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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사이 낀 韓…호르무즈 파병 검토에 긴장 고조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기여를 거듭 요구하는 가운데 이란이 한국의 참여를 자국에 대한 군사행동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비전투 전력을 포함한 파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동맹 압박과 이란의 반발 사이에서 외교·안보적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 고위 안보·정치 당국자는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에 참여할 경우 이를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행동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군사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이 미국의 정책에 동참해 자국의 이해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란의 경고는 미국이 한국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한국이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한국의 역내 자원 전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위한 역할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일 한반도 대비 태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군사적 기여에는 전투뿐 아니라 비전투 임무와 수색 등 여러 선택지가 포함될 수 있다고도 했다. 현재는 해상초계기나 군수지원함 등 비전투 전력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관련 사안에 대해 진전된 결정은 없다면서도 여러 가능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파병이 추진되면 국내 절차도 넘어야 한다. 정부 차원의 검토를 거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와 국회의 동의 등이 필요하다. 청와대는 아직 국회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단계는 아니며 어떤 방식의 기여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9월 초 수출 7000억달러 돌파…세계 네 번째 연 ‘1조달러’ 가시권

우리나라 수출이 9월 초 7000억달러(한화 약 945조원)를 넘어서며 지난해 연간 최대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사상 첫 연간 수출 1조달러(1350조원)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실화하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연간 수출 1조달러를 넘어선 국가가 된다. 5일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올해 누적 수출액은 709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출액 7093억달러를 넘어선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117일 앞당겨 불과 248일 만에 경신했다. 올해 수출은 1월부터 8월까지 매달 역대 동월 최대치를 새로 썼다. 지난 6월에는 월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7월과 8월에도 각각 990억달러와 983억달러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가 주도했다. 올해 1~8월 반도체 수출액은 281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6% 급증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6%에 달했다. 다른 주요 품목도 대체로 성장세를 보였다. 컴퓨터 주변기기는 전년 동기 대비 262.2% 늘었다. 석유제품은 40.7%, 무선통신기기는 28.1%, 선박은 12.4% 증가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같은 기간 18.0% 늘었다. 반면 승용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은 각각 4.4%, 7.3% 감소했다. 지역별로도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확대됐다.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1% 증가했다. 미국과 베트남도 각각 57.0%, 57.7% 늘었다. 유럽연합(EU) 수출은 19.0% 증가했다. 중동은 현지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9.8% 감소했다. 현재 흐름이 유지되면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 가능성도 높다. 1조달러까지 남은 금액은 2906억달러다. 연말까지 남은 117일 동안 하루 평균 약 24억8000만달러를 수출하면 된다. 월평균으로는 750억달러 안팎이다. 올해 1~8월 월평균 수출액이 약 867억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더라도 1조달러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현재의 수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오는 12월 초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수출액이 1조달러를 넘어선 국가는 현재 미국과 중국, 독일뿐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네팔, 한국인 실종지역 도보 수색 전면 중단…조현 외교장관 ‘급파’

조현 외교부 장관이 대홍수로 한국인 9명이 실종된 네팔을 찾는다. 현지 정부에 실종자 수색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피해 복구와 재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지원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네팔을 방문한다. 시시르 커날 네팔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국인 실종자 수색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조 장관은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직 소식이 없는 우리 근로자들의 가족과 만나고 함께 대책에 관해 논의해보겠다"며 “현장 구호팀과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현지 수색 작업이 지형과 기상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전날 네팔군에 한국인 실종 추정 지역에 대한 도보 수색을 제안했지만 안전 문제로 허가받지 못했다. 실종자들이 근무했던 상부댐부터 발전소 터빈이 있는 파워하우스까지는 경사가 매우 가파른 산악지형이다. 네팔군은 도보 접근 대신 헬기를 활용한 항공 수색에는 협조하고 있다. KDRT는 네팔군 헬기를 지원받아 위어댐과 파워하우스, 옐로브릿지 일대를 살폈다. 드론 4대도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한국인 실종자와 관련한 특이사항은 확인하지 못했다. 기상 상황을 고려해 항공과 드론을 활용한 수색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 장관은 지난달 27일과 31일에도 네팔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실종 추정 지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현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과 한국 기업 관계자를 만나고 수색에 참여 중인 KDRT도 격려한다. 조 장관은 홍수 피해 이후 복구와 재건 지원 방안도 네팔 정부와 논의한다. 그는 “네팔과 우리는 오랜 관계를 맺어온 우방"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재건할 것인지 네팔 정부 요인들과 논의하고 한국 정부의 지원·재건 참여 방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네팔과 중국 티베트자치구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네팔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한국인 직원 9명이 실종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6명과 한국남동발전 소속 3명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연준 긴축 안 무섭다”…3경 굴리는 큰손들이 담은 자산은 [머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국제금값의 장기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금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는 금값이 올해 말 온스당 5000달러까지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최근 금을 매수했다. 금값이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하는 과정에서 금 비중을 줄였던 픽테 자산운용과 로베코 자산운용,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등도 최근 금 보유량을 다시 늘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문디 투자연구소의 로렌조 포르텔리 교차자산 전략 총괄은 “금은 현재 저평가돼 있고 좋은 헤지 수단인 데다 유동성도 충분한 자산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인터뷰한 12곳 이상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일제히 금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인터뷰에 응한 모든 운용사가 예외 없이 최근 몇 주 사이 금 보유량을 늘렸거나 기존의 강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들 회사의 전체 운용자산은 모두 합쳐 27조달러(약 3경6300조원)에 달한다. 금 투자 수요가 되살아난 흐름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하는 펀드들의 포지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5일까지 한 주 동안 펀드들의 금 순매수 포지션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금값이 최근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온스당 4600달러를 뚫고 추가 상승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채권 매도세 속에 미 국채금리가 오르고 있는 데다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한 차례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면서 금값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통상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포르텔리 총괄 역시 지난달 금을 매수했지만 추가 투자에 나서려면 향후 연준의 금리 경로가 좀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금값은 온스당 4700달러대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 28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이후 3%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에도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자 금값은 1%가량 하락해 온스당 4400달러대로 밀렸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8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6만2000명 증가했다. 이는 최근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만3000명 증가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자산운용사들의 금 강세론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값을 장기적으로 끌어올릴 구조적 요인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퍼머넌트 포트폴리오 패밀리 오브 펀드의 마이클 쿠지노 회장은 “이미 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면 온스당 4000달러까지 떨어졌던 하락 구간은 매우 좋은 매수 기회였다"며 “장기적인 거시경제 투자 논리는 여전히 살아 있고 이는 금에 강세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금값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고점과 더 높은 저점"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지지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289톤으로 역대 2분기 가운데 가장 많았다. 로베코가 다시 금 매수에 나선 것도 2분기 들어 중앙은행들의 매입이 가속한 것이 주요 계기가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BNP파리바의 소피 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 시장의 거품이 빠졌다"며 “이제 금값은 중앙은행의 매입과 포트폴리오 헤지를 원하는 자산운용사들의 수요 등 근본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그 과정에서 금값이 어떤 영향을 받더라도 투자자들은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금을 계속 보유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최근 다시 부상한 점도 금값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미 재무부는 장기물 국채금리를 억제하기 위해 장기채 바이백(재매입) 확대를 최근 발표했다. 정부가 국채시장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대표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레이 달리오는 미국의 부채 위기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채권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금과 비트코인 투자를 늘리라고 권고했다. 뱅가드그룹의 케빈 캉 글로벌경제연구 책임자는 지난들 금값이 반등한 것을 두고 “사람들이 미국 달러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지 다시 우려하기 시작한 것과 매우 일관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인내심 바닥난 트럼프”…금리 안 내리면 ‘무역 중단’ 경고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한 기준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미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일부 국가와의 교역을 중단할 수 있다고까지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자신이 직접 임명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을 “훌륭하다"고 치켜세우면서도 연준을 향해 “현명해지고, 이번에는 변화를 위해 애국자가 돼라"고 촉구했다. 이어 “금리를 내려라.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며 “높은 금리는 미국을 매우 불공정한 경쟁 열위에 놓이게 한다. 나는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과거 자신의 관세 체제를 무효화하면서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 자체는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로 특정 국가와의 교역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추진할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무역 중단 조치가 미국의 차입비용을 낮추는 데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크게 낮아져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금리 인상이 채권시장을 안심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채권시장을 안심시키지 못한다"며 “우리는 금리가 1%나 0.5% 수준이어야 한다. 4%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스위스 같은 나라를 비롯해 금융 측면에서 엘리트 국가로 평가받는 나라들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이들과 교역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파산 국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이 엘리트 국가로 평가받는 것은 우리가 이들 국가와의 교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에게는 이들과 교역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관세를 부과할 권리도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또 다른 게시물을 올려 강한 고용지표에도 주식시장이 하락한 데 대한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방금 훌륭한 고용지표를 받았다. 우리의 신용과 경제 상황이 더 좋아졌기 때문에 시장은 올라야 한다"며 “하지만 지난 25년간 언제나 그랬듯 주식시장은 내려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경제 상황이 좋으면 인플레이션이 두렵다는 이유로 경제를 '죽여야 한다'는 잘못된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미국은 연간 6500억달러의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워시 의장이 연준 수장에 오른 지 불과 수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대한 인내심을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둘러싸고 제롬 파월 전 의장을 공개적으로 거듭 비판해왔다. 워시 의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한동안 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췄지만, 이번 게시물을 계기로 연준을 상대로 한 공개 압박을 다시 본격화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국의 8월 고용이 예상 밖의 강한 증가세를 보인 직후 나왔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8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16만2000명 증가했다. 이는 최근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만3000명 증가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예상보다 강한 고용지표가 나오자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확대했다. 이에 뉴욕증시와 단기 미국 국채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백악관 최고위 경제 참모의 발언보다도 한층 더 강경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앞서 이날 CNBC에 출연해 “우리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수치를 보면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히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국채 매각하자”…3000조 굴리는 ‘큰손’의 섬뜩한 제안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2조3000억달러(약 3110조원)에 달하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국채 비중을 대폭 낮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미 국채를 비롯한 글로벌 국채에서 자금을 옮길 경우, 가뜩이나 매도 압력을 받는 글로벌 채권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를 운용하는 노르웨이은행 투자운용본부(NBIM)는 4일(현지시간) 공개된 서한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국채 비중을 줄일 것을 최근 노르웨이 재무부에 제안했다. NBIM은 현재 전체 펀드 자산의 약 26%를 채권 등 고정수익 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5조8600억크로네(약 852조원)에 달한다. 이 중 70%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가 차지한다. 그러나 NBIM은 이번 서한에서 이 비중을 50%로 낮추고, 줄어든 자금을 회사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 자산으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 단순 계산하면 채권 포트폴리오의 약 20%포인트에 해당하는 자금이 국채에서 다른 채권 자산으로 이동하게 되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재배분 규모가 약 1060억달러(약 1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이번 조정이 현실화할 경우 미 국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NBIM이 제시한 방안에 따르면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미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4.1%에서 21.9%로 낮아진다. 유로존 국채 비중도 16.8%에서 14.1%로 줄어드는 반면 일본 국채 비중은 4.6%에서 7.4%로 확대된다. FT는 미 국채의 매각 규모가 800억달러(10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NBIM은 국채 비중을 50%까지 낮추더라도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동시에 다른 자산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조정안은 글로벌 국채시장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각국의 막대한 정부부채에 대한 우려로 매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일 4.82%까지 치솟으면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최근 3%선을 넘어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장중 5.92% 안팎까지 올라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금리도 각각 2011년과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채권시장의 '큰손'인 NBIM마저 미 국채 보유 비중을 대폭 줄일 경우 미 국채의 수급 불안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중국, 걸프 국가들을 거론하며 “미 국채를 안정적으로 매입하고 보유해온 투자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NBIM의 미 국채 비중 축소 방안에 대해서도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전통적으로 미 국채를 사들이고 보유해온 투자자들이 이전만큼 확실한 매수 주체가 아니라는 신호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지금이 M7 매수 기회”라는데…‘짐반꿀’ 믿어도 될까 [머니+]

수년간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견인하다 소외된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테슬라·메타, M7)에 다시 매수 기회가 찾아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미국 경제매체 CNBC의 간판 주식 프로그램 '매드 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3일(현지시간) 방송에서 “우리는 매그니피센트7의 복수를 목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눈치채지도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매수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기술주가 급등한 반면 과거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M7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해 들어 13% 상승했지만 아마존과 알파벳, 메타, MS, 테슬라는 이마저 밑돌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올해 들어 주가가 16% 넘게 하락했다. 애플과 엔비디아는 20% 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마이크론(+235%), 샌디스크(+555%), 델(+310%) 등 새로운 주도주들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에 크레이머는 “시장의 옛 주도주이자 잊혀진 매그니피센트7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말 싸졌다"며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보면 이들은 시장에서 크게 뒤처졌는데 이는 명백히 잘못된 평가"라고 강조했다. 크레이머는 또 M7 기업들이 지난 수년간 단행한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거두려는 시점에 오히려 투자자들이 이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M7 기업들은 수년간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고 이 과정에서 투자비 부담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미 구축한 인프라가 실제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면서 막대한 투자비보다 수익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크레이머는 “만약 나머지 시장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 매그니피센트7이 움직이지 않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 시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M7 가운데 6개 종목의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촉매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아마존의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광고, 해외 사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가는 올해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크레이머는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곧 본격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력한 매수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알파벳은 올해 9% 넘게 올랐지만 구글 클라우드 성장과 유튜브, 웨이모 등 핵심 사업 가치를 감안하면 시장에서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크레이머는 현재 주가가 사업 경쟁력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고 봤다. 메타는 올해 약 7% 하락했지만 180억달러에 합의하면서 더 큰 재무적 위험으로 번질 수 있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레이머는 향후 남는 AI 컴퓨팅 용량을 수익화할 가능성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MS는 올해 약 5%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애저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더 큰 가시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크레이머는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약 22% 올랐지만 내년 예상 이익 기준 PER이 14배에 불과하다. 크레이머는 엔비디아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여전히 주가가 저렴하다며 회사가 더 큰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할 경우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테슬라는 올해 16% 넘게 하락해 M7 가운데 가장 투기적인 종목으로 평가됐다. 크레이머는 향후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어떤 형태로든 결합할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크레이머의 낙관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크레이머는 '매드 머니'를 20년 넘게 진행하며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쌓았지만, 그가 제시한 투자 전망과 정반대로 시장이 움직인 사례도 적지 않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의미로 '짐반꿀'(짐 크레이머의 반대로 하면 꿀)이라는 표현까지 사용된다. 최근 사례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있다. 크레이머는 지난 3월 31일 나이키의 2026회계연도 3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실적 발표 직후 엑스에 “나이키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좋아 보인다"고 적었다. 그러나 나이키 주가가 그 직후 곤두박질치자 크레이머는 자신이 참여하는 CNBC 인베스팅클럽의 '채리터블 트러스트 포트폴리오'에서 처분했다고 지난 7월 밝혔다. 크레이머는 메모리 반도체 마이크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난달 17일 방송에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마이크론 주가는 이번 호황이 끝나기 전에 다시 두 배로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마이크론 주가는 지난달 17일 1011.75달러에서 3일 958.16달러로 5% 가량 하락했다. 이에 크레이머의 전망과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인버스 크레이머(Inverse Cramer)' 전략은 실제 금융상품으로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2023년 크레이머가 공개적으로 내놓은 투자 의견과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는 '인버스 크레이머 트래커 ETF(SJIM)'가 출시된 바 있다. 크레이머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종목에는 매도 포지션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종목에는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방식이었다. 해당 ETF는 흥행 실패로 출시 약 1년 만인 2024년 청산됐지만 투자전략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금융서비스업체 EBC파이낸셜그룹은 올해 1월 '인버스 크레이머 전략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분석을 내놓고 크레이머의 전망과 정반대로 투자하는 전략의 유효성과 한계를 분석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화 환율 심상찮다”…다시 고개 든 ‘엔캐리 청산’ 공포 [머니+]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급락세(엔화 강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급격히 높아지자 엔화 약세를 전제로 구축됐던 투자 포지션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엔화 매도 포지션이 남아 있는 만큼 추가 청산이 엔화 강세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울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오후 2시 1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6.38엔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 160엔에 육박했던 달러·엔 환율은 지난 2일 158엔 수준으로 급락한 데 이어 전날에는 장중 155.3엔까지 떨어졌다. 환율은 미·일 공동 개입으로 지난달 초 155엔대까지 하락했다가 월말 다시 160엔 부근까지 반등했지만 불과 며칠 만에 지난 한 달간의 상승분을 대부분 되돌렸다. 이번 엔화 강세를 촉발한 가장 큰 요인은 일본은행의 긴축 가능성이다. 일본은행은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취재진에게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물가의 상방 위험에 더 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다카타 하지메 일본은행 심의위원도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반드시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현 단계에서 0.5%포인트가 될지 0.75%포인트가 될지는 말할 수 없지만, 계속 강조해왔듯 환경은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를 인상한 뒤 곧바로 추가 인상에 나서는 이른바 '백투백 인상'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최근 일본을 향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을 공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년 7월까지 추가로 약 세 차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도 가격에 반영됐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2024년 이후 연평균 두 차례 수준이었던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가 크게 빨라지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엔화 강세에 '엔캐리 청산' 시작 문제는 엔화 가치가 빠르게 오르면서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을 떠받쳐온 엔캐리 트레이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미국 등 금리가 높은 국가의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엔화 약세가 이어질수록 수익성이 커지지만, 반대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팔고 엔화를 다시 사들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여름 일본은행의 예상 밖 긴축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맞물리자 엔/달러 환율은 152엔대에서 141엔 수준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글로벌 위험자산 매도세를 증폭시키면서 그해 8월 5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당시 코스피는 하루 만에 8.77%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 넘게 폭락하며 1987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최근 엔화 환율이 급락하자 기존 엔화 매도와 엔캐리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자료에 따르면 전날 이달 만기 달러 대비 엔화 콜옵션 거래량은 풋옵션 거래량의 2.5배를 웃돌았다. 기존 엔화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콜옵션은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상승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노무라 런던지점의 사거 삼브라니 수석 외환옵션 트레이더는 “엔화를 조달해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고 있으며 중기적으로 다른 주요 10개국(G10) 통화보다 엔화를 보유하려는 상당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엔캐리 트레이드의 시대가 사실상 끝났으며,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자금 흐름의 규모도 크게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대체적으로 형성돼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엔캐리 청산 여파는 엔/달러 시장에만 나타나지 않았다. 엔화를 빌려 투자하는 대표적인 고금리 통화인 브라질 헤알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멕시코 페소화도 전날 엔화 대비 모두 1% 넘게 하락했다. 이는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을 매수했던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광범위하게 되돌려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 아직 남은 엔화 숏…추가 청산이 엔화 더 끌어올리나 시장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레버리지 펀드들은 지난 25일까지 한 주 동안 엔화에 대해 8만1619계약 규모의 순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자산운용사들 역시 1만8284계약 규모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일본은행이 이달 금리를 올린 뒤 추가 긴축에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강해질 경우 투자자들이 남아 있는 엔화 매도 포지션을 추가로 청산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엔화를 다시 사들여야 하는 만큼 엔화 강세가 또 다른 청산을 부르는 흐름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전략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55엔선 밑으로 떨어질 경우 여전히 남아 있는 대규모 엔화 숏 포지션이 추가로 청산되면서 하락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현재 남아 있는 엔화 약세 베팅 규모가 최대 17조엔(약 14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포지션이 완전히 청산될 경우 이론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142~146엔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JP모건은 일본은행의 긴축 기대가 다소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며 현재로서는 엔/달러 환율이 155~165엔 범위를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예측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갈빈 치아 신흥 아시아시장 전략가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최근 엔화가 빠르게 강세를 보이고 변동성도 확대되면서 일부 엔캐리 포지션이 이미 상당 부분 정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은행이 엔캐리 트레이드에 충격을 주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은 상당히 높다"며 “엔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게 하려면 일본은행이 상당한 수준의 매파적 정책 신호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국채 사주던 일본이”…글로벌 ‘머니무브’ 시작되나 [머니+]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3%선을 돌파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글로벌 자금흐름이 큰 변화를 겪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채권시장으로 향했던 일본 자금이 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일본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채권시장의 '큰손' 역할에서 물러날 경우 미 국채금리 상승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5bp(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한 2.954%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금리는 지난 1일 장중 3%선을 넘어선 데 이어 전날에는 3.023%까지 치솟았다. 이날 금리가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간밤 미 국채금리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일(현지시간) 장중 4.821%까지 올랐다가 전장보다 0.2bp 내린 4.793%에 마감했다.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도 4.765% 수준으로 추가 하락했다. 그럼에도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3%를 넘어선 것은 단순한 일본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을 넘어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일본은 미국 국채의 최대 해외 보유국인 동시에 세계 각국 국채시장에서도 적극적인 매수자였던 만큼 일본 자금의 이동 방향이 바뀔 경우 글로벌 채권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심화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 보유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현재까지 일본이 보유한 약 2조4000억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는 없지만,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비중은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달 22일까지 해외 채권을 3조엔(약 25조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는 글로벌 채권시장이 급락했던 2022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큰 순매도 규모다. 호주와 영국, 싱가포르의 채권 딜러와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매수 수요가 약해지는 흐름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의 마이클 위드너 글로벌 채권 공동 총괄은 “일본 투자자들과 직접 대화하면서 이 같은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며 “일본 투자자들은 아마 25년 정도 엔화 표시 자산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지만 이제 일본 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자산을 다시 배분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일본 심플렉스자산운용의 치바 도시노부 펀드매니저도 최근 미 국채에 대해 약세 전망으로 돌아선 반면 일본 국채를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10년물 일본 국채금리가 3%를 넘으면 매수하기가 쉽다"며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자금을 빼 일본으로 가져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일본 국채의 투자 매력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크게 높아진 채권수익률이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년 동안 3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1%포인트 상승해 미·일 국채금리 격차는 100bp 이상 축소됐다. 일본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환헤지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미 국채를 매입해야 할 이유가 줄어든다. 실제로 JP모건자산운용이 일본 기업연금 82곳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채권 보유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한 연기금의 순비중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들 연기금은 높은 환헤지 비용 때문에 해외 채권 보유를 계속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즈호은행의 나카지마 마사유키 선임 전략가는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환헤지 기준으로 일본 국내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진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에서 일본 채권시장으로 자금을 이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는 물론 프랑스와 호주 등 주요국 국채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기 때문이다.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을 대규모로 매도하지 않더라도 신규 매수 규모를 줄이는 것만으로 글로벌 채권 수요가 약화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따라 주요국 채권 금리가 추가 상승해 글로벌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인트 제임스 플레이스의 저스틴 오누에쿠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미국 국채와 글로벌 채권을 사들이던 한계 매수자가 갑자기 줄어들게 된다"며 “궁극적으로 일본 채권과 해외 채권 사이의 상대적 가치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 부분이 실제로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루 마사히코 수석 채권 전략가는 “핵심은 일본 자금의 대규모 회귀가 아니라 일본이 점차 해외 채권의 한계 매수자 역할을 중단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일본에서 추가적인 채권 수요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하다 하다 호르무즈 해협까지…“여기도 트럼프, 저기도 트럼프”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잇달아 새기며 이른바 '트럼프 브랜딩'을 확산시키고 있다. 집권 2기 들어 멕시코만과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잇달아 바꾸고 화폐와 여권, 각종 정부 정책과 시설에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반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트럼프 해협'으로 바꾸자는 주장까지 다시 꺼냈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제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통제 아래 두고 있으니 그 이름을 '트럼프 해협'으로 바꾸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미국처럼, 그 어느 때보다 더 잘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어감이 꽤 괜찮다"고 호응하며 '트럼프 해협'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지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실제 개명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니다. 그냥 한번 던져본 이야기였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트럼프 해협'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한 데다 집권 2기 이후 주요 지명과 역사적 장소의 명칭 변경을 잇달아 추진해왔다. 야후뉴스에 따르면 그는 지난 3월 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정상회의' 연설 도중 “이란은 트럼프 해협, 아니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야 한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곧바로 “실례했다. 정말 미안하다. 끔찍한 실수였다"고 농담조로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29일 이스라엘 채널14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다시 '트럼프 해협'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달에는 뉴욕에서 열린 행사에서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지도부터 돈·여권까지…곳곳에 번지는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개명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보여온 일련의 '브랜딩'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멕시코만의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했고, 최근 캐나다와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과정에서는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바꾸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워싱턴DC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연장인 케네디 센터에는 자신의 이름을 추가해 '도널드 J. 트럼프·존 F. 케네디 공연예술기념센터'로 바꾸려 했다. 다만 연방법원이 명칭 변경이 불법이라고 판단하면서 현재 트럼프의 이름은 가려진 상태다. 미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팜비치 국제공항은 지난 7월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국제공항'으로 공식 개명됐다. 공항의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코드 역시 기존 'PBI'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니셜인 'DJT'로 변경됐으며,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이어지는 도로도 '남부 대로'에서 '도널드 J. 트럼프 대로'로 이름이 바뀌었다. 미국의 국가적 상징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과 이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새긴 1달러짜리 금빛 동전 판매가 이날 시작됐다. 동전 앞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LIBERTY', 'In God We Trust' 등의 문구가 새겨졌으며 수집용 성격이 강하지만 실제 법정통화로도 사용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패트리엇 패스포트'를 총 25만 개 한정 발급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정판 여권의 앞표지 안쪽에는 독립선언문을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과 서명이 담겼다. 현대 미국 여권에 현직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간 것은 전례가 없다고 야후뉴스는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3월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신규 발행 지폐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인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서명이 들어간 첫 100달러 지폐가 6월부터 인쇄되고, 이후 다른 권종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정부 정책에도 붙고 있다. 100만달러를 내는 외국인에게 미국 영주권 취득 경로를 제공하는 '트럼프 골드카드', 의약품 가격 비교·판매 정부 플랫폼 '트럼프Rx',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동안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장기 저축계좌인 '트럼프 계좌' 등이 대표적이다. 군사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말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의 새로운 군함을 '트럼프급'으로 명명하고 '황금 함대'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자신이 미국의 47대 대통령이라는 점을 연상시키는 미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명칭 'F-47'을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미국 국립공원 입장권(패스) 또한 기존 야생동물과 자연 풍경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과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초상화를 나란히 배치한 디자인으로 바꿨다. 일부 이용자들이 스티커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가리는 일이 벌어지자 미 내무부는 스티커 등을 붙여 입장권을 변형할 경우 효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규정까지 마련했다. 야후뉴스는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나 얼굴, 이미지를 사용하는 사업과 정책이 이미 10여개를 넘어섰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그의 정치적 유산을 부각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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