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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 사고 관세 미루고”…‘미중 유화’에 코스피 7000 회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유화적인 제스처를 내놓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매를 늘린 가운데 미국도 중국을 겨냥한 관세 조치를 뒤로 미루는 등 양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모습이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트레이더들은 중국 국유기업들이 지난주 미국산 대두를 최소 4개 화물, 약 26만톤 규모로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물량이 오는 12월과 내년 1월 미국 북서부 태평양 연안과 멕시코만 지역에서 선적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2028년까지 매년 미국산 대두를 최소 2500만톤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이달 들어서는 이미 연간 구매 목표의 절반 이상을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와 별도로 미국산 농산물을 매년 최소 170억달러어치 추가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밀과 옥수수 등 다른 주요 농산물의 대규모 구매는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는 오는 24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 측에 보내는 유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역시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겨냥한 이른바 '과잉생산 관세' 발표를 뒤로 미룬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잉생산 문제를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7.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무역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발표 시점을 미중 정상회담 이후로 연기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나 무역과 인공지능(AI) 등을 포함한 핵심 의제를 막판 조율했다. 베선트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중국 측과 무역 및 AI 분야에서 매우 성공적인 협의를 했다"고 밝혔고, 중국 측 역시 이번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또 양측이 AI 기술의 이점과 위협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형성하기 위한 이른바 '미중 AI 대화'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 관련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를 상호 통보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양국 당국자들이 AI 문제를 논의했다고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AI는 최근 들어 미중 전략 경쟁의 핵심 영역으로 급부상했다. 미중 첨단 AI 모델 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상황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주요 AI 기업들은 중국 경쟁사들이 대규모 증류를 활용해 자사 기술을 빼가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이에 동조해 시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이른바 'AI 기술 탈취'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공개 압박에 나선 상태였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우호적인 분위기는 기술 통제와 대만 및 기타 국가안보 현안을 둘러싸고 양국 간 입장차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도 미국과 중국 정부가 양국의 경쟁이 더 광범위한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 분야에서도 부분적인 관세 완화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번 회담에 함께 참여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양국이 이번 만남을 계기로 무역위원회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무역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바 있다. 무역위원회는 양국이 고율 관세와 각종 제재를 주고받는 상황에서도 각각 30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비민감 품목을 대상으로 관세 인하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 기구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무역 휴전을 연장하는 데 대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TD코웬의 존 밀러와 쿠퍼 프라이드 애널리스트는 “미중 간 무역 긴장 완화가 일정 기간 연장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태양광 관세 정책이나 자동차 수입금지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 건설적인 협상 분위기는 글로벌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65% 오른 7007.72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64% 오른 6938.34로 출발한 뒤 장중 7000선을 오르내리며 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4.98% 급등한 27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27만원선을 넘어선 것은 이달 7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SK하이닉스도 전장보다 0.59% 오른 186만8000원에 마감했다. SGMC캐피털의 모히트 미르푸리 수석파트너는 “투자자들은 24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보다 건설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크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양측이 무역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대화를 이어가면서 또 다른 갈등 격화를 피하려 한다는 신호만 확인돼도 아시아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中 부채 폭탄이 세계 흔들어”…IMF의 섬뜩한 경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난 글로벌 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재정적자 축소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만큼 미국과 유럽에 이어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에서 “우리는 그동안 재정 건전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경고해왔다"며 “이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높아졌지만 실제 행동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IMF에 따르면 글로벌 공공부채는 오는 2029년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예상보다 2년 앞당겨진 것으로, 미국과 중국의 부채 급증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우리는 미국에 재정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계속 권고해왔다"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미국이 재정적자와 부채를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그동안 회원국들에 부채 증가에 적극 대응할 것을 촉구하며 높은 부채 수준이 초래할 위험을 반복적으로 경고해왔다. 지난달에도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의 부채 증가 경로가 “정책적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역시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완고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을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 상승으로 차입 비용이 높아지면 각국 정부의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도 한층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채가 이미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재정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에너지와 운송 부문의 차질이 중동 원자재 생산국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카타르와 쿠웨이트, 이라크 등의 경제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카타르의 경우 그동안 축적해 놓은 완충 장치가 현재 경제를 보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타르는 올해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이었다. 그럼에도 IMF는 카타르 경제가 올해 8.6%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만 하더라도 IMF는 카타르 경제가 올해 6.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IMF는 LNG 시장을 둘러싼 장기적인 불확실성이 카타르의 성장 전망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오늘날 신흥국의 통화정책은 부채 수준이 급증한 선진국들과 비교해 같거나 오히려 더 나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IMF는 다음 달 세계 경제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새롭게 발표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닉스 호황이 금리 더 올린다”…JP모건, 韓 추가 긴축 경고

한국은행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흐름에 발맞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는 한국의 최종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은 한은이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내년 2월과 5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한국의 기준금리는 최종적으로 3.7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의 중간값인 3.5%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린 뒤 2028년 2분기까지 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3.75%를 제시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최종금리의 상단이 어디인지 단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우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규모의 거시경제 충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8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가장 먼저 전망했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한 명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8월에도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다. 두 차례 인상으로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까지 높아졌다. 한은이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3년여 만에 처음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한국 경제가 3.8% 성장하고 내년에는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은 전망치인 올해 3.3%, 내년 2.9%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3분기 성장률 전망에서는 격차가 더욱 크다. JP모건은 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약 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성장률이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의 전망치는 약 0.3%다. 현재 한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가장 큰 불확실성은 반도체 호황의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얼마나 확산할지다. 지금까지는 기업 투자에서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가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불분명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지급하는 대규모 성과급과 임금 인상이 소비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근로자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소비 진작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소득 증가가 특정 계층에 집중되면 전체 소비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사람들이 하루에 점심을 세 번이나 네 번 먹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한국 경제 전반에 더 중요한 것은 반도체 기업의 실적 호조가 협력업체와 임금, 다른 산업으로 퍼져나가면서 나타나는 2차·3차 파급효과로 지목됐다. 이 같은 파급효과가 얼마나 크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한 성장에 머물지, 아니면 내수 회복으로까지 이어질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호황이 내수 확대로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도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압력이 현재 예상보다 끈질기게 이어질 위험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원화 강세가 한은 통화정책에 항상 비둘기파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결정에 반대했던 소수의견도 원화 강세를 근거 중 하나로 제시했다. 그러나 박 이코노미스트는 교역조건 개선과 실질소득 증가에 따른 원화 강세일 경우, 국내 수요를 강화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나스닥 반토막 날수도”…월가 덮친 AI 리스크 [이슈+]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이른바 'AI 속도조절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미국 증시를 떠받쳐온 AI 투자 열풍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AI 개발과 투자가 둔화하고 고금리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까지 커질 경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가 최대 50%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흔들리는 카드탑과 같은 AI가 금융시장과 미국 경제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가 앞으로 수년간 빠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제로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와 시장 가치가 형성된 상황 속에서 AI 개발 속도가 둔화할 경우 그 충격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캘로다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짐 모로 최고경영자(CEO)는 “시장과 경제가 얼마나 AI에 연결돼 있는지 사람들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며 “(AI 둔화가) 시작될 경우 터질 곳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 AI가 떠받친 美 경제·증시…S&P500 시총 33조달러 증가 특히 지난 4년 동안 AI가 미국 경제와 증시를 떠받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 파급력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AI 관련 지출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닷컴버블 당시 인터넷 관련 투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하며 AI 열풍이 시작된 2022년 말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시가총액은 약 33조달러 늘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추산한 결과 S&P500 시가총액 가운데 약 40%는 반도체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 등 AI 인프라 관련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미국 각 지역에서 민감한 정치·사회 이슈로 부상했고, 일부 주와 지방정부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AI 모델과의 경쟁 역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첨단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의 주장이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도 이에 호응하면서 AI 업계 내부에서 속도 조절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사글림벤 수석 시장전략가는 “AI 개발 속도가 느려진다면 자본지출 역시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어떠한 형태의 둔화라도 AI 생태계 전체의 이익 전망을 다시 낮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AI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고려하면 이는 매우 심각한 역풍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연준 금리 인상까지…빅테크 1조달러 투자 부담 가중 문제는 AI 속도조절론에 연준의 긴축까지 겹쳤다는 점이다. 연준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약 3년 만에 0.25%포인트 인상해 3.75~4.00%로 끌어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AI 개발 속도 조절만이 투자자들이 직면한 리스크의 전부가 아니다"라며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치솟는 금리일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 등 빅테크 4곳은 2027년 한 해에만 1조달러가 넘는 자본지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이들 4개 기업의 자본지출 총액은 약 1500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동안 이들 기업은 본업에서 창출한 막대한 잉여현금을 AI 투자 재원으로 활용했지만 투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자체 현금만으로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채권과 주식시장을 통한 외부 자금조달 의존도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알파벳은 지난 6월 사상 최대 규모인 800억달러의 주식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한 뒤 목표 규모를 850억달러로 상향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에 따르면 2027년 이들 4개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은 합산 약 500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만 해도 이들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은 약 2300억달러 흑자였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서면서 빅테크들의 자금조달 부담은 더욱 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높은 기술기업들의 회사채 금리는 올해 평균 약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000억달러를 빌릴 때마다 연간 이자 비용이 약 10억달러 추가된다는 의미다. 이에 기업들의 지출 축소가 현실화할 경우 주식시장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6개월 동안 증시는 기업들의 AI 투자 수익이 막대한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AI 투자의 수익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나스닥100지수가 최대 50%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이미 경고등 켜진 AI 투자…기관투자자도 'AI 쏠림' 경계 주목할 부분은 AI 속도조절론과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AI 투자 열풍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AI 대장주인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가장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6배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4년간 엔비디아의 평균 PER는 33배였다. 이는 시장이 엔비디아의 높은 성장성에도 과거와 같은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나스닥100지수 역시 지난 6월 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고점 대비 약 19% 하락한 상태다. AI 투자 쏠림에 대한 경계감은 주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토머스 살로펙 리서치 책임자는 연기금과 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자산배분을 반영한 4개 포트폴리오 모델을 분석한 결과, 최근 몇 년간 이들 포트폴리오가 AI 관련 위험요인과 상당히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인베스코가 최근 국부펀드 9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이 AI 투자와 관련한 가장 큰 위험으로 시장 집중을 꼽았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AI 투자 붐이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는 충분한 규모의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 철도도 그랬고 인터넷도 그랬다"며 “이런 과정은 역사적으로 수없이 반복됐으며 문제는 그것이 발생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발생하느냐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AI를 둘러싼 현재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나온다. 에드워즈 애셋 매니지먼트의 밥 에드워즈 CIO는 “AI를 둘러싼 우려가 매우 큰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는 그런 위험이 현실화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사업 자체는 여전히 훌륭하다"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좋은 투자 포지션에서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시진핑 건강 괜찮나”…트럼프와 담판 앞두고 변수 부상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세계 1·2위 경제 대국 간 관세 문제부터 인공지능(AI), 대만, 희토류, 이란 전쟁까지 굵직한 현안이 대거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에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사전 조율 차원에서 이날 뉴욕에서 만나 무역과 양국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베선트 장관과 허 부총리가 대면하는 것은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이란 전쟁과 무역, AI, 대만 문제, 희토류 등 다양한 현안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 무역휴전 연장 유력…트럼프, '과잉생산' 관세 발표도 미뤄 시장에서는 현재의 미중 무역휴전이 1년 더 연장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이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남아 있는 만큼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상황을 피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역시 현재의 긴장 완화 국면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의 웬디 커틀러 수석부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이제 관계 자체를 변화시키거나 강화하려는 노력이 최우선 과제가 아닌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상의 목적은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실질적으로 부산에서 체결된 무역휴전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교역 상대국의 과잉생산 문제와 관련한 추가 관세 발표를 미중 정상회담 이후로 미룬 것으로 알려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중국과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인도 등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과잉생산 및 강제노동' 관련 조사를 개시했다. 이후 지난 7월에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10∼12.5%의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과잉생산 문제를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7.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담긴 무역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발표 시점을 미중 정상회담 이후로 연기했다. 발표가 미뤄진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실제 관세율이 당초 거론됐던 7.5%에서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양측 모두 또 다른 충돌을 피하고 싶어 하는 만큼 양국 관계의 상대적인 안정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미국이 다시 관세 장벽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갈등이 재차 격화할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 대만·희토류도 협상 테이블…中, 수출허가 카드 만지작? 대만 문제도 핵심 의제로 꼽힌다. 정상회담에 정통한 한 중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 측이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룰 사안으로 대만 문제를 지목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이 계획 중인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또 관세와 대두 등 농산물 문제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I와 자동 첨단기술, 전자상거래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중국이 협상 카드로 희토류 수출 허가를 추가로 내주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이 그 대가로 미국에 무엇을 요구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희토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중요한 사안이다. 중국산 희토류의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는 것은 지난해 미중 무역휴전 협상 당시 미국 측의 핵심 요구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관련 월간 수출량은 중국 정부가 2025년 4월 수출통제를 시행하기 전 수준을 여전히 크게 밑돌고 있다. ◇ AI도 新전선…美 규제에 中 “공포 조장" 최근 미중 갈등의 새로운 전선으로 부상한 AI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AI 반도체 접근을 제한하는 동시에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술의 성능과 능력을 '증류'하는 방식으로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반면 중국은 AI 안전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미국 기술업계의 주장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러한 움직임을 '공포 조장'이라고 일축했으며 중국 관영매체들도 미국 측 주장이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이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국가 가운데 하나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다른 국가 간 원유·금융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제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 재무부가 이란과의 금융 및 무역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계 은행까지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흘라 리서치앤드어드바이저리의 제시 마크스 설립자는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는 데 이해관계가 있지만 어느 한쪽의 입장을 바꾸도록 강제할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장기화할수록 미국의 제재와 역내 무역 차질이 중국이 이란에서 갖고 있는 경제적 이해관계에도 점차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시진핑 건강 이상설?…방미 계획 취소될까 한편, 시 주석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이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 주석은 최근 인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만찬에 불참했다. 이후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 전용기에 오르는 영상에서도 걸음걸이가 다소 불편해 보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건강 상태를 둘러싼 관측이 확산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방미를 앞두고 건강을 둘러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주목했다. 현재로서는 시 주석의 방미 계획에 변화가 있다는 조짐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정상회담 일정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시 주석의 건강을 둘러싼 의혹이 더욱 커지는 것은 물론 어렵게 안정 국면에 접어든 미중 관계와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日 금리 인상에도 엔화 ‘출렁’…당국 ‘개입 경고장’ 날렸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엔화 가치가 오히려 하락했다. 일본 당국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내비치며 진화에 나섰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시간으로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 외환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급등해 달러당 엔화 환율은 1엔 이상 떨어졌다. 일본은행이 시장 개입의 사전 단계로 여겨지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전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 정도'에서 '1.25% 정도'로 인상했다. 이후 달러당 156엔대이던 엔·달러 환율은 같은 날 밤 달러당 158엔대까지 상승하며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 금리 인상에 정책위원 2명이 반대한 것이 엔화 매도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향후 추가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후 엔화 환율은 1엔 이상 떨어지며 달러당 156엔대로 내려왔다. 이에 닛케이 등은 일본은행이 레이트 체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시장 개입 전에 주요 은행 등을 상대로 거래 상황 등을 확인하는 절차로, 외환시장 대응을 앞둔 준비 단계로 받아들여진다. 레이트 체크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파는 것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되며 엔화 가치가 다시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레이트 체크의 시점도 주목된다. 이날부터 오는 23일가지 일본 연휴인 '실버위크'를 앞두고 이뤄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긴 연휴에는 외환시장 거래량이 줄어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당국이 연휴 전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 투기적인 엔화 매도가 확산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160엔에 도달하기 전 당국이 레이트 체크에 나선 것을 두고 예상보다 이른 대응이란 반응도 나온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레이트 체크가 실제 시장 개입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 7∼8월 총 15조엔, 한화로 약 132조7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엔화 매수와 달러 매도 개입을 실시하기도 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美·日·유럽 동시에 올렸다”…이란 전쟁이 부른 긴축 공포 [머니+]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새로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다.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기존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일본은행이 직전 인상에 나선 지 불과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는 1990년 이후 가장 짧은 금리 인상 간격이자 우에다 가즈오 총재 취임 이후 여섯 번째 금리 인상이기도 하다. 일본은행이 긴축 속도를 높인 것은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가 일제히 매파적으로 바뀌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실제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6일 2023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긴축 전환을 알렸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10일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렸다. 특히 일본은행과 연준, ECB가 같은 달에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긴축에 나서면서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이 다시 인상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과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하며 긴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곧바로 '백투백'(연속 인상)에 나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이번 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추가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새로운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에너지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한 데 이어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원유 공급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자 시장의 전망도 급변했다.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중앙은행들은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새 연준 의장인 케빈 워시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워시 의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명백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는 것"이라며 “최근 지표는 기저 물가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며 “이 같은 견해는 위원회 내에서도 폭넓게 공유됐고, 이에 따라 완화의 일부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장 역시 추가 긴축 가능성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다음 FOMC 회의가 열리는 10월 기준금리가 4.00~4.25%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될 가능성을 약 57.6%로 반영하고 있다. 오는 12월 금리가 4.25~4.50%로 한 차례 더 오를 가능성도 44.1%에 달한다. 일본은행 역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에다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을 2% 안팎에서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그런 의미에서 통화정책의 국면이 새로운 단계로 전환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 몰리지 않도록 일본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에다 총재의 이 같은 발언에도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 과정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직접 임명한 위원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를 두고 일본은행이 향후 긴축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85%가량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CB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가 오는 12월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건의 그레그 푸제시는 “기준금리 정점은 불편할 정도로 중동 상황에 달려 있다"며 “금리가 3%를 넘어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CB는 최근 예금금리를 연 2.5%로, 기준금리인 주요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2.65%, 2.90%로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영란은행도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시장이 향후 1년 동안 영란은행이 0.25%포인트씩 약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그린란드 영원히 통제한다”…트럼프, 오랜 숙원 현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안보와 관련해 미국이 사실상 영구적인 통제권을 확보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이 덴마크 왕국 및 그린란드와 협정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기쁘게 발표한다"며 “이번 협정은 그린란드의 안보와 그 밖의 모든 필요에 대해 미국에 영구적인 통제권을 부여하며 미국이 제기해온 많은 우려를 완전히 해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는 어떠한 비용도 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대표들과 협력해 미국이 그린란드와 미국의 안보를 확보하고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완전한 능력을 영원히 보장받도록 했다"며 “이제부터 미국의 어떠한 적대국도 우리의 명시적인 서면 승인 없이는 그린란드에 기지를 둘 수 없고 군사력을 주둔시킬 수도 없으며 민감한 투자를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100년 넘게 미국 대통령들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나는 이 매우 중요한 상황을 영구적이고 최종적으로 해결한 대통령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합의는 '무한 수명'으로 끝이 없다"며 “우리는 방금 이뤄진 일을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오늘 합의된 모든 내용은 미국 국민에게 소중한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협정을 토대로 그린란드에서 대규모 군사력 확충에도 즉각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린란드 내 적절한 지역에 대규모 군사 주둔을 구축하는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며 “그린란드에는 이를 위한 적절한 장소가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그린란드 주민들과 함께 해당 지역의 개발과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 거대하고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땅과 관련해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훌륭한 국민들과 함께 멋진 미래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그린란드를 매우 철저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미국에 꿈이 실현된 것과 같다"며 “매우 중요하고 역사적이며 특별한 일"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정부도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그린란드와 덴마크 왕국, 미국을 위한 훌륭한 합의가 곧 이뤄지게 돼 기쁘다"며 “이번 합의는 북극과 북대서양 지역에서 우리의 공동 안보를 강화하는 것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에도 매우 좋은 합의"라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그린란드를 미국이 직접 통제하려 했던 구상에서 상당 부분 후퇴한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구상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압박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무력을 동원해 그린란드를 장악할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하는가 하면, 미국의 요구에 따르지 않는 유럽 국가들을 겨냥해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호르무즈 봉쇄 뚫어보자”…LNG 공급난 숨통 트이나

이란 전쟁 여파로 사실상 중단됐던 중동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조금씩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소 2건의 LNG 화물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LNG 공급난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카타르 라스라판 LNG 수출기지에서 화물을 선적한 한 LNG 운반선이 이번 주 초 오만만에서 포착됐다. 이는 해당 선박이 분쟁 지역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는 의미다. 이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동안 위치 신호를 송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과 통신 간섭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선박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이번 주 오만 연안에서는 LNG 운반선 2척이 선박 간 환적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관련 장면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공개되는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또 위성사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오만 연안에서는 최소 3건의 LNG 선박 간 환적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간 환적은 최근 몇 달 동안 원유 운반선 사이에서는 흔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LNG의 경우 훨씬 드문 방식이다. LNG는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한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화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상당한 기술적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LNG 생산국들은 기존 운송 방식의 대안을 시험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LNG 물량이 조금씩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는 것도 중동 생산국들이 수출 물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는 특히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와 유럽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공급되는 LNG에 의존하는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구매자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LNG 화물이 한 건이라도 늘어날 경우 비싼 현물시장에서 대체 물량을 추가 구매해야 할 필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이 발생하기 전에는 하루 평균 약 3건의 LNG 화물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특히 카타르의 LNG 수출량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수출은 지난 7월 초 카타르 LNG 운반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은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LNG 현물 가격은 3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특히 북반구의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난방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경우 LNG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운송이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느냐가 향후 글로벌 LNG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3500억달러 대미투자 시동?…한미전략투자공사, 첫 달러채 발행 추진

한미 무역협정에 따른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설립된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처음으로 채권시장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이 막대한 대미 투자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지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이번 주 첫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발행 규모는 최대 2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공사는 관련 사안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프레임워크에 따른 첫 번째 투자 사업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미국에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공사는 내년 초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 채권 발행을 주관할 금융기관을 선정할 수 있다. 다만 관련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발행 규모와 시기 등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향후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 패키지에 따른 첫 번째 사업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첫 투자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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