로 높였다. 경제학자들은 호주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최근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올해 CPI 상승률이 4.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RBA가 지난달 제시한 올해 CPI 정점 전망치인 4.2%를 웃도는 수준이다. 해당 전망은 국제유가가 2028년 중반까지 배럴당 63.8달러를 유지하고, 기준금리가 올해 말 4.2% 수준에 머문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했다. RBA의 물가 목표치는 2~3%다. 호주의 이날 회의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열린 선진국 중앙은행 회의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RBA가 매파적 기조를 확인한 만큼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이에 동조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99.1%로 반영하고 있다.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도 기존 6월에서 9월로 밀린 상태다. 캐나다 중앙은행(BOC)도 같은 날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이어 19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BOE), 일본은행(BOJ)이 잇따라 금리를 결정한다. 주요 7개국(G7)의 통화정책 방향이 이번 주 모두 윤곽을 드러내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일단 동결한 뒤 중동 사태의 전개를 지켜보는 관망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 경로가 다시 긴축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 등은 “연준의 경우 이번 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전쟁이 빠르게 종료될 경우 실업률은 소폭 상승하고 근원 인플레이션은 둔화되면서 올해 약 100bp 수준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쟁이 장기화돼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기대까지 끌어올릴 경우, 정책 판단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캐나다, 유럽, 영국, 일본 등 주요국도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영국은 이란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예상됐던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 결정이 글로벌 통화정책 경로를 뒤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백악관 회의에서 “연준이 특별 회의를 열어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지금보다 금리를 인하하기에 더 좋은 시점이 어디 있느냐. 초등학교 3학년 학생도 이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제롬 '투 레이트' 파월 연준 의장은 도대체 어디 있느냐"며 “그는 다음 회의를 기다릴 게 아니라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도와줬는데 무시해?”…호르무즈 파견 거부에 트럼프, 관세로 응수하나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 대응을 위해 동맹국들을 향한 군함 파견 압박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고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동맹국들의 동참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에 대해서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군함 파견의 명분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주요 동맹국들이 미국의 요구에 사실상 선을 긋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등 경제적 압박 카드로 대응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 호르무즈 해협 파견 압박 강화하는 트럼프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동맹국들이 미국의 군사 협력 요청에 주저하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나라는 매우 열성적이지만 어떤 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아마도 어떤 나라는 아예 그것(군함 파견)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우리가 수년 동안 도움을 줬던 국가들이다"며 “우리는 그들을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왔지만 그들은 그다지 열의가 없다. 그 열의의 수준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수년 동안 그들이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도와줬기 때문에 그들은 뛰어들어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일본에 4만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는 한국에도 4만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고 독일에도 4만5000~5만명의 병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다만 이는사실과 차이가 있다. 주일미군은 약 5만명, 주한미군은 약 2만8000, 주독미군은 약 3만5000명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이 모든 나라들을 방어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할 뿐 아니라 우리를 도와야 한다"며 “놀라운 것은 그들이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몇몇 나라가 있는데, 곧 이름이 발표될 것이다. (반면) 앞장서 나선 나라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중국, 한국과 유럽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보다 해협에 경제적으로 휠씬 의존하는 다른 나라들이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와서 해협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다. 미국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그는 이날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일본은 95%, 중국은 90%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여오고 여러 유럽 국가도 상당한 양을 수입한다. 한국은 35%를 들여온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나서서 해협 문제를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중동 원유·美 안보 지원·보복…파병 명분도 늘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각국의 군함 파견이 미국의 압박이 아닌 자발적으로 미국을 돕겠다는 졀정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호송 작전에 각국의 참여를 촉구하면서 미국이 그동안 미군 주둔 등을 통해 동맹국들의 안보를 보호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들이 정작 해협 안전 확보에는 소극적이라는 점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리라면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파병 요청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받을 수 있는 국가로 꼽힌다. 미국의 안보 우산에 상당 부분 의존해 온 한국과 일본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의 일방적 결정에 따른 부담을 주요 동맹국들에게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공습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직감에 의존하고 외교적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그러나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는 등 경제적 파장이 확산되자 주요 동맹국은 물론 적대국인 중국까지 향해 사태 수습에 나설 것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요청에 불응한 국가들에 대해 보복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전날 에어포스원에서 “지원받든 받지 않든,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이 같은 압박식 접근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서 주요 외교 성과를 거두는 데 사용해온 방식과 유사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 동안 동맹국들이 미국의 관대함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끝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확대를 이끌어냈고, 관세를 활용해 무역 상대국들로부터 투자와 양보를 끌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가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실제로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 등 16개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최근 개시했다.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허용한다. 외국 정부나 외국 기업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인 대우를 할 경우 USTR 조사를 거쳐 대통령이 시행할 수 있다. 세율 상한은 없지만 USTR의 추가 요청이 없을 경우 4년 뒤 자동 폐지되며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이를 근거로 약 37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301조 관세를 연장했고 일부 품목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기도 했다. ◇ “우리 전쟁 아니다"…주요 동맹들 잇따라 선긋기 다만 주요 국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신중하거나 소극적인 분위기다. 중국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프랑스는 “여건이 허락할 경우" 선박 호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영국 역시 이란에 대한 공격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군함 파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주요 동맹국들도 즉각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직 호르무즈 해협 호송 작전에 함정을 파견할지 여부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려진 것이 없다"고 밝혔고, 한국 역시 미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강경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미국은 이스라엘과 이 길을 택했다"며 “우리 전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부총리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미국을 향해 “병력을 보내달라고 요구하지 말라"고 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어떤 임시방편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정된 방중 계획과 관련해 “한달 정도 (중국에) 연기를 요청했다"며 “중국을 방문하고 싶지만 (이란)전쟁 때문에 나는 여기(미국) 있고 싶고 여기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만큼 중국 측에서도 연기에 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연초 경제지표 선방했지만…부동산·중동 전쟁 변수 여전

올해 1~2월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개선되며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해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5.0%)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내수 경기 가늠자로 꼽히는 중국의 소매 판매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8% 증가해 작년 12월의 증가율(0.9%)보다 세 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2.5%)를 웃돈 수치이기도 하다. 중국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5월(6.4%)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 7개월 연속 하락했다. 농촌을 뺀 공장·도로·전력망·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 투자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고정자산 투자액은 2024년 대비 3.8% 감소해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인프라 투자가 11.4% 증가해 2021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만 민간 부문 투자액은 2.6% 감소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올해 들어 세계 2위 경제국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즈호 증권의 세레나 주 선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고정자산 투자액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 가장 큰 서프라이즈"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5.0% 성장해 2022년 이후 가장 작은 성장률를 기록했다. 내수와 투자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5.4%, 2분기 5.2%로 5%를 웃돌았지만 3분기 4.8%, 4분기 4.5%로 하락하며 5%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4.5~5%로 제시했는데 1991년 이후 최저치다. 다만 올해 초 경제 지표가 반등하면서 중국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 이코노미스트는 “실질적인 수요 회복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도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은 다른 아시아 주요 국가들보다 유가 급등 충격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지만 수출이 글로벌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국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중국 경제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1∼2월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고, 주택 투자는 10.7%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시공 면적은 11.7% 감소했고, 신규 착공 면적과 준공 면적은 각각 23.1%, 27.9% 줄어들었다. 또 1∼2월 중국 개발업체들의 자금 조달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다. 국내 대출(-13.9%)과 자체 조달(-5.9%) 계약금·예수금(-21.5%) 등이 모두 줄었다. 올해 2월 중국의 공식 실업률은 5.3%로 1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한 '이구환신' 정책에 대한 자금을 작년 3000억위안에서 올해 2500억위안으로 줄이기로 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주요 경제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경제가 좋은 출발을 했다"면서도 “대외 환경 변화의 영향이 심화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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